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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
리처드 J. 마우 외 지음, 캐서린 애플게이트 외 엮음,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3월
평점 :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의 원제는 ’How I changed my mind about Evolution‘이다. ’나는 어떻게 진화에 관한 생각을 바꾸었나?‘다. 이 책은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주제에 걸맞게 책에는 여러 성경 구절들이 인용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구절은 시편 19편 1절, 7절이다. 1절은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이고 7절은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케 하고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로 지혜롭게 하며’다. 관건은 성경과 자연이고 이는 모두 하나님의 진리라는 것이다.
25인의 필자들 중 한 분인 4번 논자 데보라 하스마(Deborah Haarsma; 물리천문학부 교수)의 책(‘창조, 진화, 지적 설계에 대한 네 가지 견해‘)이 말해주듯 세상의 기원에 관한 견해는 젊은 지구 창조론, 오래된 지구 창조론, 진화창조론, 지적 설계론으로 크게 나뉜다. 1번 논자인 철학 교수 제임스 스미스는 그리스도인들이 신앙과 과학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치르는 지적 수고는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함께 산다는(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골로새서 1장 17절) 핵심적 확신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 분야는 과학이 아니라 성경이라 말하는 2번 논자인 스캇 맥나이트(신학 교수)는 과학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신은 성경에 대해 덜 과학적으로가 아니라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한다. 침례교회 목사인 3번 논자 켄 퐁은 창세기는 언제와 어떻게가 아닌 누가와 왜를 논한 책이라는 말을 한다.(50 페이지) 이는 장로교회 목사인 11번 논자인 존 오트버그가 한 어떻게와 얼마나 오래에 관한 질문들에 대한 탐색은 과학이 담당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말(133 페이지)과 상응한다.
켄 퐁은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이 만물을 만드셨다는 믿음을 촉구하지만 산더미 같은 증거는 그 기적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빅뱅과 진화를 이용하셨음을 보여준다는 말을 한다.(52 페이지) 이는 다시 데보라 하스마의 글을 인용하도록 한다. 데보라 하스마는 예레미야 33장 25절(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내가 주야와 맺은 언약이 없다든지 천지의 법칙을 내가 정하지 아니하였다면)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이 천지의 법칙을 만들었음을 언급한다. 데보라 하스마 글의 핵심은 빅뱅과 진화라는 도구와 진화적 생물학과 판구조 운동을 이용한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진 천지의 법칙이란 말이다.
데보라 하스마에 의하면 하나님은 진화적 메커니즘과 풍성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셨다.(61 페이지) 데보라 하스마의 글이 빛나는 것은 그가 과학적 설명은 우주에 관한 영적 시각을 지워버리기는커녕 사실상 자신을 더 큰 경이(驚異)와 경외(敬畏)로 인도해간다는 고백을 했기 때문이다. 5번 논자인 성서학 석좌 교수 트렘퍼 롱맨 3세는 성경의 창조 기사들은 다윈주의를 논박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누가 세계를 창조하였는지에 대한 고대의 개념들을 반박하기 위해 기록되었다고 말한다.(69 페이지) 트렘퍼 롱맨 3세는 아담과 하와의 역사성이 부정된다 해도 성경기자가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메시지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말한다.
