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종교개혁을 이끈 콘텐츠 혁명
박양규 지음 / 들음과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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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박양규/들음과봄

처음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며, "음,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일까?" 라는 사유에 사로잡혀 미궁에 빠진채 고민하다가 책을 한참 읽은 다음에 먹구름에 가려진 제목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책의 부제는 종교개혁을 이끈 콘텐츠혁명이다. 종교개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마르틴 루터 신부이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당시 서민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일이다. 일반 국민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며 거룩해보이던 성직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고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으로 더 구체화 되면서 루터의 친정인 구교에서 피할 수 없는 종교개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루터가 제시한 성경번역서가 대단한 콘텐츠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윌리엄틴데일, 이름으로만 들었던 분이다. 그리스어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신 분으로 루터 외 종교개혁의 또 다른 수장인 위클리프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영어는 조선시대 한글을 언문, 암클이라며 당시 양반들이 비하했던 것처럼 급을 낮게 쳤는데, 영어로 성경이 번역되면서 널리 보급이 되었고 오늘날의 영어의 위상이 이때 만들어진 셈이다. 루터와 틴데일은 당시 국민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므로 종교계의 수직적인 분위기를 수평적으로 만들어서 자칫하면 성직자의 성경적 무지를 무지인 줄 모르고 휘둘려 종속되어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되었으며, 성경이 널리 읽히면서 종교를 떠나서 정서적인 변화도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독일어 성경번역이 독일의 통일을 가져온 중요한 계기 중 하나였다고 얘기할까.

번역이야기 다음으로 화폭에 그려진 작품들에 대한 콘텐츠가 등장한다. 특히 한스 홀바인, 피테르 브뢰헬,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렘브란트 화가 등 훌륭한 명화들을 많이 등장시켜서 본문 내용과 적절한 그림들을 배치시켜서 한껏 풍성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책에 이어서 명화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다양한 화가들의 다양한 명화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이 책의 포스는 남다르다. 책에서 처음 맞이하는 명화인 <사순절과 사육제의 싸움>란 작품은 작가가 수많은 사람을 그려두었고 각인이 하는 행동이 다 다르다. 그림 안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다양한 행동들과 많은 이들이 몰두하고 있어서 소위 '윌리를 찾아라' 책정도는 아니지만 무심코 바라 보게 되는 명화들이 많다.

그 다음에도 조지오웰의 <1984>가 가지는 종교개혁과의 연관성과 세번째 마지막 챕터에서는 존 번연같은 소설가, 헨델같은 음악가, 위에서 언급한 화가들이 제시하는 콘텐츠를 소개한다. 저자 분은 목사이면서 교회교육콘덴츠 제작분야에선 탑이신 분이다. 그런 연유로 교회교육면에서 믿고 보는 책이라 생각이 드니 일회독씩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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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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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나무 생각

시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현대시의 맛을 조금 본 느낌이다. 게다가 장석주작가(시인, 평론가)의 시 평론을 곁들이니 맛깔스러운 잘 차린 한 상을 맛있게 든 느낌이다. 시가 소설이나 인문학과 달랐던 점은 머리로만 읽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내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시를 눈으로 가볍게 훑으면서 그 안에 시인의 감정과 느낌정도를 얻어가는 방향으로 읽으니까 나름대로 시의 느낌을 이해하는 나만의 방식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시평론이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평론 비슷한 무언가를 마음 속으로 떠올려보고 저자의 평론과 비교해 보는것이 사뭇 재미가 있었다.

특히 '비가 수천의 팔을 뻗어 너를 안는다'(이기성의 '포옹')라는 표현은 참 아름다웠다. 비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내리고 있는 비를 뻗는 팔로 비유하니까 괜히 멋드러졌다. 앞으로 비가 올때면 이 문장이 떠오를 것 같다.

국수집 간판이 왜 없느냐 물으니 국수발을 걸어놓으면 되지 간판이 따로 필요하느냐고 하는 말(정진규의 '옛날국수가게')을 들어본 적 있었나.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참 정겨운 표현이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하는 말을 시적인 표현으로 재생산하면 평범함이 더이상 평범하지 않게 되고 보편적이지 않은 문학이 된다. 오직 시를 읽을 때만 아름다운 시어들에 둘러싸여 이런 보편적이지 않은 감정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는 곧 시의 매력이다.

