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 부장
채희용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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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월급쟁이로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노후 준비는 커녕 하루살이인 양 월급만 기대어서 사는 한 사람으로서 마음은 그 만큼 초조해 지기 마련이다. "20억 리치 워커" 라는 문구만 보아도 어떻게?, 어떤 특별한 재주나 방법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솟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저자 채 부장은 만 40세에 그 꿈을 일구어 내었고 재테크에 재테크를 거듭한 결과물로 어느 덧 리치 워커로서의 비결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첫째가 실력이다. 부동산, 주식, 연금, 말로만 듣던 것을 자신만의 절실함으로 노력하다 보면 어느 새 돈이 돈을 만들어 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우선, 준비 단계에서 부터 왜 20억 이라고 정해 놓은 것인지, 그리고 그 돈을 향해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지 부터 시작하여 누구나 들어 본 방식, 부동산과 주식, 그리고 연금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종류를 본다면 다른 재테크 책들과 거의 차별되는 점은 없는 것 같으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종자돈으로 모으기 까지 자신의 경험을 덧대어 실현가능함을 강조하였고, 갑자기 나타난 숫자 개념인 20억으로서가 아니라 그 정도 선상까지 두어야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목표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2인 가족이면 10억 정도로 두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 보다 더 적게 잡는다 치면 그다지 무리일 것 같지는 않은 숫자로 보여지게도 한다. 독자로서는 허무 맹랑한 숫자 앞에서 현실감 떨어지는 목표를 갖고 싶지 않다. 목표를 이뤄 낼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4인 가족 중심의 20억, 2인은 10억, 그렇게 뚜렷한 목표를 보고 싶은 것이다. 월급을 어떻게 해서든 종자돈으로 전환하고, 그러려면 공부를 게을리 해서야 가능할 리 없다.


부동산, 정말 어렵다. 관심 두지 않고서는 강 건너 불 처럼 보여지는 것이 바로 서울 집 값이다. 지방에 터전을 잡고 있는 독자 중 하나로서 서울 아파트를 염두에 둔 적도 없지만, 그래서 더욱 부동산으로 뭔가 해 보겠다는 생각은 멀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하나 씩 설명해 내고 있다. 그 중 가장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적인 것이 새 아파트 구축과 재개발 재건축 부분이다. 그래서 더 관심있게 읽어 본 것 같다. 지금 현재 가장 가깝고 현실적인 부분이라면 독자에게도 더욱 공감하며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식 부분은 어느 정도 실패의 경험을 해 본 독자로서 아직도 갈 길이 먼 것만 같다. 세액 공제를 위한 기본적인 주식 매매를 하다가 갑자기 준비없이, 공부 없이 잘 지속될 리는 없는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무엇을 하든 실력이 우선이라는 점,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답답한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도 감당해야 했었던 실패가 있었다는 것, 동감하며 위로를 얻으며 읽었다. 특히 ISA 부분은 낯설지는 않는데 이렇게까지 세제 혜택이 있는지까지는 몰랐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숙제가 생겼다.


마지막 부분은 역시 국민연금이 빠지지 않는다. 쉽게 믿지 않고 세금처럼 꼬박꼬박 떼어가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은 나이 들어서 효자 노릇을 하게 될 소중한 수입이 될 것 이라는 점, 상기시켜 준다. 임의 가입자라도 되어서 끝까지 오래도록 가입하는 것을 권한다. 그 밖에 퇴직연금과 개인 연금, 그리고 주택 연금까지도 자세히 알게 해 주니 아직까지 이런 분야에 발 들이지 않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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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너를 위한 까칠한 심리학 - 알고 보면 자신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는 너에게
조우관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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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기도 하고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 마음과 정신은 아플 때에 어떻게 할 것인가.  몸이 아픈 것 처럼 마음에 병이 났다는 것도 본인이 인지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직장인의 번 아웃은 비단 업무에 치여서 생겨나는 증상일까. 이런 생각을 해 왔다면, "예민한 나, 너를 위한 까칠한 심리학" 은 읽어가다 보면 마음에 알맞은 약을 먹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성향을 판단할 때에도 내성적이다, 외향적이다, 와 같은 이분법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판단일 뿐이고, 그래서 정작 본인은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도 남의 판단에 따라 정해져 온 것 같다. 직장에서는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인간관계로 인해 직장 생활이 더 힘들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긴 하지만 이 또한 직장이라는 단체에 속한 것 만으로도 힘들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의 책임일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 다수가 소수를 마음대로 규정해 버리는 사회 속에서, 본인의 시선으로 본인을 스스로 판단하게 하고 마음의 상태를 돌보게 하는 저자의 글이 마음에 참 와 닿았다. 저자도 어린 시절 가정 생활에서부터 부모님의 관심과 애정도, 본인의 경험, 본인의 결벽증과 사회성을 이야기하며 독자와 비슷한 부분을 이야기 함으로써 독자와의 공감도 끌어 낸다.


