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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홍대 앞에 있는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조선일보에서 기획하고 있는 명사들이 추천한 101권의 문학작품을 논하는 파워클래식에서 다룬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다루는 북콘서트를 조선일보와 민음사가 같이 주관한 것입니다.

 

이날은 영화평론가 이동진님과 문학평론가 강유정님께서 같이 진행을 하셨는데, 마치 사전에 큐시트를 만들기라도 한 것처럼 거침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분은 두 번째 만나는 것이라고 하신 것을 보면 타고난 이야기꾼들인 것 같습니다. 300석은 넘어 보이는 객석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시작시간에 겨우 맞추었던 탓에 맨 뒷좌석에 엉덩이를 겨우 얹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조금 늦은 분은 계단에 그냥 앉으실 수밖에 없었지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바탕으로 한 <프라하의 봄>이란 제목의 영화가 1989년에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두 분이 각각 선정한 영화장면을 소개하기도 하고 작품 가운데 인상적인 대목을 낭독하기도 하고 작품의 핵심이 되는 내용들을 뽑아서 정리해주셨기 때문에 읽을 때 미쳐 깨닫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오래 전에 읽기는 했습니다만, 그때만 해도 참 지루하다 싶었는데, 이날 북콘서트를 앞두고 새로 읽으면서는 그전과 다른 느낌이 오던 참이었습니다. 출장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북콘서트에 참석한 것이 아쉽지만,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콘서트가 끝나고 보니 밤이 깊어 식당들도 문을 닫는 분위기라서 겨우 자리잡은 식당에서 삼겹을 구어가면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나름대로의 느낌을 주고받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리뷰를 먼저 적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콘서트에서 얻어들은 내용이 섞일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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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사무실에서 가까운 낙성대입구에 있는 중고서점을 찾아갔습니다. <흙서점>이라는 이름의 이곳은 회사의 사보에서 소개되어 알게 되었는데, 마침 예스에서 절판된 책을 구하고 있어 가까운 곳에 중고서점이 있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출장에 회의 등 업무가 겹치는 바람에 막상 찾아가기까지는 시일이 적지 않게 걸렸습니다.

 

대부분 신간 위주로 책을 읽고 있고 고전이라고 할만한 책들은 꾸준하게 팔리는 경향이 있어 절판되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는 분야의 책을 예스에서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아쉽던 참입니다.

 

저같은 사람들에게 중고서점은 크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삼국이전의 고대사에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도 읽을만한 책들을 서점에서 구할 수 없어 결국은 청계천 중고서점에 나가서 구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전자책이 신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만, 아무래도 아날로그 세대라 할 제 경우는 여전히 종이책이 읽기에 더 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흙서점을 운영하시는 분은 저처럼 구하기 힘든 종이책을 찾는 분들을 위하여 자그마한 공간을 열고 계시다고 합니다. 아마 저 같은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모양입니다.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봉천4거리 방향으로 조금만 나가면 큰길가에 있는 흙서점을 금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게 앞에 헌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가게 양편으로 나있는 문 가운데 어느 쪽으로 들어가도 좋습니다만, 문에 들어서자 눈앞을 가득 메우고 쌓여 있는 책들에 압도될 수밖에 없습니다. 잠시 둘러보다가 아무래도 사장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들고 간 목록에는 모두 다섯 권의 책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는 몇 권이나 건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참 이곳저곳으로 책을 찾아다니시던 사장님께서 엄청 미안한 표정으로 모두 찾을 수 없다고 건네 드린 쪽지를 되돌려 받으면서 낙담하고 말았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일부러 찾았는데 성과가 없으니 갑자기 시장기가 몰려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장기보다는 구하는 책을 구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이날 구하려 들고 간 목록에 담겼던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혹시 양도가 가능하신 분이 계시다면 좋겠습니다.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어빈 얄롬 지음, 임옥희 옮김, 리더스북 펴냄

