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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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 뇌과학센터장이자 정서신경과학자, 심리학,인지과학분야의 세계적 석학이 쓴 뇌과학 이야기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뇌에 대한 이야기인데다가, 감수자 역시 유명하신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님이시라 책 내용이 더더욱 궁금했습니다. 뇌과학 책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여러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왜 지금과 같은 뇌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 바로 '뇌는 생각하기 위해 생겨난게 아니'라고 합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는 좀 다른 얘기죠? 지금까지 밝혀진 과학적 사실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생각하기 위한 이성의 기관이라기 보다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전에 그 필요를 예측하고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등 생존을 위해 신체를 제어하기 위한 기관(알로스타시스)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사실이죠?


"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또한 뇌는 약 1.4킬로그램에 불과하지만, 복잡하면서도 끊임없이 교신하는 신경세포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쉼없이 작동하는 뇌라는 기관은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그걸 처리하도록 몸을 “미리 준비” 시키기까지 하는데 그 과정이 무척이나 빠르게 일어나다 보니 우리는 뇌가 단순히 '반응'을 한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주아주 목이 말랐을 때 물을 마시는 순간, 갈증이 풀리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실제로 갈증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뇌가 물을 마시며 이를 '예측'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물을 마셨을 때 이 물이 신체 각 부위로 전달이 되려면 최소 2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


그리고 또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 '예측' 기능이 항상 합리적으로 작동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입니다. 뇌는 우리가 인식하기 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데 여기에 과거의 경험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어떤 위험에 대한 과거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 '예측' 기능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비축할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쓴다는 것이죠. 좀 더 나은 예측을 위해서, 그리고 지금과 다른 미래를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을 계속해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과거 경험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새로운 경험을 통해 미래 예측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뇌는 단순히 세상에 반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며 심지어 스스로 배선을 바꾸면서 자신의 경험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어제와 다르게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를 가지며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뇌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들(예를 들어 인간이 평소에 뇌를 100% 쓰지 않고 있다, 뇌에는 이성과 감성의 영역이 별도로 존재한다 등)에 대해 쉽게 풀어서 설명합니다. 뇌과학이라는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각 주제별로 그림과 부록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에 신경을 쓴 책인듯 합니다. 부담 갖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이지만 뇌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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