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산당화 그늘 (벤투의스케치북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www.facebook.com/anuloma01로 오세요..</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06 Jun 2026 08:37:01 +0900</lastBuildDate><image><title>벤투의스케치북</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630541721490264.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벤투의스케치북</description></image><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두 개의 논어]를 통해 접하는 주자와 다산의 명백한 대비, 그리고 다산의 현대성 및 설득력 - [두 개의 논어 - 철학자 주자와 정치가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7344</link><pubDate>Thu, 04 Jun 2026 2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73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033807&TPaperId=173173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95/coveroff/k8720338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033807&TPaperId=173173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두 개의 논어 - 철학자 주자와 정치가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a><br/>한형조 지음 / 김영사 / 2025년 11월<br/></td></tr></table><br/>철학자 한형조(1958-2024)는 박사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쓴 [주희(朱熹)에서 정약용으로](1996년)를 상재(桑梓)한 직후 ‘정약용에서 주희로’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정약용에서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주희에게 다시 거슬러 올라가 조선 유학사 전체의 역동성과 드라마를 완성된 형태로 파악하고자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타계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나온 유작(遺作)인 [두 개의 논어]에 단서가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철학자 주자(朱子)와 정치가 다산(茶山)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다.   &nbsp;  저자는 얕고 잔잔한 남한강에 익숙했던 다산을 강진의 시퍼런 동해 물결이 압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강진에 유배된 다산을 서술하는 말이다. 저자는 주자와 다산의 고전 해석을 추적하는 것은 신나는 모험이라고 말한다. 장면 하나하나마다 드라마틱한 대치(對峙)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고 말한다. 다산은 개인의 도덕성에 근거를 둔 주자의 사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정된 시기에는 주자의 기획이 유효한지 모르나 난세에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주희가 살았던 시대 역시 송나라가 금나라에 밀려 강남으로 쫓겨간 난세였다.   &nbsp;  두 사람의 독법은 왜 그렇게 다른가? 그것은 죽간(竹簡)에 쓴 매체의 한계로 인해 대개 시간이 결여되어 있고 맥락이 불분명하고 질문과 대답이 모두 짧은 논어 자체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두 사상가가 가진 입장 및 현실을 보는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다. 저자는 다산의 절규로부터 타락한 도시를 질타하는 구약의 예언자 이사야의 목소리를 듣는다. 다산은 요순(堯舜) 시대의 순 임금이 무위(無爲)했다는 구절을, 그렇게 펼쳐진 이상적인 군주들의 정비된 통치질서를 찬탄한 감탄사일 뿐이라고 말한다. 두 개의 논어는 주자와 다산의 상반되는 논어 해석을 염두에 둔 말이다. 다산은 공자 사상에서 도덕은 有道의 한 날개일뿐 전체일 수 없다고 보며 그의 꿈을 정치적인 것이었다고 보았다.   &nbsp;  저자는 두 사람의 대립을 명상 vs 활동으로 파악한다. 저자는 논어를 학(學), 인(仁), 천(天), 정(政)의 네 가지 주제로 대별한다. 저자는 주자의 자연론적 정착은 이(理)에, 다산의 유신론적 전회는 천(天)이라는 한 글자에 집약되어 있다고 말한다. 다산은 주자가 불교에 물들고 내적 명상에 골몰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理)란 유교 형이상학이 불교의 공(空)으로부터 배워 체계화한 것이라는 한 논자의 지적과도 통하는 말이다. 다산은 주자의 통찰과 성취를 존중하고 인정하면서도 논어를 읽는 눈, 그리고 공자가 창도하고자 한 유교의 근본원리와 세부적 설계를 읽는 눈에서 완전히 다른 안목과 비전을 가졌다. 다산은 주자학을 아예 불교라고까지 극언했다.(781 페이지)   &nbsp;  다산은 덕을 내면화한 주자의 기획은 오랜 불교의 영향이며 유교의 본래 즉 공맹의 원 기획의 심각한 일탈이라고 말했다.(484 페이지) 다산이 의거한 방식이 보이지 않고 가려진 곳에 접근하려는 노력인 경학(經學)이다.(82 페이지) 주자가 불욕(不欲)을 ‘위정자가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면’으로 읽었다면 다산은 ‘백성들이 도적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으로 읽었다. 구자지불욕(苟子之不欲) 수상지불절(雖賞之不竊)이란 구절에서 구(苟)는 진실로, 수(雖)는 비록을 의미한다.   &nbsp;  주자는 진정 당신(공자에게 문의한 ‘계강자; 季康子’)이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면 그들(백성들)을 떠민다고 해도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고 다산은 백성들이 도적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정치를 바르게 하라(생산을 보장하고 각자 생업에 힘쓰게 하며 세금을 줄여주라)고 읽은 것이다. 저자는 이를 다산이 도덕(을 가르치는 구절)이 아닌 정치(를 잘하라는 구절)로 읽었다고 설명한다.(102 페이지)   &nbsp;  저자는 공자의 도는 크게 둘로 갈라진다고 말한다. 소극적 준비와 적극적 기여, 정신의 평정과 사회적 기여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다산은 이 둘의 결합과 연장을 강조한다.(224 페이지) 논어 안연(顏淵)편에 편언(片言)이란 말이 나온다. 주자는 이를 토막말을 의미하는 반언(半言)으로 읽었고 다산은 한쪽 편 말이라 읽었다.   &nbsp;  주자는 유도(有道)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천하를 유랑한 공자와 그 일행이 한가한 소풍을 즐기고 있다고 보았다. 주자는 이 지점을 자신의 새로운 사유의 주축에 세웠다. 다산은 바로 이 점 때문에 주자학에 비판적 스텐스를 취했다. 유교의 이상이 주자와 만나 사회적 관계에서 자연에의 동참으로 일대 전회(轉回)를 하게 된 것이다. 다산은 소요(逍遙)는 공자의 정치적 열정과 어울리지 않고, 주자가 외치는 완전한 인간 즉 사욕이 없는 인간은 안회(顔回)의 극기복례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경지라고 보았다.   &nbsp;  저자는 주자학은 인간의 이기성과 고착, 자기중심성이 인간성 밖에 있다고 역설한다고 말한다. 즉 그것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도 아니고 자연적 본성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도 주자학은 순자(荀子)를 내치고 맹자(孟子)에 틀을 잡았다. 주자학의 낙관주의는 명상과 정치를 연속으로 읽는다. 그런데 이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 아니냐는 비판이 늘 있어왔다. 조선에서 그 역할을 다산이 맡았다. 그의 비판은 신랄하고 전방위적이다.(262, 263 페이지)   &nbsp;  공자는 기본적 품성 못지않게 문화적 도야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충신(忠信)이 바탕(질; 質)이라면 거기 호학(好學)이 문화(문; 文)로 보완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질빈빈 둘 중 하나도 결여될 수 없다.(301 페이지)   &nbsp;  오거하류 이산상자(惡居下流而訕上者)란 말이 있다. 양화(陽貨) 편에 나오는 말로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자"를 뜻한다. 주자는 하류(下流)를 그냥 신분과 지위를 기준으로 잡아 아랫사람으로 해석했다. 다산은 하류를 덕성과 재능이 없는 이들을 가리킨다고 보았다. 이들은 천박한 삶을 누리며 무비판적 삶을 영위한다. 그들은 뛰어난 자, 덕을 갖춘 자들을 헐뜯는다. 그것은 일종의 질투다. 저자는 다산의 해석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심성을 족집게처럼 짚어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311 페이지)   &nbsp;  주자학은 우주를 거대한 생명의 유기체로 본다. 그 중심에 인(仁)이 있다. 저자에 의하면 주자는 내부를 향해 자연을 찾고 있고, 다산은 타자와 더불어 덕성을 구축한다. 그래서 저자는 주자를 명상, 다산을 정치로 대치시켰다고 한다.(346 페이지)   &nbsp;  다산은 유교의 정신을 우주론적 자연론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되찾고 싶어 한다. 그것이 비조(鼻祖) 공자를 축으로 내놓은 유교의 유구한 전통 아닌가. 그런데 주자와 송대 유학이 이 기본 원리를 왜곡, 변질시켜버렸다. 그렇게 유교가 무력해졌고 낯설어졌다. 하나의 이치가 인간과 우주를 통관(洞觀)하고 뒤섞음으로써 형이상학의 늪에 빠졌고 인간은 일상에서 무엇을 성취해 나가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365 페이지)   &nbsp;  주자는 공맹(孔孟) 유학에 함유된 천(天), 명(命), 상제(上帝), 귀신(鬼神) 등의 초월적 존재와 그 명령을 모두 이(理)로 통일하고 자연론적 사유의 틀을 구축했다 다산은 공맹 사유의 원형을 일상의 관계, 덕성의 구축이라는 테제에서 확인하고자 한다.(367 페이지) 다산은 주자가 말하는 자연의 천리(天理)는 아무 지각이 없어 말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산은 수도사가 아니라 정치가다. 그는 실학자답게 가정의 생계를 걱정하고 정치를 책임진 사람답게 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경영에 눈을 뜬 사람이다.   &nbsp;  주자는 안회가 철학자의 삶을 즐겼다고 말하고 다산은 그가 정치가의 도를 연마하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다산은 [논어] 전체를 정색하고 읽는 것이 큰 병폐임을 지적했다.   &nbsp;  조지프 니덤은 이런 말을 했다. 주자학이 깨달았던 것은 도덕적인 것이 근본적으로 자연 안에 심겨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자연으로부터 생겼는데 일종의 진화 과정에 의해서 그리고 올바른 조건이 존재했다고 우리가 말할 수 있을 때 나타났다. 그렇다면 주자학은 진화론적 유물론과 유기체 철학의 세계관에 아주 가깝게 근접했던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자학은&nbsp;도가(道家)로부터 더 많은 것을 빌렸던 듯 하다.  &nbsp;  다산은 주자학을 비판할 수 있었다. 이는 후발의 장점이고 주자는 대답할 수 없다. 그를 대신해 다산의 창견(創見)을 본다면 어떻게 반론할 것인가?(495 페이지) 저자는 고전을 읽는 데 두 가지 함정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자신의 선입견과 인상으로 고전을 재단하는 독단, 다른 하나는 고전의 산만함이나 모호함 앞에서 길을 잃는 지리다. 지리는 지리멸렬(支離滅裂)의 지리로 보인다.   &nbsp;  조선 후기 노론과 정치적으로 대치하던 소론과 남인 계열에서 주자학의 교조(敎條)를 회의(懷疑)하는 학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주자의 고전학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주석을 내놓았다. 백호 윤휴의 독창, 서계 박세당의 사색, 하곡 정제두의 양명학이 그것이다. 그리고 다산이 있다. 그는 주자학을 향해 거의 전쟁을 선포하시다시피 했다. 주자학이 터하고 있던 사서(四書)에서 육경(六經) 체제로 복귀할 것을, 그리하여 이를테면 주자의 명상에서 유가의 행동으로 돌아설 것을 촉구했다. 육경이란 시경(詩經), 서경(書經), 악경(樂經), 주역(周易), 예기(禮記), 춘추(春秋) 등이다.   &nbsp;  저자는 [논어]의 주인공인 공자를 제외하고 [두 개의 논어]라고 제목을 정한 것은 공자는 두 사람의 해석을 통해 드러날 뿐이기에 그런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작업이 고전이 말해주는 바를 따라가는 것일뿐 자신의 독창은 아니라고 말한다.   &nbsp;  주자학자들은 공자가 자신은 태어나면서 모든 것을 안 사람이 아니라 했음에도 그 분은 태어나면서 모든 것을 알고 완전히 행동하시는 분으로 공자의 회고는 인생 길을 힘겹게 살아가야 할 후학들을 위한 가설적 배려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논어]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고르라면 생이지지(生而知之), 학이지지(學而知之) 곤이지지(困而知之)다. 나면서부터 아는 것, 스승이나 책을 통해 배워서 아는 것, 고난과 역경에 처해 아는 것이다. 물론 고난이나 역경에 처해서도 배우지 않음을 의미하는 곤이불학(困而不學)도 있다.   &nbsp;  저자는 주자가 폭탄선언을 한다고 말한다. 공자의 지학(志學), 이립(而立),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不踰矩)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터득한 사람으로 후인들을 위한 단계를 대략 설정해준 것이라는 의미다.(597 페이지)   &nbsp;  공자는 사(思)가 아닌 학(學)에서 출발하라고 가르쳤다. 생각이 아닌 배움에서 출발하라는 말이다. 공자는 스스로 옛것의 전달자를 자처했다. 술이부작(述而不作)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어 허망해진다는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과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단에 빠져 위태롭다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란 말을 좋아한다.   &nbsp;  주자는 덕(德)을 인간 내부에 장착된 본성이라 보았고 다산은 행동을 통해 쌓이는 공적이라 보았다. 주자는 인의예지가 그 본성이라 설득했고 다산은 이것들은 유덕(有德)한 행동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말한다. 어떻게 같은 책, 같은 글자를 두고 엇갈리다 못해 이렇게 서로 부딪히는 해석들이 존재할 수 있는가? 묻는다. 과연 누가 공자를 더 리얼하게 보여주고 유학 정신에 더 가까이 가 있는가? 아니면 둘 다 기실은 서로 가까우며 병존함에 아무런 해됨이 없는가?라고 말한다.   &nbsp;  다산의 윤리학은 주자보다 더 험준하다. 나날의 전쟁터 앞에 서 있는 듯할 것이다. 주자는 천도(天道)의 자연성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훨씬 평탄하다. 다만 기질과 물욕으로 인한 일탈에 유의하고 자신을 잘 보존해 나가면 될 것이다. 다산은 그렇지 않다. 인간 속에 상반되는 욕구들이 주도권을 갖고 다툰다. 흡사 천사와 악마가 인간 내부에서 끊임없이 싸우는 것으로 윤리적 정황을 소묘했다. 주자가 천리(天理)를 말하고 다산이 천명(天命)의 본연을 강조할 때 이 서로 다른 윤리학의 방향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공자의 역정을 궁리의 심화로 읽은 주자보다 다산의 해석이 아무래도 실상에 더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600 페이지)   &nbsp;  다산은 공자가 말한 이순(耳順)을 일러 바깥의 마음에 어떤 내적 동요도 일으키지 않는 상태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산은 주자와 달리 하느님(‘천; 天‘, ’상제; 上帝‘)을 믿었다고 말한다. 다산이 말하는 하늘은 관찰자이고 감독자다. 이는 인격신을 말한다. 다산은 유교의 몰락은 천(天)이 이(理)로 치환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보았다.(608 페이지) 물론 다산이 본 하늘은 질투하거나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전혀 인격적이지 않다. 이(理)는 본래 옥(玉)의 결이나 무늬를 가리켰다. 주자는 우주를 수축과 응축, 분화와 생명의 쉼 없는 폭죽으로 읽었다.   &nbsp;  자연은 창조의 과정이고 생명의 약동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디선가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살아가다 사라진다. 우주는 흡사 대장간의 풀무를 닮았다. 이 특성을 주자는 [주역]에서 빌려온 원형이정(元亨利貞) 즉 생명의 탄생, 성장, 원숙, 저장으로 특화했다. 이는 곡식의 생장과 결실 그리고 이와 연관된 계절에 비견되었다.(631 페이지)   &nbsp;  사람들은 여전히 미심쩍어할 것이다. 주자의 이야기를 더 따라가 보자. 질문은 두 개다. 1) 만일 인간의 본질이 이토록 선하다면 사람들의 악(惡)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인가? 2) 인간은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 둘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악은 어디서 생기는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은 신체의 구성(’기품; 氣稟‘)에서 온다. 인간의 물질은 서로 다르다. 이 물질은 신체적, 정신적 나아가 영적 특질을 포함한다. 각자의 유전적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본성인 인의예지는 일정한 제약과 왜곡을 피할 수 없다. 즉 그 본성을 온전히 구현하는 것은 요순 같은 예외적 성인 뿐이다. 이 제약의 지도는 천차만별이다.   &nbsp;  누구는 인(仁)에 치우쳐 인정에 눈물이 많고 누구는 의(義)의 성분이 많아 정의에 단호한 성격일 수도 있다. 이 차이를 주자학은 기의 청탁수박(淸濁粹駁)으로 정식화했다. 기(氣)가 맑은 사람들은 지적 센스가 뛰어나고 탁한 사람은 우둔하다. 기가 순수한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고 잡박(雜駁)한 사람에게는 도덕적 센스는 기대할 수 없다. 기의 순수성과 민감성 그리고 견고성이 그려내는 지도는 사람마다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인간의 노력은 이들 편중(偏重)과 그로 인한 일탈(逸脫)을 교정하고 되돌려 본래의 본성을 회복해나가는 일과 다름없다.(634 페이지)   &nbsp;  저자는 주자학이 말하는 인간 본성의 전체가 선하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 아닌가? 라고 묻는다. 저자는 인간은 타인과 공동체 전체를 희생하더라도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무서운 동물이 아닌가?라고 묻는다.   &nbsp;  저자는 신의 죽음과 부활을 둘러싼 오랜 격론은 서양의 것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동양에서도 양상은 달랐지만 똑같은 문제를 안고 격한 쟁론이 벌어졌다. 서양의 근대가 합리주의와 과학이 점차 신의 지위를 탈환해나갔다면 동양의 근대는 이미 12세기 주자에 의해 완성된 형태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 도저한 합리주의에 대한 신학적 반동이 18세기에 일어났고 그 운동의 불씨를 제공한 것이 서학이라 불리는 서양의 종교였다.(655 페이지)   &nbsp;  불씨만 있었다면 불은 붙지 않았을 것이다. 풍부한 기름은 동양의 오랜 고전적 전통이 마련했다. 다산은 사서삼경이라는 고전을 정제함으로써 공맹유학이라는 원시 유가를 재발견해나갔다. 그 중심에 그의 유신론적 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   &nbsp;  저자는 “미안한데 주자의 주석은 혼란스럽다. 다산에 기울어서가 아니”라는 말로 다산(茶山)에 대한 경도(傾度)를 고백한다.(678 페이지) 다산은 공자의 평생 학습을 꿰고 있는 중심 원리는 천리(天理)가 아니라 충서(忠恕)라고 말한다. 유교를 한 글자로 집약한다면 그 또한 리(理)가 아니라 서(恕)여야 한다.(690 페이지)   &nbsp;  다산은 조선조 후기 정치의 문란과 난맥 그리고 그것을 고쳐 나갈 의지 부족이 무위(無爲)의 정치를 내건 무책임과 무기력에 있다고 극언했다.(822, 823 페이지) 다산이 경세 3부작이라 불리는 [목민심서]의 관료 매뉴얼, [경세유표]의 국가 시스템, [흠흠신서]의 형률 재정비라는 실학적 작업과 더불어 아니 그보다 경학이라 불리는 고전 해석에 더 집중적으로 매달린 이유를 여기서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공자는 왜 순임금이 무위로 다스렸다고 말했을까? 다산은 이것이 찬탄의 과장법이라며 이를 잊지 말라고 신신당부(申申當付)한다.(826 페이지)   &nbsp;  요순(堯舜)은 유교 정치의 이상을 상징한다. 그것이 실제였는지 상상이었는지에 대해 분분한 논란이 있지만 다산은 이 기록의 실제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나아가 이 정치의 실제 현장을 힘써 파고들었다. 다산은 그 정치가 그야말로 물샐 틈 없는 정치적 행동과 정책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했다. 요순의 정치는 그저 사람 좋은 내맡김, 온유한 성품으로 이룩한 한가한 유토피아가 아님을 그토록 알리고 싶어 했다. 왜? 조선의 정치 풍토를 바꾸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산은 흑산도에 있는 형님에게 요순의 정치를 발견해나가는 기쁨과 감격을 편지에 담아 보냈다.(829, 830 페이지)   &nbsp;  다산은 고전 학습하고 일상의 몸가짐을 닦는 학자와는 다른 지평의 정치적 자질과 태도를 주문하고 있는 듯하다. 다산은 교육이 정치의 최종적 목표이지만 그 전에 생업과 부(富)가 우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nbsp;  다산은 [주역]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악인을 보더라도, 허물이 없다(’견악인; 見惡人‘ ’무구; 无咎‘)"가 그것이다. 다산의 이 인식은 조선조 유학의 정치학적 인식을 일거에 뒤흔드는 뇌관을 끌어안고 있다. 저자는 조선 후기 당파와 지목, 예송과 사람 사이의 은원을 보건대 그리고 엄격한 자의적 군자 소인론을 보건대, 그리하여 실무적 에너지가 명분 속에서 소모되고 소비되어 버린 안타까운 역사에 비추어 보면 다산의 인식은 대서특필할 필요가 있는 것이었고 지금도 참고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888 페이지)   &nbsp;  결어(結語)에서 저자는 [논어]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다. 불교는 티베트에는 승려 수만큼의 불교가 있다고 하고 [성경]은 아버지의 집에는 수많은 방이 있다(요한복음 14장 2절)고 말한다. 유교에도 주석가만큼의 [논어]가 있을 것인데 그럼에도 특히 조선의 오랜 해석의 권위는 주지하다시피 주자가 독점해왔다고 말한다. 다산의 [논어]는 주자와의 비교 혹은 대결 없이는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한다.(897 페이지)   &nbsp;  이 부분에서 AI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형조 교수는 [두 개의 논어]에서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을 소개한다. 주자와 다산은 논어 해석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이를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이원적 대립(binary opposition)으로 읽어도 좋은가.“ 그러자 AI는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 차이는 본질적이고 격렬하지만 이를 구조주의의 이원적 대립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구조주의적 이분법은 대상들을 정태적이고 절대적인 모순으로 환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란 말을 한다.   &nbsp;  그래서 ”두 사람을 변증법에서 말하는 비적대적 모순 관계로 읽어도 좋은가.“라고 물으니 AI는 ”한형조 교수의 유작 [두 개의 논어]에서 주자와 다산은 각각 내면과 개인의 수양(주자)과 사회적 실천과 관계(다산)를 강조하며 근본적인 대결 구도를 보입니다. 두 거장의 이러한 차이를 변증법적 관점의 비적대적 모순(Non-antagonistic Contradiction)으로 읽는 것은 철학적으로 타당하며 유용한 접근입니다.“란 말을 한다.   &nbsp;  다시 말하지만 저자는 주자와 다산을 명상 vs 활동으로 읽는다. 나는 비슷한 말이지만 관조(觀照) vs 역행(力行)으로 읽는다. 당연히 나는 다산에 기울었다는 저자처럼 다산의 독법과 모색에 공감한다. 이제 이정우 교수의 [인간의 얼굴](1999년 출간)에 들어있는 제3장 ’도덕적 주체의 탄생 – 다산의 인간 존재론‘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76/95/cover150/k8720338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769523</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지구를 지키는 성층권 오존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책 - [지구의 수호신, 성층권 오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5194</link><pubDate>Wed, 03 Jun 2026 19: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51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6727&TPaperId=173151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7/32/coveroff/k6821367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6727&TPaperId=173151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구의 수호신, 성층권 오존</a><br/>시마자키 다쓰오 지음, 한명수 옮김 / 전파과학사 / 2026년 02월<br/></td></tr></table><br/>고층 대기 물리학 전공인 시마자키 다쓰오(島岐達夫)의 책이다. 저자는 남극의 오존홀을 보았다, 그 아래를 지나면 피부가 타는 느낌이 든다, 오존홀이 확대되어 지구 전체를 덮어버리면 어떻게 되는가?와 같은 잘못된 보도를 접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흥미 있는 인물이 한 명 나온다. 바로 스위스의 물리학자인 오귀스트 피카르(Auguste Piccard: 1884-1962)이다. 1931년 피카르는 인류 최초로 성층권을 탐험한 선구자다. 피카르는 압력이 아주 낮은 성층권을 탐사하는 데 쓰인 기술을 압력이 극단적으로 높은 심해를 탐사하는데 활용했다. 그가 만든 현대적 심해 잠수정인 배씨스케이프(Bathyscaphe)가 그것이다.   &nbsp;  성층권의 오존을 모두 모아 상온, 상압 상태로 압축하면 두께가 약 3mm 정도에 불과하다. 대기 전체를 마찬가지로 하면 수 킬로미터가 되므로 오존은 전체 대기의 100만분의 1 이하의 아주 소량이다. 하지만 오존은 320nm보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을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에 태양 자외선 중 이 짧은 파장의 빛이 지상에 전혀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아주고 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 전체를 대기라고 한다. 대기의 약 75%는 대류권에, 약 25%는 성층권에 존재하며 성층권 위쪽에는 겨우 0.02%만이 분포한다.  &nbsp;  11km까지의 대기에서는 상하 대류 운동으로 인해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감소한다. 이 영역을 대류권이라 부른다. 구름의 발생, 고/저기압의 발달 등 각종 기상 현상은 모두 이 대류권에서 일어난다. 11km에서 50km까지의 영역에서는 오존이 태양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대기가 데워지기 때문에 기온이 다시 상승한다. 이 영역에서는 더운 공기가 찬 공기 위에 얹혀 있기 때문에 대기는 열적으로 안정되며 층을 이루고 있어 성층권이라 부른다. 성층권에서는 기온이 상승하지만 11km를 지나도 잠시 동안은 기온이 상승하지 않고 등온 상태가 계속되는 일이 있다. 이런 이유로 처음에는 성층권을 등온층이라 불렀다.   &nbsp;  기온이 감소하다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높이는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인 대류권계면이다. 대류권계면은 약 50km의 성층권계면에서 끝나며 그 위에서는 오존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열이 감소해 온도가 다시 하강한다. 이 영역을 열권(熱圈)이라 부른다. 지구는 태양이나 다른 행성과 같은 시기 즉 46억 년 전에 원시태양성운을 이루던 가스와 먼지가 응집해 형성되었다. 그러나 그때 생긴 대기 성분은 고온으로 인해 입자의 자유 속도가 커져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거나 강대한 태양풍에 날려 거의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생각된다.  &nbsp;  그 뒤에 지구 대기는 주로 지하에서 분출된 화산가스로 이루어졌다. 주성분은 이산화탄소, 질소 분자, 수소 분자, 수증기였다. 메테인, 암모니아,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등도 함유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수소가스는 아주 가벼워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갔고 수증기는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액화되어 땅속에서 스며 나온 물과 함께 해양을 형성했다. 그 속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들었다.  &nbsp;  화산가스 등으로 지구 대기가 형성된 시기와 초신성 폭발로 죽어간 거대 별 내부에서 합성된 후 성간 먼지와 가스 구름에 섞여 있다가 지구가 형성될 때 모여든 철, 니켈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지구 핵 쪽으로 가라앉은 시기는 거의 동시다. 지구 형성 과정에서 중력에 의한 밀도 차이에 따라 층상 구조화가 일어났다. 철, 니켈 등 무거운 원소들은 지구 중심부로 가라앉았고 산소, 규소,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은 지각과 맨틀을 이루었고 수소, 헬륨 등 가벼운 원소들은 지구 대기를 이루었다.   &nbsp;  산소, 규소,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은 별에서 만들어진 후 지각이나 맨틀을 이루다가 화산분출로 대기권, 수권, 암석권을 순환하며 판구조 운동에 의해 맨틀 속으로 가라앉거나 지각 변동을 통해 새로운 암석으로 재탄생하는 기나긴 순환 과정을 거친다. 성층권 오존은 태양 자외선에 의해 생성된다. 그러므로 자외선이 강한 저위도나 여름철에 더 많이 생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관측 결과는 정반대다. 특히 겨울철에 고위도 지역에서는 하루 종일 태양광이 비치지 않는데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존량이 관측된다.   &nbsp;  고위도에서 오존이 많은 원인은 무엇인가? 이는 운동에 의해 오존이 저위도로부터 고위도로 운반되기 때문이다. 공기가 운동하는 모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기와 함께 운동하는 물질을 찾아내 그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 된다. 이 목적에 사용되는 물질을 추적자(tracer)라고 부른다. 인간 활동으로 공기 중에 방출되는 프레온 가스는 발생 원인이 명확하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 없는 데다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지면이나 다른 물질에 부착되어 소멸하는 일도 없기에 추적자로서 이상적이다.   &nbsp;  오존 자체가 하부 성층권이나 대류권에서 추적자 역할을 한다. 수증기도 추적자다.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섬에서 일어난 화산 분화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건으로 분출된 분진은 32km까지 치솟았다. 이후 몇 주 지나 25km 부근까지 내려온 분진은 오랜 기간 동안 그 고도에 머물렀으며 강한 돌풍을 타고 지구를 몇 바퀴 도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남북 방향의 운동도 더해지면서 이 분진 때문에 일몰 때와 같은 붉은 태양이 관측되었다. 몇 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이 0.5°C나 낮아졌다.  &nbsp;  이산화탄소는 지표면의 열을 가두어 상공으로 열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성층권 입장에서는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열을 공급받지 못해 부족해지고 결국 온도가 떨어지게 된다. 성층권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상승한다. 그 이유는 오존 때문이다. 오존이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막대한 열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성층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공기가 열적(熱的)으로 안정되어 있어 상하 방향의 공기 혼합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nbsp;  대류권에서 올라온 프레온 등의 물질은 대류권계면의 벽에 가로막혀 성층권으로 침투할 수 없다. 그러나 적도 지방에서는 강한 지면 가열로 생기는 상승기류의 일부가 대류권계면을 통과해 상층권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104 페이지) 성층권이 대류하지 않는 것은 오존층 때문이다. 농산물을 더 많이 수확하려면 비료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질소를 포함한 화학비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면 증가한 질소산화물이 촉매로 작용해 성층권 오존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nbsp;  오존층이 형성되(어 유해 자외선이 차단되)고서야 육상 식물이 번성할 수 있었다. 광합성은 바닷속 플랑크톤과 같은 조류에서도 일어나므로 오존층이 형성되지 않아 육상 생물이 발달하지 못하던 시기에도 해양 조류(藻類)로부터 산소 분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초기 지구의 대기는 지하 깊은 곳에서 분출된 화산가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 속에 오존이 없었다는 점은 명백하다. 오존 생성에 바탕이 되는 산소 분자도 화산가스에는 함유되어 있지 않았다. 산소는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엽록소가 태양의 가시광선을 흡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수화물을 만들 때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nbsp;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오존층은 주로 성층권에 있다. 오존 생성에 필요한 강한 자외선과 산소의 양 때문이다. 오존 생성에 자외선이 필수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강한 자외선이 산소 분자를 강제로 쪼개 산소 원자 두 개를 만든다. 이렇게 떨어져 나와 불안정해진 산소 원자가 주변의 산소 분자와 결합해 오존이 된다.   &nbsp;  성층권은 안정된 대기층이라는 의미다. 성층권 에어로졸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해 온도를 떨어뜨린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해 지표에서 올라오는 열이 대부분 대류권에 갇힘으로써 성층권으로 전달되는 복사 에너지가 감소해 성층권은 온도가 떨어진다.   &nbsp;  남극의 겨울에는 태양이 전혀 비치지 않기 때문에 오존홀 관측은 주로 달빛을 이용해 이루어진다. 남극 오존홀의 정식 이름은 남극의 봄 기간 동안 성층권 오존의 이상적인 감소이며 오존이 아주 없어져 구멍이 뚫려 있거나 1년 중 오존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오존홀이란 지구 대기 중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의 오존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마치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지칭한다.   &nbsp;  감소한 오존은 긴 시간에 걸쳐서이지만 회복된다. 오존파괴물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성층권 오존 문제는 자연과학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윤리 문제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사안이다. 인간이 물질적 욕망 나아가 생활의 풍요로움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지구환경 파괴를 돌아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이제 허용되지 않는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7/32/cover150/k6821367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97324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세상의 진정한 새로움을 이해, 발견하게 하는 물리학 이야기 -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0598</link><pubDate>Mon, 01 Jun 2026 07: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105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932475&TPaperId=173105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315/15/coveroff/k55293247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932475&TPaperId=173105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a><br/>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07월<br/></td></tr></table><br/>독일의 이론 물리학자 자비네 호젠펠더의 책이다. 원제는 [실존적인 물리학(Existential Physics)]다. 책은 다루는 분야(다중우주, 빅뱅, 만물의 이론 등)로 인해 어러운데다가 저자 자신도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과는 거리가 있는 학자이고 연구자다. 인내하며 읽으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꽤 있는 책이다. 본문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nbsp;자신을 불가지론자이자 비종교인이되 종교적 신념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저자는 자신의 책은 현재 물리학이 제기하는 거대한 물음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말한다. 가령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 다른지, 각각의 기본 입자에 우주가 깃들어 있는지, 자연 법칙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는지 같은 의문은 다루는 책이라는 것이다.&nbsp;당연하게도 저자는 자연에 기반한 증거를 바탕으로 수립된 이론만 고수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 말은 과학이 발전하면 내용이 바뀔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상대성이란 절대적인 정지 상태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포문을 연 저자는 시간의 흐름은 보편적이지 않다고 결론 낸다. 저자는 양자역학이 관련되기 이전에 당시 알려져 있던 자연 법칙은 결정론적이었다고 말한다.&nbsp;저자는 물리학자들은 자기가 쓰는 수학이 실재에 관해 실재보다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자주 범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학의 목적이란 세상을 유용하게 서술할 방법을 찾는 것이라 말한다. 설명은 단순할수록 더 유용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과학 이론은 우리가 세상에 관해 하는 이야기를 대폭 단순화한다고 결론 낸다.&nbsp;저자는 흥미로운 말을 한다. 창조주 가설은 설명력을 정량화할 수 없다. 이 가설로는 아무것도 계산할 수 없다. 그렇다고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비과학적이다라고. 덧붙여 저자는 6000년 전에 이 세상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도록 창조되었다는 말은 틀릴 것도 없고 쓸모도 없다고 말한다. 이 가설은 정량적으로 대단히 복잡해서 초기 조건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집어넣어야 한다.(58, 59 페이지)&nbsp;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취하고 거기에서 단순한 설명을 찾는다. 계산할 수 있는 데이터 안에 패턴이 많을수록 설명은 좋아진다. 저자는 초기 우주에 관한 모든 가설은 순수한 추정일 뿐으로 이러한 가설들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인 현대판 창조 설화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증거가 없을뿐더러 그 중 옳은 가설을 가려내려는 논쟁을 잠재울 수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그 자체를 생각해내기도 어렵다고 말한다.(73, 74 페이지)&nbsp;저자는 우주는 오직 제한된, 축복받은 시간 틀 안에서만 생명을 지원해줄 뿐이고 마침 우리는 그 틀 안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주 인상적인 말을 한다. 자연 법칙은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만일 휙휙 바뀐다면 애초에 그것을 법칙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다.&nbsp;저자는 의식이 있는 존재가 만들어지려면 입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할까?라고 묻는다. 저자는 전체는 부분들의 합일 뿐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을 대단히 수학적인 사람이라 소개하며 개인적으로 수학을 일상생활의 언어로 번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한다.&nbsp;저자에 의하면 추상적 수학의 직관적 언어로 설명할 때 뭐가 문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양자역학이다.(174 페이지) 저자는 양자역학의 기이함은 대부분 양자역학을 일상의 언어로 억지로 설명하려는 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독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정확한 비유 같은 것은 없다. 그 비유가 정확하다면 더 이상 비유가 아니기 때문이다.&nbsp;저자에 의하면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것을 파동 함수로 서술한다.(176 페이지) 양자역학에서 결과 측정이 불확실한 것은 초기 조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양자역학 자체가 그냥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혼돈 법칙도 실은 결정론적이다. 다만 초기 조건에 대단히 민감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양자 사건은 근본적으로 무작위적이며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nbsp;저자는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유의지는 그 자체로 일관성이 없는 아이디어다. 의지가 자유로우려면 다른 무엇도 그 의지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뇌의 신피질에는 자연 법칙을 능가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용액 같은 것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는 제한된 정보 안에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것이 전부다.&nbsp;결정은 우리 진화의 결과이며 자연 법칙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저자는 자유의지가 있든 없든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자유의지가 없어도 도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통합적인 원리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최소 작용의 원리를 꼽을 것이라고 말한다.&nbsp;최소작용의 원리란 자연계의 모든 물리적 현상이 항상 가장 효율적이고 작용이 최소화되는 경로를 따른다는 법칙이다. 자연 상수들이 왜 지금의 값인지를 알아내려는 시도는 물론 관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평행우주를 끌어들이는 이론들도 모두 과학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냥 수학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과학으로 변장한 종교라고 말한다.&nbsp;저자는 적어도 과학자라면 자신들이 속한 분야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끔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과학적인 답이 “그건 우리도 몰라요“ 밖에 없을 때도 있다고 말하는 저자 다. 저자는 여전히 진행 중인 지식 발견 과정에서 종교와 과학은 앞으로도 한참 더 공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과학 자체로는 한계가 있고 인간은 과학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른 방식의 설명을 갈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nbsp;저자는 참으로 인상적인 말을 한다. 우리가 안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먼 길을 꽤 잘 걸어왔다. 우리는 지구 위에서 진화를 직접 떠안은 최초의 종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자연환경에 의해 선택되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의 필요에 맞게 환경을 바꾼다. 물론 이것을 잘해 나가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지구의 기후를 살기 좋은 범위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보면 우리가 복잡계인 동시에 일부는 혼돈계인 계를 정확히 인지하는 능력이 과연 있는지 심각한 의심이 든다.&nbsp;어쩌면 기후처럼 다면적인 비선형성 계를 이해하기에는 우리 뇌가 역부족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렇다면 종국에는 과학 지식을 사용해 서식지 통제를 더 월등히 해낼 수 있는 종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리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저자는 과학만이 유일한 뉴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에게 과학은 직업이기 전에 영감이라 말한다.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진정한 새로움을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315/15/cover150/k55293247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3151566</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페이퍼</category><title>나뭇잎이 초록색인 이유와 현무암이 검은색인 이유를 미시적으로 설명하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02486</link><pubDate>Thu, 28 May 2026 20: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02486</guid><description><![CDATA[인공지능에게 물리학, 지구과학에서 전자와, 전자의 에너지 상태는 중요한가?라고 물으니 두 분야에서 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구과학에서는 광물 동정(同定)과 원소 분석에서 유용하며 오로라 현상 분석, 대기화학 등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두 학문은 모두 미시세계의 전자 행동을 통해 거시 세계의 현상들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학문이라고 한다.&nbsp;볼프강 파울리의 배타원리와 전자 오비탈에 대해 알게 해주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1. [스핀](이강영 지음), 2. [양자역학 이야기](팀 제임스 지음), 3.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채드 오젤 지음) 등을 추천한다. 사이토 가쓰히로의 [한 권으로 읽는 원자, 소립자, 양자의 세계]는 전자와 전자의 에너지 상태, 오비탈 등에 대해 말하는 책인가?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nbsp;오비탈은 원자핵 주위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공간으로 나타낸 함수나 모형을 뜻한다. 과거에는 전자가 태양계 행성처럼 정해진 궤도를 돈다고 생각했지만 현대 양자역학에서는 전자가 워낙 빠르고 작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전자가 나타날 수 있는 '확률적인 구름' 모양의 공간을 오비탈이라고 한다.&nbsp;지질학과 전자, 지질학과 오비탈은 관계가 있는가?라고 물으니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전자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중 어떤 학문과 가장 관계가 큰가?라고 물으니 물리학이 가장 높고 화학은 높고 생물학은 보통이고 지질학은 낮다고 한다.(매우 관계가 깊다고 하면서 가장 낮다는 것이 부조화스러워 보인다.) 인공지능은 전자는 지질학이나 지구과학에서 지구 자기장 형성, 광물 분석 등과 관계되지만 직접적인 연구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nbsp;나는 그럼에도 전자, 오비탈, 파울리의 배타원리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현무암은 왜 검은가?라는 질문에 철이 많아서라고 답할 수 있지만 결국 전자의 에너지 상태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nbsp;현무암은 철이 많아서 검다고 말하는 것은 지질학적 설명이고 현무암 속 철 화합물들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거의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물리학의 설명이라고 인공지능은 답한다. 그런데 숲해설사들은 나뭇잎이 초록색인 것은 광합성에 필요하지 않은 초록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식이라면 지질해설사들도 물리학 차원의 설명을 할 수 있다.<br>]]></description></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고려 수도 개경을 손바닥 들여다 보는 것 같게 서술한 책 - [중세 도시 개경]</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00442</link><pubDate>Wed, 27 May 2026 20: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3004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8881&TPaperId=173004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8/74/coveroff/k2321388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8881&TPaperId=173004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중세 도시 개경</a><br/>박종진 지음, 한국역사연구회 기획 / 푸른역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개성(開城)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의 기본 요소인 사신사(四神砂)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신사란 풍수의 대상이 되는 땅의 동서남북에 있는 산을 말한다. 그런데 개성은 일찍부터 물과 관련된 지세 즉 구불구불 흐르지 않고 거의 일직선으로 흐르는 것으로 인해 수덕(水德)이 불순하다는 말을 들어 왔다. 개성 내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물이 귀했지만 비가 많이 오면 그 물이 한 방향으로 쏟아져 내려와 수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컸다. 크게 보아 개성은 예성강과 임진강, 넓게는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으로 우리 국토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이며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여겨지던 곳이다.   &nbsp;  태조 왕건은 918년 6월 태봉의 철원 도성 포정전(布政殿)에서 즉위한 지 7개월 만인 919년 1월 개경으로 수도를 옮겼다. 수도를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력 징발 등 경제적 부담도 크고 이전 수도에 터를 잡고 사는 세력의 반대도 많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태조는 건국 직후 반란이 이어지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 천도(遷都)를 단행했다. 적현(赤縣) 6개와 기현(畿縣) 7개로 구성됐던 개성부는 현종 9년인 1018년 지방 제도 개편에 따라 혁파되고 개성현 지역과 장단현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구역이 재편성되었다. 그것을 경기(京畿)라 부르게 되면서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제도적으로 경기라는 명칭이 등장했다.   &nbsp;  이후 경기 영역은 몇 차례 개편이 있었지만 왕도를 지원하고 보유하기 위한 특별구역의 위상은 고려 말까지 계속 유지됐다. 경기는 고려 왕도인 개경을 유지하고 보위하기 위하여 개경 바깥에 설치한 특별 구역이다. 경(京)은 천자의 도읍, 기(畿)는 천자가 직접 관할하는 도성 주변의 땅을 의미했다. 경기는 사방의 근본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무역을 가볍게 하고 왕의 교화도 먼저 시작해야 할 것으로 인식되었다. 실제 경기 지역은 수도 개경을 둘러싸고 있는 곳이어서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요역(徭役)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조세 부담이 많은 곳이었다. 또 국가의 위급한 일이 생기면 경기 지역에서 군역 징발(徵發)을 먼저 했고 경기는 다급한 재정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서 임시세인 과렴(科斂)이 자주 시행된 곳이기도 했다. 이렇게 경기는 다른 지역보다 부담이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조세 감면과 구휼(救恤)이 자주 수행되는 곳이기도 했다.   &nbsp;  개경 도성 밖 사방에 설정된 사교(四郊)는 도성과 경기에 속한 군현 경계까지의 공간으로 조선 시기 한양의 성저십리(城底十里)와 비슷한 공간이었다. 사교는 도성은 아니지만 도성의 배후지로서 역, 절, 왕릉, 제사 공간 등 중요한 시설이 설치된 곳이었고 도성 안에서 할 수 없는 의례를 하는 공간이었다. 또 사교는 왕이 사냥을 하거나 군사가 주둔하고 훈련하는 곳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제사 공간인 태묘는 나성 밖 동교에 있었다. 또 고려 때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원구단(圜丘壇)은 원나라 이후의 천단이 북경 남쪽에 있었던 것과 같이 남교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nbsp;  조선 중기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원구가 회빈문 밖에 있었다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동남쪽에 있었던 적전(籍田) 역시 의례 시설에 속한다. 이 외에 송악산 정상과 박연폭포 근처에 있던 신사(神祀), 개경 주변에 분포한 왕릉과 절이 위치한 곳 역시 사교의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 성을 성곽이라 하는 것은 보통 성을 내성과 외성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내성을 성(城)이라 하고 외성을 곽(廓)이라 한다. 고려 시기의 모든 길은 개경으로 통했다. 개경의 주요 길은 궁궐, 관청, 시전(市廛) 등 중요한 시설과 성곽의 성문을 연결했다.   &nbsp;  왕조시대 궁궐은 도성의 핵심 공간이었다. 궁궐은 국왕의 정치 공간이자 생활공간이었고 또 의례 공간이기도 했다. 고려 시기 개경의 정궁 곧 본궐은 송악산 남쪽에 있었다. 고려 말 이후 전각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고려 본궐터인 만월대의 경관은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과 사뭇 다르다. 북한의 개성에 있는 고려 궁궐터는 지금 가기도 어렵지만 그것 말고도 고려 궁궐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우선 송악산 남쪽의 본궐은 이름도 없다. 원래 이름이 없었는지 아니면 본래는 이름이 있었는데 지금 전해지지 않는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nbsp;  고려의 본궐은 고려 초기부터 전쟁과 화재 등으로 훼손되었다가 중건되는 일이 반복되었다. 제일 먼저 확인되는 궁궐의 피해는 거란의 2차 침입 때인 1011년(현종 2년) 1월로 현종은 거란의 침입으로 개경을 떠난 나주까지 내려갔다. 개경에 돌아와서 본 궁궐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궁인 수창궁으로 들어갔던 현종은 이후 두 번 궁궐 공사를 했다. 강화 천도 직후까지 남아 있던 개경의 수창궁은 몽골과의 전쟁 기간에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연경궁은 본궐 동쪽 가까운 곳에 있던 이궁이었다. 본래 현종의 비 원성태후의 궁이었던 연경궁은 덕종 때 왕의 누이 연경궁장공주에게 지급되어 공주 궁으로 바뀌었다가 1098년 숙종이 태자를 세우고 첨사부를 설치한 이후 공주 궁에서 왕의 이궁이 되었다.   &nbsp;  고려 시기에 태묘와 사직이 정비된 것은 성종대였다. 이때 유교의 정치 이념을 바탕으로 중앙정치제도를 정비했고 건국 이래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태묘와 사직을 설치했으며 아울러 유교적 교육기관인 국자감을 설치했다. 태묘와 사직은 도성의 상징적인 제도였기 때문에 그 위치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정해진 격식이 있었다. [주례]에는 궁궐을 중심으로 태묘는 왼쪽에, 사직은 오른쪽에 위치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태묘는 동쪽에, 사직은 서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려 시기 수도인 개경에 설치된 대표적인 교육기관이 국자감이다.   &nbsp;  국자감은 교육기관이지만 교육만 맡았던 것은 아니다. 국자감에서는 공자를 비롯한 유학의 성인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과 과거의 첫 번째 시험인 국자감시를 주관했다. 그래서 국자감에는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 시설, 관원이 배치되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 시장은 꼭 필요한 시설일 뿐 아니라 도시의 상징이기도 하다. 인구의 집중과 시장의 발달에서 도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견해는 도시사의 고전이론이다. [주례] 고공기에 조정 곧 관청은 궁궐 앞에, 시장은 뒤에 둔다고 한 것은 시장이 아주 오래전부터 도성에 꼭 필요한 시설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nbsp;  개경의 절은 풍수적으로 개경을 비보(裨補)하는 기능을 했다. 고려 태조는 개경으로 천도하면서 개경에 절과 탑을 세워 개경의 풍수를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고려왕릉은 조선 건국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훼손되었고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도굴 등으로 본 모습을 잃었다. 해방 후 북한에서 고려 왕릉을 정비하고 그중 일부는 발굴조사도 했다. 최근에는 개성에 있는 고려 왕릉 일부가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지만 주로 개성 주변에 있는 고려 왕릉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다.   &nbsp;  조선 건국 후 고려 왕릉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조선 태조 즉위교서에서 왕우를 귀의군으로 봉하여 왕씨의 제사를 받들게 했지만 태조 때에는 고려왕릉의 관리까지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조선 초 고려왕릉에 대한 관리는 부실했고 숭의전에 모신 태조, 현종, 문종, 원종을 제외한 다른 왕의 능들은 거의 방치되었다. 조선 초 고려왕릉에 대한 관리는 1476년 성종 7년에 완성한 [경국대전]에 규정되었다. 그 내용은 역대 시조 및 고려 태조 이하 4위(태조, 현종, 문종, 원종)의 능침은 소재지의 수령이 매년 돌아보고 또 밭을 일구거나 나무 하는 것을 금(禁)한다는 것이다.(141 페이지)   &nbsp;  고려는 몽골과 전쟁 중이던 1232년 7월 강화로 천도 했다가 1270년 5월 개경으로 돌아왔다. 919년 고려의 수도가 된 이후 개경은 강도(江都)로 천도하기 전까지는 외적의 침입과 정변 등으로 궁궐 등 주요 시설이 훼손되기도 했지만 수도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1232년 수도를 강도로 옮기면서 개경은 수도의 지위를 내어주었다. 고려 말 개경의 위상은 공민왕 이후 천도 논의가 등장하면서 흔들렸다.   &nbsp;  고려 전기에는 정종(定宗)이 서경 천도를 주장했고 문종과 숙종 때는 남경을 건설했으며 인종 때에는 묘청이 중심이 되어서 서경 천도를 주장했다. 또 강도로 천도했다가 개경으로 환도한 이후에는 1290년 원나라의 반란 세력인 카다인이 침입했을 때 충렬왕이 잠시 강도로 피신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천도 논의는 없었다. 고려 말에 대두된 천도 논의에는 개경의 지리적 위치가 외적의 침입에 취약하기 때문에 내륙으로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논리가 보이기도 하지만 천도론은 대체로 이전 시기와 마찬가지로 개경의 지덕이 쇠했다는 지기쇠왕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고 아울러 천도론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불안정한 정국의 변화를 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  &nbsp;  고려 말 천도 대상지로 주목된 곳으로는 철원, 연주(지금의 연천군), 강화, 충주, 기달산, 회암(경기도 양주 회암사지) 등 다양했지만 실제 왕이 움직인 곳은 남경 곧 한양(백악)뿐이었고 그것도 천도라기보다는 몇 달 정도 왕이 거처를 옮긴 정도였다. 공민왕 후반기 이후 궁궐 운영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수창궁과 화원이다. 고려 초부터 중요한 이궁 중 하나였던 수창궁은 몽골군과의 전쟁 중에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1370년(공민왕 19년) 공민왕은 수창궁 터에 행차해 조영(造營)을 명령했는데 이때 훼손된 본궐의 강안전과 연경궁 대신 수창궁을 중건하여 사용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nbsp;  다만 수창궁은 공민왕 대에는 완공되지 못했고 1384년 윤 9월 낙성되어 그 후 중요한 궁궐로 기능했다. 수창궁에서 공양왕과 조선 태조가 즉위한 것은 고려 말 수창궁의 위상을 보여준다. 또 충혜왕 때부터 보이던 화원은 1373년(공민왕 22년) 6월 2층 8각전을 건설한 후 우왕 때 주요한 궁궐 공간이 되었다. 우왕 14년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개경을 압박하자 수세에 몰렸던 우왕과 최영이 머문 곳이 화원이었는데 그것은 당시 화원이 우왕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nbsp;  개경의 태묘는 나성(羅城) 밖 부흥산 남동쪽에, 사직은 나성 안 오공산 남쪽에 있었다. 나성은 고려의 수도인 개경을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외성이다. 수도 방어와 도시 구획을 위해 쌓은 성곽이다. 나성을 기준으로 보면 태묘는 나성 밖, 사직은 나성 안에 있게 되어 그 위치가 자연스럽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nbsp;  그렇지만 태묘와 사직이 설치되었던 성종 때는 아직 나성이 축조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당시 태묘와 사직은 모두 도성인 황성 밖이었다. 