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정신역동과 가족 리얼라이프 시리즈
김수연 지음 / 리얼러닝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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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 ‘어릴 적 어머니(보호자)와 형성된 유대 관계가 한 개인의 인생이 결정한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쉽게 정리하여 설명한 책.’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스스로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거나, 특정한 행동과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해당 문제의 근원적인 까닭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짚어본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유아기에 부모로부터 충족되지 못했던 다양한 욕구 때문에 좌절을 겪는다고 느끼는 사람, 그러한 좌절로 인해 불쑥불쑥 낙담하게 되는 자신을 위로해 주고 싶은 사람.’

개인적인 감상
🌼 ‘유아기에 부모와의 정서 관계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면 인생을 불행하게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부모와의 관계가, 본인 인생의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은 부모와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이들에겐 절망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유아기의 좌절된 경험을 인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좌절을 딛고 새롭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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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의 행복은 개인의 행복에서, 개인의 행복은 가정의 행복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가정에 관해 공부하는 것은, 곧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 *

이 책은 프로이트의 정신역동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설명한 책이다. 정신역동 이론이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정서 교감이 현재의 삶에 다양한 동기를 자극하여 한 개인의 인생 방향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독자는 프로이트의 정신역동 이론을 통해, 현재 자신이 겪는 내면의 정서 결핍 문제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특정한 감정이, 어떠한 상황에서 유독 불쑥 튀어나오는지 등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정신역동의 개념을 이해하고, 정신역동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친다. 정신역동에 의한 감정이 가족과 배우자 등의 인간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배울 수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파괴적인 감정에 건강하게 대응하고, 건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정신역동 작업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과거에 얽매여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힘을 키우게 된다.

마무리 장에서는 아이가 건강한 정신역동을 형성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상세히 설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한편으로는 부모교육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는 앞선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비록 흘러간 과거의 상처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내 마음을 다독이고 더 긍정적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치유의 인식을 깨우치는 과정에 이르게 된다.

책을 읽은 후, 본인이 느꼈던 내면의 정서 결핍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늘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거나, 그런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쌓고자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자꾸만 의심을 품게 되는 마음(또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이 불편한 마음)이, 정신역동에서 비롯된 양가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신역동을 인식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 처한 심리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준 책이었다.
또한,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한 좌절을 딛고 일어서, 건강한 내면을 구축하여 의미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또한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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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이인혜 지음 / 현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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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 ‘한국을 비롯하여 고대 그리스, 로마, 핀란드, 인도, 일본 등 세계 다양한 국가의 목욕 문화 및 역사가 어떻게 발전되고 흘러왔는지를 담은 책.’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우리가 일상 속 당연한 행위로 여기는 목욕을 ‘낯설게 보는 과정’에서, 그러한 행위가 어떤 맥락으로 이어져 왔는지를 흥미롭게 알아볼 수 있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옛날 사람은 어떻게 씻었는지 궁금한 사람, 목욕 관련 전반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궁금한 사람, 세계 각지의 목욕 문화와 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

개인적인 감상
🌼 ‘이전에는 목욕이라는 행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을 읽고 그러한 행위가 인간 습성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도 여러 맥락과 전통이 따르는 문화적 행위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은 참 오래전부터 씻어 왔다. 그것은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당연하고 무의식적인 행위였기에, 우리가 ‘왜’ 씻었는지에 더불어 ‘어떻게’ 씻어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을 만한 계기는 크게 없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행위를 낯설게봄으로써, 익숙했던 행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맥락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독자는 다양한 국가의 목욕 문화 및 역사를 읽어보며, 목욕이라는 행위가 어떤 역사와 맥락에서 이뤄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목욕은 어떤 측면에서는 단순히 더러움을 씻어내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목욕은 종교의 신앙 행위로써 이뤄질 수도 있고, 목욕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간은 사회적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목욕은 위생과 청결을 위한 정돈의 행위 이상으로, 문화적 의례를 위한 행위의 역할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목욕에 관심이 없거나 자주 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에서는 오히려 대형 목욕탕이나 목욕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이 적절히 갖춰진 시기가, 고대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십자군 전쟁 이후 흑사병이 발생하며, 이전에 번성했던 목욕 문화가 폐쇄적으로 후퇴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후 다시 번성을 이뤄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1부에서 세계 각국의 목욕 역사를 다뤘다면, 2부와 3부에서는 한국의 목욕 역사를 중점으로 다룬다. 2부는 고려부터 조선, 그리고 근현대까지의 목욕 역사를 볼 수 있었다. 3부는 한국의 공중목욕탕 번성과 쇠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목욕 문화의 발전이 앞으로는 어떻게 이뤄질지 그려볼 수 있었다.

