-
-
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 - 사색하고, 비우고, 기록하는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
강효진(보통엄마jin) 지음 / 비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연말 연초가 되면 꼭 찾아보게 되는 분야의 책이 있다. 바로 '미니멀라이프'
참 많은 미니멀 라이프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난 여전히 프로 맥시멀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다. 필 feel 받았을 때는 나름 비우다가 조금만 스트레스가 오면 바로 소비로 다시 집이 어지러워진다. 소비로 인해 스트레스는 아주 잠깐 풀릴지 모르지만, 어지러워진 집안 탓에 또 다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돌고 도는 '소비의 굴레'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올 연말 내가 선택한 미니멀 라이프 책은 <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이다. 제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나에게 살림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인데, 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이라니. 책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미니멀라이프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에 가깝다.
마음이 단단해지는 살림, 강효진
역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분들의 특징은 그 끝에 "삶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분들의 집안 정리로 물건의 정리로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지만, 그러다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에게 더 집중하는 삶을 살게 되고, 인생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한다. 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꼭 해보고 싶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20대에는 분명하게 아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마흔을 앞둔 지금 내가 가장 모르는게 내가 되어 버렸다.
작가는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취미를 갖게 되었다. 취미생활을 할 시간이 있어? 하며 들여다보니, 그녀는 참 부지런하다. 그리고 집중력이 좋다. 평소 생활습관도 있겠지만 미니멀 라이프가 없던 시간도 만들어주었겠지. (이 부분 또한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진짜 하고 싶은 이유다!) 취미를 실천하는 엄마를 본다는건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아직 난 '취미'라는 단어를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하다. 4살 8살은 손이 참 많이가는 시기의 아이들이다.
P 108
미니멀 라이프, 비움이란 것은 비단 물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좁게는 물건과 공간에서 시작해, 마음과 관계의 비움까지 삶을 대하는 모든 방식에 적용된다. 실제로 비워진 공간에 채워진 내 마음은 내 삶의 방식 대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내년에는 꼭 미니멀 라이프를 해야지! 또 다짐해본다. 안하는것보다 나으니까. (그럴려면 인스타그램과 오늘의집을 끊어야한다. ㅋ) 작가는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새벽기상을 했다. 보통엄마 Jin 유튜브에 가보면 새벽기상 라이브들이 있다. 보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영상들이었다. 현재 셋째를 출산한 작가. 그 와중에 책까지 출간하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나는 오전에 잠깐 일하며 8살 4살 아이 둘을 케어하며 살림하는게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내년에 또한가지 하고 싶은건 새벽기상이다. 꼭두새벽말고. 6시. 평소 둘째가 11시-11시반쯤 잠이 들어서 나도 6시까지는 자야 수면시간이 충족될 것 같다. 작가는 새벽 4시반부터 3시간동안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난 일찍 깨도 둘째옆에 누워 스마트폰만 보는데.... (내가 사라지면 기막히게 알고 깨서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다 이젠 그냥 누워서 스마트폰을 본다 ㅜㅜ ) 내년엔 5살되니 나도 새벽기상에 도전해봐야지 싶다.
P 33
오늘도 난 소중한 새벽 시간에 책을 읽고 영어 원서를 읽는다. 기분이 좋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서툰 살림을 매일 해나가느라, 배우자를 챙기느라 정신없으면서도 때론 공허한 날들 속에서 행복한 생각을 하는 시간들을 챙겨보면 어떨까.
어느 날 새벽, 나는 문득 빨간 니트를 입은 귀여운 할머니를 떠올렸다. 독서와 영어 공부를 좋아하는 작고 푸근한 할머니. 옆에는 노란 큰 쿠션이 놓여있는 안락한 흔들의자도 보인다.... 나는 특별한 로망없이 지내왔는데 유독 책을 좋아하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어느날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는 꿈이 뭐야? 나는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농사짓는 귀여운 할머니"
별 생각없이 말한것 같지만 나의 미래를 그려보면 언제나 농사, 그리고 귀여운 할머니가 있었다. 그걸 조합하면 농사짓는 귀여운 할머니. 맞지뭐. ㅎㅎ 작가가 미래를 그려놓은 부분을 읽으며 너무 비슷해 깜짝 놀랐다. 게으름 부리고 싶을 때 소파와 한 몸이 되고 싶을 때 꿈을 그려야겠다.
다시 비우기 위해 소비를 줄이는 연말을 보낼 예정이다. 비움에 언제나 따라오는 단어가 설렘이다. 곤도마리에식 비움으로 미니멀을 알았기 때문일지도. 막상 해보면 알겠지만 설렘에 기대어 물건을 비우는 일은 진짜진짜 어렵다. 그래서 지금껏 내가 실패를 반복한 걸지도. 설레는 물건들이 온갖 사이트에서 보이니 또 구매하고 또 구매하고.... 필요에 의해 우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의한 비움이 더 옳다.
P 149
나는 비움 1년 차에 비로소 '설렘'이라는 단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나의 시간,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의 가치는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매년 다짐하지만 또 다짐해보자. 잘해보자. 올해는 좀 더 정돈된 삶을 만들어보자. 어지러진 집 때문에 아이에게 짜증내지 않는 날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