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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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열정, 도전, 창의라는 단어는요….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활기찬 생명이 담긴 단어들인 것 같아요.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에너지가 가득하게 만드는 이 단어들을 여러분은 얼마만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혹, 앞선 단어들의 꺼져버린 불씨를 어떻게 마음에서 다시금 피어오르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런 고민에 걸맞은 책이 바로 이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에요. 나는 이미 스무 살을 훌쩍 넘었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어요. 여기서 말하는 스무 살은 상징적 의미니까요. 하루라도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뜻인 거죠.

이 책은 저자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인생 최고 명강의로 꼽힌 <기업가정신과 혁신>이라는 강의의 내용을 담았어요.

앞서 언급했던 혁신, 열정, 도전, 창의를 일깨워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포함된 책이에요.

* 우리 주변에서 별 볼일 없다고 생각되는 자원으로 유의미하고 창의적인 결과를 만드는 법

* 기존의 다양한 고정관념을 뒤엎음으로써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접근법

* 최악에 바보 같아 보이는 아이디어를 다듬어 최고의 아이디어로 탈바꿈하는 법

모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을 가져왔어요. 마치 찌릿한 전기를 흘려보내서, 독자가 새로운 사고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으로 가득해요.

예술을 공부하고 있고, 다채로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제게는 아주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어요. 기존의 소극적이고 멀리 볼 수 없었던 시야를 지평선까지 틔워준다고 느꼈거든요.

어떤 부분이 특히 도움이 되었냐면, 적극적으로 움직여 수없이 시도해 보는 게 가만히 앉아 행운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이었어요.

당연한 소리 아니겠느냐 하실지 싶지만, 그동안 저는 무언가를 해 보자고 마음먹을 수 있는 추진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거든요.

그래서 뭘 하든 생각만 크게 앞서기를 반복하다가, 앞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앞선 내용에서 일단 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현명하게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있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사실 생각만 종일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무엇이든 조금은 직접 해 봐야 앉아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문득 생각이 나길, 일찍이 스무 살에 알지 못해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지레 겁먹고 많은 도전을 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해요.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대학에서 들고 싶은 동아리도 들어서 부회장과 회장도 해 봤고, 책이라고는 한 권도 읽지 못한 사람이었는데 한 권씩 꾸준히 읽다 보니 이렇게 북스타그램도 만들게 되었고, 재미있는 서포터즈 활동도 여럿 해봤으니까요.

이렇듯 실패보단 성공과 성취가 더 많았던 기억을 되짚어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무언가 더 추진해서 했더라면, 그 이전부터 내가 바라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또 정말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스무 살에 나로 돌아간다면, 해 보고 싶은 걸 찾아보고 궁금한 것도 찾아보고 뭐든 일단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걸 다 해 보라고 하고 싶어요.

그건 미래의 제가 지금의 스물네 살인 제게 또 마찬가지로 해 주고 싶은 말이 되겠죠. 네 나이 땐 뭐든 해 봐야 한다고요.

그래요, 우리는 오늘이 가장 젊으니까요. 설령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해보는 게 가만히 있는 것보단 훨씬 나을 거예요.

그래서 우선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이 글을 쓰는 게 첫 도화선이 되어줄 것 같아요.

혁신, 열정, 도전, 창의! 책을 읽은 후 이 친구들이 마음에서 조금씩 굳은 뿌리를 내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삶에 추진력과 에너지를 되찾고 싶다면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읽어보세요. 마음 속의 모든 엔진이 마치 스무 살로 돌아간 것처럼 기운을 차리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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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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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분야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인 부커 상에 대해서는, 2016년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작품이 해당 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통해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됐어요.

갑자기 부커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어느 도발적이고 통통 튀며 까칠한데 재미있는 에세이 한 권을 읽게 된 까닭인데요.

이 에세이의 저자인 안톤 허라는 분은 무려 이 권위 있는 부커 상 최종 후보에 한국 책을 두 권이나 올리셨다고 해요.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와 박상영 작가임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그 주인공이었죠.

