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40대를 바꾸다
양민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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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의 하나인 책 쓰기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마흔을 이야기한다. 마흔 즈음은 자신을 브랜딩하기에 최적의 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꼭 마흔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지금은 보통 사람이 책을 쓰는 시대다. 책을 써야 할 이유는 많다. 나에게는 책을 씀으로써 지식 생산자가 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들린다. 저자는 성장과 스킬이 성공과 스펙보다 위대하다고 말한다.

 

스펙은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의 조건을 갖추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인 반면 스킬은 지속적으로 그 분야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저자는 흙수저가 성공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책, 블로그, 유튜브, 재테크, 사업, 꾸준함을 꼽았다. 책 한 권의 힘은 열 장의 이력서를 이기는 힘이 된다.

 

책을 쓸 때 가장 필요한 것이 풍부한 독서량이다. 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책은 40세 이후 지속 가능한 삶의 디딤돌이다. 저자는 책 한 권을 쓴다고 인생이 180도 달라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60도 이상은 달라진다고 말한다. 책 쓰기는 연공서열이 아니다. 책은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많다고 무조건 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마흔 전이나 후에 자신의 책 한 권을 갖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것임을 강조하며 만일 책 출간으로 큰 영향력이나 수익 창출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책 쓰기를 요리에 비유한다.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은 길지만 막상 시작하면 탄력이 붙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주제가 중요하다. 차별화할 수 있는가?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자신만의 강점과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가? 시대 흐름과 맞는가? 자신의 주제를 통해 독자의 니즈와 원츠를 해결할 수 있는가? 저자는 양질의 첫 책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다. 초고에 너무 많은 정성을 들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쓸 내용이 많으면 잘 쓸 수 있다. 간절하고 꾸준해야 충실하게 쓸 수 있다. 필요한 자료만 잘 모아둔 사람이 유리하다.

 

문장 하나에 한 가지 의미만 담는다. 접속사는 가능한 한 줄이고 주어와 서술어를 일치시킨다. 단어 사용의 묘미를 살린다. 논리적인 인용 자료 및 이미지를 선택한다. 중복 표현이나 문체 반복을 피한다. 타깃 독자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말하듯 쓴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걷기와 산책으로 기분을 전환한다. 체력 관리를 잘 해야 좋은 집필로 이어진다. 출간 기획서에 들어가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제목, 저자 소개, 핵심 개념, 타깃 독자, 주요 내용, 예상 목차 및 구성, 차별화 및 강점, 유사 도서 및 경쟁 도서, 출간 시기, 홍보 전략. 저자가 말하는 출판은 기획출판이다.

 

저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알고 그에 따른 메시지를 선정해야 한다. 비슷한 주제의 책이라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오로지 그 저자만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저자는 스스로 이런 것들을 물으라고 말한다. 왜 책을 쓰려 하는가? 어떤 장르의 책을 쓸 것인가? 책을 쓰고 난 후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그 분야의 독자의 니즈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원고를 완성할 수 있는 집필력이 있는가?

 

기존 경쟁 도서와 다른 나만의 지식과 경험이 있는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주제와 메시지는 무엇인가? 출판사로부터 기획출판을 제안받을 수 있을까? 본문은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쉽게 써야 한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독과 자료 수집이 경쟁력이다. 출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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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 -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까지 도서관 이야기
모린 사와 지음, 빌 슬래빈 그림, 빈빈책방 편집부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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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지혜의 전령사라면 도서관은 지혜의 보고(寶庫)다. 나무가 지혜의 전령사라는 말은 나무가 종이의 재료로 쓰이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은 지혜가 담긴 존재 즉 책이 사는 곳이다. 오늘날은 지식을 전하는 것이 책만이 아니고 지식을 전하는 곳이 도서관만이 아니다. 하지만 책은 지식 나아가 지혜의 대표적 매체고 도서관은 그런 존재안 책의 대표적 보관소이다.

 

영국 여성 저자 모린 사와의 ‘지혜의 보물 창고, 도서관의 역사’는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에 이르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도서관 사서로서 수상 경력도 있는 작가다. 책은 도서관 역사의 시작(1장), 암흑시대(2장), 황금기(3장), 새로운 세상으로(4장), 미래의 도서관 여행(5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보르시파 도서관 등이 눈길을 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고대 도서관들 중 가장 유명한 도서관이고 보르시파 도서관은 함무라비 왕이 세운 도서관이다. 진시황에 의해 불에 중국의 책들이 소개된다. 진시황은 과거를 모두 지워버리고 자신이 왕권을 잡은 첫 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생각했다.

