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미술관 - 그림이 먼저 알아차리는 24가지 감정 이야기
김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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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잊은 줄 알았던 기억, 깊숙이 묻어둔 상처. 그림은 이러한 마음의 조각들을 조용히 비추는 거울이다. 말없이 우리 앞에 놓인 그림을 바라볼 때, 사람은 오히려 가장 솔직해진다. 20여 년간의 상담과 치료 현장에서 정신과전문의 김병수 원장은 이러한 순간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그는 환자들의 마음을 그림과 함께 열어가며, 한 장의 그림이 수많은 말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를 만나는 미술관》은 그가 경험한 치유의 장면들을 중심으로, 열정·고통·자존감·행복 등 24가지 감정과 이를 비추는 그림들을 엮어낸 내면의 처방전이다. 폴 세잔, 마크 로스코, 윌리엄 터너, 앙리 마티스, 필립 거스턴, 캐럴 웨이트,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등 세계 미술사의 주요 화가들이 남긴 42점의 작품과 함께, 우리는 그림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시 찾아내고, 오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며,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흰 벽으로 둘러싸인 미술관에 들어가 조용히 작품을 바라보자. 스쳐 지나가듯 감상하지 말고, 한 작품 앞에 적어도 10분 동안 머물며 깊이 교감해 보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화폭에 펼쳐진 선과 색채를 바라본다.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기보다, 단 10분 만이라도 한 그림에 온전히 몰두해 보자. 작품이 우리에게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주는 것이다. 미술 감상을 위해 특별한 지식은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눈 앞에 펼쳐진 그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렇게 몰두하다 보면, 스쳐 가며 감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15

감정은 계절이다. 지금은 따뜻한 봄일지라도, 등골 서늘해지는 겨울이 반드시 찾아오듯, 감정도 계절처럼 변한다. 감정이 들쭉날쭉하더라도 너무 놀라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즐거운 일을 경험하면 기분이 들뜨고, 슬픈 일이 닥치면 우울해지는 게 당연하다. 화가 나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주는 연습'을 하면 좋다. 있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 그리며 큰일 났다고 벌벌 떨게 아니라 "그건 어차피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흘러가게 놓아 두는 것이다. 추운게 싫다고 겨울을 몰아낼 수 없듯,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감정을 없앨 수는 없다. p51


세상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삶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괴롭다고 하루 종일 얼굴 찌뿌리고 있을 수 만은 없다. 파랗게 겁에 질린채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주어진 일과를 마치고, 운동도 하고, 음악고 듣고, 책을 읽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기도하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어야 한다. 이것이 비록 폭풍우를 잠재우진 못할지라도 상처 난 영혼을 어루만져줄 순 있다. 성난 바다를 떠도는 배 위에서 겁이 나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머물며 자기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중한 것을 위해 멈추지 말고 노를 계속 저어야 한다. P61

애써 외로움을 부정할 필요도 없고, 외로워지지 말라도 억지로 등을 떠밀지도 않는다. 심지어 사랑하는 뮤즈가 옆에 있어도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런 기분을 혼자 감당하라고 외치기 보다는 외로움은 누구도 떨칠 수 없는 보편 감정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게끔 해준다. 미술이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통을 없애 주지 못해도 그것의 형태를 보여줄 수는 있다. 우리는 그것을 응시함으로써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조용한 구원이다. P121


프리드리히는 위로를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슬픔과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라진 이를 잊는 것이 아니라 그 부재를 품은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도란 상처를 덮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와 함께 존재하는 법을 배워가는 작업이다. 시간이 그 깊이를 무디게 만들 수는 있어도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잃은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밥을 먹고, 길을 걷고, 일을 한다. 그렇게 매일을 살아내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그 사람의 빈자리’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슬픔을 지워내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곁에 남는 것이 애도의 본질이다. p168~169



지난 주엔 이상하리만치 많은 부고를 접했다.

동창들의 어머니 소천 소식도 마음이 아팠지만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나와 나이가 같은 둘째동생의 동서가

췌장암 말기로 하늘나라로 갔다는 것...

경제신문에 실린 정도로 여성 CEO로 바쁜 일상을 보냈던 동생의 동서가

지난해부터 사업을 다 정리했음에도, 집안대소사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뒤에 이런 사연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더 놀라기도 했고,

혼자 얘기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안쓰러움에 요며칠 뒤숭숭하니 우울하고 마음이 안좋다. ㅠ.ㅠ

집에 있자니 더 심란해서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삶의 많은 문제는 결국 '마음'의 문제다.