또 사직은 궁궐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태묘는 궁궐에서 상당히 먼 곳에 있게 되어 태묘와 사직의 위치는 궁궐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성이 많이 어그러진다. 그렇지만 개경 궁궐의 위치 역시 서쪽의 오공산과 동쪽의 부흥산의 중심이 아니라 북쪽에 치우쳐 있었다. 즉 아직 나성이 축성되기 이전에 동쪽의 부흥산 남쪽에 태묘를 설치하고 서쪽에 오공산 남쪽에 사직을 설치했는데 나중에 나성이 축성되면서 결과적으로 사직은 성안에, 태묘는 성 밖에 위치하게 되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8/74/cover150/k2321388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987413</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열역학의 기본을 아는 방법 - [볼쯔만이 들려주는 열역학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44]</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8613</link><pubDate>Tue, 26 May 2026 20: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86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03999&TPaperId=172986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7/92/coveroff/895440399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03999&TPaperId=172986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볼쯔만이 들려주는 열역학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44</a><br/>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08월<br/></td></tr></table><br/>뜨겁고 차가운 정도를 나타낼 때 온도를 사용한다. 우리는 물이 어는 온도를 섭씨 0°C로, 물이 끓는 온도를 섭씨 100°C로 하고 그 사이를 100 등분한 눈금을 섭씨 1°C로 하여 온도를 정의한다. 온도는 왜 달라지는 것일까?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br>분자란 물질을 이루는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알갱이를 말한다. 분자는 온도가 낮을 때는 느리게 움직이고 높을 때는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러한 분자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활동적인가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온도다. 온도가 높은 물질에서 온도가 낮은 물질로 이동하는 에너지를 열이라 한다.   &nbsp;  이때 이동한 열의 양을 열량이라고 하며 단위로는 칼로리를 사용한다. 1cal의 열은 물 1g을 섭씨 1°C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열량은 물질의 질량에 비례한다. 또한 열량은 온도 변화량에 비례한다. 철의 비열은 8분의 1이다. 같은 질량의 두 물체에 같은 열량을 공급해도 비열이 작을수록 온도 변화가 크다. 비열이 작은 물질에는 열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물보다 철이 열을 잘 흡수하여 분자들의 운동이 더 활발해지기 때문에 온도가 더 많이 올라가는 것이다.   &nbsp;  다른 물질에 비해 비열이 큰 편에 속하는 물은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몸도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데 그것은 우리 몸의 70%가 물이기 때문이다. 비열이 낮은 철이 주요한 구성 성분인 현무암은 그 만큼 풍화 특히 온도에 약한가? 그렇지 않다. 현무암은 철과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비열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 특성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풍화에 특별히 더 취약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암석의 치밀한 구조와 화학적 성질 덕분에 물리적 풍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편이다.   &nbsp;  바닷가에서는 낮과 밤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서로 다르다.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육풍이 분다. 햇빛을 받는 낮 동안 물은 비열이 높아서 온도가 적게 높아지고 모래는 비열이 작아 온도가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온도가 높은 모래쪽의 공기는 뜨거워져서 위로 올라가고 그 빈 곳 바다 쪽으로 공기들이 밀려들어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해풍이다. 밤에는 비열이 큰 물은 온도가 조금 내려가고 비열이 작은 모래는 많이 내려간다. 이때는 바다 쪽 공기가 더 뜨거워 위로 올라가고 그 빈 곳을 모래쪽 공기들이 채우므로 육풍이 부는 것이다.   &nbsp;  비열이 크다는 것은 온도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올라가는 것도 크게는 아니고 내려가도 크게는 아닌 것이다. 철사줄을 뜨겁게 가열하면 길이가 길어진다. 이는 철사줄에 열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에 의해 물체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열팽창이라 한다. 왜 열팽창이 일어날까? 뜨거워지면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뜨거울수록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들이 길어지게 된다.   &nbsp;  같은 열을 가열해도 잘 늘어나는 물질이 있고 그렇지 않은 물질이 있다. 이때 비례상수를 열팽창 계수라고 한다. 이 계수가 클수록 열팽창이 잘 되는 물질이다. 고체와 액체 중 액체가 더 잘 팽창한다. 아주 더운 날 자동차 기름탱크에 휘발유가 넘쳐 흘러나오는 것은 바로 액체인 휘발유가 고체인 기름 탱크보다 팽창이 크기 때문이다. 물은 섭씨 4°C 이상이 되면 팽창한다. 온도가 섭씨 4°C 이하로 내려가도 팽창한다. 물은 섭씨 4°C 때 부피가 제일 작고 섭씨 4°C보다 커지거나 작아지면 부피가 커진다. 부피가 작다는 것은 밀도가 크다는 것을 말한다.   &nbsp;  여기서 밀도라는 말이 나왔다. 밀도는 물질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이다. 부피가 작으면 밀도가 커진다. 즉 온도가 섭씨 4°C일 때 물의 밀도가 가장 크다. 온도가 큰 물질은 밀도가 작은 물질에서 가라앉는다. 4°C일 때 물의 밀도가 가장 크다. 즉 가장 무거운 물이 된다. 그러므로 온도가 섭씨 4°C인 물과 다른 온도의 물을 섞으면 온도가 섭씨 4°C인 물이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nbsp;  공기의 온도가 내려가면 공기와 부딪히는 호수 물의 온도도 내려간다. 이때 공기와 가장 가까운 호수 표면의 수온이 먼저 내려간다. 이렇게 표면의 수온이 내려가 섭씨 4°C가 되면 무거워져서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런 식으로 물의 온도가 섭씨 4°C가 되면 아래로 가라앉아 결국 모든 물은 섭씨 4°C가 된다. 이후 호수 표면의 온도가 더 내려가면 얼음이 된다. 얼음은 섭씨 4°C의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호수 표면 위에 뜨게 된다. 이렇게 호수 표면이 얼게 되면 얼음 아래의 물은 차가운 공기와 만나지 않게 되므로 원래의 온도인 섭씨 4°C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호수 표면의 얼음 아래는 물의 온도가 섭씨 4°C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nbsp;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열이 전달되는 방식에는 전도, 대류, 복사가 있다. 물체를 통해 열이 직접 전달되는 것이 열의 전도다. 열의 전도가 일어나려면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즉 열의 전도는 주로 고체 상태의 물질에서 이루어진다. 액체나 기체에서 열이 전달되는 것을 대류라 한다.   &nbsp;  검은색은 태양에서 오는 빛을 잘 흡수하고 흰색은 잘 반사시킨다. 이런 이유에서 겨울에는 검검은색 옷을 많이 입고 여름에는 흰색 옷을 많이 입는 것이다. 고체는 부피가 일정하고 모양이 일정하다. 고체가 열에너지를 받게 되면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다. 이러한 상태를 액체라고 한다. 기체는 부피도 일정하지 않고 모양도 일정하지 않다. 물 1g을 증발시키기 위해서는 539cal의 열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기체는 열에너지를 받아서 달아나게 되므로 남아 있는 물질은 열에너지를 잃어버린 셈이 된다. 그래서 남아 있는 물질의 온도는 내려간다.   &nbsp;  증발은 액체가 열을 공급받아 기체가 되는 과정이다. 반대로 기체가 열을 빼앗겨 액체가 되는 과정을 응축이라 부른다. 구름이나 안개가 만들어지는 것도 응축 현상이다.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다른 공기 분자들과 충돌하여 열에너지를 잃고 차가워진다. 이때 차가워진 공기 속 수증기가 응축하여 액체인 물방울로 바뀌어 구름을 만든다. 응축 현상이 땅 근처에서 일어나면 안개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사실 알고 보면 안개와 구름은 같은 현상이다. 이산화탄소는 섭씨 영하 78°C에서 고체인 드라이아이스가 됩니다. 이것이 열을 받으면 액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된다. 기체 이산화탄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nbsp;  &nbsp;  열역학 제1 법칙은 에너지 보존법칙이다. 물질이 받은 에너지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로 바뀌지만 모든 에너지의 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닥에 있는 돌멩이가 저절로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 이런 일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원리가 바로 에너지 보존법칙이다. 바닥에 있는 돌멩이는 정지해 있으므로 운동 에너지가 0이고 바닥을 기준선으로 하면 위치 에너지 역시 0이다. 그러므로 돌멩이가 가진 에너지의 총합은 0이 된다.   &nbsp;  만일 이 물체가 저절로 위로 올라간다고 하면 바닥보다 위로 올라갔으므로 위치 에너지는 플러스가 된다. 그런데 전체 에너지가 0이었고 이것이 보존되니까 운동 에너지는 음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운동 에너지는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음수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돌멩이가 저절로 위로 올라가는 일은 절대 없다. 에너지가 보존된다고 했는데 그럼 왜 물체를 밀면 물체가 조금 움직이다 멈출까?   &nbsp;  물체를 밀면 물체는 운동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물체는 바닥과의 마찰 때문에 운동 에너지를 잃어버리면서 속력이 줄어들고 마지막에는 속력이 0이 되어 멈추게 된다. 그럼 이때 물체의 에너지는 사라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때 사라진 운동 에너지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로 바뀐 것이다. 물체와 바닥의 마찰에 의해 생긴 열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물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에너지 총합은 보존되고 다른 종류의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nbsp;  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바꿔주고, 전등은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전열기는 전기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발전기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열기관은 열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바꿔준다. 외부로부터 에너지의 공급 없이 물체가 저절로 움직이는 일은 없다.옛날 사람들은 외부 에너지의 도움 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관을 생각했다. 그것을 제1종 영구기관이라고 부른다. 물론 열역학 제1 법칙에 따르면 그런 기관은 만들 수 없다.   &nbsp;  엔트로피는 무엇으로 변하다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엔트로피에서 나온 말이다.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정도로 나타내는 양이다. 즉 무질서할수록 엔트로피가 크다고 말한다. 위로 올라간 공은 저절로 아래로 떨어진다. 물체는 위에서 아래로는 저절로 움직이지만 아래에서 위로는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다.   &nbsp;  자연에서의 어떤 과정은 한 방향으로만 진행이 되고 그 반대 방향으로의 과정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열역학 제2 법칙이다. 열역학 제2 법칙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법칙이다.&nbsp;<br>엔트로피가 점점 커져 최대가 될 때까지 반응이 이루어진다. 모든 열기관은 자신이 받은 열을 모두 일로 바꿀 수 없다. 이때 열기 관이 받은 열 즉 열기관이 한 일의 비율을 열기관의 효율이라고 부른다. 효율이 100%인 열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그런 기관이 있다면 그것은 열역학 제2 법칙에 위배된다. 그런 기간은 제2종 영구기관이라 부른다. 물론 그런 연구기관을 만들 수 없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7/92/cover150/895440399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79290</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페이퍼</category><title>좋은 과학책 특히 좋은 지구과학책을 기다리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6000</link><pubDate>Mon, 25 May 2026 13: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6000</guid><description><![CDATA[2020년부터 지질공원해설사 일을 했다. 2019년 말 발생한 COVID 19 때문에 근무 초부터 여러 모로 어려웠다. 해설사가 되기 위해 받은 교육은 퀄리티나 퀀티티 면에서 많이 부족했고 근무 이후 받은 교육도 그와 별 다를 바가 없었다. 대부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다. 몇 차례 현장 답사와 실내 교육을 받았지만 체계와 지속성 면에서 많이 아쉬운 일정이었다. 나의 경우 연천 해설사가 되기 전 3년의 서울 해설 경험이 있었고 비교적 과학책을 많이 읽어 나름의 자신감을 가졌다.   &nbsp;  2022년 말부터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 전공/ 일본 모(某) 대학 이학부(理學部) 박사 출신의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질문을 드리고 답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해설사가 된 지 6년이 된 지금 어느 정도 안정(安定)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안정이 안일(安逸)이 되지 않도록 늘 경계한다. 올해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읽기를 떨치고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아직 5월이 며칠 남았는데 현재까지 63권을 읽었다.(나는 서평을 쓴 것만 읽은 것으로 계산한다.) 4권 정도를 제외하고 전부 과학책이다.   &nbsp;  해설사가 되기 전과 후에 차이가 있다면 주로 의거하는 것은 과학책이나 되기 전은 여러 분야를 읽었고 지금은 지구과학 분야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올해는 물리학 책도 많이 읽었다. 원래 책을 많이 읽었지만 더욱 그러하게 된 것은 2025년 3월부터 더 칼럼니스트에 지구과학 글을 쓰게 되면서부터다. 특기할 만한 책은 많지만 전공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 두 권 있다. 존 맥피의 [이전 세계의 연대기],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다.   &nbsp;  제목만 보면 지구과학 책이라 짐작하기 어려운 이 책은 문인(文人)이 쓴 인상적인 지구과학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는 책이다. 인류의 역사나 지구의 기록된 역사를 아득히 초월하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지질학적 시간 규모를 뜻하는 깊은 시간이란 표현은 존 맥피의 표현이다. 그것을 헬렌 고든이 책 제목으로 쓴 것이다.   &nbsp;  올해 초 한 지질학 교수님께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에 나오는 구절에 대해 문의했다. 그 구절은 “영국을 남동에서 북서로 잇는 선(이스트앵글리아에서 하일랜드 서부로 이어지는 대각선)을 따라서 이동한다면 쌓인 지 얼마 안 되는 이스트앵글리아의 제4기 퇴적층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해서 런던 분지의 고제3기 점토, 노스다운스의 백악기 상부 백악, 코츠월드의 쥐라기 어란석, 페나인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트라이아스기의 사암, 레이크 지방의 오르도비스기와 실루리아기 암석들, 그램피언스 산맥의 캄브리아기 노두를 거쳐서 하일랜드 북서부와 헤브리디스 제도에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들에 이른다.”는 글이다.   &nbsp;  교수님을 통해 나는 저 글이 그 교수님의 대학원 시절 영어(지구과학 영어) 해석 시험 지문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게 많은 부분은 통한다. 나는 이 인상적인 구절을 접하며 육지가 아닌 바다에 대해 전하고 싶었다.&nbsp;판구조론이 보는 해양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며 지구 내부와 물질을 순환시키는 거대한 판(Plate)의 경계이자 무대다.&nbsp;우리는 이렇게 근원적인 개념으로 상상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도구는 책이다. 책은 최고의 스승이다. 가령 AI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도 좋은 질문을 하려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다.  &nbsp;  지난 번 알라딘의 나도 서점 주인 코너에서 나는 한 번역가에게 좋은 지구과학 책 많이 번역해달라고 부탁했다. 번역이 번역가가 홀로 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독기견서 여우고인(讀旣見書 如遇故人), 독미견서 여봉양우(讀未見書 如逢良友)란 구절이 있다.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를 만난 것과 같이 반갑고 아직 읽지 않은 새로운 책을 읽을 때는 좋은 친구를 처음 사귀는 것과 같이 설레고 기쁘다는 말이다. 이런 구절을 음미하는 5월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description></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남극이 북극보다 더 추운 이유는? - [스콧이 들려주는 남극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4922</link><pubDate>Sun, 24 May 2026 20: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49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230&TPaperId=172949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81/84/coveroff/895442023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230&TPaperId=172949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콧이 들려주는 남극 이야기</a><br/>좌용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09월<br/></td></tr></table><br/>북극에는 북극곰이 살고 남극에는 펭귄이 산다. 남극은 세계에서 가장 춥고 가장 높고 가장 거친 대륙이다. 전 세계 얼음의 90%가 남극에 있다. 남극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수천 km나 떨어져 있는 우리와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 남극대륙은 지구의 기후와 해양 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좁은 의미에서 남극은 남극대륙만을 가리킨다. 하지만 남극이라는 독특한 환경은 대륙 주변에 차가운 바다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지구에서 가장 차가운 바다를 남빙양이라 부른다.   &nbsp;  넓은 의미의 남극은 대륙과 그 주변의 남빙양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남빙양과 다른 바다들과의 울퉁불퉁한 경계 즉 남위 50°~ 60° 사이를 넘나드는 이곳을 남극수렴선이라 부른다. 남극대륙은 평균 고도가 약 2,30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이다. 남극대륙 땅은 얼음 아래 숨어 있다. 대륙의 많은 부분이 평균 2,160m 두께의 얼음에 눌려져 있다. 남극대륙이 높은 것은 땅이 높은 것이라기보다 땅 위에 쌓인 얼음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이 얼음들이 모두 녹는다면 남극의 땅은 위로 솟아오를 테지만 언제 그런 날이 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남극에는 3794m의 활화산인 에레버스산이 있다. 이 산 분화구에서는 액화된 금이 뿜어져 나온다.   &nbsp;  에드워드 아드리안 윌슨(1872~1912)은 스콧의 남극 탐험에 수석 과학자 및 의사로 참여한 인물이다. 1912년 남극점에 도달했으나 식량 부족과 혹독한 기온 때문에 귀환 도중 사망했다. 남극점을 정복하고 돌아오던 길에 윌슨은 부지런히 암석 시료를 모았다. 13kg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완전히 탈진하여 걸을 기운도 없던 때에도 윌슨은 그 시료들을 버리지 않았다. 이 숨진 대원들을 찾아낸 수색대에 의해 암석 시료들은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해졌다.   &nbsp;  윌슨이 수집한 시료들 가운데에는 고생대 페름기 식물인 글로솝테리스 화석이 있었다. 펭귄 루커리(Penguin Rookery)란 수천에서 수만 마리의 펭귄이 번식과 양육을 위해 함께 모여 생활하는 집단 서식지를 말한다. 허들링(huddling)이란 매서운 남극의 추위 속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 모이며 체온 유지를 위해 서로 빽빽하게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남극대륙이 지금처럼 눈과 얼음으로 덮이게 된 것은 남극대륙의 이동과 관계가 있다.   &nbsp;  남극대륙이 곤드와나 랜드에서 떨어지기 전에는 기후가 따뜻해서 많은 동식물들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남극대륙이 서서히 남쪽으로 움직여가면서 조금씩 날씨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추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극은 처음부터 얼음으로 덮여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오랜 옛날에는 남극에도 따뜻한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거의 대부분의 땅이 얼음으로 덮여버렸다.   &nbsp;  남극대륙이 곤드와나 랜드에서 거의 떨어졌을 무렵 남극대륙 주변에는 차가운 바닷물의 흐름이 남극대륙을 둘러싸게 되었다. 바닷물의 흐름을 해류라 하는데 해류에는 따뜻한 흐름과 차가운 흐름이 있다. 남극 주위를 빙 둘러싸는 남극순환해류는 세계에서 제일 차가운 해류다. 남극순환해류가 적도로부터 남쪽으로 내려가는 따뜻한 해류를 막으면서 남극대륙은 고립되었고 날씨는 매우 추워졌다.   &nbsp;  과학자들은 500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남극대륙의 기온이 내려갔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극 대륙은 이렇게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방으로 남게 되었다. 남극대륙의 98% 정도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다.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얼음의 두께는 평균 2160m이고 가장 두꺼운 곳은 4800m나 된다. 남극대륙의 얼음은 전 세계 얼음의 90%나 된다. 이 얼음을 모두 녹이면 세계의 바다 표면이 무려 70m 가량 올라가게 된다. 남극 대륙을 덮고 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를 빙상이라 부른다.   &nbsp;  남극의 빙상은 지구에서 가장 큰 얼음 덩어리이다. 얼음의 면적만 해도 한반도의 약 60배에 가깝다. 남극을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보면 동남극의 빙상은 대부분 육지를 덮고 있고 서남극의 빙상은 바다를 덮고 있다. 남극 주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눈이 되어 남극에 내린다. 이 눈은 솜털처럼 아주 가볍다. 밀도가 0.3g/cm³도 채 되지 않는다.   &nbsp;  눈이 계속해서 쌓이면 먼저 내린 눈은 위에 쌓인 눈에 의해 점점 압축된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남극 표면의 눈은 어느새 만년설이라는 좀더 단단한 눈이 된다. 그리고 이 만년설도 점점 더 단단하게 굳어서 결국에는 얼음이 된다. 이 얼음을 빙하 얼음이라고 한다. 남극은 오랜 기간 동안 쌓인 눈으로 말미암아 거의 대부분의 땅이 얼음으로 덮였다. 이 두꺼운 얼음이 빙상을 이루는 것이다.   &nbsp;  얼음은 고체처럼 보이지만 빙상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면 꿈꾸는 액체처럼 흐른다. 이 사실은 남극의 얼음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빙상이 새로운 눈이 내려 두꺼워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 작용에 의해 바다를 향해 흐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 같이 움직인다.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눈이 되어 남극에 내리고 눈은 얼음이 되어 빙상이 된다. 빙상은 다시 흐르고 흘러서 언젠가는 바다로 되돌아간다.   &nbsp;  빙상이 바다쪽으로 뻗게 되면 빙상의 아래는 땅이 아니라 바다와 접촉하게 된다. 두꺼운 얼음층이 바다 위에 떠 있게 되는데 이것을 빙붕이라 한다. 빙붕은 빙상에 붙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깨져나가기도 한다. 이때 바다를 돌아다니는 커다란 얼음의 산인 빙산이 생기는 것이다. 빙붕이 깨져 빙산이 생기는 것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nbsp;  남극대륙에만 얼음이 덮이는 것은 아니다. 겨울이 되면 남극 주변 바다가 얼게 된다. 그러면 바다가 얼음으로 덮이게 된다. 바다의 얼음을 해빙이라 한다. 남극대륙의 얼음은 눈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해빙은 소금기 있는 바닷물이 얼어 만들어진 것이다. 해빙은 비록 몇m 두께의 얼음에 불과하지만 바다와 대기 사이의 열교환을 감소시켜 남극은 더욱 차갑고 건조하게 만든다.   &nbsp;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춥고 가장 바람이 센 대륙이다. 두꺼운 빙상으로 덮여 있지만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다. 남극대륙 지방의 대부분은 1년 동안 내리는 눈의 양을 물로 계산해서 50mm도 되지 않기 때문에 기후로 말하면 사막 기후라고 할 수 있다. 빙하는 얼음이 흘러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말로 흐르고 있다. 땅 위에 얼음이 두껍게 쌓이면 얼음의 아래쪽은 위에서부터 내려 누르는 엄청난 힘을 받게 된다. 이 힘 때문에 얼음의 아래쪽은 비교적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땅은 경사져 있기 때문에 얼음의 아래쪽은 낮은 곳으로 흐르려고 한다. 빙하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nbsp;  빙상이 바다쪽으로 흐르게 되면 곳곳에 크고 작은 깨진 틈이 생긴다. 이 틈을 크랙 또는 크레바스라고 한다. 자동 오거(auger) 시료 채취기가 있다. 오거는 스크류 모양의 회전식 드릴 장치다. 빙상 위에 구멍을 내서 무엇을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구멍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려갔다 올라온 파이프에는 너무나도 투명하고 깨끗한 얼음기둥이 들어 있다. 이것을 얼음 시추 코어라고 한다.   &nbsp;  남극 빙상의 얼음은 쌓인 눈이 아주 단단하게 된 곳이다. 재밌는 것은 남극에 내린 눈이 얼음이 되더라도 눈 속에 느슨하게 들어 있던 공기방울은 그대로 얼음에 갇혀버린다는 것이다. 남극의 얼음 속에는 많은 공기방울이 들어 있다. 과학자들은 이 공기방울을 이용하여 남극의 기후를 연구한다. 얼음 속에 공기 방울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공기는 눈 내리던 당시 지구의 공기를 대표한다. 그래서 얼음을 통해 과거 지구의 공기를 알아 낼 수 있는 것이다.   &nbsp;  빙상에 공기방울이 갇히는 것과 용암에 공기방울이 갇히는 것은 차원이 같을까? 공기방울이 갇힌다는 물리적 차원은 같다. 하지만 그 메커니즘과 정보의 차원은 다르다. 빙하 얼음 속 공기방울은 대기 중에 있던 공기가 얼음이 얼어붙는 과정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것이다. 이 기포는 수십만 년 전 지구의 대기 성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타임캡슐이다. 용암 속 기포는 갇힌 것이 아니라 용암 내부에서 생성되어 팽창한 것이다.   &nbsp;  이 기포의 양과 형태는 마그마의 점성과 화산폭발의 격렬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남극 빙상의 얼음 안에는 최근 지구 대기의 오염물질도 같이 들어 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는 공기 중에 그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얼음에서 지구 대기의 오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남극의 얼음 중에는 보통의 공기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재와 유황 성분도 들어 있다. 화산이 폭발할 때 나온 것들이다.   &nbsp;  남극의 얼음에서 과거 지구 표면에서 폭발한 화산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남극에서 알 수 있는 지구 환경의 위기 사례로 오존층 파괴를 들 수 있다. 오존층은 지표에서 약 15km~ 50km 상공에 있다. 산소 원자 3개가 모여 만들어진 오존 분자가 있다. 이 오존이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강력하고 위험한 자외선을 막아준다. 오존층은 아주 얇다. 성층권에 퍼져있긴 해도 두께가 3mm에 불과하다.(이는 사람 무릎 연골 두께와 같다.)   &nbsp;  지구 내부의 막대 자석은 지구의 진짜 극과 약 11.5° 기울어져 있다. 신기하게도 남극에는 석탄이 묻혀 있다. 나뭇잎 화석도 있다. 이는 과거 남극에 아주 따뜻한 기후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남극이 따뜻했을 무렵 남극대륙은 바로 지금의 남극 자리에 있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륙들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계산한다. 지구상에는 많지는 않지만 움직이지 않는 고정점이 있다. 이를 열점이라 한다.   &nbsp;  남극 대륙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1년에 고작 1cm 정도 움직인다. 남극 주변 대륙들은 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남극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는 너무 춥기 때문이다. 비가 아니라 눈으로 내리지만 양이 그리 많지 않다. 눈의 양도 너무 적어서 남극은 사막으로 취급된다. 사막은 연간 강수량이 254mm보다 적은 곳을 말한다. 남극의 1년 강수량은 50mm 정도다. 사하라 사막보다 적다. 남극은 사막이어도 매우 춥기 때문에 증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nbsp;  쌓인 눈이 증발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두꺼운 얼음이 형성되는 것이다. 남극의 춥고 건조한 환경은 드라이 밸리라는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이 드라이 밸리는 마치 화성의 환경과 비슷하다고 해서 거기서 화성탐사를 위한 바이킹 계획을 시험하기도 했다. 드라이 밸리에는 최소한 200만 년 동안 눈이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극은 대부분 바다이기 때문에 남극보다 춥지 않다.   &nbsp;  북극이 바다가 두껍게 얼어버린다 해도 얼음 아래의 물은 북극의 온도는 남극보다는 높게 유지하게 한다. 바닷물은 대개 마이너스 2도에서 언다. 남극은 두꺼운 대륙 빙상으로 덮여 있다. 남극의 평균 고도는 2300m이고 가장 높은 곳은 4000m나 된다. 100m 올라가면 기온이 1도씩 떨어진다. 그래서 남극대륙은 평균적으로 얼어붙은 해안보다 23도나 낮은 기온이 된다. 남극대륙은 세계에서 가장 차가운 해류인 남극 순환류에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다. 남극 순환류는 적도로부터 남극대륙 쪽으로 흐르는 따뜻한 물을 차단시켜 남극을 더욱 차가운 곳으로 만든다.   &nbsp;  남극은 두꺼운 빙상의 무게만큼 지구를 내리누르고 있다. 그런데 빙상이 전부 녹으면 남극의 땅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육지로 솟아오를 것이다. 1만년에 500m 정도 솟아오를지 모른다. 남극에는 나무가 없다. 다만 남극 잔디를 포함해 두 종류의 꽃이 피는 식물이 남극 반도 지역에 있을 뿐이다.   &nbsp;  꽃이라 해도 너무 작아 확대경으로 보아야만 보일 정도다. 남극에 있는 대부분의 식물은 이끼류나 선태식물이다. 이끼류는 햇빛이 비치는 바위 표면 바로 아래 틈새에서 생장한다. 북극에는 에스키모라 불리는 이누이트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사냥을 하면서 살아가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북극의 원주민이다. 하지만 남극에는 원주민이 없다. 남극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연구를 위해 잠시 방문한 사람들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81/84/cover150/89544202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81843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나비 효과의 영향력은 단기 예보 영역에 묶인다고 말하는 기상학자 자가디시 슈클라 - [내일 날씨는 맑음 - 날씨의 장기 예측을 가능케 한 어느 기후학자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2593</link><pubDate>Sat, 23 May 2026 08: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925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550&TPaperId=172925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0/17/coveroff/k7321375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550&TPaperId=172925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일 날씨는 맑음 - 날씨의 장기 예측을 가능케 한 어느 기후학자 이야기</a><br/>자가디시 슈클라 지음, 노승영 옮김 / 반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기후 역학자인 자가디시 슈클라(Jagadish Shukla; 1944 - )의 [내일 날씨는 맑음]은 ‘10억 마리의 나비’라는 의미의 [A billion butterflies]가 원제인 책이다. 브라만 출신인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미국 유학 시절, 세계적 석학(碩學)들과의 만남과 과업 수행 등이 실감나게 그려진 이 책의 원제에 담긴 의미는 두 가지이다. 1) 계절예측 가설(나비효과에 대한 과학적 반박), 2)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인류의 연대 등이다.  &nbsp;  스스로 규모가 큰 대학이라 칭한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지구온난화를 가르치는 저자는 해마다 첫 강의 시간에 밤이 되면 왜 추워지는지 아는 사람 손 들어보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한 학생이 해가 져서 지구가 햇빛을 받지 못해 추워진다는 대답을 하자 저자는 불완전한 답이니 B를 주었다고 한다. 이 말에 학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저자는 아마 독자인 당신들도 그럴 것이라 말한다. 물론 나는 복사 냉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밤에 추운 것은 낮에는 태양이 지구 온도의 손실분을 상쇄시켜주지만 밤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nbsp;  이 일화에 나오는 답에는 저자가 가르치는 지구 온난화와도 관련된 의미가 들어 있다. 즉 지구가 해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복사 형태로 내보내는데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열을 가두어 지구온난화가 빚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몬순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몬순이란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일정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말한다. 그런데 본문에 나오듯 몬순강우는 해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저자는 자신이 몬순을 연구하게 된 것은 몬순으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어 고통받는 고향 사람들을 보고서였다.  &nbsp;  예측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자연현상인 몬순에 대해 저자는 날씨에 대한 이해는 원시적일지언정 날씨와의 관계는 친밀하고 깊고 유구하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날씨가 왜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지를 알아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0년에 지나지 않는다. 책에는 유명 과학자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 한 사람인 로버트 피츠로이는 다윈이 탄 비글호의 선장이었던 사람으로 최초로 날씨 예보를 했지만 부정확함에 비난을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이다.  &nbsp;  저자의 지도 교수는 유명한 줄 차니와 에드워드 로렌즈였다. 폰 노이만의 컴퓨터가 완성되어 날씨를 길고 정확하게 예측하게 됨에 따라 여러 대학으로부터 교수 임용 제의를 받은 차니는 자신을 보스턴으로 유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에드워드 로렌즈를 임용하는 것이라 답했다. 로렌즈는 초기조건에 대한 민감한 의존도를 제시한 학자다. 그 유명한 나비 효과가 그것이다. 두 교수는 성향이 정반대였다. 차니는 모든 연구가 가능하다고 보았고 로렌즈는 김칫국 마시지 말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nbsp;  저자는 자신이 이제껏 본 선생 중에서 로렌즈가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훌륭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한다. 모든 수업이 깨우침의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로렌즈는 말투가 단조로웠지만 모든 문장을 어찌나 유려하고 명징하게 구사하던지 공들여 다듬고 여러 번 연습한 대본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저자는 날마다 교실을 나설 때마다 그날 배운 모든 것과 자신이 몰랐던 모든 것에 얼떨떨하고 어리벙벙했다고 말한다.&nbsp;  &nbsp;  놀라운 사실은 로렌즈의 워싱턴 DC 강연 제목에는 원래 나비라는 말이 들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갈매기의 날갯짓 한 번이면 날씨의 경로를 영원히 바꾸기에 충분할 것이다라는 말이 원문이었다. 저자의 집 다이닝 룸에서 저자의 열세 살 난 딸 소니아가 로렌즈에게 카오스 이론에 대해 물었을 때 로렌즈는 다시 한 번 갈매기 날갯짓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런데 갈매기가 나비로 바뀌었다. 거기에는 사연이 있다. 로렌즈의 동료 과학자이자 워싱턴 DC 학회를 조직한 필립 메릴리스의 눈에 화면에 투사된 결과가 나비 모양으로 보였다. 메릴리스는 로렌즈와 상의하지 않고 갈매기에서 나비로 제목을 바꿨다.  &nbsp;  저자는 로렌즈 박사가 카오스와 예측 가능성에 대한 기념비적 논문을 발표한 지 40년 되는 2004년 4월 17일 로렌즈와의 통화에서 1960년대 카오스 연구가 너무 비관적이지는 않았는지, 기상 예측에 대한 그의 전망이 너무 암울하지 않았는지 은근슬쩍 물었다고 한다. 로렌즈는 잠시 침묵하더니 저자의 말에 수긍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 유명한 마나베 슈쿠로 아래에서 연구도 했다. 마나베 슈쿠로는 기후 모델링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일본 출신의 미국 기상학자이자 대기 과학자이다.  &nbsp;  저자에 의하면 마나베는 무시무시한 천재다. 저자는 지식의 토대를 쌓으면 어느 과학자라도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 말하지만 논문을 쓰려면 어느 주제를 고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점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논문 주제를 찾아 흥미로운 연구를 추구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 두 발로 서는 것이다. 기후 연구에서 문제는 비선형 관계다. 그것은 변수들이 서로 일정하거나 예측 가능하게 의존하지 않는 관계를 말한다. 가령 일을 많이 할수록 목적의식을 더 많이 느끼고 행복해지지만 문턱 값을 넘으면 행복이 급락하는 것과 같은 관계다.  &nbsp;  저자에 의하면 방정식을 선형화하려면 변수들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맞아떨어지도록 까다로운 수학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저자는 몇 시간 앞을 예측하는 것이 아닌 계절을 예측하겠다는 큰 목표를 가졌다. 평균 기후를 결정하는 것은 몇 가지이다. 가장 큰 요인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 지구가 태양을 향해 또는 태양으로부터 기울어진 각도, 대기 중 기체의 조성 등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 질량, 반지름 등은 더 중요한 요인이다.  &nbsp;  높은 산, 메마른 사막, 넓은 바다 같은 지리적 특징도 평균 기후를 결정하는 데 한몫한다. 대기와 해양이 너그러운 분배자 역할을 맡아 더운 열대지방에서 추운 극지방으로 에너지를 끊임없이 이동시키기 때문에 적도 지방은 점점 뜨거워지지 않고 극지방은 점점 차가워지지 않는다. 기상학자는 대기의 과정과 현상을 관찰하고 설명하며 하루하루의 날씨를 예측하는 반면 기후학자는 전체 기후계(대기권, 생물권, 빙권, 수권)를 관찰하고 설명하며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전망하기에 기후 학자는 기상학자이지만 기상학자가 반드시 기후 학자인 것은 아니다.  &nbsp;  저자는 열대 북대서양이 시원하면 브라질 북동부에 비가 내리고 열대 북대서양이 더우면 브라질 북동부가 가뭄에 시달린다는 아름다운 쌍극자 패턴을 발견했다. 저자는 바다에서 증발하는 물이 육지 강수의 원천이라는 통념이 수백 년간 이어졌지만 지표면 조건과 육지 증발이 연 평균 강수량의 무려 65%를 차지하므로 육지는 전지구적 물 순환의 필수 요소였다는 말을 한다. 알고 보니 육지는 날씨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만들어냈다. 이것이 이단에 가까운 발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152 페이지)  &nbsp;  저자는 나비효과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육지의 경계 조건을 토대로 계절 예측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한다. 결국 이는 지도교수인 에드워드 로렌즈의 이론에 반기를 드는 일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떤 상황에서는 나비효과의 예외가 있음을 지적하려는 것이었다. 저자의 이런 메시지가 담긴 강연을 들은 로렌즈는 "자네가 이런 연구를 하고 있는 줄 몰랐네. 아주 흥미로웠어."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nbsp;  요즘은 기상위성 사진 덕에 날씨 예보를 비교적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미래의 날씨는 예측하지 못한다. 다들 알다시피 일기예보는 복잡한 수학 모델에 의해 만들어지며 슈퍼컴퓨터가 수십억개의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이 방정식들은 대기의 초기조건을 정확하게 기술할 것을 요구하지만 초기조건이 어떻게 미래 날씨로 이어지는지를 한 장의 사진만으로 알아낼 수는 없다. 저자는 핵심적인 말을 한다. 위성이 제공하는 실제 데이터에서는 초기조건 자체를 직접 얻을 수조차 없다. 지구에서 방출되는 복사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다와 육지가 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모델들도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nbsp;  저자는 자연은 나름의 방법으로 과학자에게 겸손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이는 계절예측이 빗나간 뒤 한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유일하게 아는 사실은 기후계의 많은 요소가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아직 할 일이 많은 것이다. 저자는 카를로스 노브레 이야기를 한다. 저자에 의하면 저자와 카를로스 노블레는 처음으로 육지를 현실적으로 다루는 정교한 모델을 만든 사람들이다. 이는 영국의 기상학자 출신의 NASA의 우주비행사 피어스 셀러스(Piers Sellers; 1955-2016)의 단순 생물권 모델 덕분이었다. 이는 지표면의 식생과 대기 사이의 에너지, 물, 탄소 교환을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모형화한 지구 시스템 과학 최초의 현실적인 지표 모델을 말한다.  &nbsp;  저자는 10억 마리 나비 실험을 거행했다.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을 바꾸듯 모델의 초기 조건을 미세하게 바꿔 한 계절에 대해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10억 마리 나비의 날갯짓을 바꾸듯 초기 조건을 극단적으로 바꾼 모델을 동일한 해수면 온도에서 실행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대담한 추측은 삶에 대한 전반적 낙관주의와 자연이 그토록 많은 인류에게 그토록 잔인할 리 없다는 철학적 사상에 오로지 근거했다고 말한다.   &nbsp;  정리하면 한 마리의 나비 날개짓(국소적 미시 혼돈)은 2주 뒤 특정 지역의 폭풍을 일으키거나 막을 수 있으나 10억 마리의 나비가 동시에 날개짓을 한다면 이들의 미시적인 무작위적 요동은 서로 상쇄되거나 거대한 통계적 평균(거시적 추세) 속에 흡수된다는 의미다. 슈클라의 관점에서 나비 효과는 예측을 완전히 가로막는 절대적 장벽이 아니라 거시적인 경계 조건의 지배하에서 발생하는 통계적 노이즈(Noise)의 위상을 지닌다. 슈클라의 체계 안에서 나비 효과는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지만 그 영향력은 단기 예보 영역에 묶인다.  &nbsp;  저자의 논문은 '사이언스'에 '카오스 한가운데에서의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 in the Midst of Chaos)'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계절예측에 하도 익숙해져서 그것이 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다. 국립 기상청은 3개월 단위로 기온과 강수량 전망을 발표하고 해양대기 청도 같은 기간에 대한 가뭄 전망을 내놓는다. 저자에 의하면 열대지방에서 지표면 공기를 밀어 올려 폭풍을 일으키는 물리적 역학적 과정과 온대 지방에서 폭풍을 일으키는 과정은 다르다. 우리의 기상 예측 능력이 열대지방과 온대 지방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nbsp;  기후위기는 한편으로는 실존적 충격을 주었고 한편으로는 왜곡하고 부정하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저자는 신중한 편이어서 기후위기에 대한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위기를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다가 혹 틀리기라도 하면 과학은 오류라는 역공을 마주할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 하지만 저자도 말했듯 기후위기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후는 들어오는 태양에너지와 나가는 장파 복사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nbsp;  구름은 이 과정에서 이중의 역할을 한다. 태양 복사를 반사하여 지구를 냉각하기도 하고 지구 복사를 가두어 우주 공간으로 도망가지 못하게도 한다. 구름이 얼마나 높고 두꺼운지, 구름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구름 안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 물방울이 얼마나 큰지, 얼어서 결정이 된 물의 비율이 얼마인지 등 구름의 미시 물리학을 고려하면 더 복잡해진다. 이 모든 정보를 전 지구적 복합기후모델에 포함하는 것은 여전히 난제다.  &nbsp;  저자가 언급한 부분에는 기후 위기의 실상을 왜곡하고 부정하며 과학자들을 공격하는 미국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고향을 떠난 뒤로 보편 상수와 불편하는 물리법칙은 언제나 자신의 피난처였다고 말한다. 연구에 몸담은 기간 내내 카오스의 한가운데에서 예측 가능성을 찾은 것이 우연이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다.(325 페이지) 저자는 자신이 과학계에 몸담은 55년간 연구자들은 지구의 대기, 기후계, 날씨 패턴의 경이로운 면모를 거듭 거듭 발견했다고 말한다.  &nbsp;  해수 온도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극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우리 발 아래서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육지가 우리 머리에 떨어지는 비의 양을 좌우한다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한다. 2024년 미국 기상학회 총회에서 자가디시 슈클라 지구 시스템 예측 가능성 상의 첫 시상이 진행되었다. 저자는 80세 생일을 맞고서도 계속 가르치는 이유가 긍정적이고 똑똑한 학생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은 자신이 기후학자여서 미래를 비관하리라 예상하겠지만 자신은 학생들을 보면서 미래를 훨씬 낙관한다고 말한다.  &nbsp;  저자는 과학에 대한 이해, 이산화탄소로 가득한 공기를 뿜어내는 일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기술 등은 이루었었지만 과학에 귀 기울이고 기술을 받아들일 의지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마지막 세번째 조건이며 정치체제에 기생하는 기업의 탐욕이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를 구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을 몸소 받아들이고 행동을 선택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말한다.  &nbsp;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바는 바다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은 나에게 자가디시 슈클라의 [내일 날씨는 맑음]은 육지로의 전환을 이루게 한 책이라는 점이다. 물론 자가디시 슈클라에게 영향을 준 마나베 슈큐로의 [기후의 과학]도 읽었기에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마저 든다.&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0/17/cover150/k7321375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301704</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신비하고 새로운 남극의 사계, 남극의 기후, 지질 -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남극의 사계 -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7942</link><pubDate>Wed, 20 May 2026 18: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79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532477&TPaperId=172879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732/47/coveroff/k4825324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532477&TPaperId=172879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남극의 사계 -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a><br/>안인영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12월<br/></td></tr></table><br/>남극 해양생물학자의 책이다. 저자 안인영은 남극을 기후변화에 민감한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칭한다. 오랜 옛날 광부들은 탄광을 무너뜨릴 수 있는 독가스에 매우 민감한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갔다. 광부들이 카나리아가 노래를 부르다가 독가스 때문에 죽게 되면 철수한 데서 비롯된 말이 탄광의 카나리아란 말이다. 남극이 기후 변화에 민감한 곳이라는 뜻이라면 남극은 지구의 카나리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nbsp;  한반도의 62배에 달하는 남극대륙은 평균 2.1km 두께의 얼음으로 덮인 지구상 최대의 얼음 저장고다. 전 세계 얼음의 90%, 담수의 70%가 남극에 담겨 있다. 남극대륙을 덮고 있는 얼음은 쌓이고 쌓인 눈이 오랜 세월 다져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경사면을 따라서 계속 이동한다. 이를 빙하라 한다. 남극 얼음의 대부분이 빙하 형태로 존재한다.   &nbsp;  오늘날 남극 곳곳에서는 종자고사리, 삼엽충, 암모나이트, 공룡 화석들이 발견된다. 이들 화석의 존재로부터 우리는 과거 남극대륙이 지금보다는 훨씬 온난한 환경이었음을 알 수 있다. AI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남극에서 종자고사리, 암모나이트, 삼엽충, 공룡 등의 화석이 발견되는 것을 근거로 남극은 과거에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곳이었다고 하는데 따뜻했던 적도지방이 판운동으로 지금의 극지방인 남극으로 이동해간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가?"   &nbsp;  남극대륙은 과거에 적도 부근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다른 대륙들과 한 덩어리인 채 남반구에 위치했었고 대륙의 위치와는 무관하게 고생대, 중생대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높았던 때다. 따라서 당시 남극이 지금의 남극점 근처에 있었다 해도 얼음 대륙이 아닌 울창한 숲과 호수가 있는 따뜻한 환경이었다는 것이 AI가 제시한 답이다. 고생대나 중생대 지층에서는 따뜻한 기후에서만 서식하는 산호초, 악어, 거북, 대형 파충류 등의 화석이 극지방 근처에서도 발견되었다.   &nbsp;  고사리나 종려나무 화석 같은 열대, 아열대 식물 화석이 한반도를 비롯한 중위도와 고위도에서 발견되는 점도 증거다. 페름기(고생대 말), 쥐라기(중생대), 백악기(중생대)에는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높아 기온이 높았다. 생물체의 껍데기나 얼음 등에 남아 있는 산소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하면 당시의 바닷물 온도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공룡이 살던 중생대 백악기 등은 지금보다 평균 기온이 5~10도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nbsp;  당시 빙하의 흔적이 극지방을 포함한 전지구적으로 발견되지 않았고 무성한 숲과 사막이 넓게 분포했다는 점도 증거다. 남극대륙은 극점으로 온 이래 동토의 땅으로 변했고 육상생물은 거의 멸종했다. 이와 반대로 전 세계 바다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남빙양에는 미생물, 무척추동물, 어류, 펭귄, 고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극점으로 이동한 직후인 6500만년 전만 해도 바닷물의 온도가 섭씨 9~15도로 온화했다.   &nbsp;  이후 주변 대륙들이 떨어져 나가고 남극순환류가 형성되면서 대륙에는 얼음이 쌓이고 바닷물도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다. 이때 해양생물도 60~70% 멸종했으나 이후 큰 수온변화가 없어 생물이 충분히 적응, 진화할 수 있게 되었다. 남극대륙이 영하 90도까지 내려가는 것과 달리 바다는 최저 온도가 영하 1.8도이고 계절적 변동도 미미하다. 수온은 낮지만 변화는 거의 없어서 해양생물들은 각기 적응하며 진화해왔다.  &nbsp;  남극의 여름은 짧지만 모든 생물들은 이 기간을 최대한 이용해 먹고 새끼를 낳고 키운다. 보통 11월에 시작해 다음 해 2월 말까지가 남극의 여름이다. 남극에서 빙산을 볼 수 있다. 물 위로 드러난 부분이 5미터가 넘으면 빙산이라 한다. 남극은 온난화로 인한 빙하 후퇴, 해양 산성화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 해양 산성화는 석회질 껍질을 갖고 있는 조개, 성게, 산호, 불가사리 등 해저 무척추동물에게 큰 피해로 직결된다.   &nbsp;  규조류(硅藻類)는 이산화규소로 이루어진 단단하고 투명한 유리질 껍질을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광합성을 한다. 최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에서 영하의 남극 바닷속에서 문어가 살 수 있는 이유로 혈액 속의 높은 헤모시아닌(haemocyanin) 농도로 인해 저온에서 산소 공급을 잘 받는 것을 꼽았다.   &nbsp;  대표적인 동물성 플랑크톤인 크릴은 헤엄칠 때는 투명한데 죽어가면서 점점 붉은 색으로 변해간다. 이는 아스타잔틴이란 효소 때문이다. 크릴보다 작은 생물 중 크릴이 먹지 않는 것이 없고 크릴보다 큰 것 중 크릴을 먹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한다.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고리인 셈이다. 크릴은 아가미가 외부에 드러나 있고 새우는 가려져 있다.   &nbsp;  남극의 사계는 눈과 얼음으로 채워지지만 겨울은 특별하다. 겨울이 되면 바다까지 얼어붙는다. 남극에는 팩 아이스(pack ice)가 유명하다. 바닷물이 얼어서 된 해빙(海氷) 조각들이 바람과 해류에 밀려 빽빽하게 뭉쳐서 형성된 거대 얼음 지대다. 요지부동이던 팩 아이스도 블리자드가 세게 불면 균열이 생겨 일시적으로 열리는 등 역동적인 모습이 연출된다. 블리자드는 초속 14미터 이상의 강풍과 함께 저온에서 눈이 날려 시정(視程)이 150미터 이하로 감소하는 기상현상이다. 일종의 눈폭풍으로 일반적인 강풍과 달리 발원지의 기온이 낮아서 눈보라와 눈날림 현상이 동반된다. 겨울의 블리자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남극의 야생동물들에게는 먹잇감을 전해주는 기상현상이다.   &nbsp;  체감 온도(perceived temperature)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 미국의 남극 탐험가 폴 사이플(Paul Siple; 1908~1968)이다. 자신의 남극 탐험을 [남위 90도]라는 책으로 낸 인물이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남극에는 스노우페트럴, 자이언트 페트럴, 남극풀마갈매기, 알락풀마갈매기 등 여러 종류의 페트럴(Petrel)들이 있다. 물 위에서 사냥한 후 날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성경에 나오는 물 위에서 걸었다는 베드로 사도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nbsp;  스노우페트럴은 흰풀마갈매기라 하며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토착종이다. 저자는 남극의 3백(白)으로 얼음, 눈, 스노우페트럴을 꼽는다. 눈, 안개, 모래 먼지 등으로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변해 지평선이나 사물의 구분이 불가능해지고 방향감각과 시야를 완전히 잃는 경우를 화이트 아웃이라 한다. 화이트 아웃은 남극에서 일어나는 주요 기상 현상 중 하나다.   &nbsp;  남극의 빙하는 암석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상식의 돌과는 다르지만 암석으로 분류되는 근거가 몇 가지 있다. 1) 단일 광물성 변성암, 2) 끊임없는 변형과 흐름이다. 지질학에서 암석은 하나 이상의 광물이 뭉쳐 굳은 것을 말한다. 얼음을 구성하는 빙하 얼음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고체 광물이다. 빙하는 눈이 쌓인 뒤 엄청난 압력을 받아 다져 생성된다. 이것은 퇴적암의 생성 원리와 같다. 빙하는 생성 후에도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변성 작용을 거쳐 육지를 따라 서서히 이동한다.  &nbsp;  이런 이유로 극지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빙하를 융점에 아주 가까운 상태의 단일 광물 변성암으로 정의한다. 눈이 층층이 쌓여 엄청난 압력을 받으면 눈송이 사이의 공기가 빠져나가며 광물이 재결정된다. 이 과정이 변성암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동일하다. 다져진 얼음은 본래의 구조를 잃고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중력에 의해 천천히 흐르는 연성 변형을 일으킨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2732/47/cover150/k4825324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7324706</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바다를 향해 수렴되는 지질시대 이야기 - [과학공화국 지구법정 5 - 지질시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6185</link><pubDate>Tue, 19 May 2026 20: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61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13722&TPaperId=172861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2/36/coveroff/895441372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13722&TPaperId=172861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과학공화국 지구법정 5 - 지질시대</a><br/>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05월<br/></td></tr></table><br/><br>인간의 역사와 대비되는 지구의 역사를 의미할뿐이지만 지질시대란 말은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무게감 있고 지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지질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요즘 정완상 교수의 책을 요즘 많이 보게 된다. 열성적 저술 활동이 눈에 띈다. 자음과 모음사(社)의 과학 공화국 지구 법정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 [지질시대]란 이름으로 나온 지 19년만에 읽게 되었다. 구성은 과학의 이슈들을 법정에서 가린다는 컨셉을 하고 있다. 지구의 구성 성분부터 시작이다.   &nbsp;  지구의 어떤 구성 성분으로 인해 땅이 움직이는 것일까? 