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 - 다수 지배와 소수 보호의 균형을 위한 정치제도 설계 정치연구총서 1
문우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

문우진/버니온더문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인 때에는 두 명이상의 조직이나 그룹 속에서 의사결정을 다수결로 결정하거나, 제비뽑기 따위로 결정했음이다. 이견도 이의도 없이 단순하고 확실했다. 소수의 불만이 있을 틈이 없었을터다.

지금은 먹고 사는 문제는 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리고 이제 소수의 결정도 다수의 결정 못지 않게 중요하므로 어떻게 하면 최소비용으로 모두가 다 만족하는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는 유권자가 정책에 표를 던지는 것이 아닌 행정적인 절차에 의해 선별된 대표자들에게 표를 던져서 선출하고 선출된 자들에게 정책을 맡기는 시스템이다. 모든 사람의 의사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오늘날에 사용 중인 효율적인 정치제도임은 반박하기 어렵다.

저자는 정치와 경제의 특성을 비교하면서 정치라는 개념설명을 최대한 쉽게 풀어나가려 노력했다. 나같은 독자는 정치에 대해 진일보한 지식을 얻었을 터이다. 인터넷에서 검색도 좋지만 이렇게 책 한 권 읽는 것이 도움이 더 된다고 본다.

대통령제, 의회제와 같은 제도들의 정의를 설명하며 우리나라 정치제도는 어떤 것을 채택했고 정치이론가나 전문가들이 볼 때 기준으로 분야별로 평점을 매겨 국내가 채택한 정치노선이 타당한지 평가도 했다.

본문에 실효정당의 수를 수치화하기 위해 득표집중도나 득표율, 의석집중도 등 수학공식을 소개해서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글로 된 설명을 읽어보면 이해는 갈 수 있게 해두었다. 저자가 정치학전공자가 아니라면 수식까지는 게재하진 않았겠지만 오히려 일부 독자들을 위해 눈으로 볼 수 있게 공식을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 될수 있을 거 같다.

대리인에게 정치를 맡기는 대의민주주의제도 내에서 국내 정당이나 의회의 문제점은 시민과 국가간의 연계를 돈독히 하지못하고 오히려 정치갈등, 정치양극화나 조장하는 엘리트집단으로 구성된 당파사이 경쟁의 장으로서의 기능뿐이라니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다시 꼬집어주니 그 현실이 뼈아프다.

개인적으로 정치관련내용에 난해한 점이 많아서 어학과 경제 동시전공자인 서평자에게는 정치전공을 하지 않은 이유를 다시 알게 된 계기도 됐지만 정치에 대한 용어가 어느정도 정리가 되는데 도움을 준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헨리 마시/이현주
더 퀘스트

'나이가 들수록 젊었을 때완 다른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신경외과의사의 은퇴를 맛보고 전립선 암을 투병중인 노년을 보내는 한 의사의 이야기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위중한 환자부터 죽지 않아도 수술의 성공여부에 따라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는 환자들을 지켜보고 상담하고 치료해온 외과의에서 이제는 자신이 전립선암에 걸려서 과거에 자신이 군림해왔던 위치가 아닌 반대로 의사나 간호사의 말에 좌우되는 초라한 환자가 되어버렸다. 그런 저자는 어떤 마음으로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 바뀌어버린 일상을 마주하고 있는 일종의 푸념도 되고 자기를 성찰해 보는 생의 마지막인 죽음을 안연히 맞이하기 위한 수기 같기도 하다.

우리의 삶이 멋진 이유중에 하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여유와 의지다. 그 시기가 팔팔할 때나 죽음에 임박할 때나 상관없이 말이다. 내 손으로 손수 그림엽서를 그리고 만들어 손녀딸에게 주거나 과거에 딸이 어렸을 때 선물로 주려고 틈틈이 다양한 재료로 만든 인형의 집을 리모델링해서 손녀딸에게 다시 주려는 여유로운 행동은 암이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간에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죽음 앞에서는 과거에 외도하고 이혼한 후에 재혼했었던 자신도 쓸거리로 삼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첫번째 아내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인다.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숨길만 한 사실고 도마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용기에 의미를 두고 싶다.