 

로마가 망한 후 유럽 문명은 전반적으로 시들해지기 시작했고 그리스, 로마 등 고대 사회가 꽃피운 지식은 대부분 사라졌다.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었고 학문은 더 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었고 도서관을 비롯한 문화 시설들은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암흑시대가 온 것이다. 기독교 종교 지도자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교도 문학을 보존하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폐허가 된 도서관을 복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대신 유럽 전역에 세워지기 시작한 교회와 수도원 안에 기독교를 위한 종교 도서관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새로 문을 연 수도원 도서관에 소장할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수도원 안에서 생활하는 수도사들은 수많은 원고를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책은 이렇게 학문과 문화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중세 암흑시대를 견뎌낼 수 있었다. 당시 수도원에서 제작한 필사본은 ‘성경’을 비롯한 종교 관련 책이 대부분이었다. 수도원과 필경사는 암흑시대 책의 수호자였다. 필경사, 하면 필경사 바틀비를 연상하게 되지만 필경사는 수호자였다. 책이 언급하는 필경사의 실상은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는 최초의 인쇄술 발명자는 구텐베르크가 아니라 중국인이라고 말한다.

 

르네상스기의 사서들은 습기, 벌레, 경박하고 무식하고 지저분하고 교양 없는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책을 보호해야 하는 사람으로 정의되었다. 대부분의 휴머니스트들은 수도원을 감옥으로, 수도원의 책들을 포로들로 여기고 그것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해방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수도원으로부터 책을 사들이거나 빌렸고 때로는 훔치기까지 했다.

 

1895년 개화사상가 유길준은 ‘서유견문’에서 도서관을 다양한 책을 보관하고 읽게 하여 세상에 무지한 사람을 없애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최초의 회원제 도서관은 1731년 프랭클린과 친구들이 세웠다. 이는 회원들이 낸 돈으로 운영된 도서관이었다. 북아메리카 도서관의 최초의 여성 직원은 1856년 채용된 A. B 한든이다.

 

당시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낯부끄럽고 선정적인 내용의 문학작품들을 읽는 남자들이 여성 직원을 보면 난처해 할 것이라 생각했다. 앤드류 카네기와 벤저민 프랭클린을 비롯해서 책 읽기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널리 전하고자 했던 선구자들은 책은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당시는 혁명적인 것이 아니었을지?

 

마지막 장인 5장은 미래의 도서관 여행이란 챕터다. 도서관의 디지털 프로젝트라는 글이 흥미롭게 읽힌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한 사람이 300 페이지의 책 한 권을 스캔하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한 사람이 하루에 자료를 100개씩 스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속도로 일주일 내내 스캔을 한다고 해도 대영 도서관의 모든 소장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데 거의 4천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다. 저자는 도서관의 가치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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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진의 ‘제왕의 책’에 의하면 세종은 경연(經筵)에서 ‘자치통감’을 읽으려 했다. 그러나 분량이 총 249권에 이르기에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힌 세종이 대안으로 택한 책이 ‘통감강목‘이다. 태종은 책을 너무 읽어 건강을 해친 아들(충녕)을 위해 책을 치우게 했는데 단 한 권 구소수간(歐蘇手簡)은 곁에 두었다고 한다. 숨겨둔 것이다.

 

구소수간은 구양수(歐陽修)와 소동파(蘇東坡)의 편지글을 엮은 책이다. 구양수와 소동파가 직접 주고 받은 편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사람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것이다. 소동파가 구양수가 대과 시험위원장을 맡은 시험에 응시했다.

 

이름을 가리고 채점하는 가운데 탁월한 답안지를 보고 소동파의 것으로 짐작했다가 제자인 증공의 것인가 싶어 제자에게 최고점을 주면 문제가 될 것 같아 최고점을 주지 않았으나 알고 보니 소동파의 것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구양수, 소동파 모두 당송팔대가에 속한다.

 

“화려하고 난삽한 이전 문장의 구습을 질박하고 명쾌한 사상과 작법으로 개혁”했다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다. 질박(質朴)과 명쾌(明快)란 말이 눈에 띈다. 간결하다는 의미도 되리라.

