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
송숙희 지음 / 대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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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46054073

 

  글을 잘 쓰고 싶다고 하면서 글쓰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는 사람은 밥 숟갈을 뜨지 않고 밥을 먹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글쓰기를 연마하려면 그만큼 읽고 쓰기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창조는 모방에서 비롯된다는 말처럼 다른 이의 좋은 글을 따라 쓰다 보면 문장구성 능력이 튼튼해질 것이고, 언제 어디에서 글을 쓰더라도 매끄러울 것입니다. 머리 속에서만 이렇게 써야지, 한다고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손으로 쓰든 타자를 치든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두뇌는 보다 복잡한 움직임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대가들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쓴 것은 아닙니다. 많은 수련 기간을 거쳐 자기만의 문체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을 갖추었을 때 그 글이 더 빛나게 됩니다. 그전날 읽은 <<인간의 굴레에서>>를 쓴 서머셋 모옴도 그 이야기를 시간이 지나 다시 썼을 때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처럼 쓰면 쓸수록 글솜씨도 더 늘 것입니다.

 

  매일 아침에 바이올린 연습을 하러 가면서 느낀 것은 매일 일정하게 무슨 일을 꾸준히 하면 그 성과가 눈에 뜨일 만큼 큰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아침 달리기를 한 하루키가 달리기에도 일가견을 보였듯 아침 시간에 무엇을 규칙적으로 하느냐에 다라 우리가 발전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특히 아침시간을 활용하는 대가들이 많습니다.) 글을 쓴다면 글쓰기가 서툴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매일 새벽에 눈을 뜨면서 간절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글 쓰기가 절박한 사람이라면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메모공책에 베껴쓰던 것을 타자로 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더 적게 걸리지만 손으로 직접 쓰는 것보다는 효과가 덜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디지털 기계가 발달해도 아날로그적인 노작활동만큼 우리의 두뇌를 발달시키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매일 시를 한두 편 필사했다 좋은 것들을 모아 자신만의 필사 시집을 만든 안도현님처럼 나도 규칙적으로 베껴쓰기를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 김연수 작가는 매일 한두 편의 시를 써서 시집 분량이 되면 옥석을 가려 대학노트에 정서하여 한 권의 시집을 만든다. 앞 페이지에 서문도 쓰고 제법 시집 모양을 갖춘 필사본 시집을 다섯 권이나 만들었다고 한다. 이 작업을 통해 그가 느낀 것은 시가 점점 좋아진다는 것이다. (188-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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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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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45648491

 

  이번 달 인문학 모임 책이 <<인간의 굴레에서>>이었다. 두 권으로 나뉘어 1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보고 놀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1권을 읽는 데만 거의 한 달이 걸렸다. 첫 부분이 조금 지루하고, 공감 가지 않는 데가 있어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며 읽기에 무거워서인지 가벼운 책들에 밀려 읽지 못하다가 모임 날을 며칠 앞두고 속도를 내어 다 읽을 수 있었다. 의외로 뒤로 갈수록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재미가 있었다. 일전에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를 보며 작가의 문장력과 이야기 만들어내는 능력을 감탄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달과 6펜스가 천재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평범한 사람이 겪는 인생의 굴곡에 대한 것이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사제인 백부의 손에서 자라는 절뚝발이 필립은 부족한 사랑과 콤플렉스로 인해 불우한 학창 시절을 보낸다. 머리는 좋아 학업에는 뒤지지 않으나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에 진학해 종교인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남은 학창 시절을 스스로 마무리하고 독일에 가 백부가 주는 돈으로 지식을 쌓아 나가던 중 갑자기 미술 공부가 하고 싶어져 파리로 가고자 한다. 백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리에 가 자유로움에 취해 있었던 필립은 그림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지 않고,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다시 런던으로 간다. 그간 만난 여자들 중 밀드레드는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그를 흔들어 놓는데 그녀로 인해 그는 많은 재산을 탕진하게 되고 증권으로 돈을 날린 그는 급기야 노숙자 신세가 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인생에는 어둠만 있으라는 법이 없다. 그가 다른 사람들을 돕듯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되고,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가는 것을 보며 인생의 고통으로부터 달관하게 된다. 돈과 명예, 여자, 종교. 이러한 굴레들로부터 자유를 찾아 나가는 필립을 보며 우리의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 그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스쳐 지나며 필립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을 통해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가 될 것이다.

 교야

  작가의 삶을 모티프로 시작되어 뒤로 갈수록 많은 허구를 추가한 이 이야기를 통해 당시 유럽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평범한 사람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일들,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부분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책이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남긴 몸의 저서 중 <<작가 수첩>>이라는 에세이를 읽고 싶어졌다

 

- 최근 필립의 마음을 사로잡은 생각이 하나 있었다. 사람은 한번 살 뿐이니, 성공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어 성공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무엇을 성공적인 삶으로 보아야 할지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체험, 자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07쪽)



- 자네가 내게 보여준 그림들에는 재능은 없네. 열성과 지성은 있어. 자넨 보통 이상의 화가가 되지는 못할 거야. (415쪽)



- 이렇게 말하고 싶군요. 남의 충고에 따라 옳은 일을 하여 얻는 것보다 스스로 애쓰다 잘못한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요. 저는 제 하고 싶은 것을 해본 거예요. 그리고 이제 생활을 정돈해도 나쁠 것 없구요. (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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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 넓게 쓰는 인테리어
조승진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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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44753256

 