"사교성이라는 노쇠한 언어와 작별, 언어에 매몰되어 나를 잃는 것이라면 더 그렇게 해야만..." 163쪽


모두 7장으로 성향,감정, 관점, 자존감, 인간관계, 성장, 그리고 회복에 대한 글로 엮어 두었다. 처음 들어가는 부분에서부터 여태까지 생각해 오던 생각의 방향성, 나의 시선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판단해 왔던 성향과 감정 조절, 그럼으로써 점점 고갈되어 가던 자존감을 글로써 되돌아 보게 했다. 지금 현재 겪고 있는 인간관계의 부조화, 시련, 역경으로까지 생각되어 지는 가볍지 않은 나의 일상을 멀리서 내려다 보게 하고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돌려 생각하게도 했다. 가장 큰 출발은 바로 나로 부터의 오해였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외향적인 성향에 가깝다고 여겨 왔었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이와 다 잘 지내려 애써 왔고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왔다. 본인의 성향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이끌어 온 일상이 온전할 리가. 그러다 보니 여기에서 표현한 "경계"를 두지 않고 비슷비슷한 거리감으로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 온 듯 하다. 그것이 모여서 삶이 나를 할퀴고 있었고 나는 지친 모습으로 남았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도 알 수 없었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저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 뿐이었다. 이런 모호한 감정까지도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유를 알게 하기도 한다.


진로와 직업 상담사인 저자가 오랜 시간 상담으로 얻게 된 대답들이 각종 사건 사고들에 부딪혀 힘든 삶을 살아가는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루만지려 한다.


"나의 쓸모를 증명하려고 애쓰지 말 것", "인생을 달리는 동안 견딜 수 없이 너무 숨차고 목이 마른 이유는 다른 모습의 내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자꾸만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 -- 81쪽


예민하다는 부분으로서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예민함을 가진 본인으로서도 희망적인 구절을 읽었다. 예민함이 남에게 폐만 끼치는 일이 아닌 오히려 더 탁월한 재능임을 상기하게 한다. 다른 사람들은 갖고 싶다 하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자질 같은 것이라고 믿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


"고슴도치의 촉수같은 가시가 뻗어 과민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기에 타인에게 감정 이입하는 능력과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다. 세세한 것에서도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자신은 비록 상처 투성이라고 할 지라도 남들에게 진심을 다 하는 사람이 바로 예민함의 소유자이다." 30 쪽.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었고, 공감되는 구절이 이유와 답변을 제공하는 구실도 해 주는 것 같았다. 지친 마음에 비타민을 공급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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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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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참신하고 예쁘다, 라는 마음의 감탄이 생겨나는 표지를 지녔다. 월든의 저자 소로를 부분적이지만 체계적으로, 일 년을 하루하루 나눠서 매일 그의 문장을 만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구성이 좋았었다. 그의 글은 자연에 온통 빠져서 기복도 변화도 없이, 어찌 보면 지루함이 다가올 듯한 냄새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왠만한 독자가 아니라면 중도 포기하기 일쑤이고, 꼭 읽고 싶었다며 맨 꼭대기 목록에 자리 차지하는 일도 없는 글들, 이라는 인상이 강했었기 때문이다. 재해석 처럼 참신하게 읽게하는 맛도 있다. 자연의 흐름을 월 별, 매일 일어나는 그 감정의 느낌으로 독자를 설레게도 하고 그 이미지를 연상하게도 한다. 덕분에, 다가 올 새로운 봄이 소로의 문장처럼, 언제나 숨어 있다가 다시 나타난, 지난 번 그 봄이 다시 얼굴 내미는 형태로 느껴지게도 한다. 시기적으로도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맞딱뜨림을 맞이하는 그 중간 선상에서 이런 문장들을 마주 대하며 소로가 느꼈던 계절의 순환을 맞이해 보려고도 한다.