마음을 제대로 들여바돠야 비로소 실마리가 보인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원장이 엮어낸

내면을 위한 그림 처방전

'나를 만나는 미술관'

이 책은 42점의 작품과 함께 24가지 감정들을 풀어낸 책으로

나와 늘 함께하는 우울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이번엔 죄책감과 애도에 관한 부분이 가장 공감되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액상 프로방스의 풍경 생 빅투아르 산을 그렸다는 세잔,

감상자가 마티에르 matiere(화면 위에 물감이 두껍게 쌓이거나 질감이 도드라져,

눈으로 보기에도 만져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회화의 물질감)와 연결되기를 원했다는 로스코,

'날아오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추락하고 있는걸까?' 고민하게 만드는 이카루스를 그린 마티스,

제대로 허무를 느끼게 했던 어둡고 메말라버린 중년의 모습, 정원의 데이지를 그린 캐럴 웨이트의 작품등 24가지 감정이야기를 읽다보니 뒤죽박죽 헝크러진 내 감정도 조금은

정리되고 차분해짐을 느낀다.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

잘먹고, 햇빛을 보며 움직이고, 충분히 자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뻔한 말이지만 우울과 함께 찾아오는 무기력에 빠지면

이 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노력해보자.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으니...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천차만별.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 살아간다.

그러니 정해진 답은 없다.

누구의 삶이 옳거나 그르거나, 그런 건 없다는 말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보탠다면 단호히 거부하라.

우리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양식으로 자기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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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 - 끝끝내 이기는 승부에 관하여
염경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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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장·감독으로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KBO 최초의 인물이자, 프로야구 역대 12번째로 600승 고지에 오른 명장. LG 트윈스 최초로 두 번의 통합우승을 달성한 감독 염경엽이 처음으로 자신의 야구와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는 자칭 ‘엉터리 선수’였다. 절실하게 노력한 적도, 인생에 목표도 없었다. 재능을 인정받으며 프로에 지명되고 주전 자리를 차지했지만, 작은 성공에 취해 야구는 뒷전이었다. 전성기는 짧았다. 점차 주전에서 밀려나 대수비 요원으로 뛰게 되었고 통산 타율 1할대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10년 만에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바닥에 떨어지고서야 그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야구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벤치 신세였지만 오히려 감독의 시선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모든 플레이를 기록하고 밤새 분석했다. 야구 관련 책은 모조리 구해서 읽었다. 코치 자리를 얻지 못해 프런트 직원으로 입사한 후 ‘작은 일을 하더라도 염경엽이 하면 다르다’는 소리를 듣겠다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일했고, 그러는 동안에도 잠자는 시간을 쪼개 꾸준히 야구 매뉴얼을 만들었다. 지독한 노력과 공부를 통해 제2의 야구 인생을 쌓아 올렸다. 그렇게 만든 자기만의 특별함이 그를 코치로, 단장으로, 그리고 감독으로 이끌었다.

지도자로서 염경엽은 항상 트렌드를 앞서가는 야구를 선보이며 KBO의 판도를 흔들었고, 하위 팀이던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심한 안목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데이터와 전략을 중시하는 경기 운영으로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물론 좋은 날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SK 감독 시절 무거운 책임감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덕아웃에서 쓰러질 정도로 건강을 해쳤고, 결국 자진 사퇴를 해야 했다. LG 트윈스가 암흑기를 거치던 시절 오명을 쓰고 팀을 떠난 과거도 있다. 그때마다 그는 스스로를 바닥부터 돌아보고 다시금 일신했다.

벼랑 끝에서 다시 중심으로, 실패한 선수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자신을 증명해온 치열한 시간들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가치에 관하여 솔직하게 풀어낸 이 책에서 그는 단 하나의 진심을 전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한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야구는 계속되고 인생도 계속된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는 결국 그의 시간이 온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나는 그걸 살아내며 배웠고, 이제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다. “생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이 책이 조금이라도 당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그로 인해 당신의 인생도 바뀔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이 책을 썼다. p9

나는 실패 끝에야 절실해질 수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굳이 같은 과정을 겪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도 있지만, 실패는 때로 그냥 실패로 끝난다. 가장 현명한 길은 남의 실패에서 배우고, 전성기 노력을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에게 말한다.

“내 실패를 이용해라. 내 실패에서 배워라. 그리고 너희는 더 나은 길로 가라. 영리한 성공을 해라.”

