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922772429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다 일본의 정원을 보고 아름다움에 끌려 일본에 간 저자는 그곳에서 심플하게 살며 이 책을 썼다. 프랑스인이 썼는데 일본 저자가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걸 보면 저자가 일본을 많이 좋아하고,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 저자의 책보다는 왠지 깊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려서 책을 사서 소장하고 싶어졌다.

 

  단순히 물건 정리나 집 정리뿐 아니라 시간이나 몸, 관계 마음까지도 정돈된 상태로 살아야 진정한 심플라이프이므로 이 책은 여섯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읽다 보면 정말 이렇게 살고 싶다, 하는 마음이 생긴다. 카페에서 이 책을 읽고,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한참을 청소했다. 화장실을 깨끗이 하고, 가구의 배치도 바꾸었더니 호텔에 온 느낌이었다. 어찌나 상쾌한지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고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 때문에 그동안 많은 일을 짊어진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미소 지으며 거절하는 방법도 터득해야겠다. 마음속에 복잡한 고민거리들을 지우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라 소모하는 시간도 줄여야겠다. 무엇보다 내 주변을 항상 정돈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매 순간순간 정리하고 작은 보람을 지속적으로 느껴야겠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세를 늘 바르게 하고, 음식을 적당히 먹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고독을 즐기고, 어떤 일에도 집착하지 않고 초연한 삶을 살고 싶다.

 

- 건축가와 인류학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한 개인의 정신을 찍어 내는 게 바로 집이며, 인간은 자신이 사는 장소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환경은 개인의 인격을 형성하고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이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장소를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고물상이나 창고와 비슷한 집들이 많다. 어수선함, 너저분함, 무질서를 뜻하는 영어 단어 ‘clutter’가 혈전을 의미하는 ‘clot’에서 온 것처럼 혈전과 무질서는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혈전이 혈액순환을 방해하듯이 무질서는 집을 원활한 기능을 방해한다. 반면 단순하고 정돈이 잘된 방은 그 안에 누군가가 있을 때만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보인다. 사람이 있다가 나가도 방에는 별 흔적이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도, 활동의 흔적도 없다. 이 같은 공간에서는 골치 아픈 물건이나 기억들에 신경 쓸 일이 없다. 집이 애물단지나 일거리, 부담,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은 재충전하는 곳이어야 한다. (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913549513

 

  얼마 전 이웃 분의 소개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표지 그림에 있는 책들과 한 남자가 흥미로웠다.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빌려오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거대한 사건이나 특별히 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 평범한 사람이 학생 시절부터 청년기를 지나 결혼을 하고 노년에 이르는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러기에 더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씁쓸한 알약을 삼키며 그러기에 더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주인공 스토너처럼 말이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 들어갔다가 자신의 진로가 부모의 뜻과는 다름을 알고 졸업 후 귀향하지 않고 대학에 남는다. 그곳에서 교수로 성장하여 평생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한때는 세미나로 학생들의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다른 교수로 인해 위기를 맞기도 한다. 사랑 없는 결혼과 딸의 일탈로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일도 박탈당한 채 살던 그는 우연히 찾아온 로맨틱한 행복도 빼앗기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 깊이 다가온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결국 무엇을 기대했을까? 스토너의 물음에 답을 생각해 본다. 오랜 시간 묻혀 있다가 수십 년이 흐른 후에야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이 책은 주인공의 모습과 닮아 있다.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치밀한 구도가 없어도, 엄청난 사건이 없어도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38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맹자 - 꼭 읽어야 할 인문고전 동양편 2
맹자 지음, 임헌규 옮김 / 타임기획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인문학모임의 이번 달 함께 읽는 책으로 정한 맹자, 이 책은 헌책방에 갔다가 여러 종류로 꽂힌 맹자들 사이에서 골랐습니다. 글자가 크고 설명도 나와 있어 골랐는데 집에 와서 보니 청소년을 위한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원문을 그대로 접하진 못했지만 읽고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막연히 맹자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늘날로 따지면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내용들이었습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남을 존중하며, 다른 사람의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군자는 백성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시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맹자는 왕이나 제후들에게 조언을 하며 지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찾아와 질문을 하고 답을 얻어간 이유는 당대에 가장 현명하기로 소문났기 때문이었겠지요?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현명한 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백성들을 진심으로 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정치이들 중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라를 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로 맹자와 목민심서 등 고전을 읽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그런 마음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학교에서 가르쳐야할 것 같습니다.

