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가겠습니다

(김정한)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려 했습니다
그래서 아픈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아프기 전에
더 많이 지치기 전에
이제는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내가 원하는 것들을
내 안에 담았던 것들을
하나둘씩 비우기로 했습니다
하나둘씩 떠나보내기로 했습니다
물질적인 것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제는
조금씩만 사랑하고
조금씩 비우며 살겠습니다
한꺼번에 비우려면 너무 버거울 것 같아
아주 조금씩 비우며 살기로 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지워지고, 떠나가겠지만
내 맘에 담았던 사랑,
내 손때 묻은 소중한 것들을
버리고 지우기가 힘드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비워가며 살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 것들을 비운다는 것은
내 살점을 떼어내는 고통이 따를 테지만
더 아프기 전에, 더 지치기 전에
조금씩 비우며 살겠습니다
내가 간직한 소중한 물건의 이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만을
가슴에 안고 가겠습니다
그냥,
다아 비워질 때까지 비우며 가겠습니다
세상과 처음 만났을 때 그때처럼
빈 몸으로 홀가분히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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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으로 볼 때 텔로스 위기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걷는 형태, 하나는 잠자는 형태이다. 걷는 형태에서는 고통당하는 사람이 그저 계속 터벅터벅 걷기만 한다. 이 사람은 어떤 충격을받거나 깊은 권태감에 시달리는 상태이지만,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는 자기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야 옳은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그저 자기가 하고 있던 것을 계속 하고 있을 뿐이다. 똑같은 일거리,
똑같은 장소, 똑같은 일상, 똑같은 인생・・・・・・ 이 사람은 자기가 안주하고 있다는 심리적 자각과 함께 살아간다. - P103

텔로스 위기의 두 번째 유형은 잠자는 것이다. 이 경우에 고통받는사람은 그냥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며 넷플릭스 드라마만 본다. 이사람의 자신감은 바닥이 났다. 이 사람은 자동 초점 설정에 의해 마비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게 이미 너무 늦어 버렸고 자기 인생이 자기를 이미 스쳐 지나가 버렸다는 전혀 입증되지 않은 이상한 신념에사로잡혀 있다. 다른 사람들이 거둔 성취가 그에게 실질적인 고통을주기 시작한다. 남들의 빠른 정확하게는 빨라 보이는) 출세와 자신의 무기력한 처지 사이의 격차가 커질수록 그 고통은 더욱 깊어진다. - P103

고통은 우리에게 감사를 가르친다. 보통 우리는 사랑과 우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고통의 시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네주는 선물들을 소중하고 고맙게 여긴다. 고통은 당신을 자기처럼 고통당하는 다른 사람들과 손잡게 해 준다. 고통은 공감 능력을 한층 더 키워 준다. 그래서 고통을겪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고통을 겪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고통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 - P114

들어 준다.
고통은 어떤 대응을 부른다. 그 누구도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모두 고통에 대응하는 방식을 자기 나름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인데,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고통에대응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자기 아이가 먼저 저세상으로 갔기 때문에 파티장에 가서 즐거운 기분을 마음껏 누려야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아이를 잃었으므로 아이를잃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은 얕은 접시에 놓인 적은 음식은 깊은 허기를, 고통이 드러내는 깊은 공허함을 채워 주지 못할 것임을 깨닫는다. 오로지 정신적인 음식만이 그걸 채워 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할 때 이에 대한 대응으로 관대함을 실천한다. - P115

헨리 나우웬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당신의 고통은 깊으며, 이 고통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고통은 또한 오로지 당신에게만 특이한 것인데, 당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경험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소명은 이 고통을 철저하게 느끼는 것이다. 당신의 상처 부위가 당신의 성인 자아에게 낯선 것으로 남아 있는 한 당신의 고통은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당신에게도 상처를 입힐 것이다."
"3속담에서 말하듯이, 변치 않는 고통은 전염된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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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다니엘 스틸)

예전엔
사랑하면서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 뜨겁던 키스도 포옹도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사랑스럽게
내게로 온 그대
그대는 내 눈에 입술을 가져오며
사랑을 속삭입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사랑의 행복이
침대 위에도 있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사랑과 미소가 함께한다는 것을.

