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말모이,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일옥 지음, 김옥재 그림 / 스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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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말모이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일옥,김옥재/스푼북

말모이는 전국적으로 각 지방마다 사용하는 지방고유어를 대대적으로 모아 조선어사전을 만들고자했던 많은 국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운동이다. 개방적인 성격이 아닌 일제식민지 때인지라 조선어말살정책으로 조선어사용금지 등 일본의 무모한 식민계획을 피하여 음지에서 행해졌어야해서 작전명이 말모이였고 말을 모은다란 뜻을 담고 있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주시경선생을 비롯하여 독립신문의 서재필, 이극우 정태진같은 분들이 등장하여 당시 조선어학회를 이끌어오셨다. 조선어학회는 지금의 명칭이 생기기까지 변천사가 있어왔는데 시초에는 국어연구학회부터 조선언문회-조선어연구회-조선어학회 순으로 참고로 알아두면 좋을거 같다. 명칭을 잘 모르면 서로 다른 곳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이라든가 10년만에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규정집 간행한 것이나 조선말 큰 사전 발간을 일궈낸 우리 앞세대분들의 노고에 박수와 존경심을 보내드린다.

이 책은 글, 그림을 각각 다른 분이 해주셨고 쉽게 잘 구성되어 금새 독파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다가 이승만 대통령이 뜬금없이 한글을 간소화하라는 시대를 역행하는 어이없는 지시와 록펠러재단이 조선어학회에 후원하는 성금을 받지 못하게 한 처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로 이승만이 정치가로서가 아니라 과연 인간적으로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면서 참 아쉬웠음을 느낀다.

말모이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이 책과 함께 섭렵한다면 더욱 감동적인 시간이 될것 같다. 꼭 일회독씩 해보시길 추천드리며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려는 지식인들의 자존심을 보고 용기를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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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나가게 하라 -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
박영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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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나가게 하라

박영규/청림출판

노자의 도덕경을 연구한 저자는 여덟가지의 주제로 나눠서 도덕경의 경구를 소개한다. 그 여덟가지는 담(담담함), 단(단순함), 사(덜어냄), 리(버린후 취함), 겸(겸손함), 검(소박함), 서(서서히이룸), 단(끈어냄) 등이다. 주제를 나눠 설명하니까 시도가 좋았고 독자들도 도덕경의 경구를 주제와 비교하면 본다면 이해하기가 쉬울것 같다.

도덕경을 읽다가 '비운다'는 내용에서 생각이 난 것은 유불선을 통달한 지금은 열반에 드신 탄허스님의 말씀이었다. 말씀인즉슨, 비어 있음 즉 공은 비어 있기에 만물을 능히 담을 수 있다. 그래서 허공(빔)이라고 불리는 하늘은 능히 만물을 품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공(빔)이 가장 큰 경지다. 불교에서 말하는 뜻이 도덕경의 '무위'이 다르지 않고 통하고 있다.

대단한 말씀이 많지만 그 중에도 더 대단했던 말씀은 '함이 없으면 하지못함이 없으며, 천하를 얻고자 하면 일 없음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계속 곱씹고 있는 말씀이며 되뇌이면서 묵상을 하는 중이다. 이렇게 동양고전을 읽으면 이런 소소한 즐거움과 깨달음이 있음을 선물로 여겨도 좋겠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저 지나가게 하라'는 도덕경을 한 마디로 요약한 저자가 고심하면서 쓴 한 문장일 것이다. 나도 도덕경을 보고 한 문장으로 무엇을 말해보면 좋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애쓰지 말아라.' 라는 문장이 선뜻 떠오른다. 어떤 분이 매일 채근담을 필사하셔서 그 분 통해 어깨넘어 읽고 있은지 한 달이 넘어간다. 도덕경의 추구하는 바와 큰 뜻은 다르지 않다고 주제넘게 생각해본다. 그 고전에서 하는 이야기는 자연으로부터 나온대로 주제에 맞게 삶을 사는 것이 으뜸임을 자주 언급한다. 우린 너무 바라는 게 많아 무언가 얻기위해 애를 쓰고 무리하여 탈이 난다. 애쓰지 말고 주어지면 감사히 받고, 안주어지면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뜻에서 이 문장을 생각해보았다.

