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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태석 - 톤즈에서 빛으로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이태석 신부의 공식 전기라고 한다.
저자의 글을 보면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이태석의 삶을 오롯이 담기 위하여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온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책날개의 저자 설명에서부터 책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사실 전기를 전문으로 쓰는 '전기 작가'의 존재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누군가의 삶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신부 이태석>을 읽기 전 가진 기대감은, 충분히 그 이상으로 충족되었다.
책은 그의 대학 시절, 군의관 시절에서부터 그가 봉사 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그 다짐을 이루기 위해 가정을 이루지 않고 신부가 되는 것을 결정하는 것, 톤즈에서의 의료 봉사, 학교 설립까지 그의 삶을 망라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임스 신부'의 도움으로 톤즈에 가게 된 내용이었다. '이태석 신부' 하면 바로 '수단'이 떠오르기에, 그가 톤즈에 가게 된 과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가 톤즈에 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쳤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지붕도 건물도 없는 학교에 가기 위하여 의자로 쓸 넓적한 돌을 들고 등교한다는 수단의 아이들. 내전이 끊이지 않는 수단에 가기를 희망하며 '아프리카 선교 체험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내전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나이로비로 가게 된 이태석은 그 곳에서 인도 신부 제임스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이태석의 삶에 대해 들은 제임스는 케냐의 주교에게 이태석이 의사라는 점과 그의 진심을 피력하여 그가 수단에 갈 수 있도록 돕고, 결국 이태석 신부는 수단으로 향하게 된다.
수단에서 포로 생활을 한 경험이 있음에도 그곳으로 돌아간 제임스 신부도, 자신의 삶 속 진정성을 통해 상황을 바꾼 이태석 신부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특히 이태석 신부가 수단에 가는 데에 큰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주교를 설득한 제임스 신부의 행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혀 모르던 사람과의 짧은 대화만으로 그의 진심을 파악하고, 그 진심이 수단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 통찰력. 그 통찰력과 끝까지 주교를 설득해낸 결단력이 있었기에 수단에서의 모든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 이 제임스 신부에 대한 인터뷰는 국내 최초로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인상 깊은 문장을 뽑자면, 이태석 신부가 사제가 되기 위한 수련소 생활을 하던 중 공부한 돈 보스코의 정신이다.
"청소년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까지 사랑해야 한다."
이런 정신을 이태석 신부가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인 것이 그의 삶의 거취에서 오롯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한 것 아닐까.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는 이태석 신부의 자필이 인쇄되어 있다.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함'을 느끼는 것, 당연한 것이지만 가장 어렵다.
평소에 '원망'하는 것이 어떤 상황을 대처하는 가장 쉽고 못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마 감사하는 것 아닐까. 누구보다 어려운, 고단한 삶을 산 이태석 신부가 우리에게 가장 처음 건네는 말이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것이 마음에 크게 와닿는다. 어떻게 이태석 신부가 가장 어려운 길을 기쁜 마음으로 선택했을지 궁금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모든 것에 감사하는' 그의 태도였을 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