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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오믈렛 - 동인 수수밭길 제8호 수필집
동인 수수밭길 지음 / 한국산문 / 2024년 5월
평점 :
며칠 전 좋은 블로그 이웃 솔나무 님으로부터 서울디지털대학교 수필 동아리인 동인 수수밭길의 여덟 번째 수필집인 『수필 오믈렛』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필집이 나오면 늘 먼저 보내주시는 감사한 분이다. 이분과의 인연은 오래전 시작되었다. 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던 나에게 그 학교에 대해 물으셨고, 내가 아는 한 자세히 설명을 드렸으며 이후 그 학교를 졸업하셨다. 멀리에서 동인 모임에 참여하실 정도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셨다. 나는 수필 동아리가 아닌 소설사랑 동아리에서 소설을 썼고, 직장과 육아로 오프라인 모임에 잘 참여하지 못했던 나는 이후에도 서로 교류하며 동인지에 계속 참여하시는 솔나무 님이 부럽고 대단해 보였다.
이번 호에도 정말 많은 분이 참여했다. 책의 제목처럼 다양한 직업과 삶의 모습이 버무려져 오믈렛 같은 맛을 내고 있었다. 아파트 관리소장, 주택임대업, 우체국 직원, 꽃집 주인, N잡러를 비롯해 에어컨 보조기사인 솔나무 님까지 내가 알지 못하는 직업 세계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미국에 사시는 분, 두바이, 이스라엘 성지순례, 호놀룰루, 코타키나발루로 여행한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맨발 걷기, 선교를 위해 침술을 배운 이야기, 서예활동 등 재미있고, 아프고, 파격적이거나 잔잔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내드린 이야기와 같이 진한 감동으로 눈물을 뽑게 한 것도 있었다. 부부간의 다툼이나 사랑을 다룬 생활 주변의 소재부터 시간에 관한 철학적인 내용까지 그 가벼움과 무거움도 다양했다.
책을 읽다가 매화차를 주문했고, 영화를 검색하기도 했다. 138년 동안 사용되던 전보가 작년 12월에 없어졌다는 걸 알았고, 메니에르증후군이라는 병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탱고를 즐겨 추는 분들이 있다는 것, 탱고를 추는 장소인 ‘밀롱가’가 우리나라에 몇 군데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탱고 추는 여성을 ‘땅게라’라고 한단다. 앞으로 이런 말을 들으면 귀가 솔깃할 것 같다. 인형 옷을 전문가 수준으로 만드시는 솔나무 님처럼 취미를 넘어선 몰입, 침과 서예처럼 늦은 배움의 세계에 박수를!
양파 1/4개, 토마토 반 개, 버터 한 큰술, 달걀 세 개, 우유 두 큰술, 소금 한 꼬집의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뉘고 각 장마다 네다섯 분이 각 두 개의 꼭지를 맡았다. 각각의 재료가 어우러져 예쁘고 풍미 가득한 오믈렛이 되듯 이들의 싱싱한 재료들이 모여 맛있는 책이 되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사람을 이롭게 하듯 이 책의 작은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에 에너지를 주고, 생기를 주리라 믿는다. 다양한 분들의 다채로운 이야기에 많은 곳을 여행을 한 느낌이었다. 블로그에서 보았던 솔나무 님의 글을 책으로 다시 접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앞으로도 쭉 활약하시길 바란다. 동인 수수밭길의 찬란한 앞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