다른 독자분들도 이 책을 통해서 도덕경의 맛을 조금 본 후 촌철살인같은 한 문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일회독씩 해본다면 노자의 도덕경이 이렇구나하며 쉽게 접근하는 기회가 될 것같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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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9호 : 탈성장을 향해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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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9 -탈성장을 향해

한윤정 외/여해와 함께

생태경제학이라는 분야는 같은 경제학이라도 발전과 성장을 꾀하는 연구가 아니다. 현상유지를 추구하고 탈성장을 향한 분야로 볼 수 있다. <바람과 물> 생태전환매거진이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이 환경을 발전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모토를 가진 주제의 잡지이자 하나의 의미있는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 본인은 이 잡지를 처음 접하지만 이번 9호에서는 A4 10장 분량 내외의 칼럼들을 기고한 각양각색의 전문직 종사자분들의 생각을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바다 한 가운데서 무역선이 난파되어 목욕인형 러버덕이 바다에 표류하게 되었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해류를 타고 세계곳곳의 해안가로 당도하였으며 이로써 해류의 흐름 연구가 우연히 이루어지고 세계가 해류를 통해 하나라는 생각이 자리잡힌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페미니스트 경제지리학자 캐서린깁슨과 줄리 그레엄의 비자본주의적인 경제활동을 이야기하며 '공동체경제'를 주창하는데, 첫번째는 개인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상호적인 이해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가 태초부터 설정되어 있기때문에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한계없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무한 경쟁의 경제가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는 경제로 성장이 아니라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상호부조관점으로 살아갈 것이냐는 문제에 초점을 둔다. 즉, 공동체경제는 희생과 배려를 둔 이타적인 관점의 경제라고 봐야겠다.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하고, 더 편하게 삶을 누리고, 더 많이 성장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남기는 사회에 유익한 경종을 울리는 주장이다. 성장을 전혀 안하자는 데 찬성할 순 없어도 이제 성장속도를 늦추는 분위기로, 환경을 서브스트림이 아닌 메인스트림에 두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기존 경제학계에서는 환경경제학이라는 분야는 꾸준히 거론됐는데 발전에 따라 발생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수적인 비용 예를 들면 오수정화시설, 매연저감장치 등에 대한 비용을 매몰비용 이나 외부효과 등으로 이야기했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환경적요인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를 중심으로 환경을 접목하는 이전 수준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자연환경을 주체로 하여 경제를 풀어가는 입장이 바로 생태경제학이다. 이 책에서 풀어가고자 하는 것은 생태경제학을 중점으로 성장을 줄여가자는 입장이다.

다수의 칼럼들이 배울 점이 많고 내용이 알차며 좋은 글들이 많아 한껏 배우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생태경제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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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하는가 -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 순간 100 최고의 안목 시리즈 1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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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하는가

모리야히로시/김양희
동양북스

저자는 연세가 91세나 되신 노교수님인데 글이 고루하거나 전혀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번역도 잘 해주신 탓도 있는 것 같아 옮긴이님께도 감사드린다.

논어는 공자께서 직접 저술한 책이 아닌 공문십철(수많은 중에 손꼽는 10명의 인물) 같은 수제자들이 공자의 사상을 담은 어록을 모아 엮은 책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논어해설집으로 모든 내용을 담기보다 오십의 불안, 오십의 후회, 오십의.. 이런 식의 의미를 나누어 그 의미에 맞는 논어의 내용을 써머리해서 정리하여 진행하고 있다.

설명이 매우 간결하고 깔끔하다. 요새 책읽는 인구수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서인구가 줄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논어의 글과 저자의 느낌이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니 읽기 쉬웁게 해두었다는 느낌이 든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하지 않으셨는데 그건 무의, 무필, 무고, 무아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고,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 없었고, 고집부리지 않았고, 나만 옳다고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전부터 염두해둔 내용인데 다시 나와서 반가웠고 이에 나를 비춰볼 때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이 네가지만 잘 익히고 행동해도 평소에 싸우고 분할 일은 없을것인데 싶다.

