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링 calling - 빅마마 이지영 터키 소나타
이지영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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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나날, 지루한 일상 그 속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반문하고 싶은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만 그런 반문 또한 과감한 선택이 없이는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보면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때가 사라져 그냥 공장의 기계처럼 무덤덤이 세월을 보내게 된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진정 나를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무엇이냐고 타인에게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은 여행이라고 답을 한다. 과연 여행이 답답한 물음들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  

[콜링]에서는 그런 물음에 답해주면서 자신의 답답함과 홀가분함을 더불어 이야기한다. 터키로의 여행에서 느껴지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과 여행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감성들을이 책에서 담고 있다. 특별히 많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장황하게 늘어뜨리는 글들 보다는 압축되어있는 글들로 자신의 풍부한 감성을 담으려고 했다. 그러한 글들이 여행속에서 느껴지는 것들속에 묻어나는 것이라서 나 또한 그런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중간 중간 여행속 상황에 따른 노래를 간간히 보여줌으로써 음악과 여행을 절묘하게 섞어내는 것은 그녀만의 기술이라 생각된다. 여행중에 보여지는 감성이라고는 하지만 특정한 목표나 지역과는 상관없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장소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여러가지 감성을 표현하는 것 중에서는 사람에 대한 마음들을 많이 표현한 것이 눈에 띄인다.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할아버지까지 터키인들의 친절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은 사진을 보는 내내 자연스러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터키인들의 생활과 사람 그리고 그 속에 묻어나는 여유를 부러운 눈으로 사진과 함께 표현한 것은 나 또한 가지고 싶은 것중에 하나인 것이라서 부러우면서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마지막에는 여행의 종료를 말하면서 이 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나 또한 이 책이 단순히 여행기라 느껴지기 보다는 지루한 생활속에 변하고 싶은 자아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고백치유에세이이지만 그것이 지금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가 아닌 터키라는 색다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비록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것은 동일하겠지만 환경의 차이로 이방인이 된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마음속 고해성사가 자연스럽게 이 책에 스며든 것 같다. 

여행기 이상의 느낌을 보여주는 이 책의 매력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 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자기 고백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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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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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참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너무 아련하다. 추억과 비슷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난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움은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뒤따르면서도 할 수 있는 걸 하지 못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 대상 또한 엄청나게 많을 수 있지만 난 특별히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사람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연락을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서 오는 그리움은 사물이 가진 그리움보다는 훨씬 크다. 어찌 보면 사물에 대한 것은 그리움이라고 표현하는 것 보다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4명의 작가가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통해 느낀 것들을 그리움과 추억이라는 단어로 다양하게 표현해 놓았다. 그리움이라는 것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름을 잘 들어 본적이 없는 작가임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그 그리움이 특별하지 않고 일반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내가 생각한 그리움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이 보이긴 했으나 어느 글에서는 정말 공감하고 느끼고 싶은 그리움의 절정을 표현한 부분도 있어서 그리움의 강약이 두드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리움의 약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리움보다는 추억과 유사한 면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타인의 추억을 통해서 독자 자신의 그리움을 새롭게 생각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제목인 [그리움의 발견]도 그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그리움을 발견한 것을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그리움을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는 여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내가 생각한 그리움의 절정을 표현한 부분을 소개하자면 첫 번째 작가인 오정희 씨의 [봄이 오는 소리]와 [삶의 풍경] 부분이다. [봄이 오는 소리]에서는 계절을 인생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봄이 있던 시절에는 미처 봄을 싫어하고 지나간 뒤 그 시절이 아쉽고 안타깝다고 표현한 부분은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만 봄을 시간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가고 생각해지는 것에 따라 다시 찾아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 스스로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리움에서 보이는 아련함을 극복하려는 의지마저 보인다. [삶의 풍경]에서는 시골장터를 직접 가서 겪은 일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서 보이는 장돌뱅이의 삶을 그리움 화하여 표현했다. 흔히 새벽시장이라고 일컫는 장터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 화려하게 꽃피기 전 우리네 삶이 이러했음을 잊고 살아왔다는 것을 망각하지 말아야함을 이야기한다. [딸과 어머니]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리움과 추억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모든 경험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작가의 섬세함에 나 또한 작가의 나이 정도 되면 공감할 수 있을 요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역시 내가 생각한 그리움의 대상이 너무 국한되어져 있는 것인지 사람이외의 그리움에 대해서는 농도가 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연한 농도 속에서도 새로운 그리움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한 글들이 나의 눈길을 많이 사로잡았다. 오정희 작가 이외의 다른 세 작가에서 볼 수 있는 부분들은 그런 새로운 그리움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냄새를 통한 공간과 시간의 추억과 그리움, 서점이라는 공간속에 묻어나는 사람의 냄새와 흔적들, 연민이라는 감정에서 오는 타인에 대한 이해, 오래된 나무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적인 삶의 모습들. 과거 살던 고향에서 날리던 연. 사람이 아니더라도 사물이나 공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추억을 되새기며 그 시절과 향기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은연 중에 없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그리움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양한 그리움 속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나 모습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 글들도 있는데 그것은 아마 그리움이라는 아련함에 빠지지 말고 상황에 맞는 올바른 태도도 지녀야함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움이라는 감성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음을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의 일부에 속하는 그리움은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추억이자 기억이다. 다양한 삶 속에 공감할 수 있는 그리움에 대한 글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잊어왔던 것들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부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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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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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보이는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채운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특히 그 강의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라면 두말 나위 없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이 뭐냐고 되묻는다면 아마 취업, 면접, 자기소개서와 같은 강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은 지식인들에 대한 질문처럼 들리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과거 어린 시절 배운 정의에 관한 내용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옳고 그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즘에 들어 정의란 것을 생각함에 있어서는 스스로의 견해보다는 언론의 역할을 통해 정의란 것을 접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생각보다 사회적 다수결로 결정이 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저자는 오랜 세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펼쳐왔다. 그 정의란 것이 다른 질문과 같이 확실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은 앞서 말한 옳고 그름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범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와 개인에게서 나타나는 정의는 그 상황과 역할에 따라서 서로 다른 이론을 만들어내어 정의를 표현한다. 벤담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존 롤스의 평등분배, 칸트의 권리옹호,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사고 등 정의를 말하는 이론은 다양하고 그것을 적용하기 위한 것들 또한 여러 입장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사회를 우선으로 말하는 정의에서는 개인이 손해를 보게 되고, 개인을 우선으로 하는 정의를 말할 때에는 사회의 존재자체를 무시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짐으로 인해서 정의란 것을 말할 때에는 한쪽에 치우치기 보다는 사회와 개인 간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각 이론들에 속하는 설명과 더불어 그것이 가지고 있는 허점이나 반론 등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독자에게 정의에 대한 단순한 생각을 벗어나고 계속적으로 논의 해 봐야 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이론들을 보여주는 예문들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이 쟁점화 되었던 것들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여러 이론이 정의에 대해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가를 쉽게 이해시키도록 하는 논의의 성격을 띠고 있다. 