그것이 내 야구 인생 전체를 걸고 전하고 싶은 진심이다. p47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단장도 할 수 있고, 수석코치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지금의 나는 코치와 감독, 단장을 거쳐 다시 감독이 되었다. 설령 감독으로서 실패하더라도 단장으로 오라는 제안을 할 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잘난 척 하려는 게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구단 행정과 운영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내가 타고난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다.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원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그 길을 간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다. p86

누구나 삶에서 중요한 것을 잃는 경험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물건, 꿈꾸던 미래, 그것들이 갑자기 사라질 때, 우리는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상실감이 우리의 인생을 정의하지는 않는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문이 하나 닫히면 반드시 다른 문이 열린다. 중요한 것은 닫힌 문을 바라보며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문을 향해 용기있게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는 사라졌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은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p94

나는 여전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는 일,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남겨두는 일이다.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내가 걸어온 수많은 날들의 과정이, 나의 선택이, 나의 태도가 지금의 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어떤 결과도 끝은 아니다. 그것 또한 인생이 향해가는 더 큰 결과의 한 과정인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결과와 과정은 처음부터 하나였는지도 모른다. p211

긍정적인 생각이 좋은 루틴을 만들고, 좋은 루틴이 작은 승리를 만들며, 작은 승리가 모여 강팀을 만든다. 그것이 내가 '1할의 경영'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단순히 승률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의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질 때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다. 단 10퍼센트의 가능성, 단 10퍼센트의 여유, 단 10퍼센트의 믿음, 그 작고 단단한 긍정이 결국 팀 전체를 다시 일으킨다. p246


주말에 온 꼬맹이가

주말내내 열이 안떨어지고 죽조차 못넘기더니

결국 월요일 아침, 독감진단을 받았다.

작년에도 독감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이쯤되면

노년의 우리보다 젊은 꼬맹이가 먼저 독감접종을 해야할지 싶어지는...

다행히 오늘은 컨디션도 많이 좋아진듯하고,

입맛이 돌아오는지 엄마표 김밥과 떡볶이가 먹고 싶다기에

부지런히 만들어 먹이고 병원에 들렸다가 본인집으로 돌아갔다.

끝끝내 이기는 승부에 관하여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

꼬맹이 보내놓고 커피 한잔과 함께,

책한권을 꺼내 들었다.

올해 우승을 이끈 LG트윈스 염경엽감독의 신간으로

선수로 또 단장으로 현재 감독에 이르기까지

야구이야기이지만 인생전반이 담겨있는 책,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때마침 책이 도착할 무렵 시청한 유퀴즈에서 김현수선수와 동반 출연하신

염경엽감독을 만날 수 있어 책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는데

놀기 좋아하고, 운이 따랐던 선수생활을 지나

컴퓨터를 배우고, 매일 새벽까지 일하는 등 그동안의 삶과는 다른 모습으로

가족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여기까지 오신 감독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의 4번타자는 김현수선수도 문보경선수도 아닌

노찬엽이다. 나의 국민학교 짝꿍이기도 했던...

다니던 국민학교에 야구단이 있어 일찌감치 야구룰을 익히고

장충리틀야구장으로 응원을 다니기도...

고교야구가 인기있던 시절이기도 했고

내기억이 맞다면 배제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 재학시절에도

4번타자였을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그후로도 오랫동안 LG트윈스의 팬으로 남아 있는데

이번 우승을 다신 한 번 축하하며

이 책을 통해 내년에 새롭게 도전하는 일에

좋은 생각과 좋은 루틴으로 잘 적응하고 인정받길 기대해본다.

'다 잘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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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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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독자가 위로받고 공감한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마침내 출간되었다. 특유의 솔직함과 밝은 에너지를 가진 최서영 작가도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요?'라는 오래된 질문을 붙들고 삶의 태도에 대해 깊이 고민해왔다.

