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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이 별로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알게 된 공모전에 정성을 다했지만 부끄럽다고 해야 할 글을 써 보내고 자괴감에 빠져 있다. 스토리텔링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진다. ’톡톡(Talk Talk) 서울 이야기‘에 이런 글이 있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을 내용 전개 방식으로 택하였다. 스토리텔링이라 하면 자칫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서울의 변화라는 주제를 잘 보여주는 소재들을 찾아 가면서 필자 주**와 이**이 주고받는 이야기 정도로 해석해 주면 좋겠다.”

 

종로도서관에서 빌린 ’퓰리처 글쓰기 수업‘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문장력보다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 이 책에 존 프랭클린의 글이 인용되어 있다. “스토리는 공감을 일으키는 인물이 뜻하지 않게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나 그에 굴하지 않고 맞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때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로 이루어져 있다.” 스토리란 말이 필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지침은 스토리를 지금까지 내가 써온 식대로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인화는 “형식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사건과 인물과 배경이라는 구성요소를 가지며 시작과 중간과 끝이라는 사건의 시간적 연쇄로 기술된다. 내용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사건에 대한 순수한 지식이 아니라 화자와 주인공이라는 인물을 통해 사건을 겪은 사람의 경험을 전달한다.“고 썼다.(’스토리텔링 진화론‘ 15, 16 페이지) ’그림책 쓰기의 모든 것‘에 이런 글이 있다. ”예술 작품은 오랫동안 복잡한 탐색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이 부분을 내가 하는 작업에 전면 적용할 수는 없지만 고민할 부분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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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1일) 서점겸 카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는 ‘시벨리우스 곡이지요? 교향곡 2번’이라고 말했다. 영민한 동료 이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자신도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데 제목을 잘 못 맞추겠던데요..다행인 것은 내가 아는 작곡가의 아는 곡이 때맞침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들렸다는 것이다.

 

어제 팀장님 뵙고 책 받은 뒤 식사도 하고 광진 숲나루도 들렀다.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만났고 돌아올 때는 아차산역 2번 출구쪽으로 갔다. 친구 이 선생님의 새밭교회를 보고 사진을 찍어 톡으로 보냈더니 어머. 제가 만난 듯 반갑네요란 말이 답으로 왔다. 영풍문고에서 ‘숲의 역사’를 샀다. 사고 나서 맥스웰 하우스 마스터 바닐라 블랙 커피를 사은품으로 주는 도서란 사실을 알았다.

 

오늘 시간에 쫓겨 글 한 편을 마무리했다. 1. ‘숲의 역사’, 2. ‘지구의 짧은 역사’, 3. ‘오늘의 천체 관측’, 4. ‘미스터 갈릴레이의 별별 이야기’(남산도서관에서 빌림), 5.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km’(전곡도서관에서 빌림), 6. ‘한강 역사 체험백과’(전곡도서관에서 빌림), 7.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도움이 되었다. 스토리텔링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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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깊어지는 결정적 순간에는 언제나 액체의 교환이 있다(시집 ‘뜻밖의 바닐라’ 수록 시인의 말 참고)는 말을 한 시인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교환되는 액체는 차(茶), 술 등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같이 흘리는 눈물이다. 우당(友堂)은 두주(斗酒) 불사(不辭)하는 원세개에게 술은 차를 대신할 수 없지만 차는 술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또 하나의 액체의 교환을 말할 수 있겠다. 관계가 깊어지는 것과 무관한 교환이고 일방적 전가(轉嫁)라 할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튀는 김치 국물이 그것이다. 얼룩이라 해야 할 것이다. 얼룩은 액체 따위가 묻거나 스며들어서 더러워진 자국을 의미한다. 하지만 얼룩소나 얼룩말에 길들여진 탓인지 시뻘건 색을 표현하는 것으로는 쓸 수 없을 것만 같기도 하다.

 

어떻든 이 흠은 처음에 시뻘건 색을 띠었다. 마음 한켠에 상처가 난 듯 했다. 하지만 한참 지나니 얼룩은 종이색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이것을 탈색(脫色)이라 해아 할 듯 하다. 바랬기 때문이다. 황동규 시인이나 나희덕 시인의 어법을 따르면 이를 육탈(肉脫)이라 할 수도 있겠다. 주의할 것이 있다. 탈색(奪色)이라는 말과의 구별이다.

 

뛰어난 물건이 다른 물건을 압도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압권(壓卷)의 의미를 지닌 말이다. 여러 작품 또는 답 가운데 가장 잘 지은 것을 의미하는 압권의 주인공 즉 과거 급제자는 임금을 알현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를 관광(觀光)이라 했다. 지금 관광은 그런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급제(及第)는 하지 못하고 여행이나 하는 (관광이란 말이 속화된 것과 무관하게 여행이란 말을 좋아하는) 나는 내일 서울에 간다. 1년에 170회나 간 적이 있는 곳이지만 변함없이 배워야 할 텍스트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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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널드 위니콧이 말한 정신세계와 외부 세계가 만나 변화가 일어나는 과도(過渡) 공간이다.(레진 드탕벨 지음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 80 페이지) 책 한 권을 읽고 다음 책을 손에 들기까지 많지는 않지만 책들로 들어찬 내 방에서 시간을 보내면 완전히 책에서 떠나는 것도 아니고 몰입해 읽는 것도 아닌 중간 상태에 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 상태 역시 일종의 과도(過渡) 또는 이행(移行) 상태라 할 수 있다.

