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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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생 자기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볼 수 없듯이, 우리에겐 늘 거울과 같은 매개체가 필요하다. <차이에 관한 생각>은 요근래 뜨거운 감자가 된 ‘젠더논란’과 생물학적 성차를 우리와 가까운 영장류 ‘침팬지’와 ‘보노보’에 비추어 연구한 서적으로, 현 시대에 거울로서 가장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영장류학자로서 평생을 보낸 저자는 어느 한쪽 성에 치우치지 않은, 냉철한 시각으로 성차를 설명한다. 546 페이지라는 기나긴 칠판 위에 영장류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싸움, 위계질서, 동성애, 대리양육 등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하고 차이가 나는지 연구하며 느꼈던 생각과 성차를 그려놓는 방식으로 독자를 생물학의 세계로 인도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과정에서 양성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과 차별적인 시선, 스스로가 양성에게 행해왔던 행동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여성과 남성 모두 각 성만의 생물학적 특징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사회적인 역할은 사회화 과정에서 강요받고 어쩔 수 없이 수행하게 만들어진 존재라는 점이었다.

끝내 저자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수컷은 난폭하고 암컷은 다정하다’는 편견이 일정부분 사실임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사회가 그 특성을 ‘한 쪽 성의 지배성과 우월함’을 합리화시키고 주장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어느 한 성을 배제하거나 낙인찍어서도 안된다는 것도 흥미롭다.

모든 생물은 성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타고난 성향이 있고, 무리를 지어 사는 사회적 동물인 이상 그 성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양성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것만이 행복으로 가는 열쇠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양성이 서로 편을 가르고 싸우는 일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알게된다. ‘비합리적’이라는 것보다는 정말이지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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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 무엇이 문제일까?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4
전채은.한진수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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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동물권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동물실험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고 실험에 투입된 동물들의 이후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물복지단체에서 일을 하거나 이에 관해 공부하지 않는 이상 일반인들이 동물실험이 왜 문제가 되는 지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물실험이 어떤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얼마나 불필요한 과정인지 알려주는 책들은 대부분 대학교 전공서와같이 어려운 전문서적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 지점에서 동아 엠앤비 출판사의 사회, 과학 교양시리즈 <동물실험 무엇이 문제일까?>는 타깃이 10대인만큼 쉽고 간결하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데서 빛을 발한다. 동물실험의 역사부터 법률 논쟁, 종류, 찬반양론과 실험동물 복지에 관한 자료와 예시들로 촘촘하게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이 책은 철저히 중립의 입장에서 동물실험에 관한 윤리적인 고민과 사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쨌거나 현재까지 만들어진 신약이나 백신들은 거진 동물실험을 통해 만들어졌고, 윤리적인 관점 외에도 실제로 꼭 필요한 단계일수도 있고 때에따라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섯불리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 동물실험의 문제점이나 현황에대해 무심하게 대처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나자신이 마냥 인류주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동물권과 실험에 관해 더 많이 고민해보고 관심가질 필요가 있겠다는 경각심이 든다. 우리사회가 수 많은 사회적 합의 끝에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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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의 도구들 - 일잘러의 6가지 통찰 습관
박병태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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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간결한 구성 '보는 과정','행하는 과정','통찰을 얻는 과정'으로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하는 많은 일들을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중국집에 음식 주문을 로봇이 받고 서빙도 해준다. 로봇이 쓰는 소설도 있다. 이런 세상에 아직도 이이들에게 학원에 목메고 성적에 최선을 다하라고 하는 교육이 의미가 있을까 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대학교 수준의 수준 높은 강의를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서 제한되지 않은 공간에서 얼마든지 찾아서 학습할 수 있는 시대에 학교나 주입식 교육이 효율적인가 의문을 가졌다. 이 책이 나의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통찰이라는 것을 어는 정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 생각이 이 책을 읽고 달라졌다.

관찰을 반복하고 생각의 능력을 기르고 훈련해야만 통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바로 책에서 제시하는 여섯 가지의 습관을 잘 따라가 본다면 우리 모도 저자가 말하는 일이관지 한 통찰러가 되어있을 것이다. 여섯 가지 습관은 단순 명료하다. (관심두 기ㅡ관찰하기ㅡ공감하기ㅡ발상 하기ㅡ연결하기ㅡ실행하기)이다.

