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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창밖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다. 벚꽃이 다 지기 전에 산책도 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계속 안좋으면 만개했던 꽃들이 우수수 떨어질 것 같아 서운하다.

이제 4월이다.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이라고 명시된 일도 많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일부분일 뿐. 그 이상을 하려고 덤비다가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몸살감기에 걸렸다. 골골대는데도 손에서 할 일을 놓을 수가 없다. 언젠가는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겠지. 언젠가는 더 제대로 책을 읽을 수 있겠지.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성과는 그닥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발전은 커녕 글에서 드러나는 미숙함이나, 부적절함, 결핍된 것들만 눈에 들어와 부끄럽다. 언제쯤 경지에 오를까. 과연 그런 경지에 도달한다는 게 가능할까?

 

책상에 앉아 늘 이런 고민들을 주로 하지만, 몸이 늘 가 닿지 않는다고 마음마저 가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처럼 여겨지는 곳이 되기를 늘 꿈꾼다.  직접 몸이 갈 수 없기에,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이것저것 찾아 행동할 뿐..

 문학을 읽고 생각하는 일이 쓸데없어 보일 지라도, 문학과 같은 다양한 예술이 주는 잉여로움은 어떤 게 더 인간적인지, 본질적으로 무엇이 더 사랑에 가까운지 생각하게 하는 일이라, 궁극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의 공감능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 책을 읽고 글쓸 고민을 하는 것 역시도 이 사회가 좀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어떤 형식으로든 기여하는 것이라고. 이렇게 말하고서 이게 비겁한 변명이 되지 않도록 또 열심히 노력해야 겠지만..

 

이번달 눈에 들어오는 도서목록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두번째 소설집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의 원본이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 포함된 17편의 단편이 편집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상태의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 실렸다.
1981년, 당시 크노프 출판사의 편집자였던 고든 리시는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편집 과정에서 카버의 원고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일부 작품의 제목과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꾸기도 하고, 거의 모든 단편의 엔딩을 바꾸거나 잘라냈으며, 분량의 70퍼센트 이상을 덜어낸 단편도 있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작가가 의도한 바를 보려면 이 책을 보는 편이 좋겠다. 왜 편집자는 편집이 필요하다 생각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작가가 그만큼 파격적이었을까? 정서에 안맞기에 책이 안팔릴거라 생각했던 걸까? 그가 직시한 진실은 무엇일까.

 

 

 로맹 가리 장편소설. 로맹 가리는 이 작품에서 독재와 저항, 종교와 위선, 제국주의와 공산주의로 혼란한 제3국을 이방인 목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만행의 배경을 전하고, 평범한 원주민이 독재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선진 문명과 토착 문화의 충돌 속에서 그려낸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로맹가리, 그의 소설 '가면의 생'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소설도 강렬했다. 자전소설이라는 착각이 들 만큼 소설과 거리를 가깝게 느꼈고, 읽은 이후 그 충격파가 5일동안 삶을 지배했다.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더라. 살아있는지 질문하도록 만들더라.

그는 이번 책에서 어떤 국가에 들어가 죽을 위기에 처한 목사의 시선으로 그 국가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목사가 처한 상황도, 제 3국이라 지칭되는 국가의 실태도 재미있다. 어떤 식의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p348 이제 난 육지에 있다. 이런 글 조각 하나에 불과한 것에 의지해, 붕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겨우겨우, 그런 안도감을 공유하면서 이 한 구절을 이해하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새로이 이해하게 되었네. 나는 지금도 실제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고, 어떻게든 그 위기를 버티려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여전히 이런 글 조각 하나가 의지가 되고 있다고. 그렇게 이해하고 나니 애매한 부분이 있었던 후카세 번역과 엘리엇의 원시가 더할 나위 없이 딱 맞아떨어지더군……
여기서 내가 납득한 사실이 있네. 그건, 이제 내가 노인이 되어 매일매일 붕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한 구절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일세.

이 구절을 읽는데 가슴이 먹먹해졌다. 노벨상 수상자가 그냥 노벨상 수상자가 아니구나. 그가 쓴 주제에 관해 설명을 들었을 때는 막상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 대목를 읽고 익사라는 제목을 읽으니, 내가 익사당하는 당사자가 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읽어야 겠다 생각했다.

 

 

읽지 않은 책을 읽고 싶다 말하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삼아야 할까? 주제의 의미? 문체? 표지 디자인은 분명 아니다.

인생지사,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할 수 없듯, 이 악마에게 소원을 빈 사람들에게 뭔가 엉뚱하고 씁쓸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처절한 교훈을 얻는 것은 아니라 할 지라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니까, 도대체 어떤 형식의 의미를 담았을지 궁금하다. 읽지 않고는 모르겠지.

