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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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는 "MZ세대 문학 아이콘 유지혜 작가"라 쓰여있지만 나는 이 책으로 유지혜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다양한 책이 있었지만 그중 자기 비밀을 말해주지 않은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책과 우리 사이는 언제나 솔직하다. 우리 사이에는 비밀이나 허물이 없다

53쪽

그녀가 책에 대해 말한 것처럼, 나 역시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를 읽으며 작가의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요즘 이따금씩 답답하고 조급한 느낌이 들었는데, 책을 읽다 문득 지금 내가 여유롭고 편안하다는 상태라는 것을 느꼈다. 책의 제목처럼 '미워하는 마음', 조급한 마음 없이 평온한 상태로 술술 읽히는 글이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공감이 되는 구절도 많았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잘못이다. 진지하지 못한 것은 더 큰 잘못이다.

24쪽

눈치를 보며 만들어지는 말들은 매력적인 알맹이가 없었다.

48쪽

책들 앞에서 나는 더러 울기도 했다. 독서는 내게 감탄과 절망을 반반씩 주었다. 나를 작아지게 했고 허접한 사유를 들통나게 했다. 부족함을 직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처절했다. 그럼에도 읽는 일은 나를 쓰게 만들었다. 다른 글을 질투하고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은 책을 쓰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158쪽

1장의 <냄새들>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었다. 향수를 고르고 뿌리는 것. 자신의 고유한 향을 가지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 특히 "향기보다 냄새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인간미가 깃든 그 말은 예쁜 것은 물론이고 더럽고 흉한 것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그동안 왠지 '냄새'라는 말이 더 좋은 것 같아~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한 부분이라 즐거웠다. 작가는 향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주문 가능한 시대에 향수만큼은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을 꼽는다. 사실 나는 이러한 이유때문에 지금까지 향수를 사지 못했는데 이제는 기필코 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노래가 이어진다.

아낌 없이 아낌 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책을 읽고 나서 어쩌면 이어지는 구절이 이 글이 내내 하고 있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할 때,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들여다보며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작가 역시 그런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챙기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그런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간이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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