한 일본의 과학자가 게놈을 변형하여 오래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냈을때 저자는 죽고 싶지 않다는 전제를 내고도 이 연구결과엔 부정적이었다. 병든 몸으로 몇십년을 더 산다고 달라질 것이 있겠냐고 말이다.

의사로서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요령도 알려주고 (진단결과에 대한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대답 및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제스처 - 의사에 대한 신뢰형성 및 수술후 잘못된 결과에 대한 연막) 본인의 실수로 수술이 잘못된 경우 의사로서 보호자를 마주해야 할 곤혹감과 과오에 대한 솔직한 발언은 덤덤하게 적었는데 이런 점은 의료에 남은 생을 맡긴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는 과연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하는게 맞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러나 저자도 그런 사실을 알고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현실이 우스꽝스럽다.

우크라이나에서 오래 일한 탓에 현재 지인이 한가득있는 전쟁중인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우크라이나를 할수 있는 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이 인간적이었다.

관조적인 시선으로 남아 있는 삶을 바라보는 책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의 짧은 서평을 마친다. 강력한 무덤덤함과 용기를 무기로 삶을 버티어낸 한 은퇴신경외과의사의 수기를 한번쯤 접해보시길 권한다. (저자는 수치가 좋아져서 지금은 괜찮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마음 이용약관
케이시 지음 / 플랜비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내 마음 이용약관

케이시/플랜비

누구든지 나의 사용 설명서는 구구절절 각자의 마음 이용약관에 잘 나와 있을터다. 그러나 약관에 있는 깨알같은 설명까지 꼼꼼히 보지 않는다. (보통사람은 다 그럴터인데) 약관을 꼼꼼히 보지 않은 탓에 사소한 것부터 다소 중요한 것까지 실수를 연신 저지르고 있다며 재치넘치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에세이 <내마음 이용약관>이다.

본문 중 '모든 것은 흐른다' 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멋있었다. 예를 들면, 대지와 대지사이에 강물이 흐르듯이. 다른 추상적인 개념들을 가지고 사유해보면, 과거와 미래 사이엔 현재가 흐른다. 탄생과 죽음사이엔 삶이 흐른다. 그리고 나와 책 사이에는 몰입이 흐른다. 우리가 아무리 고난 가운데에 있더 하더라도 흐르는 세월의 너머에는 결실이 있다. 힘겨운 나의 인생은 그렇게 극복이 되는 것이다. 책 전반에 반복해서 희망의 멘트를 하는 이유는 작가 자신의 프로필에 말하듯 불안, 두려움, 우울감이 자신을 얽어매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로 독자를 환기시켜주는 것 같았다.

이렇게 비인기의, 비주류의 작가의 글을 관심갖고 택해주신 출판사에 감개무량해하며, 작가가 혼자서 표지도 삽화도 다 제작하는 허접한 책을 황송히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단다. 이런 농담같은 진심이 담긴(?) 말에는 참신한 엉뚱함이 묻어나와 진짜 웃음이 났다. 그러나 돌려서 생각해보면 작가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직접 표지도 만들고 삽화도 넣는것은 꽤 멋진 일일수도 있겠지 싶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의 간단한 소개만 봤을때 책분량 이 짧으면서도 여러 비유적이며 우회적인 표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마음에 들었고 내 취향에 딱 맞는 책이었다. 심심하면서 재밌는 책을 찾는다면 한번쯤 이 책을 아무생각 없이 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드리며 짧은 서평을 마무리할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리·화학 대백과사전 - 시험, 생활, 교양 상식으로 나눠서 배우는
사와 노부유키 지음, 장희건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리•화학 대백과사전

사와 노부유키 지음/장희건 옮김
동양북스

물리•화학은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했지만 제대로 원리와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복할 수 없는 과목이었고, 웬지 공식은 피하고 싶고 싫어하는 본인은 두 과목은 바닥까지 성적을 찍었다. 지금에와서야 전기기능사도 관심을 두고 이번에 책도 보게 되었는데 아직은 낯설기만하다. 그러나 이 책은 다양한 이론과 원리를 설명만 하는것이 아니라 각 챕터마다 일반교양수준선, 수험생선, 실용적인 선으로 나눠 별표로 중요도를 정해서 읽게끔해서 편리하다.