 

인류학자/ 영장류학자 세라 블래퍼 허디의 신간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읽어야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인류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논의를 펼쳤다고 한다. 어떤 분야 이상으로 새로운 주장을 담은 내용들로 북적(book積)이는 분야가 인류학/ 고고학 분야인 듯 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게는 아직 지질보다 인류학/ 고고학 분야가 더 재미 있다.

 

올해 1.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발레리 트루에), 2.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리사 펠드먼 배럿), 3. ‘인류, 이주, 생존’(소니아 샤), 4. ‘역사에 질문하는 뼈 한 조각’(마들렌 뵈메) 등 네 여성 저자가 쓴 책을 흥미 있게 읽었는데 이제 세라 블래퍼 허디의 책을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듯 읽어야겠다. 이런 읽기도 어떤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단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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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의 '던바의 수'에 소수에게만 허락된 우유라는 챕터가 있다.(던바의 수는 150명으로 그 수를 넘으면 진정한 인맥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상희 교수는 '인류의 기원'에서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유당분해효소 지속증이 문제라고 말했다. 

 

심리학자 앤드루 슈툴먼은 ‘사이언스 블라인드’에서 우유는 19세기에 소크라테스의 헴록(hemlock; 독미나리)이었다고 말한다. 루이 파스퇴르(1822 - 1895)에 의해 저온살균처리법이 발명되기 전까지 우유를 마신 아기들이 모유를 먹은 아기들에 비해 사망률이 몇 배 높았다.

 

프랑수아 자콥(1920 - 2013)은 파스퇴르에게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건너뛰게 만든, 기병대의 기습과도 같은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화학에서 결정학으로, 이어서 생물계에서 가장 덜 알려진 분야의 연구로의 전환이다. 자콥은 파스퇴르가 없었다 해도 전염병에서 세균의 역할을 틀림없이 알아냈겠지만 아마도 크게 다른 조건에서였을 것이라 말한다.

 

자콥은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이 없었다면 상대성 이론으로 알려진 그 무엇과 완전히 똑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다윈이 없었다면 진화론과 유사한 무엇이 생겨났을망정 같은 이론은 아니었을 것이라 말한다. 자콥은 조지 오웰의 경구를 인용해 예술과 마찬가지로 이 모든 작품들 가운데서도 일부는 더 독특한 것이라 말한다.(‘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196, 198 페이지)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의 번역서가 나온 것이 1999년이니 적어도 20년 이상이 되었다. 그 사이 과학론에 분명 변화가 있었겠지만 자콥의 저 말은 그대로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 독특함, 그것이 핵심이리라. 산업조직심리학자 케이트 머피가 이런 말을 했다. 

 

"누군가 당신의 관점을 두고 '독창적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당신이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단점이라 생각하는 유형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당신의 고유한 관점을 칭찬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의 말을 괴짜처럼 보인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자신의 취약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그 말의 의미를 더 낣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고 상대의 진의를 섣불리 단정지으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좋은 관계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171 페이지) 

 

나는 어떤가? 나는 독창적이라는 말이 설령 괴짜라는 의미로 전해진 것이라 해도 좋게 들을 것이다. 김상환 교수는 창의적인 상상력은 천부적인 재능이지만 평범한 인간에게 창의성은 학습을 통해 획득해야 할 어떤 것이라는 말을 했다.('이야기의 끈' 235 페이지) 김상환 교수는 새로운 것을 기괴하거나 일탈하는 것과 혼동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새로운 것은 이전의 것과 다르되 모범이 될 만한 것이면 된다.('이야기의 끈' 237 페이지) 

 

나는 새로움에 대해 생각할 때면 일본의 이론 물리학자 무라야마 히토시의 말이 생각난다. 우주 생성 초기에 물질과 반물질의 비율은 1;1이었으나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의 경우에만 10억개 중 하나의 비율로 차이가 남으로써 (다른 물질과 반물질은 소멸했지만) 그렇게 차이나는 하나가 악간의 물질로 남아 별과 은하를 만들고 우리를 만든 것이라 한다.('왜, 우리는 우주에 존재하는가' 104, 105 페이지) 

 

새로움은 이런 미세한 다름에서 비롯되는 결과가 아닐까? 이렇게 말하면 새로움을 별 것 아닌 것으로 환원해 말한다고 하겠지만 차이는 아주 작은 데서부터 싹트는 것이 아닌지? 문제는 이런 자연과학적인 의미가 아닌 내가 얼마나 일상에서 새로움과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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