6번 논자인 목회학 석사 제프 하딘은 그리스도인들은 과학의 다양한 답안을 고려하면서도 여전히 신실하게 믿음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81 페이지) 7번 논자인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 사장인 스티븐 애슐리 블레이크는 진화론을 파고들자마자 대번에 추론의 뛰어난 논리적 흐름에 탄복했고 과학적 데이터로부터 이끌어진 합리성에 의표를 찔렸다고 말한다.(92 페이지) 스티븐 애술리 블레이크는 중요한 말을 한다. 우주의 구조와 우리의 삶과 관련하여 무작위적 사건의 발생으로 보이는 미시적 차원이 실은 질서와 안정의 구성 요소라는 거시적 차원이라는 것이다.(94 페이지)
8번 논자로 나선 임상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는 진화는 인류 창조를 위한 하나님의 우아한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다. 프랜시스 콜린스 역시 중요한 말을 한다.“하나님이 우주와 그것을 다스리는 법칙들을 창조하셨다면, 그리고 그분이 인간들에게 그 법칙들의 작용을 알아낼 지적 능력을 주셨다면 그분은 과연 우리가 그러한 능력을 무시하기를 바라실까? 그분의 창조 세계에 대해 우리가 발견하는 것들로 인하여 하나님이 위축되거나 위협받으실까?”(102, 103 페이지)
프랜시스 콜린스가 설명하는 진화창조론은 주목할 만하다.“공간이나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셨고 그것을 지배하는 자연법칙들을 세우셨다. 하나님은 척박한 불모지로 남을 뻔했던 우주를 생명체들로 채우고자 진화라는 우아한 메커니즘을 통해 모든 종류의 미생물과 식물과 동물을 창조하기로 결정하셨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이 바로 그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지능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자유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원하는 특별한 생명체를 만들기로 선택하셨다"(103 페이지)는 것이다.
조직 신학 교수 올리버 크리스프는 9번 논자로 나서 자신은 중요한 세 가지 원칙에 의거해 신앙과 진화의 연결성에 대해 숙고했다고 말한다. 1)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 2)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다, 3) 하나님은 신비로우시다 등이다. 올리버 크리스프는 진화와 성경적 기독교는 이따금 특정 시각에서는 갈등 관계에 놓인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언정 원칙적으로는 반드시 서로 조화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112, 113 페이지) 올리버 크리스프는 하나님이 자연 선택을 포함한 자연적 과정들을 예정하신다고 말한다.
10번 논자인 천문학 박사 제니퍼 와이즈먼은 성경은 우리가 먼지와 같고 자라났다가 곧 시들어 버리는 풀과 같다고 상당히 명쾌하게 선언(시편 103편 14절, 베드로전서 1장 24절)하는 한편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았다고 거듭 말한다고 말하며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우주에서 차지하는 작은 시공간에 있지 않고 우리가 존재하며 모든 것을 있게 하신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이 관계가 영원히 존속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전한다. 앞에서 언급한 존 오트버그는 신앙은 책에 적힌 것을 무조건 믿고 이성에 귀를 막는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다고 말하며 과학적 증거는 절대 신앙의 합리성과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결론짓는다.(136 페이지)
12번 논자인 생물학 교수 데니스 베니머는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는 창세기에 대한 특정 해석이나 문자적 성경 해석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권능과 임재를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학과 교수 프러빈 셋후파티는 13번 논자로 나서 자신에게 진화 창조론은 하나님을 세상의 창조자로 받아들이고 그 창조에 생물학적 진화가 이용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153 페이지) 프러빈 셋후파티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물리적인 것이나 물질적인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영(靈), 그분과 교제하기를 갈구하는 마음, 그분이 임명하신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베드로전서 2장 19절)이다.(153 페이지)
14번 논자인 생물학 교수 도로시 보오스는 자신이 생태학을 연구함으로써 누리는 특권을 넷으로 정리했다. 경쟁, 공생, 자연선택, 적응 등이다. 자신이 이해하는 과학이 자신의 소중한 신념들과 이루는 조화가 내적 통일성을 선사한다고 말하는 도로시 보오스는 자연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 일과 성경을 더 잘 이해하는 일을 수행하자고 제안한다.(163 페이지) 바이오로고스(BioLogos) 편집장인 15번 논자 짐 스텀프는 존 월튼의 '창세기 1장의 잃어버린 세계'라는 책을 읽고 무질서의 꾸러미들이 고립적으로 산재했던 마음속에 질서가 자리 잡히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바이오로고스 재단은 신이 다른 종의 진화를 메커니즘으로 사용하여 세상을 창조했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기독교 옹호 단체다.
