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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똑똑하다 - 오스본의 만화 미술론 ㅣ 카툰 클래식 13
댄 스터지스.리차드 오스본 지음, 나탈리 터너 그림, 신성림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만화가 주는 가벼움과 미술사라는 (단어에서조차 거대한) 듯한 무거움을 잘 뒤섞어 놓은 책이다. 그러기에 미술에 입문하는 사람이 읽기에는 제격이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만화책이라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사자의 꼬리를 만지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책이 주는 지식은 둔중하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의 인물들은 왜 하나같이 몸은 옆으로, 얼굴은 정면을 보고 있는 것일까? 칸트는 미의 취향으로 왜 무관심을 선택했을까? 숭고란 무엇인가? 등등 하나같이 배경지식이 없으면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는 내용들로 차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리부터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독자와 비슷한 수준의 캐릭터가 독자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절한 저자는 미리부터 메모에서 중요 어휘에 색칠까지 우리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미술사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미술이라기 보다는 철학서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과연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철학의 주된 영역이 진, 선, 미라고 하였을 때, 이 책은 그 중 미의 영역에 초점을 맞춘 철학이라고 하는 편이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자포니즘이라고 하는 새로운 어휘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재팬이라는 일본의 영향이 깃든 미술용어라고 짐작하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말이다. 모네는 일본식 정원에 깊이 심취해, 그의 정원에 일본식 다리를 세워놓았다는 것은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네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인상파 화가들은 일본의 정서에 심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온 어휘가 자포니즘, 처음에는 이게 뭐지? 조금 생소했지만, 모네와 연결짓다보니, 조금 이해가 됐다.
미술에 입문하는 이들, 특히 미학, 철학에 관심이 있는 초심자에게 한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