전자기유도이 법칙을 발견한 패러데이는 오늘날 전기의 기반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준 현대인들의 은인이다. 전류에 의해 형성된 자기장(우리가 사는 지구도 자체적으로 전류가 흐르므로 자기장이 형성되어 나침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에 자석을 지나게 하면 유도기전력(전압)이 생긴다는 법칙이다. 패러데이 전에도 유사한 실험이 있었지만 분명하게 실험으로 증명한 것은 패러데이였다고.

무기화학물질(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물질, 반대는 유기화학물질이라 함. 과거에는 생물의 몸과 관련되면 유기, 관련이 없으면 무기로 구분)은 종류에 따라 보관방법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했다. 어떤 물질은 유리를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야 하며, 어떤 것은 공기중에 반응하여 발화하거나 부식되어서 물속이나 석유에 보관해야 하는 것이다.

직류에서 교류로, 교류에서 직류로 변환되는 용어를 인버터, 컨버터라고 하는 것, 콘덴서는 전하를 저장한다는 뜻으로 티타늄이 가장 효율이 좋다는 점, 단열재에서는 공기가 가장 열전달이 더디므로 절연체 두개 사이에 공간을 두어 공기층을 두면 보온효과가 좋다는 점 등도 책을 통해 잘 배웠다.

문과계열의 분들에게 또는 마냥 물리나 화학이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간극을 이 책을 통해서 줄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별표에 상관없이 설명을 다 잘해주어서 재밌게 보시면 될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눈치가 보이고, 신경이 쓰일까? - 서툴러서 두려운 십 대를 위한 사회 심리 교실
양곤성 지음 / 팜파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왜 눈치가 보이고, 신경이 쓰일까?

양곤성/팜파스

여러 측면에서 조심스럽고 예민할 시기인 십대에게 용기를 주려는 현직 선생님의 자상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단순히 '힘내 아무개야!'가 아니고 심리적 관점에서 볼 때 어떻다는 설명과 재밌는 심리실험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간접적으로 용기를 건네는 좋은 책이다.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심리실험에서 증명한다. 내가 좀 촌스럽고 튀는 디자인의 옷을 입고 사람이 많은 어느 공간에 들어갔다치자. 겨우 25%정도만 촌스러운 옷을 걸친 사람이 방금 있었다고 기억을 한단다.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 반대로 나에 대해서 뭔가를 잘 기억해주는 사람은 나한테 관심이 많은 사람이란 얘기다. 먼저 용기내서 말도 걸고 친근히 대하면 적극적으로 반응해줄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야릇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성적 관심이라기 보다는 착각일 수 있다고 한다. 격렬한 운동을 마침했거나, 긴장감이나 공포심, 두려움에 생기는 경우로 인해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진다. 이런 신체상태에서 어떤 이성과의 소통이 있었다면 우리 뇌는 상대방을 좋아하고 있다는 감정으로 착각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속단을 하지말고 천천히 감정의 진위를 따져보고 지켜보는것이 현명한 자세이다.

유명하고 매우 끔찍했던 두 가지 심리실험을 소개한다. 심리학자 밀그램은 일반인을 실험대상자로 그들에게 복종을 강요했을때 가능한 복종의 수위를 어느정도 상식선읋 예측했다. 근데 예상과는 달리 무려 65퍼센트가 예상했던 선(복종을 강요받았을 때 살인까지 저지름)을 넘어버렸다. 그것도 울고 괴로워하면서. 도를 넘는 복종에 자의를 가지고 거부하는 사람은 12.5퍼센트뿐이었다(여러분과 나 모두 이 그룹에 속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심리학자 짐바르도도 역시 고등교육을 이수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수와 죄수군을 나누어 역할극 실험을 했는데 양쪽 다 극단적인 상황(고문, 체벌, 가혹행위, 수치심자극 등)으로 갈 때까지 몰입을 너무해버려서 6일 만에 종료됐다(실험지속이 어려운 3명은 중간에 귀가조치). 결과적으로 평범한 인간도 조직이나 분위기에 압도되면 어두운 면이 손쉽게 꺼내어질 수 있고 심지어 잔인한 행동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짐바르도는 '환경이 악마도 만들고 영웅도 만든다'고 말함).

이 책을 단순하게 청소년의 심리 치유 지침서라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사람의 기본 심리를 알고 예측하여 사는 사람이 바른 처세일지 추측해보며 짧은 서평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