 

 

 

 

 

 

 

 

P.286 : 이 작은 도시에서 나는 혼자 사는 이상한 남자다. 사람들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자라서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나처럼 자란 사람은 병적인 상상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내가 아는 거라고는 이 해변 도시에서, 아니 이곳을 벗어난 어디에서든 그녀만큼 내 눈앞에 실재하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위해 살면서 나는, 내가 소망하는 대로 그녀를 소유할 수 없음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절망으로 보낸다. 나는 환영을 향한 육욕을 품고 있다. 이런 내 욕망은 신이 내게 보내는 조롱이며 내가 품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생각을 처단하려고 신이 내리는 적절한 벌이다.
_「페기 미한의 죽음」에서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를 소유하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그리고 '환상'일지도 모를 그녀를 사랑하며 육욕을 품고 있는 것은 신이 내게 보내는 조롱이랜다. 인물이 공감이 간다. 그래 그가 그걸 벌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럼 왜 그는 '환상'을 만든걸까? 정말 환상일까? 그걸 왜 하필 '벌'로서 인식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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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a 2015-04-0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달엔 `익사`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우끼 2015-04-23 14:54   좋아요 0 | URL
:)!! 이번에 익사도 선정되었네요!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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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쌀쌀하지만 곧 봄이 될 것이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아직 많았다. 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어서, 기꺼운 마음으로 마음을 바로잡기로 했다. 작은 일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제까지 좌절했던 마음을 잘 추스려 새롭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책을 둘러보았다.

 

출판사 책소개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근우 장편소설. 서울 변두리 개천인 불광천을 배경으로 88만원 세대인 두 남녀와 남자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서로를 알게 되고, 그들의 고용인인 노인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들을 중심으로 가짜와 진짜 사이에 갇힌 것들이 혼재하면서도 양립되어지는 과정을 그려간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박범신, 김성곤, 임철우, 은희경, 김형경, 하응백, 한창훈, 김미현, 김별아)은 이 작품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진짜와 가짜, 돈과 가족과 꿈, 세대 간의 화해라는 주제 의식이 뚜렷하게 부각되었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입심이 만만찮았다. 마음을 흔드는 따뜻하고 뭉클한 무엇이 있었고, 적의와 경원이 아닌 연민과 이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을 만나는 일은 그만큼이나 희귀한 기쁨이었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아직 잘 모르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단락만으로는 아직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읽어야겠다. 세계문학상을 받은 전작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다는 것도 한 몫으로 작용했다.

 

    

출판사 책소개 

인간은 신체적으로 성공했으나 사자나 거미, 혹은 구더기보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인간은 우월한 지능과 손가락과 직립 보행 능력을 가졌으니 다른 짐승들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눕고 싶은 곳에 누울 수 없고, 내가 자고 싶은 시간에 잘 수 없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해야 옳은 것이다. 진정 이토록 불행한 생물이 과거에도 있었을까? 혹은 미래에도 존재할까? - <직립 보행자 협회> 중에서

 

이 한 대목을 보고 작가의 자기세계가 독특하다고 느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소설을 쓸까. 무슨 철학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갈까. "진정 이토록 불행한 생물"이라는 표현을 쓰며 푸념하는 모양새가 앙증맞고 귀엽다고 생각해버렸다.

 

 

P.14 : 나는 한 달 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슈퍼마켓에서 같이 일하는 남자에게 가볍게 데이트나 하자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놈한테도 내가 쉽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우울증에 빠졌다.이게 몇 번째인지 모른다. 우울증이 언제 시작되고 끝나는지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어 애매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심각한 놈이 왔구나 하고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아마 그 남자가 누런색 스웨터에 누런색 코듀로이 바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황당한 패션 감각을 가진 인간인데다 스타킹을 뒤집어쓴 듯한 얼굴 생김새에 충격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사랑의 어원이 무엇일지 몇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살다에서 변형된 것이라는 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다와 사랑은 매우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고르는 게 망설여졌다. 감성적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논리를 포기하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텍스트를 보니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듯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그리고 상대의 진심이나 의도가 무엇이든 왜곡하게 되버리는 사고흐름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한 대목에 '공감'하고나니 제목도 달리 보였다. 그래서 선택했다.

 

 

P.19 : 도대체 두 발로 곧게 서서 걷는다는 것이, 인간이라 불리는 종족이 우리를, 확실한 균형을 잡고 네 발로 거니는 우리 모두를 통치할 권한이 있다고 믿어도 될 만큼 위대한 것인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머릿속에 있다는, 그들이 이성이라 부르는 그 무엇이 굉장한 것이라 착각하고 있음을.