성별, 연령, 직업이 모두 다른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주변의 '나이만 많은 사람'과 '진짜 어른'의 차이가 바로 '품위'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품위에 대해 천천히 다방면으로 생각하게 된 작가는 '품위'는 일차원적인 겉모습이나 거창한 장식이 아니라 마음가짐, 말투, 태도, 자세, 신념, 눈빛 등 생각에서 배어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돌보고 단련하며 누구에게서나 배울 점을 찾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 중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순간의 행복을 미루지 않고 만끽할 것, 어디서나 새롭게 배울 점을 찾아낼 것,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낼 것. 안달복달하지 않고 하루에 할 일 한 가지만 해도 알차게 보냈다고 만족할 것, 이런 날들이 모여 어제보다 단단한 나를 만들고 품위를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 역시 내가 우선 나를 아끼고 품위 있게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저자의 한결 더 성숙해진 시선을 따라가며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지금의 나를 완성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실수를 하고, 자기 전 누워서 후회하는 장면을 되풀이하기도 한다. 다만 예전보다 나 자신을 쉽게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는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금이 간 채로도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우리 모두 어딘가에 금이 가 있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감추고, 누군가는 그 틈을 정성스럽게 매우며 살아간다. 나는 오늘도 금이 간 나를 끌어안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의 불완전함을 하나의 무늬이자 나만의 이야기로 남기기 위해서. p31

오랫동안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거나, 도움이 되는 일을 하거나 하다못해 운동이라도 해야 제대로 시간을 사용하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언가에 몰입해 있는 순간조차도 쓸데없는 짓이라는 꼬리표를 달곤 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나다웠던 시간은 몰입의 순간들이었다.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 시간들이 나를 좀먹는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채워주고 있었음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부모님 몰래 밤새워 보던 홍콩영화, 아이돌을 보기 위해 추운날 방송국 앞을 서성이던 날들, 수업 시간 책상 아래 숨겨 읽던 소설, 아이팟에 가득 채운 음악들,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샀던 전자기기들. 그 모든 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무색무취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p51


루틴을 회복할때 효과적이었던 방법 중 또 하나는 책을 읽는 것이었다. 우울함이라는 감정의 스위치에만 불이 들어와 있을 때 글자를 읽으면 이성에도 불이 켜지는 느낌이랄까. 독서를 통해 생각과 마음의 균형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독서는 아직도 무언가를 알고 싶다는 뜻이고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니 문득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P78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너무 익숙해서, 혹은 별것 아니라고 여겨서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가 간과했던 질문 속에 나도 몰랐던 나의 감각, 내가 스스로 깨닫지 못한 재능과 흥미가 있다. 그걸 알아채는 순간 어렵게만 느껴졌던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p174

세상은 그래서 아는 만큼만 보인다. 내 좁은 세계의 상식으로 세상을 재단한 것이다. 이 깨달음이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더욱 깊이 존중하게 만들어 준다. 사회인이 된다는 건 단순히 업무를 빠르게 익혀서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복잡다단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조금 더 다정하게, 조금 더 이해하려는 태도로 서로를 대한다면 우리가 매일 감당해야 하는 먹고사는 일이 지금보단 덜 각박해질 것이라 믿는다. p235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지난주는 하는일없이 또 바쁘게 보냈다.

한달에 한 번 서울나들이를 할까말까 하며 살았는데

이번엔 연이은 한양행차에 몸이 넘 피곤하다. ㅠ.ㅠ

그 피곤한 티를 내느라 덜컥 감기에 걸렸고

오늘은 주사도 한 방 맞고,

스카프로 목을 따뜻하게 감싼채 별다방에 와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의 품위'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던 책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의 저자

최서영님의 신간이 나왔다.

'어른의 품위'란 제목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나는 제대로된 어른으로 살아가는 가에 대한 의문을 늘 갖고 사는 탓에

이번기회에 어른의 품위를 배워보고 싶었다.

서두부터 한결같이 내 취향인 책은 오랜만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죄책감을 느꼈다는 저자의 고백에

나두나두 격하게 반응한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했으면 뭐가 되어도 되지 않았을까?!... >.<

공부한다고 책상앞에 앉아 FM라디오 틀어놓고 교과서 대신

소설책에 심취했던 시절을 시작으로,

일주일이면 서너번 영화를 보고,

백수로 지내면서도 신간은 꼬박꼬박 둘러보는 것까지만 하자 다짐하면서도

결국은 책장이 책을 토해낼 지경을 만들고,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기여이 미술전시회는 다녀와야 하는...

저자는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무색무취한 사람이 되었을 꺼라고 이야기 한다.

괜찮은 척하지 않고,

모자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라고도...

다시 책읽는 시간이 좋아져서 다행이다.

무기력했던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이 좋은 계절 가을에 다시 열심히 살아보기로 했다.

행복은 멀리있는게 아니라고...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높은 곳에 도달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리는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스스로에 대해

왜곡되지 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은 거기에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다.