답은 지구 대부분을 구성하는 맨틀이다. 맨틀 가운데 물렁한 고체 부분인 연약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연약권 위에 떠 있다. 암석이 녹아서 흐르는 맨틀 위에 땅이 판자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지구의 일부이며 지구의 구성 성분 중 맨틀의 연약권과 붙어 있다.   &nbsp;  지구의 역사에서는 바다가 먼저 생겼다. 약 40억 년 전 지구의 온도가 점차 식으면서 화산 활동으로 뿜어져 나온 수증기가 엄청난 양의 비가 되어 수백만 년 동안 쏟아져 내렸고 이로 인해 원시 바다가 형성되었다. 바다가 형성된 이후 지각 변동과 마그마의 냉각, 고화(固化)로 대륙(육지) 지각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솟아오르며 최초의 육지가 되었다. 이 때문에 초기 지구는 거대한 물의 행성이었다.   &nbsp;  암석권, 연약권, 중간권에서 중간권은 지각과 핵 사이의 물질이란 의미이다. 판의 지각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지대를 변동대라고 한다. 이 지대에서는 화산작용과 지진 현상이 수반된다. 대표적인 지대가 환태평양 변동대와 알프스 히말라야 변동대 등이고 해저에는 중앙 해령대와 해구지대다. 이런 변동대에서는 화산작용과 지진 현상이 일어나며 습곡 산맥이 형성된다. 그러나 최근 학계 일각에서는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의 소규모판인 아무리아판(Amurian Plate)의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이 판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어 지진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nbsp;  역대 우리나라 주변의 지각 운동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일본이 하나로 붙어 있다가 약 2천만 년 전에 동해가 생겨나면서 떨어졌고 최근 1년에 1cm 가량 가까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는 동해의 해양 지각이 대륙 지각 밑으로 침강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강도가 높은 지진과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부 지대의 용암 대지는 철원/ 평강 용암대지와 신계/ 곡산 용암대지로 구분된다. 철원, 평강 용암대지는 신생대 제4기에 유동성이 강한 현무암의 열하(裂罅) 분출로 이루어진 용암대지다.   &nbsp;  지구의 모든 산이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산이 만들어지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1) 판의 충돌에 의한 습곡산맥, 2) 지각 변동에 의한 단층산(지각의 거대한 힘에 의해 암석층이 깨지면서 한쪽이 솟아오른 산), 3) 화산 활동에 의한 산 등이다. 분출된 용암이 매우 빨리 식을 때 그 안에 공기가 갇힌 상태로 굳은 돌을 부석(浮石)이라고 한다. 부석은 물에 뜨고 잘 부서진다. 부석은 색이 밝고 가볍고 스펀지처럼 구멍이 많고 물에 뜬다. 현무암은 어둡고 구멍이 비교적 적고 무겁고 물에 뜨지 않는다.   &nbsp;  화산지형에 많은 현무암은 이산화규소 함량이 적고 어두운 색을 띠며 철과 마그네슘이 비교적 풍부한 분출 화성암이다. 현무암은 칼크 알칼리 현무암과 알칼리 현무암으로 나뉜다. 두 현무암의 가장 큰 차이는 마그마가 형성되는 판의 위치와 물의 유무이다. 칼크 알칼리 현무암질 용암은 지배적인 유색 광물로 보통 휘석과 감람석을 포함한다. 알칼리 현무암은 해양 분지 내의 용암에 많고 산맥 지대의 용암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알칼리 현무암은 대륙 내부의 열점(Hot spot)이나 열곡대에서 생성된다. 나트륨과 칼륨 같은 알칼리 산화물 함량이 높다. 이산화규소가 부족하여 석영 대신 감람석이나 준장석 광물이 주로 나타난다. 칼크(칼슘)-알칼리 현무암은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대에서 생성된다. 마그마 생성 과정에서 물이 많이 공급되는 환경적 특성을 갖는다. 철과 마그네슘의 함량 변화가 산소 분압에 의해 독특하게 조절되며 분화가 진행될수록 알루미나 함량이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칼슘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나트륨 및 칼륨 같은 알칼리 금속의 비율이 낮은 마그마에서 생성된다. 사장석이 주로 정출된다. 섭입대에서 칼슘 비중이 높은 현무암이 생성되는 핵심 이유는 해양판에서 빠져나온 다량의 물이 맨틀의 용융점을 낮춰 탈수 용융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칼슘이 풍부한 광물(사장석 등)이 집중적으로 녹아 나오기 때문이다. 사장석에 칼슘이 많은 이유는 마그마가 분화할 때 칼슘이 나트륨보다 먼저 결정화되기 때문이다.   &nbsp;  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돼 한국에서 공룡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경북 의성에서 몇몇 단편적인 공룡 뼈가 발견돼 한반도에도 공룡이 살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1980년에는 그때까지 무심히 지나쳤던 이상한 퇴적 구조의 대부분이 공룡이 남긴 발자국 화석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현재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알려지고 있다. 경상도와 전라남도 일대에 분포하는 경상 누층군에서 많은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발자국 화석은 경상 누층군이 지층으로 드러난 곳을 잘 찾아보면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지역에서 산출되고 있다.   &nbsp;  흔히 발자국 화석은 나무나 풀로 덮이지 않은 해안가나 하천 바닥, 도로 개설을 위해 인위적으로 산을 깎은 곳에서 자주 발견된다. 경상 누층군은 지금의 경상도와 전라남도 일대에 주로 분포하는 전기와 중기 백악기 지층들로 바다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강과 호수의 퇴적물이 쌓여 이루어진 육성층이다. 때문에 육상 동물인 공룡이 화석으로 보존되기 위한 좋은 지질학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심해어는 몸속에 공기주머니가 없고 대신 물이 많이 들어 있다. 즉 부레가 없다. 이는 엄청난 수압을 견뎌내기 위해서이다. 그런 이유로 심해어들은 몸 밖의 수압과 몸 안의 수압이 평형을 이루어 터지지 않고 잘 살 수 있다.   &nbsp;  바다 속에서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고 염분 농도가 높은 물은 더 아래로 흘러들어 폭포를 만든다. 수심 4000m~6,000m의 바다 아래에는 육지의 대산맥과 같이 규모가 웅대한 지형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해저의 거대한 산 즉 해령이라고 한다. 지구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해령의 생성은 판구조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판구조론이란 지구의 가장 바깥쪽을 구성하는 지각과 맨틀의 상부가 몇 개의 판으로 나뉘고 그것들이 서로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해령은 맨틀에서 마그마가 지각을 뚫고 나와 판이 생성되는 곳이다.   &nbsp;  해령은 너비가 넓은 것도 있고 좁은 것도 있다. 이는 맨틀로부터 분출한 마그마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른 것이다. 해령에서 생성된 판은 양쪽으로 떨어져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해령의 축에 갈라지는 틈이 생기고 이 틈새로 맨틀에서 녹은 암석인 마그마가 다시 솟아올라 분출한다. 여기서 마그마는 식어서 굳고 새로운 판으로서 낡은 판에 붙어 양쪽으로 이동해 나간다. 이것은 바로 해양저 확대 현상이라고 한다. 결국 해령에서 판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해양저 확대 현상을 통하여 오래된 판은 점차 해령에서 멀리 밀려나가며 새로운 판이 다시 생성되는 것이다. 해령으로부터 멀리 이동한 오래된 판은 나중에 해구에서 침강한다.   &nbsp;  산호는 폴립이라는 작은 벌레가 만든다. 폴립은 바닷속에서 수억 마리가 모여 사는 데 몸이 아주 연약하다. 그래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탄산칼슘이라는 물질로 돌처럼 단단한 껍질을 만든다. 폴립이 죽고 단단한 껍질만 남는 것이 바로 산호다. 산호를 자르면 구멍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폴립이 있던 곳이다. 고래는 아가미가 없어 물속에서는 숨을 쉴 수 없지만 산소를 오랫동안 몸속에 지니고 있을 수는 있다. 그래서 조금씩 쓰던 산소가 부족해지면 물 위로 올라와 한꺼번에 숨을 몰아쉰다.  &nbsp;  지질시대를 주제로 한 책이지만 읽는 이의 입장에서 지구에 육지보다 먼저 생겼으며 육지보다 훨씬 오묘하고 신비한 바다를 중심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지질시대에 대해 알려면 판구조론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와 무관할 수 없는 한탄강 유역의 현무암이 칼크 알칼리 현무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는 내륙의 베개용암과 해양 지각과 그 아래의 상부 맨틀이 융기하여 지표면에 노출된 암석 덩어리인 오피올라이트의 한 부분인 베개용암을 비교하는 것과도 연관이 된다. 결국 나는 바다 특히 심해와 그 곳의 생명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2/36/cover150/895441372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23672</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화학자 라이너스 칼 폴링의 위대함을 음미하게 되는 책 - [폴링이 들려주는 화학 결합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2642</link><pubDate>Sun, 17 May 2026 22: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826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419&TPaperId=172826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78/68/coveroff/89544204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419&TPaperId=172826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폴링이 들려주는 화학 결합 이야기</a><br/>최미화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09월<br/></td></tr></table><br/>책 제목에 나오는 폴링은 라이너스 칼 폴링(1901-1994)을 말한다. 1954년 노벨 화학상과 196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화학자이다. 현대화학의 시조이자 반핵 운동가이다. 양자역학을 화학에 접목하여 현대 구조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화학자 중 한 명이다. 혼성 오비탈, 전기음성도, 공명 이론, 폴링 규칙, 단백질 구조 연구 등의 업적을 세웠다.   &nbsp;  핵반응 이외의 방법으로 원자가 쪼개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는 전자나 양성자가 아니라 원자다. 핵반응 이외의 방법으로 원자가 쪼개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입자들 사이의 결합 에너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원자의 세계는 나노의 세계다. 1나노미터는 1m를 10억 조각으로 나눈 길이를 말한다. 수소 원자의 지름은 0.1나노미터이다. 수소 원자 10의 24승 개의 질량은 1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nbsp;  이렇게 작고 가벼운 원자들이 만나 결합하면 분자 나라가 만들어진다.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령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를 불꽃 방전하면 물이 만들어진다.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가 결합하여 물 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를 불꽃 방전하는 것은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의 혼합물에 전기 스파크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물 분자는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졌지만 수소나 산소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갖는다.   &nbsp;  물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일을 화학반응이라고 한다. 화학반응은 화학 결합이 깨지거나 새로 만들어지면서 일어난다. 수소와 산소의 성질은 어디 가고 물의 성질이 만들어졌을까? 그 답은 바로 화학 결합에 있다. 원자 세계에서 분자 나라로 가려면 화학 결합이라는 문을 통과해야 한다. 화학 결합이란 원자들이 헤쳐 모여서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가지는 분자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nbsp;  분자 나라는 원자들이 결합해서 펼치는 새로운 세상이다. 원자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함에 따라 분자가 만들어진다. 원자들이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화학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자들의 밀고 당김을 통해 새로운 짝짓기를 할 때마다 새로운 분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몇 종류 되지 않는 원자로부터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렇게 많은 종류의 분자가 만들어지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nbsp;  지금까지 알려진 원소는 모두 110종이지만 그중 지구상에 흔하게 존재하는 원소는 40여 종 정도이고 그중에서도 사람의 몸은 겨우 10여 종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분자의 종류는 무려 3,700만 가지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원자들이 밀고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분자 나라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원자들이라도 몇 개가 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물질이 만들어진다. 겨우 수십 가지에 지나지 않는 원자들이 수없이 많은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이다.   &nbsp;  원자들이 겉으로는 모두 비슷하게 생겼지만 화학적 성질이 서로 다른 이유는 원자의 종류에 따라 원자가전자(原子價電子; valence electron)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원자들의 결합에서 원자가전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두 원자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면 원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원자가전자를 함께 나누어 쓰면서 서로 단단하게 달라붙는 경우가 있다.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가 결합하여 물 분자를 만드는 것도 바로 이 원자가전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nbsp;  화학에서는 두 원자가 원자가전자를 서로 나누어 쓰면서 친해지는 것을 공유 결합이라 하고 원자들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입자를 분자라고 부른다. 가장 간단한 수소는 약 150억 년 전에 빅뱅으로 인해 생겨났다. 그 후 다른 원소들도 차차 만들어졌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수십 가지 원소들은 빅뱅 이후 태양계가 만들어지는 시기에 걸쳐 만들어졌다. 화학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분자를 만들어내는 마술사다.   &nbsp;  눈으로 볼 수 없는 원자들을 결합시켜 분자를 만드는 일은 정말 신기한 마술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한 독성을 가진 수산화나트륨과 염산이 만나면서 독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저 짠맛이 나는 소금이 만들어지는 것은 화학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일이다. 소금이 물에 잘 녹는 이유는 전기를 띤 입자 즉 이온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을 이온화라고 부른다.  &nbsp;  소금처럼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이온 결정이라고 한다. 이온 결정은 양이온과 음이온 사이에 전기적인 인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물 분자도 전기를 띠고 있는 극성 분자이기 때문에 이온 결정 중에는 물에 녹는 것이 많다. 물에 잘 녹지 않는 이온 결정도 있다. 그런 것을 앙금이라 부른다. 앙금을 한자로 전분(澱粉)이라 한다. 이온 결정인 탄산칼슘은 물에 거의 녹지 않는 앙금이다.   &nbsp;  센물&lt;경수; 硬水&gt;을 끓여 보일러 용수로 사용하면 탄산칼슘이 물에 거의 녹지 않기 때문에 보일러 관에는 딱딱한 탄산칼슘 덩어리가 쌓이게 된다. 이것을 관석(罐石.罐; 두레박 관)이라 하는데 관석이 많아지면 보일러 관이 터지기도 한다. 경수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물이다. 주로 석회암 지대를 통과하는 지하수에서 많이 나타나며 세탁시 거품이 잘 나지 않고 비누 찌꺼기를 만드는 특징이 있다.   &nbsp;  탄산칼슘이 물에 잘 녹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온성 결합력(정전기적 인력)이 물과 결합하려는 힘(수화열; 水和熱)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물 분자는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가 서로 전자쌍을 나누어 가지는 결합으로 만들어진 분자다. 이때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 간에는 전자쌍을 잡아당기는 힘겨루기가 벌어진다. 산소 원자는 수소 원자보다 분자 내에서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더 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이 더 센 산소 원자 쪽으로 전자쌍이 조금 더 많이 끌려오게 된다.   &nbsp;  그 결과 산소 원자 쪽에는 음의 전기가 생기고 수소 원자 쪽에는 양의 전기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물 분자가 부분 전기를 띠는 이유다. 물 분자의 각도가 104.5도로 굽어 있는 것은 비공유 전자쌍의 반발력 때문이다. 물 분자에서 산소는 두 개의 수소와 전자를 공유하고 남은 4개의 전자(2쌍)를 가지고 있다. 이를 '비공유 전자쌍'이라고 한다. 공유 전자쌍보다 비공유 전자쌍이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며 반발력이 훨씬 세다.   &nbsp;  이 비공유 전자쌍들이 두 수소 원자를 아래쪽으로 강하게 밀어내기 때문에 일자형이 아닌 약 104.5도의 굽은 형태를 띠게 된다. 액체 상태인 물은 산소 원자 주위에 4개의 전자쌍이 정사면체 구조(109.5)를 이루려 한다. 산소가 가지는 2개의 비공유 전자쌍이 2개의 수소 원자(결합 전자쌍)를 강하게 밀어내기 때문에 결합각이 찌그러져 104.5의 굽은 형태를 띤다.   &nbsp;  물이 얼음이 되면 물 분자들은 단단하고 규칙적인 정사면체 그물망 구조(육각형 결정 구조)를 형성한다. 이때 산소 원자를 중심으로 다른 물 분자의 수소들이 결합하면서 가장 안정적이고 빈 공간이 넓은 정사면체 형태를 만들기 위해 결합각이 다시 원래의 이상적인 사면체 각도인 109.5도에 가깝게 펴진다. 이 과정에서 분자들 사이에 육각형의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며, 이로 인해 얼음의 부피가 액체일 때보다 약 9% 팽창하게 된다.   &nbsp;  물에 잘 녹지 않는 분자들은 모두 분자 내에 부분 전기를 띠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분자 모양은 대칭 구조다. 4염화탄소를 제외한 나머지 분자들은 모두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분자다. 벤젠, 플라스틱, 메테인, 프로판, 파라핀은 모두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져 있다.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분자를 탄화수소화합물이라고 한다. 탄화수소화합물에는 물에 녹지 않는 무극성분자가 많이 있다.   &nbsp;  물에 녹지 않는 물질들은 전류를 통하지 않는다. 물에 녹지 않으므로 이온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탄화수소 분자가 물에 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는 질소 원자를 포함한 탄화수소 분자다. 단백질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단백질도 있고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단백질도 있다. 원자 세계에서는 상대 원자에게 베풀면 원자 자신도 더 좋아하는 일이 일어난다. 원자들이 결합하여 분자 나라를 만들어가는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nbsp;  각각의 원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원자가전자를 상대 원자와 서로 나누어 가지면서 분자를 만든다. 이때 만들어진 분자는 각각의 원자들이 따로따로 있을 때보다 안정하다. 다시 말하면 각 원자들은 원자 상태로 있을 때보다 분자 내에서 더 안정한 전자 배치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원자들이 결합할 때 사용하는 결합 손의 수는 원자 종류에 따라 다르다. 수소 원자는 한 개의 손을 사용하고, 산소 원자는 두 개, 질소 원자는 세 개, 탄소 원자는 네 개의 손을 쓴다.   &nbsp;  원자들이 결합할 때 사용하는 손의 정체가 바로 원자가전자다. 원자가전자는 원자핵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전자들을 가리킨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들이 퍼져 있다. 그때 원자핵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전자는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을까? 수소 원자 속에서 돌아다니는 전자의 속도는 초속 2,000km가 넘는다. 수소 원자에는 전자가 한 개이며 그것이 바로 원자가전자다.   &nbsp;  헬륨 원자에는 원자가전자가 2개 있다. 전자가 3개인 리튬 원자에는 원자가전자가 1개 있다. 2개의 전자는 원자핵에 가깝게 있고 나머지 1개의 전자는 상대적으로 먼 곳에 있다. 그래서 리튬 원자에서는 원자가전자가 1개다. 원자가전자는 핵으로부터 멀리 있기 때문에 다른 전자에 비해 원자핵의 영향을 덜 받는다. 원자핵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원자가전자는 다른 전자보다 움직임이 자유롭다.   &nbsp;  경우에 따라서는 원자핵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나가 버리기도 하고 다른 원자가전자와 결합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원자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전자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원자핵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그 원자로부터 멀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자들이 결합할 때 전자를 내놓는 것은 자신의 전자를 잃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자를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다. 원자의 가장 바깥쪽에 있던 전자 즉 원자가전자가 다른 원자 쪽으로 쏠리면서 다른 원자로부터 나온 전자 역시 이쪽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nbsp;  전자 1개를 내놓고 전자 2개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각각의 원자를 보면 전자 식구가 늘어난 셈이다. 나눌수록 많아지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다. 전자를 함께 나누어 가지는 것이 바로 공유 결합이다. 원자마다 전자를 내놓으려는 성질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어떤 원자는 전자 내놓기를 아주 좋아하고 어떤 원자는 전자 내놓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거꾸로 말하면 어떤 원자는 다른 원자에 있는 전자를 적극적으로 끌어오려고 하고 어떤 원자는 전자 끌어오는 것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nbsp;  이런 차이 때문에 공유 결합에서 전자를 함께 나누는 정도에 차이가 생긴다. 분자가 극성을 띠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치다. 자연을 구성하는 원자의 세계에도 약육강식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큰 원자가 작은 원자를 잡아먹는다는 말은 아니다. 원자 세계의 약육강식이란 무엇을 비유하는 것일까? 원자는 항상 중성이다. 중성인 원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으면 이온이 된다.   &nbsp;  LNG라 부르는 연료의 주성분이 메테인이다. 상온에서 기체 상태의 분자인 메테인은 어떤 모양으로 하고 있을까? 메테인은 4개의 수소 원자와 1개의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다. 수소 원자와 탄소 원자 간의 공유 결합으로 만들어진 분자이다. 탄소와 수소 원자 간의 공유 전자쌍이 무려 4개다. 수소 분자 모형의 공유 전자쌍은 각 수소 원자의 핵으로부터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그러나 염화수소 분자처럼 서로 다른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는 그렇지 않다.   &nbsp;  수소 분자는 2개의 수소 원자 간에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가 같다. 그래서 공유 전자쌍은 두 수소 원자의 핵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다. 염화수소분자는 수소 원자의 원자가전자 1개와 염소 원자의 원자가전자 1개가 서로 짝을 짓는 것이다. 이때 공유 전자쌍은 염소 원자에 더 가까운 곳에 있는데 그 까닭은 염소 원자가 수소 원자보다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세기 때문이다. 이 힘을 전기음성도라 한다.   &nbsp;  공유 전자쌍으로 결합된 분자에는 극성을 띠는 것도 있고 띠지 않는 것도 있다. 수소 분자처럼 같은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는 공유 전자쌍이 두 수소 원자의 가운데 지점에 위치하며 일직선 모양을 이루기 때문에 극성을 띠지 않는다. 그러나 염화수소 분자나 물 분자처럼 다른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는 공유 전자쌍이 두 원자의 가운데 지점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음성도가 더 큰 원자 쪽으로 끌려간다.   &nbsp;  그 결과 공유 전자쌍이 더 많이 끌려간 원자 쪽에 음의 전하가 더 많이 분포하고 반대쪽 원자에는 상대적으로 음의 전하가 부족해진다. 그러니까 양전하가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원자 세계의 약육강식이란 바로 공유 전자쌍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원자 간의 힘겨루기라 할 수 있다.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가 공유 전자쌍으로 더 많이 끌어당기며 힘이 적은 원자는 공유 전자쌍을 뺏기게 되니까 말이다.   &nbsp;  극성이 없는 분자는 무극성 분자라 한다. 무극성 분자에는 수소 분자나 염소 분자처럼 같은 종류의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가 있는가 하면 메테인이나 벤젠처럼 원자의 종류는 다르지만 분자의 구조가 대칭을 이루기 때문에 극성을 띠지 않는 분자도 있다. 왜 그럴까? 분자구조가 대칭을 이루면 원자간의 공유 전자쌍이 균등하게 나누어지지 않더라도 분자 전체를 보면 극성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분자는 극성을 띠지 않게 되는 것이다.   &nbsp;  분자 내에 극성이 있으면 극성 분자라고 부른다. 극성 분자로는 물이나 염화수소 분자가 있다. 물 분자는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의 전기음성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산소 원자에 있는 비공유 전자쌍으로 인해 극성을 띤다. 물 분자의 모양은 대칭을 이루지 않는다. 정리하면 분자 모양이 대칭을 이루면 무극성 분자가 만들어지고 분자의 모양이 대칭을 이루지 않으면 극성을 띤다.   &nbsp;  극성 분자인 물은 전기를 띤 물체에 끌리고 무극성 분자인 벤젠은 전기를 띤 물체에 끌리지 않는다. 소금은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결합해 만들어진 염화나트륨이다. 인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나트륨과 염소가 합쳐져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게 바로 화학의 신비다. 소금 즉 염화나트륨은 나트륨과 염소로 이루어졌다. 하얀 소금 알갱이는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nbsp;  나트륨 원자는 전자를 하나 잃고 양이온이 되면 더욱 안정해지고 염소 원자는 반대로 전자를 하나 얻어 음이온이 되면 안정해지는 특성이 있다.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은 규칙적으로 쌓이는데 1개의 나트륨 이온을 6개의 염화 이온이 둘러싸고 있다. 또 1개의 염화 이온은 다시 6개의 나트륨 이온에 둘러싸이게 되고 이온들이 교대로 쌓이게 되니까 이온들은 서로 들러붙게 된다.   &nbsp;  소금은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이 교대로 단단하게 뭉쳐진 덩어리이기 때문에 매우 높은 온도에서도 분해되기 어렵다. 우리가 식탁에서 맛보는 소금 중에는 구운 소금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소금은 섭씨 800°C 이상으로 가열한 것인데 이런 온도에서 소금은 액체 상태가 되기는 하지만 나무처럼 타버리지는 않는다. 그 까닭은 바로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차곡차곡 쌓여 있어서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nbsp;  그래서 뜨겁게 녹인 소금을 다시 식히면 본래의 소금으로 돌아가 버릴뿐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 소금의 정체가 바로 구운 소금이다. 원자 세계에서 모든 원자들이 전자를 내놓으려고만 한다면 자연세계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원자들이 전자를 받으려고만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다. 원소 중에는 전자 내놓기를 좋아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전자 얻기를 좋아하는 것도 있다.   &nbsp;  주는 쪽이 있으면 받는 쪽이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자연 법칙이다. 나트륨처럼 전자 내놓기를 좋아하는 원소들을 금속 원소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금속에는 알루미늄, 철, 아연 등의 원소가 있다. 마그네슘이나 칼슘도 금속 원소다. 이들은 모두 전자를 내놓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와 반대로 염소 원자처럼 전자 받기를 좋아하는 원소를 비금속 원소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비금속 원소에는 산소, 질소 원소가 있다. 그 외에 플루오르, 황 등의 원소도 비금속 원소다.   &nbsp;  금속 원소와 비금속 원소가 양이온 음이온으로 이루어지는 결합을 이온 결합이라고 한다. 나트륨 원자, 염소 원자가 서로 전자를 주고받으면서 이온이 되고 이온 간에 전기적인 인력이 작용하여 서로 들러붙으면 결정이 만들어진다. 금속 원소와 비금속 원소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물질을 이온 결정이라 한다. 이온 결정을 화학식으로 나타낼 때는 이온의 전하를 생략하고 이온의 종류와 수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약속을 정했다.   &nbsp;  모든 이온 결정에서 이온들이 쌓이는 방법은 같을까? 아니다. 결정의 종류에 따라 이온이 쌓이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염화나트륨 결정과 염화 세슘 결정, 아연 결정에서 이온이 쌓여 있는 모형을 보면 결정마다 이온들이 쌓인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염화나트륨 같은 이온 결정은 이온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온 결합은 금속 원소에서 나온 전자가 비금속 원자로 가면서 일어나는 결합이다.   &nbsp;  전자를 내놓고 안정해지는 금속 원자와 전자를 얻어 안정해지는 비금속 원자는 이런 방법으로 결합한다. 물 분자는 전자쌍을 공유하는 결합으로 이루어진 분자다. 물 분자에 있는 산소 원자의 원자 껍질 전자와 수소 원자핵 원자 껍질이 서로 쌍을 이루면서 결합이 일어난다. 공유 결합이란 전자쌍을 함께 나누어 가지는 결합이다. 전자쌍이 나뉠 때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큰 원자 쪽으로 전자가 더 많이 끌려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원자 세계의 약육강식이다. 그 결과 공유 결합에서도 극성을 띠는 분자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nbsp;  구리에 비하면 철은 제련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녹는점이 청동이나 구리보다 훨씬 높은 섭씨 1,539도나 되기 때문이다. 기원전 1,400년쯤 사람들은 연철을 목탄 불속에 넣어 계속 가열하면서 망치로 두들기면 연철보다 훨씬 단단한 금속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강철이다. 강철은 철 표면에 목탄 가루가 흡수되어 철 표면에 새로운 조직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철기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3500년 전의 일이다.   &nbsp;  철기시대에는 철제 농기구를 사용하게 되어 농작물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농업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알루미늄은 1780년에 이르러서야 사용하게 된 금속이다. 금속 중에서 매장량이 가장 많은 알루미늄은 구리나 철보다 녹는점이 훨씬 낮다. 매장량도 많고 녹는점도 낮은데 왜 이렇게 최근에야 사용하게 되었을까? 알루미늄이 가장 최근에 사용된 까닭은 바로 알루미늄 금속의 반응성 때문이다. 반응성이 크다는 것은 다른 원소와 화합을 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루미늄은 자연 상태에서는 언제나 화합물의 형태로 발견된다. 보크사이트는 알루미늄을 함유한 화합물의 원광석이다. 보크사이트를 가열하여 녹인 후 전기분해를 해야만 알루미늄 금속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금속을 녹여 전기분해하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 알루미늄은 전혀 사용되지 못했던 것이다.   &nbsp;  오늘날의 인류는 여러 가지 합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원하는 성질을 가진 금속을 만들기 위해서 합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합금으로는 녹슬지 않는 강철인 스테인레스 스틸. 가볍게 견고해서 비행기 몸체를 만드는 데 쓰는 두랄루민 등이 있다. 자유전자는 금속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원자가전자를 가리킨다. 금속 원자가 모여 금속 결정을 이룰 때 원자핵에서 가장 먼 전자 껍질에 있는 전자가 떨어져나가게 되는데 이것이 자유전자다.   &nbsp;  자유전자는 금속 결정 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나트륨 금속을 예로 들면 나트륨 원자 당 한 개의 원자가전자가 떨어져 나오고 나트륨 양이온이 만들어진다. 양이온은 일정한 격자를 가지고 배열하는데 금속의 종류에 따라 배열된 모습이 다르다. 금속 양이온과 전자 사이에는 전기적 인력이 미치게 되는데 이 인력으로 금속 결정이 응집되는 것이다. 금속은 다이아몬드처럼 투명하게 빛나지 않는다. 금속은 빛을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불투명하게 빛난다. 이를 금속광택이라고 한다.   &nbsp;  알루미늄과 은은 광택이 많이 나는 금속이다. 이 금속들의 표면은 빛을 잘 반사하므로 거울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금속은 백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장식용 도금으로 많이 쓰인다. 금속의 광택은 금속의 전기가 잘 통하는 성질과 관계가 있다. 빛은 전자기파인데 주파수가 매우 큰 전자기파는 금속의 표면까지 만들어갈 수 있다. 즉 빛은 금속의 표피 두께보다 더 속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반사된다. 이 빛이 바로 금속의 광택이다.   &nbsp;  금속은 면심입방격자, 밀집입방격자, 체심입방격자라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공을 쌓아 올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면심입방격자이고 또 하나는 밀집입방격자다. 촘촘하게 늘어놓는 방법은 한 가지뿐인데 이 위에 공을 촘촘하고 빽빽하게 쌓는 방법도 한 가지뿐이다. 3층에 공을 쌓는 방법은 1층과 똑같은 위치에 쌓을 수도 있고 2층의 빈 곳에 쌓고 4층을 1층과 똑같이 쌓는 방법이 있다.   &nbsp;  앞의 방법을 육방쌓기라고 하며 밀집육방격자라고 부른다. 뒤의 방법을 입방쌓기라고 하며 면심입방격자라고 부른다. 체심입방격자는 입방체에 여덟 개의 모서리에 공이 있고 입방체의 중심에 공이 1개인 형태를 가리킨다. 금속은 아주 높은 온도나 낮은 온도에서 결정 구조가 바뀌는 일이 생긴다. 자유전자에 떠 있는 금속이온들이 원래의 배열을 지키지 못하고 위치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것을 금속의 변태라고 부른다.   &nbsp;  이제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원자는 양전하를 가진 원자핵 주변에 음전하를 가진 전자가 구름처럼 퍼져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원자의 크기는 대략 10나노미터 정도이고 원자핵의 크기는 원자의 1만분의 1 정도이며 전자 크기는 원자핵의 10만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원자 크기를 야구장에 비유하면 원자핵은 야구공 정도의 크기이고 전자는 개미 정도의 크기에 해당한다.   &nbsp;  전자처럼 작은 입자의 경우에는 입자가 어떤 길을 따라 돌아다니는지 알 수 없다. 너무 작은 입자가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전자가 어떤 모양으로 퍼져 있는가는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전자는 너무 작고 너무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고 어디에 존재할 확률이 높은가 즉 어떤 모양으로 퍼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전자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퍼져 있다. 전자가 퍼져 있는 모양 즉 전자가 분포하는 모양을 오비탈이라고 한다.   &nbsp;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비탈이라는 전자가 발견되는 공간 영역의 확률 함수를 풀어낸 것이다. 그래서 오비탈은 전자가 주로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오비탈은 전자가 구름처럼 퍼져 있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 속의 전자들은 모두 같은 모양으로 퍼져 있을까? 아니다. 전자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퍼져 있는 모양은 달라진다. 길쭉한 모양의 모이통에 모이를 줬을 때 닭들이 모여든 모양과 원 모양의 모이통에 모이를 줬을 때 닭들이 모여드는 모양은 서로 다르다. 모이통 모양에 따라 닭들이 모여드는 모양이 달라지는 것처럼 전자들도 에너지 상태에 따라 퍼져 있는 모양 즉 오비탈이 달라진다.   &nbsp;  오비탈에는 여러 가지 모양이 있다. 전자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오비탈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자핵에 가깝게 있는 전자는 에너지가 낮고 원자핵에서 멀리 있는 전자는 에너지가 높다. 에너지 상태가 서로 다른 전자들은 서로 다른 모양의 오비탈에 속해 있다. 오비탈은 전자가 사는 방에 비유할 수 있다. 전자가 사는 방 즉 오비탈은 재미있는 여러 가지 모양과 이름을 가지고 있다.   &nbsp;  즉 여러 가지 모양의 오비탈이 있다는 말이다. 공처럼 생긴 오비탈도 있고 아령처럼 생긴 오비탈도 있다. 클로버 잎처럼 생긴 오비탈, 심지어 도넛에 아령을 끼워놓은 것처럼 보이는 오비탈이 있다. 모양에 따라 오비탈의 이름도 모두 다르다. s오비탈은 공 모양으로 어느 방향에서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s오비탈은 한 가지 종류 밖에 없다. 즉 s오비탈에는 전자쌍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이 한 개 있다.   &nbsp;  p오비탈은 아령 모양과 비슷하다. p오비탈에는 서로 수직으로 만나는 세 개의 오비탈 즉 Px, Py, Pz 오비탈이 있다. 그래서 p오비탈에는 전자쌍이 들어가는 방이 3개다. d오비탈은 다섯 개의 오비탈이 있다. 즉 d오비탈은 전자쌍이 들어가는 방을 5개 가지고 있다. 오비탈의 모양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모양이 다르다는 것은 에너지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에너지 상태가 서로 다른 전자들이 서로 다른 모양의 오비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nbsp;  s, p, d 오비탈은 에너지 상태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같은 오비탈에서는 에너지 상태가 같다. 즉 p오비탈에 있는 3개의 오비탈은 서로 에너지가 같다. b오비탈에 있는 5개의 오비탈의 에너지도 서로 같다. 공유 결합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전자 구름들의 겹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원자에 다른 원자가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두 원자 내부의 전자 분포 즉 오비탈들이 서로 겹치면서 화학 결합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원자가전자들이 들어 있는 오비탈들이 겹치는 것이다.   &nbsp;  전자가 하나 밖에 없는 수소를 제외하면 모든 원소에서 1s의 전자는 결합에 참여하지 않고 바깥쪽에 분포하는 2s와 2p에 들어 있는 원자가전자들만이 화학 결합에 참여하게 된다. 원자핵에서 비교적 멀리 있기 때문에 원자핵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특히 2p오비탈들이 결합을 만들 때에는 서로 수직인 x, y, z 방향의 아령 모양이 되며 이것을 각각 2px오비탈, 2py오비탈, 2pz 오비탈이라고 부른다.   &nbsp;  오비탈을 전자가 사는 방으로 비유해보자. 전자는 규칙을 가지고 여러 가지 모양의 오비탈을 채워간다. 첫 번째 규칙은 각각의 오비탈에는 1개 혹은 2개의 전자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최대로 2개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1개의 방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들어갈 수 없듯 1개의 오비탈에는 여러 전자가 동시에 들어가지 못하고 오로지 1개 혹은 2개의 전자만이 동일한 오비탈에 들어갈 수 있다.   &nbsp;  예를 들면 1개의 전자를 가진 수소 원자에서 전자는 원자핵에 가까이 있는 1s오비탈을 차지하게 된다. 두 개의 전자를 가진 헬륨의 경우 전자 두 개는 모두 1s오비탈을 차지한다. 두 번째 규칙은 물이 낮은 곳에서부터 채워져 올라가듯 전자 역시 에너지가 낮은 오비탈부터 순서대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오비탈의 상대적 에너지를 보면 1s오비탈의 에너지가 가장 낮다. 그 다음으로는 2s오비탈, 2p오비탈, 3s오비탈, 3p오비탈, 4s오비탈, 3d오비탈 순서로 에너지가 높아지고 있다.   &nbsp;  s오비탈은 한 개의 오비탈뿐이지만 p오비탈에는 3개의 오비탈이 있고 b오비탈에는 5개의 오비탈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전자가 3개인 리튬 원자의 경우 1s오비탈에 2개의 전자가 들어가고 그 바깥쪽에 있는 2s오비탈에 1개의 전자가 들어간다. 하나의 오비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의 수는 2개까지라는 것은 잊으면 안 된다. 세 번째 규칙은 같은 크기의 에너지를 가진 오비탈에 전자가 채워질 때는 전자 1개씩을 각각의 오비탈에 고르게 배치하는 것이다. 즉 1개의 오비탈에 2개의 전자가 채워지고 나서 다른 오비탈에 전자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에너지의 오비탈에 균등하게 1개씩의 전자가 배치된 후 그래도 전자가 남아 있으면 각각의 오비탈의 전자가 1개씩 더 들어간다는 말이다.   &nbsp;  여섯 개의 전자를 가진 탄소의 경우에는 1s 오비탈에 두 개의 전자가 분포하고 그 바깥에 위치한 2s오비탈에 두 개의 전자가 들어간다. 남은 전자는 2개인데 이 나머지 2개의 전자는 2p오비탈에 각각 하나씩 들어간다. 2p오비탈은 모두 3개가 있는데 그중에서 2개의 오비탈에 전자가 각각 하나씩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규칙들은 모두 전자가 바닥 상태에 있을 때의 규칙이다. 바닥 상태란 각각의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상태 중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는 것을 가리킨다.   &nbsp;  바닥 상태의 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면 들뜬 상태로 올라가게 된다. 들뜬 상태의 전자는 영원히 그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보다 낮은 에너지 상태로 내려오게 된다. 이때 에너지 차(差)에 해당하는 빛을 내게 된다. 이 빛의 파장이 가시광선 영역일 경우 우리 눈에 색이 보이게 된다. 이것을 원소의 불꽃 반응 색이라고 한다. 원자보다 들뜬 상태로부터 그보다 낮은 에너지 상태로 떨어질 때 방출하는 에너지의 크기가 다르므로 불꽃 반응색은 원소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78/68/cover150/89544204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78688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법칙을 최초로 생각한 아낙시만드로스, 그의 과학하는 태도에 대하여 -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6878</link><pubDate>Thu, 14 May 2026 21: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68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7387&TPaperId=172768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7/1/coveroff/k5521373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7387&TPaperId=172768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과학하는 인간의 태도</a><br/>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카를로 로벨리(1956 ~ )는 양자중력(量子重力) 이론 연구에 매진하는 이탈리아의 이론물리학자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접점에 서서 연구하는 이론가라 할 수 있다. 대표작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통해 그는 양자물리학적이면서 철학적(실존적)인 관심과 지향성을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최신작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는 2017년 번역 출간된 [첫번째 과학자, 아낙시만드로스 - 과학적 사고의 탄생]의 개정판이다.   &nbsp;  이 책이 아낙시만드로스의 첫 번째 과학자로서의 면모에 집중했다면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는 과학과 비과학의 분별, 과학과 인문학의 접점 등에 초점을 둔 책이다. 물론 두 가지 이슈(1. 과학자로서의 면모. 2. 과학과 비과학의 분별, 과학과 인문학의 접점)는 수렴한다.   &nbsp;  그럼 저자가 정의하는 과학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1)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실성을 거부하는 태도를 지식탐구의 기초로 삼는 것, 2) 실제로 효과가 있는 개념을 창안하고 그것을 기존 지식의 일부로 통합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전체가 새로운 일관된 체계가 되었음을 이치에 맞게 설득하는 일, 3) 선대의 지식을 습득한 후 그들이 저지른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해 세상에 관한 이해를 증진하는 과정 등이다.    &nbsp;  아낙시만드로스는 누구인가? 기원전 610년 이오니아의 밀레토스에서 태어나 기원전 546년에 사망한 인물이다. 이오니아는 고대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인 아나톨리아(튀르키예) 서부 해안 지역으로 철학과 예술의 발상지라 할 수 있다. 밀레토스는 아나톨리아 반도 서부에 위치했던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다. 당연히 밀레토스와 아낙시만드로스를 연계시켜 말할 수 있다. 밀레토스는 흑해 인근 북부 주민들과의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곳인 이오니아의 도시들 가운데서 아니 그리스 전체에서도 가장 번영했던 곳이자 남쪽의 거대 문명과 가장 인접한 도시였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로마의 저술가 클라우디우스 아엘리아누스에 의하면 밀레토스의 식민 도시였던 암피폴리스의 총독을 지낸 인물이다.   &nbsp;  당시 그리스는 놀랍게도 땅이 우주 공간에서 떨어지지 않고 떠 있는 돌이라고 여기던 문명권이었다. 이런 그리스의 지적 태도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바로 이토록 혁명적인 세계관의 변화를 낳은 인물이다. 저자는 당시 밀레토스에 플라톤의 아카데미아,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 같은 학교가 있었는지 모르나 진정한 의미에서 학교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학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아낙시만드로스가 탈레스의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었음은 분명하다고 본다.   &nbsp;  이런 아낙시만드로스를 오늘날 의미에서 과학자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유한한 크기의 천체로 지구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어느 쪽으로 떨어져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지구는 다른 어떤 천체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 동기가 무엇이었건 그의 사상과 연구 결과가 현대적 의미의 과학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의 사상에는 현대 과학의 필수 요소가 빠져 있다. 예컨대 그의 사상에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며 그 수학적 원리를 규명한다는 개념이 없다. 이 개념은 아낙시만드로스 시대로부터 약 1세기가 지난 피타고라스 학파에 이르러 비로소 등장했다.   &nbsp;  그리고 수세기에 걸쳐 발전하다가 알렉산드리아에서 본격적 과학의 형태를 갖추었다. 그중에서도 수리 물리학의 기념비적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프톨레마이오스와 히파르코스의 천문학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물론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 주장한 탈레스의 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사람인 아낙시만드로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우리가 아는 한 최초로 자연주의 세계관을 제시한 인물이다.   &nbsp;  탈레스가 말한 물은 그저 물일 뿐이며 그가 생각한 바다는 신이 아니다. 아메리카 나바호족의 창조 설화를 통해서는 유일신의 이름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물이라는 구절을 만날 수 있고 구약 성경 창세기를 통해서는 하나님이 빛을 창조하기 전에 혼돈하고 공허한 땅,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는) 수면(水面)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nbsp;  아낙시만드로스가 설명한 세상의 역사에는 초자연적 존재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는 세상 만물을 불, 추위, 더위, 공기, 흙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으로 설명했다. 또한 설명의 대상도 태양, 별, 지구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자연주의적 관점이 기막히게 들어맞은 분야는 생명과 인간의 기원에 관한 통찰이다. 그는 생명의 기원이 바다에 있다고 생각했고 생물종의 진화가 기후 조건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명히 언급했다. 최초의 생명체는 바다에서 태어났고 지구의 대기가 건조해짐에 따라 육상으로 올라와 적응했다고 말했다.   &nbsp;  심지어는 어떤 생물이 진화해 최초의 인간이 되었는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다윈의 본격적 연구 이후에야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발전했다. 기원전 6세기에 아낙시만드로스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도 대기 현상의 원인을 자연에서 찾으려 한 그의 생각 자체가 이 세상에 과학이라는 분야를 탄생시켰다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더구나 아낙시만드로스의 설명이 모두 틀린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중에는 놀랍도록 정확한 내용이 더 많다.   &nbsp;  비는 실제로 지상의 물이 태양열에 힘입어 증발한 결과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진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지각의 균열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생명체는 바다에서 처음 탄생해 이후 육상에서 살아남도록 진화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도대체 어떻게 그 시대에 이 모든 사실을 알았을까? 어쩌면 그 비결은 단순히 기존 설명에 의문을 품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낙시만드로스보다 1세기 후에 밀레토스에서 활동한 헤카타이오스는 아낙시만드로스가 남긴 지도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해 그리스 최초의 역사가가 되었다.  &nbsp;  고대 사상사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공자와 맹자, 모세와 여호수아를 비롯한 선지자들, 예수와 바울, 부처와 교진여 등이 대표적이다. 책 전편이 흥미롭지만 특히 그런 부분은 이 부분이다.   &nbsp;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깊이 연구하고 발전시켰지만 스승의 주장을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바울은 모든 복음서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기독교의 이론적 기초를 세웠지만 예수의 말씀을 비판하거나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적은 없었다. 선지자들은 여호와와 그 백성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설명했으나 모세의 오류를 분석하는 언행은 일체 하지 않았다.(131 페이지) 오직 아낙시만드로스만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스승인 탈레스에 반대되게 물 없이 허공에 떠 있는 지구를 주장했고 지진이 일어나는 것도 지구를 떠받치는 바다가 흔들리기 때문이라는 스승 탈레스의 주장에 반해 지진은 대지가 갈라지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저자는 중국 문명이 수 세기 동안 여러 면에서 서양보다 우월했지만 스승을 비판하거나 의문시하지 않는 풍조 때문에 과학혁명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nbsp;  여담(餘談)이지만 바울이 예수의 메시지를 관념화시켰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들과 다른 저자의 지적(바울은 예수의 말씀을 비판하거나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다)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나는 저자의 지적에 공감한다. 한편 그러면서도 비판이나 의문 제기 없이 결이 다른 이론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란 궁금증이 든다.   &nbsp;  여담에서 본론으로 돌아와 아낙시만드로스가 스승 탈레스의 사상에 반(反)하는 내용을 세운 부분을 보자. 아낙시만드로스의 스승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이 물이고 그것이 광대한 바다이며 대지는 그 바다 위에 떠 있다고 봤다. 따라서 탈레스가 보기에 대지는 원반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낙시만드로스는 직감적으로 바다가 대지를 둘러싸며 떠받치고 있다는 탈레스의 가정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광대한 바다를 걷어낸 아낙시만드로스의 지구는 허공에 떠 있는 원통형 대지가 되었다. 과학 발전과정에서 핵심 단계는 지구가 원통형인지 구형인지가 아니라 그것이 허공에 떠 있는 유한한 천체라는 개념이 등장한 시점이다.   &nbsp;  지구는 원통도 아니고 구체도 아니다. 지구는 양쪽 극으로 갈수록 조금 납작해지는 타원체다. 정확히 말하면 남극이 북극보다 조금 더 납작하므로 타원체도 아니고 서양 배 모양에 가깝다. 지구가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허공에 떠 있는 돌멩이이고 우리 머리 위에 보이는 하늘이 발 아래에도 똑같이 있다는 개념이야말로 인류 사상사의 일대 도약이다. 이것이 아낙시만드로스의 업적이다.(92 페이지) 현대의 비과학 분야 학자 중에는 지구를 원통으로 본 아낙시만드로스의 우주관을 원시적이며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고 지구가 둥글다고 말한 피타고라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모델을 과학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꽤 많다.   &nbsp;  그러나 이런 판단이야말로 명백한 과학적 오류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은 인류가 지구를 허공에 떠 있는 유한한 천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대혁명이었다. 중국의 천문학이 무려 2천년간 이어져오면서 이런 혁명을 이뤄내지 못한 것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 반면 지구가 원통형이라고 생각하다가 알고 보니 구체였다고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변화는 단 한 세대만에 이루어졌다. 우주론은 위대한 혁명을 불러온 주인공이라는 칭호는 당연히 아낙시만드로스에게 돌아가야 한다.   &nbsp;  그런데 아낙시만드로스는 도대체 어떻게 땅 아래에도 하늘이 있다는 생각을 해냈을까? 지구가 허공에 떠 있다는 개념은 우리가 알던 기존의 법칙 즉 모든 사물은 아래로 떨어진다는 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른다. 지구를 떠받치는 것이 없다면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지구는 떨어지지 않는 것인가? 모든 별이 북극성을 축으로 한 바퀴 도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려면 지평선 아래에 허공이 존재해야 한다. 지구가 허공에 떠 있다는 개념은 별의 일주 운동과 완벽히 일치했기에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무거운 물체가 아래로 떨어진다는 기존 상식과는 충돌하는 개념이었다. 이 둘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것이 진정한 난제다.   &nbsp;  아낙시만드로스의 천재성은 지구는 왜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떠올렸다는데 있다. 그의 대답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천체에 관하여]에 실려 있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과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지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그 어떤 방향으로도 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상에 존재하는 물체들의 상대적 위치는 변하지 않지만 태양계의 차원에서 보면 그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정지와 운동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천체가 천구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각각 다른 거리의 우주 공간에 퍼져 있다고 본 최초의 인물이다.   &nbsp;  쿠푸리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우주라는 열린 공간을 창안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엄청난 사고의 도약이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지구가 있는 우주 대신 주변이 하늘로 둘러싸인 채 허공에 떠 있는 지구라는 우주를 제시했다.(106 페이지) 찰스 칸은 우리는 설사 저자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해도 지구의 위치에 관한 아낙시만드로스의 이론만으로 그를 합리적 자연과학의 창시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 철학자 칼 포퍼는 자신은 지구가 우주 공간에 떠 있다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생각이야말로 인류의 사상사에서 가장 대담하고 혁명적이며 선구적인 것이었다고 본다고 말한다.  &nbsp;  저자는 오늘날 아낙시만드로스의 사상이 과소평가되는 뿌리에는 과학과 인문학을 전혀 다른 것으로 보는 현대의 악습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를 뒷받침할 말을 플라톤의 [파이돈]을 통해 알 수 있다. [파이돈]은 지금껏 영혼의 불멸성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지구는 둥글다는 새로운 세계관을 역사상 처음으로 소개한 문헌이라는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이런 점이 간과된 것은 오늘날 과학과 인문학이 서로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nbsp;  아낙시만드로스는 아페이론을 만물의 근원으로 지목했다. 아페이론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한계가 없는 것(무한)이라는 뜻, 정해지지 않은 것(무규정)의 의미를 갖는 말이다. 아낙시만드로스가 아페이론이라는 단어를 통해 설명하려 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아페이론의 본질적 특징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물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물질이 다른 어떤 곳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것은 자연적이면서도 우리의 일상적 경험에는 속하지 않는 무언가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물질과 동일하지 않지만 그 물질들에 대해 상당히 통일적 원리로 기능하는 어떤 것의 존재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런 가정이 유용하다는 생각이야말로 아낙시만드로스 습관의 핵심이다.   &nbsp;  아낙시만드로스가 아페이론의 존재를 상상한 것은 이후 과학의 눈부신 성공을 예비한 바탕이 되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인식할 수도 없지만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의 존재를 상상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119 페이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데모크리스토스와 레우키포스가 원자를 상상하고 19세기 영국의 존 돌턴이 원자를 연구한 것은 모두 아낙시만드로스가 아페이론을 가정한 정신을 이어받은 결과였다. 그것은 모두 우리가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자연의 실체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통해 물질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다.   &nbsp;  다른 예로 패러데이가 현대 과학에 남긴 큰 공헌을 들 수 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전기와 자기 현상을 아우르는 통일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패러데이는 심층 실험을 통해 관련 현상을 연구한 결과 전자기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했다. 장(場)은 마치 어디에나 뻗쳐 있는 거미줄처럼 모든 공간을 채우는 실체다. 그것은 오늘날 과학자들이 패러데이의 역선(力線)이라고 부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루어져 있다.  &nbsp;  원자, 패러데이와 맥스웰의 전자기장, 아인슈타인의 휘어진 시공간, 가연성 물질에 존재한다고 여겨졌던 플로지스톤, 아리스토텔레스와 핸드릭 로렌츠의 에테르, 겔만의 쿼크, 파인만의 가상 입자, 슈뢰딩거의 양자역학에 등장하는 파동 함수, 현대 기초 물리학에서 우주의 바탕으로 가정하는 양자장 등은 모두 인간이 직접 인지할 수는 없지만 복잡한 현상을 일관된 논리로 설명하기 위해 가정하는 이론적 실체들이다. 이들은 아낙시만드로스가 아페이론에 부여한 것과 같은 역할과 기능을 담당한다.   &nbsp;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서양과학 전체가 겉으로 드러난 자연현상 뒤에 숨은 수학 법칙을 찾기 위해 아낙시만드로스, 피타고라스, 플라톤 등이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수학적 법칙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에 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법칙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생각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밀레토스의 아낙시만드로스일 가능성이 크다.(127 페이지)   &nbsp;  저자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 결정적인 과학 법칙이라는 개념은 사라졌다는 말로 자신의 주안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인슈타인과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법칙도 언젠가 한계에 다다르고 더 나은 법칙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아인슈타인과 하이젠베르크의 이론 사이에도 미묘하게 어긋나는 점이 있어 우주에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법칙을 확인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론 물리학자인 저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이 두 가지 이론을 통합하는 원리를 찾아내는 것이라 말한다.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것은 세계관을 바꾸는 것이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나온 후에도 뉴턴의 이론이 유용한 영역이 있다.   &nbsp;  저자는 과학을 우아하게 설명한다. 즉 과학이란 우리가 너무 무지하고 수많은 오류를 안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학문으로 그것은 우리의 무지와 호기심에서 태어나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도전하지만 사실에 입각한 증명이나 합리적 비판과 분석 앞에서 우리는 무릎을 꿇는다. 과학은 더 멀리 보는 일이다. 과학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그보다 앞서는 관점에 있다. 새로운 과학 이론은 과학자의 상상력에 힘입어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기존의 지식이 조금씩 수정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nbsp;  완전히 새로운 개념 구조를 무(無)에서 창조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자기 생각을 결코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연히 얻은 개념 구조 속에서 생각한다. 생각은 그 대상인 현실과 부딪히고 맞서면서 점점 변화한다. 과학을 믿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확실한 진실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답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새로운 답이 나오면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 즉 과학적 사고는 언제든 배울 준비가 된 마음가짐이다.   &nbsp;  저자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스승 탈레스에 대해 한 존중과 비판의 관계를 논한다. 그것은 모순 없는 태도다. 우리는 동료 시민에게서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만 필요하다면 그들을 비판할 준비도 되어 있다. 관건은 무조건 거부도 무조건 수용도 아닌 우리의 이성을 사용해 대립과 대화, 판단을 엮어 내는 일이다.   &nbsp;  짐작했겠지만 아낙시만드로스는 명시적으로 신(神)을 언급하지 않았다. 언급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신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했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기독교를 믿는 나는 신을 입에 올리는 또는 찾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자연과학에 대해 말하거나 글을 쓸 때 신을 위한 공간은 없기 때문이다. 신앙과 학문을 통합할 수 있을까? 충분히 읽지 못한 탓이겠지만 그 통합 작업을 한 책을 보며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접한 바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nbsp;  저자는 그저 인간의 상상력에서 나온 존재가 아니라 인류의 인지적, 사회적, 심리적 경험을 체계화하는 어떤 본질의 상징인지도 모르는 신이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주장과 정반대되는 이것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직 모른다고 말한다. 중요한 점은 저자가 마음은 무엇일까?라고 묻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가 말했듯 생각은 이 세상에서 길을 찾는 가장 좋은 도구다.(251 페이지)   &nbsp;  저자는 속이 텅 빈 진실 안에 숨든 지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하든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크 모노가 [우연과 필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 말(왕국을 선택하느냐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달려 있다)을 연상하게 한다. 카를로 로벨리의 말은 자크 모노의 말과 비교할 수 없이 따뜻하다. 가령 그런 점은 “우리의 지식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허공에 떠 있다. 우리가 알던 지식이 금세 뒤바뀌고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삶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소중해진다.”는 저자의 결론격의 말이 있기에 더욱 확실해진다.   &nbsp;  철학자 이정우 교수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제시한 아페이론을 사유의 수준이 갑자기 현저하게 높아진 것이라 설명하며 관건은 어떤 존재론적 가설을 던짐으로써 현실을 넘어갔다면 이제 현실로 다시 내려와 그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라 말한다.([세계철학사 1] 70, 72 페이지) 이는 나도&nbsp;늘 생각하는 내용이다. 자연과학에 몰입하느라 그간 잊고 있었던 인문학 특히 철학 그라운드로 복귀해야 함을 느낀다. 저자도 인용(“종교는 지성의 파괴적 힘에 맞서는 사회의 방패“)한 앙리 베르그송은 커진 육체는 영혼의 보충을 기다린다는 말을 했다. 육체와 영혼이 함께 가야 하듯 신앙과 학문,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함께 해야 할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7/1/cover150/k5521373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70136</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지구가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의 과정을 전해주는 책 - [지구환경의 변천 - 빅뱅에서 인류까지의 지구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6539</link><pubDate>Thu, 14 May 2026 17: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65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446168&TPaperId=172765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66/87/coveroff/89704461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446168&TPaperId=172765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구환경의 변천 - 빅뱅에서 인류까지의 지구 이야기</a><br/>월러스 S. 브로커 지음, 원종관 옮김 / 전파과학사 / 2023년 07월<br/></td></tr></table><br/>월리스 브로커(Wallace Broecker; 1931~2019)는 물리학 박사이자 지질학 박사이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쓴 목적이 과학의 흐름이 결코 정적(靜的)인 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데 있다고 말한다. 과학 연구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변화해가는 연쇄이며 모든 관측이나 가설은 마침내 논쟁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더해져 간다는 것이다. 책(원서)이 나온 해는 1985년이고 우리나라에 번역된 해는 1996년이고 개정판이 나온 해는 2023년이다. 그런데 태양계에 행성이 9개 있다는 말이 나온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에서 강등된 2006년 이후의 개정인데 그 점을 반영해 8개 있다고 하지 않은 것이다.   &nbsp;  대폭발 가설의 방증(傍證)이란 장(章), 대폭발의 흔적이란 장(章)이 있다. 대폭발의 잔상(殘像), 대폭발의 잔열(殘熱)이란 말도 가능하리라. 우주배경복사를 말한다. 우주 가운데서 지구나 지구형 행성은 화학적으로는 이단자라는 말이 흥미롭다. 지구를 만들고 있는 주된 원소는 철, 마그네슘, 규소, 산소이다. 이에 비해 항성은 거의 수소와 헬륨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이단자라는 말이 나왔을 테다. 저자는 최초로 다루어야 할 문제로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가 어떻게 생성되어 왔는가, 또한 어떻게 암석질의 행성으로 굳어져 갔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한다.   &nbsp;  이는 행성의 생물이 살 수 있는 불가결한 조건이 딱딱한 표면을 갖는 것이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화학의 대상이 되는 반응은 두 개 이상의 원자가 전자를 서로 가르는 것에 관계되어 일어난다. 전자의 공유에 의해 원자는 서로 결합해 화합물이 된다. 그러나 화학반응과 더불어 변하는 것은 전자의 궤도 뿐이며 원자핵은 원래대로다.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에는 열이 관계된다. 핵반응을 일으키는 데도 보통은 이런 열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큰 열이 필요하다. 우주의 어딘가에 연금술이 행해지고 있다면 별의 중심부 일 수밖에 없다.   &nbsp;  물리학에는 우주 창성(昌盛)의 초기에 일어난 충돌 사건의 여러 가지 모델이 있다. 계산에 의하면 우주물질의 약 24%가 헬륨 4이다. 76%는 태초의 중성자가 붕괴한 채의 양성자다. 이 비율은 지금 우주의 여러 곳에서 보이는 갓 태어난 별의 헬륨 비율과 일치한다. 대폭발 가설을 지지하는 사실이 여기에도 있다. 수로 말하면 수소 원자 1000개 대 헬륨 4가 60개다. 헬륨은 수소의 네 배의 무게를 갖기 때문에 질량으로는 24%다.(60×4/ 1000= 240/1000; 24%)   &nbsp;  온도는 분자 운동의 척도다. 두 개의 양성자가 충돌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는 온도로 고치면 약 2천만도에 해당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말할 수 있듯 열을 생성하는 반응에서는 성분 원자의 질량 감소가 일어난다. 잃는 질량이 열로 바뀐다. 헬륨 원자의 무게는 수소 원자 4개의 합보다 적지만 확실히 가벼워진다. 헬륨핵은 양성자 두 개를 포함하고 핵끼리의 전기 척력은 수소끼리의 네 배의 크기이기 때문에 수소에 비해 훨씬 높은 온도에서도 타지 않는다.   &nbsp;  한번 그 온도의 문턱을 넘으면 헬륨핵은 탄소핵이 된다. 헬륨 4가 3개 모여 탄소 12가 되는 것이다. 탄소 원자의 질량은 헬륨 원자 3개의 합보다 작고 감소분은 열이 된다. 타기 시작한 핵의 불꽃은 별의 수축을 멈추게 하고 별은 다시 안정 상태가 된다. 같은 방법으로 산소 원자도 만들어진다. 여기서는 4개의 헬륨 4가 모여서 산소 16이 된다. 최대급의 별에서는 이와 같이 연료 결핍, 재수축, 내부의 온도 상승, 타기 어려운 원자핵의 발화(發火)의 반복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일어난다.   &nbsp;  이를테면 탄소는 또다시 타서 마그네슘이 된다. 원자핵이 합체될 때마다 얼마 안 되는 질량이 없어지고 그 대신 열이 생긴다. 단계를 밟는 성장은 철까지 계속된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고 더욱 앞으로 진행할 수 없다. 이 이후는 합체할 때 오히려 열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보다 무거운 원자핵의 질량은 합체해야 할 총질량보다도 조금 크다. 따라서 별의 핵융합 회로가 합성하는 원소는 헬륨으로부터 철까지 한정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산소나 마그네슘, 규소도 포함되어 있다.   &nbsp;  생성된 원소에 별의 중심부로부터 밖으로 나오는 길이 있으면 지구형 행성을 만드는 재료를 얻을 수 있다. 작은 별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과 달리 질량이 큰 별은 격한 종말을 맞는다. 핵연료가 모두 없어지면 파국적인 별의 붕괴가 시작된다. 이미 꺼져버린 불꽃은 태울 수 없게 되고 붕괴는 폭축(爆縮)으로 진행되어 별은 산산이 부서져 그때까지의 생성 물질을 주위의 공간으로 흩뿌리게 된다. 이 폭축 현상을 초신성(超新星)이라 한다. 초신성 현상에 수반하는 원자핵 반응에 의해 철보다 무거운 원소군이 생성된다.   &nbsp;  태양은 우주에서 최초로 생긴 항성이 아니다. 최초의 항성은 수소와 헬륨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태양은 후에 태어났으며 그 원소 조성(組成)은 태양에 앞서 태어나서 사라져간 무수한 적색 거성의 폭발 생성물 조성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의 탄생에 앞서 은하계 형성은 두말할 것 없이 막대한 수의 적색 거성의 탄생과 소멸이 있었다. 콘드라이트를 함유하는 운석이 태양계의 역사 40억 년을 통해서 한 번도 녹은 적이 없는데 비해 행성을 만들고 있는 물질의 대부분은 분명히 한번 또는 여러 번 녹았다.   &nbsp;  지구형의 행성에서는 그때 화학 조성이 다른 여러 개 층으로 나뉘어졌다. 그것은 지구 표면의 지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성 물질을 여러 층으로 분리시킨 주된 힘은 금속 철과 규산염 사이의 큰 밀도 차이에 의한 것이다. 돌은 해저에 잠기고 기름은 수면으로 떠오르듯 행성의 금속 철은 지구 중심에 모이게 된다. 원시 행성이 형성될 때 내부가 녹으면서 밀도가 높은 금속 철(nickel-iron)은 중심부로 가라앉았고 밀도가 낮은 규산염은 표면 위로 떠올라 층을 이뤘다.   &nbsp;  이러한 분리가 일어나려면 행성 내부가 녹는 것이 필수였다. 주로 운석 충돌에 의한 운동 에너지, 방사성 원소의 붕괴열, 중력 압축열이 내부 온도를 높여 금속을 융해시켰다. 이 과정으로 인해 금속핵(Core)과 규산염 맨틀(Mantle) 및 지각(Crust)이 구분되는 내부 구조가 형성되었다. 천체가 차가운 기간에는 나누는 힘이 있어도 변화는 일어나지 않지만 천체가 녹으면 바로 분리되기 시작한다. 콘드라이트를 함유하는 운석이 만약 완전히 녹았다면 콘드룰(Chondrule)이라 불리는 작은 구형 알갱이 조직이 사라졌을 것이다. 이 조직이 온전히 남아있다는 것은 녹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nbsp;  지구의 맨틀은 주로 마그네슘과 철이 풍부한 규산염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전체 부피의 약 82%를 차지하며 지각 아래에서 핵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암석층이다. 감람석(Olivine)과 휘석(Pyroxene) 같은 고온의 규산염 광물이 주를 이룬다. 감람석과 휘석은 주로 염기성 및 초염기성 암석(현무암, 감람암 등)에서 함께 발견되는 주요 조암(造巖)광물이다. 마그마의 결정 분별 작용 과정에서 감람석이 먼저 정출(晶出)된 후 마그마와 반응하여 휘석을 형성하는 연속적인 관계를 갖는다.   &nbsp;  둘 다 마그네슘과 철을 풍부하게 함유한 규산염 광물이다. 일반적으로 감람석과 석영은 마그마 내 규소량 차이 때문에 동일한 암석에서 동시에 발견되지 않는다. 지구 전체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철(Fe)과 마그네슘(Mg)을 합한 원자수는 규소(Si) 원자수의 약 두 배와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행성의 탄생에 관해서 여러 생각이 있듯 중심핵의 생성과정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한편에서는 지구는 처음부터 층으로 나누어져 성장하여 먼저 금속 철이 모이고 그 주위에 산화물(주로 산소와 결합한 규산염 물질)이 쌓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nbsp;  한편에서는 금속과 산화물이 서로 뒤섞인 후 두 층으로 나뉘어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가 보편적인 생각이다. 이 경우 갓 태어난 지구는 금속 철과 규산염 광물과 같은 혼합물이었기 때문에 철은 뒤늦게 녹았을 것이다. 녹지 않았다면 철만 중심에 모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지구를 녹인 열은 어디서 왔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성운 물질이 지구에 내려 쌓였을 때 해방된 중력에너지이며 다른 하나는 행성 물질 중에 함유되어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에 따라 생기는 열에너지다.   &nbsp;  대륙 지각과 해양 지각의 두께가 크게 다른 것은 그들의 생성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양지각의 두께는 맨틀 대류가 상승하는 가장자리에 나오는 액체의 양에 따라 다르다. 그곳에서는 지판이 두 개로 나뉘어가기 때문에 생기는 틈을 깊이 5km에 걸쳐서 채울 정도의 액체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해양 지각은 5km 두께다. 화강암을 만드는 성분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칼륨이다. 화강암의 칼륨은 맨틀 물질의 160배에 달한다. 현재 지구 전체 칼륨의 약 반은 대륙 지각에 모여 있다.   &nbsp;  바다의 현무암은 칼륨을 0.1%밖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대륙 지각에서의 칼륨의 비율은 평균 1%이다. 소행성의 먼지가 지구의 지각 물질에 비해 대량의 이리듐을 포함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금속 철에 대한 친화성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지구에 이르면 거의 전부 중심핵 안으로 들어가 지각에는 거의 없다. 적당한 양의 물이 있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다음의 네 가지다. 1) 바다가 생기기에 충분한 물을 행성이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2) 행성의 내부 깊숙이 머물지 않고 표면에 나와 있어야 한다. 3) 증발해도 공간에서 잃어버릴 수 없어야 한다. 4) 대부분 액체로 있어야 한다 등이다.   &nbsp;  지구는 흑체(黑體)가 아니다. 구름이나 빙모나 사막이 지표에 입사하는 태양광의 상당 부분을 공간으로 반사하고 있다. 반사광은 지표를 따뜻하게 하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만이 흑체와의 차이라면 지표의 평균 온도는 영하 20°C가 될 것이다. 그런데 지구의 대기에는 세 개 이상의 원자가 결합해서 생긴 분자가 있다. 이 종류의 분자는 적외선을 흡수하는 힘을 갖고 있다. 주된 것은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테인, 이산화질소 등이다.   &nbsp;  지구의 기후가 놀라울 만큼 주기 변화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원인이 무엇인가 알고 싶어질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태양을 도는 지구의 궤도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구 궤도의 모양은 아주 오랜 기간을 평균으로 잡으면 일정 하지만 짧은 기간에는 평균에서 기울어져 있음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달이나 수성과는 달리 지구는 표면의 기체를 간직할 수 있었다. 금성과 달리 온실 폭주의 재앙을 벗어났다. 지표의 탄소 순환으로 보이는 천연의 제어 과정에 의해 얼음 덩어리가 되어버리는 것으로부터도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nbsp;  그 결과물이 전부 증기나 얼음이 되어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비교적 일정한 온도를 지킬 수 있지만 그런대로 기온에는 상당한 흔들림이 일어났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빙기이며 최근에는 대개 10만년마다 일어나고 있다. 광대한 빙하의 전쟁이나 후퇴를 일으킨 것은 지구 궤도의 작은 주기 변동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하면 행성의 기후라고 하는 것은 우리 주위 행성의 크기와 궤도의 얼마 안되는 특징에 민감하다고 할 수 있다.   &nbsp;  해저에는 아주 많은 하천에서 흘러나온 광물 입자나 육지에서 날아온 먼지 알갱이가 쌓인다. 화학조성은 지각 전체의 평균과 같다. 그렇게 암설(巖屑)을 주로 하는 퇴적층을 셰일이라 한다.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육지의 흙에서 녹은 이온은 단일 광물의 퇴적물을 만드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해저를 뒤덮은 퇴적물의 75% 이상이 방해석이었거나 50% 이상의 단백석이었던 넓은 해역이 발견되었다.   &nbsp;  방해석과 단백석은 플랑크톤이 만들어낸 것이다. 1970년대 심해저에서 극적인 열수 순환의 예가 발견되었다. 지구 내부의 맨틀 대류가 두 갈래로 나뉜 해저지각의 부분에는 거대한 열극이 생기고 있다. 우즈홀해양연구소의 심해 조사선은 이 열극을 탐험해서 신비스러운 광경을 만났다. 깊은 해저에 보통 보이는 무생물의 상황과는 달리 균열대의 단면에는 기묘한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nbsp;  해저의 오아시스가 생긴 이유를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균열에서 솟아오르는 열수가 해저에 고립된 생명을 유지하는 먹이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수가 함유하고 있는 황화수소와 심해의 물에 녹아있는 산소가 결합해서 생기는 에너지를 세균이 유기 분자의 합성으로 이용하고 있다. 황화수소는 지구 내부에 환원 환경에서, 산소는 표면에 산화 환경에서 생긴 것이다.   &nbsp;  인류에게 바람직한 환경을 유지해온 자연의 모든 작용에 대해서 인간 활동이 작다고 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해서 기후나 토양이 크게 변해버리기도 한다. 인간은 자연이 만들어낸 화학 농축물이 가장 좋은 곳을 급속히 낭비하고 있다. 그것을 다 사용한 후에 오는 에너지와 광물의 부족을 메우는 데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자원에 의존해야 한다. 현대인은 지구의 장래를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은 소홀히 한 채 핵군비경쟁에 머리를 싸매고 다투며 의학 기술로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안달하며 한편에서는 기계 문명에 도취된 삶을 살고 있다.   &nbsp;  고대 로마 이후 그다지 진보는 보이지 않는다. 빈둥빈둥 날을 보내며 미래 따위는 방치해두어도 어떻게 되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이런 형편을 만족해하고 있을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머지 않아 사태는 바뀌어 어차피 인간은 생명의 행성인 지구를 보존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모든 관측이나 가설은 마침내 논쟁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고 한 저자는 어차피 인간은 생명의 행성인 지구를 보존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도 말한다. 지구의 장래를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은 소홀히 한 채 핵군비경쟁에 머리를 싸매고 다툰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66/87/cover150/89704461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0668762</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빅뱅의 잔상과 하나님의 지문 사이에서 균형점 찾기 - [최초의 7일 - 창세기와 과학에 따른 세상의 기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0346</link><pubDate>Mon, 11 May 2026 16: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703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434009&TPaperId=172703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336/55/coveroff/k2924340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434009&TPaperId=172703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최초의 7일 - 창세기와 과학에 따른 세상의 기원</a><br/>존 C. 레녹스 지음, 노동래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12월<br/></td></tr></table><br/><br>오래전 나는 기독교에 대해 회의(懷疑)하는 마음으로 [빅뱅인가 창조인가]란 책을 구입, 소장하던 기독교인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옛날의 순수한(?)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이다.&nbsp;지은이는 수학자이자 목회 고문인 존 레녹스(John Lennox; 1943 ~ )다. 사실 나는 [빅뱅인가 창조인가]를 지은이의 의도나 저술 방향과 무관하게 내 불가지론적 경향성으로 읽으려 했었다. 그러다 별 소득도 없이 시간만 보내던 끝에 책을 버렸고 그 이후 또 한참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그 사이 나는 기독교를 떠났다가 돌아오게 되었고 [현대 무신론자들의 헛발질]을 읽을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현대 무신론자들의 헛발질]의 저자가 그 옛날 가지고 있던 [빅뱅인가 창조인가]의 저자와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처음 [현대 무신론자들의 헛발질]을 읽으려던 당시가 아닌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최근에야 안 사실이다.  &nbsp;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같은 저자의 [최초의 7일]을 먼저 읽게 된 것이다. 저자는 [신의 장의사; 과학은 하나님을 매장했는가?]란 의미의 [God’s undertaker; Has Science buried God?]를 쓴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신을 죽이려는 사람들; 과학은 신을 매장했는가?]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성경은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문학이라고 말한다.(책에는 성서라고 나온다.) 저자는 성경의 두 가지 독법에 대해 말한다. 문자적 해석과 (그에 대비되는) 비유적 해석이 그것이다.   &nbsp;  기독교 신앙의 기본적인 교훈을 다룰 때 성경 구절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석이 필요하지만 거기에는 제한이 따른다. 가령 우리와 시간적, 지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문화에서 기록된 텍스트를 다룰 때는 우리가 자연스러운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텍스트의 1차 수신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의미가 아닐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우선 자연적이고 1차적인 의미를 취하고 그렇게 해서 의미가 통하지 않으면 다음 수준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저자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말한 NOMA(NonOverlapping MAgisteria)를 예로 든다. 이는 종교와 과학이 서로 중첩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성경과 과학은 같은 주제도 다룬다. 창조 이야기가 그것이다.   &nbsp;  저자는 성경에서 과학적 시사점을 얻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러나 성경에서 과학에 관한 시사점을 찾는 것이 성경을 뉴턴의 법칙,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또는 일반적인 소금의 화학 구조를 추론하는 과학 논문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성경은 종종 과학적 언어보다 외양(外樣)의 언어인 현상학의 언어로 불리는 언어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nbsp;  해가 뜬다란 말이 대표적이다. 사실 해가 뜨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는 과학자들도 사용하는 말이다. 우주를 만들어놓으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우리가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 말하는 저자는 창조론자란 말이 대개 젊은 지구 창조론자란 말로 쓰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성경의 귄위와 최고의 지위를 타협하지 않고 그와 동시에 성경 자체가 우리에게 제안한 것처럼(로마서 1; 19-20) 우주에 대한 현대의 첨단 지식을 고려하면서도 창세기 1장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67 페이지)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구약 성경 예레미야의 한 구절이 내 흥미와 궁금증을 불렀다.   &nbsp;  그것은 “....내가 주야와 맺은 언약이 없다든지 천지의 법칙을 내가 정하지 않았다면..”이란 구절이다. 화자(話者)는 여호와다. 즉 여호와가 주야와 언약을 맺었고 천지의 법칙을 정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천지의 법칙을 정했다는 말은 자연법칙을 정했음을 이르는 말이냐?고 AI에 물으니 AI는 단순히 현대 과학적 의미의 자연법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답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창세기의 천지 창조에 대해 많이 말하지만 예레미야에 기록된 여호와의 천지의 법칙 창조에 대해서는 잘 말하지 않는 것 같다.  &nbsp;  저자는 성육신이라는 신비 아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기적에 대해 언급한다. 인류 자체가 초자연적 개입으로 시작되었다고 – 사실은 그렇게 시작되었어야만 했다고 – 믿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는 과학이 변하면 성경 해석도 함께 무너질 정도로 성경 해석을 과학에 너무 밀접하게 연계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반계몽주의적 동기나 두려움으로 인해 과학을 무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지성에 반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진정한 과학을 조금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nbsp;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과학의 발전에 탁월한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저자는 중요한 말을 한다. 비록 성경이 젊은 지구 창조론의 관점에서 해석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은 그런 해석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지 않고서도 오래된 지구 창조론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해석할 수 있다. 저자는 창세기 1장의 하나님의 천지 창조 기사가 이해하기 난해한 주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우주를 창조할 재료가 될 만한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주는 무로부터 창조된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고 말한다.   &nbsp;  물리학자 존 호튼(John Houghton)은 우리가 현재 이해하는 바로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기본 구조 및 빅뱅 시의 조건들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한 조율이 요구되었다고 말한다. 호튼은 이를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모든 우주가 필요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우주에 시작이 있다는 성경의 주장을 확인시켜주는 빅뱅이라는 우주모델이 그와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우주가 아주 오래 되었다는 점도 시사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는 하나님과 빅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 둘은 다른 종류의 설명이라고 말한다. 설명하자면 하나는 창조에서 주체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창조의 방식과 관점을 말한다.   &nbsp;  저자는 하나님이 창조세계 안에 자신의 지문을 남겨두셨기에 자신은 시공간의 시작과 관련하여 과학과 성경 기록 간에 존재하는 수렴점에 관점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지문이라는 말은 빅뱅의 잔상이란 말을 닮았다. 빅뱅의 잔상이란 우주배경복사를 지칭한다. 과학의 관점을 고수하는 책과 창조론을 고수하는 책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저자의 글은 그래서 읽을 만하다. 이 책 다음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책이 완결적이지 않아서 하는 말은 아니다. 하나의 관점을 취하지 않고 수렴점을 찾으려는 입장을 취하면 누구든 완벽한 관점을 제시할 수는 없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336/55/cover150/k2924340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336556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극지, 장비, 기후, 그리고 우리의 대응 -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아라온과 떠나는 북극 여행 - 쇄빙선은 얼음을 어떻게 깰까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8817</link><pubDate>Sun, 10 May 2026 21: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88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531685&TPaperId=172688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49/32/coveroff/k8925316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531685&TPaperId=172688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아라온과 떠나는 북극 여행 - 쇄빙선은 얼음을 어떻게 깰까요?</a><br/>신동섭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06월<br/></td></tr></table><br/>[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아라온과 떠나는 북극 여행]의 저자 신동섭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의 연구장비 분야 총괄 건조감독을 한 인물이다. 국민 공모를 통해 탄생한 아라온(이란 이름)은 바다를 의미하는 우리의 옛말인 아라와 전부 또는 모두를 나타내는 온을 붙여 만든 말이다. 얼어붙은 바다를 항해하려면 얼음을 깨는 쇄빙 능력이 필수다. 쇄빙연구선은 연구 외에도 다른 배를 끌기도 하고 얼음에 갇힌 선박을 구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아라온 출항 전까지는 극지 연구를 위해 다른 나라의 쇄빙선을 빌려 연구를 해야 했다.   &nbsp;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 신항로가 열림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 쇄빙연구선을 기획하고 있다. 육상은 지진과 같은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바다 위에 떠다니는 선박은 정지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바다는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아라온은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해서 항해사의 조정과 관계없이 파도에 따라 계속 움직이고 있다.   &nbsp;  항상 날씨가 안 좋기로 이름난 남극의 중앙 해령은 거대한 외부의 힘이 배를 좌우로 엄청나게 흔드는 것 같은 곳이다. 북극은 우리나라처럼 북반구에 위치한다. 여름은 얼음이 너무 두꺼워 연구가 쉽지 않아 여름에 주로 북극해 탐사를 한다. 남극은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겨울에 주로 남극 탐사를 떠난다. 이때가 남극은 여름이라 그나마 얼음이 적다. 북극은 전 지구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지역이어서 지구온난화 연구에는 최적이다. 영구동토층(permofrost)이란 2년 이상 연속하여 0°C 이하가 유지되는 곳을 말한다. 육상에서는 고위도 지역과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nbsp;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메테인이나 에탄 등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탄화수소가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물 분자 내에 갇혀 얼음 형태로 유지되는 물질을 말한다.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 육상 연구동토층의 하부와 일정 수심보다 깊은 전 세계 해역에서 발견된다. 자원 가능성 및 지질 재해와 환경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측면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CTD는 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의 이니셜로 전도도, 온도, 깊이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첨단 장비다.   &nbsp;  아라온에 사용되는 CTD는 수십 10, 500m까지 사용 가능한 장비다. CTD는 전도도, 수온, 수심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수심을 어떻게 잴 수 있을까? 10m가 깊어질수록 1기압식 수압이 증가한다. 압력 센서를 통해 압력을 재면 이를 깊이로 환산할 수 있다. 엽록소를 측정하는 형광계(fluormeter)라는 것도 있다. 엽록소를 검출할 수 있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쏘고 엽록 소로부터 반사되는 양을 관측한다. 반사되는 양이 많을수록 전압 값이 올라가게 되어 이를 디지털화하여 정형화된 값으로 표현한다. 관측된 형광 성분은 엽록소의 양을 알 수 있어서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연구원에게는 중요한 값이다.   &nbsp;  바다 아래에는 육지처럼 평지도 있고 계곡과 산도 있다. 수심 몇천m의 해저면을 보려고 물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배가 이동하면서 바닷속 해저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내려가지 않고 알 수는 없을까? 어떻게 이런 지형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이러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저 깊은 바다의 수심과 해저 바닥이 어떻게 생겼고 뭐가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음향측심기(ecosounder)가 개발되기 전에는 줄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 바다 밑으로 내려 보내 추가 해저면에 닿았을 때 줄의 길이를 재 깊이를 측정했다. 이를 깊이 측정 측심(sounding)이라고 한다. 1913년에 독일의 물리학자 알렉산더 벰(Alexander Behm; 1880-1952)이 음향 측심기를 최초로 발명한 후 지금은 다양한 음향 장비를 이용해 물속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nbsp;  알렉산더 벰이 음향측심기를 개발한 것은 1912년 타이타닉호 재난 사건 이후다. 바닷속 사용 장비들과 통신을 위해서 육상의 전파를 이용하는 것처럼 바다에서는 음파를 사용한다. 전파는 물속에 들어가면 높은 유전율과 전기 전도도 때문에 빠른 속도로 흡수가 되어 원거리 전송이 어렵다. 1,490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물속에서는 음파가 전송이 잘 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음파에 의해 수중 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를 소나(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라고 한다. 한 곳의 물체를 전파를 이용하여 판독할 수 있는 레이더(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와 같은 원리이다.   &nbsp;  바닷속 해저면을 볼 수 있는 것은 음파 투과와 반사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음파를 발사해 반사되어 오는 음파를 분석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한 번에 많은 음파를 보내면 반사되어 오는 음파 신호도 많게 되며 그만큼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아라온의 다중빔음향측심기는 한 번에 432개의 음파 신호를 순차적으로 보내고 받아 해저면을 그릴 수 있다. 반사되어 오는 시간과 반사 강도를 알면 지형의 모양과 지형의 강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nbsp;  해저면이 바위일 경우 반사도가 강하지만 진흙과 같은 곳은 일부 흡수되고 반사되어 상대적으로 반사도가 약하다. 이런 음파 신호 반사 강도를 알기에 해저면이 어떤 재질로 이루어졌는지도 예측 가능하다. 음파 신호는 스넬의 법칙에 따라 물속에서 진행방향에 따라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된다. 이때 매질을 통과하는 음파면의 진행 속도는 음파 속도에 따라 달라지며 이에 따라 음파는 굴절하게 된다. 이때 음파 속도가 정확하지 않으면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다중 음향 탐사시 실시간이 아니면 자주 음속 보정을 해줘야 한다. 배가 이동하는 지역의 온도, 염분도에 따라 음파 속도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nbsp;  북극 동 시베리아 해에서 제4기 빙하기에 존재했던 빙상의 흔적을 해저 지형 조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은 다중빔음향측심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다중빔음향측심기를 활용한 관측 데이터는 IBCAO(International Bathymetric Chart of the Arctic Ocean)로 보내게 된다.   &nbsp;  온실가스로 주로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가스를 이야기한다. 특히 메테인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메테인 가스의 20% 이상이 북극 바다 아래 어딘가에 묻혀 있다고 한다. 북극 바다 아래 얼음처럼 굳어 있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의 주성분이 메테인 가스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바다 속 미생물이 썩어 생긴 퇴적층에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이 가해져 물과 함께 메테인 가스가 얼어붙은 일종의 고체연료라고 할 수 있다.   &nbsp;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에 불을 붙이면 활활 잘 타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메테인 가스는 연소 시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온도 상승으로 녹아 메테인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어디에 어느 정도 매장되어 있고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도 메테인이 분출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nbsp;  북극 연구 항차 동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들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지금 배가 어디로 가고 있고 다음 연구 지점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남았을까? 현재 이 지역의 해수 관측 결과는 어떨까? 바깥의 대기 관측 결과는 어떨까? 바다 속으로 내려간 장비는 어디쯤 있을까? 현재 이 지역의 수심은 얼마나 될까? 파도가 제법 있는데 배가 어느 정도 흔들리는지? 지금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러한 다양한 궁금증들은 알아본 구축된 연구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해결한다.   &nbsp;  여름이 지나 밤이 시작되는 시기 중 맑은 날씨의 밤하늘엔 환상적인 오로라가 펼쳐진다. 다른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 항차가 끝나면 하선하여 한국으로 복귀하지만 장비 책임자는 모두 연구 항차가 끝날 때까지 아라온과 함께 해야 한다. 저자는 거의 매년 북극 연구 항차에 승선하면서 여러 차례 아라온 선상에서 오로라를 보았다고 말한다. 북극 탐사에 처음 생산하는 사람들은 북극곰과 오로라를 꼭 보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로라는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빛 중 하나라고 한다. 지구와 태양은 거대한 자석과 같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기를 머금은 물질(플라스마)이 지구 자기장에 끌려 오고 높은 하늘에서 공기분자와 부딪히면서 빛을 내는 것이 오로라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북극 하늘도 온실가스로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nbsp;  가스가 계속 증가하면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온이 올라가게 된다. 수온 상승은 북극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메테인 가스를 대기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해빙이란 바다가 얼어서 만들어진 얼음이다. 남극의 빙하와 더불어 북극의 해빙은 천연 햇빛 반사기다. 남극에는 적당한 빙하가 있어야 하고 북극에도 적당한 얼음이 있어야 적당량의 태양빛을 지구 밖으로 반사하면서 지구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지구 밖으로 태양빛 반사량도 줄어드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과학적 노력도 있다. 거대한 우주 거울과 인공 구름이 성공한다면 지구로 들어오는 빛의 일부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nbsp;  북극이 다른 곳보다 더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로 해빙(海氷)이 해빙(解氷)되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북극해 해양생태계에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박테리아는 죽은 플랑크톤에서 메테인과 이산화탄소를 토해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로 얼고 수백만 톤의 해저 바닥에 숨어 고압과 차가운 바다에 갇혀 있다. 아라온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가스 방출량 측정을 비롯하여 과거 현재의 기후와 생태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49/32/cover150/k8925316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2493269</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해양생물학자가 분석한 심해 생물발광, 그리고 지켜야 할 지구 -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4947</link><pubDate>Fri, 08 May 2026 17: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49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82834529&TPaperId=172649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204/19/coveroff/k7828345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82834529&TPaperId=172649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a><br/>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08월<br/></td></tr></table><br/>에디스 위더는 심해 생물 발광을 본 짜릿한 첫 경험을 잊지 못하고 힘들고 위험한 해양생물학자의 길을 계속 가는 사람이다. 저자는 심해 생물 발광을 불꽃 놀이 같다고 표현한다. 저자는 "불꽃은 여러 형체를 띤다. 그중 이전 것과 동일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똑같은 형상을 볼 수 없다. 반복은 시각적 메아리를 만든다. 그것은 음악적이 아니라 회화적으로 구현되는 주제의 변주다." 라고 말한다. 차가운 빛이라는 심해의 생물 발광은 지질학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심해의 생물 발광이란 유황, 메탄 등의 화학적 연료를 기반으로 형성된 열수구라는 지질학적 환경에 생물체가 적응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nbsp;  저자는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워 방출하는 막대한 이산화탄소의 상당량을 바다가 흡수해 탄소순환의 균형을 유지하지만 그로 인해 바다가 산성화되고 있음을 우려 한다. 저자는 이 행성은 살아 숨 쉬는 물의 세계이지만 그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완전히 생경한 생물들이어서 그들을 이해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또한 깊은 바닷속까지 이어진 반짝이는 생명의 그물을 알지 못한 채 수면 위만 바라보는 것은 바다의 경이로움과 우리 존재를 가능케 하는 바다의 역할에 눈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을 한다.   &nbsp;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동물을 수면 가까이로 데려오면 급격한 수압 변화로 죽는다고 오해하지만 정작 더 치명적인 요인은 수압이 아니라 수온 변화라고 말한다. 부레처럼 공기로 채워진 공간이 있어서 부피가 폭발적으로 변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기관을 갖고 있지 않는 많은 동물들에게는 압력의 변화는 그렇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반면 바다 부피의 약 90%를 차지하는 심해수는 매우 차가워서 평균 수온이 0 - 3°C밖에 안 된다. 그물로 심해 동물을 포획하여 따뜻한 표층수로 끌어올리면 그 동물들은 더운 수온에 익어버리고 만다.(83, 84 페이지)   &nbsp;  생물 발광은 빨강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등 온갖 색을 띠지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해(open sea)에서는 파란색 빛이 압도적으로 많다. 물속에서 모든 것이 푸르게 보이는 것은 파란색의 물속에서 가장 멀리까지 전달되는 색이기 때문이다. 다른 색들은 파란색보다 먼저 분산되거나 흡수되어 점차 사라진다.(87 페이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물의 색은 어떤 빛을 흡수하지 않는지에 따라 규정된다. 예를 들어 엽록소가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광합성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적색광과 청색광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녹색 광자가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것이 쓸모가 없어져 내버린 광자라는 뜻이다.   &nbsp;  우리가 취하는 시각 정보 대부분은 거부된 광자 즉 반사된 빛의 형태를 띤다. 그러나 스스로 광자를 방출하는 생물 발광에는 이 일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생물 발광의 절대 다수가 푸른색이라는 사실은 왜 그렇게 많은 심해 동물이 붉은색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수를 뚫고 내려온 햇빛도 청색광이고 생물 발광도 대개 푸른색이므로 심해 동물 대부분의 눈은 청색광만 볼 수 있게 진화했다.   &nbsp;  인간이 잠수정을 타고 심해에 내려간 것은 뉴욕 동물 학회의 윌리엄 비브와 엔지니어 오티스 바턴이 최초였다. 그들은 1930년대 초 버뮤다 해역에서 바턴이 설계한 구(球) 모양의 철제 잠수정을 타고 35차례 심해를 탐험했다. 저자는 생물 발광이라는 빛에 대해 이야기한다. "빛을 만들어내려면 에너지가, 그것도 많은 에너지가 든다. 에너지는 생명을 움직이는 동력이며 결코 실없이 소비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 어마어마한 지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 장소는 왜 여기였을까?"(105 페이지)   &nbsp;  표층수와 해저 사이의 허허벌판 같은 중층수에서는 포식자로부터 숨을 방도가 없다. 발각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재빨리 어둠을 은신처로 삼았다가 해가 진 후에 다시 해수면 근처로 올라와 허기를 채우는 것이다. 바다에 사는 수많은 동물들이 이 전략을 쓴다. 그들은 일몰 후에 해수면으로 수직 이동했다가 해가 뜨기 전에 다시 내려간다. 이러한 동물 층이 너무 조밀하여 선박의 음파탐지기를 확인하면 수심이 얕아졌다가 다시 깊어지는 것처럼 나타날 정도다.(109 페이지)   &nbsp;  처음으로 고감도 광 탐지장치를 해저로 내려 보낸 1950년대에 과학자들은 광 검출기에 기록된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수중에 투과된 햇빛만 측정할 줄 알았던 조도계가 수심 300m 밑으로 내려가자 다른 빛을 기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연구자들은 기계가 고장 난 줄 알았지만 결국 그것이 생물 발광에 틀림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밝혀진 것은 잔잔한 바다보다 거친 바다에서 더 많은 섬광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nbsp;  흥미로운 점은 발광은 하나의 유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포식자를 일시적으로 실명하게 하기, 먹이 유인, 짝짓기 등에서 서로 다른 밝기와 지속 시간, 패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둠 속에 앉아 있는 것(잠수정에 앉아 칠흑 같은 어둠을 보는 것)이 정말 심해 생물체들에게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의 행동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nbsp;  심해에 관한 뉴스나 다큐멘터리는 잠깐 화젯 거리가 될 뿐 장기적인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물론 소련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라는 점에서 생물 발광 연구 분야에 투자를 얻어내기도 했다. 이는 우주 사업과 비슷하다. 우주 사업을 일으킨 시발점은 대중의 관심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 관계였다. 1960년대에 NASA가 백지 수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주 경쟁에서 소련을 이겨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고 NASA는 대중을 겨냥한 최고의 광고와 마케팅에 그 자금 일부를 할애했다.   &nbsp;  생물 발광은 잠수함의 존재를 노출시킬 수 있다. 따라서 소련과 미 해군은 언제 어디서나 아군 또는 적군의 잠수함이 탐지에 가장 취약해지는지 알기 위해 생물 발광 현상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눈에 띄는 장벽이 전혀 없는 외해(外海; open sea)에서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답은 짝짓기다. 유성 생식의 성공 열쇠는 더 좋은 짝을 더 많이 유인하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는 짝을 찾기가 더 어렵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위장 수단으로 등장한 생물 발광이지만 짝을 유인하는 추가적인 용도가 개발되었을 것이고 이것이 유전적 격리의 경로가 되었을 것이다.   &nbsp;  저자는 대중에게 과학을 효과적으로 알리려면 좋은 이야기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다.(200 페이지) 그런데 과학자들도 연구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텔레비전이 그 목적을 달성하게 해줄 강력한 수단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그러나 텔레비전을 신뢰하지 않는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과장이 흔하고 그러한 과장은 대개 과학적 사실과 반대되기 때문이다.(196 페이지)   &nbsp;  육지에서는 적외선 조명과 적외선 카메라의 조합으로 유용한 결과를 내지만 적외선이 물에 완전히 흡수되어 무용지물이 되는 심해는 사정이 다르다. 육지에서는 겁이 많은 동물을 먼 거리에서 촬영하기 위해 망원렌즈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물에서는 불가능하다. 빛을 산란시키는 물의 특성 때문에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면 피사체에 매우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해야 한다.   &nbsp;  저자는 귀 기울일 말을 많이 한다. 자연사 다큐멘터리의 명목상 목표는 시청자에게 자연세계에 관해 알려주는 것이지만 제작을 가능케 하는 상업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청자의 이목을 끌고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자연사적 사실의 열거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206 페이지) 자연사 다큐멘터리가 관객을 잃게 만드는 두 가지 요소는 지루함과 부정직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통계적으로 편성에 더 치명적인 것은 전자다. 즉 제작자는 가능한 한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는다.   &nbsp;  “그들은 왜 얼지 않나요?” 이것은 햇빛도 없고 수온이 0°C 가까이 내려가는데 왜 물고기들이 얼어 죽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저자에 의하면 이에 답하려면 지구의 뜨거운 핵과 얇은 해양 지각, 해류의 순환 패턴, 염분에 의한 어는점 내림 현상 등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다. 즉 예리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말할 수 있는 점은 해양지각이 대륙지각보다 얇은 지질학적 이유다. 해양지각은 섭입 작용을 통해 두께가 무한정 커지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륙지각에 비해 얇다. 얇은 지각은 지구 내부의 열이 해수로 훨씬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요인이다.   &nbsp;  1998년 미국과 쿠바는 적대적인 관계였지만 해양 과학 연구 분야에서는 제한적인 협력이 이루어졌다. 카리브해 해양연구소(CMRC)는 1998년부터 미국에 기반을 둔 다른 NGO보다 앞장서서 쿠바 정부의 허락을 받아 쿠바 해안 지역에서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책에는 저자가 흡반이 발광포로 진화한 문어를 목격한 기록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카리브해 심해 탐사를 하게 된 저자는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와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왜 얼지 않나요?“는 바로 카스트로가 한 질문이다.   &nbsp;  저자 일행이 쿠바 해역 수중 탐사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촬영감독 엘 기딩스와 피델 카스트로의 개인적 친분 덕분이었다. 그 친분은 스쿠버 다이빙과 해양 탐사에 대한 공통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216 페이지) 저자는 카스트로가 지식을 과시할 때도 많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219 페이지)   &nbsp;  생물 발광으로 짝을 유인하는 방법은 그 빛이 포식자에게도 쉽게 눈에 띈 단점이 있다. 그러나 오래 지속된 빛 구름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여 빛과 자신의 몸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게 할 수 있다면 문제가 해결된다. 저자는 수백 개의 생물 발광에 둘러싸이면 빛의 교향곡에 푹 빠져 있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식물성 플랑크톤 형태의 식물은 표층수에서 생장하다가 죽으면 깊은 곳으로 가라앉거나 해파리, 갑각류, 오징어, 어류 같은 포식자에 의해 심해로 운반되어 사체나 배설물의 형태로 다른 생명체들에게 귀중한 식량이 된다.   &nbsp;  심해 서식자들에게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기적의 만나와도 같다. 그러나 해저까지 내려오는 도중에 많은 동물들이 먹어치우기 때문에 처음에는 폭우처럼 쏟아지지만 바닥에 도착할 때는 이슬비처럼 되고 만다. 따라서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동물의 수와 크기가 줄어든다. 바다 눈이란 말을 만든 사람은 윌리엄 비브다. 저자는 바다 눈 역시 발광한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그 원인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세균에 의한 것이다.   &nbsp;  심해 해저에는 바다눈 외에 또 다른 식량 공급원이 있다. 죽은 생물의 유해다. 이 먹이 선물 세트는 데드폴(deadfall)이라고 불리며 그 중 가장 큰 선물인 웨일 폴(whale fall)은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노다지다. 한 조각의 바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지구라는 우주선(宇宙船)이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발명가, 건축가, 시스템 이론가, 미래학자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진 벅민스터 풀러의 이 표현은 한정된 자원을 가진 하나의 생물계에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준다.   &nbsp;  우리가 우리의 생명유지장치를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렸다면 아슬아슬한 순간에 보급선이 나타나 우리를 구해 줄 가능성은 없다. 그렇게 우리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역사를 이미 숱하게 경험했다. 우리 인간은 우리가 가진 것의 가치를 그것이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는 실로 불행한 경험을 반복해 봤다. 전 세계적인 어업 붕괴는 그 수많은 예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에게는 관점을 바꾸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nbsp;  우리는 세포의 내부작용이나 원자보다 작은 입자의 역학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시야를 확장하여 무한한 우주를 상상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초점을 조정하는 능력이 바로 우리의 초능력이다. 바로 지금 지구에 사는 우리가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무엇이 생명을 가능케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이는 우리가 새로운 눈으로 생명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204/19/cover150/k7828345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2041937</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심해를 둘러싼 전쟁, 그에 대한 우려 그리고 지질 - [심해전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1036</link><pubDate>Wed, 06 May 2026 18: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610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28225&TPaperId=172610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78/65/coveroff/89011282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28225&TPaperId=172610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심해전쟁</a><br/>사라 치룰 지음, 박미화 옮김 / 엘도라도 / 2011년 08월<br/></td></tr></table><br/>심해의 천연자원은 지구의 마지막 천연자원으로 여겨진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망간 단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미생물의 분해로 생긴 메탄의 가스 분자가 기온이 낮은 심해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 얼음과 같은 고체 상태로 변한 것을 의미한다. 로스트 시티와 같은 열수구 주변의 심해저 퇴적층에는 메탄을 포함한 가스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열수구는 지구 내부의 메탄을 심해로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로스트 시티는 일반적인 화산 열수구와 달리 탄산염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불타는 얼음으로 알려져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섭씨 4°C까지만 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nbsp;  4°C가 넘으면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녹는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가 분출되어 바닷물의 화학적 균형이 파괴될 것이고 대기 중으로 대량의 메탄가스가 방출될 것이다. 그러면 지구온난화가 몇 배로 가속화될 것이다. 물이 4°C에서 가장 무거운 것과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4°C까지에서 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 사이에는 묘한 관계가 있다. 물이 온도가 낮아질수록 육각형의 구조가 많이 생겨 메탄 분자를 가둘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고체 상태인 하이드레이트는 퇴적물 입자 사이를 채워 해저 지반을 단단하게 한다.   &nbsp;  물 분자가 다른 물질의 분자와 결합한 수화물(水化物)을 의미하는 하이드레이트란 흔히 저온, 고압 상태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한 고체 형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의미한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미래의 해저 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심해라는 낯선 세계를 연구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nbsp;  사라 치룰(Sarah Zierul: 1978-)의 [심해전쟁]은 이런 문제를 다룬 책이다. 심해는 왜 깊은가? 지구의 지각판이 서로 충돌하거나 한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는 곳에서 땅이 꺾이며 끔찍한 깊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해양학자 대다수가 수심 1000m부터를 심해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관리국은 대기 밖의 우주 공간인 outer space에 견주어 심해를 innee space라고 칭했다. 연구원들은 잠수 로봇을 ROV라고 부른다. 원격조정 이동장치를 뜻하는 remotely operated vehicle의 약자다.   &nbsp;  Bathyal은 수심 200m 이상의 심해를 일컫는다. 수심 200m 지점부터는 바람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광합성 작용에 필요한 햇빛이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양 식물이 자랄 수 없다. 따라서 수심 200m 이상의 바다에서는 동물과 박테리아, 바이러스, 단세포 동물들만 산다. 해양학자들은 수심 1000m 지역을 abyss 즉 심해라고 부른다. 어비스는 심해 또는 바닥이 없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아비소스에서 유래했다. 1000m 부근까지의 바다는 보라빛이 감도는 짙푸른 색이었다면 1000m 이하부터는 칠흑 같이 까맣다.   &nbsp;  수심 6천m 이상의 바다는 hadal 즉 초심해 대라고 부른다. 지하 세계를 의미하는 hades에서 유래했다. 1934년 윌리엄 비브는 구형(球形) 잠수함을 타고 수심 923m까지 잠수했다. [반 마일 아래에서]라는 책에서 비브는 "이 세계를 직접 본다면 영원히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추위와 외로움, 영원한 어둠, 무엇보다 그곳에 사는 생명체의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 때문에"라는 말을 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비브의 기록을 과장된 상상력의 결과라고 폄하했지만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nbsp;  비브는 해가 비치지 않아 어둡지만 발광 생물로 인해 드문드문 빛이 나는 심해를 어둡지만 드문드문 별이 빛나는 밤하늘에 비유했다. 1977년 Alvin호에 의해 블랙 스모커가 발견된 이래 해양학은 변혁에 변혁을 거듭했다. 심해저에는 식물이 자랄 수 없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먹잇감을 찾아 사냥을 나서거나 표면에서 가라앉는 것(marine snow; 바다의 눈)을 먹고 살 수밖에 없다. 바다의 눈이란 바다 표층에서 살다가 죽은 플랑크톤, 물고기, 동물의 사체, 배설물, 점액들이 뭉쳐 심해로 떨어지는 찌꺼기를 의미한다.  &nbsp;  블랙 스모커 주변의 박테리아는 황화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탄소 물질로부터 유기적인 결합물을 생성한다. 학자들은 이런 과정을 화학합성이라고 부른다. 화학합성의 발견으로 지구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지식의 장이 열렸다. 대륙판이 갈라진 화산지대는 블랙 스모커가 형성되기에 좋은 곳이다. 학자들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블랙 스모커가 많이 존재할 것이라 추정한다. 이 책에는 오류도 있다. 대서양 중앙해령의 열수구를 로스트 시티가 아닌 블랙 스모커라고 부른다고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nbsp;  블랙 스모커가 화산활동에 의해 가열된 고온(400°C)의 검은 유체를 뿜어내는 곳이라면 로스트 시티는 하얀 탄산염 구조로 사문석화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곳으로 70~90°C에 이르는 맑은 알칼리성의 물을 뿜어낸다. 사문석화 작용이란 맨틀에서 올라온 초염기성 암석인 감람암이 저온에서 물과 만나 사문석 광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수소와 메탄, 수산화이온이 발생한다. 수산화이온이 물을 강알칼리성으로 만든다.   &nbsp;  오피올라이트에도 감람암이 있다. 원래 상부 맨틀 즉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하여 물과 거의 만나지 않으나 지질학적 변동을 통해 물과 만난다. 지각 하부의 맨틀(감람암)이 상승하여 해수와 만나거나 지각의 균열을 통해 해수가 스며들어 물과 만난다. 2007년 러시아가 4000m 깊이의 북극점 심해에 자국 국기를 꽂은 일이 있다. 미국이 달에 자국 국기를 꽂은 것에 비유되는 사건으로 북극권 자원 경쟁에서 우위를 과시하려는 의미를 지닌 행동이다.   &nbsp;  러시아 탐사대는 국기만 꽂은 것이 아니라 해저에서 지질학적 표본을 채취하기까지했다. 북극 해저가 러시아 영토에 속한다는 사실을 국제법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2015년 러시아는 유엔에 북극해에 대한 영유권 신청을 제출했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블랙 스모커가 금과 은 산업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라면 망간 단괴는 전자와 철강 산업의 새로운 희망이다.(120 페이지) 지금은 예전과는 달리 마음대로 망간 단계를 조사하거나 채취할 수 없다. 1994년부터 발효된 국제해양 법 협약은 공해 해저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식을 확 바꿔놓았다.  &nbsp;  해저 문제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기관도 창설되었다. 바로 국제 해저기구다. 상업적 채굴 규칙이 최종 완료되지 않아 상업 채굴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2026년경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망간 단괴에 붙어 있는 미세하고 고운 입자의 슬러지(강이나 바다 물 밑에 퇴적되어 있는 부드러운 흙)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진공 장치로 빨아들인 뒤 깨끗이 씻어 다시 바닷물에 집어넣는다. 이 고운 흙은 물속에서 거대한 흙먼지를 일으킨다. 심지어 100km 떨어진 곳에서도 해저 흙먼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nbsp;  심각한 문제는 이런 흙먼지 무리가 햇빛을 가려 플랑크톤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바닥에 가라앉는 속도가 아주 느린 해저 슬러지가 물고기의 아가미나 위에 흡착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슬러지는 바다 전체에 확산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해양생물이 떼로 죽을 수도 있다. 망간 단괴를 채취하기 위해 포착 장치와 흡입 펌프가 움직일 때마다 넓은 지역에서 흙먼지가 일어난다. 그 결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대형 해양 슬러지가 생긴다.   &nbsp;  해양학자들은 단지 망간 단괴 아래의 해저 토양을 갈아엎었을 뿐이었지만 본격적으로 망간 단괴 개발이 진행되면 해저 토양이 파괴될 뿐 아니라 망간 단괴도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망간 단괴에 붙어 사는 동물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 결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생물들이 멸종할 것이다. 심해에서 학자들은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수천 m 아래 암흑 속에서 깜빡이는 불빛을 발견하곤 한다.   &nbsp;  불빛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동물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는 말이 잇따른다. 1930년대에 심해를 잠수했던 윌리엄 비브는 어둠에서 빛을 발하는 횃불을 보았다고 묘사했다. 현대적 실험 장비의 도움으로 수수께끼 같은 현상의 비밀이 풀렸다. 우리는 이 현상을 생물 발광이라 부른다. 생물 발광은 동물의 몸 속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반응에서 생긴다. 빛을 발산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공생하는 박테리아의 작용에 의해 빛을 발산하는 동물도 있다. 육지에서 나타나는 반딧불이의 생물 발광 현상보다 심해의 생물 발광 현상은 더 다양하고 강하다.   &nbsp;  심해 동물의 발광 현상은 생존 수단이자 의사소통 수단이다. 심해 동물의 80 ~ 90%가 빛을 발산하지만 발견된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심해 생물 대부분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앞을 못 본다면 어둠 속에서 빛을 발사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해양생물의 종류가 수억 아니 수천만이라고 해도 그 수는 육지 생물의 여덟배나 된다. 육지는 16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그 중 50만 종은 생물이고 동물의 80%는 곤충이다.(185 페이지)   &nbsp;  해양학자들은 환경 오염은 물론 기후변화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도 대략적으로 파악했다. 수온과 해저 온도의 상승으로 산호초가 죽고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수온이 낮은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며 메탄 하이드레이트도 용해될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함유된 공기를 다량으로 흡수하여 바다의 수소 이온 농도가 산성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껍질과 뼈를 만들기 위해 약알칼리성의 물이 필요한 패류와 갑각류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nbsp;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증가로 바닷물이 탄산수처럼 변했다. 바닷물이 산성으로 변한 탓에 바다 동물들은 뼈를 만들 수 없게 되었고 바다 동물의 먹이사슬 전체가 위험에 빠졌다. 저자는 지금까지 경계선을 둘러싼 분쟁은 대부분 육지에서 발생했으나 이젠 바다로 무대로 옮겼다고 한다. 접근할 수 없던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새롭게 유전이 발견될 때마다 해안 경계선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고 한다.   &nbsp;  21세기 초반부터 누가 바다 속 보물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천연자원에 굶주린 국가들끼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망간 단괴가 집중 분포하는 지역의 해류의 움직임은 1초당 4cm 정도로 걷는 속도보다 훨씬 느리다. 해저 퇴적층이 쌓이는 속도보다 망간 단괴의 성장 속도가 훨씬 느린데도 망간 단괴가 해저 퇴적층 위에 있다. 그 이유는 해저 면에서 사는 작은 생물들이 퇴적물을 파헤치거나 섭식 활동을 하기 때문이고, 심해의 느린 해류가 단괴 주변의 퇴적물을 쓸어가 버리거나 단괴를 가볍게 뒤집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nbsp;  해저에는 육지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세균과 바이러스가 살고 있다. 해저 미생물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 적응한 것이다. 그들은 얼음 같이 차가운 북극에서도, 뜨거운 블랙 스모커의 열광에서도 살고 있다. 넓은 심해저와 산호초에서도 산다. 한 마디로 어디서나 미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 미생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하여 생물체가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해양 미생물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밝혀내는 것이다. 유전자 코드를 알면 효소와 유효 성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언젠가는 실험실에서 유효 성분을 재생산할 수 있다.   &nbsp;  그렇게 되면 심해에 피해를 주지 않고도 실험실에서 심해의 생물학적 원료를 키울 수 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심해의 생물학적 원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심해개발이 광물 및 석유산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해저 열수 유체 및 광물화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코넬 드 롱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해저에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영해 면적의 1.6%만이 자연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278/65/cover150/89011282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786554</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신비한 물의 진가, 고마운 작용을 밝히는 과학 - [게이뤼삭이 들려주는 물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7357</link><pubDate>Mon, 04 May 2026 19: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73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885&TPaperId=172573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92/84/coveroff/89544208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885&TPaperId=172573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게이뤼삭이 들려주는 물 이야기</a><br/>임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09월<br/></td></tr></table><br/>물은 스스로 깨끗해질 수 있다. 오염되었다 해도 흐르면서 호기성 미생물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정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땅과 대기로 순환하면서도 정화된다. 지구는 커다란 정수기인 셈이다. 게이뤼삭(1778-1850)은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이다. 수소와 산소가 물을 생성할 때 반응 부피 비가 2대 1이라는 사실을 찾아낸 과학자다. 증발은 바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표면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물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계속 순환한다. 비, 눈, 우박 등을 모두 합해 하늘에서 내리는 물의 양을 강수량이라 하고 지구 표면에서 증발이 일어난 물의 양은 증발량이라 한다.   &nbsp;  너무 오염이 많이 된 물은 죽은 물이 되어 증발하지 않고 순환도 못하게 된다. 사용한 물을 자연으로 돌려주고 다시 사용하려면 순환이 잘 일어나도록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대기권은 크게 네 개의 층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지표에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주로 생활하는 곳은 대류권이다. 대류권에서는 지표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져서 대류 현상이 일어난다.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가 만나면 찬 공기는 하강하고 더운 공기는 상승한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층에 있고 더운 공기가 위층에 있는 것이 정상적이어서 안정층이라고 한다.   &nbsp;  위층의 기온이 더 낮고 아래층의 기온이 더 높은 곳을 불안정 층이라고 한다. 불안정층은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자신들의 정상적인 위치로 가기 위해 위아래로 순환을 하게 된다. 이를 대류 현상이라고 한다. 대류 권에서는 대류 현상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눈, 비, 우박이 하늘에서 내리는 것을 우리는 기상 현상이라고 한다. 기상 현상도 대류권의 특징이다. 대류권보다 더 높은 성층권 이상에서는 구름이 없다. 구름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는다. 성층권, 중간권, 열 권에서는 구름이 없어 비나 눈도 내리지 않는다.   &nbsp;  기상 현상은 대류권에서만 일어난다. 기상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물이다. 물이 구름을 만들고 비도 내리게 한다. 지구에 물이 없다면 기상 현상은 없는 것이다. 구름과 비와 눈은 모두 물인데 서로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볼까? 증발과 끓음은 어떻게 다를까? 증발은 물의 표면에서 수증기가 되는 것이고 끓음은 물의 내부에서 끓는 온도가 되어 수증기로 변하는 현상이다. 빨래가 마른다든가 마당에 뿌린 물이 없어지는 것을 증발이라고 하고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는 경우를 끓음이라고 한다.  &nbsp;  지구 곳곳에서는 증발이 일어난다. 물론 지구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에서 가장 많은 양의 물이 증발한다. 물은 증발하면 공기 중으로, 하늘로 여행을 간다. 지표면에서 증발로 인해 수증기가 된 물은 공기를 타고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하늘을 향해 올라가면서 조금씩 기온이 낮아지게 된다. 기온이 낮아져서 찬 공기와 만나게 되면 수증기는 다시 물이 된다. 하늘에서 수증기가 다시 물이 되는 현상을 수증기 응결이라고 한다. 수증기들이 올라가다가 어느 높이에서 응결이 되면 다시 물이 된다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이 된 수증기들은 서로 뭉쳐서 구름을 이루게 된다.   &nbsp;  구름은 하늘에 떠 있는 물방울들인 셈이다. 구름을 이루고 있는 물방울들이 서로 뭉쳐서 무거워지면 지표로 떨어지게 된다. 이것을 비라 한다. 지역에 따라 구름의 상층부는 물일 수도 있고 얼음 알갱이로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서 하늘로 여행을 하던 수증기가 물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온이 영하일 경우에는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된다. 구름이 물방울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지만 작은 얼음 알갱이들인 빙정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빙정이 내리게 되면 눈이 되는 것이다. 빙정은 내리다가 녹을 수도 있다. 하늘에서 빙정이 떨어지다가 녹게 되면 다시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다.   &nbsp;  얼음이 떠 있는 찬 얼음물을 생각해 보자.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운 컵 표면을 지나가면서 물방울이 된다. 안개가 생긴 새벽은 전날과 비교하여 일교차가 큰 편이다. 전날 증발이 활발하여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공기는 새벽이 되면서 온도가 급격히 하강하면 수증기를 다시 공기 중으로 돌려줘야 한다. 공기는 기온이 높으면 수증기를 많이 머금을 수 있지만 기온이 낮아지면 수증기를 조금만 가져야 한다. 새벽에 기온이 낮아져서 공기 중에 수증기가 응결하여 생긴 물방울이 이슬이다.   &nbsp;  해가 떠오르게 되면 기온이 다시 올라가게 되고 이슬과 안개는 공기 중으로 다시 돌아간다. 수증기는 기체이다. 물이 얼면 부피가 커지듯 바위 틈에 고인 물도 얼게 되면 부피가 커져 바위를 조금씩 부서지게 한다. 바위 틈 사이에서 자라는 식물의 뿌리도 바위에 작은 균열을 생기게 한다. 너무 거대하고 단단해서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 같은 바위도 물, 식물 뿌리 등에 의해 부서진다. 지역에 따라 지하수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 있을 수 있다.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 지하수는 바위를 조금씩 녹일 수 있다. 비가 와서 한 곳에 똑똑 떨어지는 빗물이 바위를 파이게 할 수도 있다.   &nbsp;  모래알이나 흙 먼지를 일으키는 바람도 바위를 가만 두지 않는다. 자꾸 자꾸 바위를 작은 돌멩이가 되도록 부서뜨리려고 한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일어나는 작용이다. 바위가 모래알이 되어가는 과정을 풍화라고 한다. 풍화는 바람 때문만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풍화의 원인은 물과 공기이다. 비가 내리면 물은 산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게 된다. 구름에서부터 지표면으로 떨어진 물들의 바다를 향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들은 조용히 흐를 때도 있고 무섭도록 빠르게 흐를 때도 있다. 돌멩이들을 움직인다. 사람들이 옮겨주지 않아도 돌들은 그 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nbsp;  물은 운반작용도 하는 것이다. 물의 운반작용으로 인해 아래로 내려가던 돌들은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더 작아지고 매끈해진다. 처음에는 모가 난 돌이었지만 모가 난 부분이 먼저 부딪히고 부서지면서 매끈한 돌이 되는 것이다. 물은 돌이나 흙을 조금씩 움직여서 어디로 데려다 놓으려고 하는 것일까? 산 위에서 출발한 물의 목적지는 바다이니 바다에 데려다 놓는 것이다. 산 위에서 바다로 갈수록 돌멩이들이 이리저리 물과 함께 부딪히고 부서지면서 입자가 작아지니까 바다에는 모래와 같은 흙이 많은 것이다.  &nbsp;  물의 속력이 빨라지면 주변의 작은 돌이나 흙과 부딪히는 힘이 커지게 된다. 그러면 물이 흐르면서 주변을 깎는 작용을 하게 된다. 이를 침식작용이라고 한다. 침식작용은 흐르는 물이나 빗물, 바닷물, 빙하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바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에너지가 작아지기 때문에 운반하기에 힘이 들어 운반하던 것들을 내려놓는다. 물은 상류를 지나 중류와 하류로 가면서 평지를 지나가게 된다. 평지에서는 하천의 기울기가 급하지 않으므로 물의 속력은 느려진다. 하류 쪽으로 가면서 운반하던 알갱이들을 어느 한 곳에 내려놓게 된다. 이를 퇴적이라 한다.   &nbsp;  한곳에 모인 알갱이들은 서로서로 엉겨 붙고 다져지면서 새로운 지형을 만들 수 있다. 침식작용에 의한 지표의 변화는 주로 상류지역에서 발견될 수 있다. 폭포와 V자 계곡이 그것이다. 이들은 물이 아래쪽으로 급하게 흐르면서 깊게 패인 것이다. 퇴적 작용에 의한 지표의 변화는 하류 지역에서 주로 많이 발견된다. 삼각주가 그 한 예다. 삼각주는 지류에 있던 물이 해양으로 유입되면서 토사가 삼각형 모양으로 퇴적되는 지형을 말한다. 중류지역에서 침식과 퇴적이 함께 일어나는 예도 있다. 곡류의 안쪽은 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바깥쪽은 빨라진다. 느린 곳은 퇴적이 일어나고 빠른 곳은 침식이 일어난다.   &nbsp;  지하수도 동굴을 만들 수 있다. 석회암 지대에 이산화탄소가 녹은 지하수가 흐르게 되면 석회암이 용해되어 석회암동굴이 생긴다. 지하수뿐 아니라 빙하, 해수, 바람도 침식과 퇴적 작용을 통해 지표를 변화시킨다. 지표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흐르는 물이다. 식물이 물을 너무 많이 마셨을 경우에는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물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물은 하늘, 대기, 지표, 지하에 존재하며 세상을 감싸고 있을 뿐 아니라 기상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지형을 바꾸기도 한다.   &nbsp;  세포의 주성분이어서 생물체의 몸을 이루기도 하고 체온 유지와 같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들을 수 있는 상태와 딱딱하게 굳은 상태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흐를 수 있는 상태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 굳어진 상태는 모양이 일정하다. 물이 수증기로 변할 때 부피는 거의 1700배 증가한다고 한다. 물은 얼음이 될 때, 수증기가 될 때 모두 부피가 증가한다. 분자끼리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은 분자 운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nbsp;  고체 상태의 물질을 가열하면 물질은 에너지를 흡수한다. 분자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분자끼리 서로 당기는 인력은 약해지고 분자 운동은 활발해진다. 기체를 냉각시키면 물질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에너지를 방출함에 따라 분자 운동이 둔화된다. 분자끼리의 인력이 강해지고 분자와 분자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진다. 주전자에서 나오는 김은 액체 상태다. 그 액체 상태의 물방울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면서 수증기가 되는 것이다. 고체가 액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체가 되는 것을 승화라고 하고 기체가 액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체가 되는 것도 승화라고 한다.   &nbsp;  나프탈렌은 승화성 물질이다. 고체에서 바로 기체가 되어 옷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방충제 역할을 한다. 만일 나프탈렌이 고체에서 액체가 되는 과정을 거친다면 흘러 옷을 망가뜨리게 될 것이다. 냉동실의 성에는 기체가 바로 고체가 되는 것이다. 어떠한 상태 변화든지 반드시 동반되는 과정이 있다. 열의 출입이다. 우리가 마당에 뿌리는 물은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지만 이글루 위에 뿌리는 물은 이누이트들을 훈훈하게 해준다. 더운 여름에 뿌린 물은 곧 증발한다. 하지만 이글루에 뿌린 물은 얼게 된다. 기온이 영하일테니까. 여름에 마당에 뿌리는 물은 기화하는 것이니까 열을 흡수한다. 이글루에 물을 뿌리면 물이 언다. 물이 얼면서 열을 방출한다. 이글루 안은 방출된 열 때문에 훈훈해진다.   &nbsp;  겨울철의 서리는 승화에 해당한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언 것이기 때문이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온도가 상승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자들은 수증기가 되면서 훨씬 자유로운 분자 운동을 하게 된다. 분자 운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분자끼리 서로 잡고 있던 손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물이 수증기가 되려면 분자 간의 인력이 끊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분자 간의 인력이 끊어지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해진 열에너지를 다른 일에 사용하니까 온도가 상승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일이라는 것은 상태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nbsp;  녹는점에서도 얼음이 분자끼리의 인력을 끊고 물이 되어야 하므로 녹는점에서의 온도는 일정 하고 변화가 없다. 어는 점 역시 일정하다. 물을 많이 끓여야 할 경우 끓는 온도가 높아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열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 압력에 따라 끓는점은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물의 끓는점을 100°C라 하고 녹는점을 0°C라고 할 때 기압은 1기압이 기준이다. 얼음의 녹는 점도 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압력과 온도에 따라 세 가지 물질의 상태가 모두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물의 경우 세 가지 상태가 모두 존재할 수 있는 온도와 압력이 있다. 얼음, 물, 수증기가 모두 한 곳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nbsp;  물의 삼중점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온도는 0.01°C이고 압력은 0.006 기압일 경우이다. 게이뤼삭은 물을 전기분해하면 플러스 극에서는 산소가 발생하고 마이너스 극에서는 수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물 분자는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이루어진 분자다. 수소와 산소가 이루는 각도가 104.5도가 되는 굽은 구조이다. 한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물질을 이룬 상태에서 서로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특별한 결합이 필요하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리저리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원자핵이 아니라 전자다.   &nbsp;  그러므로 원자와 원자 사이를 전자들이 연결하여 주는 것이다. 원자가 가지고 있는 전자들 중 결합에 관여할 수 있는 전자들은 원자핵과 가까운 전자들일까? 아니면 원자핵과 가장 멀리 떨어진 전자들일까? 원자핵과 가까운 전자들은 원자핵과의 인력 때문에 멀리까지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전자들을 최외각 전자, 원자가 전자라고 한다. 수소 원자는 원자가 전자가 한 개이고 산소 원자는 원자가 전자가 여섯 개이다. 루이스라는 과학자는 원자를 둘러싼 원자가 전자가 8개를 이룰 때 안정된다고 주장했다.  &nbsp;  원자가 전자를 여덟 개 이루려는 것을 옥테트 규칙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것처럼 물질들도 마찬가지다. 자연계에서 존재할 때 물질들도 안정된 상태로 존재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원자를 둘러싼 원자가전자가 여덟 개가 되어 안정을 이루려고 한다. 수소는 원자가 전자가 한 개이고 산소는 원자가 전자가 여섯 개이다. 여덟 개가 되려면 각각 가지고 있는 전자들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래서 수소와 산소는 결합을 이루면서 서로를 충족시켜주기로 했다. 서로 부족한 대로 전자들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nbsp;  산소 원자에 수소 원자 두 개가 다가온다. 수소 원자는 원자가 전자를 한 개 가지고 있다. 원자가전자가 한 개인 수소 원자가 두 방향에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산소 입장에서 보면 산소 원자에 수소 원자가 두 방향에서 다가오면서 각각 전자를 한 개씩 내밀면서 온다. 산소 원자는 여섯 개의 원자가 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수소 원자 둘이서 원자가전자를 한 개씩 내밀면서 다가오니까 산소 원자의 중심에는 모두 8개의 원자가 전자가 생긴 것이다. 수소 원자의 원자가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중심에 있던 산소 원자의 전자는 8개가 되었고 안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nbsp;  수소 원자는 전자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산소와 공유된 상태다. 수소 원자는 가질 수 있는 전자의 수가 적다. 수소 원자의 원자가 전자는 두 개일 때 안정되다. 수소 원자는 산소 원자와 전자를 공유하여 모두 두 개의 전자를 갖게 되었다. 산소나 수소 입장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결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산소 원자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매우 강하고 수소 원자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다. 그래서 수소와 산소가 공유한 전자는 산소 쪽으로 더 치우치게 된다. 산소 원자 쪽에 마이너스 전하의 세기가 더 세진 것이다.   &nbsp;  수소 원자는 플러스 전하를 띠게 돼 있다. 분자 내의 결합을 넘어서 물 분자끼리의 결합 즉 분자 간 결합에 대해 알아보자. 물 분자를 이루는 두 개의 수소 원자는 부분적으로 플러스 하나를 띠고 산소 원자는 마이너스 전하를 띠는 구조다. 이러한 물 분자들이 서로 모여 있게 되면 어떤 물 분자의 수소 원자는 다른 물 분자의 산소 원자에 접근할 수 있다. 그래야 이웃하는 물 분자의 산소와 수소 원자는 강한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결합이 형성되는데 이를 수소 결합이라 한다.   &nbsp;  물이 얼음이 될 때에도 얼음을 이루는 분자들이 수소 결합을 하며 육각형 구조를 만든다. 이때 육각형 안쪽으로 빈 공간이 생기므로 얼음의 부피는 물보다 커지게 되는 것이다. 물 분자가 이루는 결합은 공유 결합과 수소 결합이다. 공유 결합은 하나의 분자 안에 있는 원자들 간의 결합을 의미한다. 수소 결합은 분자들끼리의 결합으로 분자 간 인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합을 의미한다. 물에 얼음이 잘 뜨는 것은 무게 때문이 아니라 밀도 때문이다. 밀도는 단위 부피에 해당하는 질량을 의미한다.   &nbsp;  여러 가지 물질이 있을 경우 같은 부피가 갖게 되는 질량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순히 무게가 가볍고 무거운 것과는 다른 것이다. 아무리 철을 가루 내어 조금만 물에 넣어본다고 해도 철의 단위 부피당 차지하는 질량 값은 일정하므로 물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얼굴만큼 큰 자동차와 금속으로 만든 엄지손가락만큼 작고 가벼운 자동차를 물에 넣어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스티로폼 자동차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물에 가라앉는 것은 아니며 금속 자동차가 아무리 작다고 해도 가라앉지 않는 것은 아니다.   &nbsp;  단위 부피에 해당하는 질량은 어떤 물질이든 간에 일정한 값을 갖는다. 물질의 특성이다. 물의 밀도는 1g/ cm³다.  물 1cm³를 취해 질량을 재어 보면 1g이 되는 것이다. 얼음의 밀도가 물보다 커서 호수의 바닥부터 언다고 한다면 호수의 물고기들은 겨울을 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호수가 윗부분부터 얼게 되니까 오히려 얼음이 찬 대기로부터 물속의 생태계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물질 1g을 1도°C 상승시키기 위해 필요한 열량을 비열이라고 한다. 비열이 큰 물질 일수록 가열하거나 냉각하여도 온도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천천히 냉각되고 천천히 가열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물은 비열이 큰 편에 속한다.   &nbsp;  겨울이 되어서 기온이 하강하여도 지표 만큼 빠르게 냉각되지 않는 이유가 물의 비열이 크기 때문이다. 물은 온도 변화가 크지 않으므로 물속 생물들이 겨울을 잘 지낼 수 있게 해준다. 수소 결합을 하여 분자끼리 강하게 끌어당긴다. 이 분자 간의 강한 인력 때문에 물은 표면적을 최소화하려는 힘을 작용시킨다. 이를 표면장력이라고 한다. 물 분자가 서로 강하게 끌어당겨 표면적이 최소화가 되려면 둥근 구 형태가 되어야 한다. 같은 부피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기하 구조 중에서 둥근 구가 가장 표면적이 작다.   &nbsp;  물보다 밀도가 큰 바늘도 물 위에 잘 떨어뜨리면 뜰 수 있다. 물에는 바늘이 가라앉으려는 밀도를 이겨내려는 힘인 표면장력이 있다. 물은 다른 물질에 비해 녹는점이나 끓는점도 높은 편이고 비열도 큰 편이며 표면장력도 가지고 있다. 이는 물 분자가 극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수소 결합을 하고 있어서 분자들끼리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오염된 물의 양이 적으면 물은 스스로 깨끗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물 속에 사는 미생물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미생물들은 물에 유입된 오염물질들을 분해해 준다.   &nbsp;  그런데 너무 많은 오염물질들이 강으로 흘러 들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분해시킬 물질들이 많아졌으므로 미생물들은 빠르게 번식하며 오염물질을 분해할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도 생물체이므로 호흡을 하여야 하고 호흡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미생물이 모여 있게 되면 물 속에 산소는 부족하게 된다. 미생물들은 오염물질을 분해시키는 일을 끝마치기 전에 호흡을 하지 못하여 죽게 된다. 깨끗한 물은 용존 산소량은 높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낮은 상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92/84/cover150/89544208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928457</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자연사박물관들이 전해주는 놀라운 사연, 의미, 과제 -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 대멸종의 시대, 자연의 기억보관소가 들려주는 전시실 너머의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3970</link><pubDate>Sat, 02 May 2026 18: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39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054&TPaperId=172539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2/coveroff/k1621370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054&TPaperId=172539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 대멸종의 시대, 자연의 기억보관소가 들려주는 전시실 너머의 이야기</a><br/>잭 애슈비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6년 04월<br/></td></tr></table><br/>자연사박물관을 지구 전체의 생물 다양성이 얼마나 경이롭고 중요한지 알리는 곳으로 생각하는 동물학자, 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박물관 부관장인 잭 애슈비의 책이다. 설득력 있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저자는 자연사박물관과 미술관을 구별한다. 자연사박물관은 소장품 규모에서 미술관보다 훨씬 방대하고 전시에서 끝없이 다양한 주제와 엄청나게 긴 역사를 다루는 데도 보편적인 관람 코스를 짤 수 있을 정도로 비슷비슷하다. 저자는 말한다. 박물관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자연과 닮지도 않았다고. 공룡에 쏠리는 관심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공룡만 부각하느라 자연계의 다른 모든 생물이 구석으로 밀려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nbsp;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는 목록은 방대한 자연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선별이 필요하다. 선별은 편향이 드러나는 계기인지도 모른다. 편향 가운데 하나는 서양의 비중이 꽤 크다는 점이다. 자연사박물관이 예부터 항상 과학을 증진하는 곳이었다고 주장하기 힘들다는 말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무참한 자의식과 탐욕, 식민주의까지 집약된 곳이 자연사박물관이다. 저자는 자연사박물관이 관리하는 동물, 식물, 균류를 비롯한 생물 표본은 현재 우리 지구가 맞닥뜨린 심각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귀중한 근거 자료라고 말한다.  &nbsp;  저자에 의하면 지식을 공유하고 영감을 주는 것은 박물관의 핵심 기능이지만 지구 생물에 관한 최상의 기록, 가장 확실한 자료를 잘 관리하는 것 또한 박물관의 핵심이다. 자연사박물관은 자연을 보여주기 위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기도 한다. 죽음은 자연 현상이지만 죽은 동물의 표본은 자연과 거리가 멀다는 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엄청나게 수고스러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표본은 사실상 인공물에 가깝다. 생각할 법한 이야기이지만 박제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알았다.  &nbsp;  박제동물 제작은 엄청난 수준의 예술적 비전과 기술, 해부학적 지식을 요하는 일, 결과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저자에 의하면 박제는 동물을 가장 생생하게 보존하는 기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진짜 동물과 가장 거리가 멀다.(64 페이지) 흑곰의 털 가죽을 표백해 대왕판다의 박제 모형을 제작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공(人工), 연출, 타협의 산물이 자연사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손에 잔혹하게 살해 당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동물 박제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nbsp;  새의 암수가 함께 전시된 경우 대체로 암컷은 더 낮은 선반에 있거나 아예 수컷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고 수컷은 몸을 잔뜩 부풀린 지배적 모습을 만드는 것은 동물의 실제 행동 특성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위계서열만 중시한 연출이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나와 관계되는 지질박물관은 어떤가 생각해 보게 된다. 연출이나 편견과 가장 거리가 먼 곳이 지질박물관이 아닐까? 어떻든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우게 된다. 몸집이 워낙 어마어마하게 큰 고래의 경우 골격표본을 만들 때 뼈만 깨끗이 남기는 단계에서 보통 자연의 힘을 빌린다. 사체를 흙이나 분뇨, 모래에 묻어두고 미생물, 균류, 무척추 동물이 연조직을 다 먹어 치우게 놔두는 것이다.  &nbsp;  자연사박물관의 표본에는 오류도 많다. 직접 본 적이 없는 공룡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이나 다른 동물의 골격표본에 오류가 발견되더라도 박물관이 곧바로 수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화석 뼈나 복제 모형은 망가지기 쉽고 표본을 다시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액침(液浸) 표본이 가장 진짜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새롭다. 동물이 전시를 위해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전시는 관람객의 기분을 망친다. 부가된 것도 없고 사람이 조작하지도 않았고 어떠한 해석도 개입되지 않아 정확성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는 진짜 생물들이 지루하게 여겨지는 것도 아이러니다.  &nbsp;  저자는 이를 실제 생물과 한 단계씩 멀어질수록 더 파격적이고 관람객의 관심과 흥미는 커진다는 말로 설명한다. 저자는 자연사박물관은 진짜 생물과의 일치성과 관람객이 느끼는 따분함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사 표본에는 성비(性比) 차이가 꽤 난다. 동물을 잡고 수집하는 사람의 편향성 때문이다. 자연사박물관에서 표본은 유전학부터 기후변화, 분류학, 해부학, 독성학 기생충학, 진화학, 생물 다양성 감소, 생태학 등 방대한 과학탐구에 두루 활용된다. 박물관에 연구할 표본이 아무리 많아도 수컷의 비중이 훨씬 크면 수컷의 행동이 그 생물의 일반적인 행동으로 왜곡되어 관람객들은 제대로 된 지식을 얻지 못하게 된다.  &nbsp;  암컷에게 드러낸 것과 같은 편견이 최초로 발견된 생물의 이름을 붙일 때 여성 전체를 향한 편견으로 확장되어 나타난다는 저자의 지적은 예리하다. 현존하는 모든 조류의 90% 이상이 새끼 돌보는 일을 수컷이 담당한다. 그런 사실은 조류(鳥類)가 키티파티, 오비랍토르와 생물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조류 역시 먼 옛날 조상들처럼 수컷이 새끼의 양육을 담당하는 게 당연한 결과라는 말이다. 저자는 자연에서는 동성간 짝짓기가 매우 흔하지만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그런 사실을 아예 알리지 않거나 객관적으로 기록하기를 주저했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nbsp;  저자는 인간의 편향된 고정관념을 잣대로 동물의 행동을 해석한다면 동물의 자연사는 물론 더 넓게는 인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이 동물계에서 또는 다른 어디에서든 근거가 발견되어야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중생대는 파충류의 시대, 신생대는 포유류의 시대라는 말은 엉터리라고 말한다. 나도 한 지질학자의 글에서 이런 구분을 보았다. 저자에 의하면 150만 종 가운데 7천 종도 되지 않는 포유동물은 비중은 약 0.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어느 자연사 박물관을 가든 전시실에는 포유동물이 가득하다.  &nbsp;  다양성에서 진정한 최강자는 현재까지 90만 종이 알려진 곤충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챕터의 제목이 '곤충한테 왜 그래'란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박제 동물은 피부가 유연한 동물로만 제작할 수 있으며, 골격표본은 뼈가 있는 동물로만 만들 수 있다. 동물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충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 무척추동물은 액침 표본으로 보존하기도 하지만 곤충은 표본 상자에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보존된다.(159 페이지) 저자는 박물관은 사람들에게 무엇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려줌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방식을 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nbsp;  새끼 제비 한 마리가 부화한 뒤 성체가 되기 위해 20만 마리의 곤충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도 만나기 어려운 지식이다. 곤충이 없으면 지구의 삶은 무너진다. 생물 수백만 종이 멸종하고 동물의 사체가 우리 주변에 가득할 것이라고 한다. 곤충은 지구 역사에 지금까지 총 다섯 번(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백악기) 찾아온 대규모 멸종 사태마다 비교적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남은 듯 했지만 현재 곤충 개체수가 감소하는 속도와 규모를 볼 때 지구의 한계를 거듭 위반한 인류가 빚어낸 여섯 번째 멸종에서는 곤충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다.(175 페이지)  &nbsp;  저자는 고생물학자이자 유명 저술가 리처드 포티의 책에서 곤충의 부정적이거나 기괴한 모습이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리처드 포티는 나도 읽은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의 저자이다. 그의 고생물학 저서인 [삼엽충]은 어떤지 읽어보고 싶다. 저자는 건강한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역할을 하는 식물과 균류가 자연사박물관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식물맹(植物盲)이란 말이 있다. 새보다 훨씬 중요한 식물에 대해 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소홀한 것이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보면 조류 관찰은 엄청난 규모의 거대 산업(130 페이지)이라는 저자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nbsp;  식물은 자연사박물관에서도 홀대 당한다. 동물들의 소품 정도로 취급되는 것이다. 식물에 대해 우리는 참 무심하고 마치 없는 존재인 것처럼 대해왔다는 생각을, 저자의 지적을 통해 반성하듯 하게 된다. 식물과 조류(藻類)는 공기를 만들어내는 존재들이다. 저자는 인상적인 말을 한다. 표본으로 남아 있는 모든 최후 개체는 하나하나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멸종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말(246, 247 페이지)이다. 자연사박물관의 소장품에는 권력과 계층 구조, 값어치의 영향이 깊게 배어 있다. 과학도 문화의 한 부분이다. 과학계가 던지는 질문은 특정 시대와 지역의 사회적 규범, 정치, 우선순위, 금기시되는 것의 영향을 받는다.  &nbsp;  인류학 전시회에 자주 활용되는 디오라마에는 박제된 야생동물과 원주민을 대놓고 동일시하는 시선이 깔려 있다. 저자는 박물관의 탈식민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박물관의 모든 소장품이 한곳에 모일 수 있었던 힘은 제국주의 시대의 불균등한 권력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탈식민지화가 필요한 대표적 예가 도도새이다. 과학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협력이라 불러도 힘의 구도는 불균형하다는 사실을 솔직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nbsp;  저자를 통해 알게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탐험대가 박물관에 전시할 만한 것으로 무엇을 찾아오느냐에 따라 그 나라를 침략해 식민지로 삼을지 말지가 결정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자연사박물관이 발전한 시기는 식민지 사업이 성장한 시기와 겹친다.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박물관은 제국이 거둬들인 전리품의 보관소이자 식민지에서 추출, 착취할 천연자원이 있는지 판단할 만한 표본들을 보유하다가 필요할 때 언제든 연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저자는 자연사박물관의 표본이 획득된 과정이 사회사의 측면에서 부적절한 사건과 엮여 있다면 그 이야기까지 관람객들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nbsp;  저자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고통을 가하며 벌어들인 돈이 자신이 속한 박물관(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박물관)의 소장품 수집에 쓰인 셈이라는 사실을 말할 정도로 진지하다. 저자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논란 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또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생물을 비교하는 것은 자연사의 거의 모든 세부 분야에서 필수적인 연구 방식이지만 다양한 표본이 한곳에 모여 있을 때 생기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과 세계 각지에서 나온 표본들이 전 세계 자연사박물관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따져보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말한다.  &nbsp;  저자는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의 이중고를 이야기한다. 하나는 식민 지배를 받은 것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 나라에서 유래한 표본들이 식민지를 건설한 국가들에 있는 현실이다. 물론 그 국가들이 표본이나 문화재를 가져가 보관하지 않았다면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저자는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고고학, 예술, 자연사, 그 밖의 어떤 분야든 소속을 둘러싼 논의는 결국 바로 그것이 어디에 있을 때 가장 큰 의미가 있는가라는 한 줄기로 모이는 듯하다고 말한다.  &nbsp;  책을 읽으며 느낀 것 중 하나는 삶이란 참 어려운 것이라는 점이다. 표본이 수집된 후 새로운 종으로 밝혀질 때까지 소요되는 지체 시간이 평균 21년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발견된 새로운 포유류 종의 4분의 3은 자연서식지가 아니라 박물관 수장고에서 표본으로 발견되었다. 새로운 종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채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는 생물 중에는 자연서식지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 있다. 지금 수집되는 표본들은 과학자들이 내리는 결정의 주요한 바탕이 될 것이다.  &nbsp;  박물관들은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표본을 수집하는 방안을 꾸준히 찾고 있다. 과학자들은 자연사박물관이 자연의 기억 보관소라는 사실을 토대로 박물관의 표본과 그 표본에 관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생물을 지키는 중요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새로운 길이 나타날 수 있음을 끊임없이 깨닫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에 남아 있는 오래전 기록은 지역의 멸종 생물을 복원하는 데 활용된다. 자연사박물관의 표본은 생물 보존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보존 방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박물관 일은 여러 직업 중 하나이지만 이 직업에는 소명 의식이 필요하다.  &nbsp;  지구에 사는 생물의 다양성을 기록하는 것은 자연사박물관이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줄곧 핵심 과제다. 전시실에 놓을 표본 하나를 결정하는 것은 수백만점의 다른 표본이 제외되는 것을 뜻한다. 이 부분으로부터 편향성은 불가피하며 박물관 일에 막중한 책임감과 균형감각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자연사박물관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시설이라는, 부당하고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오해를 벗으려면 자원이 필요하다. 이 책은 감사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자연사박물관에 대해 알게 해주고 생각하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은 균형잡힌 시각으로 전해진 새로운 정보의 선물상자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2/cover150/k1621370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909270</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초심자에게 적합한 듯 보이는 교재 같지만 핵심이 집중 설명된 판구조론, 그리고 플룸구조론 이야기 - [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1008</link><pubDate>Thu, 30 Apr 2026 23: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510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486&TPaperId=172510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81/59/coveroff/89544204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486&TPaperId=172510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a><br/>좌용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09월<br/></td></tr></table><br/>[가이아의 향기]에서 지구를 일종의 목수로 비유하고, 지구는 판이라는 널빤지로 헌 집의 여기저기를 고쳐 새집으로 단장하듯 끊임없이 움직인다고 설명한 좌용주 교수의 [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란 책이다. 윌슨이란 캐나다의 저명한 지구물리학자이자 지질학자인 투조 윌슨(1908~1993)을 의미한다. 윌슨은 판구조론 확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판구조론은 플룸 구조론과 함께 지질학을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론이다. 저자는 지구뿐 아니라 태양계를 이루는 지구형 행성의 진화를 연구하는 데도 판구조론은 분명한 탐구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말을 한다. 최근 열수구, 오피올라이트 등을 공부하면서 이들은 모두 판구조론으로 명확히 설명할 수 있고 판구조론을 뒷받침하는 개념임을 알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두 지각을 이야기한다. 해양지각, 대륙지각이 그것이다. 해양지각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이루어졌다. 두께는 평균 5km다. 반면 대륙지각은 화강암, 섬록암, 반려암, 사암, 이암, 편마암 등 여러 암석으로 이루어졌다. 평균 두께는 약 35km다. 대륙지각이 여러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은 40억 년 이상의 오랜 지질 시대 동안 판의 충돌, 마그마 활동, 풍화·퇴적 등 다양한 지질 작용이 복합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륙지각은 해양지각보다 두껍지만 밀도가 낮다. 감람암은 맨틀을 이루는 암석이다. 지각은 맨틀보다 밀도가 낮다. 그래서 맨틀 위에 떠 있는 것이다. 맨틀 아래에는 핵이 자리한다. 핵은 밀도가 가장 높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암석권, 연약권, 중간권은 핵은 논의하지 않고 지각과 맨틀 부분만을 설명한 것이다. 지구 표면의 새로운 층을 암석권이라 한다. 100km에 이른다. 이는 지각과 최상부 맨틀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연약권은 맨틀 중 비교적 상부에 속한다. 