읽고 싶다. 흥미가 인다. 비슷한 말이라도 이렇게 하면 흥미가 이는구나. 당연한 말을 하더라도, 정말 당연하게 정곡을 찌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정말 좋다. 읽고 싶다.

 

 

 

 

 

출판사 책소개

<우리 동네 아이들>은 나지브 마흐푸즈가 이집트 정치 상황에 실망해 절필을 선언한 이후 7년간 침묵하다가 다시 펜을 들어 집필한 첫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마흐푸즈는 정치-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대립으로 불안정했던 당시의 이집트 사회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대표적 종교의 일화를 엮어 선과 악이 대립하는 한 마을의 다사다난한 역사로 재탄생시켰다.

발칸반도에 여행을 다녀왔다. 그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정치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대립에 관심이 간다. 그들은 왜 다르다는 것을 서로 주장해야만 했으며, 싸워야 했을까? 이 책 역시 정치-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대립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고 하니 참으로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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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면 쓸 수록 형용사는 힘을 잃는다. 많은 책 소개에 이 시대의 위대한 작가, 누구누구. 라고 소개말이 붙어있어서 그런 수식어에는 더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너무 많이 써서 닳아버린 까닭일까.  그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그 소재가 충분히 모호하고 가치있는지. 인간을 깊이있게 이해하려는 시도인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가장 낡은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는지 모르겠다. 쓰고 또 썼는데도 닳지 않고 빛이 나기 때문에.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행동과 신념은 1989년 이후 소련 역사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된다. 혼란, 분노, 절망, <와일드웨스트>식 자본주의, 올리가르히에 의한 경제적 침탈, 보통 사람들이 가진 저축의 파탄, 
매일매일 이어오던 평범한 상태의 상실 같은 것들…… 그 평범한 상태가 지루하고, 퇴색되고, 자유롭지 못한 것이었을지라도. - 줄리언 반스"
"러시아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추적한 전기다....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낸 문학적 성취>라고 말했다. " (책 소개 중 일부)

이 책은 표지에 끌려 클릭했다.

레몬과 수류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조합이다. 이것이 이 책의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사람(작가)의 필명이었다고 하니, 흥미롭다. 


 

  "언론인이자 시인, 소설가로 활동한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좌파 지식인 마리오 베네데띠의 장편소설. 1960년에 발표되어 2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고 두차례 영화화되면서 베네데띠의 명성을 전세계로 알린 그의 대표 장편인 <휴전>은 은퇴를 앞둔 마흔아홉의 홀아비 마르띤 산또메의 일기를 통해 염세주의와 숙명론에 길들여진 몬떼비데오 도시 노동자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

 

 "그러나 체념이 상황의 끝은 아니다. 처음에는 체념할 뿐이지만 그다음엔 양심을 버리고, 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한통속이 된다. “위에서 다들 그렇게 하는데, 나도 한몫 챙겨야지”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도 먼저 체념한 사람이다." (책소개 중 일부)


 

  "믿는 거하고 믿지 않는 건 완전히 다르다는 거지. 믿는 사람이라면 결국은 믿음의 샘에 이를 수밖에 없고 그럼 더 멀리 볼 필요도 없지. 더라는 게 없으니까.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문제가 있어. 그런 사람은 세상을 해명해보겠다고 나서지만 들먹이는 것마다 진실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두어 개씩 드러나지." (책 소개 중 일부)


나는 일상을 살면서 믿음과 믿지 않음을 반복한다. 믿음에 안주했다가는 갑작스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믿지 않음을 유지하다가는 불안해서 미쳐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어찌보면 당연하고 낡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까? 


 

 

 "어슐러 K. 르 귄이 2002년 발표한 후기 단편집. 1995년 네뷸러상 수상작인 '고독'을 비롯해, 1994년과 1997년 제임스팁트리주니어상을 받은 '세그리의 사정'과 '산의 방식', 2001년 로커스 독자상 수상작인 '세상의 생일' 등 르 귄의 후기 걸작 단편들이 망라된 작품집이다. "

 

"우리의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낯설게 하기 위해 먼저 차이를 만들어낸 다음 그 차이를 인간의 격렬한 감정이 호를 그리며 메우는' 과정에 대해 흥미로운 탐구를 진행한다. "(책 소개 중 일부)

