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규율 - 영국의 사립학교 생활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
이케다 기요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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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00076825


  교육에 몸 담고 있는 나는 교육에 관한 책이라는 것만으로 호기심이 있어 이 책을 보내주신다는 출판사의 말에 흔쾌히 주십사 했습니다. 20년도 전에 영국의 사립학교에 다녔던 일본인 저자는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과 그 정신에 대해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시대가 많이 흘러 지금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정신만은 변함 없이 이어져오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 해리포터를 떠올렸습니다각 기숙사마다의 색깔이 있고엄청난 소속감을 가지고 있으며생활할 때는 특유의 복장을 유지하고선생님들에 대해서는 깎듯한 예의를 지키는 학생들을 보면서 영국의 사립학교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실제로 그와 비슷한 형식을가지고 있으며영화속 퀴디치 게임처럼 기숙사별또는 학교별 스포츠에 열광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성직자가 교사나 교장을 맡고 있으며,감독 없이 시험을 쳐도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학교생각하기에 딱딱할 것 같고아이들의 자유가 어느 정도 억압될 것 같은데도 돈 많은 부모들이 자처해서 보낸다고 하니 영국 부모님들은 우리나라 부모님들과는 사뭇 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나봅니다먹을 것도 넉넉히 주지 않고냉난방도 완벽하지 않은 곳이지만 부모님들이 불평하기보다는 아이들이 견뎌내기를 기대합니다물론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겠지요?

 

  모든 것이 풍족하고여건이 좋은 편인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과 운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주어진 시간 외에 더 공부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영국 사립학교의 풍토는 남들을 이기고 올라서려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너무 대조적입니다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낫게 되기 위해 학교가 끝나도 집이 아닌 학원으로 몰리는 아이들은 교육의 전반적인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 가기까지는 쉬운 영국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기는 어려운 곳정말 공부 하고 싶은 학생들만 대학을 가서 학문에 전념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대학은 학문 연구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고직업을 위한 기관은 따로 마련되기를 바랍니다대학을 그리고 학교를교사를 눈에 보이는 숫자만으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왜 낯선 곳의 교육을 딱딱하게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는데 슬픈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 행위 자체의 선악이 문제가 아니다. 특정 조건에 있는 특정인이 어떤 행위를 해도 되는지가 이미 정해져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지 여부를 떠나 그 인간에게 이 결정을 복종시키는 힘이 규율이다. 그리고 모든 규율에는 이것을 만든 인간과 지키는 인간이 정해져 있으며 규율을 지켜야 하는 인간에게 그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64쪽)

- 엄격한 교육을 통해 기대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옳고 그름의 관념을 명확히 하고 옳은 것을 옳은 것으로 그른 것을 그른 것으로 당당하게 판단할 도덕적 용기를 길러주며, 개개인에게 이러한 용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자유의 보장이 가능한 연유를 가르친다는 점에 그 가치가 있을 것이다.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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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재원 아트북 10
재원 편집부 엮음 / 재원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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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99490354                                                                                                                                                                                              

  얼마 전 샤갈, 달리, 뷔페전을 보러 갔다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전시회가 하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포스터가 조금 무시무시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도서관 서가를 지나다 프리다 칼로의 이름이 보이기에 얼른 집어들었습니다.

 

  몸의 여러 군데가 아픈 데다가 사고까지 겹쳐 정말 고생을 많이 하며 살았던 그녀는 병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얼굴을 작품으로 많이 남겼습니다. 현실주의적인 평범한 초상화도 많이 있지만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초현실주의적입니다.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 그녀는 아이들의 그림도 여러 점 남겼습니다.

 

  처음에 그림들만 보면서 무서워 했었는데 그녀의 일생에 대한 부분을 읽으니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평생을 아픈 몸과 씨름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녀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작품들도 작품이지만 그녀가 남긴 일기가 인상적입니다. 화려한 색깔로 그림을 그리고, 아름다운 필기체로 글을 써내려간 그녀의 흔적이 너무 멋졌습니다. 의학도가 되려던 그녀가 당한 끔찍한 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꿈을 꾸었던 그녀의 일기가 궁금합니다. 그녀에 대해 검색하다 일기가 책으로 나와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읽어보고 싶습니다.

- 그녀의 일기장 마지막 장에 ‘행복한 퇴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라고 적혀 있었다. 죽는 순간까지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는 <막시즘이 병든 자에게 건강을 주리니> 등 다수의 미완성 작품을 남겼다. 현재 그녀가 살았던 코요아칸의 푸른집은 국가에 헌납되어 프리다 미술관으로 개조되어 관람객을 맞고 있다.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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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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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93119055

 

  이 책은 두 가지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가 미국 사회에 어렵게 정착해 가는 이민자들의 생활, 그리고 두 번째가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자녀를 편애하며 대신 이루어줄 것을 은근한 압력으로 강요하는 것입니다.

