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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서울 문학 기행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받았습니다.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
2022 개정 교육과정 문학 교과서를 집필한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와 함께 다시 호흡하는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현진건, 박완서……
이 책에는 저자가 한국 근현대 문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우리 작가의 이름과 그들 삶의 우여곡절과 이에 얽힌 서울 여러 곳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 이분들을 떠올리면서 시와 소설로서 지금까지도 작품으로 우리곁에 남아 있는 ‘서울’을 삶의 배경이자 문학의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한 열두 작가의 이야기가 기대가 됩니다.
동서문 내 청계천과 훈련원 사이에 있는 조산에는 날부터 집없는 빈민들이 움을 묻고 기어들고 기어 나가며 비와 바람을 막고 지내던 곳으로 작년까지도 그 움의 호수가 오십여 호나 되고 인구가 일백십여 명에 이르렀었는데 ...... .p.101 3장. 인력거꾼 김첨지의 낙원의 꿈은 어디로_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중에서

“눈은 아니 오고 얼마다 만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동소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동소문은 한양도성 내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 가운데 북문과 동문 사이에 세워진 사소문 중 하나로 동소문이 지금의 혜화문입니다. 동소문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고난을 겪었습니다. 조선총독부가 도로를 낸다는 이유로 동소문을 허물었기 때문입니다. 동소문 일대와 오르막길에서 인력거를 끌었을 김 첨지를 떠올려봅니다. 김펌지는 남대문 정거장까지 가는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가던 중 아픈 아내의 목소리가 떠오르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를 밝힌 등불 같은 작가의 작품이 이 책에서 관심이 갔습니다. 김 첨지라는 인물을 통해 민중의 고단했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이 1920녀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 냈다고 했습니다. 동소문 안의 열악한 관경 속에서 살아가는 김첨지는 초가집 행랑채에 월세를 살며 동소문에서 혜화동 전차 정거장, 동광학교, 남대문 정거장을 거쳐 인사동과 창경원을 지나 다시 동소문 안 자신의 동네로 돌아오는 김첨지의 행로를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날개를 쓰기 훨씬 이전부터 이상은 어떤 사실을 확연히 자각했습니다. 자기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 그러나 조선은 일제 식민지이고, 조선총독부 권력이 시시각각 자기뿐만 아니라 조선인 모두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는 변동림이 이상을 회고하며 들려준 일화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상은 ‘이런 세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더불어 날개의 창작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극단의 시대를 통찰한 이상의 날개부터 순수를 향한 처절한 고투 속으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윤동주의 서시,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에 대한 공간과 문학 속에서 살아 숨쉬는 서울의 의미를 지도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입니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문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우리 작가의 이름과 그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번도 서울을 떠나보지 못한 서울 토박이인 독자에게도 문학 작품을 읽은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밀려 들어오게 됩니다. 열두 명의 작가와 작품을 통해 우리는 후세에 지금의 서울이 어떤 의미가 될지도 생각하게 합니다. 문학 지도를 따라 가는 여정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