자연의 변화, 계절의 바뀜을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는 온도와 날씨 변화로만 느껴 왔었다. 시간이 있어서 하루를 가늠해 왔고 계절의 물러감과 오고있는 계절을 온도와 겉옷의 변화로 느껴왔었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인가 했고, 장마가 지면 한창 여름이구나, 색색이 입혀진 단풍과 낙엽을 보며 가을의 시작과 깊어짐을, 말 할 것도 없이 추워지면 무조건 싫어하는 겨울이었다. 해가 뜨고 지고 곤충과 새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계절을 맛보고 즐겼던 소로는 진정 자연 속에서 자연의 가고 옴을 느꼈었던가 한다.


1817년에서 1862년, 이 때 우리의 삶은 어떠했었나. 그가 살았었던 그 시간들을 그의 문장들이 생생이 일러주고 있다. 월든 호숫가의 변화와 주변 새들, 곤충을 통하여 계절적 감각을 느껴왔던 저자는 점점 변화해 가는 주변 환경에서 불편해지고 못마땅한 마음이 된다.


"날마다 물리적 세계를 일기로 기록하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의 주기 속에서 하루라는 선물을 열어 그치지 않는 변화와 놀라움을 찾고자 했다. 진심을 기울여 관찰한 한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우주를 포착하는 순간이었다." 8쪽


"계절 속에서 살아가는 일은 소로의 저항방식이 되었다." 10쪽


저자가 남긴 글을 통하여 오늘의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방식, 계절의 흐름과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 지, 어떻게 느끼게 할 지 달라지는 마음, 변화하는 느낌을 독자로서 따라하고픈 마음도 들게 한다.

그러나 자신은 없다. 소로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구두 수선을 하러 마을에 내려갔다가 세금을 내지 않은 죄목으로 잡혀 갇히게 되었다거나, 월든 호수의 물이 맑거나 차가워 졌다는 것으로 새로 다가오는 계절을 가늠한다거나, 새들의 지저귐과 곤충들에 따라서, 나무들이 어떻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비바람이 몰아칠 때 그 소리만을 들으며 며칠을 집안에서만 지내는 생활, 산책을 다녀오면 자신의 집에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 무한정 자연에게 자신을 맡기는 삶, 이런 것이 오로지 편할 리만도 없는 평범한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장 컸던 것은 마음의 달램 아니었을까 한다. <월든>을 비롯하여, <걷기>, <원칙없는 삶>, <시민 불복종> 등 그의 작품들에 실린 문장들에 더하여 그가 일기에 썼던 글과 느낌까지 1월에서 12월까지 엮어 낸 책을 읽어 내려가노라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느낌을 한껏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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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이혜림 지음 / 라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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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에 깃드는 감정을 끊고 나니, 상처만 주는 인간관계, 고치고 싶던 나쁜 습관, 불편한 감정과 마음 등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의 사슬을 끊는 것도 한결 쉬워졌다." 34-35쪽


제목이 말하는 것만 보아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여태까지, 미니멀리즘을 하고 싶어하던 독자에게도, 추구 해 오고 있는 독자에게도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옷을 참 많이 좋아하고 정신없이 구입해 오던 사람이었다. 인테리어 소품과 예쁜 것들을 기어이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고야 말던 그런 사람이었다. 집은 발디딜 틈도 없이 공간이 사라져 갔고 어느 날 문득 주변을 둘러 보게 되면서 정리에 돌입했었다. 그런데, 이것은 미니멀리즘의 첫단계에서 늘 드는 생각이겠지만 그 행동들이 남긴 영향들은 물건 없애기, 집안 하얀 도화지 처럼 텅텅 비게 만들기와 같은 시각적인 효과만은 아니었다. 마음가짐의 변화는 인생까지도 변화 시켰고, 그 변화가 준 행복과 기쁨, 온전히 나로 살아가게 만들어 간다는 그 대목에서 한껏 좋은 영향을 느끼게도 해 주었다. 마음만 늘상 정리해야지, 그리고 다 비우고 난 후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 봐야지 하던 독자에게 혹시 몰랐을 그 영향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마음 속에만 두고 있으면 뭘 하나, 생각만 하면 뭘 하나, 인생은 현실이고 현재인 것을, 이 현재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저자의 실천과 결과로 어떻게 되어 간 것인지를 확인 할 수 있는 책읽기였다.


