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면? - 리빙랩과 사회적 혁신 정치연구총서 2
신상범.조계원 지음 / 버니온더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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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면?

신상범, 조계원/버니온더문

'리빙랩' 은 단어 그대로 살아숨쉬는 연구소, 연구실, 실험실이다. 지역내에 사회문제를 주민참여가 가능하게 하여 열린창구로서 공동으로 만장일치로 해결을 도모하는 것으로 일종의 시민운동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통로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2013년부터 조금씩 올라오지만 아직 완전체는 아니다. 차후에는 유럽의 선진 사례 와 같이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역에 쟁점이 되는 사회문제같은 사안들을 당사자들만이 모여 해결을 모색하면 제3자인 지역주민들은 불만족스러울 것이 자명하니, 지역주민들도 해결과정에 대거 참여를 해준다면 결론은 깔끔하고 참여에 대한 성취감도 있을것 같다.

리빙랩의 한국형 방식과 유럽형 방식이 차이가 확연한데 한국형은 정부 주도로 가는 반면에 유럽형은 지역 개념으로 로컬 안에서 주민들이 일반 민영기업에 지원을 받아 지구촌 탄소 중립 같은 환경 문제도 커버하며 리빙랩 사업을 구축해 나간다. 반면에 한국은 탄소 중립 등의 환경 문제와 같은 큰 사안은 다루지 않고 지역 사회 문제에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도 북촌, 성대골 대전 갑천 등이 리빙렙사업에 시초로 꼽히고 지금 제주, 시흥 등 여러 지역에 다각도로 시행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형 리빙랩에서 있을 수 있는데 지역적인 단위로 움직이고 민간 주도로 하게 되면 순수하게 시민 참여와 활동의 제약이 없고 그렇게 이루어지지만 정부 주도로 갔을 때는 보여주기식이 되거나 예산에 문제나 시민에 참여가 실질적이지 않은 허울만 좋은 케이스들이 있었다. 그래서 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 중심으로 유럽형으로 가는 것이 하나의 목표 이다.

금번에 책은 정치 연구 총서 두 번째로 첫 번째 대의 민주주의와 정치제도에 이은 책이다. 리빙랩에 대해서 그리고 시민의 정치 참여에 대한 좋은 사례와 탄소 중립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으니 1회독 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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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헤이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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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헤이란/사유와공감

까먹이병, 저자가 명명한 치매의 다른 이름이다. 할머니의 마음에 병균이 붙어 기억이 갉아먹히는 병에 걸렸다는 기발한 설명을 딸에게 해주는 엄마(저자)의 애틋한 표현으로 시작되는데 할머니, 엄마, 글쓴이, 글쓴이의 딸 이렇게 네 세대가 한 마을에서(저자말론 300미터이내) 옹기종기 살고 있다. 흔치 않은 풍경이다.

주로 이야기를 주도하는 인물은 가장 손윗대장인 왕할머니다. 손녀를 끔찍이 사랑하고 세심히 살펴주시고 까먹이병(치매)으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이 에세이의 중심되는 히로인이다.

밑줄 그으면서 눈에 들어온 문장은 저자가 병원에서 할머니 증상이 치매같기도 하고 석연치 않아 상담하러 병원에 갔다가 치매에 대한 안내서 를 보는데 발견한 문장이다. 치매는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적인 질환이 아니며, 병증으로 본다는 내용이었다. 어렴풋하게 치매는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현되고 그것도 빈도가 낮지않은 증세인 줄로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깨지는 계기가 됐다.

왕할머니의 살아온 세월을 이루다 말할 수 없지만 이해하려는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서 우리네 잔정들이 많이 묻어나는 가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사랑하지만 때로는 미워하기도 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완고하고 가부장적인 할머니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왜 저러실까 많이 언급도 되고 공감이 된다. 요즘 사회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모습들이지만. 할머니의 삶자체가 우리 한국의 근대 가정의 가부장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근대에 살았던 한국에 여인네들이 이 억눌린 삶을 어떻게 견뎌 오셨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가정에 소홀해질 때가 다분히 있는 요즘은 언택트가 보편화된 시대다. 그럴 때 이 책 한 권을 읽어보면 가정에 대한, 더 자세히 말하면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달래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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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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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이야기