시인의 목소리로 

한국의 대표적 민족시인 김소월은 서른셋에 삶을 마친 안타까운 천재였다. 그는 우리나라 언어로 시를 쓰는 시인 중에 가장 독보적이었다. 그의 시 전반에는 우리 민족의 정한과 우수, 곧은 절개와 고유어가잘 나타나 있다. 특히 간결성과 리드미컬한 운율이 특징인 그의 정형시 개여울‘, ‘초혼‘, ‘진달래꽃‘,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등은 노래로 만들어졌다.
김소월의 시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과후회를짧고 간결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다니엘 스틸의 시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역시 지난 시절 무심코지나친 것들에 대한 깨우침을 노래한다. 이 시는 ‘플라토닉 러브‘라는말을 떠오르게 한다. 즉, 이 시의 시적 화자는 사랑을 단순히 키스와포옹 정도로만 여기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나중에야 침대 위에도사랑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김소월의 시는 순수성을 보여주지만, 다니엘 스틸의 시는 관능적인모습을 보여준다. 즉, 정상적인 사랑은 정신적 만족과 육체적 만족이함께하는 것이라는 걸 말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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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점을 감추는 것이 당신에게 중요한가? 그것이 부정적 슬라이드의터전이다.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당신에게 중요한가? 그것이 긍정적슬라이드의 터전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변한 것은 단지 중요성을 부여하고 주의를 보내는 방향이다.
당신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라. 그것은 자기기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의식적으로 벌이는 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결점과 씨름을 하면서 마음의 의도로써 그것을 감추거나 없애버릴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자기기만이다.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런 슬라이드를 만들어 자신에게 선사하라. 거기에다 더욱 자세한 세부내용을 그려 넣음으로써 슬라이드 속의 자신을 사랑하고 살찌우라. - P92

당신은 어쨌든 간에 소원은 실현되리라는 말에 대해 영혼 깊은 곳에서 늘 얼마간의 의심을 품고 있다. 욕망을 이루기 위해 행동할 준비가다 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의심한다는 것은, 자신이 자격이 있다고 느끼도록 스스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면,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도무지 믿지 않는 것이다. 인기 스타나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은 재주나 자질이 남다른 것이 아니라원하는 것을 가지도록 스스로 허용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것이다. 당신도 자신에게 가지도록 허락해야 한다. 이 상태는 자전거를 처음으로 탈수 있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도 흡사하다. 의심과 주저와 반론이 사라져버렸다. 남아 있는 유일한 것은 고요한 명료함, 곧 앎이었다. 말없는 명료한 느낌, 뭔가를 믿지 않고 아는 것, 주저 없는 자신감이 바로 영혼과마음이 일치된 상태다. 이 같은 상태는 자신이 마치 우주를 지배하는 무언의 힘의 필수불가결한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그 힘은 당신을붙들어 영혼과 마음이 동의하는 그 일이 그대로 실현되는 섹터로 갖다놓는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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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비롯해 많은 고전에서는 자기 본분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 거듭해서 실려 있다.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존위, 더 나아가세상의 평안까지도 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자신이 맡은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군자사불출기). <논어>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부재기위 불모기정)<논어>

군자는 처해 있는 자리에 따라 할 일을 행할 뿐, 그 밖의 일은 욕심내지 않는다(군자소기위이행 불원호기외)(중용) - P310

주자는 "일을 속히 이루려고 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올바른 순서를 밟지 못해 도리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일과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면 얻는 것은 작고 잃는 것이 클 것이다"라고 이 문장을 해석했다.
어떤 일이든 빠른 성과를 보려고 하는 마음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먼저 마음이 급해져서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 쫓기는 마음으로 정공법이 아닌 편법을 쓰게 되고, 나아가 불법과 불의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기초를 차곡차곡 쌓지 않은 건물이 무너지듯이, 조급한 마음에겉모습만 그럴듯하게 만들어놓으면 속 빈 강정이 되고 만다 - P315

공자와 자공의 대화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런 뜻이 담겨있다
"가난하면서도 남에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교만하지 않는다"는 자공의 관점에서는 대단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겸손하다는 것은 보통사람은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공은 이 구절에서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낸다. 큰 부자이면서도 겸손한 자신을 드러내면서, 스승에게 칭찬받고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는 "그 정도면 괜찮다" 하고 평가한다. 괜찮은 정도이지 대단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자는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한다.
"가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부유하면서도 예의를 좋아하는 것만은못하다." 부유하는 가난하든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즐겁게 살며, 사람의도리를 지키는 안빈낙도의 삶이다. 자공은 스승의 뜻을 제대로 파악했고, 그것을 수양의 자세와 연결해서 말한다.
"혹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시에 있는 ‘절차탁마‘를 뜻하는 것인지요?"라고 물었고, 공자는 "지나간 것을 알려주니 알려주지 않은 것까지아는구나"라며 큰 칭찬을 한다. 부와 가난의 올바른 가치관을 말해주자진정한 수양의 길을 유추해낸 것을 칭찬한 것이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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