통찰은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통찰이 왜 중요한 것인지 3부에서 잘 나와있다. "통찰력이 중요한 이유는 통찰력이 강할수록 관찰 프로세스가 다시 강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관찰로부터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선순환의 힘이 커지는 것이다."358p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통찰은 여러 번의 실패와 반복 및 작은 개선과 변화를 통해 축적되어가는 통찰이다. 축적되는 통찰은 일시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뜻밖의 발견, 인접 가능성, 느린 예감, 유동적 네트워크, 굴절 적응'등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나타나게 된다."라고 스티븐 존슨의 글을 인용했는데 이 문장은 통찰이 생성되는 과정이 얼마나 다양한 유기적 연결을 가진 것인지 잘 보여준다..

여섯 가지 습관은 모두 주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연결하기'에 나의 관심이 집중했다. 처음부터 창조적인 결과물들이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 '카피와 스틸'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와야 한다고 한다. 연결하기는 새로운 의미 전환도 가져온다. 그 방법으로는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각은 마치 날개가 달린 것 같아 그때그때 기록하지 않으면 정말 필요한 때 놓쳐버리기 때문인데, 기록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떠 다른 사고의 확장을 한 다스 것이다.

261p에 발명의 원리를 응용하는 사례가 노트 양식을 적용하여 실려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이것을 실제 가정생활 곳곳에 적용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인간은 생활 속에서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뿐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실행하기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주위 사랑들로부터 실패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잦은 실패를 반복해서 수정할 때 비로소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결론은 무수한 실패를 실행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고 싶다는 사람들이 독서법 책에 빠져들지 말고 닥치는 대로 읽어야 하며 글쓰기를 원한다면 작법서가 아니라 틀린 글이라도 일단은 써야 하는 것처럼 그 어떤 것도 실행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모든 일에 잘못되더라도 실행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있어왔다. 이 책은 계획하기와 실행하기까지 실제 현장에서 검증된 사례들을 들어가며 설명하였다. 어떤 부분은 너무 전문적이어서 특별한 보고서를 읽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챕터씩 깊이 있게 읽는 것도 효율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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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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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현준 지음/더 퀘스트 출판

예상치 못한 전염병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생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또한 평생직업이란 말은 옛말이 되었고 사이드 잡이니, 투잡처럼 평생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세상은 옛말이 되었다. 삶의 만족도가 중요한 시대라 느끼고 무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시대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누군가에 의하여 선택되어야만 하던 시대였다. 기업에서, 학교에서, 어떤 조직이든 적당한 절차를 통과해야 야 사회구성원이 되는 시대였다. 시대와 기술의 속도가 변하고 개인 방송이 보편화되었다. 이를테면 유튜버들은 취미로 시작한 일들이 입소문을 타고 구독자가 늘어나 면서 의외의 큰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입이 일정치 않고 적다고 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면 내가 원하고 즐겁다고 느끼며 내 존재를 확인하는 일을 하니까. 이 책은 사십만 이상의 구독자를 둔 유튜버로 활동하는 현준 님의 책이다. 이 책은 일반 직장인이기도 하고 책 읽는 유튜버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북튜버가 자신의 일상의 고민과 북튜버로서의생활에서 느끼는 경험에 대한 단상들을 부드럽게 써 내려갔다. 에세이는 작자의 삶을 투영한다. 평상시에 삶이란 것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글에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쉽게 불면증 때문에 고생하고 더 열심히 살지 않아서 불안하다고 느끼는 작가의 마음이 글에 녹아있다.

"어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알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82p

"이런 내 모습도 내 모습인데, 나라는 사람은 왜, 나를 이렇게도 부끄러워하는 걸까,"89p

타인과의 관계에서 본인이 느끼는 갈등을 풀어놓은 마음이 느껴진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어 유연해진 것인지 사이사이 삶의 내공이 보인다. 타인의 시선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닮았다고 표현한 부분에서는 불편하지만 하늘에서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니, 어쩌겠나 스스로의 우산들을 쓰는 수밖에 라면 다독인다. 받아들이되 스스로 상처받지는 말자로 느껴진다.