또한, 앞선 목욕의 역사와 문화에서 파생된 위생 인프라의 발달을 통해, 현대의 목욕이 얼마나 간편화될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특히 옛날에는 온수를 얻기 위해 다방면의 막대한 노력이 필요했다. 하나의 예로, 조선시대에는 왕조차도 따뜻한 물이 나오는 온천에서 마음 편히 씻기 위해 엄청난 짐과 식솔을 데리고 장거리 대이동을 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주변의 수도꼭지만 돌려도 어렵지 않게 온수를 접할 수 있다. 이런 당연함에 가려진 편리함에 새삼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목욕에 대한 접근과 과정이 고대보다 훨씬 간편해졌지만, 모두가 함께 씻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를테면 공중목욕탕)이 사장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공중목욕탕은 목욕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진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어쩐지 목욕탕에서만큼은 은근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과 목욕탕을 간다고 한다면, 평소에는 털어놓지 못했던 진솔한 모습을 공유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의 폐쇄가 잇따르면 가뜩이나 개인주의가 심화된 사회에서, 우리는 남들 앞에서 옷을 벗고 몸을 드러내고 씻는 것에 어쩌면 점점 더 거부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함께 몸 놓고, 마음 놓고 푹 씻을 수 있는 공간 한켠은 그래도 어딘가에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목욕탕이 고시원이나 쪽방 등, 씻기가 여의치 않은 환경에서 사는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모든 사람이 걱정없이 편안히 씻을 수 있는 환경에 놓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부끄럽게도 이제야 깨닫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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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의 배신 - 중독의 모든 것: 술, 도박, 스마트폰, 음식, 마약, 2025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강웅구.박선영.안유석 지음 / 포르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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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 ‘이 시대를 대표하는 ‘중독’ 현상의 여러 형태를 알아보고, 중독 위험 지대에 놓인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제안한다.’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술, 도박, 마약 등처럼 다양화된 중독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은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또한, 중독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일어나는 것인지, 다양화된 중독에 얽힌 사람들이 어떤 양상을 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나아가 사회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러한 중독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한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중독이라는 주제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 중독자를 마주하는 직업을 가진 전문가 및 연구자.’

개인적인 감상
🌼 ‘이 책은 중독의 기본 개념, 역사, 다양한 양상, 치료를 위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핵심으로 말하고 있다. 중독에 관한 다방면한 내용을 체계적이고 인문학적으로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중독이라는 현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스마트폰, 술, 담배, 음식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독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중독이란 무엇일까?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단순히 의지박약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중독의 개념, 여러 중독 상태의 양상, 중독 물질의 역사, 약물 등을 통해 뇌가 중독에 빠지는 과정, 중독을 치료하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안한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은 ‘중독은 문화적 산물’이라는 것이었다. 중독을 일으키는 모든 것은 문화에서 피어났으며, 문화 없이는 중독도 없다는 뜻이다. 이는 문화가 있는 한, 우리는 늘 중독이 도사리는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중독이라는 것을 완전히 없애야 하는 현상으로 보지만, 실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점이다.

때문에, 중독이라는 현상을 우리 세상에서 완전히 추방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며, 바로 그 점이 이 책이 필요한 까닭이 된다.

더불어 책을 읽고 난 후, 중독에 대한 모호한 개념과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내용을 언급해보면, 중독에 의해 발생한 욕구는 배고파서 밥을 먹은 후 포만감을 느끼며 욕구를 멈출 수 있는 것처럼, 따로 ‘항상성’이 발동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다. (욕구가 가라앉지 못한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문장이다. 왜냐하면 중독에 빠졌을 때, 단순히 본인 의지만으로는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중독이라는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공동체의 문제’라고 보아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중독과 연관이 있는 도파민 분비 과정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았다. 보통 우리는 도파민이 특정 행동을 한 다음에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특정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즉, 어떠한 꽂힘)에서 우선 도파민이 생긴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도파민은 결과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이루기 전 단계에서 먼저 나타나는 것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도파민이 생긴다. X,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에 도파민이 생긴다. O)

또한, 중독자가 특정 행위 자체를 하는 것은 중독이 아니다. 해당하는 행위를 점차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중독이다. 이러한 중독 현상의 촉매제가 되는 갈망감(중독된 것을 원하는 욕구)을 통제하기 위한 방법을 찾음으로써, 치료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렇듯 이 책은 한 권을 통해, 우리가 중독에 관해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정보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정리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담긴 내용이라, 이야기의 신뢰도도 깊다. 중독의 개념, 역사, 중독의 메커니즘, 중독 물질, 중독 문제에 관해 사회가 마주해야 할 지향성 등 중독의 여러 이야기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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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의 철학 - 예술과 일상을 대하는 세련된 감각
지바 마사야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추천 / 베가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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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 ‘센스가 있다’라는 말에 대한 의미를 철학적으로, 또 재미있게 파고드는 책이다.’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어째서 우리는 무언가를 보면, 이따금 ‘센스가 있다’라고 느끼게 될까? 즉, 무언가를 흥미롭고 조화롭다고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가까운 답을 준다. 또한, 일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다채로운 방향으로 넓힌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우리가 ‘센스가 있다’라고 칭하는 감각이 어디에서 오는지 궁금한 사람, 센스와 철학을 큰 주제로 엮어, 흥미롭게 서술한 책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 인위적인 센스가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센스를 원하는 사람.’

