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존 바담 감독은 비평적으로 억울한 사람이다. 그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래 <위험한 게임〉, <숏서킷>, <스테이크 아웃>, <전선 위의 참새>, <블루 선더>, <코끝에 걸린 사나이> 따위의 오락 활극을 주로 찍은 역전 노장으로서, 항상 메인스트림에서 장르영화만을 다뤄왔다는 점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요즘 미국에서 이 사람만큼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도 드물다. 어디 하나 버릴 데 없이 아기자기하고 꽉 짜인 플롯, 거의 달인의 경지에 오른 액션 연출, 번뜩이는 유머 센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야말로 그의 장기. <비버리힐스 캅> 3부작을 각각 하나씩 연출한 마틴 브레스트, 토니 스콧, 존 바담은 할리우드가 언제든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세 야전 사령관들이다.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