장보람/팜파스

전범재판 편에서는 대한민국이 일제침략의 희생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히 한국인 입장에서 피부로 와닿는 온도가 남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독일, 이탈리아, 일본제국 등 2차 대전의 침략측 나라들을 말함) 중 하나인 독일의 전범재판과 달리 일본의 경우는 침략범죄, 침략음모죄, 전쟁 범죄 이 세가지만 판결이 이뤄지고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재판은 빠졌기에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마루타 생체 실험이나 위안부 문제같은 잔인하고 가혹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통탄할 일이다. 반인도적 범죄까지 재판이 치뤄졌다면 아마도 전범자 수가 수천 명은 됐을 것 같다. 결국 전범국 일본에서 단 24명만이 재판을 받았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야 야스쿠니 신사에서 전범 용사들에게 참배하는 고이즈미나 아소다로 같은 극우파들의 행위가 왜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세일럼의 마녀재판 편을 읽으면 얼마나 사람들의 의심이 무서운지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지옥 그 자체. 무언가 다른 의심스럼 행동을 보이면 바로 마녀라고 당국에 밀고 한다. 잡혀 온 사람은 아무리 마녀가 아니라고 항변을 해도 당시 재판은 한 번 재판 선상에 오르면 번복하지 않고 거의 재판을 스트레이트로 진행시켜서 고문에 의한 자백을 받아 결국 마녀라는 굴레가 씌워진다. 판결 후 화형 등 사형에 처해지는 일이 있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세일럼의 시민들이 자기 이름이 불리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 얼마나 긴장되고 괴로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공권력 남용의 끝을 잘 보여 준 미국 헌정 사상 첫 탄핵의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인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에 대한 내용이 있고, 미란다의 원칙이라고 들어본 적은 있자만 그 유래를 잘 몰랐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녀를 강간한 범인 미란다라는 자가 있었는데(그가 실제 범인이었다), 그가 사건의 진술을 거부했음에도 경찰은 나름의 확보한 증거에 자신하며 용의자 미란다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고 범인으로 확정한다. 이런 외력을 투입하여 강제 자백을 받아내거나 피의자에 최소한 권리마저 부여하지 않는 것을 위법이라 정하고 있다.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 등을 피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라기 보다는 공권력의 공명정대함을 갖추기위한 노력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외에도 존엄사냐 안락사냐, 인종차별 그리고 낙태 등을 주제로 한 재판의 사례도 넉넉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일회독씩은 꼭 해봤으면 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다뤄져있어서 좋았다.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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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미래 - 오래된 집을 순례하다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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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미래

임형남, 노은주/인물과 사상사

집의 미래는 결국 현재와 과거에 달려있다고 보는데, 특이한 점은 두 분이 공동저자로서 부부이시다. 옛 집들을 둘러보며 그 속에서 집의 미래를 발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저자 중 한 분이 말하길 본인은 종교가 없지만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불교에 가깝다했는데 그 이유는 건물로서의 사찰 자체의 위용때문이라고 했다.

사찰편에서 저자는 탐방한 사찰이 매우 많지만 일단 대표적인 삼보사찰을 다루려했던 것같다. 삼보사찰은 법보사찰인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 불보사찰 통도사 등인데 송광사만 책에서 다루지 않고 추가로 부석사, 화엄사를 다루었다. 그리고 건축가라는 저자의 입장에서 자연과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하는 사찰인 내소사, 선운사, 실상사, 무위사 등을 다루었다.

폐사지란 과거에 사찰이었더 자리에 현재는 부분적으로나 아니면 대부분이 소실, 유실된 절터를 말하는데 이 곳들도 몇몇군데를 다루었다. 예를들면 돌기둥 몇기가 잔잔히 남아있는 황룡사지, 몇번씩은 들어본 적있는 미륵사지 같은 곳인데, 비록 폐사지라도 그 기품과 불교의 기상이 남아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터가 비어있음으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깨달음이 있었다고 설하는데 나름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다.