존 월튼은 ’기원 이론‘(2023년 2월 출간)의 여러 공저자들 중 한 분이다. ’기원 이론‘은 천문학, 물리학, 지질학, 화학, 생물학 등 현대 과학의 성과들 안에서 신학적 의미를 발견하도록 인도하는 책이다. 수학의 분석 도구가 문학의 위대한 사상을 만나자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고 말하는 짐 스텀프는 존 월튼의 '창세기 1장의 잃어버린 세계'를 통해 구약 본문을 해석할 때 반드시 고대 근동 세계를 고려해야 함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고 전한다.(168 페이지) 짐 스텀프는 존 월튼의 논의에 의거해 바벨탑은 땅의 그 지점으로 하나님을 끌어내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짐 스텀프는 우리 문화에서 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뛰어난 말솜씨로 진화를 모든 형태의 악과 하나로 묶는 일을 워낙 능숙하게 해낸 덕분에 단지 과학적 증거를 늘어놓는 것만으로는 진화 창조론을 받아들이도록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174 페이지) 콜로니얼 교회 담임 목사인 대니얼 해럴은 16번 논자로 나서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믿음은 우리 자신의 무오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로 포문을 연 뒤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기 때문에 진리를 추구하는 모든 행위는 어떤 학문을 통하여 진리를 추구하든 상관없이 결국 하나님에게로 우리를 이끌어 갈 것이라 말했다.(182 페이지)
대니얼 해럴은 신학은 하나님이 손수 하신 일을 드러내는 과학적 발견을 경축해야 하는데 단순히 그럴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184 페이지) 신약학 교수 톰 라이트는 17번 논자로 나서 오늘날 자신이 느끼기에 영국에서는 과학이 하는 말 때문에 믿음을 저버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말을 했다. 톰 라이트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알리스터 맥그래스, 존 폴킹혼 같은 과학자겸 신학자들이 기독교와 과학이라는 두 세상을 슬기롭고도 풍성하게 통합시키는 사고방식의 본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192 패이지)
18번 논자인 옥스퍼드 대학교 인류학과 연구원인 저스틴 배럿은 자신이 언제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가 현재로서는 증거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석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하였는지 특정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점진적 과정이었다. 저스틴 배럿은 그리스도인이나 무신론자나 우쭐대면 꼴불견이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을 한다. 과학과 종교를 가르치는 교수 데니스 래머로는 19번 논자로 나서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흔들린 자신의 여정에 대해 논했다. 진화가 거짓임을 밝힐 과학적 증거를 수집해 진화를 격파할 책을 쓰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데니스 래머로는 진화의 과학적 증거가 압도적인 현실과 마주쳐야 했다.
데니스 래머로에 의하면 과학에서 진화에 대한 논쟁이 없고 진화와 경쟁하는 이론도 없다. 데니스 래머로는 진화가 참임을 가리키는 전이(轉移) 화석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았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데니스 래머로는 하나님이 우리를 어머니의 태에서 배(胚) 발생이라는 하나님의 자연 과정을 이용하여 창조하셨음을 믿는다고 말한다.(211 페이지) 데니스 래머로는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창조주께서 하늘에서 내려와 발생 중인 우리의 몸에 온전한 팔이나 다리를 척척 가져다 붙이는 기적을 행하신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것도 진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덧붙인다. 데니스 래머로는 과학을 기독교의 원수가 아닌 하나님의 선물로 정의한다.
