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우리 가족은 유리처럼 부서졌다. - P142

이제 호텔에서 나와 밤비는 우리만의 독방을 받는다.
낯선 도시에서 홀로 남겨지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그러면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혼자 거리로 나가면 안 된다. 그러면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나는 집들의 위치, 거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 한다. 나는 집들과 거리가 항상 철거되고 새로 세워진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P147

나는 거꾸로 자란다.
어머니는 매년 나를 더 어리게 만들려 애쓴다.

나는 여전히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아이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아이라고! 아이가 이런 모습이야? - P161

더 이상 자고 싶지 않다.
나는 서두르고만 싶다.
항상 서두르고만 싶다.
어머니는 내게 매우 다정하다 나는 그게 싫다. 나는 자꾸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어머니는 내 안에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나는 사진 속 어머니를 닮았다.
나는 나 없는 나와 같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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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츠 선생님 안으로 들어간다.

히츠 선생님 내부에는 선반장이 가득 들어찼고 선반장에는 작은 메모장과 연필을 든 조그마한 경찰관들이 웅크리고 있다.
그들의 직업은 연필깎이다.
연필을 가장 빨리 닳게 만드는 자가 선반의 위 칸으로 올라갈 수 있다.
가장 근면한 자는 연필깎이 왕이 되어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다른 자들 머리 위로 버릴 수 있다. - P121

겁이 나면, 심장을 입안에 넣고 미소를 짓는 거야. 어머니는 말한다. - P136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현실이 될 거라고, 예전에 언니는 말했다. 언니는 내가 어머니 때문에 불안하더라도 그 감정을 말로 꺼내지 못하게 했다.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자주 생각하지 않았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 P139

민주주의국가에서 우리가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나는 결코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 거야! 엄마가 말한다. 네 아버지는 우리가 낙원으로 가는 거라고 했어.
뭐, 낙원이라고!
여기는 개가 사람보다 더 소중한 나라야! 상점 선반에 개 사료가 가득하다고 가족에게 편지를 쓰면, 다들 내가 드디어 미쳐 버렸다고 생각하겠지!
이 나라 욕실에서는 어디든 따뜻한 물이 나오고, 사람들 가슴에는 냉장고가 들어 있어!
하지만 신이 잠든 건 아니라서,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로 바다를 만드실 거야. 우리가 천국에 가면 거기서 목욕할 테지. 물에서 나오면 피부가 24캐럿 순금이 되어 있을걸!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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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항상 잠만 잔다면 정말 좋겠다. - P80

한 마리 짐승이 내 배 속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 짐승은 이미 내 다리를 먹어 치운 상태였다.
이 집은 시설이라고 언니가 말한다. 여기서는 매우 살이 쪄야만 한다, 안 그랬다가는 산에 짓눌려 버릴 테니까. 또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피부가 아주 많이 필요하기도 하다. - P93

언니는 읽기와 쓰기, 산수를 배운다. 내 수업은 노래하기와 그림 그리기다.
나는 노래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나는 기쁨을 견딜 수 없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우리는 동물이 그려진 종이를 한 장씩 받는다. 우리는 동물을 색칠해야 한다. 그런 다음 외국어로 동물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똑같은 것이 모든 언어마다 다르게 불린다. - P97

아이는 폴렌타 속에서 끓는다.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고아들을 붙잡아서 나무줄기에 묶고 뼈만 남긴 채 살을 다 빨아 먹는다.
아이는 너무 뚱뚱해서 항상 배가 고프다.
아이는 뼈다귀가 가득한 숲에 산다. 사방 어디서나 아이가 뼈를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밤이 되면 아이는 흙을 덮고, 숲 전체가 떨릴 정도로 불안한 잠을 잔다. - P104

모든 언어마다 신의 이야기가 다른 건 당연하다고 언니는 말한다.
악마는 이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악마는 신의 조수이며 폴렌타만큼이나 뜨거운 지옥에서 산다.
지옥은 천국 뒤편에 있다.

인간은 악마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선하다.

나는 침대 옆 탁자에 세면용 천을 놓는다.
이건 지옥이다.
내가 지옥에 빨리 익숙해지면 아마 우리는 곧 여기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05

음식이 맛없다고 하면, 히츠 선생님은 항상 굶주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불쌍한 아이들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한 번도 루마니아에 가 보지 않았음을 알아차린다. 가 봤다면 늘 똑같은 이야기만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다고 아프리카에 가 본 것 같지도 않다. - P106

서커스 단원들은 전부 다 친척이거나 서로 사랑하는 사이고, 다들 한 트레일러에서 같이 자고 같은 접시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산다고. 오 얼마나 아름다운가!
서커스 단원들이 하루 종일 리허설에 매달린다는 것을, 프로그램 내용을 언제든지 남에게 도용당할 위험, 어느 날 저녁에 천장에서 떨어져서 다음 날 이미 죽은 목숨이 될 위험까지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한다.
이 모두를 그냥 재미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추락하면, 어머니는 재미로 죽지 않는다. - P116

내가 영화배우가 될 거라고 하면 아이들은 웃는다.
[…]
히츠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매번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내뱉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해, 그 누구도 남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어.
가장 중요한 건 근면과 겸손이야.
신은 게으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인간은 세상을 돌보기 위해 태어났어.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어서는 안 돼.
그러므로 반드시 직업을 가져야 하고 기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돈을 벌어야 해.
그리고 항상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해.
그러면 마음의 평화가 오니까.