지하는 온도가 녹는 점보다 크게 높지 않기에 맨틀은 일부만 녹는다. 부분적으로 녹고 무른 성질을 보이기에 연약권이라 한다. 연약권의 두께는 100~250km에 이른다. 연약권 아래의 나머지 맨틀을 중간권이라 한다. 중간(지구 표면의 운동 무대인 연약권까지와 핵 사이에 놓인) 부분이라는 말이다. 상부 맨틀은 모호면이라 불리는 지각과 맨틀의 경계에서부터 약 670km까지의 깊이를 말하고 하부 맨틀은 그보다 깊은 부분을 말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어떤 판은 대륙을 짊어지고 있고 어떤 판은 해양지각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대륙을 가지는 판을 대륙판이라 하고 해양 지각을 가지는 판을 해양판이라 부른다. 한국이 위치한 유라시아 판은 대륙판이고 넓은 태평양을 둘러싼 태평양판은 해양판이다.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대륙과 해저가 이동하는 것과 판이 이동하는 것을 같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서 대륙 지각과 해양 지각이 바로 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대륙판은 대부분 대륙 지각이지만 해양 지각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대륙판이 곧 대륙 지각인 것만은 아니다. 지각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지각과 가장 상부의 맨틀이 합쳐진 암석권이 움직이는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각이 움직이지만 그 아래의 맨틀도 함께 움직인다. 사람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면 사람만 건너는 것이 아니라 뗏목도 같이 움직인다. 사람이 지각이라면 뗏목은 맨틀에 해당한다. 사람을 실은 뗏목은 암석권이고 강물은 연약권이다. 판과 암석권이 같은 것이라면 왜 하나로 부르지 않을까? 암석권은 지구 겉에서 맨틀의 바닥까지 암석권, 연약권, 중간권 등의 새로운 층으로 나눌 때 사용하는 구분이다. 하지만 지구 표면에서 무엇이 움직인다고 할 때는 운동을 나타낸다. 운동하는 물체를 부를 때는 암석권 대신 판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판이 이동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지각뿐 아니라 가장 상부의 맨틀을 포함하는 암석권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확장 경계는 많은 경우 해저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대륙 내부에서 확장 경계가 발견되기도 한다. 확장 경계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맨틀의 상승류가 암석권을 들어올린다. 해저의 확장 경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저 지각이 높아져 있고 이런 높은 지형을 해령이라 부른다. 해령에서 상승한 맨틀 물질이 해양지각을 만든다. 수렴 경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수렴 경계 중 하나는 침강 경계다. 다른 하나는 두 판이 충돌하는 충돌 경계다. 침강 경계는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내려가는 경계를 말한다. 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해양판이 다른 해양판 아래로 침강할 수도 있다. 더 오래되고 더 무거워진 해양판이 젊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해양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두 판이 서로 접근하여 침강경계를 이룬 곳에서는 표면보다 아주 깊은 골짜기가 생긴다. 이런 지형을 해구라고 한다. 침강 경계의 대표적인 지형이다. 충돌 경계는 오직 충돌하기만 하는 경계를 말한다. 이런 곳에서는 대륙판끼리 부딪힘에 따라 하늘 높이 솟구치게 된다. 충돌 경계를 대표하는 것이 산맥이다. 충돌이 끝은 아니다. 대륙 지각끼리는 충돌해서 높아졌지만 지각 아래의 맨틀 부분은 계속 움직인다. 한쪽이 다른 쪽으로 계속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운동이 계속되는 한 산맥은 계속 솟구쳐 오른다. 대륙지각은 위아래로 균형을 이룬다. 높아지기 위해서는 맨틀 쪽 뿌리도 깊어야 한다. 이 뿌리가 깊어진다면 산맥의 높이도 더 높아질 수 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경계가 생기는 것을 단층이라 한다. 단층을 만드는 운동이 생기면 땅은 아래로 수직 이동을 할 수도 있고 좌우로 수평 이동을 할 수도 있다. 단층이 해령을 만난다는 것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육지의 보통 단층들과 다른 아주 결정적인 증거다. 이런 단층은 해령과 해령 사이에 존재한다. 이런 단층을 변환단층이라 한다. 두 땅의 이동이 항상 반대이고 땅이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한 땅의 뒷부분에 빈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 육지의 일반 단층들의 모습이다. 변환 단층의 경우 빈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해령에서 끊임없이 해양 지각을 만들기 때문에 빈 공간이 생길 틈이 없기 때문이다. 해양 지각은 해령을 중심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확장된다. 하지만 지구 해양에 분포하는 해령의 축은 항상 연속적이지 않고 끊어져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끊어져서 만들어진 해령과 해령 사이에서 해양 지각의 움직임이 반대가 되는데 여기에 변환 단층이 생겨나는 것이다. 해령들을 좌우로 끊고 있는 선들이 단층으로 이것이 바로 변환단층이다. 해저에는 무수히 많은 변환 단층이 존재한다. 특이하게도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육지에 나타난 변환단층이다. 해령들은 왜 끊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지구의 표면이 평면이 아니라 둥근 구면이기 때문이다. 평면과 달리 구면에서는 점토가 휘어지는 정도가 위아래에서 다르다는 것이 핵심이다. 해령에서 만들어진 해양지각은 양쪽으로 이동한다. 이동시키는 중심이 지구 내부에 있다.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모든 장소에서 이동하는 정도가 같지 않다. 그래서 해양지각은 해령에 수직인 방향으로 쪼개진다. 이를 변환단층이라 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맨틀 위에는 대륙이 있고 대륙은 맨틀의 순환과정에서 생기는 수평 이동에 실려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맨틀대류설이라 한다. 맨틀이 대류한다는 홈즈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옳다. 하지만 홈즈 자신도 맨틀이 지구 내부 전체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또 어떤 모습으로 대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많은 과학적인 발전이 있고 나서야 우리는 맨틀 대류의 모습이 어떤지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는 표현은 맨틀이 대류하는 모습에 대해 아직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해령에서 순환의 흐름이 상승하고 해구에서 하강하지만 해령과 해구 사이에서는 수평적인 흐름을 하고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해구에서 하강한 흐름은 맨틀과 핵의 경계를 따라 수평으로 흐르고 해령에 가까워지면 다시 상승한다. 이렇게 볼 때 맨틀의 대류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순환이 된다. 그런데 이런 커다란 순환에 의문을 가지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 아래 위의 맨틀 성분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맨틀 성분 중에는 방사성 원소와 같은 성분도 있다. 과학자들이 이 방사성 원소의 양이 맨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만약 대류가 맨틀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면 대류 순환은 맨틀의 성분을 일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맨틀의 성분이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면 이런 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류가 맨틀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는 모델을 한 층 모델이라 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대류가 맨틀 상부에서만 일어난다고 하는 모델을 두 층 모델이라 한다. 두 층 모델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맨틀이 한층으로 대류한다는 모델에 문제가 생기자 과학자들은 다른 모델을 생각해 냈다. 맨틀 대류가 상부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때 맨틀을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로 나누는데 그 경계는 지하 약 670km에 있다고 생각한다. 맨틀 전체의 두께가 약 2,700km이니 상부 맨틀은 하부 맨틀에 비해 얇은 층이다. 맨틀을 두 개의 층으로 나누고 대류가 상부 맨틀에서만 일어난다고 하는 모델이 이렇게 생겨난 것이다. 딱딱한 고체의 맨틀 중에서도 연약권은 무르기 때문에 보다 쉽게 대류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층 모델에도 약점이 있다. 하부 맨틀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맨틀 대류가 판들 이동시키는 기본적인 힘을 제공하지만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은 판의 움직임이 조금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맨틀의 순환과 판의 이동이 관계한다면 해령과 해구는 맨틀의 상승부와 하강부로 고정된다. 과학자들은 여러 곳에서 해령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맨틀의 대류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맨틀 대류만이 판을 이동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해령 자체가 움직이고 해령이 해구 아래로 침강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판의 이동은 맨틀 대류뿐 아니라 침강하는 판의 잡아당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해령에서 만들어진 해양지각은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차가워지고 따라서 무게도 증가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해구에 접근하면 침강하는 해양지각은 아주 무거워진 상태이며 가라앉으려는 성질이 강해진다. 이때 침강하는 판은 뒷면에 있는 판들을 세게 잡아당기려는 성질이 생긴다. 이 때문에 해령도 끌려오면서 이동한다. 해령에서 산맥을 이루던 해양지각이 서서히 높이가 낮아진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생기면 그 사이에 있는 물체는 미끄러지지 않을까? 해령과 해구 사이의 해양지각은 수천 미터의 높이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 때문에 해령 부근의 지각이 계속 해구 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해령 역시 해구 쪽으로 끌려 간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세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1) 맨틀의 수평적 흐름, 2) 해구 쪽에서의 잡아당김, 3) 해령에서 해구쪽으로의 미끄러짐 등이다. 판이 움직이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어느 하나의 경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세 가지 경우 중 두 가지 또는 세 가지가 모두 작용할 수도 있다. 판이 움직이는 이유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할 수 있다. 기본은 판 아래의 맨틀이 대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맨틀은 대류하고 그 위의 판은 맨틀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판의 무게 변화, 해저 높이의 변화 등이 함께 어우러져 판을 이동시키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정리하면 맨틀 대류, 해령 밀어내기, 해구 끌어당기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1) 맨틀 대류는 지구 내부의 뜨거운 열로 인해 맨틀이 서서히 대류하며 그 위에 떠 있는 판을 밀거나 끄는 것이다. 2) 해령 밀어내기는 해령에서 마그마가 솟아나와 새로운 지각이 형성될 때 차가운 판이 기존의 판을 옆으로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3) 해구 끌어당기기는 무겁고 차가워진 해양판이 밀도 차이로 인해 맨틀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뒤따르는 판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판 이동의 원동력은 해구 끌어당기기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부딪혀 만들어진 히말라야는 습곡 산맥이다. 재미있는 것은 두 판의 윗부분 즉 대륙 지각들은 서로 충돌하여 솟구쳐 올랐지만 지각 바로 아래의 맨틀은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판을 이루는 암석권의 맨틀 부분은 지금도 계속 유라시아판 아래로 기어 내려가고 있다. 아주 느린 속도이긴 해도 지금도 인도판은 유라시아 판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해양판이 침강하면서 다른 해양판과 부딪히는데 여기에서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하나는 침강하는 해양판의 암석과 다른 해양판의 암석이 부딪힐 때 아주 강한 마찰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마찰의 힘이 지진을 발생시킨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또 다른 현상은 침강하는 해양 지각이 기어 내려가면서 압력을 받고 또 열을 받아 부분적으로 녹기도 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물을 방출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녹은 지각이 바로 마그마를 만들 수도 있고 방출된 물이 지각 위쪽의 맨틀을 녹여 마그마를 만들기도 하다. 침강하는 해양 지각과 그 위쪽의 맨틀에서 만들어진 마그마는 지표로 올라와 화산으로 분출한다. 그렇게 되면 해양 지각 위에는 화산섬들이 생겨난다. 하나 둘이 아니라 화산섬들이 쭉 늘어선 모습이다. 이렇게 해저에 뿌리를 둔 화산섬들이 줄지어 나타나 무리를 이룬 것을 호상열도라 한다. 평면으로 볼 때 섬들이 직선으로 늘어선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섬들의 배열은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그래서 활 호(弧)자의 모양이라고 해서 호상 열도라 부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일본의 태평양 쪽에도 이런 호상열도가 분포하고 있다.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하는 경우에는 마그마가 분출하는 장소가 해양이 아니기에 섬이 생기지는 않고 대륙지각 위에 화산들이 생겨난다.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할 경우 해구로부터 대륙 지각이 가까울 경우에 해양판의 밀어붙이는 힘과 활발한 마그마의 분출 때문에 대륙 지각의 가장자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해양 지각이 운반한 해양 퇴적물들이 대륙 지각에 쌓여 올라가면서 지각의 가장자리를 마치 산맥처럼 두껍게 만들기도 한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에 남북으로 솟아 있는 안데스 산맥은 바로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산맥이다. 태평양판 동쪽의 나스카 판이 남아메리카 판을 밀어붙이고 많은 양의 해양 퇴적물을 거기에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물론 엄청난 양의 마그마를 지표에 쏟아 붓기도 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진은 해구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생하지만 그보다 깊은 장소에서도 일어난다. 아프리카 판을 자세히 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열곡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곡이란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지형이 움푹 패어 낮아진 곳을 뜻한다. 아프리카의 동쪽에 있는 이런 열곡의 연장을 동아프리카 열곡대라 한다. 아프리카의 유명한 호수들이 이 열곡대 주변에 모여 있다. 동아프리카 열곡대가 앞으로 생길 커다란 섬의 서쪽 경계가 될 것이다. 열곡대가 땅을 벌어지게 하는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원래 열곡이란 판의 확장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특징적인 지형이다. 맨틀의 대류가 상승해 와서 옆으로 이동하는 확장 경계에서는 맨틀 위의 암석권 즉 지판을 찢어놓게 된다. 그리고 암석권이 맨틀 대류의 흐름을 타고 좌우로 이동해 가면 대류의 상승류가 있는 장소의 땅이 아래로 꺼지게 된다. 이렇게 움푹 팬 지형을 열곡이라 부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열곡이 생기는 확장 경계의 중심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해양 지각에 있는 해령들에서는 그 중심부가 꺼진 열곡을 찾아보기 쉽다. 해양 지각이 아닌 아프리카라는 대륙 지각에서 열곡이 발견된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해양 지각에서는 보통 판의 경계에 열곡대가 생기는데 동아프리카 열곡대는 아프리카판의 내부에 발달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동아프리카 열곡대는 판의 내부에 생겨난 확장 경계라 할 수 있다. 해양판들 사이의 확장 경계와는 모습이 여러모로 다르다. 아프리카 열곡대를 만든 것은 일반적인 맨틀 대류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상승류 즉 뜨거운 플룸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하와이 열도(列島)를 설명할 때 열점 이야기가 나온다. 뜨거운 상승류가 만들어지는 장소는 고정되었지만 판이 움직이기에 지각이 움직이고 그렇기에 섬들이 열(列)을 지은 것이다. 그런데 화산섬들의 배열이 ㄴ자다. 하와이 열점에서 만들어진 오래된 화산섬들인 엠퍼러 해산군(海山群)은 북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판을 따라 움직였고 약 4천만 년을 전환점으로 하여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판을 따라 하와이 열도가 줄을 짓게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판 사이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하나의 판이 나타내는 절대적인 움직임을 알고 싶어 했다. 가령 태평양판을 생각할 때 이 판이 어느 방향으로 어느 만큼의 속도로 움직이는가를 밝히려 한 것이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구상의 모든 판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된 출발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출발점인 열점이 있기에 모든 판들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상에 열점은 하와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당히 많다. 갈라파고스도 열점이다.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판의 내부에 있다. 판구조론은 대륙이동설로부터 시작해서 해저 확장설을 거쳐 완성된 이론이지만 수십년 동안 지구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로부터 얻은 자료의 축적이 없었다면 만들어지 수 없었을 것이다. 판구조론이 1960년대 후반에 완성되었다 해도 이론으로서의 발전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구 내부의 모습을 좀 더 확실히 들여다보게 된 것이 주효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진파는 지구 내부 구조를 밝힐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우물 속에 두레박을 던지면 처음에 두레박은 물 위에 떠 있다. 그러나 두레박을 이리저리 젓게 되면 물이 채워진다. 무거워진 두레박은 우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때 두레박을 끌어올린다. 670km까지 내려간 판의 운명도 우물 속의 두레박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판을 움직이는 대류 운동은 상부 맨틀의 대류이고 그 아래의 하부 맨틀과의 경계는 약 670km 정도다. 그런데 670km까지 내려간 해양판은 그 자리에 머문다. 우물 속의 두레박이 물이 채워져 무거워질 때까지 물 위에 머무는 것처럼. 해양판의 침강이 계속 일어나도 670km 지점에서는 밀려드는 해양판들이 어느 정도의 무게가 될 때까지 체류하게 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러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면 불안정해진다. 충분히 무거워진 해양판은 더 깊은 곳으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물이 가득 채워진 두레박이 우물 속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낙하하는 판의 무리는 계속 가라앉아 맨틀과 핵의 경계에 쿵, 하고 떨어진다. 그러면 그 주변에 있던 뜨거운 맨틀 물질이 반동적으로 상승을 시작하여 상승류를 만들게 된다. 뜨거워진 맨틀 물질의 상승류는 차가워진 해양판의 무리가 맨틀 - 핵의 경계에 떨어져 생기기도 하지만 맨틀과 핵의 온도 차이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아주 뜨거운 핵은 그 위에 놓인 맨틀을 가열시킨다. 그러면 맨틀은 가벼워져 상승하게 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처럼 차가운 판이 낙하하고 뜨거운 맨틀이 상승하는 현상을 플룸이라고 한다. 차가운 판의 낙하를 차가운 플룸, 뜨거운 맨틀의 상승을 뜨거운 플룸이라 한다. 우리가 지진파를 통해 밝힌 지구 내부의 온도 차이는 바로 차가운 플룸과 뜨거운 플룸의 존재를 나타낸다. 지구 내부의 저온부는 차가운 플룸이 하강하는 곳이고 고온부는 뜨거운 플룸이 상승하는 곳이다. 하와이 열점이 뜨거운 플룸이 상승하는 곳이다. 아프리카 내부로 상승하는 뜨거운 플룸은 아프리카의 동쪽을 떨어져 나가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플룸구조론은 판구조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보충해준다. 지구 표층의 운동은 판구조론이, 더 깊은 내부에서의 운동은 플룸 구조론이 설명하고 있다. 지구 심부(深部)에서는 뜨거운 플룸의 상승과 차가운 플룸의 하강이 일어난다. 지구의 표층에서는 상부 맨틀의 대류에 의해 판이 이동한다. 이런 움직임들이 지구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지배한다. 지구의 심장은 핵이다. 핵과 맨틀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마치 심장 박동과 같다. 이 박동에 의해 지구의 에너지가 나가고 돌아온다. 그 에너지는 뜨거운 플룸을 동맥으로, 차가운 플룸을 정맥으로 하여 계속 순환한다. 이 순환이 지난 46억년 동안 대륙을 모으고 떨어지게 한 동력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81/59/cover150/89544204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815909</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지구의 화이트 스모커와 바다를 외계의 바다와 연결지어 지구 밖 생명체 탐색에 대해 풀어낸 책 -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42484</link><pubDate>Mon, 27 Apr 2026 22: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424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12839366&TPaperId=172424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042/76/coveroff/k3128393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12839366&TPaperId=172424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a><br/>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09월<br/></td></tr></table><br/>[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심해의 열수구 이야기로부터 단서를 얻어 외계의 바다에 생명체가 있다는 강한 확신 아래에 관련 지식을 동원해 그 탐색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해준 책이다. 빌려서 읽다가 소장하면서 느리더라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구입했다. 우주생물학자이자 행성과학자인 케빈 피터 핸드의 책이다.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란 부제를 가진 책이다. 저자는 영화 감독 제임스 캐머런과 함께 대서양의 심해를 탐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구의 해양을 탐사하는 것은 외계 바다를 탐험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캐머런은 우리 위의 별을 가만히 응시하고 우리 아래의 심연을 묵묵히 들여다보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 설명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잠수정을 타고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은 열기구, 스쿠버 다이빙, 우주 비행을 하나로 합친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어 잠수정을 타고 해저로 내려가는 여행을 특별한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심해 전문가가 아닌 항성이나 행성, 위성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물리학과 화학을 파고들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케빈 피터 핸드는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 등을 성공시킨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의 제의를 받고 심해져 탐사에 동참하게 되었다. 케빈 피터 핸드의 목적은 심해 환경이 유로파 바다의 조건과 유사할 가능성을 헤아려보려는 것이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심해의 열수구를 깊은 대양의 생명체를 위해 마련된 화학적 오아시스로 규정한다. 이 책을 읽는 나는 심해의 열수구가 생명체 탄생 환경에 단서를 주는 것에 관심이 있다. 잠수정 물리학의 기본 목적은 찌그러지지 않을 것, 필요할 때 떠오를 것이다. 바닷속에서 압력은 꽤나 극단적으로 변하지만 온도의 차이는 비교적 크지 않다. 잠수정의 이동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 수압을 견디고 중량을 덜어내어 부력을 생성하는 한 결국 잠수정은 코르크 마개처럼 바다 위로 떠오를 것이다. 대서양 한복판의 목표지점에 도착한 팀은 두 잠수정으로 나누어 하강했다. 캐머런과 두 명이 한 팀, 케빈 피터 핸드와 또 다른 두 명이 한 팀을 이루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메네즈 그웬이라는 해저 화산의 열수구를 조사하는 것이 과제였다. 팀은 메네즈 그웬의 옆구리를 몇 시간씩 돌아다니며 뜨거운 열수구가 뿜어내는 물질을 잠수성의 로봇 팔을 휘둘러 수집했다. 바다에서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어떤 파장도 제대로 전송할 수 없다. 물은 짧은 파장에서 긴 파장까지 빛을 쉽게 흡수하므로 바다 밑바닥에서는 시각을 이용해 보거나 소통할 수 없다. 소리 말고는 모두 바다 속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지 못한다. 고래나 돌고래가 소리를 이용해 소통하는 이유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바다 위 켈디시호에서 아래의 자신들이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핑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말한다. 배터리도 체크해야 한다. 잠수정의 이산화탄소 집진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작은 구체가 유독가스로 가득 찬 공으로 변하게 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의 상상은 지구의 바다에서 출발해 지구 밖 바다의 가능성까지 한없이 표류했다. 최근 태양계를 탐사한 결과로 미루어보면 이 우주에 지구 같은 행성은 드물지만 얼음에 뒤덮여 하늘이나 대기와는 완전히 차단된 깊은 바다를 품은 천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태양계에서 그런 천체는 거대 행성의 위성으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가니메데, 칼리스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엔셀라두스,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 정도이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는 물이 없다.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은 신기하게도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한다. 이곳도 지하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지구 생명체와 지구 밖에서 생명이 살 만한 바다 환경을 만드는 물리, 화학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험한다. 지구의 생명으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대체로 물이 있는 곳에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은 모든 생물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물은 세포 내 모든 화학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용매이며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가 자라고 대사하는 데 필요한 많은 양의 화합물을 용해한다. 살아 있는 모든 세포는 복잡한 생명 작용이 일어나는 작은 물주머니다. 따라서 태양계의 지구 아닌 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것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장소를 먼저 수색하는 게 당연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과거의 물과 현재의 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DNA와 RNA처럼 생명을 이루는 분자는 기록을 오래 남기지 못한다. 지질학적 관점에서 단기간에 속하는 수천 년, 수백만 년이면 모두 분해되어 사라진다. 뼈와 그 밖의 광물 구조는 화석이 되어 훨씬 오래 머무른다. 화석은 훌륭한 지표이지만 화석이 된 유기체에 대해서만 말해줄 뿐이다. 지구에서는 모든 생명이 DNA, RNA, ATP, 단백질로 움직인다. 저자는 DNA, RNA, ATP, 단백질이라는 패러다임이 다른 방식으로도 가능한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갈릴레이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수학과 물리학의 발전으로 물리법칙이 지구 밖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중력, 에너지, 가속도는 지구에 있는 물체뿐 아니라 지구 밖의 세상과 경이로움까지 지배했다. 주기율표의 원소들이 지구는 물론이고 그 너머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었다. 화학 역시 지구 바깥에서도 작동했다. 20세기에 우주시대가 도래하면서 달, 금성, 화성, 수성, 소행성대를 탐사한 인간과 로봇 탐험가들이 마침내 지질학 원리마저 지구 바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보였다. 태양계와 그 바깥의 천체에도 바위, 광물, 산, 화산이 존재했던 것이다. 생물학은 아직 도약에 이르지 못했다. 지구의 생물학이 지구 바깥에서도 작동할까? 우리가 알고 사랑하고 생명이라 부르는 현상이 지구 밖에서도 적용될까?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바로 이 현상임에도 그것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정리하면 물리, 화학, 지질 등이 지구 밖에서도 적용이 되는 반면 생물학도 그런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 화성의 생명체는 지구에서 온 것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다. 저자는 자신은 여전히 물과 탄소에 기반을 둔 생명체를 찾는다고 말한다. 탐험가이자 생태학자인 자크 이브 쿠스토는 바다는 생명이라는 말을 했다. 미국의 해양 생물학자 윌리엄 비브(William Beebe: 1877-1962)는 발광 생물이 흩뿌려진 어두운 바다를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에 비유했다.(39 페이지) 1930년대 배티스피어(Bathysphere)라는 잠수구를 타고 심해를 탐사하며 비브는 최초로 발광 생물 세계를 발견하고 기록한 인물이다. bathysphere에서 bathy는 deep을 뜻한다. 그의 글 제목이 인상적이다. half mile down이 그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생물발광의 기원은 지구의 대기와 바다에서 산소 농도가 증가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278 페이지) 1977년 앨빈호(Alvin)의 연구팀이 우연히 발견한 것은 열수구라고 부르는 지형으로 본질적으로는 바다 밑바닥에서 강력하게 솟아오르는 온천이다. 수심 2,000m 깊이에서 앨빈호의 조명이 비춘 것은 공장의 긴 굴뚝을 닮은 복잡한 구조물이었다. 이 바다 속 굴뚝은 산업혁명 시대의 활발한 제련소처럼 연기를 피워대고 있었다. 그러나 진짜 연기가 아니라 끓는점을 한참 넘어 400°C에 가까운 유체 구름이었다. 이런 고온에서도 유체는 끓지 않았다. 압력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 고온, 고압의 과열된 유체에는 용해된 광물은 물론이고 수소, 메테인, 황화수소 같은 기체까지 포함되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열수구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굴뚝 주변에 형성된 기이하고 아름다운 생태계였다. 바다 밑바닥에서는 그 어디에도 태양이 보이지 않고 우리가 아는 먹이사슬은 끊어져 있다. 태양이 보내는 밑은 수심 약 300m까지만 들어오고 그 아래에서 광합성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 열수구에 존재하는 먹이사슬의 기반은 무엇일까? 바로 이곳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고 깊은 바닷 바닥에 생명의 오아시스를 형성한다. 열수구는 수소, 메테인, 황화수소, 다량의 금속 등을 분출한다. 그 중 상당수가 미생물의 맛 좋은 간식임이 밝혀졌다. 이곳의 미생물은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을 활용한다. 저자는 수면의 두꺼운 얼음은 절연층을 형성해 냉기가 스미는 것을 막아 바닥 쪽 호숫물이 얼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수심이 몇 미터에 불과한 북극 호수의 얼음 아래에 간신히 남은 물 속 공간이 물고기와 온갖 수생 생물에게 안전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얼음의 열전도율이 컸다면 유로파나 안셀라두스 같은 위성의 내부에서 생성된 열은 얼음을 뚫고 빠져나가 우주로 사라지고 천체를 꽁꽁 얼어붙은 고체로 남겨두었을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얼음이 물에 뜨고 열을 잘 전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은 우주에 바다 세계가 존재할 수 있고 또 존재하는 결정적인 토대가 된다. 저자는 새로운 골디락스 시나리오에서 에너지원은 항성이 아닌 조석(潮汐)이라 말한다. 저자는 위성에서 일어나는 조석 가열(tidal heating)만을 살펴볼 것이라 말한다. 그것이 바다 세계와 가장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거대 행성을 공전하는 얼음 덮인 위성의 외계 바다가 있다면 그곳에서는 태양 에너지가 아닌 조석 에너지에 의해 열이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천체가 서로에 대해 움직일 때는 조석 줄다리기로 인해 천체를 이루는 고체 덩어리가 마치 고무공을 주물렀을 때처럼 실제로 늘어났다가 풀어졌다가 한다. 고무공은 수십 차례 쥐었다가 놓으면 내부 마찰로 인해 따뜻해진다. 이와 비슷하게 천체 사이의 줄다리기가 천체 내부에서 마찰과 역학 에너지를 생성하며 열을 만든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처음 형성될 때 지구는 철,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칼슘, 니켈, 구리처럼 생명체에 필요한 무거운 원소들을 꽤나 잘 모았다. 모두 지구의 바위에서 풍부하게 발견되는 원소들이다. 그러나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 같은 가벼운 원소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구에 있는 탄소와 질소는 목성과 토성을 비롯한 외행성계의 1%에 불과하다. 인류에게 유로파의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다고 확신을 준 것이 분광학이다. 이 사실은 그 아래에 바다를 발견하기 위한 첫 번째 퍼즐 조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재주 많은 유인원이 어떻게 분광학을 시작하고 그 힘을 알아보게 되었을까? 실험실의 암석 표본에서 멀리 있는 위성의 표면까지 모든 것의 조성을 측정하게 해준 이 도구를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을까? 분광학 그리고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는 유로파의 표면을 알아가는 과정의 핵심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분광학이 가능한 이유는 화합물과 원자가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파장이 그 원자와 분자의 구조와 직접 연관되기 때문이다. 원자 수준에서는 전자가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 때 그 원자의 전자 구름 안에서 에너지 수준이 올라가고 내려간다. 분자 수준에서는 서로 연결되는 원자들이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 때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동한다. 전자기 스펙트럼 상에서 물의 행동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 치고는 다소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액체나 고체 상태의 물은 투명하다. 다시 말해 물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말이다. 푸른색 빛을 제외하면 가시광선의 파장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쉽게 물을 통과하거나 물 분자에 흡수된다. 그러나 푸른색 빛은 물 주위로 흩어지기 때문에 바다는 하늘의 색이 푸른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고체인 얼음도 상당히 투명한 편이다. 그러나 얼음 결정이 작아지면 결정의 표면이 작은 거울이 되어 빛이 사방으로 튕겨 다니다가 우리 눈에 되돌아오는데 그래서 눈이 하얀 것이다. 빛은 결정을 통과하지만 그 후에 반짝이는 샹들리에처럼 가장자리에서 튕겨 나오며 모든 색깔을 돌려보내기 때문에 우리 눈에 하얗게 보인다.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물은 훨씬 더 투명해진다. 다시 말해 물은 적외선 광자가 쉽게 통과할 수 없다. 물의 구조, 산소와 수소 사이의 결합 간격과 강도 때문에 적외선 광자를 꽤 잘 흡수한다. 이러한 이유로 적외선 분광학은 얼음과 물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바다 세계의 퍼즐의 첫 번째 조각이었던 분광 관측은 유로파 표면에서 얼음의 존재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적외선 분광학은 유로파 표면에 약 100 마이크로m 아래까지만 감지할 뿐 두꺼운 얼음을 뚫고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려주지 못했다. 겉에만 얇은 얼음이 덮고 있고 그 밑에는 단단한 바위가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중력 측정은 유로파 내부 상태를 드러내는 데 일조한, 퍼즐의 두 번째 조각이다. 이 측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또 중력 측정이란 무엇인가?&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유로파의 관성 모멘트에 따르면 유로파에서는 밀도가 높은 철분으로 이루어진 핵을, 그보다 밀도가 낮은 암석층이 둘러싸고 그 이후에 고체 또는 액체 상태로 80~ 170km 두께의 물이 감싸고 있다. 중력 측정으로는 액체 물의 밀도와 얼음을 구분할 수 없다. 무지개를 원소와 연결하고 우주선의 베이비시터가 되고 공항 보안검색대에 집착하여 찾아낸 증거가 모두 모여 유로파 내부의 바다를 증명했다. 분광학은 얼음 표면을 중력 데이터는 물로 된 두꺼운 바깥 껍질층을, 자기계 데이터는 대규모의 짠 바다로 가장 잘 설명되는 지표 근처의 전도층을 찾아냈다. 유로파에서 외계 바다를 발견하는 데 필요했던 세 조각짜리 쉬운 퍼즐이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사실에 조석 에너지 소산과 라플라스 공명 모델까지 추가하여 유로파는 처음 생성된 이후 조석과 방사성 붕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열되어 왔음이 드러났다. 한 마디로 말해 지금 이 순간 유로파의 바다는 존재한다. 그리고 수십억 년 동안 거기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유로파, 엔셀라두스, 타이탄은 지구 너머에서 생명을 찾을 전망이 가장 높은 바다 세계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곳에도 외계의 해양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고 그곳에서도 생물이 살 수 있거나 이미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도 말한다. 이제 멀리 있는 천체의 얼음 지각 밑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법이 잘 갖춰졌으므로 태양계의 다른 지역에서 외계 바다를 드러내는 증거나 우주 생물학적 잠재력을 빠르게 훑어볼 수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오늘날 지구의 전형적인 열수구는 그 열수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먹거나 또는 서로 잡아 먹고 사는 미생물과 큰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기이한 생태계에 둘러싸여 있다. 수십억 년 전 어린 지구에서 열수구는 생명 탄생의 핵심이 되는 풍요로운 장소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221 페이지) 이 초기 굴뚝에서 메테인, 수소, 암모니아 황화물 같은 화합물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굴뚝에 대단히 반응성 높은 광물과 상호작용하여 아미노산, 당, 핵산으로 합성되었다. 굴뚝의 구조는 크고 다공성이며 금속이 풍부한 지구화학 환경으로 해저에 자리 잡은 대자연 고유의 촉매 변환기와 같다. 뜨거운 유체가 굴뚝으로 흐를 때 굴뚝 속 작은 기포의 공간이 마침내 세포가 될 격실로 기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 합성을 제한하는 한 가지 요소는 물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열수구는 바다에 있다. 따라서 열수구에서 만들어진 내용물은 대체로 바다에서 빠른 시간에 희석되었을 것이다. 건조 단계가 순환에 포함되는 조수 웅덩이를 생각해 보라. 아미노산과 같은 작은 분자를 연결하고 싶을 때 건조는 좋은 것이다. 화합물을 농축함으로써 결합을 격려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두 아미노산이 결합할 때 물 분자가 만들어진다. 바다 속처럼 이미 주위에 물이 차고 넘치는 곳에서 이런 반응은 덜 선호된다. 그러므로 물이 너무 많지 않은 곳이 유리하고 반대로 심해 열수구 굴뚝에서처럼 물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불리한 여건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화합물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지만 열수구 굴뚝이 대형 필터로 작용하고 굴뚝 속 작은 기포가 국제적으로 화합물에 농축을 돕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두 시나리오에 각각 상당한 장단점이 있다. 사실 두 시나리오가 모두 옳을지도 모른다. 생명의 기원이 한 가지 경로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구 밖 생명체를 탐색할 때는 각기 의미가 다르다. 조수 운동의 시나리오는 일단 대륙이 있어야 가능하다. 생명의 기원을 다루는 학계는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뉘어진다. 양쪽 모두 바다 세계탐사에 영향을 미친다. 첫 번째 진영은 작은 분자로 이루어진 수프가 농축 탈수되는 것이 더 큰 분자의 합성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 강력한 후보지가 고대 바닷가의 조수 웅덩이다. 조석 현상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갈 때마다 젖었다 말랐다 반복하는 순환은 상상할 수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조수 웅덩이가 마르고 물이 대기해서 사라질 때면 아미노산 같은 분자는 서로 연결하여 작은 사슬을 형성하려는 성질이 더 강해진다. 이 사슬이 초기 단백질로 기능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핵산과 당 역시 문제를 통해 보다 순조롭게 결합했을 수 있다. 조수 웅덩이 안에 암석과 광물이 이 반응을 촉매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물이 증발하여 분자가 농축된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태양의 자외선 또한 이 반응의 일부를 촉매하여 분자를 결합하는 에너지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 초기에 이처럼 무작위적인 반응을 통해 조립된 유기물질대부분은 쓸모없는 덩어리에 불과했을 테지만 마침내 스스로 복제하는 분자가 탄생했다. 그리고 RNA 세계를 향하는 결정적인 디딤돌인 RNA 전구 물질이 되었다. 이 성공적인 원시 DNA가 구획에 통합되자 마침내 세포는 바다로 흘러 나가 계속 수를 불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곳에서 생명은 고대 바다 수면의 거품으로 자라고 번식했다. 생명의 기원의 두 번째 진영은 큰 분자의 합성을 촉진하는 색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지각 활동이 활발한 해저의 화학반응이 그 간극을 딛는다는 주장이다. 열수구가 흥미로운 심해의 화학의 장소이자 어쩌면 생명이 기원한 장소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열수구 시스템은 화학반응에 가마솥이 고지구가 바다를 낳은 이후로 계속해서 수프를 끓이고 있다. 지구상에도 과거의 창이 될 만한 장소가 있다.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했을 환경을 보여주는 창이자 더 나아가 외계 바다에서 생명의 기원을 보여줄 창이다. 열수구 주변에서 생명이 시작될 수 있다면 대서양 수심 1km 아래의 잃어버린 도시 로스트 시티에 즐비한 열수구의 마법 같은 풍경이 그 창일지도 모르겠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대서양의 열수구 지역이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의 로스트 시티라 불리는 이유는 고대 도시의 유적처럼 거대한 탄산칼슘 기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에 발견된 이 곳은 수십m 높이의 흰색 탄산칼슘 기둥들이 잊혀진 고대 도시의 성탑이나 신전처럼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알칼리성 열수가 뿜어져 나온다. 이름 지은 사람은 2000년 12월 앨빈호를 타고 탐사에 나섰던 해양학자 데보라 켈리(Deborah Kelly) 박사와 그녀의 연구팀이다. 생명의 기원을 로스트 시티 형태의 열수구로 본다는 것은 전통적인 블랙 스모커에서 생명이 기원했다는 설을 부정하거나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생명 탄생의 구체적인 장소와 환경에 대한 최신 이론을 기반으로 주류 의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블랙 스모커 이론과 로스트 시티 이론 모두 1) 생명 탄생의 요람이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심해 환경이라고 주장한다. 2) 태양 에너지가 아닌 지구 내부의 지열 에너지와 화학적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3) 수압과 온도, 광물 성분이 풍부한 열수 구가 유기물 합성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본다. 4)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는 해저 지각 운동과 관련이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블랙 스모커 이론은 1) 화산 활동 중심의 매우 뜨거운 열수(약 300~400°C)를 환경으로 본다. 2) 황화철, 황화구리 등 금속 황화물과 산성 환경으로 본다. 3) 너무 높은 온도로 인해 초기 생명체의 복잡한 유기분자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받는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로스트 시티 이론은 1) 맨틀 암석 반응에 의한 비교적 온화한 열수(약 40~90°C)를 환경으로 본다. 2) 탄산칼슘 기둥과 알칼리성 환경으로 본다. 3) 낮은 온도와 알칼리성 환경이 초기 생체 분자(RNA 등)의 구조 안정화에 더 유리하다는 평을 받는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1977년 앨빈(Alvin)호에 의해 블랙 스모커가 발견되었고 후에 화이트 스모커가 발견되었다. 2003년 로스트 시티에 내려갔던 저자는 로스트 시티를 반짝이는 흰색 탄산염 암석으로 형성된 열수구 탑이 밭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지칭했다.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리아 파밀리아 대성당이 로스트 시티의 첨탑을 닮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로스트 시티의 열수구는 블루 토치보다 핫팩에 가깝다고 말한다.(231 페이지) 지구를 뚫고 올라오는 용융된 암석으로 뜨거워진 것이 아니라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가장 무겁고 금속이 풍부한 암석이 해저의 바닷물과 섞이면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통해 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 화학반응은 발열성이다. 그리고 기체와 광물질을 풍성하게 생성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러한 반응 과정을 사문석화 작용이라고 부른다. 그 결과로 생성되는 많은 암석이 초록색 뱀의 비늘 같은 형태와 질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광물의 하나가 리자다이트이다. 도마뱀의 피부를 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발열 반응은 다양한 화합물과 광물이 섞일 때 열을 발생시킨다. 핫팩은 주머니 안에 반응성 높은 철가루가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할 때 열이 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핫팩의 내용물이 공기가 통하는 부직포에 담겨 비닐에 포장되는 것이다. 비닐 포장이 사용되기 전까지 핫팩에 산소가 들어가지 않게 막아준다. 포장을 뜯는 순간 산소가 철 가루를 산화시키고 결국 일종의 녹을 만들어낸다. 그 부산물로 열이 생성되고 손이 따뜻해진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열수구는 감람암 같은 암석이 물과 접촉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들어진다. 이런 반응은 지구의 역사 전반에 걸쳐 또 화성에서 유로파 엔셀라두스까지 지구 밖의 많은 세계에서 충분히 일어났을 법하다. 이 시스템은 해저의 균열이 생겨 물이 바위로 스며들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천체가 판 구조로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해저의 균열은 외계 바다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현상이다. 저자는 바닷물에 과도하게 넘치는 양성자는 양성자 농도가 낮은 열수구 내부로 들어가고 싶어 하며 열수구 내부의 양성자 농도 기울기야말로 퍼즐의 다른 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흥미로운 사실은 제임스 러브록이 [가이아]를 화성과 금성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는 점이다.(269 페이지) 지구가 거주 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특별한 성분은 무엇이었을까? 러브록이 찾은 답은 생명 그 자체였다. 저자는 가이아 가설이 행성 규모의 생태계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고의 틀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비교적 안정된 열수구를 감지할 눈이라면 차라리 적외선에 민감해야 한다. 다만 눈으로 열수구를 찾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열수구를 둘러싼 바닷물 때문에 먼 거리에서는 열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차가운 물이 열기를 모조리 덮어버릴 테니까. 인간이 완벽한 열수구 지도를 손에 넣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닷물이 열 신호를 가리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가시광선의 광자도 산란시키므로 위의 시야는 수백m로 제한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뜨겁고 화학적으로 풍부한 열수구를 찾는 데 필요한 핵심 감각은 미각, 후각, 촉각, 시각의 조합이다. 메테인, 수소, 황화수소 냄새를 맡는 능력에 더하여 먼 거리에서 열수구 냄새를 추적할 수 있는 심해 사냥개가 되어야 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의 목적은 지구 밖에서 생명체를 찾는 것에 맞춰져 있었지만 나는 그의 책을 통해 지구의 바다를 더 이해하고 배울 필요가 있었다. 물론 지구의 바다 이야기와 외계 행성의 바다 이야기가 연결되어 아주 유익하고 좋았다. 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시작되고 몇 권의 최신 책을 거쳐 바다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이 책으로 마무리된 느낌이 든다. 이 책보다 더 구체적이고 풍성한 책이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도록 하자. 저자의 종횡무진의 이론 섭렵 덕에 오피올라이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유로파, 그리고 우리 태양계의 많은 외계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042/76/cover150/k3128393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0427675</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페이퍼</category><title>2007년 노벨 평화상, 2021년 노벨 물리학상에 대해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8892</link><pubDate>Sun, 26 Apr 2026 07: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889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936931&TPaperId=172388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21/13/coveroff/k59293693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032728&TPaperId=172388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97/98/coveroff/k15203272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550&TPaperId=172388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0/17/coveroff/k73213755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  &nbsp;  <br><br><br><br><br><br><br><br><br><br><br>* 나의 질문;기후역학 석좌교수인 자가디시 슈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4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저자이기에 2007년 정치인인 엘 고어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반면 기상학 박사인 일본계 미국인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데 선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자가디시 슈클라는 과학자이지만 중요 보고서를 작성한 핵심 저자여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이고 마나베 슈클로는 과학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인가?  &nbsp;  AI의 답;네. 그렇습니다. 두 분 모두 기후 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지만, 슈클라는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보고서 작성(평화상)에 기여한 공로로, 마나베는 기후 모델링의 기초적인 물리학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물리학상)로 상을 받았습니다.   &nbsp;  * 나의 질문;조르주 파리시도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 등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파리시도 기후 관련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인가?   &nbsp;  AI의 답;조르주 파리시 교수는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지만, 기후 변화 관련 공로로 수상한 것은 아닙니다. 원자에서 행성 단위에 이르기까지 물리적 시스템에서 '무질서와 변동의 상호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수상했습니다.  &nbsp;  * 나의 질문: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의 상호작용 이론으로 기후를 분석할 수 있는가?  &nbsp;  AI의 답; 네. 조르주 파리시의 이론은 지구 기후와 같이 수많은 요소가 무작위로 얽혀 있는 복잡계(Complex System)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파리시의 이론은 이 스핀 유리 안의 무질서 속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이 방법론이 기후 시스템의 무작위성 내에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파리시는 자신의 이론을 통해 기후를 비롯한 ‘복잡계가 지배하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무질서한 시스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구조'나 '확률적인 질서'를 이해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해 더 나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nbsp;<br>* 자가디시 슈클라의 [내일 날씨는 맑음]을 주문했다. 올해 마나베 슈쿠로의 [기후의 과학],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 등을 읽었다. [내일 날씨는 맑음]까지 읽으면 기후에 대해, 기후와 관련한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번역자 등에 두루 감사한다.&nbsp;<br>* 기후 과학자와 정치인이 수상한 2007년 노벨 평화상, 기후 과학자와 복잡계 이론가가 수상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보며 평화는 과학과 정치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데서 오는 것이리라는 생각을 한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30/17/cover150/k7321375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301704</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별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 [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5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8187</link><pubDate>Sat, 25 Apr 2026 1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81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04111&TPaperId=172381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8/71/coveroff/895440411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04111&TPaperId=172381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56</a><br/>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09월<br/></td></tr></table><br/>[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는 정완상의 책이다. 얇은 책이지만 별에 관한 주요 내용들이 빠짐없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나온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의 56번째 책이다. 정완상은 최근 성림원북스에서 20권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를 냈다. 그 중의 한 권이 [별의 물리학]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는 자음과 모음의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보다 업그레이드된 책들이다.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는 여러 저자가 참여했고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는 정완상의 책이다.   &nbsp;  [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는 세계에서 최초로 별을 관측한 사람들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세계에서 최초로 별을 관측한 사람들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이라크 지역인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인 메소포타미아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기원전 1580년 최초로 하늘의 별을 기록한 천문도를 만들었다. 기원전 1200년경에 이르러서는 이집트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도 별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스 시대에 와서 별을 연구하는 천문학은 과학의 한 분야가 되었다.   &nbsp;  천문학은 그리스어로 ‘별의 이름을 주다‘라는 뜻이다. 흔히 점성술과 천문학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르다. 천문학은 별이나 행성 등 천체의 탄생 및 구조를 밝히는 과학이다. 