괜찮은 척하지 않고,

모자란 부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조용히 받아들이는 것.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태도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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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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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가운을 입고,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손님을 맞는 백세의 약사. 그녀는 약보다 먼저 사람의 얼굴을 살핀다. “오늘 기운이 없어 보이시네요.” 오랜 세월 다정한 말과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는 아픈 몸뿐 아니라, 아픈 마음을 함께 돌봐왔다. 이 책은 그런 삶의 태도가 만든 기록이다. 거창한 성공담이나 교훈은 없지만, 대신 묵묵히 정직하게 하루하루를 건너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처방이 필요한 마음을 하나쯤 안고 살아간다. 이 책은 그 마음을 무리하게 고치는 대신 조용히 안아주는 방식으로 위로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고맙다고 말하지 못한 사람, 사소한 대화가 그리운 사람, 그리고 요즘의 나 자신. 이 책은 잊고 지낸 말들을 떠올리게 하고, 마음을 한 뼘 더 다정한 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인생을 살다 보면 병과 마주하는 시기, 난관을 극복하려 애쓰는 시기, 꿈을 좇아 돌진하는 시기, 누군가의 삶을 돌보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제 겨우 다 올라왔네’ 하는 순간 골짜기를 내려가야 하는 때도 있지요. 그러니 지쳤을 때는 잠시 멈춰 서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계에 섰을 때 훌쩍 들러서 잠시 쉴 수 있는 곳,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약국이 이런 '마루터기 찻집'과 같은 곳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곳도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안식처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p17

처음에는 되도록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것만큼은 꼭 매일 하겠다는 일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해 보는 거지요. 아니면, 실제로 하지 않더라도 일단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아, 이걸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는데!’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의미 있는 첫걸음입니다. 자, 같이 한걸음 떼 봅시다. p55

건강하고 활기차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지요.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원봉사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돈을 받게 되면 직업의식이 생기거든요. 여기서 비롯된 좋은 의미의 긴장감은 뇌를 활성화해 줍니다. p67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일어난 일에 감사하면 행복한 감정이 마구 샘솟습니다. 그러면 그 마음을 내일 또 손님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109

'지금까지 내가 보낸 시간 중에서 쓸데없는 시간은 하나도 없었다. ' 젊었을 떄는 아무 생각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까지 포함해서 이제는 지금까지 제가 보낸 시간 전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시간을 공들여 나를 사랑하는 여행이다." 올해 여든여덟살이 된 피아니스트 후지코 해밍 씨가 예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한 말입니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p129

마음을 진단하고, 다정함을 처방합니다.

'100세 할머니약국'

책이 출간되었을 때 부터 북카트에 오래 넣어두었던 책인데

힘들고 지치던 날, 결국 집으로 데려왔다.

표지 그림은 약사이셨던 고모님 같기도 한데

나또한 집근처에 이런 약사님이 계셨다면 오며가며

건강정보도 듣고 요즘처럼 기운없을 땐 영양제도 추천 받을텐데 싶어진다.

100세까지 일을 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 연세에 하루하루가 즐거운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약국이 가업이어서 손주와 같이 일하신다고는 하지만

고관절 수술도 하시고 혼자 외출이 힘드신 상태에서도

일하시는 100세 할머니가 엄청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그 연세에도 삶의 에너지를 가득 가지고 계신듯 하다.

추석 앞두고 할 일도 많은데

다섯과목 레포트 쓰다가 홧병(?) 생길듯한 내게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라고 충고하신다.

한꺼번에 해치우려니 과부하가 걸리는 건 알겠는데

추석연휴엔 도무지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없을 듯 하니

무리를 하게 되네... ㅠ.ㅠ

욕심을 버리고,

후다닥 해치우기보단

매일 조금씩 이어가보자고 마음을 바꾼다.

이제 두과목 마쳤는데 남은 세과목은 언제하누?!... >.<

다음날 또 눈이 떠졌다면 또 이렇게 생각하고 그날 하루도 또 열심히 살아보세요.

일단 오늘을 살아보는 것. 우선은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인생은 과거 혹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일에 얼마나 진지하게 몰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이것저것 다양한 일에 몸과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앞의 일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 p15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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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다정하게 - 박웅현의 시 강독
박웅현 지음 / 인티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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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로 백 만 독자에게 삶의 길잡이가 되어 준 박웅현이 이번에는 ‘시 읽기’로 돌아왔다. 《천천히 다정하게》는 저자가 독자들과 함께한 시 강독회의 기록이자, 시를 통해 얻은 사유와 성찰을 담은 책이다.

