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대한 체험은 계획적인 공부거리가 될 수 없다. 세계안에 나 있는 심연들 때문에, 우리가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의 모습은 없고 파편들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세계의 탐색자를 재촉하기보다 여기서 그냥 쉬라고 말한다. 보라, 세상은깨어졌다. 그 파편들이 아름다우니, 이제 조개껍데기들이 빛을 반사해 우주로 돌려보내는 아침이면 하나씩 주워보자. 그리고 조각들을 당신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보자. 하나의 세계가 당신의 손안에서 꼬리가 아름다운 별처럼 태어나 바람을타고 움직이며 기분 좋은 궤도를 만들 때까지. 그 별이 궤도를 다 돌면 하루가 지나는 이 세계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다.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희망하는 ‘읽기‘이다.

아득한 옛날 우주에서 두 번째로 똑똑한 컴퓨터인 ‘깊은 생각‘에게 사람들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컴퓨터는 750만 년 동안 연산한뒤 답을 주면서 답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답은 ‘42‘. 해답은 얻었지만 도무지 왜 ‘42‘가 해답인지 이해할수가 없다. 컴퓨터는 말한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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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高不用鐫頑石명고불용전완석路上行人口是碑노상행인구시비

이름이 높으면 돌덩이에 새길 필요가 없다.
오가는 사람들의 입이 바로 비석이다.

조선 중기 선비인 박수량(朴良, 1491~1554) 묘소 앞의 비석은 어떤 글자도 새기지 않았던 까닭에 백비(전남 기념물 제198•호, 장성군 황룡면 금호리 소재)라고 불린다. 청백리로 이름 높았던그의 공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기념물이라 하겠다. 조정에서 참판, 판서 등으로 38년이나 근무했지만 자기 집 한 채 없었고, 죽은 후에는 장례 비용이 모자랄 정도였다. 게다가 유언마저도 청백리답다.
"내가 외람되이 판서의 반열에 올랐으니 영광이 분수에 넘쳤다. 내가 죽거든 절대로 묘비를 세우지 말라."

긴 시도 있고 짧은 시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 편의 시 속에서절창(絶唱: 가장 잘된 부분)은 결국 한두 줄이다. 나머지는 절창을위한 수식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속에는 그 한두 줄만 남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한두 줄은 단순한 한두 줄이 아니라 그 시의 전부인 셈이다. 따라서 광장의 글판 역시 두 줄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山不在高有仙則名산부재고유선 즉명水不在深有龍則靈수부재심유용즉

신선이 산다면 명산이요
물이 얕아도 용이 머문다면 명천이다.

어떠한 두려움도 갖지 말고 홀로 우뚝 설 것이며 세상에나가지 않고 숨어 있어도 번민하지 말라는 "독립불구 둔세무민"을 21세기에 좌우명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가 조용헌 선생이라 하겠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얽매여 살지 않기 때문에 자기 할 말은 분명하게 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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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이 노력과 행운의 결합이라 생각하겠죠.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항상 말하죠. 우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요. 하지만 우린 변하지 않아요. 그냥 변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결코!
변하지 않아요. 어떻게 변할 건지 매번 찾아 헤매지만 결국은 결코, 전혀! 변하지 않죠. 최근 당신이 겪은 일 중에이건 정말 획기적인 변화였다고 자부할 만한 게 있나요?
아마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정말로, 진짜로 행동해야 해요. 언제까지요? 변할때까지 말이죠. 세상이 변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단언컨대 당신은 결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어요. 그런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하나만 말씀드리죠. 당신은 오직 당신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게 변할 때까지요.

그땐 그저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고 생각했었다. 완벽한 순간은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걸 몰랐으니까.

ㅡ엇, 이거 생각보다 맛있잖아!
화면 속의 성곤이 말하고 있었다. 아영이의 얼굴에 씩미소가 번졌다.
-신기하네. 이렇게 맛있는 딸기 처음 먹어본다.
성곤이 딸기를 포크로 하나 더 찍으며 말했다. 자기 손으로 딸기를 집어 든 건 기억나는 한 처음이었다.
-그것 봐. 내 말이 맞지?
아영이가 어눌한 발음으로 차근차근 말했다.
-그냥 생각을 바꿔.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먹었던 거라고.
-오케이, 생각만 바꾸면 되는 거지?

- 있잖아, 진석아. 난 그동안 뭘 할 때마다 늘 목표를생각했거든. 근데 그 목표들이 순수하지가 않았어. A는 B를 위한 행동이고 B는 C를 위한 행동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랬거든? 근데 그게 다 부질없게 느껴지더라. 최종목표가 무너지면 중간에 했던 A부터 Z가 전부 무의미해지더라고. 그래서 이제 그렇게 거창한 목표 같은 걸 안세우기로 했어. 행동에 목표를 없애는 거지. 행동 자체가 목표인 거야.

언젠가는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일단은아니야. 네 말대로 지금은 미래 같은 거 생각 안 해. 충분히 많이 해봤거든. 근데 도착해야 할 미래의 이정표를 너무 먼 곳에다 세워놓으니까, 현재가 전부 미래를 위한 재료가 되더라고. 자세 하나 고치는 거, 그 자체가 목표야.
그다음? 그런 거 없어. 그냥 하나라도 온전하게 끝까지 해보고 싶어.