그래서 자연스레 어떤 분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전에는 크게 알지 못했던 번역가의 삶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오 마이갓, 여러모로 제 예상과는 다른 이미지와 이야기에 충격과 충격의 연속이었어요. 우선 안톤 허라는 이름 때문에 한국계 외국인일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스웨덴에서 태어났어도 한국에서 학교를 모두 나온 네이티브셨어요.

게다가 나긋나긋한 인상(별명인 무서운 분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으로 조용하고 순박하며 수줍음이 많으신 문학 소년이시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어요.

자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갑의 의뢰와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번역가를 얕잡아보는 이들에게 거침없는 비판을 쏘는 그 당돌한 모습이 굉장히 반짝반짝하셨어요.

또한, 번역이라는 분야의 이야기도 얼핏 알 수 있었어요. 특히 한국문학을 영어로 번역하는 한국문학 번역가의 대우와 현실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제대로 대우받고 일하는 직업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전 지구를 통틀어 세 명 남짓 전부인 한국문학 번역가의 업계에서는, 일 년에 한국문학 작품이 열 권만 외국에 출판이 되어도 많다고 여긴대요.

인지도 낮은 한국문학, 영미권 출판계의 백인 우월주의, 언어와 문화적 거리 등의 까닭으로 우리가 느끼기에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죠.

게다가 보석 같은 작품을 반짝반짝 닦아서 세상에 선보이는 멋진 직업인 번역가를 언제든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도 곳곳에 만연한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팠어요.

더욱이 문학작품을 번역하기 위해서는 번역가가 스스로 한국 출판사를 설득하고, 미국 출판사에 제안서를 내밀고, 영미권 미국 인플루언서와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호소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니. 앉아서 일이 뚝 떨어지는 그런 게 아니었던 거예요.

저라면 일찍이 나가떨어지고 말았겠지만, 그런 현실에도 꿋꿋하게 몇 십 년을 걸쳐 분투한 끝에 번역가, 그것도 한국문학 번역가의 길을 걸어온 저자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내 갈 길 간다, 그래서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친다는 그 용기 있고 굳건한 저자의 정신이 제 마음을 쿵쿵 두드리는 것만 같았어요.

K대의 법학과에 진학했으니 많은 돈과 명예를 갖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저는 어째선지 지금의 저자의 모습이 더 빛나고 멋있게만 느껴져요.

아마 그건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이 가시밭길에 모자라 압정까지 고루 뿌려져 있는데도, 그래도 난 이 길이 좋으니까 뭐든 덤비라는 마인드 때문이겠죠.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던 제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어요. 이십 대가 나름대로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하셨죠. 저는 그 문장을 읽고 이십 대의 유리한 점이 일단 뭐든 부딪혀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부딪혀서 어딘가 박살 나고 깨지더라도, 내가 부딪힌 것에 대한 결과에 후회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안 부딪히고 피한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씩 부딪히고 박살난 준비를 시작하려고 해요. 아플 것 같아도 좋아하는 일에 뛰어드는 거니까 마냥 슬프지만은 않네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커 상 후보에 오르는 성취를 거둔 저자처럼, 저도 저만이 가고자 하는 길의 부커 상 후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에세이는 번역가에 대한 삶도 살짝 엿볼 수 있지만요. 내가 하는 일이 맞는지, 좋아하는 일에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도 뭔가 큰 추진력이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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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의 힘 - 세상을 다르게 감지하는 특별한 재능
젠 그랜만.안드레 솔로 지음, 고영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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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다는 건 대체적으로 감정을 크게 느끼거나, 오감에 민감한 상태를 말해요. 여러분은 이러한 예민함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긍정적인 뜻으로는 선뜻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 사회가 예민함을 부정적인 기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당장에 예민한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어쩐지 호들갑스럽고, 별 것 아닌 것에도 신경을 쓰는 것처럼 여겨지곤 하죠.

