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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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 위로 나는 이름 모를 철새떼를 바라 봅니다. 새들은 줄지어 나란히 어디로 가는 것일까 생각해 봅니다.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다룬 <저녁의 비행>은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의 에세이가 함께 실려 있는 책입니다. 페이지 한 장 한 장 마다 수록된 이야기는 탐구하기 위한 즐거움으로, 또 다른 몇 편은 이야기를 꿰뚫고 나가기 위해 쓰였고, 또 다른 몇 편은 작가를 괴롭혔거나 매료시켰던 무언가를 상세히 살피기 위해 쓰였다고 합니다.

 

 

 

환경 파괴와 대규모 멸종의 시대, 문학과 과학의 역할을 고민해 보는 책

 

 

 

p.62 자연을 상대로 우리 자신을 시험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우리 자신을 설정하고, 자연과 비교하여 우리 자신을 규정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자연의 본모습과 전혀 맞지 않았다. 그것은 어린아이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친밀함과 우정을 찾는 것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내가 야외 도감에서 보았던 이런 생명체들의 이름을 익히게 되었다면, 그건 신학기에 우리 반 친구들의 이름을 꼭 알아야 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그랬을 뿐이었다.

 

 

p.474 동물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일이나 실체에 대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물은 항상 그런 역할을 해 왔고, 그 대부분의 가르침과 교훈은 바로 이와 같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당신은 자신에 대하여 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하고,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전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헬렌 맥도널드의 신작 에세이집 [저녁의 비행]입니다.

 

 

지금은 환경의 측면에서 끔찍한 시대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자연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할지 더욱 열심히, 깊이, 오랫동안 생각해 봐야 하고 지금 우리는 지구상 여섯 번째 거대한 멸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둥지는 불법 칩입자들에게서 새를 품어주고 알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멕시코양지니는 담배꽁초로 둥지 안을 채우고, 북미 서부 블록스 찌르레기는 노끈으로 둥지를 만들고, 솔개는 빨랫줄에서 훔쳐 온 속옷으로 나무 둥지를 장식합니다. 인간이 버린 물건이 새의 창조 작업으로 탄생된 둥지 왠지 상상만 해도 걱정이 되며 슬퍼집니다.

 

칼새가 이렇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주도 베스퍼 플라이츠,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답니다. 베스퍼는 라틴어로 땅꺼미 지는 저녁을 뜻합니다. 거기에서 유래한 베스퍼스는 경건한 저녁기도이기도 하구요.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지막 드리는 가장 장엄한 기도! 그래서 작가는 수년동안 칼새의 저녁비행을 보려고 애써왔습니다.‘저녁 비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역사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오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판미동에서 지원해 주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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