 

“..꽃과 나무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봄볕에 하릴없이 연편누독(連篇累牘)만 더합니다..”(조용미 시인의 ’봄의 묵서’ 중에서)란 시가 생각난다. 연편누독이란 쓸데 없이 긴 문장을 말한다. 봄볕에 하릴없이 말이 많아지듯 시인은 글이 길어진다고 자신을 탓한다. 하릴없이 걷고 싶은 봄볕 좋은 날들이 계속되다가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주일(主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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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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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읽고 나서 근심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어졌다는 저자의 책이다. 저자는 ‘논어’의 한 문장이라도 머릿 속에 각인되도록 주문처럼 외우면 난제를 만났을 때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자의 즐거움의 핵심은 즐거움에 있다. 즐거움은 외부를 향하지 않는다. 즐겁지 아니한가의 즐거움은 자연스럽게 생긴 즐거움이다.

 

이 책을 통해 두 한자를 눈여겨 본다. 선(鮮)과 목(木)이다. 선은 드물다는 의미, 목은 꾸밈 없다는 의미로 쓰인다. 박목월(朴木月) 시인의 이름이 문득 생각난다. 순박하고(朴), 꾸밈 없고(木), 해에 비해 온건한(穩) 이름이다. 화(華), 교(巧) 등과 거리가 있는 이름이다. 시인은 ‘나그네’를 청록집에 수록된 자신의 작품들의 가장 바탕이 되는 작품으로 설명했다.

 

묵화(墨畵)에서 점 하나를 소중히 하듯 말 하나를 아꼈다고 했다. 선(鮮)은 교언영색 선의인에 나온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아첨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진 사람이 적다는 의미다. 공자는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을 가까이 사귀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진 사람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저자는 공자의 이 말을 실천하려면 내면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현역색(賢賢易色)은 외면의 집착을 버리고 내면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저자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사귀지 말라는 공자의 말을,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려면 의식적으로 인품과 지조, 교양을 두루 갖춘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 말한다.

 

선(鮮)은 생선을 의미한다. 노자는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라고 말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여러 마리의 생선을 그릇에 넣고 삶을 때 그것들을 자꾸 뒤적거리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나라를 다스릴 때 작은 일에까지 간섭하면 나라가 흔들릴 수 있음을 말한다.

 

순자는 임금이 요점을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면 모든 일이 상세하게 처리되고 자질구레한 것까지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면 모든 일이 황폐해진다는 말을 했다. 저자는 공자가 나에게 몇 년의 시간이 허락되어 오십에 주역을 배울 수 있다면 큰 허물이 없게 될 것이라 말했음을 상기시킨다. 사십 불혹이니 사십에 인생을 통달했는데 굳이 주역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한다.

 

즉 사십 불혹이란 인생을 통달한 것이 아니라 물질과 이익에 미혹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것이다.(136 페이지) 누군가가 공자에게 자신은 스승님처럼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없고 지혜로울 수도 없으니 스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공자는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면(온고이지신)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스승의 말을 듣고 깨닫고 익히고 응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더해야 한다. 온고이지신의 온(溫)은 작은 불로 천천히 익힌다는 의미다. 저자는 논어를 여러 번 읽고 나서야 군자와 소인이 완전히 다른 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 소인과 군자라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니 수련과 고찰을 통해 소인의 모습을 줄이고 군자다운 면모를 키워나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179 페이지)

 

저자는 조화와 결탁을 구분한다. 조화는 완전하고 독립적인 인격을 전제로 형성되는 평등한 관계이고 결탁은 상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균형을 잃은 관계를 말한다.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라는 유명한 문장을 만난다.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의미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2천여년전 공자가 고민했던 문제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189 페이지) 이 문장을 통해 불안할 때 공자를 읽(어 도움을 받)는다는 저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공자는 공호이단(攻乎異端) 사해야이(斯害也已)를 다른 생각을 공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해석한다. 다른 학파를 모두 없애고 오로지 유교만 숭상한 것은 한대(漢代) 이후다. 공자는 다른 학파를 이단이라 정의하지 않았다.(191 페이지)

 

저자는 어떤 사람들은 일부 책에 있는 내용들이 거짓이고 탁상공론일뿐이며 지식은 직접 탐색해서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구나, 이 사실을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 말한다.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를 망가뜨리는 것은 무지가 아니라 자만이다. 모든 걸 안다는 생각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태도다.

