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화당의 여장부, 박씨 - 박씨전 ㅣ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3
김영미 지음, 소복이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피화당의 여장부, 박씨
표지부터 뭔가 신비스럽죠? 그러면서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일러스트에 이야기가 더해져서 더 기대가 된답니다.
또한,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현대문학과 다르게 뭔가 신비스럽고 상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기에 저희 아이는 뭔가 더 손이 간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 책은 그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면서 또한 고전문학이지만 읽기 쉽고 재미와 친근함을 느끼도록 쉽게 쓰여졌다고 하니 초등학생 추천도서라고 감히 말해보고 싶네요.

이 책의 작가는 아줌마 작가라고 하는데요. 김영미 작가님의 책제목을 훑어보니 저희 아이도 읽은 내 로봇 천 원에 팔아요! 라는 책도 있네요
그래서 더 반갑더라고요~~~~
아줌마 작가니 아이들 눈높이에서 좀 더 재밌고 쉽게 책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도 드네요.
이 책의 목차부터 살펴봅니다.
우리, 사돈 맺을까요?
못생긴 신부는 싫어요!
나의 재주를 조금만 보여줄까?
도움을 주어도 은혜를 모르니
옹졸했던 나를 용서해 주오
아내는 재주로, 남편은 충절로
네가 바로 오랑캐의 첩자렷다?
.
.
.
이야기의 제목만 봤을 뿐인데 얼른 펼쳐보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이끌여 펼쳐봅니다
첫장 도입부부터 10살 둘째는 사돈이 뭐야? 라고 시작합니다. 그렇게 사돈에 대한 설명을 하고난 후 ,왠지 느낌이 오는데..엄마의 마음은 얼른 책장을 넘기고 싶어합니다.
우리, 사돈 맺을까요? 페이지에서는 이득춘의 집에 상공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벗이 없던 득춘에게도 마음 맞는 도인으로부터 자식들을 혼인시키기로 약속하는데... 만약 양가 부모 맘대로 혼인을 약속하고 이행한다면 ..요즘 아이들은 어떤 기분일까? 싶으면서도 한 번쯤 책속의 이야기를 나와 대입해서 생각해보기도 하는 아이들...이라지요.
가족과 의논도 하지 않고 혼인같은 중대사를 혼자 결정한 득춘의 말에 거역할 세도 없이 그 뜻이 강했던 득춘!
득춘과 혼사를 하기로 한 상공과의 혼삿날이 다가오는데...
득춘은 아들 시백과 함께 금강산 풍경을 감상하며 찬속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은 험했고 상공 그러니까 박처사의 집을 나서는 길은 쉽지 않았는데요. 그때 득춘은 생각합니다. 박처사의 말만 믿고 괜한 짓을 한 건 아닐까? 오만가지 고민에 휩싸인 득춘에게 뜻밖의 반가운 나무꾼을 만나게 되고 박처사는 아주 오래 전 도인으로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그게 벌써 삼천삼백 년이라는 기가막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삼천삼백년전의 인물 박처사를 그럼 득춘은 어떻게 현실에서 만났던 걸까?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그냥 돌아가자는 시백의 말을 뒤로하고 그래도 혼인날이 내일이니 하루 만 더 기다려보자는 득춘..
그렇게 박처사를 만나러 다음날 산속으로 들어가 헤맸지만 만나지 못했지만 다시 내려온 주막에서 뜻밖에 박처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험난하고 무서웠던 산속길이 박처사와 함께 할때는 따뜻하고 아름답게 변했다.
그렇게 혼인날 비담으로 감싼 신부를 맞게되는데....
과연 신부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하시죠?
이 책은 빠른 전개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그렇게 박처사의 말과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신부의 얼굴을 보게된 득춘과 아들 시백은 ...할말을 잃고 마는데요. 동네에는 이미 신부를 보려고 모여든 동네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리고 신부의 얼굴을 보게되자 과연 사람의 얼굴인가? 라는 탄식이 나오기 사작하는데.. 그렇게 남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슬퍼하는 득춘의 부인..
그리고 득춘의 부인을 비롯해서 집안 식구들이 시백의 아내 박씨를 미워하게 되는데...
이 책의 한 구절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 사람이 덕을 모르고 아름다움만 좇으면 집안을 망치는 법이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득춘의 아들 시백은 박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박씨의 눈물까지 보게되는 득춘...
한양의 수많은 이쁜 규수댁도 아닌 산촌에 얼굴 못생긴 박씨는 마냥 이렇게 득춘가문의 찬밥 신세가 될 것인지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하게 흘러갑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결코 지금 현시대에서 원하는 인간상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짚어보게 되는데요.
그래서 고전문학은 현대문학과 다른 울림이 있다는걸 저 역시 아이들과 읽으면서 깨우쳐 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득춘의 아들 시백은 여전히 외모만 보고 박대하고 함께 있는 것조차 힘들어 함에 득춘은 길게 탄식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박씨의 소원대로 작은 초당이 지어졌는데..
하지만 그 후로 몇날이 지나고 박씨의 재주가 큰 공이 되는 날이 오게되는데...득춘이 임금님의 명을 받고 급히 조복을 입고 행차해야했지만 조복을 구할 수 없었고 박씨가 결국 손바느질로 조복을 짓기 시작했고 무사히 궁궐에 조복을 입고 가게 된 득춘.
박씨는 비록 절세가인은 아니었지만 미움과 핍박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자신의 총명함과 지혜로움으로 어려운 난관마다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책은 선견지명과 넓은 해안을 갖춘 박씨의 활약을 빠르게 전개하면서 아이들에게 내면의 중요함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고전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춘기가 슬슬 오는 건지 큰 아이는 외적인 모습에 은근 신경쓰는 듯해 보였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내적인 아름다움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깨우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