신혼 살림을 남편이 살던 원룸에서 시작하면서 한 사람만의 소유물에 저자의 소유물을 합치게 되고 그 장면은 애써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꽉 들어차 버린 방을 연상시켜 준다. 그리고 정리해 나간 저자의 행동을 읽어가면서 참 현명한 사람이구나, 성격도 참 좋은 것 같다, 이해심과 배려심이 느껴졌다. 좁은 방에 두 사람 짐을 어떻하라고, 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것을 슬기롭게 재배치 해 나가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버리고 팔고 이런 것들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 다음 단계인 물건에 대한 애착, 미련이 넘쳐 집착에 이른 물건을 다시 들여다 보게 하는 대목까지 곁들여 소개해 준다.


그것은, 물건 비우기에 이은 생활의 행복, 인생에 대한 어떤 걸리적 거림 없이 훌훌 털어 버리고 1년간 배낭 하나에 모든 짐을 꾸려 세계 여행을 떠난 것이다. 삶을 위한 물건의 양까지도 어느 정도까지 줄여갈 수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남겨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도 잘 돌아 봐 준다. 생존을 향한 최소한의 물건은, 그냥 가장 소중한 목숨 지키기일 뿐 그 어느 것도 반드시, 결코, 이런 수식어를 붙일 물건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발리에서 느꼈던 지진에서였고 제주에서 겪었던 화재 사건에서였다. 이 책읽기를 통하여 저자가 가졌던 느낌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었다.


물건에서 시작한 미니멀리즘이, 더 정확하게는, 좋아하던 옷을 쌓아두던 행거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그 무게에 압도당한 저자의 느낌을 따라, 그녀의 인생이 어떻게 나아갔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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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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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은 너무나 유명한 고전이고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벌써 한 두 번쯤은 접해 보고 읽어 봤을 책이다.

나 같은 독자도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몇 번이나 접했었고 그 때 마다 읽기가,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참고서마냥 해설서를 옆에 두고 2권을 번갈아 가며 읽었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지옥의 무서움과 연옥, 천국으로 이어지는 내용을 술술 읽지 못했기 때문에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 3편으로 이루어진 읽기 쉽지 않았던, 무서웠던 지옥의 모습, 그곳의 묘사와 베르길리우스라는 안내자, 끝내는 만나게 되는 베아트리체, 이런 구성이었다.


이번 버젼은 특별판으로 어느 독자라도, 처음 접하든 몇 번의 반복적인 독해를 하는 독자이든 쉽게,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풀어서, 여기에다가 관련 명화를 풍부하게 함께 곁들이면서 독자에게는 시각적으로도 상상력을 더 높여 읽어가도록 하였다. 방대한 양이지만 땅 속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지옥 9 편과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연옥의 세계, 그리고 천상의 기록은 단테가 안내자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하는 순례기, 혹은 여행기 처럼 아주 단순하고도 흥미롭게, 그 다음 단계는 어디 이고 어떤 모습일까, 를 연상해 가며, 기대하게 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참회와 종교적인 모습으로 귀결되는 도리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긴 하지만 종교적이 아니라 하여도 나약한 인간은 결국 신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절대자, 그리고 육체와 분리된 혼, 영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현재의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서 어떤 현재의 삶을 이뤄가고 영위해 가야 할 지, 돌아보게 하고 나아가게 하는 역할도 충분히 하는 것 같다. 1265년 부터 1321년 의 생몰 기간으로 볼 때 한창 종교적인 모습과 환경 속에서 살아 왔을 저자의, 그리고 정치적으로 시달릴 수 밖에 없었던 삶, 반대파에 밀려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었던 단테의 배경을 잘 알고 읽는다면 그가 꿈으로든 상상으로든 만났었고 떠났었던 그 영혼들의 세계와 신과의 만남, 성인들의 대화는 현재 삶에 어떤 식으로든 다가오고 영향을 끼칠 것임에 분명할 것이다.