요즘들어 '젠더'라는 단어가 가리키고자 하는 오묘한 시도에 관심이 가는 찰나, 이 소개글을 보니 급 이 책이 당긴다. 내가 연구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 선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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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함을 표방하며 세상의 가식을 꼬집은 비트 제네레이션의 리더이자 생존 당시 노먼 메일러로부터 '신들린 천재성을 지닌 유일한 미국 작가'라는 칭송을 들은 윌리엄 버로스의 최고 걸작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유토피아 공화국 리베르타티아를 건설한 실존 인물 미션 선장에 영감을 받아, 인류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저질러진 치명적인 실수들을 돌이키기 위해 탄생한 유토피아 소설이다. 전통적인 서술 방식으로 쓰인 <정키>와 <퀴어>, 실험적 작문법 '컷-업' 기법을 처음으로 선보인 <네이키드 런치>에 이은 <붉은 밤의 도시들>은 그의 거침없는 삶과 문학적 성찰의 정점에서 끌어낸 전작들을 뛰어넘는 최고작이다. "

-출판사 책 소개



유토피아라는 곳이 실재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유토피아인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디스토피아의 공간으로 느껴지는 건 아닐까. 실재로 내가 사는 공간도 소위 돈 있는 사람에게는 유토피아, 그 이외의 사람에게는 디스토피아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말은 농담처럼 오간다.

이 책은 '유토피아란 무엇인가'라는 문학적 질문을 충실히 탐구한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


"문학의 위대함이 여전히 가능함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작가"(수전 손택), "쓸 수 없는 것을 쓴 최고의 작가"(뉴욕 타임스), "신비에 싸인, 가장 숭고한 현대 작가"(뉴 리퍼블릭 북 리뷰) 등의 찬사를 받으며 문단에 등장한 이래, 20세기 말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동시대 가장 경이로운 작가로 손꼽히는 W. G. 제발트. 

그중 1990년에 발표한 <현기증.감정들>은 일평생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파괴의 기억과 비전으로 고통받은 저자를 사로잡았던 주제가 모두 집약되어 있는 작품으로,폴 오스터, 존 쿳시 등 또다른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또 이 책은 제발트에게 매혹된 수많은 '제발디언' 중 하나임을 고백해온 작가 배수아가 번역한 첫 제발트 작품이다. "

-출판사 책소개



독특한 시도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각도를 보여준 '배수아'가 이 작가의 팬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이유가 된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직접 번역했다는 점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그녀가 번역한 '비트켄슈타인의 조카'를 읽으면서 번역때문에 고민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이 책의 번역도 기대된다.

게다가 제발트가 문학적으로 고민하던 주제가 모두 집약된 책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인 것 같다.



"밀란 쿤데라에 때때로 비교되는 또다른 동유럽 작가인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로, 20여 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그녀의 대표작이다. 이름의 철자 순서만이 다른 쌍둥이 형제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의 처절한 운명이 교차하는 3부작 소설이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최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책으로서 이 소설을 들면서, "철학자로서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세계가 그 안에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 신경숙, 김연수를 비롯하여 수많은 명사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 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많은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세 권 분권에서 이제 합본되어 한 권으로 묶여, 더구나 대폭 개역되어 새롭게 태어났다."

-책소개 중 일부


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어: Slavoj Žižek  [ˈslavoj ˈʒiʒɛk] , 1949년 3월 21일~)은 유고슬라비아 출생의 대륙철학자이자 헤겔마르크스자크 라캉 정신분석학에 기반한 비판이론가이다. 지제크라고도 불린다. 그는 정치이론, 영화이론, 이론정신분석학에 공헌을 해왔다. 지젝은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 사회학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며, 또한 유럽 대학원(영어: European Graduate School)의 교수이다.(위키피디아)


슬라보예 지젝은 이런 수식어가 따로 없어도 인기있는 철학자중 한명이다. 그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받았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 "작가가 서로 모순되는 현상들과 인물들을 서로 뒤얽어서 이미지를 조작하는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책소개의 질문)"

 

"2009년 전미도서재단은 전미도서상의 시행 6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소설 부문 수상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터넷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때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최고의 전미도서상'의 영예를 차지한 책이 바로 1972년에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던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소설전집>이다. 


