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밤을 좋아한다. 모든 것이 죽어있는 듯한 고요함을 가진 까만 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잠들어 있고, 조용히 움직인다면, 결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런 밤. 비로소 나는 자유로워진다. 아담처럼 나도 세상의 것들에 자유롭고 싶은데, 나는 놓지 못한다. 진정한 자유를 꿈꾸면서도 자꾸 어딘가에 얽매이는 것은 그 자유가 두려운 것이리라. 세상사람들과 다르다는 시선이 두렵고 내 행동에 대한 확신 없음이 두려운 것이리라. 아담처럼 말하길 즐기는 편이 아닌 나도 아담이 가진 미셀처럼 단 한명의 사람을 원했었다. 그저 내가 내가 느낀것들을 들어줄 수 있는. 하지만 아담이 미셀에게 가진 독립성을 나는 단한명의 사람에게 가질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세상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두려운 듯한 파란 눈을 가진 흰 생쥐처럼 읽는 내내 자신이 느끼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아담이 부러웠다. 하지만, 나는 두려웠다. 나의 맹목성이 아담을 닮을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