개인적인 감상
🌼 ‘무의식에서 비롯한 자연스러운 센스를 키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센스와 철학이라는 연관 짓지 못했던 두 키워드를 엮어, 재미있게 잘 구성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우리는 ‘센스가 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 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면 모호한 느낌이라, 대개 사람은 잘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센스가 있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가까운 답을 건넨다.

처음에는 이 책이 특정 상황에서 센스 있게 느껴지는 행동을 알려주는 실용서인가 싶었지만, 어떠한 행동을 학습하여 인위적으로 익히는 센스를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센스라는 요소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큰 주제로 두고, 저자의 생각하는 바를 깊이 파고들어 서술한 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독자도 주제에 관한 내용을 함께 생각해 보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센스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시야를 기를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내 안에 센스를 담당하는 감각이 말랑말랑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앞서 조금 추상적으로 말했는데,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 이 책을 읽은 뒤에는 미술 작품,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등의 예술 분야를 바라보는 시야가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

비단 예술 분야만이 아니다. * 평범한 일상에서도 특정한 객체를 바라보는 시야와, 그것을 보고 느끼는 감각에도 변화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예술 및 일상에 속하는 것들을 이전보다 더 감각적으로(즉, 센스있게) 볼 수 있는 시야를 키워준다. *

어떠한 개념을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칫 지루함이 생길 수 있는데, 저자의 톡톡 튀는 문장력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즐겁게 이끌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센스와 철학이라는 두 단어를 서로 조화롭지 못한 개별의 단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은 후에는 두 단어가 참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느꼈다.

어쩌면 여러 의미 중의 하나로, 센스란 그런 것이 아닐까? *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힘 말이다. * 이 책은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예술 작품 등을 알거나 공부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 보라는 저자의 제안이 기억에 남는다. 특정 분야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순으로 살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시기에서 역순으로 훑어보고 비교해보며 가볍게 살피는 방법이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부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 흥미로웠다. 저자가 제안한 방법이 역사를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관한 흐름이나, 알고자 하는 지식에 대해 더 깊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느꼈다. 이 또한 저자가 말하려는 ‘센스’가 담긴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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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가능성 - 삶은 슬프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지는 않는다
김병규 지음 / 북스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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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 ‘학자로서 성공한 인생에 가려진, 간병인 김병규로서 인생 이야기. 저자가 아픈 가족을 간병하며, 학자의 인생과는 또 다른 측면의 인생을 살며 보고 느낀 경험을 회고한 책.’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신의 가능성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잘 사용하고 있는가? 알고 보면, 당장 내일 어떻게 살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다. 이 책은 그러한 와중 먼 미래를 그리며 사는 것 이상으로, 오늘 주어진 하루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매 하루를 행복하고 최선을 다해 살고자 하는 저자의 모습에 힘을 얻을 것이다. 버거운 인생에 항상 기진맥진한 상태로 지친 사람이라면, 자신처럼 매 순간 열심히 살고자 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격려받을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
🌼 ‘주어진 시련으로 인해 매 하루가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그러한 시련 속에서 이룰 수 있는 최선의 행복을 찾아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마음을 따뜻하게 울린 책이었다.’

24년 전 이후로, 저자는 본인 인생의 시간이 멈출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미래가 기대되던 그의 형이, 사고로 한순간에 중증장애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형의 사고에 이어 그의 아버지도 혈액암 판정을 받게 되었고, 어머니도 여러 잔병치레로 인해 아픈 몸을 견디며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깨닫게 된다. ‘어쩌면 오늘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 될지 모른다’라고. 한순간의 사고로 인해,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 꿈꾸던 일을 해낼 가능성, 더 행복해질 가능성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맥락에서 탄생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매 순간의 하루하루를 저자가 여러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틈틈이 써낸 기록을 모았다.

병원 간이침대, 보호자 대기실, 구내식당, 복도, 주차장. 노트북, 종이공책, 스마트폰 메모장, 녹음기 등등…. 기록하지 않으면 빠르게 일상에서 사라질 소중한 기억과 경험을 정리했다.

책에서는 간병인의 인생, 학자의 인생을 번갈아 볼 수 있다. 그동안 그가 상충되지 못하는 두 인생을 살며 겪었던, 여러 슬픔과 힘들었던 순간의 상황이 깊이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마주하게 된 고통과 상실의 경험에 마냥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시련의 틈새에서도 본인만의 작은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한, 나에게 주어진 ‘현재’, 바로 내가 이 글을 쓰는 ‘오늘 하루의 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주어진 인생이 유한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유한함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나의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어제보다 더 나은 발전이 있었는지, 또 다른 오늘이 주어진다면 더 최선을 다해 사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하루의 가능성’은 특별한 일상에서의 큰 행복을 찾기보다, 평범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더 오래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져준 책이다.

* 우리는 주어진 오늘을 잘 살고 있는가? 큰 행복을 좇기에 바빠 자주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가? * 각자의 마음에 되새겨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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