지옥과 연옥, 천국 세계를 순례하는 순례자, 스쳐지나가는 영혼들과 대화를 해 가며 생겨나는 의문을 해결해 가는 단테, 그를 잘 인도해 가는 안내자, 베르길리우스, 마침내 희망과 구원의 베아트리체를 만나 천상의 세계와 성모 마리아님,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단테의 여정을 읽어가게 하니 무엇보다 읽기가 술술 읽혀진다. 어디 유명한 관광지를 순례하면서 듣고 보는 내용처럼 살아있는 육신을 가진 사람으로서 지옥 방문기, 연옥, 천국 세계를 다녀온 내용은 사람의 삶과 죽은 후의 세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영향이 아닐까 한다.


두 번째 든 생각은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지옥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싶은 깊은 상상력이다. 이것이 바로 길이길이 남겨질 고전을 만들어 낸 원천이 아닌가도 한다. 단테를 "지구 위를 걸었던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 이라며 미켈란젤로가 극찬을 하였고 괴테까지도 "인간이 만든 것 중 최고의 작품" 이라고 할 만하다. 어둠과 고통의 울부짖음, 땅 아래 쪽에 기어다니는 영혼들, 각종 다양한 구덩이 속 고통, 거꾸러 쳐박혀 벌을 받고 있는 영혼들 중에 단테의 고향인 피렌체 출신의 유명인들도 다수 지나치게 되고 왜 그들이 지옥의 깊은 구덩이에서, 불과 피와 얼음과 오물같은 것으로 가득 채워진 구덩이에서부터 위로 올라오려 치면 지키고 있던 마귀들이 작살로 찔러대는 형벌 같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장면들을 묘사한다. 정치력에 밀려 유랑 생활을 오래 해 온 단테로서는 그가 처한 현실에 빗대어 배신자, 조국에 등 돌린 반역자들을 가장 깊은 지옥에서 벌 받게 했고, 탐욕, 분노, 이교도들과 같은 자들이 육신의 옷을 벗고 간 곳은 깊고 깊은 지옥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세 번째 생각은, 연옥에서 관심 갖고 읽게 만든 부분이다. 연옥 세계는 지금 살고 있는 현세와 비슷한, 닮은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깊이 허리를 굽히고 자신이 지은 죄를 참회하며 수직에 가까운 언덕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영혼들의 모습이 그 무게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현세에서도 고통받는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연옥의 문지기가 단테의 이마에 일곱 개의 P자를 새겨 주었고 한 고개를 지날 때 마다 하나 씩 지워주는 천사도 만난다.


그리고 종교적인 부분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데, 아직은 신을 절대적으로 긍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천국 세계에 간 단테가 묘사한 부분이 문학적으로만 닿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천사와 하느님, 성모 마리아를 향한 애정과 사랑을 한껏 표현하고 있다. 연옥의 고통 속에서 진정 하느님을 되찾은 영혼은 연옥에서 탈출하여 마침내 하늘 세계로 올라갈 수도 있고 현세 삶에서 마지막 순간에 하느님을 찾고 참회를 한 영혼에게도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을 소중한 방법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누구는 지옥에 떨어지고 누구는 구원을 받을지에 대해 미리 단정짓지 말게나. 그것이 어떻게 뒤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467쪽.


오만, 교만, 나태, 그리고 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너무 함부러, 가볍게 생각하여 온 힘을 발휘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새겨보게 한 점도 좋다. 감정의 동물인지라 쉽게 생겨나는 감정들을 너무나 쉽사리 발산해 내며 살아가는 자세도 조금은 반성을 할 기회를 준 것 같다. 살아있는 사람이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는 일이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고통받고 있을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며, 죄를 씻으며 살아가는 자세는 빛의 세계에서 찬란한 빛으로 살아갈 이유가 된다는 것도 단테 순례기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저 하늘 세계에서는 누구나 빛나고 반짝이는 빛의 형상으로 하느님을 노래하고 드높이는 일에만 마음을 채우고 있다. 그 중 가장 사랑받던 천사 중의 천사, 루시퍼가 어떻게 하여 가장 깊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던지도 본다면 복된 영혼이 되는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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