두번째는 손무가 저술한 손자병법으로 논어와 같은 방식으로 풀어간다. 개인적으론 손자병법을 처음 접해보는데, 병법이라는 제목답게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가장 유리한 지에 대해 나오며, 현대인에게 적용하면 사회생활에 대처하는 지혜가 손무가 살았던 전쟁이 난무한 춘추전국시대의 난국에 대처하는 지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인도 한편 무기만 없지 거의 전쟁과 같은 사회속에서 버둥거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평소에 우리는 어떤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승산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승산의 '산'은 셈한다는 즉, 계산이라는 뜻을 말한다. 그래서 전쟁의 승리는 철저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계획, 아군의 전쟁준비와 같은 조건이 갖추어진 후에 임해야 한다. 운으로 이기는 전쟁은 절대 없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지휘관들은 모두 이와 동일했을터다. 나도 하루하루 살면서 위기에 봉착해있든 아니든 늘 준비하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논어와 손자병법은 위대한 동양고전서 중에서도 꼽히는 저술이다. 저자의 연륜과 지식의 노익장으로 초보자도 동양고전에 쉽게 다가갈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 책을 일회독씩 꼭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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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 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
피터 버크 지음,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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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피터 버크/예문아카이브

폴리매스는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넘은 박학다식의 전형이랄까 예를들면 물리학자인데 의사이기도 하고 문학에도 정통한 사람, 복수 전공은 기본이고 다수 전공을 마스터한 자, 여러분야에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실력을 가진 자를 폴리매스라고 부른다.

저자의 탁월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존 메이나드 케인스, 레프 톨스토이, 찰스 다윈과 같은 유명한 지식인들 외에도 매우 뛰어났지만 아쉽게도 인지도가 없었던 재야의 인물도 세세히 조사하여 소개해주고 있다는 점인데, 그 점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다수 학습할 수 있다.

'피에르다니엘 위에'라는 사람은 공부할 시간(독서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교신부를 사임하였고, 8000여권의 장서를 소장했으며, 현존하는 최고의 다독가로 불리었다. 그러나 학문이 많은 기여를 했음에도 이름을 알리진 못하여 이류학자로 남았고 저자가 소개를 해주고 있으니 저자의 덕을 본 셈이고, 이 책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다보니 여러가지를 알고 할 수 있는 반면에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시작한 것을 제대로 완성짓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있어 그와 같은 신드롬을 말하는데 폴리매스형 지식인에게 자주 드러나는 단점이다.

18세기에서 19세기초에는 살롱문화가 파리, 베를린, 밀라노,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발달했다. 일반지식인들이 모여 지식을 나누고 드러내는 모임같은 것으로 그 당시 주류문화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살롱이라는 단어가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어서 왜곡된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려는데 타국의 문헌을 참고해야해서 해당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행위는 대단해보인다. 외국어 배우는게 쉬운일은 아니기 때문인데, 기꺼이 언어공부를 병행했다. 그런 면에서 외국어공부를 위한 동기를 만들기 위해 해당나라의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면 학습의지가 대폭 상승될 것 같다.

괴테는 독일의 위대한 작가로만 기억되지만 그는 페르시아 시와 중국 문학 등을 공부하기 위해 여러가지 언어(7개 언어)를 습득했고, 철학(주로 칸트철학인데 의견에 동의하진 않음)에도 관심이 있었으며 지식욕이 남달라서 자연과학분야(해부학, 식물학, 광물학, 광학)에 독창적인 지식을 드러내어 스스로 문학인이 아닌 과학자로 여겼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앝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기도 해서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은 이 책을 읽은 독자의 큰 수혜이다.

아는 사람은 알았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폴리메스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고 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식의 개념이 있을 건데 독서를 통하여서 폴리매스와 같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또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동기를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마음에 드는 분야에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볼 수 있는 앞으로의 개인적인 계획을 세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에 대한 동기, 자신감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1회독 해 보면 매우 좋을 것 같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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