 

  조용하던 마을의 중국 이민 2세 제임스와 백인 메릴린 부부의 둘째 딸 리디아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설마 들어오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집니다. 얼마 후 호수에서 발견된 딸 리디아. 그녀의 자의적인 선택이었을까요,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한 것일까요?

 

  이야기는 부모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가 가족들의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평범해 보이던 이들의 평범치 않은 내력이 펼쳐집니다. 리디아에 대해 가족이 관심을 가질수록 말할 수 없이 괴로웠을 생전의 그녀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없어진 지 오래 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일부 지역에는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나 마을이 있나 봅니다. 중국 출신끼리 어울릴 만도 한데 뼛속까지 미국인이고 싶었던 제임스는 아마도 그들만의 커뮤니티에 스스로 끼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슬픈 사건으로 인해 가족은 엄청난 풍파를 겪습니다. 이들 가족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매일 밤, 메릴린은 홀로 깨어, 엄마의 요리책을 다시 읽으며, 엄마의 소박하고 외로웠던 삶에 집중했고, 나는 그런 삶을 절대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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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선정도서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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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95589880

 

 200권이 훨씬 넘는 책을 집필하셨다는 고정욱님의 책을 읽었다. 얼마 전에 본 <국가대표 2>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된 아이스하키 선수 이야기이다. 퍽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골대를 향해 날리는 공의 일종이다. 이 책에서는 후에 주인공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고등학교 1학년인 영광은 고등부 랭킹 1위에 해당할 정도로 좋은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주리라는 예쁜 여자친구도 있고, 부모님과 세 식구가 살고 있다. 부족한 것 없어 보였던 그에게 어느날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위태하던 부모님의 사이가 벌어지고, 주리를 좋아하는 동료 선수 때문에 시합에 지기까지 한다.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되는 영광이 어떻게 난국을 극복하게 될지 궁금해졌다.

 

  교훈을 담고 있는 고정욱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아동문학 시간에 배운너무 교훈을 주려고 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곤 한다. 이번 책에서도 주인공 영광이 펼쳐든 자기계발서를 통해 독자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아이들에게 정말 유익한 내용이기도 하다. 유익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고정욱님 작품들이 인기있는 이유가 아닐까?

 

  오늘 수업 후에 청소년 소설을 들고 있는 아이가 있어 <<>> 읽어봤느냐고 했더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거 고정욱님 시리즈 소설 중 하나예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하는 게 아닌가. 재미있는 건 아이들이 먼저 알아차리나보다.

- 여러분이 진짜일수록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신뢰감을 갖습니다. 그 신뢰감 때문에 그들은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칠 특권을 여러분에게 허용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덜 진짜일수록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신뢰감을 덜 갖게 되고, 여러분은 더욱 빨리 영향력 있는 자리를 잃게 됩니다. (111쪽)

- 영광은 팔뚝에 다시 고개를 파묻고 마저 잠을 청했다. 그러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아이스하키부라는 말에 다시 자도록 내버려두는 선생님의 처사가 왠지 모르게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라들이 모두 혼탁할 때 나 혼자 깨끗하니 소외되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술 취해 있지만 나 한 사람만 깨어나 이지의 세상에 살고 있으니 소외됐다는, 어느 고전에 나오는 어부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물론 잠시 후 그런 생각도 몰려드는 졸음에 묻혀 가뭇없이 사라졌다.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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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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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88739039

 

  얼마 전 작가와의 만남 행사 사회를 맡으셨던 김중혁 작가님에 대해 알게 되어 도서관에서 그의 작품들을 검색해 이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초대 손님들의 작품에 비해 덜 난해하고 술술 읽히는 데다가 유머감각이 뛰어나 히죽히죽 웃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있는 8개의 작품들에는 음악이 스며 있습니다. 음반 수집광인DJ가 자신보다 더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악기사에서 일하게 되는 바람에 여러 악기들의 다양한 소리를 녹음했다는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항상 엇박을 놓는 사람, 혼을 싣지 않은 연주로 자동피아노 틀어놓은 것 같다는 평을 들은 피아니스트 이야기, 그리고 계속되는 취직 실패에도 짝을 이루어 면접을 다니는 남자들을 다룬 유리방패(가장 웃겼던 소설)와 같이 여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고, 사랑이야기가 가미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처럼 그의 입담도 좋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갔던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입담은 물론이고, 초대 작가들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도 놓치지 않고 미리 알아보고 준비한 꼼꼼함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더 친근감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어려운 시대를 유머를 가지고 꿋꿋이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 보고 싶습니다. 

 

- 악은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멸되는 것입니다. 어디에나 음악이 있습니다. 그 음악들이 어디서 시작되고 사라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지금 이곳 어딘가에도 음악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아니스트는 음을 만들어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음을 자신의 몸으로 소멸시키는 것이 피아니스트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저는 멀고 아스라한 소리들이 좋습니다. 콘서트홀에 가지 않는 이유는, 모든 소리들이 너무 가깝게 들리고 음악을 만들어내려는 피아니스트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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