  며칠 전 침대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죽어 있던 공간이 살아남은 물론이고 느낌이 다른 방이 되었습니다. 작은 변화로도 다른 공간에서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간이 넓다고 반드시 쾌적한 것이 아니듯 좁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면 아늑한 쉼터로 만들 수 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인테리어 책을 가끔 빌려 읽으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라 보다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작은 노력이나마 하게 됩니다. 반납 기한이 다 되었는데 이 책을 찾아도 없어 걱정하고 있을 때 아들이 자기 방에 있다고 하며 찾아주어 반납하기 전에 다시 읽으며 기억하고 싶은 최소한의 부분들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가장 좋은 인테리어는 버리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물건이 많을수록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어느새 잡동사니로 가득차게 됩니다. 물건을 잘 버리고 정리한 다음에는 공간의 전체적인 색감이나 가구의 재질도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나오듯 가구들을 지혜롭게 배치하여 자투리 공간을 잘 활용하고, 필요없는 가구들은 치워 넓어 보이게 시야를 확보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거실에 TV가 있어야 하고(물론 요즘은 서재로 꾸미는 분들이 많긴 합니다), 방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면 답답하다, 책상은 벽에 붙어 있어야 한다, 하는 것들입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재미있는 우리 가족만의 생활공간을 만드는 건 정말 설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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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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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38745193

 

  책의 좋은 구절을 필사하려고 하다가 쪽수가 없다는 걸 알았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었지만 쪽 번호가 매겨지지 않은 책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혼자 여행을 즐기는 나름 독특한 저자의 독특한 취향인 것일까? 순서 없이 나열된 생각의 고리들에게 순서를 표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서일까? 저자를 만나게 된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사람을 사랑하는 저자의 여행은 어쩌면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는 늘 혼자 떠나나보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을 하면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혼자 다니다 보면 내면의 나와 이야기할 수 있고,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정이 있거나 뚜렷한 직장이 있는 사람에 비해 저자는 어쩌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마음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여유. 그것은 돈이 많거나 권력이 높은 것보다 어쩌면 더 멋진 일인지도 모른다. 누구나의 동경이기도 하니까.

 

  지나가다 시상이 떠오르는 날이면 카페로 직행하고, 혼자 앉아 있다가 주인의 식사 권유도 받고, 여행하다 다쳐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며 다른 이는 느끼지 못하는 엄청난 감동을 글로 담아내기도 할 것이다. 우연히 만나 설레는 마음을 가지기도, 아픈 사랑을 마무리하기 위해 떠나기도 할 것이다. 한동안 외국 여행 후 남긴 에세이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책에 비하면 이 책은 보다 우리 가까이에서 숨쉬는 저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남긴 사진들에서는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자연의 색감,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미학이 남아 있다. 고된 여정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으니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문득 혼자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갑자기 책을 들고 동네 카페로 나왔나보다.

 

- 라면을 끓일 줄 아는 게 유일한 요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매력 없다. 그저 씹어 삼키는 일은 쓸쓸하다. 나의 청춘도 그런대로 쓸쓸했다. 여행마다 혼자였으니 더 그랬다. 더 이상 라면에 신세를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제는 내 쓸쓸함도 요리가 필요하다고 느낄 즈음이었다. 만성적인 허기를 어찌해보고 싶어서 여행을 마치고 나면 친구들을 불러 제대로 된 요리를 해봐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정신적인 것이기도 했던 허기는 사람들을 불러 따뜻한 식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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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 개정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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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37816356

 

  지금은 듣기 힘든 말이 되어버린 식모’. 어렸을 때 말 안 들으면 식모살이 보낸다하는 말을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이 쓰시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디에서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당시에 어린 나이에 다른 가족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집안일 하던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나보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이 책의 봉순이 언니처럼 남자 잘못 만나 자식들을 두고 도망하는 처량한 중년이 되어 있을까, 아니면 언제 그랬냐는 듯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까?

 

  올 초 싱가포르에 갔을 때 아직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주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부유한 싱가포르 사람들은 저렴한 값에 외국 사람들을 집에 두고 집안일과 육아를 하게 한다는 것이다. 아마 요즘도입주 가사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아직 있겠지만 봉순이는 10대에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짱아네 집에 들어갔다는 것이 안쓰럽다. 학교에 다니는 또래의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아팠을까? 가족 외식이나 나들이 동안 집을 보고 있어야만 했던 봉순이의 마음이 어땠을까?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짱아는 엄마의 품보다 봉순언니의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어린 시절 그녀의 첫 사람이 엄마도, 아빠도 아닌 봉순이 언니니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는지 알 수 있다. 한때 가난해 남의 집에 세 들어 살던 짱아의 부모는 형편이 나아지자 주인이 되어 세 들어 살던 사람들을 내보낸다. 급기야 봉순이에게 도둑 누명을 씌워 집을 나가게 만든다. 남자 쫓아 간 길이긴 했지만 그날 이후 봉순언니의 인생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그걸 지켜보는 짱아의 안타깝고도 껄끄러운 이중적인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계를 알아버린 짱아의 인생 역시 순탄치는 않았다.

 

  동화는 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읽으면서 세대가 조금 앞서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공지영 작가의 저력을 맛볼 수 있었던 책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들의 존재조차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 머리도 크고 키도 어머니보다 커버린 나는 대꾸하곤 했다. "엄마가 집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 사회 활동을 계속하고 싶었던 걸 엄마가 우리 때문에 포기했던 것도 믿어. 하지만 그게 꼭 우리들 때문이었다고는 하지 마. 엄마는 집에 있었지만, 그래 한 번도 우리들을 우리들끼리만 잠들게 하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그렇다고 내 곁에 있었던 것은 아니니까." 그러므로 그 이후 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는 언제나 부재중이었다.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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