하지만 그렇게 속단하기 전에, 우리는 예민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예민하다는 게 마냥 나쁘기만 한 걸까요? <예민함의 힘>은 예민하다는 것의 의미, 예민함이 가진 강점, 스스로 예민한 사람인지 판단해보기 등의 내용을 다루어요.

세상이 예민함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부터 시작해서, 예민함의 작동방식, 과부하 된 세상에서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어요.

무엇보다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예민함이라는 특성을,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어떨지 색다른 제안을 주는 책이라 좋았어요.

내가 가진 치명적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특성을,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장점이자 강점으로 바꾸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책을 읽어보니 저도 굉장히 예민한 사람인 걸 깨닫게 됐어요. 스스로 몰랐던 그러한 특징 때문에, 그간 겪고 느꼈던 여러 상황과 감정에 대한 까닭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그 덕에 막혀있던 무언가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속이 시원했답니다!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부분은, 예민한 까닭으로 형성된 뛰어난 공감 능력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는 5장이었어요.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이입해서 스스로 고통받지 않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곤경에 처한 이들을 보며 때로는 너무 지나치게 그들의 감정에 이입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정말 괴로웠거든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 타인에게 최대한 베풀 수 있는 행위를 행함으로써, 마냥 공감에 머무르는 대신 타인을 연민하고 그들의 괴로운 감정과 나의 감정은 오롯이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받았어요.

또한, 예민함은 부정적인 감정을 스펀지처럼 쉽게 흡수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로 잘 흡수할 수 있대요. 따라서 책에서는 이러한 예민함의 긍정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좋은 방향으로 예민함을 쓰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예민한 특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 점도 좋았지만 특히 가장 좋았던 점은, 막연히 나쁜 점만 보고 고치기 급급했던 것을 다른 시각에서 봤을 때 생각도 못했던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책이었어요.

<예민함의 힘>은 3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요. 첫 번째는 스스로 예민하다는 걸 아는 사람, 두 번째는 자신이 예민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 사람, 세 번째는 예민한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에요. 제가 추가로 덧붙이자면 책의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읽어보세요.

여러분께서도 만약 내가 너무 예민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민한 내가 자책스럽다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예민한 게 전혀 잘못된 게 아니고, 오히려 예민해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드실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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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세상에서 나 자신으로 사는 법 - 자폐 심리학자가 말하는 자기 공감의 힘
해나 루이즈 벨처 지음, 김시내 옮김 / 현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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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동물이 위장을 하듯, 인간도 위장을 한다고 해요.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신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죽이고, 다수의 특성을 모방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책은 지적 장애가 없는 여러 자폐인이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위장하고, 나아가 왜 위장을 하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는 책이에요.

사회적으로 위장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사람간의 더 좋은 관계와 상황을 위해 불가피하게 꼭 필요한 요소일 수 있어요. 또한, 굳이 자폐인이 아닌 비자폐인일지라도 얼마든지 위장을 할 수 있답니다.

다만 자폐인과 비자폐인의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자폐인이 위장하는 데 더 많은 고통과 피로에 휩싸인다는 것이에요.

남들과는 다르다는 까닭에 어릴 적부터 자주 비판을 받고 긴장을 품고 살아온 자폐인은, 더더욱 타인의 거절에 민감하고 외로움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언제나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에 따른 스트레스도 더욱 클 수밖에 없고 말이에요.

저자는 이렇듯 가면을 쓰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자폐인을 위해,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위로와 제안을 책에 담았어요.

저자부터가 성인이 된 이후 자폐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 같은 입장에 놓인 이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이야기가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책을 읽어보면서 본인의 어릴 적 기억이 많이 떠올랐어요. 저도 자폐인에 속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많은 부분이 해당되고 공감이 되더라고요.

적응하기 힘들었던 이 세상 한편에 내 자리 하나 만들어보겠다고 어떻게든 몸을 구겨 넣곤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끝내 제 모든 위장은 불편하고 어색한 채로 끝나고 말았고, 이윽고 세상에 녹아들지 못하는 자신의 이상함에 자책하는 나날을 이어왔어요.