흔히 어떤 쟁점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말할 때 '당연히'라는 것을 은연중에 많이 생각한다. 그 쟁점이 가지고 있는 본질의 파악이나 반론의 여지를 염두 해 두지 않고 '당연히'라는 기존의 생각을 옳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당연히'는 감상적이나 동정심과 같은 감정에 속한 개념이고 쟁점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정의를 논함에 있어서 그러한 것들은 필요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의를 논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론의 적용이고 그것이 쟁점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가를 판단하고 또 반론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진정 정의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여러 예시에서 표현하고 있다.  

정의를 표현하는 많은 내용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은 "조상의 과거 잘못에 대해 현재의 자손이 사과할 필요가 있는 가"라는 부분이다. 특히 이 부분은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역사적 관계 속에서 주장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서 민감하면서도 공감되게 지켜봤다. 이러한 쟁점을 접했을 때에도 여러 가지 이론들은 그 쟁점에 대해서 다각적인 시선으로 정당성을 부여하여 자신의 말이 맞는다는 것을 피력한다. 그렇지만 그 속에 숨겨진 반론이나 논란의 여지를 끄집어내어 새롭게 판단하는 의견은 정의란 것이 확실하게 어느 이론에 속함이 없이 다양한 관점 속에서 존재함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당성은 누구에게나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어야만 정의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란 것은 특정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다양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사회를 살아오면서 똑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실제적으로 정의와 관련된 이론들은 사회곳곳에 보이지 않게 적용되고 있음을 느낀다. 정의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에서도 정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책에 소개된 내용들은 삶을 살아가는 일부임을 망각해서 안 될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비록 책으로 정의를 접했지만 과연 실재로 강의실에 가면 어떠한 모습이 보일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많은 학생들과 교수와의 의견교류와 더불어 반론과 반론이 난무하면서도 의견을 공감하는 깔끔한 광경이 연상된다. 정의란 것이 딱딱하기 보다는 세상에 존재하는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의견의 일부임에는 두말할 여지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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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미학 - 인문학과 사회학, 심리학과 경영학을 넘나드는 종횡무진 축구이야기
프리츠 B. 지몬 지음, 박현용 옮김 / 초록물고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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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명의 저자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는 축구가 속해있는 요소들을 마치 광고에서 본 것처럼 가로로 잘라서 세로로 펼쳐놓고 있다. 그 요소들이 가지고 있는 축구 속에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글들은 흔히 우리가 즐기고 환호하는 축구라는 바다를 표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바다 속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세상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솔직히 처음부분은 너무 난해하다. 흔히 접해보지 못한 학문적 용어들 때문에 과연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이해가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렇지만 집중해서 읽어 내려가다 보면 학문적 용어들조차 축구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구를 여러 학문적 시선에서 바라봄으로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을 세분화시켜주고 본질을 알게끔 해준다.

