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딸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ㅣ 성교육 하자
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평점 :
'아들아 성교육 하자'의 책에 이어 읽은 '딸아 성교육 하자'!
아들을 가진 엄마들은 내 아들이 가해자가 될까봐, 딸을 가진 엄마들은 내 딸이 피해자가 될까봐 두려움이 큰 것 같다. 나에게는 아들 딸 한 명씩 있는데 나도 이런 생각들로 가득차 아이의 성교육은 빠르게 시켜줘야 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특히 요즘은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성에 관해서 아이들의 엄마 세대들보다도 훨씬 빠르게 쉽게 접할 수 있다. 내가 성교육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 미디어를 먼저 접하고 충격 받고 혼란에 빠질까봐 무섭다. 그래서 더욱이나 부모가 먼저 성교육에 대한 인지가 앞서서 대비가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양육자의 성교육 준비과정을, 2장에서는 사춘기 이전의 자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 3장에서는 사춘기 이후의 자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 4장에서는 성폭력 상황에 따른 대처법과 여러가지 사례들, 5장에서는 저자가 상담 때 많이 받아온 질문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딸 성교육에서 아빠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p.31) 아빠를 통해 이성과의 관계를 미리 경험하고 연습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그렇구나. 이 점은 생각하지 못했네' 싶었다. 집에서 생각치 못하고 팬티만 입고 돌아다닌다거나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아빠가 아이가 예뻐서 그냥 스킨쉽을 하는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이런 모습들은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이 부분을 꼭 이야기해 주고 집에서도 함께 지켜야 할 경계선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겠다. 딸도 집에서 가끔 덥다며 옷을 벗고 있을 때가 있는데 불편해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위해 양보해야 하는거라고 가르쳐줘야겠다.
또 하나, 성교육 하면 내 자신을 지키는 교육이라고 여겨지는데 저자는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말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하는 교육은 곤란한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자기 기준에 맞는 주장이나 제안을 한느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p.36) 하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워 왔다면서 누가 싫은 행동을 하면 "싫어요. 안돼요. 도와주세요!" 이렇게 외치는 것이라고 말해 준 적이 있다. 무슨 일이 있을 때 주위 사람에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교육 해야겠다.
아직은 아이가 6살이라서 어리지만, 이제 초등학교 들어가고 2차 성징이 오고 월경을 할 때가 올 텐데 아이도 당혹 스럽겠지만 엄마인 나도 잘 대처해 줄 수 있을지 겁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 것 같다. 2차 성징이 오게 되면 어떠한 신체적인 특징이 오는지, 어떠한 감정이 들게 되는지 미리 설명해 주고 일회용 생리대나 탐폰, 월경 팬티, 월경컵등의 선택지들이 있고 그것들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될 것 같다. 특히나 저자가 이야기 해 준 이 말은 가슴에 계속 새기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사춘기에는 짜증나거나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기도 해. 이렇게 너의 몸과 마음이 변하기 시작하는 건, 네가 아주 건강한 어른으로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니까 좋은 신호라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고민이나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게 엄마는 너의 변화를 응원하면서 늘 옆에 있을 거야." (p. 120) 이 말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과 사랑과 믿음, 공감이 전부 들어가져 있기에 저 말을 자꾸 되뇌이며 육아 할 때 활용해 봐야겠다.
저자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 명심해야 할 것들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만을 위한 지침이 아닌 아이들의 전체적인 교육을 위해 필요한 덕목들 같았다. 이 중에서 나도 늘 염두해 두고 애를 쓰려고 하는 것 중 하나인데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과 아이들이 원하는 인정과 칭찬 관심 공감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고 있다. 아이가 조금 엇나가거나 엄마한테 반항할 때면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 그렇구나 생각하고 사랑을 더 줘야지 하고 다짐하게 된다.
이석원 저자님께서 강의에서든 책에서든 늘 강조하시던 말씀이 있으신데, 성의 3요소이다. 김민영 작가님도 이 말을 해 주셨다. 성의 3요소는 생명, 사랑, 기쁨이다. 불법촬영물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없으니 아이들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때가 되면 꼭 해주리라....!
딸 성교육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라한다. 성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것이다.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누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기준을 정하고 조율해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성교육이다. 또 자신의 기준과 타인의 기준이 다를 때 이것을 두고 어떻게 대화할 것인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근거와 힘을 길러주는 것도 성교육의 역할이다. (p.43) 지금의 딸들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이 있으면 있는 대로 받아들이며 수동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차리고 주도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력이다. 이를 이끌어내는 밑바탕에는 성인지 감수성이 자리해야 하며, 이것이 기본으로 자리할 때 비로소 차별이 줄고 성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아들 딸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은 이렇게 균형이 잡혔을 때 실현될 수 있다. (p. 58)
아들의 성교육보다 딸의 성교육이 더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딸의 성교육에 대해 훤히 눈을 뜬 것 같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딸의 생식기에 대한 설명부터 정확하게 해 줘야겠다. 요즘 6살 딸 아이가 아기는 어떻게 생겨? 어디로 나오는 거야? 라고 자주 물어보고 궁금해 했었는데, 그림책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성교육에 관한 포괄적인 이야기만 다룬 책을 보았었는데, 딸만을 위한 성교육 책을 적어주신 김민영 작가님께 무한 감사와 사랑을 드린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