점성술은 별의 움직임이 사람들의 생활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점성술은 과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nbsp;  천문학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를 어두운 물질이라 부른다. 가령 태양계에서 밝은 물질은 태양 하나뿐이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행성들과 그의 위성들은 모두 어두운 물질이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과 별 사이에는 어두운 물질이 있을까? 그렇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여러 개의 별들이 모여 어떤 모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별들이 만들어내는 모양을 별자리라고 부른다. 이렇게 별자리를 나타냄으로써 사람들은 어떤 별자리가 보이는가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nbsp;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별자리에 동물의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사자자리, 황소자리, 전갈자리가 탄생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붙였다. 메두사의 머리를 벤 그리스의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름을 붙인 페르세우스 자리가 대표적이다. 그 후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별자리를 모두 48개로 분류했다. 현재 우주에는 88개의 별자리가 있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은 모두 지구로부터 다른 거리에 놓여 있다. 별은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nbsp;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태양도 1억 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별까지의 거리를 킬로미터를 사용해 나타내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 이런 거리 단위로 별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광년이라는 거리 단위를 도입하게 되었다. 광년은 빛의 속력으로 1년 동안 간 거리를 말한다. 광년이라는 단위는 은하 속에서 별과 별 사이의 거리를 나타낼 때 아주 편리하다. 보는 위치에 따라 물체의 위치가 달라져 보이는 것을 시차(視差)라고 한다. 태양과 별과 지구가 이루는 각은 연주시차라고 부른다.  &nbsp;  별자리까지 거리가 멀어질수록 연주 시차는 작아진다. 즉 연주 시차와 별까지의 거리는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연주 시차를 별까지의 거리 대신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별들은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연주 시차는 아주 작다. 그래서 아주 작은 각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단위가 필요하다. 우리는 각도의 단위를 도라고 알고 있다. 이 각도를 60등분한 하나의 각도를 분이라고 한다. 1도는 1분이라는 각도가 60개 모여서 만들어진다. 1도를 3600 등분한 하나의 각도가 1초다. 정리하면 1도는 60분, 1분은 60초, 1도는 3,600초다.   &nbsp;  연주 시차가 1초인 별까지의 거리를 1 파섹이라고 한다. 1파섹은 3.26 광년이다. 밤하늘의 별들이 태양에 비해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별의 밝기를 나타내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등급을 사용한다. 기원전 시대에 그리스의 히파르코스는 밤하늘에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을 1등성으로, 가장 희미한 별을 6등성으로 하여 별의 밝기에 따라 여섯 등급으로 나누었다. 어떤 별이 다른 별과 다섯 등급의 차이가 나면 별이 밝기에서는 총 100배의 차이가 난다. 1등성은 6등성보다 100배 밝다. 6등성은 11등성보다 100배 밝다.   &nbsp;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다. 우주의 원소 중 4분의 3은 수소 기체이고 4분의 1은 헬륨 기체이다. 다른 원소들은 아주 적다. 우주가 처음 태어나던 당시에는 헬륨도 거의 없고 온통 수소뿐이었다. 하지만 우주가 지금까지 150억 년을 살아오면서 수소 중 일부가 헬륨으로 바뀌었고 그러한 과정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우주는 거의 기체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 대부분의 질량을 차지하는 것은 별이므로 별은 거의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nbsp;  별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별과 별 사이에는 아무런 물질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소나 헬륨 같은 기체와 아주 작은 고체 입자들이 있다. 우주 공간에서 수소나 헬륨 같은 기체의 밀도는 1 세제곱 센티미터에 원자 한 개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이렇게 별과 별 사이에 있는 기체 상태의 물질을 성간 가스라 부른다. 아주 작은 고체 입자를 우주 먼지라 부른다. 1970년 미국의 전파망원경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nbsp;  우주 먼지의 종류에는 물, 철, 규소 산화물 또는 메테인, 암모니아 같은 유기물질이 있으며 그 크기는 10만분의 1cm 정도다. 우주먼지의 밀도는 큰 방에 한 개 정도로 아주 낮다. 이렇게 우주 공간에서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 가스와 우주 먼지를 합쳐 성간 물질이라 부른다. 별은 왜 태어날까? 그것은 성간 물질의 양이 장소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는 성간 물질이 적고 어떤 곳에는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성간 물질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주변의 별빛을 반사시켜 아름다운 빛을 낸다.   &nbsp;  그것을 성운이라 부른다. 성운은 별들이 태어나는 요람이다. 별이 만들어질 때는 성운을 이루는 성간 물질들이 한곳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뭉치지만 성간 물질들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이 커져 점점 더 빠르게 뭉쳐 별의 모습을 이룬다. 이렇게 만들어진 별을 원시 별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갓 태어난 아기 별이다. 우주에는 지금도 원시 별이 태어나고 있다. 성운 속의 성간 물질들은 처음 수축할 때는 넓게 퍼져 있어 느리게 회전하지만 수축이 빨라져 동그란 모양을 이루게 되면 성간 물질들이 좁은 곳에 모여 있으므로 빠르게 회전한다.   &nbsp;  원시 별은 회전하면서 중심쪽으로 더욱 더 수축한다. 이때 별의 안쪽은 수축이 크게 일어나 압력이 높아지고 바깥쪽은 수축이 작게 일어나 압력이 낮아진다. 대부분의 별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압력이 높아진다. 이러한 수축의 결과로 별 내부의 압력은 점점 커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시 별의 내부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온도가 섭씨 1만 도에 이르면 대부분의 수소가 이온화된다. 수소는 핵인 양성자와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는 가장 가벼운 원소다.   &nbsp;  수소의 이온화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소 핵 주위를 돌고 있던 전자가 충분한 운동에너지를 얻어 더 이상 수소 핵의 전기적 인력에 붙잡히지 않고 자유로이 공간을 돌아다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수소의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플라스마 상태라고 부른다. 정리하면 이온화 상태란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를 말하고 플라스마 상태라고도 한다. 1만도란 핵으로부터 전자를 떼어내는 데 드는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한 수치를 말한다.   &nbsp;  원시 별의 내부 온도가 점점 올라가 2천만 도에 이르면 수소의 원자핵들이 함께 결합하여 헬륨을 만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 반응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수소의 원자핵들이 많으므로 수소의 핵융합 과정에서 큰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가 바로 별에 열과 빛을 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별 내부의 기체 압력이 커져 별의 수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별의 수축은 성간 물질들 사이의 만유인력이고 그 방향은 별의 안쪽이다. 기체의 압력은 기체가 팽창하려는 힘으로 밖을 향한다. 이 두 힘이 평형을 이루면 별이 안정된 모습을 찾게 된다.   &nbsp;  원시 별의 바깥을 에워싸고 있던 두꺼운 가스와 먼지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면서 별이 사람들의 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체 상태의 성간 물질이 모인다고 모두 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축한 성간 물질의 양이 태양 질량의 10분의 1보다 작으면 내부 온도는 2천만 도에 이르지 못하게 되어 핵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이 되지 못한다. 목성이 수소 기체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별이 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nbsp;  사람들에게 수명이 있듯 별에게도 수명이 있다. 별을 빛나게 해주는 주재료가 수소이므로 수소가 다 타버리면 별은 수명을 다하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수소가 핵융합하는 것을 수소가 탄다고 표현한다. 핵융합은 물질이 타는 연소 반응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옳은 표현은 아니다. 별의 밝기와 수명은 원시 별의 질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별의 밝기는 일반적으로 질량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태양보다 두 배 무거운 별은 태양 밝기의 8배가 되고 태양 질량의 2분의 1인 별은 태양 밝기의 8분의 1이 된다.   &nbsp;  원시 별의 질량이 크다는 것은 성간 물질이 많이 뭉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소가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무거울수록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무거운 별은 그만큼 수소를 빠르게 없앤다. 그러므로 무거운 별은 짧은 삶을 산다. 반면 가벼운 별은 수소의 양은 적지만 어두운 빛을 내므로 수소가 천천히 줄어 오래 살 수 있다. 가벼운 별인 태양은 100억 년 동안 탈 수 있는 수소를 가지고 태어났다. 물론 지금까지 태양은 50억 년 동안 수소를 태워왔으므로 이제 남아 있는 수소로 50억 년을 더 버틸 수 있다. 우주의 나이가 150억 살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정도의 수명은 아주 긴 수명이다.   &nbsp;  원시 별의 온도는 갈수록 내려가고 크기는 점점 커진다. 이것이 별의 진화이다. 이렇게 별이 점점 커지는 상태를 주계열성 상태라고 하고 이런 상태에 있는 별을 주계열성이라고 한다. 우주에 있는 별 중 99% 이상은 주계열성이다. 태양도 점점 커지고 있는 주계열성이다. 주계열 성은 밀도가 균일하고 질량이 클수록 밝게 빛난다. 크기가 태양 크기의 10분의 1 정도 되는 곳에서부터 100배 정도 되는 것까지 있다. 별이 점점 커져 최대 크기가 되면 표면 온도가 가장 낮아져 빨간색을 띠게 된다. 이별을 붉은 거성이라 부른다.   &nbsp;  붉은 거성은 표면 온도가 낮은 빨간 별임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크기 때문에 밝게 보인다. 별은 수명의 90%를 주계열 상태로 보낸다. 붉은 거성 때까지는 별이 수축하려는 힘과 기체의 팽창하려는 압력이 평형을 이루어 별의 형태가 공 모양으로 안정되게 유지된다. 하지만 붉은 거성의 시기를 지나면 더 이상 핵융합을 할 재료인 수소가 없어 별은 더 이상 공 모양의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수축하게 된다. 이를 별의 죽음이라 부른다.   &nbsp;  원시 별로 탄생한 별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핵융합으로 수소는 점점 줄어들고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헬륨은 점점 늘어난다. 이로 인해 내부의 기체는 더 무거워지므로 만유 인력에 의한 수축이 빨라져 온도가 더욱 높아지고 결국은 헬륨마저 핵융합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별이 늙어가는 과정이다. 수소 원자핵들이 달라붙어 헬륨 원자핵들이 만들어지고 난 후 헬륨 원자핵 세 개가 핵융합을 하여 탄소 원자핵을 만들고 다시 탄소 원자핵과 헬륨 원자핵이 핵융합하여 산소 원자핵을 만든다.   &nbsp;  보통 가벼운 별은 여기까지 진화가 이루어진다. 무거운 별의 진화는 다르다. 산소가 만들어진 후에 별 내부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핵융합에 의해 산소, 네온, 나트륨, 마그네슘, 규소, 니켈 등의 원소가 만들어지고 끝으로 철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핵융합 과정은 철까지만 진행된다. 철부터는 핵융합에 의해 새로운 원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철이 가장 안정된 원소이기에 더 이상 핵융합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nbsp;  별의 중심부에서 수소가 바닥이 나면 더 이상 수소의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별 안쪽의 무거운 물질들이 바깥쪽의 가벼운 물질들을 만유인력으로 잡아당겨 별은 수축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별이 죽는 과정이다. 별이 죽는 모습은 별의 질량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1) 태양 질량의 네 배 이하로 태어난 별은 붉은 거성 단계에서 아주 천천히 수축한다. 수축하는 이유는 그동안 수축을 막아 왔던 수소 기체의 팽창 압력이 수소가 바닥나면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nbsp;  천천히 수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수축이 된 별을 백색 왜성이라 한다. 백색 왜성은 지름이 지구 크기와 비슷한 1만 킬로미터 정도이고 밀도는 1세제곱 센티미터당 1톤 정도이며 표면 온도는 1만 도 정도인 별이다. 별의 구조는 전자가 빽빽해 마치 전자의 바닷속을 원자핵이 헤엄치고 있는 모양과 같다.   &nbsp;  2) 태양 질량의 4 배 이상에서 8배 이하인 별들은 수소가 바닥이 나면서 수소의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헬륨도 핵융합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중심에 탄소핵이 만들어지고 그 주위에서는 여전히 헬륨이 타고 있다. 하지만 점점 헬륨의 양은 줄어들고 탄소핵의 질량은 증가한다. 헬륨이 다 핵융합된 뒤에는 탄소핵의 바깥쪽이 가벼운 물질들을 잡아당겨 수축을 하고 수축으로 온도가 높아져 탄소에 불이 붙는다. 이때 발생하는 열에 의한 압력이 중력보다 훨씬 커지면 별은 폭발해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nbsp;  3) 태양 질량의 8배 이상 30배 이하로 태어난 별은 헬륨이 핵융합을 하고 난 뒤 중심에 마지막으로 철이 만들어지는데 철은 안정된 원소이므로 더 이상 핵융합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력과 평형을 이루고 있던 열에 의한 압력이 약해져서 중력에 의해 중심쪽으로 끌어당겨지는 수축이 시작된다. 이때의 수축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이런 별들은 너무 빠른 수축 때문에 바깥쪽의 물질들이 수축되지 못하고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이것을 초신성 또는 초신성 폭발이라 부른다.   &nbsp;  지금 이 순간 우주에서 어떤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하여 사라진다 해도 우리는 먼 미래에나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초신성 폭발은 1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에 1054년, 1572년, 1604년, 1987년 딱 4회 정도 관측될 정도로 희귀한 사건이고 그 웅장한 광경 때문에 우주쇼라 불린다. 초신성 폭발로 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부분에서는 전자와 원자핵 간의 공간이 계속 수축되어 달라붙게 된다. 원자핵은 양의 전기를 띠고 있는 양성자와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전자가 양성자와 달라붙어 중성자로 바뀌는 반응이 일어난다.   &nbsp;  그러므로 이 별에는 온통 중성자만 남게 되는데 이 별을 중성자별이라 부른다. 중성자 별의 크기는 대개 백색왜성의 700분의 1 정도인 반경 10km이고 밀도는 백색왜성의 100만 배 정도 되는 세제곱센티미터 당 5억 톤 정도다. 중성자 별은 중력이 아주 크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큰 곳에서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그러므로 중성자 별에서의 시간은 지구에서보다 천천히 흐른다. 만일 쌍둥이가 있어 한 명은 지구에서, 다른 한 명은 중성자 별에서 살다가 후에 만나게 되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중성자 별에서 산 한 명이 지구에서 산 다른 한 명보다 더 어린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nbsp;  1967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휴이시 그룹은 규칙적인 펄스를 내는 전체를 발견했다. 펄스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흐르는 전파를 말한다. 휴이시 그룹은 이 천체를 펄스를 보내는 천체라는 의미로 펄서라고 불렀다. 처음에 그들은 규칙적인 펄스가 외계인이 보내온 전파라고 생각했다. 그 후 이 펄스를 내는 펄서의 정체가 중성자 별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중성자 별이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중성자 별은 왜 펄스를 보낼까? 그것은 중성자 별이 아주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이다.   &nbsp;  중성자 별은 일초에 수십 번 내지 수백 번 회전한다. 중성자 별은 지구처럼 자기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위에 전기를 띤 입자들을 가두어둔다. 이들 전기를 띤 입자들이 움직이면서 전파를 만들어내는데 중성자 별의 회전이 너무 빨라 마치 빨리 도는 등대의 불빛이 깜빡거리듯 중성자 별에서 오는 전파는 일정 주기로 지구에 수신이 되었다 안 되었다 하면서 규칙적인 펄스가 되는 것이다.   &nbsp;  1939년 오펜하이머는 중성자 별의 질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초신성 폭발로 남아 있는 중심부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세 배 이하이면 중성자 별로 남지만 세배를 넘으면 더욱 수축하여 거의 한 점에 모든 질량이 모여 있는 상태가 된다. 이를 블랙홀이라 한다. 블랙홀은 중력이 대단히 강해서 한번 빨려 들어가면 다시는 도망칠 수 없게 된다.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우주를 빠져나가는 입구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nbsp;  태양은 항상 같은 밝기로 빛나지만 밝기가 달라지는 별이 있다. 이를 변광성이라 부른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변광성을 관측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주기가 일정한 규칙적인 변광성도 있고 불규칙한 불규칙 변광성도 있다. 규칙적인 변광성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케페이드 변광성이다. 처음 태어났을 때의 원시 태양은 지금의 태양에 비해 1000 배 밝고 크기도 100 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 후 1천만 년 동안 수축해 지금과 같은 크기가 되었다.   &nbsp;  태양에서는 매초 6억 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고 있고 헬륨의 재가 고이면서 태양의 온도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태양은 점점 커지게 되어 지금부터 40억 년 후에는 붉은 거 성이 된다. 이때 태양의 온도는 4000도로 내려가고 수성과 금성을 삼키게 된다. 중심의 수소가 없어지면 더 이상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고 중심핵의 가스 압력이 없어지므로 중력에 의한 수축이 시작되어 백색왜성으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지구는 주로 고체로 이루어져 있고 태양은 기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태양의 밀도는 지구 밀도의 4분의 1 정도다.   &nbsp;  태양의 표면에는 어둡게 보이는 점들이 있다. 이를 태양 흑점이라 부른다. 흑점 중에는 지구보다 큰 것도 있다. 흑점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돈다. 이것이 바로 태양이 스스로 돌고 있다는 증거다. 태양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한다. 대략 25일마다 한 바퀴 돈다. 태양에서 밝게 빛나는 부분을 광구라 한다. 광구 속에서는 기체들의 대류가 일어나 에너지가 광구의 표면으로 전달되어 표면의 온도가 6천도에 이르게 한다. 물론 태양의 내부는 표면보다 온도가 훨씬 높고 압력도 높다.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8/71/cover150/895440411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87168</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페이퍼</category><title>기후 위기에 대해 쓴 몇 권의 책을 읽고 종합 차원에서 정리한 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6719</link><pubDate>Fri, 24 Apr 2026 2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6719</guid><description><![CDATA[<br>최근 박지형의 [왜 극우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가]란 책이 나왔다. 2019년에 나온 [스피노자의 거미]에는 저자 프로필이 인간에 의한 생태계의 교란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번 책에는 탄소순환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자가 환경생태학자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 바다. 환경생태학이란 생물과 물리적·생물적 요인이라는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과학 학문 분야다.&nbsp;<br>신현철의 [종의 기원 톺아보기]에 의하면 찰스 다윈은 종들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작용이란 한 생물이 작용하면 다른 생물은 이에 대해 반작용하는 관계를 말한다. 경쟁도 이런 상호작용의 한 종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은 협력하는 공생 관계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은 기후를 결정하거나 변화시키고 기후는 생물의 분포, 형태, 생태적 특징을 제한하고 결정한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도 중요하고 기후도 중요하다.&nbsp;<br>우리에게는 기억해야 할 흥미로운 이름이 있다. 파차마마(Pachamama)란 이름이다. 안데스 원주민들의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을 의미한다. 파차마마가 대지의 여신이란 점은 가이아(Gaia)를 호명하게 한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의 대지의 여신을 말한다. 두 대지의 여신은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고 인류가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nbsp;<br>그러나 두 여신이 보는 지구는 차별적이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가 기후변화나 지질학적 변동에 대응하여 온도, 산소 농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있다고 본다. 파차마마 이론은 기후 변화를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과의 균형이 깨진 결과로 보며 지구에게는 권리가 있다는 개념을 주장한다. 박지형 환경생태학자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을 바탕으로 지구를 하나의 연결된 전일적 생명체로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환경 문제를 분석한다. 가이아 이론은 모종(某種)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즉 자기조절능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거나 오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차마마 이론이 말하는 지구의 권리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br>바람직한 관점과 태도는 무엇일까?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지나친 믿음을 지양하고 지구에게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리라. 물론 어려운 일이다. 기후 위기란 단어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nbsp;<br>지난 해 말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몇 권의 기후 관련 책을 읽었다. 아직 4월이 다 가지 않은 시점이기에 기후 위기에 대해 논한 책이 나오면 더 많은 성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기후 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올해 내가 읽은 기후 책은 1) 정완상이 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기후물리학], 2) 프란츠 마울스하겐이 쓴 [꿰뚫는 기후의 역사], 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가 함께 쓴 [기후의 과학] 등이고 지질이나 기상을 논하며 기후를 비중 있게 언급한 4) 스티븐 슈나이더의 [실험실 지구], 5)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 6) 스티븐 포더의 [엘리멘탈], 7) 데이비드 아처의 [얼음에 남은 지문]까지 계산하면 모두 일곱 권에 이른다.&nbsp;<br>1) 정완상의 책에서는 클라우스 하셀만 이야기가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스 하셀만은 독일의 해양학자, 기상학자로 기후 모델에 의한 지구 온난화 예측이란 성과를 인정받아 마나베 슈쿠로, 조르조 파리시와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날씨가 기후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하셀만은 매일 매일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쌓이고 쌓여 결국 느리고 무거운 기후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주장을 했다. 그가 돋보이는 것은 이 과정을 확률과 수학의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nbsp;하셀만이 말한 날씨는 빠르게 변하고 무작위적이, 기온은 느리게 변하며 날씨의 평균적 결과라는 주장은 공론(公論)이 되었다. 프란츠 마울스하겐의 책에서는 오늘날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는 기후의 역사에 있어서 극적인 단절을 의미하며 이러한 단절의 성격은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의 도입보다도 급진적이라는 주장을 만날 수 있다.&nbsp;<br>2) 프란츠 마울스하겐은 기후 변화 앞에서는 전세계가 궁극적으로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nbsp;<br>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의 책을 통해서는 마나베 모델이 수증기를 중요하게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온실가스인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할 수 있게 되는 바 이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발생시킨다.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기는 더욱 따뜻해진다. 따라서 건조한 계산(dry calculations)을 했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효과를 과소평가했다. 건조한 계산이란 수분(물)을 제외하고 고형분(固形分; dry matter)만을 기준으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고형분이란 액상 제품의 수분을 모두 증발시켰을 때 남는 유효성분의 함량(%)을 뜻한다. 마나베의 계산을 dry calculation에 대비되는 wet calculation이라 한다.&nbsp;<br>4) 스티븐 슈나이더의 책을 통해서는 인간이 지구를 실험실인 것처럼 대해 왔음을 알 수 있다.&nbsp;<br>5) 사이먼 클라크는 인간이 기후에 끼친 영향은 결코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사람들이란 말이다.&nbsp;<br>6) 스티븐 포더의 책에서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발견했을 때 탄소 순환에서 빠른 변화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음이 논의된다. 인간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400년 동안 축적한 에너지를 1년에 태우고 있다. 화석 연료의 연소는 깊은 땅속에 파묻혀 느린 탄소 순환에 갇혀 있던 탄소를 꺼내 빠른 탄소 순환으로 몰아넣었다. 포더는 기후변화와 탄소 순환의 변동은 그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완전히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nbsp;<br>7) 데이비드 아처는 궁극적으로 지구 기후의 미래는 석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nbsp;<br>* 클라우스 하셀만은 기후 시스템이 무질서하고 복잡하기에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확률적 모델을 통해 기후 변화의 원인을 충분히 규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무작위적인 기후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조금 더 알수록 인간이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하셀만의 말은 우리는 조금 더 실천할수록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nbsp;  ]]></description></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경쟁보다 상호연관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 다윈을 이해하기, 제대로 읽기 - [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5100</link><pubDate>Thu, 23 Apr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51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0150&TPaperId=172351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87/53/coveroff/k3220301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0150&TPaperId=172351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a><br/>신현철 지음 / 소명출판 / 2025년 08월<br/></td></tr></table><br/>어원, 번역 등의 오류 등을 많이 언급한 책이어서 다소 지루하게 또는 재미 없게 읽힌다. 하지만 정독할 가치는 충분하다. 물론 교양서적을 재미로 읽는다는 의미의 말은 아니다. 이 책은 다윈의 개념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잘못 이해된 정도가 크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우선 자연선택이란 말부터 우리는 오해한다. “사람들이 자연선택을 자연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절로 그렇게 되어 가는, 스스로 그러한 등의 의미이다. 자연선택이란 환경에 적합한 생물이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생물은 죽는 자연스러운 과정의 반복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자연선택이란 자연이 특정한 유형의 생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환경에 적합한 생물들이 자연스럽게 살아남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관련 문장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일본에서 배운 경쟁이란 말을 우리나라에 소개한 사람이 유길준이다. 그가 사용한 경쟁이라는 단어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만든 것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와 대비되는 사람이 동시대의 가토 히로유키다. 유키치는 경쟁을 competition의 의미로, 히로유키는 struggle의 의미로 썼다. 전자는 긍정적인 선의의 경쟁의 의미를 가진 말이고 후자는 적대적 경쟁의 의미를 가진 말이다. 전자는 함께를 뜻하는 com과 목표로 삼다/추구하다를 뜻하는 petere의 결합어다. 두 사람은 모두 외국어로 네덜란드어를 공부하다가 후쿠자와는 네덜란드어가 앞으로 외국과의 교제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어를 공부하기로 했고 가토는 독일이 유럽 각국에서 가장 학문이 발달한 나라라고 생각하여 독일어로 방향을 돌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후쿠자와는 개인의 자립과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영국 사상을 일본에 최초로 도입했고, 가토는 국가의 개입에 대한 우월성을 지향하는 독일 사상을 일본에 최초로 도입했다. 가토가 생각한 경쟁이 후쿠자와가 생각한 경쟁보다 일본 내에서 널리 통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기 지식인들이 사용했던 경쟁이라는 개념은 고전적 자유주의 관점이었겠지만 1890년대를 지나면서는 사회 진화론에 따른 경쟁의 개념으로 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윈은 독일의 고생물학자 하인리히 게오르그 브론이 번역한 일부 내용에 대해 부만을 표했다. 가령 ‘선택에 유리한‘이라는 영어가 ’완전한‘ 또는 ’완벽한‘이라는 독일어로 번역이 된 것이다. 저자는 만일 생물이 완벽하다면 환경이 변화할 때에 완벽한 생물에게서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만일 없다면 그 생물은 더 이상 진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생물에게 변이가 나타나 환경에 유리하도록 적응하면서 새로운 종으로 만들어진다는 다윈의 생각을 오해하게 만들었을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양상은 과감한 창의성 경쟁이 아닌 소극적 위험 회피 경쟁, 사회적으로 최적화된 실력 경쟁이 아닌 과도한 간판 따기 경쟁, 조화로운 공생 발전이 아닌 약육강식의 승자독식 경쟁이라 정리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사회진화론으로 읽는 것이 문제다. 그런 독법은 과학적 사실과 인간 사회의 윤리적 가치를 혼동하는 독법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상(is)을 당연히 그래야 하는 가치(ought)로 오인하는 자연주의적 오류다. 미국 저술가 데이비드 쾀멘(David Quammen)은 다윈은 과학과 사회학 분야에서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인물이지만 널리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맬서스가 생존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고, 다윈 역시 생존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다윈과 맬서스가 연결되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만 한다는 담론이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중요한 말을 한다. 다윈이 [종의 기원] 6판에서 evolu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혼란이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윈의 생각이 궁금할 뿐이다. 그러나 다윈은 사용했고 스펜서가 사용한 evolution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상태로 일본으로 전달되었고 일본에서 번역된 진화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많은 혼란을 야기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혼란을 멈추어야 할 것이다. 단지 진화라는 단어가 이미 우리 사회에서 고정되어 있다면 사용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라는 개념이 포함된 진화라는 단어를 생명과학계에서는 퇴출시키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189 페이지)&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먹을 것이 부족하면 경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식량 자원을 모색해야만 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이어서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오히려 생물이 다양해지는 과정을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한다.(191 페이지) 다윈은 place와 station이란 단어를 단순히 지역이나 장소가 아닌 생태학적 개념으로 사용했다. 오늘날 place는 생태적 지위로, station은 생태적 지위의 하위 개념의 하나인 공간적 또는 서식지 지위로 사용된다.(192 페이지) 그런데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생태학이라는 학문이 다윈 시대에는 아직 정착되지 않아서 다윈이 사용했던 place나 station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정확하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실제로 생태학이라는 용어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간된 이후인 1866년에 에른스트 헤켈이 처음 사용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2019년 [종의 기원 톺아보기]를 쓴 저자다.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우리는 둘러싸고 있는 모든 생명체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호 연관성을 우리가 해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마땅히 고려한다면 종과 변종의 기원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아직까지도 많이 남아 있음에 놀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한 종은 널리 퍼져 분포하며 개체수도 많은 반면 이와 동류인 또 다른 종은 좁은 곳에서만 살아가고 개체수도 매우 적은 점을 누가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종들 사이에 이 상호연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믿기로는 이 연관성이 지구상에 있는 정착생물들 하나하나의 현재의 번성과 미래의 성공과 변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219 페이지) 다윈의 말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내용이 [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에 인용되어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다른 점은 다 잊더라도 이 상호연관성이란 개념을 다윈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을 아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종의 기원 톺아보기]를 읽어야 하겠다. 저자는 상호 연관성은 오늘날 생물과 생물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으로 풀이된다고 말한다. 상호작용은 한 생물이 작용하면 다른 생물은 이에 대해 반작용하는 관계로 경쟁도 이러한 상호작용의 한 종류로 간주한다. 오늘날 생물들 사이의 상호작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서로 협력하는 공생 관계를 들고 있다. 공생을 강조하는 책들도 찾아 읽어야겠다. 저자는 궁리하고 음미하며 보낸 시간의 결과 이런 책을 냈다. 깊은 탐색이 필요하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87/53/cover150/k3220301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875388</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외계생명체에 대해 말하는 과학자들... - [외계생명체에 관해 과학이 알아낸 것들 - 천문학자, NASA연구원, 유전학자, 수학자까지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밝혀낸 외계인의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0855</link><pubDate>Tue, 21 Apr 2026 22: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308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730507&TPaperId=172308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6906/11/coveroff/k0027305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730507&TPaperId=172308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외계생명체에 관해 과학이 알아낸 것들 - 천문학자, NASA연구원, 유전학자, 수학자까지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밝혀낸 외계인의 진실</a><br/>닉 레인 외 지음, 짐 알칼릴리 엮음, 고현석 옮김, 이명현 추천 / 반니 / 2021년 04월<br/></td></tr></table><br/>짐 알칼릴리, 마틴 리스, 루이스 다트넬, 이언 스튜어트, 닉 레인 등 내가 읽었거나 좋아하는 과학자들이 쓴 공저서이다. 제목은 [외계생명체에 관해 과학이 알아낸 것들]이다. 물리학자 짐 알칼릴리는 여는 글에서 균형감각이 없다면 이 책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왜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있기를 기대하는가라는 말을 한다. 책이 나온 지는 10년이 넘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최근 심해(深海)에 관한 글을 쓰다가 닉 레인이 열수구(熱水口) 이야기를 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 영국의 해양, 환경 전문 기자 로라 트레더웨이는 심해를 지구의 마지막 신비로운 장소, 모든 생명의 발생지, 미개척의 약 상자, 기후 혼란을 막을 보루, 지구 밖 외계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는 열쇠로 정의하는 글을 썼다.([지구의 마지막 지도]) 지구과학 또는 지질학 관점에서 외계 생명체에 관해 이야기한 사람들로 피터 워드, 도널드 브라운리, 나탈리 카브롤, 닉 레인 등을 들 수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우주과학자 마틴 리스는 인간은 진화의 정점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두 가지 격언을 들려준다. 특이한 주장은 특이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 증거가 없다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란 말이다. 루이스 다트넬은 지금까지 우리 하늘에 있는 항성들에 다른 문명이 존재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루이스 다트넬에 의하면 우리의 대양을 채운 물은 태양계의 더 바깥쪽에 있는 더 추운 지역에서 온 혜성과 소행성이 집중적으로 지구에 부딪히면서 지구로 온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소행성들과 지구 그리고 다른 지구형 행성들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암석 물질로 구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구는 단순히 활성이 없는 덩어리가 아니다. 지구는 매우 활발하고 동적인 곳이다. 특히 지구의 얇은 지각은 뜨겁고 끈적거리는 맨틀 위에서 끊임없이 미끄러지면서 움직이는 조각들로 쪼개져 있으며 이 조각들은 서로 부딪히면서 밀어내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서로의 아래로 들어가기도 하고 갈라져 새로운 지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것이 판구조론의 휘젓기 과정(The stirring process of plate tectonics)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구형 행성은 흔할 수도 있지만 판구조론에 들어맞는 지구형 행성은 드물다. 판구조론에 따른 움직임은 수십억 년 동안 지구의 기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인간 같은 복잡한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필수적이었다. 이 움직임은 특정 금속들을 응축시켜 부광(富鑛)으로 만드는 역할도 한다. 지구형 행성 중에서 이런 판구조론적 움직임을 겪는 행성은 아주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이나 금성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외계 문명은 우리 지구의 예외적인 판구조론적 움직임과 특정 금속의 압축을 보고 지구에 오려 할지 모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컴퓨터 신경과학 교수 아닐 세스는 의식은 전하나 질량처럼 우주 자체의 근본적인 속성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화성과학실험실 연구자 크리스 매케이는 일반적으로 지구의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필요 조건은 에너지, 탄소, 액체 상태 물, 그리고 몇몇 다른 원소들로 깔끔하게 요약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심해 분출구 근처에 있는 미생물과 동물 군집은 생명체가 유로파의 표면 및 대양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로 제시되기도 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하지만 이런 심해 분출구 생태계는 주변 해수에 녹아있는 산소와 분출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화수소의 반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이 산소는 원래 지표면 광합성 작용에서 생긴 것이고 결국 태양광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는 크리스 매케이의 견해다.) 2021년 발견된 검은 산소란 것이 있다. 빛이 없는 4,000m 이상 심해저에서 금속 노듈(망간 단괴)이 전기 분해 방식으로 생성하는 산소를 말한다. 광합성 없이도 산소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심해 생태계와 지구 생명체 기원 연구에 중요한 발견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주장의 물리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유로파는 목성의 거대 위성 중 하나다. 얼음으로 덮여 있으며 대기가 없는 천체다. 얼음으로 덮인 유로파 표면 아래에 유로파가 목성 주위를 돌면서 발생하는 조석 변형력으로 온도가 올라간 대양이 존재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있다. 물리학 교수 모니카 그래디는 지구 자기장의 존재가 활발한 핵 때문인 것처럼 지구 표면에서의 물의 존재는 지구의 짙은 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화성이 지구와 구별되는 주요 특징 중 하나는 판구조론적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지구는 중심에 녹은 핵의 회전을 동적으로 하는 매우 동적인 행성이다. 판구조론적 움직임은 서로 다른 저장소들 사이에서 휘발성 물질을 움직이는 탄소 순환과 물 순환 모두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가령 나무에 달린 잎은 대기에서 온 물과 탄소를 고정시킨다. 잎이 죽으면 썩어 흙의 일부가 된다. 수백만 년 동안 흙은 변형과정을 거쳐 판구조론의 판을 이루는 암석이 되고 이 판은 섭입 과정을 거치고 녹기도 한다. 탄수화물은 녹은 암석이 화산폭발로 분출할 때 휘발성 물질로 다시 대기로 돌아간다. 이런 순환이 없다면 지구는 안에 발전기가 없이 정체된 상태로 보이는 화성처럼 정체될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소 ,일산화탄소, 암모니아 분자들은 우주가 생성되는 과정에서는 양이 풍부했기 때문에 행성이 형성될 때 그 행성 안에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초기 화성에 물이 풍부했다는 증거는 엄청나게 많다. 인공위성이 찍은 지형 사진을 보면 화성 표면에는 강, 시내, 호수, 삼각주, 내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주선들은 점토 광물을 포함하는 암석 여러 세대가 화성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점토 광물은 고여 있는 대량의 물이 침전시켰을 것이 확실한 물질이다. 화성 착륙선과 탐사차가 보내온 근접 촬영 사진을 보면 사층리(斜層理)로 된 성층암(成層巖), 물에 닳은 자갈과 조약돌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화성에 중요한 하류(河流) 작용이 있었다는 것은 반박하기 어렵다. 이 하류 작용은 수백, 수천만 년 동안 화성 표면에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생명체가 생겨나기 위한 세 번째 핵심적인 필요 조건은 복잡한 분자들이 분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온도가 적당해야 하며 방사선 양의 수준이 낮아야 한다. 화성 표면에 물이 충분히 흘렀다는 증거는 과거 어떤 시기에 물이 액체 상태로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짙은 대기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기가 짙을수록 표면은 더 따뜻해지고 방사선으로부터 더 잘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이 처음 생겼을 때는 생물체가 생길 수 있는 구성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화학반응을 쉽게 해주는 물, 살아 있는 유기체가 복제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등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판이 움직이는 형태의 판구조론적 움직임이 없었다고 해도 식어가기는 하지만 행성의 내부에는 수백, 수천만 년 동안의 활화산 활동에 연료를 공급할 정도의 열기는 충분히 있었고 활화산 활동은 대기를 더 강화했을 것이다. 지구에는 암석균(endolith)으로 불리는 유기체들이 다량 존재한다. 암석균에는 암석의 틈이나 구멍에 살면서 외부 환경과 직접 접촉을 하는 틈새 암석균, 암석에 침투해 무기물 입자들 사이와 구멍들 안에서 서식하면서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를 받는 은둔 암석균, 암석의 꽤 깊은 곳까지 뚫고 들어가 굴을 만드는 진 암석균 등이 있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암석균은 한 종류의 유기체를 이루는 말이 아니다. 암석균이라는 용어는 이들의 서식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암석균은 생명체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는 유기체다. 단세포 고세균이 될 수도 있고 다세포 진핵생물이 될 수도 있다. 암석균은 단일한 종일 수도 있다. 종들 사이의 공생 관계를 나타낼 수도 있다. 남극대륙에는 노출된 암석층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암에 서식하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은둔 암석균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 미생물들은 몇 mm에 이르는 얇은 층 밑에서 암석의 바깥 표면과 평행을 이루며 서식하면서 추위와 바람을 피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암석과 광합성 작용을 통해 약물을 얻는다. 이 층들 중 하나는 시아노박테리아로 돼 있으며 곰팡이류로 돼 있는 층도 있다. 화성에 이런 군집이 존재한다고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표면 및 암석층 조사를 해온 큐리오시티 탐사차는 아직까지 그런 예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동굴계에 사는 미생물은 생존을 위해 태양광이 필요한 직접적인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을 한다. 화학합성은 무기 분자들 사이에 산화-환원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말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영국 우주국 오로라 연구원인 루이자 프레스턴은 목성과 토성 등 거대 가스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여부를 살펴본다. 목성에서 생명체의 생존이 불가능에 가깝다면 토성도 마찬가지라고 확신할 수 있다. 크기가 더 큰 이웃인 목성처럼 토성도 거의 전부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부 구름층에 얼음이 미세하게 존재한다. 토성 또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단단한 표면은 없다. 구름의 맨 윗부분 온도는 영하 150°C 정도이며 대기 중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온도가 올라가긴 하지만 압력도 같이 올라간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애석하게도 온도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을 정도로 높지만 생명체가 살기엔 압력이 너무 높다. 대기 윗부분에는 최대 시속 1600km 정도의 바람도 분다. 유로파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해저 환경도 존재할 수 있다. 지구의 어둡고 춥고 압력이 높은 해저 환경에는 다양한 극한 생물 환경이 존재한다. 특히 대서양 중앙 해령의 로스트 시티,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처럼 심해 열수 분출구들이 분포하는 곳 근처에서 그렇다. 유로파의 심해 생물권을 물리적으로 탐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구에서 이런 비슷한 환경을 조사하는 것은 중요하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수학자 이언 스튜어트는 과학 소설에 나오는 외계인들을 살펴본다. 이언 스튜어트는 우리는 외계인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 외계인은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이는 인류의 기원이 지구 밖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과학적 관점을 반영한다. 우리는 흔히 외계인을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지성체로 상상하지만 스튜어트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극단적으로 다르면 그 환경에 맞게 진화한 생명체는 인간이 상상하는 모습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 말한다. 극단적으로 다른 행성이란 고온, 고압의 가스 행성 같은 경우를 말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무기 화학 교수 앤드리어 셀라는 물이 액체 상태로 지구에 존재한다는 것은 생명체 출현의 핵심적인 요소가 돼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태양계에 있는 다른 행성들, 물이 아닌 다른 종류 물질로 된 대양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타이탄 같은 위성들에서는 어떨까? 물이 아닌 다른 액체에서도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가능할지도 모른다. 액체 메테인, 액체 질소, 심지어는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대양을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대양에서 생명체 형태가 발생하는 데는 매우 심한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이런 액체를 구성하는 분자들은 물 분자보다 훨씬 들러붙는 성질이 약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물의 전하 편극성(들러붙는 성질)은 너무나 강해서 비슷한 크기와 복잡성을 가진 다른 분자들로 구성된 화학물질들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높은 온도에서 끓는다. 압력을 가하지 않는 한 질소 메테인은 영하 200°C 근처에서 끓고, 좀 더 들러붙는 성질이 강한 암모니아는 영하 40°C에서는 끓기 시작한다. 즉 이 분자들은 몹시 추울 때만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이런 극저온에서는 화학작용이 극도로 느릴 것이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액체 질소는 화학작용을 멈추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곤 한다. 극도로 부서지기 쉬운 분자들도 이 정도 저온에서는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생명과학자들은 생명의 과정을 멈추는 목적으로 이 온도에서 생체 분자와 심지어는 세포 전체를 저장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앤드리어 셀라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생태계가 수십억개의 생태계 중 하나인지, 우주 유일의 생태계인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 생태계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적응한 완벽한 곳이다.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가장 중요한 곳인 지구에 관심을 잃지 않도록 하자.”&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생화학자 닉 레인은 양성자 이야기를 한다. 양성자는 수소 원자의 핵에 있는 양전하를 띤 입자다. 호흡의 경우 양성자가 세포막 전체에서 능동적으로 퍼내진다. 세포에서 양성자들을 퍼내면 안팎의 양성자 농도차가 생기며 세포막 전체에 걸쳐 전하가 발생한다. 양성자는 양전하를 띠기 때문이다. 양성자들을 밖으로 퍼내면 바깥은 안쪽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전하를 띤다. 우리 세포막에 고루 퍼져 있는 양전하는 여기서 오는 것이다. 양성자가 밖으로 퍼내지면 양성자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전하와 농도의 평형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우리는 1조의 100억 배에 이르는 상상도 하기 힘든 숫자의 양성자들을 초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퍼내 세포막을 통과시킨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동일한 전기력 즉 양성자 동력으로 힘을 얻는다. 양성자 동력은 끊임없이 언제나 모든 생명체에 작용해 생명의 불꽃을 다음 세대로 전해준다. 40억 년 전 지구에서 생명체가 시작된 이래 이 양성자의 흐름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양성자를 퍼내 이 모든 생명체의 힘을 제공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 같은 경우는 산소로 양분을 태운 과정인 호흡에서 온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닉 레인은 열수구 이야기를 한다. 특정 유형의 열수구라는 환경이 처음 제기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마이클 러셀에 의해서다. 대양 깊은 곳에 이런 분출구가 있다는 사실은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10년 정도 뒤인 2000년 새로운 분출구 지역이 대서양 중앙 해령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이 지역은 러셀이 예측한 모든 판단 기준에 맞았다. 로스트 시티라고 이름 붙인 이 분출구 지역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대양 지각과 바닷물에 있는 암석들 사이에서 일어난 화학반응의 결과였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반응은 수소 기체로 거품이 있는 주방 표백제 정도의 강 염기성 열수 유체를 만들어낸다. 독성이 있을 것 같지만 수소 기체는 진화 초기에 박테리아와 고세균 대부분이 생장을 위해 필요로 했던 물질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로스트 시티의 분출구들에는 무기물로 된 얇은 벽으로 연결된 아주 작은 구멍들로 구성된 거대한 미로들이 가득 있다는 점이다. 이 구멍들은 구조 면에서 세포처럼 생겼을 뿐만 아니라 연결 벽 전체에 걸쳐 전하도 분포한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상대적으로 산성인(양성자가 많은) 해수와 열수 유체가 분출구 안에서 섞이면서 이 둘 사이의 양성자 농도 차이에 의해 자연적인 양성자 동력이 생긴 것이다. 염기성이라는 것은 전문적으로는 양성자가 적다는 의미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지구는 특이한 행성이 아니다. 우리 은하수에 있는 암석형 행성 400억 개에서 우주의 기본 입자인 전자와 양성자의 끊임없는 흐름에 의해 수소가 땅 위에서 부글부글 끓고 이산화탄소와 반응하고 있다. 같은 힘이 거기서도 살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체를 보면 알 수 있다. 외계인들도 전기 작용의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우주 생물학자 나탈리 카브롤은 우리가 속한 태양계를 하나의 실험실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실험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을 수십억 년 동안 자연이 만들어내는 실험실이다. 생명체가 자신의 조직을 굳게 해 광물을 만들어내는 작용인 생광물화는 망원경을 통해 원격 연구가 곧 이루어지기는 힘들기 때문에 현장 기술이 필요하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열수구는 극한 환경이었을 것이다. 극도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생명체, 우리가 현재 극한 생물로 부르는 생명체다. 