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싸움의 하수들이 "말해봐야 뭐해. 달라지지 않을 텐데" 하고 아예 말문을 닫아버린다. 이런 자포자기는 위험하다. 물론 말 몇 마디로 금방 달라지거나 좋아지는 인간은 거의 없다. 인간은 습관대로 편리한 대로 익숙한 관념대로 산다. 누가 권유하고 강요한다고 금세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상대를 바꾸기 위해서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어서, 내가 사랑하고 싶어서, 내가 살기 위해서 한다. 상대를 바꾸려는 강요의 말은 늘 불통과 저항을 부른다. 자기자신을 살리기 위해 진심을 담아 말하면 그 말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가진다. - P46

내가 그 정도로 성숙했는지 의문이다. 개를 키우지 않는다고 말하면 어떤 이들은 나에게 이렇게 권한다.
"개를 좋아하지 않나 봐요. 그럼 고양이를 키워보세요."
나는 속으로 대답한다. 키우지 않는다고 좋아하지 않는건 아니랍니다. 좋아해서 참는 거랍니다. 정말로 좋아하면좋아한다는 걸 잘 드러내지 않는다. 서툴러서 다치게 할까봐 어설퍼서 아프게 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마음, 연민하는 마음이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나는 믿는다.

사랑이 꼭 곁에 두는 것,
소유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리워하는 것,
마음을 분명히 하는 것도사랑이다. - P55

사람은 말로 사랑을 시작하고, 말로 서약하고, 말을 전할아이를 낳고, 말의 세계로 아이를 내보낸다. 아이는 부모의말을 전승해 자신의 말을 만들고 그 말을 지키며 산다. 말의주인이 죽은 뒤에도 말은 살아서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삶의 방향이 된다. 얼마나 유장하고 위대한 생명체인가, 당신과 나의 말들은.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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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를 찾길 바란다. 나에게도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의 의미는 남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나에게 ‘인생 화가‘는 고흐 편에서도 언급했듯이 보통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1. 늘 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
2.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3. 살아가면서 더 이해하고 싶고 궁금한 화가가 있다면 그가바로 ‘인생 화가다. - P9

무엇인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다. 그림을 보는 것도 연애하는것처럼 시간을 바치지 않는다면 결코 대상과 가까워질 수 없다. 그러니 꼭 이 책을 여러 번 자주 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봐도 봐도 부족하고 허기진다고 느낄 때 비로소 아주 조금 가까워진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결국 화가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다. 결국 나는 세상을 이해하고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미술 작품을 본다. 모든 미술은 개인과사회를 담고 맥락과 담화를 형성한다. 수백 년 전에 그려진그림이든 동시대에 그려진 그림이든 아주 오랜 시간 되풀이된 인간의 보편적인 다양한 감정과 욕망, 갈등, 타협이 담겨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 P11

타데마의 그림은 나에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거시적인 시선을 갖는 창의성을 주었지만,
그의 삶은 공간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낮고, 좁고, 세밀하게 탐구하는
미시적인 것들이 완성해 나갔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사유의 힘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자유로운 발산적 사고와
면밀한 수렴적 사고의 균형을 아는 자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습관은
우선 다양한 각도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다. - P27

급한 것과 소중한 것을 헷갈리며 지낼 때가 많다.
항상 급한 일을 더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고
소중한 일은 자꾸만 미뤄 두었다.
내 가족은 당연히 이해해 주겠지 생각하며..
이젠 소중한 것을 먼저 생각하는 일상을 살고 싶다. - P47

꼬인 실타래를 보며 한숨 쉬는 당신에게
이 그림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지금 만난 삶의 고비를 피하지 말고 담담하게 마주하자고. - P116

세상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수백 개가 넘는데도 말이다. 선생님은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적당한 말로 표현하지못하고, 화난다거나 싫다고만 표현하면 병이 된다고 했다. 혹시라도 말하고 싶은 감정을 미처 이야기하지 못해서 속상할땐,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을 바라보거나 조용한 정물화에마음을 옮겨 보라고 했다. 가끔은 사물이 사람보다 더 인간애가 가득한 법이다.

모든 감정을 품고 있어서 정물화가 조용한지,
아무 감정이 없어서 조용한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바뀌는 날에는
정물화를 보면 치유가 된다. - P131

화가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매일 보고 포착하는 사람이 아닐까?
‘매일 작은 것에 감동받는 사람이 되자‘는
나의 또 다른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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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물들다 2

(김정한)

낯선 사랑이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마치 건조한 스펀지에 수채화 물감이 살포시 스며들듯이……………사랑은 그렇게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한여름 이글거리는 햇살이
쌀알처럼 부서져 발가벗은 여인의 몸에 달라붙듯이
사랑은 그렇게 미친 듯이 파고들었다
때 이른 가을바람에 억새풀이 서로가 서로에게 뒤엉키듯이
사랑은 그렇게 사납게 파고들었다
내려앉아도 내려앉아도 사랑의 시작과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 순간 인적 드문 낯선 간이역에도 사랑은 가고 또 오겠지
삶의 여행이 끝나는 시간이 오면 사랑도 멈추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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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성들이 어장관리를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여성들이 어장관리를 한다면 적어도 여성을 만날 기회가 없는 남성들이 없어야 하니 말이다. 모태솔로를 부르짖는 남성들 - P126

이 그토록 많은 것을 보면 어장관리를 하는 여성들이 일부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어장관리를 일부의 현상으로 그대로 지나치기도 어렵다. 좋지 않은 모든 현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항상 일부다. 그 일부가 물을 흐리지만 그것이 퍼져나가 결국은 모든 물을 흐린다. 게다가 좋지 않은 것은 전염성이 강하다.
따라서 어장관리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필요가 있다. - P127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남성들은 해결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의 과제중심 사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관계중심 사고를 하는 여성에게 이런 해결책 우선의 사고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의 고민을 들어줄 때는 우선 위로를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을 하는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굳이 이야기하고 싶다면 해결책을 제시해도 좋다. 이야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성의있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민하는 여성에게는 큰 힘이 되는 법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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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또 그렇게 갔습니다

(김정한)

여름은 또 그렇게 갔습니다
잠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떠나갔습니다
아무런 작별 인사도 없이,
다시 온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가는 것이 있으면 또 오는 것이 있겠지요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이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또 다가오는 사람이 있겠지요
스치듯이 지나다 만난 인연도 인연인지라,
소중하겠지요. 당신과 나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잖아요
그게 삶의 진리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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