책의 초반부에 시가 나에게 찾아왔다고 하는데 시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총 30여편의 시가 책 안에 고이 소장되어 있다. 시 특성상 연결되어 있지 않으니 브라더들은 선호하는 내용의 시를 먼저 초이스하고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시에 한번 푹 빠져서 가을을 나시려는 분 있니요. 이 책을 1회독씩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우수에 젖는 시간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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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0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詩는 영혼의 비타민이자, 마음을 울리는 무기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이 도서 찜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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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슈테판츠바이크/이화북스

당시 프로이센, 러시아와 함께 폴란드를 분할통치할 정도의 강대국인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여제의 딸이라는 고명한 신분을 가진 평범한 소녀가 프랑스의 왕세자비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들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고 미궁에 빠져버릴 듯하다. 한편, 어떤 예측도 빗나가게 할 만한 스토리가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걸출한 작가가 가진 마이더스의 손으로 써내려져 간다.

작가의 사상이 농후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는 픽션형식을 빌어왔다고 해도 역사적 사실을 근거한 당시 프랑스의 국왕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시대의 치리는 무모하다 못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설마 일개 지역도 아닌 한나라의 왕과 왕비라는 자들이 실제로 이정도까지 했을까? 무뇌인들 아닐까? 그 남편인 루이 16세는 제멋대로인 왕비를 언제까지 놔두고 방치할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 같다. 맞지 않아도 너무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것은 마리 앙투아네트 본인에게도 프랑스의 왕비라는 엄청나게 부담스런 지위에게도 양쪽 다 불행한 일이었다. 만약 이 비극에 신의 개입이 있었다면 신의 장난이 정도를 넘었다고 할까? 해당 지위에 걸맞는 재목이 안되는 사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에 벌어지는 비극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그나마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작가의 손으로 지금 우리에게 온전히 가감없이 당시상황이 잘 전해져서 고마운 마음이다. 읽는 것이 다소 불편했지만서도 인간의 숙명 그리고 소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역사를 통한 교훈을 얻게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인 저자는 자기 손으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출신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솔직히 그려내는 것이 아픈 손가락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결국 숙명이고 누군가 해도 해야할 일이었다는 생각이 한편으론 들었다. 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고인인 마리 앙투아네트에게도 뛰어난 작가에게 자신의 공과 과가 표현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잡고 있었던 국왕과 왕비는 운명의 장난인지 권세를 복권하려는 주도면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실낱같은 희망도 다 내팽개쳐진 채 프랑스 절대 군주제의 마지막 왕으로 기록된다. 끝까지 꼿꼿하게 의연함을 지켰던 왕비와 너무나도 자포자기하고 있으나 애써 태연한 척하는 왕의 행동은 체면과 자존심 지키기 끝판왕인 왕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두 사람이 마지막을 비굴하게 마치지는 않았으며 왕가의 위엄을 지키며 덤덤히 기요틴에 이슬로 사라졌다. 프랑스혁명의 중심에 공화당도 나름 시민의 대표로 심판할 명분이 있도라도 그들 역시 권력에 취해 부패해가고 있기에 프랑스 혁명자체에 존경심도 권위조차 아까울 지경이다.

그 누구라도 루이16세나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최고의 자리에 있다가 대역죄인으로 몰릴 때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합스부르크왕가에서 가엾은 딸을 프랑스 황태자에 시집 보낸일)가 일을 여기까지 몰고 왔다. 무엇이든지 중대한 자리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개 든다. 저자의 세밀한 서사로 프랑스 마지막 왕정 마리앙투아네트의 일대기를 잘 읽었고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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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디스럽션 X - 초일류 기업을 위협하는 최강 라이벌
추동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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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머스크 디스럽션X

추동훈/매일경제신문사

신문기자인 저자는 코로나19 발발무렵 미국에 특파되어 현장에서 취재해온 발자취를 철저히 기자의 직업특성상 사실에 근거하여 일론머스크의 사업을 설명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픽션보다 논픽션을 좋아하기에 이런 시사적인 내용이 좋았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중국전기차 BYD(비야디)가 중국이란 최다수요처라는 물량공세와 정부보조금 적극도움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가져온 적도 있다. 그리고 자국내 제조사 포드도 전기차생산과 배터리 자체 생산까지 맹추격을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역시 테슬라는 독보적 기술인 슈퍼차저를 보유하고 있고 이는 차량충전을 초고속으로 15분정도의 충전으로 배터리전량의 50퍼센트를 채워버리고 200킬로 이상을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테슬라차량만 충전가능하다. 근데 신의 한수로 이 슈퍼차저라는 독점적 기술을 리눅스처럼 오픈소스로 바꿨는데 오히려 타사차량들도 초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는 테슬라의 판매량이 예전같지 않아 슈퍼차저스테이션을 광범위하게 늘려서 충전소에서 나오는 마진을 취하고 충전시 차량데이터도 얻는 등의 고육지책을 쓴 것 같다.