이규태 코너 1; 눈물의 한국학; 이규태 지음, 기린원펴냄

칼 포퍼: 그의 과학철학과 사회철학; 브라이언 매기 지음, 이명현 옮김, 문학과 지성 펴냄

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아이필트 펴냄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전국편; 김영록 지음, 터치아트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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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명동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서점인 명동서점이 문을 닫았더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명동에서 누군가 만날 약속을 했는데 시간이 남았을 때 새로 나온 책도 구경하고, 미처 눈에 띄지 않았던 책을 손에 넣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아내와 인연이 엮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때만 해도 새로 나온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릇처럼 서점에 들르곤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야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인터넷을 통하여 얼마든지 새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곳도 서점보다는 인터넷이 편리하다는 생각이 굳어진 탓에 서점에 나가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또한 대형화된 서점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힘들어진 탓에 하나 둘 문을 닫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아직도 동네서점이 두어 곳 남아 있습니다만, 참고서의 판매에 의존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지난 달에 학회참석차 동경에 갔을 적에 거리에서 새롭게 느낀 점은 조그만 서점들이 참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점에 따라서는 DVD나 성인용 만화를 주로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만, 학술서적을 파는 조그만 가게에서부터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 보이는 가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새 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인기몰이를 하는 책들에 대한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인터넷에서는 책 내용의 일부라도 직접 읽어보고 선택을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서가에 전시되어 있는 책들을 살피다가 눈길이 가는 책을 뽑아서 목차와 머리말을 읽고 다음에는 본문을 조금 읽다보면 흥미가 일어 책을 사게 되는 아날로그적인 추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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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부터 보건의료분야의 인터넷매체 라포르시안에 매주 북리뷰를 올리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리뷰에 대하여 좋은 말씀을 댓글을 달아주신 한 분께 해당 도서를 보내드린 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리뷰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라포르시안에서는 이벤트의 규모와 방식을 다소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라포르사안에 올린 북리뷰에 대한 의견을 SNS를 통하여 알리는 5분에게 해당 도서를 보내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리뷰의 필자 입장에서 냉정한 지적을 더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리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부족한 리뷰를 더 나은 방향으로 써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라포르시안에 기고하는 북리뷰를 이곳 블로그 커뮤니티에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당 리뷰의 덧글에 남긴 라포르시안의 북리뷰 포스팅주소를 클릭하셔서 방문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라포르시안으로 직접 찾아가실 수도 있습니다. 라포르시안의 홈페이지<http://www.rapportian.com/>를 방문하시면 오른쪽에서 [양기화의 북소리] 난에 최근에 올린 리뷰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 주에 소개하는 책의 리뷰를 찾아서 클릭하신 다음에 트위터나 레이스북 등을 통하여 소개하시고 그 내용을 라포르시안에 메일로 통보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기화의 Book소리'에 트위트나 페이스북을 통해 서평에 관한 소셜댓글을 남겨주시면 매주 5분을 추첨해 해당도서를 보내드립니다. 댓글을 남긴 후 메일(bus19@rapportian.com)로 주소를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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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말 처음 블로그를 만들면서 북리뷰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독후감 수준의 감상문을 담은 폴더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지 그해는 60권의 책을 읽어 한 주일에 한권 정도의 책을 읽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어느새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책읽기는 하고 있는 일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2006년에 27권, 2007년에 32권, 2008년에 61권, 2009년에 31권, 2010년에 72권 그리고 금년에는 지금까지 165권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 해 예스24에 리뷰를 중심으로하는 블로그를 열면서 책읽기에 관심을 늘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스24의 [파워문화블로거] 1~2기, [난쏘공] 2~5기에 선정되었고,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파우북로거]에 선정되는 등의 좋은 기회가 있었고, 여러 출판사에서도 좋은 책들을 읽을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 독후감을 쓸 때는 책을 읽고 남은 느낌을 간략하게 정리하거나, 특별하게 기록을 남겨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정리한 원고지 5매 내외의 짧은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혹은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면서 얻은 나름대로의 기준은 원고지 10매 정도 분량의 글이 읽기에 제일 적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짧으면 정작 담아야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담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너무 길면 글이 늘어지는 경향으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긴 글을 읽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아예 읽기를 기피하는 경향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건의료분야의 대안매체임을 천명한 <라포르시안>에 매주 북리뷰를 고정으로 기고하게 되면서부터 리뷰의 길이가 많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책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보는 사회현상 등과 연관시켜 해석을 해보고 싶어서입니다.

개인 블로그에 책을 읽은 느낌을 정리할 때는 제가 올리는 글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주로 방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느낀 개인적 판단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왔습니다. 그래도 한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저자 혹은 역자 그리고 편집자 등 여러 분들이 많은 땀을 흘린 결과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표현을 신중하게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스24를 비롯한 몇몇 인터넷 서점 등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 위하여 먼저 읽은 분들의 생각을 읽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을 고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 때문이었던지 그동안 두어 차례의 조그만 사건도 있었습니다. 제가 리뷰에 적은 견해가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저자도 있었습니다. 저의 전공분야의 책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근거자료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리한 리뷰였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리뷰내용을 넘어 엉뚱한 방향으로 논쟁이 번지는 바람에 그분이 제 블로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처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은 제가 올린 리뷰를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나름대로의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한 리뷰였기 때문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리뷰어가 자신의 리뷰에 대하여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리뷰에 담긴 내용에 대한 책임한계를 논한 글을 본 기억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남은 느낌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고, 그 느낌을 정리하는 것도 읽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리뷰가 많이 달린 책에 리뷰를 올리는 경우 보다는 제가 올린 리뷰가 첫번째인 경우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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