 

공자는 많이 듣고 의심되는 부분은 빼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해 많이 듣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내지 말고 한쪽에 제쳐두라는 의미다. 저자는 스스로 권위를 낮추는 것과 다른 사람에 의해 권위가 낮아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스스로 권위를 낮추는 리더는 개인의 체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206 페이지)

 

사람을 선발하는 방법에 두 가지가 있다. 들 거(擧)와 뽑을 발(拔)이다. 전자는 아래에서 위를 향하는 시선으로 선발하는 것이고 후자는 위에서 아래를 냬려다보며 선발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직원들은 선택받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높은 사람의 환심을 얻으려고만 하는 등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공자는 반드시 말은 신용 있게 하고 행동은 과단성 있게 하라고 가르쳤다. 공자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智), 인(仁), 용(勇)을 갖추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움을 모른다. 저자는 성선설을 인간이 착하다는 뜻이기보다 선으로 향하는 힘이 있다는 뜻이라는 견해를 소개한다.

 

어짊의 반대는 둔함이다. 어짊은 공감하는 것이다. 공자는 중국에서 순장을 가장 먼저 반대한 인물이다. 예의 본질은 내면에 있으니 굳이 순장할 필요는 없다는 뜻에 따른 주장이었다. 공자는 자신은 싸우지 않고 끊임없이 가치를 창조할뿐이라 말했다. 공자는 군자는 경쟁하지 않지만 반드시 활쏘기에서는 경쟁한다고 말했다. 활쏘기는 멋진 운동, 예의 운동이다.

 

공자는 진취한 사람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애쓴 사람이다. 진취란 군자다운 경쟁이다. 진취란 승패를 떠나 새로운 가치를 성취하는 것이다. 예의 근본은 어짊이다. 공자는 불만스런 상황에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반복했다. 저자는 혹문체지설(或問之說)을 호모사피엔스를 잇는 제사 지내는 인간으로 설명한다. 체(禘)는 큰 제사 체자로 주나라에서 천자만이 지내는 제사를 의미한다.

 

불교에 평범한 사람은 결과를 두려워 하고 보살은 원인을 두려워 한다는 말이 있다. 원인이 나쁘면 결과가 나쁠 수밖에 없다.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가 죽자 울다가 통곡에 이르렀다. 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말에 이 사람을 위해 슬퍼하지 않는다면 누굴 위해 슬퍼하겠는가?란 말을 했다.

 

문헌(文獻)의 문은 역사 서적이나 과거의 문장, 헌은 구술이나 기억을 말한다. 자신을 키운 것은 팔할이 공자의 말씀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논어를 심리학, 물리학, 사회학, 경영학 등 현대의 학문들과 연결해 책을 썼다. 그 책이 바로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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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과 만나다 - 천상과 지상을 비추는 괴물 비아 만나다 시리즈
티머시 빌 지음, 강성윤 옮김 / 비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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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은 요한이 본 환상을 기록한 책이다. 이 경전에 나오는 666은 그리스도교인이 아니어도 잘 아는 숫자다. 666은 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숫자다. 요한에 의하면 짐승이 모든 사람들의 이마에 낙인을 받게 한 뒤 이 사람들 외에는 물건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했다. 사람들은 왜 666을 두려워할까?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한 글자도 읽지 않고도 소설 속 괴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듯 많은 사람들이 계시록을 한 글자도 읽지 않고 계시록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는 점이다. 물론 잘못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괴물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다.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이 계시록에 대해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저자 티머시 빌이 빈틈없이 파악하기도 어렵고 손에서 놓아버리기도 어렵다고 정의한 요한계시록은 그리스령 에개해의 섬 파트모스에서 요한에 의해 기록되었다. 파트모스는 요한의 유배지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예수를 증언한 탓에 파트모스 섬에 갇힌 요한에 따르면 세상이 절멸한 자리에 하나님이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을 세울 것이다.

 

저자는 계시록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다양한 문화가 낳은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산출해내고 끝없이 다시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29 페이지) 요한은 주님의 날에 성령 감동을 받고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다. 이 음성은 요한에게 자신이 보는 것을 두루마리로 기록해 아시아의 일곱 교회(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에 보내라 했다.

