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 정의와 생명을 지키는 수호신 우리 민속 설화 4
임어진 지음, 오치근 그림 / 도토리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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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 해치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 같아 기대됩니다. 대한민국 고유의 설화와 전설이 앞으로도 많이 책으로 나와서 전통이 세계적으로도 알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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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언제나 내게로 향해 있다 - 어제는 아프고 오늘은 슬픈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 수행 산문집
인현 스님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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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숲 1기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사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서둘러 가지 않아도 되잖아요.
한 생각 내려놓고 빈둥거리며 익숙해지면,
차츰 미래에 대한 불안해서 벗어나 주변을 게으른 눈으로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아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진정 내가 감사해야 하고, 몸 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또렷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 반드시 무엇을 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p.77)


제주 오름으로 가는 길목에 '선래왓'이라는 문패를 달고 매일의 수행을 해가시는 인현 스님의 글이 담긴 책이다. 지금도 길 위에서 정진하시며, 외로움과 차 한잔 나누는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자연을 벗삼아 성찰하며 구도하는 고요한 삶이, 치열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조바심과 걱정을 내려두고 서두르지 않아도, 빈둥거려도, 좀 나태하고 게으르게 살아도 그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한다.

팬데믹 시대에 변화가 더 빨리 다가왔고, 이것이 좀 익숙해질 무렵 다시 위드 코로나라는 더욱 예측하기 힘든 현실에서 나는 개운함과 동시에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책은 조금은 느슨해져도 괜찮다고 한다. 긴장과 초조함을 조금씩 덜어놓으며 나의 길을 걸어가도록 용기를 준다.

그리고 홀로 선 그 길 위에서 자신의 호흡에 맞추어 걸음을 걷기를, 그 길에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며 삶을 이어가도록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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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목욕탕
간다 스미코 지음, 우에가키 아유코 그림, 황국영 옮김 / 북드림아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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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해수욕을 즐겼던 찰이와 떡이가 이번에는 목욕탕에 갑니다!

간다 스미코와 우에가키 아유코 작가가 그려낸 찰떡들의 상냥하고 해맑은 표정이 볼때마다 너무나 마음에 들어요. (작가님은 첫 편에 이어 이번에도 떡을 물에 담그시는군요^^) 떡이 물에 들어간다는 색다른 발상 덕에 저도 아이도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찰이와 떡이가 목욕탕에 가기 위해 제대로 준비를 한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유카타에 목도리를 둘러메고, 게타를 신고, 목욕바구니를 하나씩 챙겨들고 옛날의 그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목욕탕에 들어가요.


채소는 500원, 초밥이 1000원, 찰떡은 100원으로 이용요금에 차이가 있네요. 벽에 붙여진 동네 상점 광고, 명화 상영관의 포스터, 벽보까지도 하나같이 귀엽고, 재미있는 문구라 상상하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아이와 찬찬히 읽어가며 이야기 나누기도 좋았어요.

옛날 저울식 체중계, 옷바구니, 밸브식 수도꼭지도 정겹네요. 세세한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그려져서 천천히 하나하나 보는 즐거움이 있는 그림책이에요.


간장 퐁당 족욕탕, 콩고물 찜질방, 토스터 사우나, 모둠 전골탕 같이 딱 맞아떨어지는 네이밍에 미소가 절로 나와요. 이곳에서 야채, 경단, 해산물, 빵이 어우러져 다양한 방식으로 목욕을 즐깁니다.

그런데 몇몇 친구들은 매너를 지키지 않네요. 공동으로 이용하는 목욕탕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자기만 오래 사용하는 등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요.


찰이와 떡이는 마지막 모둠 전골탕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즐깁니다. 먼저 탕속에 있던 가리비와 표고버섯 같은 친구들이 냄비 모양의 탕에서 찰떡을 반기네요. 처음에 네모 반듯했던 찰떡이 목욕탕의 열기와 뜨끈한 물에 불어서 머리부분이 부풀어오르고 데워져가는 모습도 재미있어요.

저는 목욕탕 그림책을 보았을 뿐인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식욕이 돋네요. 음식을 소재로 한 유쾌하고 즐거운 이 목욕 그림책 덕분에 아이도 식재료에 흥미를 가지고, 목욕도 더 즐거워하게 되었네요.

책 초반에 매표소 무아저씨가 읽던 채소 신문에 나온 '오배추 씨'도 목욕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아이와 함께 목욕하는 모습도 그려져있어 보기 좋았네요.

무엇보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안마의자에 덜덜 거리며 앉아서 ''음, 시원하다!'는 떡이가 너무나도 제 모습 같아서 웃음이 났답니다.


아침저녁으로 차가워진 날씨에 목욕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비록 코로나로 대중목욕탕을 가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 책을 보며 마치 목욕을 한 것처럼 따뜻해진 기분이에요. 찰이와 떡이처럼 따끈따끈 목욕탕에서 그동안의 피로를 풀고 싶네요.

