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가 모든 것들을 다 이해할 수 있고 또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사건들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말이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영역에서 일어나니까요.
모든 것보다 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술작품들입니다. 이것들은 신비스런 존재들이죠. 이것들의 생명은 우리의 삶이 덧없이 스쳐 흘러가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이어집니다.

당신이 내게 충고를 부탁했으므로 감히 말씀드리건대...나는 이제 당신에게 그 모든 것을 제발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눈길을 외부로만 향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충고하고 당신을 도울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는 단 한 가지 길밖에는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 깊은 곳속으로 들어가십시오. 가서 당신에게 글을 쓰도록 명하는 그 근거를 캐보십시오. 그 근거가 당신의 심장의 가장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고 있는지 확인해보십시오. 글을 쓸 수 없게 되면 차라리죽음을 택하겠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이것을 무엇보다당신이 맞이하는 밤 중 가장 조용한 시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글을 꼭 써야 하는가?" 깊은 곳에서 나오는 답을 얻으려면 당신의 가슴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십시오. 만약 이에대한 답이 긍정적으로 나오면, 즉 이 더없이 진지한 질문에 대해당신이 "나는 써야만 해" 라는 강력하고도 짤막한 말로 답할 수 있으면, 당신의 삶을 이 필연성에 의거하여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의 삶은 당신의 정말 무심하고 하찮은 시간까지도 이 같은 열망에 대한 표시요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반적인 주제는 피하고 당신의 일상생활이제공하는 주제들을 구하십시오. 당신의 슬픔과 소망,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편린들과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 나름의 믿음 따위를 묘사하도록 해보십시오. 이 모든 것들을 다정하고 차분하고겸손한 솔직함으로 묘사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당신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나 당신의 꿈 속에 나타나는 영상들과 당신의 기억 속의 대상들을 이용하십시오.
당신의 일상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인다고 당신의 일상을 탓하지는 마십시오. 오히려 당신 스스로를 질책하십시오. 당신의일상의 풍요로움을 말로써 불러낼 만큼 아직 당신이 충분한 시인이 되지 못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십시오. 왜냐하면 진정한창조자에게는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보잘것없어 보이지 않으며감흥을 주지 않는 장소란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신의 모든 성장과 발전을 조용하고도 진지하게 이어나가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자꾸만 바깥세계만을 쳐다보고, 당신의 가장 조용한 시간에 당신의 은밀한감정을 통해서나 답해질 수 있는 성질의 질문들에 대해 외부로부터 답을 얻으려 할 때처럼 당신의 발전에 심각한 해가 되는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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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밤하늘의 별은 과학자에게 우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지만, 별을 보며 정보 과잉을 불평할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별의 정보를 독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주의력을 요하는정보다. 읽거나 듣고 판단해야 하는 정보, 나로 하여금 추가로시간을 쓰게 만드는 정보 말이다. 정보 홍수 시대에 주의력은 중요한 자원이다.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이야말로 그 사람의 창조적 생산성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주의력을 빼앗는 것은 그 자체로 큰 피해를 끼치는 일이다.
인간은 소통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백영옥 작가가 말했듯이 제대로 소통하는 것은 기적이다. 솔직히 우리는 자신이 무얼원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더구나 소통은 너무 적어도 안 되고너무 많아도 안 된다. 불필요하게 상대의 주의를 빼앗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고통이다. 정보화 시대이자 소통과 연결의 시대, 오히려 우리는 더욱 외로움에 허우적거리며 소통이 얼마나 미묘한 것인지 배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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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가 엠퍼시와 연결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얼핏각하면 감정적인 심퍼시가 선의와 관련 있을 것 같지만, 의견이나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과 공감하는 데에는 굳이 선의가 필요 없다.
인간이 남의 신발을 신어보려 노력하는 것. 그렇게 한번분발하게 하는 원동력. 그것이야말로 선의, 아니 선의와 가까운 무언가가 아닐까.

"왜 나한테 주는데?"
팀은 커다란 초록색 눈으로 아들을 보며 물었다.
질문은 아들을 향했지만, 외려 내가 팀의 눈빛에 가슴을꿰뚫린 것만 같았다.
나는 할 말을 잃고 서 있는데, 아들이 입을 열었다.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팀은 "고마워." 하고는 교복을 쇼핑백에 넣고 아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다음 현관으로 나갔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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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을 보고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의말과 행동에만 집중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어떤 세상에서살아왔고 어떤 세상으로 가려 하는가도 봐야 한다. 그 사람이 나에게 지금 하는 말과 행동은 내가 가정하고 있거나 추론해낸 그 사람의 품성이나 가치에 기반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내 앞에 왔느냐와 나를 떠나 어디로 가느냐가 더결정적이다. 심리학이 200년 가까이 인간을 연구한 결과의 흐름 하나를 말콤 글래드웰은 여기서도 한 문장으로 절묘하게 묶어냈다.
"인간은 현재의 느낌에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그토록 긴 과거에 대한평가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게 끝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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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대상과 나 사이의, 사랑과 비슷한 상호작용이다. 내가 준비되었을 때에만 찾아오는 관계 맺음이다. 길들여야 할 것은 여우만이 아니다. 스스로를 길들인 후에야 아름다움은 나를 찾아온다.
고등학교 학기 말, 미술 선생님이 내 스케치북을 찬찬히 살펴보신 적이 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 장 한 장 넘기시고는, "아이쿠, 도저히 안 되겠구나. 스케치북 도로 가져가렴."
당연히 미술 실기 점수는 형편없었다. 그림은 지금도 전혀 못 그린다. 내 맘에 드는 그림을 찾아 감탄할 수 있을 정도의 소양을갖추게 된 것은 아내와의 만남 덕분이다. 그림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취미를 함께하고자, 곰브리치E. H. Gombrich의 『서양미술사』를 밑줄 그어 가며 공부하듯 읽었고, 인상파 화가를 중심으로 화보집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불쑥, 아니 글쎄, 내게도 그림을 보는 취향이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그날 이후, 그림이라고 다 같은 그림이 아니었다. 내 맘에 들어 넋 놓고 계속 보게되는 그림들도, 다른 이가 아무리 명화라 해도, 내게는 영 별로인그림들도 생겼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아름다움은 결국 누적된 체험의 결과다. 준비된 사람만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각자의 누적된 체험이 다르니, 아름다움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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