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
김성수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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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날개의 저자 설명을 보고 놀랐다. "한국글쓰기명상협회" 회장이라니. 그런 협회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나서 찬찬히 생각해보니.. 글쓰기와 명상은 모두 엉킨 생각을 정리해준다는 점에서 큰 공동점이 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다. 아래 띠지에 적힘 '타인과의 소통을 자신과의 소통으로 전환하는 심리공사'라는 문구를 보고 더욱 기대되었다. 타인과의 소통, 정말 어려운데 그걸 나와의 소통으로 바꿀 수 있다면? 한결 쉬워질 테니 말이다.

사실 조금 모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는데, 차례가 조금 의아했다. 약간 강의 계획서 느낌이랄까? 어떤 방식으로 글쓰기 명상을 할 수 있는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누어 살펴볼 것임을 안내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볼드체로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명상'은 세상에 알려진 각종 명상법에 대한 이의 제기다.' 추상적이고 어렵고, 재미 없는 명상에서의 탈피를 통해 극초보수행자를 위한 수행법을 '글쓰기'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3부 '글쓰기명상의 실제'의 여러 글쓰기명상 방법들은, 자신의 감정과 신체 상태에 집중하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실제 '명상'을 근간으로 하되 삶과 더욱 밀접한, 다가가기 쉬운 형태로 재구성한 느낌이랄까.

인상 깊었던 글쓰기명상 방법을 소개하자면,

<내가 내린 좋은 결정 100가지>

해당 챕터에서 소개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내린 모든 결정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기

*자신에게 생긴 인상적인 사건 하나를 정한 다음, 결정 전후의 상황 간단히 적어보기

*살아오면서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되는 사건 적어보기

*자신이 내린 좋은 결정과 나쁜 결정 비교해서 적어보기

챕터 제목만 보고는 '내가 지금 놓인 환경을 무조건적으로 탓하지 말고, 그 속에서 잘해온 결정들이 있음을 인식하자'라고 말하겠구나. 싶었는데, 그보다는 '결정' 자체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하는 쪽에 가까웠다.

특히 이 챕터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어지는 다음 구절이 크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과거에 내린 결정의 '좋고 나쁨'이 10년, 20년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결정의 주인공은 결정 당시의 자신이 아니라, 그 결정을 돌아보는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이기 떄문이다. 지금의 부부관계가 행복하면 오래전 연애 시절의 결정은 좋은 결정이 되고, 어느 순간 지금의 관계에 이상이 생기면 그 시절의 결정은 나쁜 결저이 된다. '지금 이 순간'은 지나간 시절, 언젠가 내가 판단하고 결정했던 그 모든 것의 결과로서 실재한다.

'결정'은 결정 자체로 완결이다. 결정은 앞의 결정을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을 진다면, 그것은 '책임을 지겠다'는 새로운 결정이 발생한 결과다. 당신의 매 순간은 깔때기 끝에 모인 한 방울의 결정체처럼 수많은 결정이 중첩하여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의 결정'을 알아차리는 의무만 수행하면 된다. 그런 다음에는 그냥 떠나보내라.

결정에 대한 판단은 꾸준히 바뀌어간다는 것,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내 앞에 놓여진 지금 이 순간의 결정이라는 것. 사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지금 이 결정이 내 평생을 좌우하진 않을까, 이 결정 때문에 나중에 크게 좌절한다거나 후회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그런 부담감이 너무 커진다면 거기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앞으로 나에게도 그런 고민이 찾아올 때면, '지금 이 순간의 결정에 집중하라'는 이 책의 말을 기억해야지.



'짜증난다'. '힘들다' 라는 표현, 감정으로 퉁쳐두고 넘어갈 때가 많다. 이 힘듦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데에도 힘이 들어가니 그냥 나중에 한번에 들여다보자! 해놓고 다음에 생각해보면 '아, 그때 왜 그렇게 힘들었지?' 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그래서 그 감정을 제때 문자화하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 책이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 같다. 마음 잡고 책상에 앉았는데 어디서부터 써내려가야 할지 고민이 될 때, 이 책을 펼쳐보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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