그래야 극한 환경에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생명체의 가장 초기 형태가 이곳에서 살아남아 실제로 모든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됐다면 우리의 탐색에 좋은 징조가 될 것이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행성과학자이자 우주 생물학자 새라 시거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우리는 몇몇 선택된 행성에서 생명체의 징후가 있는지를 찾는 최초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우리의 목표는 작은 암석형 형성이며 이 행성들의 대기를 관찰해 대기의 나머지 부분과의 화학적 평형 상태를 크게 벗어나는 기체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놀랍게도 가장 확실한 예는 지구 대기 부피의 20%를 차지하는 산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식물이나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가 없다면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6906/11/cover150/k0027305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906117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눈부신 심연을 읽는 것; 바다에 크게 크게 미안함을 느끼는 일 - [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5415</link><pubDate>Sun, 19 Apr 2026 07: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54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936808&TPaperId=172254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819/5/coveroff/k2229368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936808&TPaperId=172254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a><br/>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br/></td></tr></table><br/>헬렌 스케일스(Helen Scales) 박사는 심해를 탐사하고 연구하는 해양생물학자다. BBC 라디오 등에서 해양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 및 과학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스케일스는 펠리컨호라는 선박을 이용해 항해한 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이용해 심해를 탐사했다. 스케일스는 지금은 명실상부한 심해 탐사의 황금기라 말한다. 그에 의하면 심해 연구는 지구상에서 생명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꾸고 가능한 것의 법칙을 다시 쓰고 있다.<br>헬렌 스케일스는 해저 채굴 산업이 망가지기 쉬운 심해 생태계를 쓸어버리고 언젠가는 지구의 가장 큰 생태 발자국을 보란 듯이 남길 것이라 우려 한다. 저자는 심해는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서 함부로 손 대지 말아야 하는 장소라고 말한다. 책의 원제는 [The Brilliant Abyss]이고 번역본의 제목도 [찬란한 심연]이다.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탐험, 2부 의존, 3부 착취, 4부 보존이다.<br>바다의 평균 수심은 4000m 남짓이다. 수심 1000m 아래에서는 아예 빛이 들지 않는다. 저자는 지질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가령 지각판을, 지구의 가장 바깥쪽 단단한 지각층이 이루는 거대한 직소 퍼즐 조각이 그 아래의 점성이 있는 맨틀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것이라 설명(28 페이지)하는 것은 그 한 예이다. 2019년에 업데이트된 해저 지질도에 의하면 심해에는 과거에 추정한 것보다 30%나 많은 진흙이 깔려 있다. 이 퇴적물은 육지에서 강물에 씻기고 빙하에 뜯기고 바람에 쓸려 침식된 바위 부스러기, 해수면에서 쏟아져 내려 바다 밑바닥에 자리 잡은 미세한 플랑크톤의 사체가 뒤섞인 것이다.(29 페이지)<br>심해의 해저면, 심해 평원, 해산, 해저 협곡, 해구 그리고 그 위의 물로 이루어진 방대한 지역이 지구에서 가장 큰 단일 생활권을 구성한다. 지구 생물권의 95% 이상이 심해로 이루어졌다. 해산은 열점과 관계가 깊다. 심해의 생물 다양성은 우리에게 익숙한 얕은 바다는 물론이고 육상 생물과 견줄 정도로 풍부하다. 심해는 시끄러운 곳이다. 해군의 수중 음파탐사기와 해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는 지진파탐사의 굉음이 들린다.(72 페이지) 해저 지도화를 위해 이용하는 ping 신호도 소음을 낸다.<br>심해에는 발광 동물이 많다. 넓은 바다에서 찍은 영상에 식별할 수 있는 동물만 35만 마리 이상이 나오는데 빛을 만드는 것과 만들지 않는 것의 두 집단으로 나뉜다.(110 페이지) 몸속에서 발광성 화학물질을 혼합하거나 아예 몸 안에 발광 세균이 살게 해서 빛을 내는 것은 광활하고 굶주린 심해의 중층수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중요한 기술이다. 심해의 어둠에 사는 물고기는 시력이 극도로 진화해 생물 발광을 감지할 수 있다. 다양한 빛의 파장에 적응한 수십 개의 광색소가 망막을 채운 덕분에 민감해진 눈으로 다른 동물의 희미한 섬광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색깔까지 구분할 수 있다.(113 페이지)<br>심해의 동물은 태양이 없는 암흑의 영역에서 살면서 빛을 만들뿐 아니라 심해보다 어두운 그림자로 숨는 법까지 마련하는 등 극도로 진화한 존재들이다. 열수구는 지구 전역에서 지각판 가장자리를 따라 연속해서 이어진 중앙 해령에서 형성된다. 해저 화산이 해구를 따라 호를 그리며 배열된 섭입대는 물론이고 지각판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해산의 사면과 정상부에서도 형성된다. 이 화산지대의 마그마 굄이 맨틀에서 해양 지각으로 밀어 올려지면 바닷물이 해저면의 균열을 통해 마그마 굄의 깊이에 따라 최대 4800m 아래까지 스며든다.<br>그 물이, 엄청나게 뜨거운 용융 암석에 도달하면 물은 과가열(過加熱)된 후 떠올라 지각 깊숙이 생긴 균열을 통해 위쪽으로 흐른다. 위로 올라오는 도중에 물은 주위 암석과 반응해 용해된 광물과 금속을 끌고 간다. 그 바람에 화학 조성이 크게 달라지면서 이 순환하는 바닷물은 열수 유체가 되고 위로 솟구쳐 올라 마침내 해저면에서 폭발적으로 분출한다. 일반적으로 열수구에서는 수백 도에 이르는 액체를 방출한다. 다만 심해의 엄청난 압력 때문에 물이 끓어올라 기체가 되지는 않는다.(119 페이지)<br>열수구에서 배출된 물이 차가운 바닷물과 충돌하면 녹아 있던 광물과 금속 일부가 석출(析出; precipitation)되어 고체화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첨탑과 굴뚝을 생성한다. 빠르게는 하루에 30cm씩 쌓인다. 석출이란 액체에 녹아 있던 용질이 온도가 낮아지거나 용매가 증발함에 따라 더 이상 녹지 못하고 고체가 되어 결정 형태로 분리되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뜨겁고 강산성이고 유독한 화학물질이 나오고 수압이 극한으로 높은 열수구에 생명체가 번성하고 있다.<br>이들은 화학합성을 한다. 화학합성은 열수구에서 쏟아지는 메테인과 황화수소를 이용해 생존하는 각종 미생물이 수용하는 과정이다. 폼페이 벌레의 경우를 보자. 해저의 지옥불에 맞서는 폼페이 벌레의 저항력은 유전자에 새겨진 분자 변형에 그 단서가 숨어 있다. 폼페이 벌레는 열 충격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 단백질 덕분에 높은 열에도 세포가 기능을 유지하고 필수 분자가 열에 망가지지 않는다. 이 벌레는 가공할 압력에도 붕괴되지 않는 초강력 콜라겐 분자와 산소 수치가 아주 낮은 곳에서도 산소를 흡수하는 헤모글로빈을 만든다.<br>열수구에서 화학합성을 하는 생명체를 발견하면서 지구는 물론이고 지구 밖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사고 혁명이 일어났다. 생명체란 해가 비치는 온화한 표면 세계에 제한된 존재가 아니었고 이는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가 진화했을 가능성의 기대감을 불러왔다. 열수구의 유독한 어둠 속에서도 생명체가 잘 살고 있다면 이 은하나 다른 은하 어딘가에서도 얼마든지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136 페이지)<br>현재로서 고도가 낮은 봉우리를 탐지하는 유일한 기술은 음파탐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과 전함을 탐지하기 위해 처음 개발된 기술을 과학자들이 변형해서 해저 조사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상에 자리 잡은 장비가 아래로 소리를 쏘아 보내고 그 음파가 단단한 표면에 부딪혀 돌아오는 소리를 탐지한 후 이를 3차원으로 해석해서 해저의 지형적 특징을 식별한다. 이처럼 솟아오른 땅덩어리가 언덕인지 산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br>육지에서는 산의 높이를 규정하는 보편적 정의가 없다. 역사적으로 육지에서 산의 최소 높이는 300m-600m로 누군가에게는 높은 언덕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산이 된다. 반면 물속에서는 1,000m가 해산의 최소 높이였다. 하지만 점차 많은 해산이 조사되고 연구되면서 높이를 제한하는 지질학적, 생태학적 정당성이 의미를 잃었다. 높이 100m 이상의 낮은 해산도 높은 산봉우리 못지않은 중요한 해저 생태계를 수용하고 있었다.(153 페이지)<br>해산은 끝내 지각판 가장자리로 끌려 들어갈 운명이다. 1년에 5cm라는 아주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무빙워크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산은 무빙워크 끝에서 물러서는 대신 섭입대에서 깊은 해구로 질질 끌려 내려가 지구의 맨틀로 이동한다.(167 페이지) 바다의 광대한 부피와 쉼 없는 움직임, 그리고 열을 흡수하는 물의 뛰어난 성질 덕분에 지구와 태양의 균형 있는 상호작용이 유지된다. 대기의 온실가스 층이 대책 없이 두꺼워지는 지금 끝없이 내리쬐는 태양 복사선은 열을 받아줄 만한 물이 없다면 금세 지구를 견딜 수 없이 뜨겁게 만들 것이다.(184 페이지)<br>심해와, 심해가 주는 모든 것에 대한 감사는 약 45억년 전 생명이 기원한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세포가 심해, 구체적으로 열수구 안에서 맨 처음 나타났다는 것이 현재의 유력한 가설이다. 이는 영국의 지질학자 마이클 러셀(Muchael J. Russell)의 개념이다. 열수구를 생명이 기원한 장소로 보는 이론의 핵심 전제는 열수구 유체가 알칼리성을 띠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오늘날 모든 세포의 에너지 생성의 필수 조건인 양성자 기울기를 조정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닉 레인의 [바이탈 퀘스천]이라는 책을 통해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br>심해는 세포가 처음 생성되고 나머지 지구의 생명을 접종한 뒤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단서를 제공한다. 최초의 생명이 점화되고 20억 년 동안 세상에는 단세포 생물인 세균과 고세균 밖에 없었다. 생명의 진화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인 복잡한 세포의 진화 즉 진핵 생물의 탄생 역시 아마 심해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198 페이지) 심해의 조건에 완벽하게 적응한 나머지 수면 밖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세균들도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br>저자는 바다 생태계를 자원 창고로만 보아 어떻게 해서든 개발하고 추출해 돈을 벌려는 편협한 시야는 그 과정에서 잃는 다른 모든 것을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233 페이지) 수십 년간 심해 저인망 어업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대륙붕 가장자리까지 확장되어 실로 전 세계에 발자취를 남겼다. 유럽연합은 수심 800m 아래에서 저인망 어업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 법이 시행된 것은 2017년부터다. 만약 그 금지법이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제한이 이루어진다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경제 이익을 위해 살아 있는 지구를 난도질하는 산업이 저지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236, 237 페이지)<br>이 내용은 3부 착취의 주요 부분이다. 저인망은 바다 밑바닥까지 그물을 내려 배로 끌며 물고기를 싹쓸이하는 어업 방식이다. 저자는 많은 물고기들을 내버려두는 것을 미개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마치 그 동물들의 유일한 목적이 인간에게 효용을 주는 일인 듯 생각하는 말이라고 설명한다.(247 페이지) 이제 심해는 인간의 일상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을 비롯한 여러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심해는 고의든 실수든 엄청난 양의 기름이 쏟아지는 곳이기도 하다.<br>저자는 바다에 무언가를 버린다는 것은 영원히 잊고 싶다는 표현이라고 말한다.(259 페이지) 심해를 쓰레기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값싸고 손쉬운 방법일지는 모르나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비교적 최근에는 가축의 사체가 심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저렴한 고기의 수요가 늘고 지역 도축장에 대한 문화적 요구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매년 20억 마리 이상의 살아 있는 가축이 배에 실려 바다를 건넌다. 그러다가 사고가 발생한다.(260 페이지)<br>심해의 일부는 미처리 하수의 형태로 폐수를 과도하게 받아왔다.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도 하수와 오니(汚泥)를 싣고 와서 앞바다에 버리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실제로 운영되었다. 바다는 화학무기의 처리장이기도 하다. 저자는 20세기 중반의 군수품이 핵폐기물과 함께 여전히 심해에 흩어져 있고 누구도 그 영향력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264 페이지)<br>지난 몇 십 년 동안 과학자와 소수의 민간기업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수 톤이나 되는 철을 바다에 버렸다. 쓸모가 없어서 버렸다기보다는 이 세상에 너무 많이 있는 어떤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바다에 철을 쏟아 부으면 플랑크톤의 번식을 촉발해 생물펌프를 자극하고 더 많은 탄소를 심해로 끌어내려 수백, 수천 년 동안 대기에서 격리시킨다는 원리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에 불과하다.(266 페이지)<br>"나에게 선 박 한 척의 철을 달라. 그러면 빙하기를 선물하겠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저자는 인위적으로 심해에 탄소를 주입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그저 잠시 눈앞에서만 치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규모가 훨씬 크고 위험하다는 차이만 있을 뿐 화학무기, 핵폐기물, 그 밖의 사람들이 처분하려는 다른 것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269 페이지) 심해에 탄소를 주입하면 해양 산성화가 가속화된다. 그러면 생물 종 다양성이 감소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br>저자는 생명은 심연의 단괴(團塊) 지대에서 풍부하며 심해 채굴이 종과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290 페이지) 채굴 기계가 해저에서 천둥처럼 울부짖으며 일으키는 진흙 구름은 그것을 분산시킬 강한 해류가 흐르지 않는 심해저 물속에서 한참을 머무를 것이다. 산호나 해면처럼 도망가지 못하는 섬세한 동물들은 그 구름에 붙잡힌 채 숨이 막히고 질식해 죽을 것이다.(291, 292 페이지)<br>열수구 채굴은 근본적으로 지구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관점을 바꾼 생태계까지 파괴할 위험이 있다.(299 페이지) 수많은 심해 전문가는 해저 채굴이 기후 위기를 악화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채굴 활동으로 인해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하며 탄소 순환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 미생물 군집이 교란되면 심연의 탄소를 저장하는 일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열수구 채굴이 해저에서 메테인을 제거하는 화학합성 미생물을 어떤 식으로 건드릴지 알 수 없다. 메테인이 대기에 방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25배는 더 강력한 온실가스가 된다.<br>채굴로 파헤쳐진 열수구가 얼마나 많은 메테인을 내뱉을지 역시 아직 답을 알 수 없다. 새로운 사실은 화석연료를 포기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막으려면 엄청난 양의 금속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풍력발전용 터빈, 태양전지판, 전기자동차와 트럭용 배터리가 모두 금속 원소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며 경우에 따라 필요한 양이 다르다. 이렇게 화석연료의 필요는 금속의 필요로 대체되겠지만 딥 그린 메탈스와 기타 채굴 기업의 주장대로 그 금속이 반드시 심해저에서 와야 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315 페이지)<br>현재 사용되는 충전식 배터리는 대부분 코발트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전기자동차 한 대에 사용되는 배터리 전극에 약 9kg의 코발트가 들어간다. 이 말 많은 금속이 심해에 존재한다.(320 페이지) 저자는 자동차 배터리, 풍력 터빈, 그 밖에 당장 세계가 필요로 하는 만큼만 캐내고 멈추겠다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얼핏 훌륭한 발상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 충분하니 그만 하라는 말을 누가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광산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돈이 들어오고 주주들이 이익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회사가 생산을 멈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고 묻는다.<br>심해는 마지막 변경 지대이자 최후의 미개척지다. 저자는 자원이 바닥나면 새로운 미개척지를 찾아가서 씨가 마를 때까지 가져다 쓰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한다.(330 페이지) 어떻게 심해를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까? 이런 야심에 가장 가까운 선례가 남극 조약이다. 남극 조약은 평화와 과학을 위해 남극대륙의 동토를 자연보호지역으로 선언한 국제 협약이다. 심해처럼 남극에도 토착 인구는 없으며 많은 나라가 원유와 가스, 광물을 포함해 매장된 자원에 눈독을 내리고 있다.<br>하지만 냉전 충돌 중에도 최소 12개의 나라는 영토 주장을 포기하고 모든 군사 활동과 채굴을 금지한다는 조약에 합의할 수 있었다. 저자는 심해는 단호하고 무조건적인 보호가 필요하며 심해 어업과 채굴에 관여한 국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독자가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면 심해 추출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한다.(333 페이지) 심해에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것들은 절대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br>언제까지나 보이지 않고 발 들이지 못할 장소, 끝내 놓쳐버릴 찰나의 순간 누구도 짐작할 수 없고 인간의 시야에서 한사코 벗어난 민첩한 생물까지 정녕 저것들을 지키고 싶다면 온 힘을 기울여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만 한다.(340, 341 페이지) 이것이 [찬란한 심연]의 마지막 문장이자 결론이다. 제목 그대로 심해는 정말 찬란한 곳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경이롭고 신비한 곳이다.<br>모든 것을 받아주는 바다, 생태균형자인 바다를 우리가 그간 너무 파헤치고 이용하고 쓰레기장처럼 취급해왔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에도 차원이 있다. 어떤 전문가는 시간을, 빠르게 변하는 파도의 시간, 파도의 시간에 비해 느린 해류의 시간, 장기지속의 해구의 시간으로 구분했다. 지질학적 시간처럼 아주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조용한 해구의 시간이란 말을 들으며 해구는 평온하고 조용한 곳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상황은 너무나 다르다. 저자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바다에 미안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819/5/cover150/k2229368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8190511</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물리학의 한 부분인 핵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도 생각하고 원리를 알 수 있는 책 - [페르미가 들려주는 핵분열, 핵융합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3269</link><pubDate>Fri, 17 Apr 2026 22: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32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389&TPaperId=172232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83/53/coveroff/89544203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20389&TPaperId=172232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페르미가 들려주는 핵분열, 핵융합 이야기</a><br/>송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09월<br/></td></tr></table><br/><br>핵(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과학 원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고중숙 교수의 [내 머리로 이해하는 E=mc²]을 읽은 것으로부터 시작된 관심이다. 이 책을 읽은 것은 25년전인 2001년이었다. 당시는 E=mc²를 이해하고자 읽다가 관련이 큰 핵에 대해서까지 관심이 이어진 것이다. 며칠 전 읽은 서균열 교수의 [인문핵]을 통해 많은 부분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 책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내용을 찾아 송은영 저자의 [페르미가 들려주는 핵분열, 핵융합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nbsp;  핵반응은 화학반응보다 평균적으로 1000만 배나 많은 에너지를 내놓는다. 방사성 원소란 방사선을 내놓는 원소를 말한다. 라듐, 우라늄, 토륨 등이 대표적인 원소다. 방사성 원소는 각각의 특성에 따라 알파 방사선, 베타 방사선, 감마 방사선을 내놓는다. 알파 방사선은 베타 방사선 보다 7000배 이상 무겁다. 전기까지 띠고 있어서 공기 중의 여러 입자와 반응해 적지 않은 에너지를 잃어버린다. 그러니 멀리 나아가려고 해도 나아갈 수 없다. 알파 방사선이 공기 중에서 비행하는 거리는 수 센티미터 정도이다. 그래서 알파 방사선은 종이 한 장으로도 차단이 가능하다. 알파 방사선이 그다지 해를 끼치지 못하는 이유다.   &nbsp;  그러나 알파 방사선이 음식물이나 호흡기를 통해서 인체로 들어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베타 방사선은 알파 방사선보다 가볍고 전기도 약하다. 그래서 공기 중의 입자와도 알파 방사선만큼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종이 정도는 거뜬히 뚫고 수 미터까지 날아간다. 베타 방사선도 알루미늄판은 뚫고 지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베타 방사선도 과다하게 쪼이면 위험하다. 감마 방사선은 알파 방사선이나 베타 방사선과 달리 질량도 없고 전기도 띠지 않는다. 그래서 웬만한 물체는 거침없이 뚫고 지나간다. 방사선이 두려운 것은 바로 감마 방사선의 강력한 투과력 때문이다. 그러나 감마 방사선도 두꺼운 콘크리트 벽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nbsp;  라듐과 우라늄은 알파 방사선을, 토륨은 베타 방사선을 내놓는다. 감마 방사선만을 따로 내놓는 방사성 원소는 없다. 감마 방사선은 알파 방사선과 베타 방사선이 나오면 뒤따라서 나온다. 방사성 원소는 막대한 에너지를 내놓지만 한 두 번의 단발적인 현상으로 그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창출해내기 어렵다. 방사성 원소의 에너지가 쓸모 있는 위력을 발휘하려면 붕괴 반응이 연이어 이어져야 한다. 이를테면 연쇄반응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nbsp;  연쇄반응은 중성자를 발견하고 나서부터 가능해졌다. 중성자는 1932년 영국의 물리학자 채드윅이 발견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35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핵은 전기적으로 중성이 아니라 양성이다. 양성자는 양성이기 때문에 전기적으로 양성인 핵에 다가서지 못하고 전자는 핵에 꽉 붙들려서 벗어나지 못한다. 중성자는 중성이기 때문에 양전하이든 음전하이든 상관없다. 중성자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감히 꿈꿀 수조차 없었던 핵 속으로의 진입이 마침내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nbsp;  리제 마이트너는 중성자로 우라늄을 때렸더니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거의 절반밖에 안 되는 56번의 바륨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성자가 입사(入射)해서 그 많은 결합을 깨고 핵을 두 동강 내버린다는 것은 믿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핵 속에 입자가 많이 들어 있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닐스 보어는 핵은 딱딱한 고체가 아니라 말랑말랑하게 방울진 액체처럼 되어 있다는 모형을 제안했다.   &nbsp;  우라늄 235가 어떤 원자로 쪼개어져야 한다는 공식은 없다. 분할은 무작위적이다. 어떤 원소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위는 있다. 너무 가볍거나 무거운 원소가 생길 확률은 거의 없다. 대부분 질량수가 90~100, 135 ~145 범위의 두 원소로 쪼개어진다. 우라늄 235(양성자+중성자; 235; 질량수)가 핵분열해서 내놓는 대표적인 원소는 바륨과 크립톤, 크세논과 스트론튬, 텔루르와 지르코늄이다. 중성자와 우라늄 핵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연쇄반응과 핵분열은 원자력 에너지와 원자폭탄으로 무르 익어서 현실화된다.   &nbsp;  아인슈타인 이전에는 누구나 에너지와 질량이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믿었다. 아인슈타인은 질량과 에너지는 같으나 단지 형태만 다르다고 주장했다. 페르미는 중성자와 원소 사이에 파라핀을 놓고 중성자로 원소를 때리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방사선이 엄청나게 나오는 것이었다. 방사선 수치가 열 배는 보통이었고 심지어는 100배까지도 증가했다. 방사성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핵반응이 더욱 빈번히 일어났다는 뜻이다. 이것은 연쇄반응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nbsp;  파라핀에는 수소가 듬뿍 들어있다. 수소에는 양성자가 하나 들어 있다. 중성자는 들어 있지 않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질량이 비슷하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이 비슷하니 수소는 중성자와 질량이 비슷할 것이다. 수소와 중성자는 질량이 비슷하니 파라핀 속 수소와 중성자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중성자는 많은 에너지를 잃을 것이다. 에너지를 적지 않게 잃어버렸으니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속도가 느려졌으니 수소 주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접촉할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nbsp;  중성자와 수소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중성자와 수소의 반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니 더 많은 방사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방사선이 많이 나오는 것은 중성자의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속도가 느린 것을 저속이라고 한다. 속도가 느려진 중성자를 저속 중성자라고 부른다. 저속 중성자는 핵반응의 확률을 대폭적으로 높여준다.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확률을 급속도로 향상시켜준다는 말이다. 이로써 핵에너지를 마음껏 꺼내어 쓸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nbsp;  페르미는 핵반응 실험 준비에 들어갔다. 연쇄반응의 조건을 살피는 과정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조정해 나갔다. 어떤 물질이 중성자를 얼마나 흡수하는지, 물질의 순도에 따라 중성자 흡수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우라늄을 얼마나 쌓아야 적당한지를 세심하게 살폈다. 그러고는 순도 높은 우라늄과 흑연을 벽돌처럼 높이 쌓여 올렸다. 흑연은 중성자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었다. 중성자의 속도를 늦춰주는 물질을 감속재라고 한다. 원자폭탄은 제어봉이 필요 없다.   &nbsp;  연쇄반응이 급격히 이루어져야 무시무시한 핵폭탄이 된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은 그래서는 안 된다. 원자력 발전의 목적은 핵발전소를 일순간에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핵 에너지를 끌어내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페르미는 우라늄 238이 중성자와 만나면 더 무거운 미지의 새로운 원소가 탄생할 것이라 보았다. 중성자가 우라늄 핵에 더해져서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높은 원소가 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플루토늄 239(양성자 94+중성자 145)다.   &nbsp;  우라늄 238은 핵분열을 하지 못해 핵에너지를 내지 하지만 핵에너지를 내보내는 물질을 새롭게 만든다. 우라늄 238의 반감기는 45억년이다. 우라늄 235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핵분열 하고 우라늄 238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중성자를 흡수해 플루토늄 239가 된다.   &nbsp;  우라늄 235는 중성자 수가 143개로 홀수다. 핵자(양성자와 중성자)들은 짝을 이룰 때 더 안정적인데, 우라늄 235는 짝이 맞지 않아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높은 상태다. 우라늄 235가 중성자를 하나 더 흡수하면 우라늄 236이 되면서 중성자 수가 짝수가 된다. 이때 짝을 이루면서 발생하는 '짝짓기 에너지(Pairing Energy)'가 매우 크다. 이 넘치는 에너지가 핵 전체를 심하게 흔들어놓고(임계 변형) 결국 핵이 두 개로 쪼개지는 핵분열이 일어난다.   &nbsp;  우라늄 238은 중성자 수가 146개로 이미 짝수다. 구조적으로 우라늄 235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우라늄 238이 중성자를 흡수해 우라늄 239가 되면 중성자 수가 홀수가 된다. 이때는 우라늄 235의 경우와 반대로 에너지가 크게 방출되지 않으며 핵을 쪼갤 만큼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핵이 깨지는 대신 중성자를 품고(포획) 있다가, 두 번의 베타 붕괴를 거쳐 원자번호가 92번(우라늄)에서 94번인 플루토늄 239로 변한다.   &nbsp;  핵분열을 하면서 사라지는 우라늄 235보다 중성자를 흡수해 새롭게 생기는 플루토늄 239가 더 많아진다. 이런 경우를 증식(增殖)이라 한다. 세분하면 우라늄 238에 중성자가 더해지면 넵투늄 239(양성자 93+중성자 146)이 된다. 넵투늄 239가 베타 붕괴를 한다.(베타 붕괴는 질량수는 변하지 않고 원자번호는 하나 증가한다.) 그 결과 플루토늄 239가 된다.   &nbsp;  중성자가 양성자보다 많은 상태에서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뀌며 핵이 더욱 안정적인 상태로 붕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의 베타 붕괴는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뀌어 원자번호가 하나 증가하고 중성자는 하나 감소한다. 양성자는 하나 증가하여 전체 질량수는 변하지 않는다. 양의 베타 붕괴는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환되어 원자번호가 하나 감소하고 중성자는 하나 증가하고 양성자는 하나 감소한다.   &nbsp;  플루토늄은 원자폭탄의 개발에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우라늄 235의 분리와 같은 동위원소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핵 원료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 양이 임계질량이다.   &nbsp;  우리는 아인슈타인 하면 원자폭탄을 떠올리지만 그는 원자폭탄 제조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원자폭탄을 탄생시키는 데 내가 한 일은 미국이 독일보다 앞서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것뿐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후회스러워 했다. 아인슈타인의 E=mc² 공식만으로 원자폭탄을 만들 수 없다. 사람들의 논리라면 중성자를 발견한 채드윅도 원자폭탄 개발에 몫을 했다. 핵분열을 발견한 마이트너도 그렇다.   &nbsp;  원자폭탄을 제조하려면 구체적이고도 복잡한 여러 가지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우라늄 광석에서 우라늄 235를 뽑아내서 농축시키는 일, 증식로 속의 여러 핵물질 가운데서 플루토늄을 추출해내는 일. 원자폭탄의 임계 질량을 정확히 산출해내는 일, 원자폭탄 내부에 폭약을 꼼꼼히 설치하는 일 등등 수많은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nbsp;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은 기체, 액체, 고체로 다양하다. 원소 중에서 가장 가벼운 수소는 핵융합을 일으키는 데 가장 적당하다. 우라늄은 238이 대부분을 차지하듯 수소도 경수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소의 99.985 퍼센트가 경수소(프로튬)이고 나머지는 중수소(듀테륨)다. 삼중수소(트리튬)는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인공적으로만 만들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핵융합은 삼중수소(트리튬)와 중수소(듀테륨)가 합쳐져 헬륨을 만드는 핵반응이다. T-D 반응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E=mc²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에너지뿐만이 아니라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핵분열보다 에너지 생산율이 높은 것이 핵융합이다.   &nbsp;  우라늄 235 1kg이 핵분열하면서 내놓는 에너지는 200억 킬로 칼로리다. 수소 1kg이 핵융합하면서 내놓는 에너지는 1,500억 킬로 칼로리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1억도에 가까운 온도가 필요하다. 핵융합 반응은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소량의 방사성 폐기물은 발생한다. 핵융합 반응의 원료는 수소 즉 물이다. 넘치는 양이다. 수소는 석탄, 석유에 비해 압도적으로 싸다. 수소는 방사성 원소가 아니다. 핵융합 반응에서 나오는 질량결손이 태양열과 태양빛의 원인이다. 핵융합 반응은 핵분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온도 때문이다.   &nbsp;  물리학에서 공부할 것은 많다. 올해 읽은 짐 알칼랄리의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에서는 E=mc²을 통해 아원자세계에서 핵분열을 이해하고 원자핵 에너지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106 페이지)는 말이 나온다. 색다른 표현이다. 이 책은 물리학 일반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언제라도 저명한 외국 물리학자의 핵융합, 핵분열 이야기 책이 출간되면 읽을 생각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핵융합의 본령이라 할 별의 핵융합 이야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송은영 저자의 책에도 핵을 둘러싼 사회적 책임 부분이 나온다. 바다에 핵 폐기물을 버리는 문제를 다룬 책도 찾아볼 생각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83/53/cover150/89544203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835335</link></image></item><item><author>벤투의스케치북</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핵 발전소, 핵폭탄 등에 대한 책임 있는 의식을 강조하는 인문핵 - [서균렬 교수의 인문핵 - 인문학으로 본 원자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0948</link><pubDate>Thu, 16 Apr 2026 18: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3054172/172209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931472&TPaperId=172209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71/65/coveroff/k01293147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931472&TPaperId=172209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균렬 교수의 인문핵 - 인문학으로 본 원자핵</a><br/>서균렬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06월<br/></td></tr></table><br/>노아(露兒)라는 호를 쓰는 서균렬(徐鈞烈) 교수의 [인문핵]이란 책이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 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소를 거쳐 국비 유학시험에 단독 합격해 MIT에서 핵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이다. '인문학으로 본 원자핵'이라는 부제답게 이제는 원자핵을 인문의 시선으로 보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가난했지만 교육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인문적 성향의 공학자가 된 저자는 보통은 사람들이 공학이나 과학 등이 건조하고 딱딱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굳이 인문 핵이라는 말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nbsp;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책임감 있는 이야기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대학 시절을 거쳐 교수 시절 등 여러 과정을 담백하게 고백한 책이어서 진솔하고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통해 전자와 중성자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았다. 맨해튼 사업의 총지휘자인 오펜하이머가 즐겨 읽던 책이 산스크리트 성전인 [바가바드 기타]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의 이름이 트리니티이다. 당시 코드명이 트리니티였다. 기독교의 삼위일체가 아니다.   &nbsp;  MIT로 유학을 가면서 "내가 핵을 만들겠다. 그 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땅을 밟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었던 저자는 웨스팅하우스에서 일하면서 핵발전소야말로 위험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깨닫았다고 말한다. "핵은 내 안에 있구나. 바로 나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을 원활하게 읽으려면 원자, 원자핵(양성자+중성자), 전자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   &nbsp;  길지만 상술해본다. 원자 한가운데에는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와, 양전하와 음전하를 모두 가진 중성인 중성자가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를 핵자(核子)라고 부른다. 양성자가 전자보다 많으면 양이온, 전자가 양성자보다 많으면 음이온이라고 한다. 내파(內破; implosion) 공학이란 플루토늄을 압축하는 기술이다. 핵무기 개발은 핵물리를 넘어선 핵공학의 영역이다. 이론만으로는 생산물을 얻기가 어렵다.   &nbsp;  천연 우라늄 1000개 중 오직 7개만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235다. 993개는 연료로 쓰기 힘든 우라늄 238이다. 하지만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239로 바뀌면 연료로 쓸 수 있다. 우라늄이 쪼개지면 세슘이나 스트론튬 같은 물질이 새로 생긴다. 전리(電離)란 전자를 떼어낸 것이라는 뜻이다. 원자의 바깥을 돌고 있던 음전하의 전자가 떨어져 나오면 원자는 음양의 균형을 잃고 양전하를 띠게 된다. 우라늄이 원자로에서 핵분열할 때 전자가 매우 많이 튀어나온다.   &nbsp;  원자로는 물로 가득 차 있다. 열을 식히기 위해서이다. 물은 방사선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전자는 진공이나 수중이나 상관없이 광속으로 움직인다. 정작 빛은 물속에서 속도가 조금 느려진다. 전자가 수중에서는 빛보다 더 빠르다. 이때 전자기파가 나온다. 이때 수중에 푸른빛이 보인다. 이를 체렌코프 현상이라 한다. 핵무기 기술은 굉장히 오래되었다. 원료가 되는 물질만 구하면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심지어 요즘은 핵물질을 인터넷으로 거래한다. 물론 핵탄두를 만들 정도의 양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4KG 가량의 핵물질을 확보하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nbsp;  원리는 간단하다. 유체역학이란 핵폭탄을 초강력의 무기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학문이다. 원자탄에서 내폭이 일어나면 자몽 만한 플루토늄 덩어리가 압력을 받아 자두 만큼 작아진다. 이때 핵분열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중성자를 쏘면 된다. 플루토늄 덩어리의 형태와 구조에 대한 분석 결과 30만 기압 정도의 압력을 가하면 자두만한 크기로 줄어든다. 이때의 질량이 바로 임계 질량 즉 핵분열을 할 수 있는 최소 질량이다. 30만 기압이란 6톤의 무게를 가진 코끼리 50만 마리가 1000분의 1초 동안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입체각 360°로 위에서 동시에 누를 경우에 만들어지는 기압이다.    &nbsp;  핵무기와 원자로는 원리가 같다. 핵분열로 에너지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나뉜다.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루어진 구름 상태다. 특히 원자 가운데에 아주 작은 핵은 모든 물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자의 표피를 이루는 전자는 바깥 물질을 밀어내는 힘을 가진다. 만일 그런 것이 없으면 물질과 물질이 겹친다. 우리가 신체를 통해 외부 세계를 감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밀어내는 힘 덕분이다.   &nbsp;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핵이라는 말은 원자력이라고도 한다. 핵발전소 원자로나 핵무기를 만드는 물질을 가리킨다. 우라늄, 플루토늄, 토륨이 해당한다. 이들을 핵연료 물질이라고 한다. 이들이 핵분열을 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러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방사성 물질을 뿜어낸다. 리제 마이트너가 핵분열 현상을 발견했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처럼 질량이 큰 물질의 원자핵에 중성자가 충돌하면서 둘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nbsp;  탄소나 수소처럼 안정된 물질의 핵은 중성자를 쏴 충돌 시켜도 쪼개지지 않는다. 모두 핵을 가지고 있지만 핵개발의 원료가 되지는 않는다. 단 여기에는 이를 조절할 장치가 필요하다. 무기라면 폭발력을 최대치로 만들 장치가 필요하고 발전기라면 안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은 필연적으로 폐기물을 남긴다. 현재 기술로는 이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없다. 저자는 바로 이런 이유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핵발전소를 짓는 데 돈을 쓰고 인력을 썼다면 이제는 안전을 위해 그만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nbsp;  최근에는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핵분열이 원자핵이 쪼개지는 것이라면 핵융합은 두 개의 원자핵이 합쳐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핵융합 발전이다. 태양이 열을 내는 방식과 유사해서 인공 태양이라 불린다. 중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한 개로 이루어졌고, 3중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졌다. 핵이 만들어지면서 우리가 원소라고 부르는 '세상을 이루는 물질들'이 만들어졌다. 그 첫 번째가 수소다. 수소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nbsp;  수소 원자는 양성자 1개로 이루어진 원자핵과 전자 1개가 결합한 상태다. 원자의 빈 공간은 매우 크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어마어마한 공간이 있다. 잠실구장 한가운데 떨어뜨린 공이 원자핵이라면 그 주위를 빙 둘러싼 관중들이 전자에 해당한다. 왜 관중이 아니라 관중들일까? 그 이유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기에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전자는 확률로 존재한다. 위치를 특정할 수 없고 다만 그 흔적을 구름처럼 모호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해서 전자 구름이라 한다.   &nbsp;  핵은 물성을 유지하는 최소 단위다. 핵을 쪼개면 고유성질이 사라진다. 핵분열이라는 용어는 생물학에서 먼저 나왔다. 생물학에서의 분열은 세포핵 분열이고 핵공학에서의 분열은 원자핵분열이다. 생물학의 분열은 division이라 하고 핵공학에서의 분열은 fission이라 한다. 원자 주위의 전자는 도무지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위치를 알려면 빛을 쏘아야 하는데 빛 입자가 전자를 때리는 순간 그 충격으로 전자는 어디론가 가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는 확률적으로만 존재한다.   &nbsp;  세슘이나 스트론튬처럼 인체와 자연계에 치명적인 물질들은 모두 인위적인 핵분열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인간은 인위적으로 핵분열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그 부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모른다. 천연 우라늄에는 우라늄 234, 235, 238의 세 종류가 있다. 이들을 동위 원소라 부른다. 양성자수는 같고 중성자 수가 다르다. 핵분열 과정은 연속적이다. 하나의 원자핵 안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가 인위적 힘에 의해 깨지면서 중성자가 흘러나온다. 그 중성자는 또 다른 핵을 건드린다. 핵은 또 깨진다... 이런 식이다.   &nbsp;  이때 세슘, 스트론튬, 제논, 크립톤 같은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최초의 분열에 이르는 시간이 1억분의 1초에 불과하다. 이 찰나의 순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우라늄 1g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탄 3톤이 내는 에너지외 맞먹는다. 핵분열을 조절하면서 그 열로 물을 끓이면 하나의 도시가 사용할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한꺼번에 터뜨리면 그 도시를 파괴하게 되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에서 사용하고 남은 연료봉을 추출해서 만든다.   &nbsp;  히로시마에 떨어진 폭탄은 농축 우라늄 폭탄이었고 나가사키에 떨어진 폭탄은 플루토늄 폭탄이었다.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화학적 성질이 다르다. 플루토늄은 질산 등을 이용해서 빼낸다. 농축 우라늄은 물리적으로 추려낸 것이고 플루토늄은 화학적으로 추려낸 것이다. 다만 플루토늄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핵분열이 잘 되는 플루토늄은 239다. 이것이 중성자에 노출되면 금세 240이 되어버린다. 짝수가 되면 안정성이 높아져서 잘 안 쪼개진다. 그래서 플루토늄은 만든 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nbsp;  플루토늄이든 우라늄이든 핵발전의 연료로 쓰인다. 이론상으로는 핵발전소에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세계 핵 강대국들이 자신들 이외의 나라들이 플루토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민감하다. 플루토늄을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게 한다. 핵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로 맺은 핵 비확산 조약(NPT)이 바로 그것이다. 쓰고 남은 우라늄을 재처리하면 핵무기를 만드는 플루토늄이 된다. 핵폐기물을 땅에 묻는 데에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분열을 하면 우라늄 235의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하면서 두 개로 쪼개진다.   &nbsp;  바륨, 크립톤, 스트론튬, 제논, 플루토늄 등의 물질로 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납이나 철처럼 더 이상 핵이 깨지지 않는 상태로 변한다. 그 기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려서 플루토늄 239는 반감기가 24000년쯤 된다. 계산해보니 24만 년이 지나야 붕괴를 멈춘다. 저자는 독일이 유대인(과학자들)을 박해 했기 때문에 그들이 미국으로 망명해 핵을 미국에서 먼저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종주의가 결국 자신들의 목을 조른 셈이 된 것이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레오 실라르드, 한스 베테, 에드워드 텔러, 존 폰 노이만, 오토 프리슈, 유진 위그너, 제임스 프랑크 등이다.  &nbsp;  맨해튼 사업에는 대학, 연구소, 군대를 비롯하여 연인원 13만 명과 20억 달러가 투입됐다. 2년 8개월의 노력을 거쳐 미국은 세계 최초로 핵폭탄 개발에 성공했다. 맨해튼 사업을 주도한 오펜하이머는 전쟁을 끝낸 위대한 과학자라는 칭송과 함께 인류를 절멸시킬 위협적인 무기를 만든 사람이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스스로도 후회를 많이 했다. 루스벨트 사후에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트루만에게 자기 손에 피를 묻혔다며 핵개발을 그만두자고 했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된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루먼은 그를 미국 원자력위원회에서 물러나게 한다. 오펜하이머는 소련의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청문회에서 심문까지 당하는 수고를 겪는다.   &nbsp;  지금은 원자폭탄을 만드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맨해튼 사업 당시 미국 전체 수요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전기를 썼다. 자연에는 거의 없는 우라늄 235를 만들기 위해 전기가 많이 들어간다. 우라늄은 농축기와 전기가 필요하고 플루토늄은 원자로가 필요하다. 지금은 거의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든다. 그동안 원전에서 확보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은 여기에 수소 등을 넣어 폭발력을 늘리고 있다. 크기는 작아지고 파괴력은 더 커지는 추세다.&nbsp;  &nbsp;  방사선은 방사성 물질이 뿜어내는 에너지이다. 불완전한 상태의 원자핵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입자와 빛을 말한다. 원자핵이 쪼개지는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방출되는 물질들이 바로 방사선이다. 알파선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쌍으로 묶여 있는 구조 즉 헬륨이다. 베타선은 방출된 전자다. 중성자선은 파괴력이 훨씬 세다. 우주가 생긴 이래 방사성 물질은 계속 있었다. 그런데 인간이 핵을 이용하면서부터 양이 급증했다. 자연 상태의 방사선은 핵발전소나 핵무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인간 스스로 자기는 물론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물질을 대책 없이 쌓아두고 있는 셈이다.   &nbsp;  삼중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중성자 하나가 전자를 방출(베타선) 하면서 양성자로 바뀐다. 그러면서 헬륨(양성자 2+중성자 2)이라는 안정적인 물질로 바뀐다. 지구의 위성인 달에 풍부한 물질이다. 지구에서 3중수소는 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온실 기체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다. 물질이 타는 것은 산화 작용이다. 산소와 결합하면서 전자를 잃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nbsp;  그 열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탄소와 산소의 외곽을 돌고 있는 전자들이 서로 합치면서 자리를 바꾼다. 그러면서 질량이 달라지고 여기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탄소화합물에 묶여 있던 전자들이 더 안정적인 이산화탄소와 물을 구성하기 위해 위치를 바꾼다. 산소는 전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탄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탄소의 전자들이 공유 결합을 형성하며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한다. 이때 공유 결합 에너지의 차이만큼 열과 빛의 형태로 방출된다. 핵분열 자체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nbsp;  다만 핵발전이라고 해서 이산화탄소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우라늄 235의 비율을 높이는 농축과정처럼 핵연료를 만들 때 전기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시설로 만든 전기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핵폐기물을 관리하는 데도 전기가 소모된다. 핵폭탄과 핵발전소 중 핵폭탄이 먼저다. 어찌 보면 핵발전소는 핵폭탄으로 대량살상의 문을 연 것에 대한 속죄라고도 할 수 있다.   &nbsp;  엔리코 페르미는 우라늄 핵이 쪼개질 때 탄소를 두면 중성자 속도가 적당하게 낮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자동차로 치면 제동장치인 셈이다. 그래서 핵발전소 원자료에 탄소로 만든 제어봉을 집어넣는다. 폭탄에는 이런 장치가 없다. 조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성자 속도를 늦추는데 물을 쓰는 경수로와 달리 흑연을 쓰는 곳도 있다. 물은 고온에서 끓어버린다. 흑연 감속로는 그럴 염려가 없다.   &nbsp;  전기는 인류에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문명을 선사했다. 전기는 어디에서 왔는가? 광물에서 왔다. 석탄, 석유가 그렇고 우라늄도 돌에서 온 것이다. 우라늄은 자연에 존재하는 돌에서 채굴한다. 광물은 돌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제어봉은 핵분열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핵폭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원료로 만든다. 구체적으로는 우라늄 235, 플루토늄 239다. 우라늄의 원자번호는 92번, 플루토늄의 원자번호는 94번이다.   &nbsp;  핵폭탄을 만들 때 플루토늄을 쓰는 이유는 우라늄 235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35만 얻는 유일한 방법은 기체로 만들어서 원심분리기에서 마구 돌리는 방법뿐이다. 그러면 무거운 238은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235가 남는다. 이를 수천 번 반복해서 235의 비율을 높인 것이 농축 우라늄이다. 우라늄 235의 핵은 양성자 92개와 중성자 143개가 묶여 있다.   &nbsp;  중성자가 홀수여서 두 개씩 짝을 지어보면 하나가 남는다. 이런 핵은 불안정해서 쉽게 쪼개진다. 수소 폭탄의 원리는 핵융합이다. 두 개의 수소 핵이 붙어서 헬륨이 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수소 원자를 융합시키려면 1억도의 온도가 필요하다. 지금 태양 중심부 온도가 1500만 도이니 6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고온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도 방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원자폭탄을 터뜨려서 열을 생성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수소 원자끼리 결합하면서 질량이 바뀌고 바로 여기서 또 한번 E=mc²이 등장한다.   &nbsp;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다. 사고 수습 당시 투입된 로봇이 몇 초 만에 작동을 멈췄다. 전자회로가 전부 망가져버린다. 방사선은 전하를 띠고 있다. 당연히 합선이 된다. 저자는 스리마일(1979년), 체르노빌(1986년), 후쿠시마(2011년)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핵폐수 이야기를 해보자. 저자에 의하면 핵폐수는 세계 바다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오염 농도가 묽어지니까, 희석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무책임한 말이다.   &nbsp;  바다가 아무리 넓다고 해도 지구 안에 있다. 서로 돌고 돈다. 해류를 타고 오염물질이 세계 바다로 퍼진다. 그러는 동안 완전히 걸러지지 않은 핵 오염물질들이 해저로 가라앉을 것이다. 바다 생태계가 오염된다. 먹이사슬을 타고 우리 인간의 식탁 위로 올라온다. 그럴 일이 없다고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저자는 현재 진행중인 심각한 사안도 마치 오래전에 지나간 일처럼 인식하는 것을 우려한다. 후쿠시마 원전 이야기를 하면 아직도 후쿠시마야, 그만 하지 등의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사람들이 지겨워 한다.   &nbsp;  저자가 말하는 인문핵이란 핵을 인문학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핵을 이용하되 목적과 맥락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일단 핵 폐수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두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그 반대로 한다. 예전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때 미국도 강에 다 쏟아 버리려고 했다. 사고 후 2천 톤 정도 되는 핵 폐수가 발생했는데 주민 반대로 방류는 못했다. 그래서 증발시키고 남은 물질을 보관하는 방법을 썼다. 이 방식이 대기중 방사선 농도를 크게 높이지 않을 수 있어 한때 후쿠시마 쪽에서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왜 굳이 바다에 버렸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nbsp;  한국, 중국, 일본은 적어도 핵에 관해서는 하나로 묶여 있다. 지리적으로 그렇다. 그래서 삼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그동안은 한국이나 중국이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한 일본 쪽보다는 지진이나 지진 해일 위험이 덜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아시아 각 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한국, 일본이 속한 유라시아 판이 꿈틀거리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경주, 포항 등지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한다. 2024년 1월 1일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으로 해서 지반이 올라와 육지가 됐다. 해안선이 200m나 밀려났다.   &nbsp;  저자는 비용 생각하느라 안전은 뒷전인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경수로, 중수로는 가압경수로, 가압 중수로란 말이다. 가압이라는 압력을 가한다는 뜻이다. 물의 끓는 점을 높이기 위해 가압한다. 가압기로 150 기압을 가해 370도까지 물이 끊지 않게 조절한다. 중수에 있는 수소는 이미 중수소 상태라 중성자가 붙지 않는다. 자연 상태의 물에서 중수는 5만 개 중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도 농축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굳이 중수로를 선택하는 데는 천연 우라늄을 농축과정 없이 그대로 쓴다는 장점 때문이다.   &nbsp;  핵분열&nbsp;과정에서 얻어지는 플루토늄이 중수로에서 더 많이 나온다. 중수는 감속재다. 정전 사고는 가장 위험하다. 냉각수 등을 공급할 펌프가 멈추면 최악의 경우 후쿠시마 핵발전소처럼 원자로가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북한의 위협을 걱정하지만 우리 내부적으로 쌓인 핵물질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금 보관중인 핵물질에 문제가 생기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nbsp;  저자는 언론에서 최첨단 기술인 것으로 포장하는 사안에 대해 역으로 말하면 그것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핵 개발은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망명 과학자들이 북한에 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핵개발에는 돈이 많이 든다.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처리가 필수 과정이고 고강도 알루미늄 제작이나 원심분리기 제작에도 돈이 무척 많이 든다.   &nbsp;  핵실험을 하는데도 돈이 든다. 회당 1000억원 쯤 된다. 저자는 물리학적 관점으로 보면 이제는 핵이 아니라 쿼크의 시대라고 한다. 인류가 핵을 발견하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알게 되면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했다. 저자는 오늘 우리가 숨 쉬는 대기에는 체르노빌의 세슘, 후쿠시마의 플루토늄이 섞여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문학이 없는 과학은 언제든 괴물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80년 전 마법의 항아리에서 빠져나온 원자핵을 인문 핵의 이름으로 다스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71/65/cover150/k01293147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071656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