이제껏 나의 이상한 부분은 언제나 감춰야만 하는 부끄러운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어떠한 모습에 나를 필사적으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수용하고 조금씩 드러내도 좋다고 격려를 주고 있어요.

그러한 격려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내가 왜 그토록 남들과 어울리는 데 에너지를 썼는지, 나를 갉아먹으면서까지 세상에 녹아들려고 했던 까닭이 무엇이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책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믿어왔던 속설에 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자폐인에게는 다른 이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었어요.

그러나 지적 장애가 없는 자폐인은 오히려 누구보다 다른 이를 신경 쓰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어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심지어는 자신이 자폐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 채로요.

그런 까닭은 우리 사회에서 자폐인을 향한 굉장히 편협한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폐인은 그저 지능이 낮고, 의사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인간으로만 한정해서 치부되는 것 같아요.

비록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중증 지적 장애가 없는 자폐인에게만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단편적인 자폐인에 관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자폐인이 억압된 사회에서 어떻게 자신의 특성을 드러내고 이해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한 계기는 나아가 모든 자폐인의 안위와 평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범위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을까 해요.

자폐인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담은 책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 책은 자폐인과 비자폐인 모두 인상 깊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더욱이 자폐인은 본인에 대한 이해를, 비자폐인은 타인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되는 책이랍니다. 이해와 존중의 시각을 넓히고 싶으시다면, 이상한 세상에서 나 자신으로 사는 법을 꼭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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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신들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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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와 패륜, 욕망과 폭력으로 가득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특히 어렸을 적에 만화책으로 접하게 된 분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신들과 그의 후손들의 발자취를 신화와 문학으로 미화하고 우상화한 작업물이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이 신화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해요. 더불어 꼭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말이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의 집합체인 것 같음에도, 왜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할까요? 바로 이 신화가 서양 문화와 우리 주변에서 차지하는 무시하지 못할 비중 때문이랍니다.

유럽의 지명, 문화, 사상 등 여러 가지 관련 용어의 근간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연결된 것들이 부지기수라네요.

각종 예술 분야와 다양한 학문 분야 등 이처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분야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서양의 학문과 예술은 그리스 로마 신화 없이는 논할 수 없다고까지 하니까요. 그런 까닭에 우리는 이 신화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접하지 못하곤 하죠. 너무 많은 이야기와 등장인물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진입장벽을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토록 복잡하게 느껴진 것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이 신화를 신선하고 박식하게 총 9장의 300쪽 분량으로 모두 담아냈다고 해요.

1장은 제우스의 탄생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그들이 신격화되는 과정이 담겼어요. 2장에서 4장까지는 제우스의 가족에게 얽힌 신화를 다뤘어요.

3장은 제우스의 아들들, 4장은 제우스의 딸들을 분류하여 다루었고요. 5장에서는 제우스의 후손인 테베, 아테네, 미케네 등 그리스 왕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6장은 황금 양모를 찾으러 간 아르고호 원정대 이야기, 7장은 트로이 전쟁과 몰락에 대한 이야기, 8장은 신화의 인물과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별도로 담고 있어요. 마지막 9장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작가 및 작품에 관한 소개가 담겼고요.

목차만 보아도 신화가 참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구나 싶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머릿속에 복잡하게 엉켜있던 이런저런 신화에 대한 지식들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용도 신화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펼쳐 놓았다기보다는 딱 필요한 핵심만 담았다는 게 느껴졌어요. 처음에 저자가 여는 글에서 자부하건대 지금껏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토록 일목요연하고 정확하게 정리한 책은 없었다고 하는 말에, 과연 정말일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확실히 다 읽어보니 이 말에 공감이 되더라고요!

복잡하고 마구 엉켜있던 신화의 인물과 이야기를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보니 참 신기했어요.

그래서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어려움을 느끼고 멀리하셨던 분들이나, 체계적으로 다시 신화를 정리해 읽어보고 싶은 분들께서 읽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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