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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스토리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2년 10월
평점 :
흑색종으로 진단받은 가족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주치의께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키트루다가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만, 보호자 입장에서도 키트루다라는 약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김성민 기자의 <키트루다 스토리>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억제제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지원하는 항암제입니다.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항암제, 즉 화학항암제는 빠르게 증식하는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하여 분열하는 암세포의 사멸효과를 얻었습니다. 따라서 암세포를 죽이기 위하여 항암제를 사용할 때 동시에 빠르게 분열하는 정상세포 역시 암치료제의 공격을 받는 부작용이 동반됩니다. 하지만 면역 항암제는 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종의 화학항암제가 보이던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키트루다 스토리>에서는 머크에서 키트루다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키트루다를 사용하는 암종에서의 치료효과 및 부작용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면 키트루다를 사용하여 효과를 볼 수 있는 암종으로는 악성 흑색종, ㅂ소세포폐암, 두경부암, 호지킨 림프종, 요로상피암, 위암, 식도암, 신세포암, 자궁내막암, 삼중음성 유방암, 자궁경부암, 담도암, 간세포암 등이 있습니다.
<키트루다 스토리>에서는 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그리고 신세포암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악성 흑색종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대목이 없지는 않습니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들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큰 면역항암제라고 합니다. 그리고 키트루다가 더 많은 환자를 더 오랫동안 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약물이 환자 몸속에서 계속 반응하는 특성 덕분이라고 합니다.
머크가 키트루다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참신한 접근방식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초기암에서 수술 전 요법으로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하면 신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가 늘어나고, 특정 종양을 인지하는 T세포가 림프절을 돌아다니면서 길게는 몇 십 년 동안 암세포를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130쪽)”라는 대목입니다.
점막 흑색종으로 진단을 받은 뒤에 빠른 시기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이어서 30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에 면역치료제로 키트루다 치료를 3주마다 17회 받는 장정을 시작했습니다. 키트루다가 몸 속 어디엔가 숨어있을 수 있는 악성 흑색종 세포를 박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각종 유전자검사에서 특이한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선택할만한 항암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키트루다 치료는 기대할만한 대목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예를 들면, 흑색종은 변이가 많은 암 혹은 종양 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가 큰 암입니다. 변이가 많다는 것은 하나의 변이만 목표로 치료해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런가 하면 TMB가 큰 흑색종은 ‘면역반응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 지는 흑색종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각종 유전자 검사에서 뚜렷한 변이가 나타나지 않은 사례에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제가 하고 있는 업무 가운데 PD-L1검사의 효과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책읽기가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약제의 효능 등에 관한 전문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일반 독자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