다정한 작가의 글은 개인적으로1.2부로 나누어 보았다. 1부는 일상에서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다룬 자신과의 대화 같고 2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꼈던 갈등을 현명하게 풀어낸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작가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다면 그 다정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 목소리만큼이나 다정하다. 마지막 챕터에서 슬럼프를 겪어내며 알게된 두 가지 사실 중 하나는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 작은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저항이 적다고 말하는데 너무나 공감한다. 인간이 삶에 있어서 어쩌다 이룬 큰 행복보다 소소하게 이루어진 작은 성공의 합이 인생을 평생 살만한 것으로 느낀다고 했다. 이 책은 그런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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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작별
이한칸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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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어디서부터 꼬여서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이를테면 가까운 지인과의 관계가 어느 순간 파국을 맞이한다거나,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들이 변질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때. 우리는 그런 당혹스런 순간이 올 때마다 한 발 늦게 궁금해 한다. “나는 뭐 때문에 이러고 있나?”.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면서 과거를 되짚어본다.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이한칸 작가의 <완벽한 작별>은 후회로 점철되어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냉동인간기술과 복제인간기술 따위의 근미래 기술을 도입해, SF를 기반으로 서사를 이끌어나가면서 그 위에 생태조류학자이던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을 버려두고 북한으로 넘어간 가족들의 가운데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덧씌운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느 문학소설의 문법과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한칸작가는 이를 다시 시간순으로 해체해 풀룻과 시점을 비틂으로서 스릴러소설의 형태로 재배치한다. 내용물은 지극히 순문학적인데 맛은 장르문학적이라는 뜻이다.

소설은 7년간의 장기 수면상태를 예약해둔 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2년 7개월 만에 깨어나버린 지점과 어느 물류센터에서 의문의 분실사고가 일어난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렇게 독자는 어떤 정보도 없이 주인공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영화 <메멘토>를 연상시키는 역순행적방식으로 주인공이 부재했던 지난 2년 7개월간의 틈과, 그들의 가족사를 파헤친다. 종국에는 “나는 왜 되살아났는가”하는 물음에 답을 하게되면서 길고 긴 후회와 갈등, 그리움의 이야기는 끝을 맻는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흥미로운 소재와 풀룻을 차용하고 있지만 그랬기에 더더욱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장면화하기보다는 인물들의 대사를 위주로 설명을 퉁치다보니 소설보다는 대본집을 읽는 기분이 들었고, 작가가 제시한 세계관이 완전 새로운 것도 아니여서 기존의 SF작품 들이 제시한 아이템을 그대로 현대 한국사회에 적용했다는 점도 SF소설로 읽히기에 무리가 있다는 인상을 준다. 문학적인 요소를 군데군데 삽입하려 한 시도가 눈에 띄지만 전형적인 모자, 부자, 형제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20%씩 부족한 요소들이 어수선하게 늘어져 있는 가운데, 표지에도 쓰여있는, “나는 왜 다시 살아났습니까?”라는 문장이 모든 요소들을 한데 봉합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작가는 끝내 이 거창한 물음에 대한 답변을 보류한 채 이야기를 끝낸다. 전반부를 장르적인 만족감으로 채워넣었다면, 후반부는 치열한 사유를 통한 통찰로 채워 넣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그 자리는 최종보스인 백사장과 남동생의 이야기로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있다.

그 외엔 기내 여행이나 휴식시간 등, 킬링타임용으로 짧고 쉽게 읽기엔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보인다. 다만 소설이 연출하고 있는 기묘한 분위기와 SF적 상상력이 제 소임을 다 했는지는 의문이든다. 캐릭터들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평면적이고 그런 인물들이 부닥치며 만들어내는 서사들도 납작하게 눌려있다. 초반부에 너무 힘을 많이 줘서 그런가 후반으로 갈수록 실망만 갖게 되었다. 차라리 스케일이 더 큰 사건이나 반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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