해인사는 법보사찰로 부처님의 말씀을 총 집대성한 팔만대장경이 자리한 곳이다. 유실과 손괴를 우려해 다른 전보다 유독 높은 곳에 두었고 남북으로 창을 잘 내어서 바람의 소통이 잘 되게 해 두어서 경판이 천년이 지나도 온전히 보전되어 온 것이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은 수많은 경판을 보관해야 한다는 연유로 건물자체를 길게 건축하는 대신 깊이가 없어서 당시 건축한 사람이 깊게 보일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적멸보궁이라 하기도 함) 불보사찰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수행할 때 문수보살을 만나 사리, 가사(옷), 손가락뼈 등을 받아 귀국하여 선덕여왕의 명으로 통도사를 창건했고 그 안에 진신사리를 모시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진신사리 자체가 부처님이기 때문에 이 절에만은 불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름이 있는 천년고찰들은 남부지역인 전라도, 경상도에 대체로 포진되어있음은 불교가 백제와 신라에서 성행한 연유가 아닐까싶다. 사찰위치가 경기도 정도면 정말 좋은데 서울에 사는 바람에 거리가 제법 있어 사찰들을 답방함이 쉽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다. 전반부에는 도산서원을 비롯한 각종 서원들과 고택들을 소개하니 건축가부부의 의미있는 옛집방문기를 일회독씩 해본다면 다녀온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제공해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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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왜 오징어 게임을 죽였을까? - 4일 만에 이해하는 IT 지식
조성호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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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는 왜 오징어게임을 죽였을까?

조성호/생능북스

'오징어게임을 죽인 스티브잡스' 라는 제목은 나름 기발했고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했다. 이유인즉슨 스티브잡스가 개발한 최초의 PC '애플2'가 보급되면서 아이들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필드에서 즐겼던 구슬치기, 뽑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는 뒤로하게 되고 PC라는 녀석을 통해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려고 어느순간부터 방에 제 몸이 묶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오징어게임을 사장시킨 장본인이 바로 스티브잡스가 되는 셈이다. 이번에 스티브잡스가 PC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치 시대의 조류를 바꿔버린 현대판 신으로 생각까지 하며 그를 다시 보게 됐다.

컴퓨터 편에서는 다소 어렵고 난해했던 컴퓨터와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 예를 들면 헤르츠, 버퍼, 메인보드, 임베디드시스템, CPU, 버스, 캐시, 메모리, ROM, RAM, AP등과 같은 용어들을 일상생활을 예로 들어서 아주 쉽게 설명을 해두었다. 음식을 빗대어 주로 설명했는데 마침 배고파서 그랬는가 이해가 너무 쉽게 되었다.

반도체의 강자 삼성이 애플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파운드리라고 불리는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탁월해도 반도체개발에는 미진한데 비해 개발을 위주로 하고 생산은 위탁으로만 하는 애플에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매출액 대비 순수익 비율이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자체플랫폼에, AP(스마트폰의 CPU)를 개발한 애플은 개발수익, 기기판매 수익에다가 삼성과 달리 자체플랫폼까지해서 이중으로 수익을 내는 점이 탁월하였다. 이제 삼성도 개발만 생산못지 않게 따라간다면 새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해본다.

인공지능에서 기계학습으로 더 나아가 딥러닝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제공한다. 인공지능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딥러닝을 통해 더 깊이 가능해졌으며 그 결과가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이다.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바둑고수 수천명과 싸워 이긴 데이터로 인간계 최고의 고수 이세돌을 이겼다. 인공지능은 보드게임에서 더 나아가, 글쓰기, 작곡하기, 그림그리기, 자연어로 외국어 번역하기, 단 두달 만에 회원 1억명을 모은 챗GPT로 정보제공하기 등 무궁무진한 AI의 잠재력에 두려움이 생길 정도이다.

파이썬이라는 컴퓨터언어가 현재까지 언어 중에 사용자가 운용하기 가장 쉽고 사용자가 많아질 거라는 설명이 자주 나와서 저자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대세가 될거 같다. 한편 애플의 인터페이스가 오늘날 스마트한 시대에 맞춰 타사에 비해 얼마나 기능이 효율적인지 극찬이 이어진다. 애플에 대해서 다시보게 되는 부분이다.

어려운 컴퓨터 내, 외부의 용어들을 모두 쉽게 정리한 매우 유용한 책이다. 꼭 1회독씩 해보시길 권해드린다. 이 책을 제공해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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