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여행책엔 없는 여행 이야기 - 여행을 놓지 못하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조현준.성민희 지음 / 에소테릭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여행을 할 때부터 혼자 다녀서 그런지 패키지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라는 업무를 하러가는 것이 아닌가 했던 적이 있다. 단지 돈을 버는 노동이 아니라 돈을 쓰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도 여행이라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일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힘든 스케줄이 같았다.

버킷리스트에 있던 곳을 다녀오고 한 곳에 오래도 있어도 이러 저러한 경험이 쌓이다보니 패키지 여행도 나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사가 있는 몽골 여행이 정말 편했기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행을 다니며 시야가 넓어지고 편견과 고정 관념이 희석되어서 반드시 그런 법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맛에 여행하지.

<여행책엔 없는 여행 이야기>는 두 여행자가 여행에 대한 생각과 한 에피소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표현한다. 당연히 유명 관광지, 특산품과 같은 이야기는 없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특히 대중매체가 여행을 다루는 부분은 끄덕 끄덕거리며 봤다.

크로아티아에 다녀오고 나서 꽃보다 누나가 방영되어서 한숨을 쉬었고, 인도네시아 길리 세 곳에서 천국을 느끼고 돌아온 후 트라왕간에서 찍은 윤식당이 나와서 일찍 다녀온 내 선택에 박수를 쳤다. 유튜브가 활성화 된 지금이야 그야말로 지구촌이라 나만 알고 싶은 곳, 나만 알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가끔 종이 지도에 의존하여 현지인에게 묻고 다녔던 때가 그립다. 그 때는 디지털 기기보다 사람과 풍경을 더 많이 보았다. 우연과 다정함, 행운과 감사함이 가득했던 여행이 생각난다. 지금은 또 지금의 여행에 맞게 잘 즐겨야지. 여행자란 언제나 변하는 것이니까.

📝 그것은 여기가 아닌 ‘어디’를 그리고 이곳에 없는 ‘무엇’을 나의 신체로 만나면서, 동시에 내 안에서 내가 모르고 있던 ‘누구’를 처음 만나는 경험이기도 했다.

📝 ‘돈 아깝게 여행(관광)을 왜 가?’라도 묻는 사람들은 아직 산업혁명 당시, 또는 산업혁명 이전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0번관에 어서 오세요
카노 토모코 지음, 김진희 옮김 / 타나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절판


백수로 집 안에서 게임만 하는 사람, 명문대를 나왔지만 사회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 트라우마를 겪어 홀로 떠나온 사람, 관심이 필요한 사람 등 사회 부적응자로 일컬어 지는 사람들이 섬에 있는 건물에 모여 지내며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

그들의 사연, 사건도 재미있었지만 이 책은 좌절하고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그들을 다시 일으킨 동력은 그 모습 그대로 봐주는 섬의 어르신들, 처음부터 그들을 애정과 관심으로 바라본 가족이었다.

공동체의 의미, 기다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그 누구도 혼자는 아니라는 것. 게임 중독자로 불리는 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히키코모리가 사회문제로 부각될 만큼 심각한 현 시대에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유쾌하게 그려낸 이야기다.

- 히로 군은 틀림없이 내 동지다. 나처럼 버려지기 위해 이 섬에 왔다.

- 물론 게임이 커뮤니케이션 장애나 백수의 전매특허는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하지만 충실히 현실을 살면서 인터넷 폐인이면서 사교적이라니, 부럽기 이전에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눈부시다.

- 민망한 장면은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이것이 어른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책키라웃과 타나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사 상처 - 오늘도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선생님들을 위한 위로와 치유의 심리학, 최신 개정판
김현수 지음 / 미류책방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을 아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살 수 있다.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옮다>에 나오는 말이다. <교사 상처> 제목을 보고 최근 여러 이슈로 마음을 다친 교사가 쓴 에세이인가 했는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대안학교 교장인 사람이 쓴 책이었다. 에세이보다 보고서처럼 읽히는데 그래서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현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주위에서 겪고 있는 일을 들으면 나의 경험과 맞닿아서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곤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것처럼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누구나 한 번은 겪어봤을 것이고 언젠가는 겪을 것이다. 감정이 이입되어 전가될 때가 있는데 이 책을 보니 한 발 떨어져서 관찰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분석이 탁월해서 행정부처에서 필수로 읽었으면 싶다. 책에서도 언급하듯 이미 개개인 교사의 영역을 벗어난 교육 붕괴를 막으려면 시스템의 쇄신과 사회 분위기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모의 과한 사랑과 어긋난 교육을 받으며 자란 소황제들이 인내심과 자기결정력을 기르지 못해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부적응자로 뉴스에 등장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어린이집에서 받는 민원들이 초등학교로 이어지고, 그것이 중고등학교, 이제는 회사까지 점령하는 것을 보면 사회문제가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교권 상실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사회 안전의 위기로 이어진다.

김누리 교수의 말대로 시스템과 인식의 혁명이 필요하다. 자본 만능주의 시대에 교육이 뭐 그렇게 대수냐 했지만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점점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분노 조절이 안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벌이는지 직접 겪고 있지 않는가. 불특정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의 피해자는 부모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붕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존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교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책에 있는 ‘혼자 있지도 말고, 동료를 혼자 두지도 말라’는 말이 와 닿았다. 진정으로 힘이 되는 것은 일시적으로 안정을 취하게 만들어주는 약물이 아니라 동료의 공감과 관심이라는 것. 학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곳에서 필요한 문장이 아닐까.

#교사상처 #김현수 #미류책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 SK바이오투자센터장 이동훈의 투자 수업
이동훈 지음 / 해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를 선동하는 글은 많지만 성찰하는 글은 드물다.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깊은 사고와 투자의 본질을 알려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