자신만의 독법으로 책을 세밀하게 읽어 내는 저자는 시를 분석하거나 설명하기보다 시 앞에 천천히 멈춰 서서 다정하게 다가가기를 권한다. 시를 읽을 때는 느린 속도로 읽어야 하고 시인의 바라본 풍경, 시인이 살아온 시대를 떠올리며 읽어야 그 시가 제대로 읽힌다고 말한다. 김사인, 박준, 이문재, 반칠환, 전남진, 황지우 등 자신에게 깊은 울림을 준 시인의 시들을 함께 읽으며, 시 속에 담긴 시대와 풍경, 사랑과 고통, 인생, 위로와 회복의 의미를 풀어낸다.

박웅현은 말한다. “시를 읽는 일은 곧 삶을 읽는 일”이라고. 이번 신간 《천천히 다정하게》는 빠르고 바쁘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천천히, 다정하게’ 살아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에게는 단단하게, 남에게는 부드럽게". 살아가는 동안 자기 내면은 단단하게 다져 나가야 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사람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는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생각해 보니 시를 읽는 데 필요한 태도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림’과 ‘다정함’이 필요하다고요. p11

동백은 최선을 다해 피었지만 그렇게 아름답게 피지 못했던 것도 인정하고, 욕심도 있었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도, 충분히 아름답지 못했다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이제는 질 때가 되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 때에 사방에는 개나리, 진달래가 올라와요.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말하는 거예요. 후뢰도 좀 있고 미련도 좀 있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 충분히 노력했고 잘 살았다고 생각해, 라고요. 동백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죠. p140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데도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상대에게 마음을 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처받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누군가에게 어떤 노력을 했을 때 내 바람과 다른 반응이 돌아오면 상처받죠. 그래서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고요. 박준 시인의 <문병> 속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은 그런 의미입니다.p144~146

누가 힘들다고 할 때 힘내라고 하는 건 해야 할 몫을 힘든 당사자에게 돌리는 거잖아요. 밥 먹을까, 영화 볼까, 하는 말은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는 것이고요. 그래서 힘내라는 말보다 그런 말이 상대를 동굴에서 한 발짝 나오게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것이 훨씬 진정성 있는 위로라는 겁니다. p233

살다보면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로부터 새로운 무엇인가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복효근 시인은 <느티나무로부터>라는 시에서 "돌아보면 삶은 커다란 상처 혹은 구멍인데 그것은 또 그 무엇의 자궁일지 알겠는가"라면서 그러니 섣불리 치유를 바라거나 상처를 덮으려고 하지 않아도 좋겠다고 말합니다. 간혹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플때는 아플만큼 아파야 한다고요. 충본히 앓지 않고 서둘러 잊으려 하거나 덮어버리면 나중에 그게 안으로 곪아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말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섣불리 치유를 꿈꾸거나 덮으려 하지 않고 아플만큼 아파도 좋겠다고 하는 게 아닐까 해요. 무엇인가로 인해, 누군가로 인해 상처 받고 아파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시 구절이 와 닿지 않을까 합니다. p268~269



여행을 떠나기전 혼란스럽던 마음이

친구들과의 대화와 휴식으로 어느정도 정돈되고

홀가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도 잠시,

현실로 돌아오니 예전과 전혀 변한것없이 도돌이표 같은 일상을

다시 보내고 있다. ㅠ.ㅠ

친구에게 보낼 것도 있고,

분리수거용품도 한가득이라 핑계김에 책한권 챙겨들고

오랜만에 별다방 창가앞 내자리(?)에 앉았다.

시에서 배우는 사유와 삶의 태도

'천천히 다정하게'

오늘 읽은 책은 '책은 도끼다', '여덟단어'로 유명한 작가,

박웅현의 시 강독이다.

그림이 힘들듯 시도 읽기가 쉽지 않은데

북콘서트에서처럼 시 강독을 해주시니 그것도 천천히, 다정하게,

구멍난 듯 찬기가 들어오던 아릿한 가슴이 점차 매워지는 느낌이다.

늙어감이 서러웠던 순간엔 도종환시인의 <지는 꽃을 보며>가 눈물나게 좋았고

나도 모르게 받았던 상처가 있던 날엔 박준시인의 <문병 - 남한강>에서 마음에 와 닿는다.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른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정현종, <아침> 전문

오늘은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는 이 문장에 위로를 받는다.

그렇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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