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 P12

누가 보지 않아도 핀다는 것, 참 싱그러운 느낌이야.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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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는 게정스레 X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자신이 조지핀과 함께 영국 마을 사람들 한가운데 있는 모습을 X가 보아서 좋을일은 없다. 적진으로 넘어간 게 되니까・・・・・・ . 그녀는 밖에서 안보이게 몸을 웅크리고 씁쓸해하며 생각했다. ‘적진으로 넘어 가다니 무슨 말인가? 어느 쪽으로 넘어갔다는 거지? 조지핀이 내가 X와 함께 길을 걷는 걸 보았다면 나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고 믿는 게 그렇게 중요하기나 한가…….’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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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계단이 하나 더 있는데, 옥상 정원으로 통했다. 그곳에 올라가면 너른 풍경의 놀라운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산등성이들이 웅장한 위엄을 드러내며 빅토리아를 에워싸고 있었다. 깊은 그릇 같은 골짜기 바닥에서 빅토리아는 기껏해야 벼룩이었다. 거대하면서도 폐쇄된, 극적인 풍경이었다. 인간은 여기에서 어떤 영향을 받을까? 온전히 고립된 곳이다.
빅토리아는 조용히 서서 귀를 기울였고, 온전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이 더욱 드러난다는 점을 점차 깨달았다. 여기저기서 개가 짖고, 자동차가 마을 아래쪽 도로를 지나가고, 아주 멀리서 교회 종소리가 들려왔다. 비교점, 그녀는 생각했다. ‘비교대상이 필요하다. 간간이 섬이 있어 수평선이 끊기면 바다가 더 넓어지는 것처럼…… 그리고 이제 됐다. 나한테 하루에 힘든 일은 이 정도로 족해. 짐은 풀지 않고 음식도 만들지 않을래. 그냥 자러 가야지.‘ - P99

기억해야 해.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사람들의 차이는 대개 생각만큼 대단치 않아. 한 명은 밖에 갇혔고 한 명은 안에서 버려지지 않으려고 애쓰지. 둘 다 바람직한 건아니야. 미쳤다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야 많지.‘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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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존 바담 감독은 비평적으로 억울한 사람이다. 그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래 <위험한 게임〉, <숏서킷>, <스테이크 아웃>, <전선 위의 참새>, <블루 선더>, <코끝에 걸린 사나이> 따위의 오락 활극을 주로 찍은 역전 노장으로서, 항상 메인스트림에서 장르영화만을 다뤄왔다는 점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요즘 미국에서 이 사람만큼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도 드물다. 어디 하나 버릴 데 없이 아기자기하고 꽉 짜인 플롯, 거의 달인의 경지에 오른 액션 연출, 번뜩이는 유머 센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야말로 그의 장기. <비버리힐스 캅> 3부작을 각각 하나씩 연출한 마틴 브레스트, 토니 스콧, 존 바담은 할리우드가 언제든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세 야전 사령관들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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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상의 잣대가 너무 편협하다는 생각을 체력장이 가르쳐줬다. 마찬가지로 지금, 내 몸을 계발하고 몸에 대해 알아갈수록 다양한 삶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동안 생각 없이 몸에만 신경 쓰는 이들이라고 폄하했던 사람들이 실은 최선을 다해 자기를 다듬고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 그렇든 아니든 저마다의 사연과 내력이 있을 테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군가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것, 그런 것들을 체육관에서 배웠다.
나는 이제 내 몸을 혐오하지 않는다. 아쉽고 모자라도 내몸이 나와 동행할 나의 일부라는 것, 남하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활력이 있으면 그게 나에게 어울리는 몸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P134

나이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골탕을 먹인다. 어리고 젊으면 빈축을 듣는다. 미성숙하다, 모자라다, 급기야 ‘요즘 것들‘이라는 말까지. 나이가 좀 많다 싶으면 나잇값 못 한다, 늙어서 저런다, 힐난을 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나이주의‘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나이여도 성별에 따라 중후하다는 소릴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퇴물이라는 소릴 듣는 사람이 있다. 정치경제적 위치에 따라 같은 나이라도 창창하다, 쓸모없다, 평가가 갈린다. 사회가 변했으니 특정한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표준‘인 생애 주기가 깨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나이와 특정 역할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끈질기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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