 

계시록은 22장(마지막 장) 20절에서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마라나타)란 말을 전한다. 오늘날 대다수 연구자는 계시록 저자 요한이 사도 요한 또는 복음서 저자 요한과 다른 인물이라는 견해를 갖는다.(79 페이지)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은 손으로 기록한 두루마리와 파피루스 또는 동물 가죽으로 만든 작은 코덱스(손으로 제본한 책)를 베껴 적고 이를 공동체라는 연결망 안에서 공유했으며 예배나 학습을 위해 가정집에 모일 때 소리내어 함께 읽었다.

 

커다란 코덱스라는 새로운 매체와 그리스도교 왕국이라는 새로운 제국 종교는 선을 맞잡고 정경을 확정했다.(170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상호본문성이라고 부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86 페이지) 저자인 요한도 단일하고 통합된 전체로서의 계시록의 저자이자 원천이라기보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 온갖 목소리들과 본문들이 교차하는 장소다. 요한은 여러 상상을 했지만 무시무시하고 악마 같은 제국 세력의 절정, 그리스도와 그의 참된 추종자들에게 궁극의 적이라 할 로마가 언젠가 그리스도교의 동의어가 될 정도로 그리스도교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89 페이지)

 

로마 그리스도교 왕국의 제도화는 우연히 동시에 발생한 일들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제국과 코덱스가 만나 정경이 나온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계시록의 생애에서 몹시도 위태로운 순간에 등장한 인물이다. 그는 성에 대한 불신, 원죄, 무로부터의 창조, 오직 은총에 의한 구원, 예정론 같은 교리의 틀을 만들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계시록이 근본적으로 다른 역사적 각본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가 보기에 계시록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적어도 몇 세기는 연기(延期)하고 있다.(103 페이지) 힐데가르트는 '스키비아스'라는 작품을 썼다. 그의 첫 저작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저술인 '스키비아스'는 스물 여섯 개의 종말에 대한 환상을 열거한 책이다. 스키토 비아스 도미니의 줄임말인 스키비아스는 주님의 길을 알라는 뜻이다.

 

힐데가르트는 점토를 섞어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사람처럼 계시록을 다루었다.(139 페이지) 점토 이야기는 예레미야 18장을 참고하면 좋다. 저자는 말한다. 성경 역사는 창조부터 완성까지 시간에 따라 나아가는(통시적인) 세계에서 하나님의 계획이 펼쳐지는 선형(線形)의 이야기이고 지리 정보 시스템처럼 여러 겹이 있는 지도 같은 것이어서 이 지도를 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가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반영하는 역사의 공간적인(공시적인) 지형을 밝히고 해독하는 도구가 된다.

 

대우주이자 바깥쪽 바퀴인 보편적 역사의 내부에 있는 소우주인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의 뜻 전체를 드러내 준다. 계시록은 보편적 역사의 색인이자 해석의 열쇠다.(150 페이지) 두 명의 베네딕트회 수도사였던 빙엔의 힐데가르트(1098 ? 1179)와 피오레의 조아키노(1135 ? 1202)는 동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알지 못했는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많다.(119 페이지) 조아키노는 붉은 용 그림을 그렸다. 이 용은 사탄의 상징이지만 과거, 현재, 미래에 교회에 주어지는 시험과 시련의 역사 전체를 상징하기도 한다.(154 페이지)

 

마곡과 함께 계시록의 마지막 전투에서 하나님에게 패하는 악마의 군대 곡은 조아키노의 그림에서 또 다른 적그리스도다. 개신교 종교개혁은 신학의 혁명 못지 않게 매체의 혁명이기도 했다. 여러 측면에서 개신교 종교개혁은 성서 문해력을 끌어올리려는 운동이었고 만인사제직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성경을 가능한 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 애썼다.(171 페이지)

 

이와 동시에 인쇄 문화는 성서와 여타 책을 소장 가치 있는 필사본에서 시장성 있는 상품으로 빠르게 변모시켰다. 계시록은 수많은 세월에 걸쳐 누군가를 타자화하는 기계로 이용되었으며 종교개혁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188 페이지) 개신교에서는 계시록을 활용해 로마 가톨릭을 괴물로 만들었고 로마 가톨릭은 계시록을 활용해 개신교를 괴물로 만들었다. 루터는 해석되지 않은 환상과 심상만 제시하며 모호하다는 이유로 계시록을 혐오했다. 물론 루터의 바람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계시록을 읽기 위해 성서의 다른 책들을 건너뛰었다.

