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시크릿 - 레시피를 연마하는 셰프의 삶을 살아라
심은일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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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셰프를 꿈꾼 것은 아니라고 했다. 먹고살려니 해야 했고 많이 하다 보니 제일 잘하는 일이 되었다 했다. 제일 잘하다 보니 그 일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 일이 '평생직업'이 되었다 했다.

저자의 약력은 일반적인 요리사들과 달랐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 무슨 무슨 유명한 요리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다. 특이한 점은 3백 페이지가 넘는 책에 요리사가 썼다고 하기에는 각종 요리 사진이 몇 장 없다. 그만큼 셰프로 살아가는, 살아온 삶에 대하여 할 말이 많다는 것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요리사라는 직함만 빼면 한 인간의 열정과 용기 끊임없는 근성의 결과물이다.
작가의 글은 때론 거칠고 양보가 없다. 욕을 처먹고, 머리가 나쁘고. 인간쓰레기라는 등 웬만한 에세이에서는 보기 드문 단어들을 날것 그대로 쏟아 낸다. 어쩌면 힘겨웠던 젊은 시절 생존을 위해 배워야 했던 고된 삶의 흔적 같다. 그럼에도 셰프가 되고자 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이십 년 넘게 직접 부딪히면 얻은 귀한 경험과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한 번쯤 셰프가 되고 싶은 꿈을 꾸어본 사람들이라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 같다. 무턱대고 덤벼들지도 말고 쉽게 포기하지도 말하면서도 독자들한테 쉽지 않은 길이라고 솔직히 말한다. 셰프는 될 수 있지만 셰프의 삶이랑은 다른 문제인가 보다.
그중에서 훌륭한 셰프의 삶을 살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 중에 '나 자신을 사랑하라'159p 쓰여있는데 결국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끝까지 자신을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은 자기에 대한 사랑이다. 이 책은 셰프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쓰긴 했지만 책안의 내용들은 모든 직업에 통용된다 하겠다. 성실함, 끈기와 도전, 최고를 위한 노력 등 어떤 직업에서든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셰프의 시크릿'이 아니라 '모든 삶의 시크릿'이라 하여도 공감하는데 무리가 없겠다.

지금 삶이 조금 권태롭다면 이 책을 꼼꼼히 보길 권한다. 자꾸만 읽다 보면 내가 너무 대충 사는 거 아닌가라는 반성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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