-뭐든지 한번에 한가지씩만 하는 겁니다. 밥 먹을 땐먹기만, 걸을 땐 걷기만, 일할 땐 일만. 그렇게 매 순간에충실하게 되면 쓸데없는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 말은 성곤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등을 쭉 펴고 어깨를 여는, 목적 없는 단순함이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비결이었다는 걸 김성곤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만으론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박실영이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생각의 스위치는 끄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세요. 우린 항상 무언가를 판단하느라 에너지도 감정도 너무 많이 쓰고 있잖습니까. 그러다보면 자꾸만 소모적인 생각이 날아들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거나이해하지 못하게 돼요. 생각이란 건 자신만의 선글라스같은 거니까요. 그러니까 생각의 스위치부터 꺼야 하죠.
그다음은 쉽습니다. 낙엽은 낙엽으로 보고 전봇대는 전봇대로 보는 겁니다. 빨간 건 빨갛게 노란 건 노랗게 받아들이면 되죠.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어요. 저기 가로등 보이시죠. 무슨 색 같습니까.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바라보고 조금 더 나은 상태, 기존의 상태에서 벗어난 단계로 이동하는 변화. 이 프로젝트의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변화의 시도와 기록 그 자체였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스스로가 만든 지푸라기를 잡고 떠오릅시다!

좋을 거야. 넌 절대로 원하는 만큼 한번에 이룰 수는 없어. 세상이 그렇게 관대하고 호락호락하지가 않으니까.
근데 말이지, 바로 그만두는 건 안 돼. 일단 안 돼도 뭔가가 끝날 때까지는 해야 돼.
--언제까지요?
-끝까지.
-끝이 언젠데요.
-알게 돼.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상황이 끝나든 네마음이 끝나든, 둘 중 하나가 닥치게 돼 있으니까.

-다시 시작해야지.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다시.
-뭘요?
-되는 것부터. 너 스스로 할 수 있는 것 중 되는 것부터, 운동이든 공부든, 책을 읽는 거든. 하다못해 나처럼 등을 펴는 게 됐든. 너 혼자 정해서 너 스스로 이뤄낼 수 있는 것부터.

성곤의 눈시울이 왠지 모르게 붉어졌다. 이제야 비로소그는 박실영이 인생을 받아들이는 비법이 무엇인지 조금쯤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통로를 마련하려 애쓰고 결국 비가 들이치지 않는 안전한 곳에서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그의모습이 떠올랐다.

박실영은 삶을 적으로 만들지도, 삶에 굴종하지도 않았다. 인생이라는 파도에 맞서야 할 땐 맞서고 그러지 않을때는 아이의 눈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관찰했다. 어떤 삶을 겪어내야 그의 얼굴에 새겨진 단단한 평화로움을 가질수 있는 것인지 김성곤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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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은 처음 편의점에 갔던 날을 기억하는가?
오래전 그때는 분명 미지의 그곳에 마음이 설렜지만,
지금은 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차츰차츰 무뎌졌기에….
최초의 그 두근거림을 그러워하던 어느 날,
나의 첫 편의점이 내게 속삭였다.
그것이 바로 너와 내가 오늘을 좀더 특별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을 연다는 것은 늘 우리를 들뜨게 만든다. 꽃길을 걸어 들어가는 새하얀 신부의마음처럼. 그때 나는 직장인으로서 처음 신발 끈을 동여맨 강북영업부 어딘가에 마음의 깃발 하나를 꽂아 두었다. 훗날 힘들고 지칠 때 나의 시작이 어떠했을지 한 번쯤뒤돌아보고 싶어서, 처음 가슴에 품었던 그 순수한 떨림만큼은 꼭 기억하고 싶어서. 궁금하다. 나는 그로부터 이만큼이나 멀리 떠나왔는데 그 깃발은 여전히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나부끼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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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와 함께 걷는 40일 - 우리 모두 예언자입니다
안드레아 슈바르츠 지음, 황미하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자, 다시 니네베로 돌아올까요? 다시 말하죠. 역사적으로 니네베는 당시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니네베는 오늘날에도 존재합니다. 니네베는 이곳에, 또 세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니네베는 상징입니다. 사람들의 죄악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시대라면바로 그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고, 또 그러한 곳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요나가 가야 할 큰 성읍 니네베는 오늘날 대도시를 끼고 흐르는 마인 강, 테베레 강, 허드슨강 주변에도 존재합니다. 니네베는 내 안에 있고, 여러분 안에도있습니다. 니네베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우리가 다니는 학교, 우리 직장에도 존재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다니성당에도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삶을 제대로 영위하지못하고 억압받는 곳, 인간 스스로 삶을 망가뜨리는 곳은모두 니네베인 것입니다.

"일어나 니네베로 가라!" 하느님은 요나에게 단호히 명령하십니다. 요나는 새롭게 일어나야 합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열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요나는 니네베로 갑니다.
그곳 사람들이 일어나도록, 그들이 하느님의 뜻에 자신들을 새롭게 열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것이 요구이자 도전입니다. 요나가, 니네베가, 그리고우리가 맞서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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