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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모론 - OXYMORON
정다이(반전토끼) 지음 / 강가 / 2024년 10월
평점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대체로 자본주의의 종주국으로서 대단한 발전을 이룩한 국가로서, 화려하고 부족함이 없을 것만 같다는 이미지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지는 아니한가?
그러나 <옥시모론>의 저자는 말한다. 자유, 기회, 다양성이라는 긍정적 키워드에 가려진 총기, 마약, 양극화라는 부정적 키워드가 존재한다고.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망각한 힘을 가진 미국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로 인해 삐걱대고 있다고.
이 책은 저자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직접 보고, 듣고, 몸소 겪은 경험을 묶어 정리한 것이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겉모습에 가려진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어두운 명암을 조명하며 미국을 생각하는 틀에 변화를 준다.
미국이라는 나라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으며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어떤 분위기를 가진 나라인지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새삼 같은 지구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토록 외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차이가 존재하는 나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따금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스쳐 지나가듯 들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대표적으로는 마트! 장을 한 번 보러 가는데도 차를 끌고 고속도로를 20분이나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상당히 경악스러웠다. 본인은 집 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마실 나갈 때마다 설렁설렁 장을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문득 감사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거리 문제와는 별개로 미국 마트는 규모가 매우 크고, 한국과는 달리 마트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종류가 다채로운 듯 보여서 기회가 닿는다면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미국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가 풋볼이었는데 왜 하필 풋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책을 통해서 비로소 납득할 수 있었다. 경기 직관이나 승패를 따지기보다는 풋볼 경기를 통해 가족, 친구, 이웃과 선수를 응원하며 함께 유대를 쌓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레 풋볼에도 열광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 외에도 한국과는 달리 경찰공권력이 높다는 사실도 색달랐다. 층간소음 관련 파트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의 주거 형태를 생각하면 보통 주택이 떠올라서, 층간소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했다.
이 책은 옥시와 모론 총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미국에서의 생활 환경을 볼 수 있었고, 2부에서는 총기나 마약, 정치 양극화와 같은 미국의 사회적 문제를 주로 알 수 있었다.
미국은 사실 큰 관심이 없는 나라였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고, 돈이 부족하면 달러를 찍어낼 수 있고, 세계 최고의 군사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나라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 화려한 이면 뒤에 가려진 짙은 명암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책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언젠가 미국에 뚝 떨어질 수도 있으니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다. 미국 생활이나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미국 생활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본인처럼 미국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이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한국과는 상당히 문화 차이가 있는 나라이기에 어느 부분을 읽어도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PS. 총기 파트를 읽다 보면 한국에서는 총기 허용이 없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