 

  백성들이 잘 살도록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최우선 정책이 되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배가 부르고 등이 따스워야 다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잘 살 수 있도록 하지 않고, 죄만 탓한다면 백성들이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조건 나는 대통령이니까, 국회의원이니까 너는 이러이러해야 해.‘하는 권위의식을 벗고 백성의 심부름꾼으로 겸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잘 선출해야겠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본성이 겸손하고, 남을 위하는 사람이라면 높은 자리에서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맹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일반인과 다른 것은 존심하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을 존심하고 예를 존심한다. 인한 자는 남을 사랑하고 예가 있는 자는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자는 항상 남도 그를 사랑하과, 남을 공경하는 자는 항상 남도 그를 공경한다. (156쪽)



- 공손한 나는 남을 업신여기지 않고 검소한 자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다. 남을 업신여기고 빼앗는 군주는 사람들이 순종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니 어찌 공손하고 검소할 수 있겠는가? 공손함과 검소함을 어찌 음성이나 웃음과 외모로 꾸밀 수 있겠는가? (13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지 않는 습관
가네코 유키코 지음, 정지영 옮김 / 올댓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 갔다가 이 책을 집어 왔습니다. 저축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가계부를 쓸 때랑 안 쓸 때랑 씀씀이가 달라집니다. 작은 물건들 구경하고 사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찔렸습니다.

 

  카페에 출근 도장을 찍고, 밥 사 먹기 좋아하고, 물건 사러 다닐 시간 없다는 핑계로 인터넷 쇼핑몰을 즐겨 찾는 나의 습관. 이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이 잘못하면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동안 쓴 돈을 합산해 보다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 모인다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다 사라지겠지요?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경고한 것이 사 먹는 습관입니다. 특히 잦은 편의점 나들이는 건강을 해치고 낭비를 부른다고 합니다. 물론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 나을 수 있지만 매일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얼마 전 당근마켓이라는 앱을 발견하고 같은 동네 사는 분들이 올린 중고 물품들 구경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중독처럼 계속 들어가 필요 없는 것까지 계속 사 들인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싼 걸 여러 개 사고 싸게 산 것을 좋아하기보다 눈 딱 감고 안사면 돈도 절약되고, 괜한 물건 샀다는 자책감도 덜 수 있으며, 집안이 쓰레기로 넘쳐나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구두쇠처럼 돈을 쓰지 않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이라면 여러 번 고려해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것으로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돈 안 쓰고 하루를 보낸 날들을 손에 꼽으며 즐거워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대지 세계문학의 숲 43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윤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그가 남긴 잠언집을 읽고 그의 저서들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들은 종류가 많지 않았는데 그 중 아직 만나보지 못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실종 비행기와 항공 책임자의 이야기를 다룬 야간비행도 함께 실린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는 사고에도 다시 비행기를 조종했던 그의 집념을 읽을 수 있었다.

 

  사고도 잦았던 당시에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비행했던 이유는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늘 수평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에 비해 위에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보았던 그는 어쩌면 우리와는 다른 삶의 관점을 지니는 게 당연했을지 모른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록 같은 그의 멋진 저서다.

 

  불시착으로 물도, 먹을 것도 없이 사막을 헤매었던 동료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상 어느 곳에 불시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비행을 시작했을 사람들은 아마도 살아 돌아왔던 그의 이야기가 영웅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전쟁의 한가운데서 포로가 되었던 사람들, 돌아오지 않는 동료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특별하다.

 

- 내게 있어 삶의 즐거움이란 향기롭고 뜨거운 첫 한 모금, 우유와 커피 그리고 밀의 혼합으로 모아진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고요한 방목장, 이국적인 열대 농장, 추수와 교감하며, 그리하여 대지 전체와 교감하는 것이다. 저 수많은 별들 가운데 새벽녘의 식사를 위해 그 향기로운 잔을 우리 손이 닿는 곳에 놓아주는 별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비행기와 사람이 사는 대지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그 거리는 더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부는 성좌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먼지 알갱이 하나에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점성술사 네리는 그 알갱이를 찾으려 여전히 별들에게 애걸을 하고 있었다. (3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