장편소설에 비해 대중성의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단편소설이, 더구나 편하게 읽히지만은 않는 오코너의 작품이 몇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독자로부터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녀의 단편 작가로서의 비범한 재능과 미국 문학사에서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책소개 중 일부


2009년도까지의 '전미도서상' 수상작 중 최고의 전미도서상을 받은 단편소설집이라니 흥미가 간다. 좋은 책도 독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무사히 사랑을 받은 작품인가보다. 나 역시 읽어보고 싶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장편소설. 2010년 출간된 <지평>은 모디아노 소설들의 특성을 견지하고 있으면서도 기존 작들과 차별성을 띤 놀라운 작품이다. 모디아노 작품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이 작품에서도 파리가 소설의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며, 작가의 음악적인 문체, 독특한 상상력, 복잡 미묘한 세계관이 특징적으로 잘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지평>은 기억을 따라가는 여정의 끝에 미래로 향하는 출구가 열린다는 점에서 여타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지평>의 작중인물들은 혈통의 미로와 운명의 현기증 속에서 분투하면서도 더 넓은 지평을 희구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모디아노 작품세계의 완성이라 할 만하다."

-책소개 중 일부


노벨상을 받은 작가라 관심이 가던 차에, 그가 쓴 작품 중에서도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라기에 읽고 싶어졌다. 내가 이번에 읽은 작품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라는 작품으로, 기억을 잃은 사람이 기억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추리소설인 듯 하여 독자의 흥미를 계속 끌어가는데 그치지 않고, '과거'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이 과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섬뜩하게 보여주었던 작품이었기에 인상적이었다. 작품으로서 '메멘토 모리'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인간 본연의 감정을 끌어낼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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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신간리뷰어 활동을 마무리하며,


나는 좋은 독자는 아니었다. 좋은 리뷰어도 아니었다. 공감을 얻을 만한 리뷰를 쓴 것도 아니고, 뭔가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도 아니다. 

내가 쓴 글을 돌이켜보면 어떻게 하여 내가 이 글을 풍부하게 읽었느냐 보다, 읽다가 걸리는 허점에 집중한 글이 더 많았다. 어떤 글은 책에 집중하기보다 책 내용이 시사하는 사실에 집중하여 책이 드러내는 바를 잘 잡아내지 못했다. 

스스로가 아직 리뷰같은 글을 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렇게까지 부족한 리뷰를 쓸 줄 몰랐다. 이렇게 리뷰를 쓴 것은 나에 대한 예의도, 작가에 대한 예의도 누군가 내 리뷰를 읽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던지, 아니면 알고도 글로서 표현해내지 못했던 것인지. 별로인 리뷰들만 올린 것은 단지 생각이 덜 숙성되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객관적이려고 노력했는데 객관적이지도 않았고, 주관적인 부분을 넣으려고 했는데도 겉만 맴돌았던 건지도 모른다. 속이 비어서 뭘 채워넣을 지 몰라 겉껍질만 거대하게 키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잘 쓰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실망스럽다. 

시간에 쫓겨 다급하게 쓴 까닭에 서툰 리뷰가 더 서툴게 쓰여졌다. 책은 오자마자 읽는데도, 시간분배도 최선을 다해서 하여 나름대로는 최선의 결과물이라고 내놓은 것이 한참 모자란 리뷰다. 서툰데도 신간 리뷰어로 뽑아주셔서 6개월동안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었다. 마냥 죄송하고 감사하다. 


내가 꼽은 나만의 베스트 5는 이렇다. 이것은 절대 다른 작품들이 덜 좋아서가 아니라, 기억에 오래 남아서 나를 괴롭힌 작품들을 위주로 선정했다.


< 신중한 사람 >
왠지 계속 기억에 남아서 책의 문구들이 삶을 방해했다. 나는 책에 반발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꺼내놓게 되었는데 … 이 작품이 말하는 논리가 설득력있게 느껴져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 미국의 목가 >

그가 '미국'의 뛰어난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작품이었다. 

< 기 드 모파상 >

짧은 단편들이 전부 매력적이었다. 있을 법한 이야길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게 좋았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자각도 재미있고, 서사를 놓치지 않았던 게 좋았던 것 같다.

< 무의미의 축제 > 

단순하고 명쾌했다. ‘기호’로서 오래 남아버렸기에… 불가항력으로 선택.

< 비트켄슈타인의 조카 >

신간평가단 하면서 가장 처음에 읽은 책이다. 어떻게 리뷰하면 좋을 지 골치가 아팠다. 그런데 리뷰하다 보니 왜곡된 줄 알았던 화자의 시선이 올곧아서 놀랐던, 그래서 흥미로웠던 소설이다.



< 소년이 온다 > 도, < 투명인간 > 도 너무 좋았다. 소년이 온다와 투명인간은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그들이 찾아낸 깊이, 깊이를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신간평가단을 하며 처음 접한 작가들인데, 앞으로도 찾아읽고 싶었다. 특히 천명관의 <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는 위트가 있어 슬픈 이야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 그의 다른 책 < 고래 >를 꼭 읽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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