앞으로는 2035년부터 EU(유럽연합)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전면금지라고 못박아두었고 2030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제조사도 있는 실정이라 세계적인 추세인 탄소중립을 위해 2035년 기점으로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책 속에는 짤막하게나마 휴머노이드로봇 테슬라 봇 이야기, 스페이스X 이야기, 트위터인수 후 X로 상호를 바꾼 이야기 등이 나와있어서 재밌게 볼 수 있다.

일론머스크의 테슬라는 자율주행시스템의 독보적 기술력을 가졌으나 엔비디아의 AI전용 고성능반도체에 의존하다 이제는 6배나 성능이 뛰어나고 자체개발한 D1칩으로 대체해버리기 시작했다. 이 슈퍼칩으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도조(유도도장이라는 일본어)를 만들 것이고, 휴머노이드로봇 옵티머스를 업그레이드 시킨다. 머스크의 사업방향은 인공일반지능(AGI)을 추구하며 이는 보편적으로 상용화시킨다는 용어인듯 하다.
얼마 전 테슬라가 인수한 SNS 플랫폼인 트위터가 아닌 X를 슈퍼앱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차후에는 탈전기차 후 우주산업으로 갈 전망이라고 한다. 이처럼 일론머스크는 다른 웬만한 기업들이 경쟁조차, 비교조차 안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으로는 착한AI를 개발해 나간다는데 발전 방향이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해진다. 바야흐로 스티브잡스에서 일론머스크 중심으로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 한국의 최첨단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매일경제신문사 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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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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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생활자

황보름/열림원

황보름의 인지도가 많았던 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 이번 '단순생활자'가 처음읽는 그의 글이고 첫 에세이다. 기회가 되면 개인적으로 공감대가 빈번했던 그의 다른 글도 봐야할 것 같다. 홀로 사는 것에 대한 예찬이 있었는데, 아마도 혼밥, 혼술 좋아하고 혼자있는 시간 좋아하는 내성적인간형의 전형이시라면 극공감하시며 읽을 수 있을것 같다. 무엇보다 공감대형성의 백미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작가는 어떤 삶을 사는지의 히스토리였던것 같다. 아는 사람도 없고 작가를 글로만 접하는 그저 보통사람인 나는 작가의 삶까지 관심을 갖지는 못했다. 하지만 글 속에서라도 작가의 취향을 충분히 느껴볼 수도, 아니 짐작할 수는 있어서 그정도로 됐다고 생각했지만 이 에세이는 픽션이 아니라서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라 사뭇 다가오는 감정의 온도가 달라서 그런지 짐작할 필요없이 그냥 받아들이면 되어 에세이 특성상 갠취향적으로 좀 밋밋한 느낌이 있었다.

작가가 되긴 쉬워도(물론 어렵지만 후자에 나오는 것에 비해서는) 작가로 남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책에서 예시로 들긴 했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작가 오르한 파묵, 수상록의 몽테뉴도 혼자있는 시간 위주의 삶이였으며, 그들이외에도 작가들이란 글을 쓰는 일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감내하는 어떤 의미로 전사들인 것이다. 그것도 가장 어려운 상대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따박따박 꽂히는 수천권의 인세에 해당하는 월급이란 목돈을 포기하면서 글에 매달리는 것은 혼자있는 시간이 글쓰는 시간이 오롯이 좋아서, 즐겨서라고 밖에 설명하지 못할것 같다.

책을 통해서 소소히 배웠던 점(작가를 통해 배웠던 점)은 자기 자신이 선호하는 환경과 일은 제각각이겠지만 작가가 아니어도, 어떤 직업이라도 사람의 눈치와 시선을 보지 않고 꿋꿋이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인생, 후회하지 않는 인생이 아닐까싶다. 좋은 책을 제공해주시고 표지다음 첫페이지에 친필사인까지 곁들여주신 황보름작가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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