러셀스트리트 교회 담임 목사 로라 트루액스는 20번 논자로 나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단 하나의 완고한 이해의 틀 안에 전능자를 감히 가두려고 하는 인간의 오만 앞에서 자신의 마음은 점점 불편해졌다고 말한다.(219 페이지) 로라 트루액스에 의하면 우주의 경이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인간의 유전 암호와 진화의 시작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면서 인간 기원의 길고도 복잡한 이야기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는 지금은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창조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들과 교류하면서 감탄과 기쁨의 소리를 외칠 때다.(221 페이지)
21번 논자 로드니 스콧은 생물학 교수다. 그는 진화 이론이 사람이 신심을 가질 수 있거나 가져야 하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대학원에 들어가 성경 교회라는 모임에 출석하던 로드니 스콧은 그 시기가 놀라운 성장의 시기였던 동시에 약간의 영적, 지적 혼란을 겪은 시기였다고 설명한다. 선택한 직업인 생물학과 신앙이 어떻게 관련되는지와 관련하여 혼란스럽고 부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접하던 순간 하나님께서 척이란 사람을 멘토로 붙여주셨다고 말한다. 척은 과학과 신학 모두 인간의 노력과 시도로 이루어지기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결함이 겉보기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두 학문의 연구 대상인 창조 질서와 성경이 모두 하나님의 작품이고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서로 조화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227 페이지) 로드니 스콧은 진화는 하나님이 하셨고 어떻게 하셨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말을 던진다.(230 페이지) 선교학 교수 아모스 용은 22번 논자로 나서 성경을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은 어떻게 성경이 과학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와 보완적이지는 않더라도 양립가능한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237 페이지)
23번 논자인 성경 교사이자 목회자인 리처드 딜스트롬은 하나님은 두 권의 책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말을 했다. 리처드 딜스트롬은 하위문화에는 강력한 자기 준거성이 펴지게 된다고 말한다. 폐쇄적 모임 안에 머무르면서 자기 자신과 생각과 신념이 같은 사람들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는 우리들의 관점만이 진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245 페이지) 리처드 딜스트롬은 프리먼 다이슨의 말을 전한다. 다이슨은 ”우주와 그 설계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어떤 의미에서 우주가 우리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는 증거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는 말을 했다.(246 페이지) 자연과학과 해석학(성경을 해석하는 과학)은 겸손과 상호 의존 자세를 가져야 한다.(248 페이지)
겸손과 상호 의존이 부족하면 영혼 없는 물질주의에 빠지거나 자연과학의 발견들과 끊임없이 마찰하는 근본주의에 발목을 잡힐 것이다. 바이오로고스 프로그램 디렉터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24번 논자로 나서 과학을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무신론을 신봉하게 되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는 말들 들려주었다. 과학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매료된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자신의 연약한 신앙의 관(棺)에 마지막 못을 박을 것만 같은 분야는 피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진화였다.(254 페이지) 진화는 생물학의 이론적 토대라는 말(138 페이지)과 비교할 만하다.
세포 골격 역학 공부 길에 들어선 케서린 애플게이트는 거의 매일 진화에 관한 무지를 마주하면서 진화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무작위적 돌연변이에 따른 자연선택이 진화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가 묻는다.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그리스도인들이 창조 질서의 구조 안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이 하신 일의 증거를 거부하지 않고 창조주이신 놀라운 하나님을 경배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말을 한다.(257 페이지)
풀러 신학교 총장을 역임했던 신학교 교수 리처드 마우는 마지막 25 번 논자로 나서 총장 시절 겪은 흥미로운 사연을 들려주었다. 풀러 신학교의 한 교수가 지적 설계 운동의 한 측면을 비판하는 글을 쓰자 그간 수백만 달러를 누적 기부한 한 부유한 기부자가 학교측에 그 교수에게 종신 재직권을 부여한다면 앞으로 풀러 신학교에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리처드 마우는 죄송합니다만 정 그렇게 느끼신다면 다른 신학교를 찾아서 기부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란 말을 했다. 느껴지는 바가 많은 이야기다.
리처드 마우는 극도로 중요한 이슈를 토론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십자가 아래에 마련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271 페이지) 상징적인 말 같다. 스물 다섯 논자는 하나 같이 열린 사고, 진지한 사고의 담지자들이다. 신앙과 과학 또는 창조와 진화 사이에서 갈등을 겪은 경우도 많지만 모두 지혜롭고 조화롭게 문제를 해결한 분들이기도 하다.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필자(논자)들을 보며 지적 자극을 많이 받았다. 아쉬운 점은 창조론과 지적 설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점이다. 어렵지 않게 주요 논지들을 잘 설명한 글이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