하지만 선생님은 또, 우리가 신의 형상이라고도 말한다.

우리가 신의 형상이라면, 우리도 신처럼 유명해질 수 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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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태생 외국인이 신발을 잃어버렸다. 그는 신발을 집에 둔 채 집을 강에 던져 버렸다.
아니면 집이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인가?
태생 외국인은 강에서 강으로 찾아다녔다.
그는 물속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의 목에는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여기 천국
외국인이 물었다: 아니, 천국이라고?
노인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표지판을 가리켰다.
그러자 집이 다시 나타났지만 완전히 다른 장소였다.
아마도 그건 다른 집일 것이다. 집은 외국인의 신발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 집은 문을 잃었다. - P64

살아 있는 시간보다 죽어 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우리는 죽었을 때 더 많은 행운이 필요하다. - P70

추락자는 떨어지는 동안 공포 때문에 바닥에 닿기도 전에 죽어 버리는 걸까? - P76

신의 존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거의 모든 곡예사들이, 같은 나라 사람이건 외국인이건, 공연 직전에 성호를 긋기 때문이다. 신이 없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P77

나는 절대로 완전히는 죽지 않을 것이다! 나는 100년 이상 삶을 버틸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머니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죽음을 입에 올리는 건 불운을 불러온단다! 어머니는 말한다.

하지만 무엇이 불운을 불러오지 않는단 말인가!

우리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이 불운을 불러온다.
어머니는 종종 울면서 이런 말을 한다. 아직 내가 곁에 있는 걸 기쁘게 생각해라, 나중에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고 나면 그게 얼마나 슬픈지 깨달을 날이 올 거다.

그렇다면 나는 나중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 - P78

가장 아름다운 것들
공연이 끝난 후 함께하는 식사.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 어머니.
새벽에 조용히 일어난 어머니가 내게 이불을 덮어 주며 요리를 시작하는 것.
그을린 닭 털 냄새는 고향이다.
그런 다음 나는 잠이 든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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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지 않을 테니까. 나는 눈앞에서 본다, 들고 있던 횃불이 머리카락에 옮겨붙고, 불덩어리가 되어 바닥으로 추락하는 어머니를. 내가 허리를 굽혀 바라보면, 어머니의 얼굴은 재가 되어 바스러진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나는 내 입을 버렸다. - P38

서커스 천막을 해체하는 일은 어디서나 똑같다. 거대한 장례식과도 같은 그것은, 언제나 한 도시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밤에 이루어진다.
서커스 울타리가 제거되고 나면 간혹 낯선 이들이 트레일러로 와서 창유리에 얼굴을 대고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시장의 생선이 된 기분이다.
트레일러와 케이지는 장례식 행렬처럼 깜빡이를 켠 채 역으로 운반되어 기차에 실린다.
내 안의 모든 것이 녹아 사라진다. 바람이 나를 통과해 불어 간다. - P40

무엇보다도 나는 바깥의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 거기에 서는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알 수 있다. 그들은 흰 밀가루의 영혼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나는 죽어 있고 싶다. 그러면 모두가 내 장례식에 와서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비난할 것이다. - P40

슬픔은 늙게 만든다.
나는 외국의 아이들보다 나이가 많다.
루마니아의 아이들은 늙은 채 태어난다. 이미 어머니의 배 속에서부터 가난하고, 부모의 근심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낙원에서처럼 산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더 젊게 만들지는 않는다. - P41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더 잘 산다고 어머니는 말한다. 천국에서는 여행하는 데 여권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 P42

피가 심장을 향하듯이,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피가 심장으로 흐르지 않으면 인간은 말라 죽는다고 아버지는 말한다.
외국은 심장이다. 그리고 우리는 피다. - P47

아버지는 우리와 다른 모국어를 가졌다. 그는 우리 고향에서도 이방인이었다.
그는 다른 종족 사람이야, 어머니가 말한다.
그러나 외국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종족이 아니다. 비록 아버지가 거의 모든 문장을 다른 언어로 말하기는 하지만. 내 생각에 그는 어떨 땐 자신이 하는 말을 자기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
아버지는 루마니아의 교외 출신이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수도 출신이기 때문에.

이모는 그를 노인네라고 부른다.

아니다, 내 아버지는 슬퍼하지 않는다. 그는 광대니까, 그렇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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