ㅡ북드림아이 서평단으로 도서제공을 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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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최민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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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보고 있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위로를 그려냈던 최민지 작가의 #나를봐 이번 신간 역시 어린이들이 가진 마음의 빈 공간을 부드럽게 만져주고, 포근히 안아주는 책이다. '보는 것'이라는 행위는 사람을 이해하고 친밀감을 가지게 하는 시작이다.

- 자세히 보고 오래 들여다 보기
소녀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친구가 된다. 초록 원피스를 입은 눈이 큰 소녀와 무표정한 얼굴에 주황 티셔츠를 입은 소녀의 우정은 '풀꽃'의 나태주 시인의 시어처럼 자세히 보고, 오랜 시간을 들여 보는 것으로 더 깊어진다.
얼핏 보고, 멀리서 보았을 때는 오해할 수도 있는 표정과 행동이지만 자세히, 오래 보아온 사람은 그 속에서 꾸미거나 포장되지 않은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 바라봄의 시간들이 쌓여 다른 사람은 모르고 지나친 부분까지도 보게 된다.

- 차마 보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이끌어 내어주기
"눈을 감아도 괜찮아. 용기가 생길 때까지."
상대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어린 관찰은 친구의 표현하지 못한 어려움도 알게 해준다.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고 보이게 된다. 맞닥뜨린 현실을 보기 힘들어 하는 친구가 용기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주고, 친구의 손을 잡고 넓은 세상의 밝은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도 있게 한다.

-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
마주 보고, 함께 보는 과정을 통해서 고립감과 외로웠던 순간들이 치유된다. 서로 잡은 손의 온기와 마주보는 시선은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해준다.

#나를봐 를 읽기 전에는 가정보육 중인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서 교우관계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아이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우정이 어떤 것인지 느끼고, 관계를 맺어보고 손 내밀어볼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친구 사귀는 것이 어렵지 않음을, 스스로도 멋진 친구가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한 아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자신의 내면의 힘을 보게 된 것이다.

#최민지작가 #창비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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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쉰네 레아 지음, 스티안 홀레 그림, 김상열 옮김 / 북뱅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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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이가 들어, 쇠약해져 가고, 일생을 바쳐 매일같이 하던 일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그 때는 자신뿐아니라 주변의 사람도 그의 마지막을 예감하게 된다.

노르웨이 작가 스티안 홀레는 그림책 #너와내가 에서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예감한 소녀의 마음을 강렬하고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죽음이라는 불안을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이 진지하게 전해진다.

ㅡ바다 저편으로 이사

소녀는 죽음을 '바다 저편으로 이사'가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 소녀는 남동생에게 그 이사는 너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라 잘 가라는 말도 전할 틈이 없이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넓은 바다를 건너기에 그들은 너무 어리고, 그 바다를 건널만큼 큰 배도 그들에게는 없다.

바닷가 마을에서 노 젓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생계를 꾸려오신 할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바다로 나간다. 어쩌면 이것이 할아버지와 마지막 항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슬픈 예감 때문에 소녀는 바다에 나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아이들은 노를 저어 할아버지가 평생을 보낸 그 바다로 동행한다.

ㅡ섬이 되어 머무는 기억들

 "네가 노를 젓는 동안 섬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할 거야. 친구들 또한 그렇단다."

처음 할아버지가 보여주는 것은 섬들이다. 이 섬은 사람들의 얼굴로 그려져있다. 그들을 먼저 떠난 사람들의 그리운 얼굴일 것이다. 섬 중에는 할머니의 얼굴도 있다. 

어쩌면 이 섬들 중에는 아이들의 아빠, 엄마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떠나간 그들은 섬이 되어 남은 사람들의 생활 터전을 지키고 있는 듯 하다.

ㅡ빛을 밝히며 승선하는 삶

인생의 항로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배에서 램프를 밝히고 있다. 소녀 또한 배에 앉아서 주어진 삶의 항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ㅡ인생이라는 배의 선장 역할

선장이라는 뜻의 캅테이넨은 이들이 먹이를 챙겨주고 교감을 가진 물개이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편찮으신 후부터는 먹이를 주러 갈 수 없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소녀의 걱정과는 달리, 말놀이 중 동생의 단어 선택처럼 물개는 '난관을 극복하여' (클라레) 북쪽 바다의 차가운 바다 환경에서도 잘 살아 남았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이것은 마치 둘만 남게 될 이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보살핌과 도움으로 성장하여, 어느 순간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없을 때에도 자신만의 배에서 노를 저으며 스스로의 삶을 살아낼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너와 내가>는 반드시 겪을 수 밖에 없지만 꺼내기 불편했던, 꼭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그림책이다. '너와 내가'는 할아버지와 소녀가 너와 내가 되어 더이상 피하지 말고, 직면해야 할 이야기를 표현하는 의미의 제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환상적이고 추상적인 그림들이 쉰네 레아의 글을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고, 책을 펼칠 때 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이야기의 깊이도 깊어짐을 느꼈다. 책을 덮을 때쯤 독자는 상실을 받아들인 소녀처럼 '멋지고 빛이 나'는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북뱅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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