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입니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곧 상상력이고 창의력이지요. 높은 지혜는 인간을 ‘다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인간은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멈추면 부패하지만 건너가면 생동합니다.
건너가기를 멈추면 양심도 딱딱하게 권력화됩니다. 건너가기를멈추고 자기 확신에 빠진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도덕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너가기의 힘은 책 읽기로 가장 잘 길러집니다.

우리는 보통 ‘공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성공‘이라고 하는데,
노자는 ‘공이 이루어진다‘ 혹은 ‘공이 드러난다‘는 의미에서 ‘공성功成‘이라고 합니다. 순자』의 「권학」에서도 배울 것이 있습니다. 순자는 바람과 비를 갖고 싶으면 우선 흙을 쌓아 산을 이루라고 합니다. 그러면 바람과 비가 거기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지요. 흙을 쌓고 산을 이루는 수고만 하면 바람과 비는 행운처럼 그냥 드러납니다.
바람과 비는 만들어 갖는 것이 아닙니다. 내수고를 거쳐 현현하

진짜 인간은 한곳에 멈춰 머무르지 않고 아무 소득이 없어 보여도애써 어디론가 떠나 건너간다. 건너갈 그곳은 익숙한 문법으로는 아직 이해되지 않아서 무섭고 이상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무모한 도전과 모험이 등장한다. 대답하는 습관을 벗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닿지 않는 별을 잡으려고 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진짜 인간이다. 진짜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다. 돈키호테에 배워야 할 때다.

인간은 건너가는 존재입니다. 건너가는 존재란 멈추지 않는 존재를 뜻하지요. 생각도 몸도 멈추지 않고 지향도 멈추지않아야 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과 싸우면서 또 다른 괴물이 되는 이유는 싸울 때가졌던 생각에서 멈춰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계속 이동해야 합니다.이것을 우리는 살아 있다고 표현하지요.대답은 멈추는 것이고 질문은 건너가는 것입니다.

산초야, 행운은 빼앗을 수 있을지 몰라도 노력과용기는 빼앗지 못할 것이다." 저는 이 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오지 않는다고 해서 화낼 필요 없다. 노력과 용기는거짓이 없고 배신이 없다.‘ 이런 게 느껴졌거든요.

심장은 왜 쭈그러질까요? 내 눈으로 나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믿지 않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내가 기준이 되어야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현실에서의 성취도 커집니다. 외부의 것과 비교하거나 외부의 것을 추종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주머니 속 체스 말에불과합니다. 그건 곧 죽은 거예요.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볼 때자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쭈그러진 심장도 쫙 펼수 있겠지요.

돈키호테의 미친 정신을 망가뜨린 사람이 누군가요? 카라스코학사입니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에요. 공부를 많이 했다는 건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되는 것을 더 많이 했다는 의미입니다. 바라는 것보다 바람직한 것을 더 많이 알고, 좋아하는것보다 좋은 것을 더 많이 아는 사람이지요.

돈키호테가 자기자신일때는 미쳤다고 하더니 다수의 가치관을 따르자 다들 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어떻게 됐나요? 죽었어요. 나로 살다가 우리가 되는 순간 죽어버렸습니다. 나로 미쳐서는 생기발랄한 모험을 멈추지 않았는데, 끌려와 다시 우리 안에 집어넣어진 순간그는 죽었습니다. 돌아온 돈키호테를 보며 주위 사람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돈키호테가 자신에게 박수를 친 게 아니에요. 제가 이 책을 읽고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우리 모두 돈키호테처럼 죽지 않도록 "쭈그러진 심장을 쫙 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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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룰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예로 들어본다. 우리는이 소설에서 주인공 로다의 범죄와 처형이라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러시아 사회와 인간의 심리를 다룬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주인공의 하숙집, 거리, 다리 등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주인공 로다를추적하는 예비 판사의 수사 기법은 오늘날 경찰에게도 좋은 참고자료다. 그뿐인가, 마치 소설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살인자의 심리가 생생하고 뛰어나게 묘사된다.

우리의 국민 소설 <춘향전>도 읽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춘향전》에는 춘향과 이 도령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의 공고한 신분제도에 반발하는 민중의 분노가 담겨있고, 벼슬아치의 행태도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히 느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는 추리를 해가며 읽어야 하는 탄탄한 전개도 재미나지만, 작가가 즐긴 음악과 책이 끝도 없이 등장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 속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이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에는 텍스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실감한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우리는 하루키가 영위했던 낭만의 시대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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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가꽃이고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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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곰돌이 푸 - 192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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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벌이 있다면 그건 꿀을 만들기 위해서야."
그러면서 위니 더 푸는 자리에서 일어섰어.
그리고 꿀을 만드는 이유는 단 하나, 나더러 꿀을 먹으라는 거지."
위니 더 푸는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단다.

"풍선을 가지고 꿀을 딸 때, 중요한 건 벌들이 모르게 하는 거거든. 초록 풍선을 가지고 있으면 벌들은 나를 나뭇잎인 줄 알고 눈치채지 못할 거고, 파란 풍선을 가지고 있으면벌들은 나를 하늘인 줄 알고 눈치채지 못할 거야. 둘 중에 어느쪽이 더 감쪽같을까?"
네가 물었어.
"풍선에 매달려 있으면 벌들이 너를 알아채지 않을까?"

"히파럼프가 거기 왜 빠지는데?"
푸는 앞발로 코를 문지르면서, 히파럼프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콧노래도 흥얼거리다가 비가 오려나 궁금해서 하늘도 쳐다보다가 할지 모르니까, 그럼 엄청나게 깊은 구덩이를 보지 못할 테고, 엄청나게 깊은 구덩이가 있다는 건 떨어지는 중에야 알게 될 테니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거라고 말했어.
피글렛이 물었지. 정말로 감쪽같은 함정이긴 한데, 만약이미 비가 내리고 있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말이야.
푸는 다시 코를 문지르더니, 그건 생각 안 해봤다고 말했어. 그러다가 금방 얼굴이 환해져서는 대답했지. 비가 이미내리고 있다면, 히파럼프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언제 날이개려나 궁금해할 거고, 그럼 엄청나게 깊은 구덩이를 보지못할 테고, 엄청나게 깊은 구덩이가 있다는 건 떨어지는 중에야 알게 될 테니・・・・・・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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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은 못 느끼듯이 느끼게 해야만 흠뻑 젖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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