 

많은 사람들이 계시록에 열광했다. 참 이해하기 어렵다. 열광할 것이 있는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세계에 대한 내용이라면 담담히 받아들이면 되지 않는가? 열광한 사람들은 계시록을 감상용으로 즐긴 것이거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17세기 초에 이르러 유럽인들은 인도 종교를 계시록의 사악한 괴물을 숭배하는 종교로 묘사했다.(205 페이지)

 

다른 종교를 향했던 서구 그리스도교의 괴물 만들기는 지난 세기 서구로 귀환해 뿌리를 내렸다. 1960년대 이래 미국 곳곳에서 그리스도교 우파가 부상한 현상은 여러모로 종교의 다양성이 증가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 우파의 가장 분명한 강령은 낙태 반대와 동성애 반대다. 하지만 이 운동에 속한 구성원들이 초창기부터 가장 열을 올렸던 일은 비그리스도교 특히 불교와 힌두교를 기괴한 악마 숭배 종교로 매도하는 것이었다.

 

나와 세계, 나와 다른 누구 사이에 계시록을 놓으면 그 차이는 악마화한다. 내가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는 악마의 소굴이 되고 나 혹은 우리와 다른 누군가는 악마에 사로잡힌 존재가 되며 나의 하나님과 다른 신은 악마가 된다.(215 페이지) 종말론적 괴물 만들기 과정은 괴물이 되는 대상들 즉 방문자, 이민자, 이방인, 사회 주변부에 있는 구성원들이 현실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게 만든다. 괴물이 된 이들의 인간성은 부인되고 이들을 향한 폭력은 정당화된다. 더 나아가 이들을 향한 폭력은 선과 악, 하나님과 사탄의 우주적 대결의 일부로 추켜올려져 칭송받기까지 한다.(216 페이지)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복잡한 대칭이 자아내는 효과 중 하나는 그리스도교의 서로 다른 두 시간 개념을 통합하는 것이라 말했다. 두 시간 개념이란 직선적 시간과 순환적 시간을 말한다.(233 페이지) 저자는 휴거(携擧) 이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계시록에 휴거 이론이 담겨 있으리라고 지레짐작하지만 계시록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서술되지 않았다. 휴거 이론은 이런저런 성서 구절을 꿰어맞춘, 이질적인 부분들을 하나로 엮은 또 하나의 괴물 종말론이다.

 

저자는 계시록은 좁은 의미에서의 본문도 아니며 계속 확장하고 수축하는 다중매체 집합체라 말한다. 종교적이든 비종교적이든 좌파 진영에 속한 인물들도 종말론 각본에 긷들여져 있기는 매한가지다. 이들은 계시록의 언어로 우파의 지도자들을 비난하면서 사람을 기만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사악한 힘들 그들에게 투사하고 가난한 이들과 억압당한 이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부를 추구하는 그들의 기만과 탐욕을 비판한다.(274 페이지) 종말론 각본은 그리스도교 문화 못지않게 탈그리스도교, 반그리스도교 문화에도 깊게 스며들어 있다.(275 페이지)

 

일부 그리스도교인 비평가들이 악마 숭배자라고 매도한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블랙 사바스조차 종말론 각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망상이 무너지고 결코 창조주에게 견줄 수 없는 육체적 취약성과 한계에 직면하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종말론 각본을 찾는다. 우리는 우리가 유한하다는 진리를 받아들이고 그 진리대로 살아가기보다는 종말론을 불러낸다. 우리는 우리의 최후를 세계에 투사한다. 그리고는 세계는 엉망진창이라고, 행로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이렇게 세계가 엉망진창이 된 이유는 궁극적 악을 추종하는 이들 때문이라고, 유일한 희망은 하느님이 이 엉망진창이 된 우리 땅, 세계를 대체할 새 육체, 새 하늘, 새 땅을 주셔서 우리를 구해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279 페이지)

 

계시록은 탄생부터 기괴했다. 무로부터 혹은 흙으로부터 창조되지 않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처럼 짜깁기된 계시록은 유대교 경전과 여러 신화들의 다양한 조각과 파편들로 만들어졌고 우리에게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 있는 초기 예수 운동의 어두운 한구석에서 생명을 얻었다.(281, 28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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