축구라는 세계에 들어가기 전에 축구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글귀들을 접해보자.  

1. 축구는 아주 사소한 차이만 갖고도 승패를 가름으로써 팬들이 자기애적 감정을 느끼는 데 더없이 적합한 스포츠이다 -32p 

2. 현대사회에서는 능력과 인지도 사이의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축구에서는 개나 소나 세계적인 선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35p 

3. 관중들은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는 체험을 통해 자신의 육체를 완벽하게 지배했다고 느낀다. -37p 

4. 축구는 엄격한 시간과 공간의 제한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조건 하에서만 금기시된 자유로운 행동들이 가능하다. -42p 

위 네가지의 글들은 축구가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사실을 사회적인 관점과 비교하여 표현한 글들이다. 1번의 사소한 차이- 즉, 한골의 차이로 인해 그것이 큰 경기를 좌우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며 2번의 엄청난 연봉을 받는 축구선수들에 대한 질투가 사회적으로는 별로 없으며 확실한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축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3번의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을 응원함으로 인해서 관객들이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경향을 표현한 것이며, 4번의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존재하기에 축구라는 경기가 대단해보인다는 말이다.

이런 기본적인 바탕들 속에 축구의 세계로 들어가면 더욱더 많은 것들과 조우하게 되고 그 것들이 유기적으로 축구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경기장과 경기시간/ 공의 소유/ 공이 없는 경기/ 경기시스템/ 축구스타일/ 축구영웅/ 파도타기 응원 등 축구를 만들어가고 그 축구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한 글들이 뭉쳐 좀더 축구의 모습을 다각화시켜준다. 또한 그것이 단순히 축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여러 타 스포츠에도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외의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여러 가지 축구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공간과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경기장과 경기시간에 대한 이야기와 공을 가지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생길 수 있는 불확실성과 선택 그리고 가능성의 창출부분이었다.

우선 경기장부분에서는 중앙에 그어져 있는 하프라인을 흥미있게 봤는데 일단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듯 보이는 하프라인은 경기를 시작하기 바로 직전까지만 의미를 가진다고 나와있다. 그것은 서로의 진영이 나누어져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영토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선이라는 것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양립성은 축구 내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단순한 기준점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는 것이 이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라서 특이하면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필연적 공감이 이 책 속에는 많이 숨겨져있다.

경기시간의 경우에는 특정한 시간이 공격을 하는 입장에서나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상대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많은 득점차가 아닌 경우에는 기준 시간인 전.후반을 제외한 추가시간에 대한 시간적 흐름이 상반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뿐만 아니라 팀을 응원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또한 타경기와는 다르게 꾸준히 흐르고 있는 축구내의 시간은 선수의 역할에 따라서 가변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정지하지 않은 채 흘러가는 시간들을 적절히 이용함으로 인해서 경기를 자신의 흐름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전.후반은 시간적 개념에서만 볼 것이 아닌 공간적 개념에서 평등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특정한 날씨 조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축구경기에서는 그러한 것이 한쪽에만 치우지지 않도록 나누어져있다는 것이 앞서 말한 필연적 공감의 일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승패를 가르는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공의 향방이다. 누가 공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의 골대에 넣을 수 있는가? 이런 상황 속에 숨겨진 내용들은 학문적으로 표현했을 때 더 깊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공은 단 하나다. 그것은 축구경기를 보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왜 하나일까? 그것을 의문점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책에서는 그 이유를 혼란스러움 속에 숨겨진 질서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하면 많은 선수들이 단 하나의 공을 차지하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것은 어쩌면 혼란스러운 상황에 속한다. 그 혼란 속에 공을 통해 뚜렷한 질서가 자리잡게 된다. 여러 개의 공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질서가 없는 혼란스러움만 가득할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의 공으로 그 공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소유의 질서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공이라는 것의 특성을 이용한 축구는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 할 수 있다. 어디로든 굴러갈 수 있는 공의 특성상, 선수들은 그 공이 어디로 갈지 미리 예측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상황을 자신이나 팀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이다. 공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들은 미리 계획되어있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경기 내에서 벌어지는 우연적인 상황들에 대한 각각의 선택에 따라 불확실성이라는 부분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좀더 가능성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공을 다루는 선수들에게 있어서 중요할 것이다.

타 스포츠에 비해 전략적 상황을 가지고 시작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결과로 게임을 패하게 되는 축구는 의도와 우연적인 상황이 빚어낸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이라는 우연성을 가지고 있는 공격팀에게 있어서 수비팀은 공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많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좀더 빠른 공격과 수비의 전환이 가능하게 되고 전략적 상황이 빗나갈 확률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불확실성(우연성)을 가진 공과 손보다 컨트롤이 힘든 발을 이용한다는 것, 그리고 공을 빼앗기 위한 각가지 선택에 의해 축구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외 축구의 시스템적 이야기와 축구영웅,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파도타기 등 축구를 표현하는 많은 부분들에서 흔히 접해보기 힘든 것들을 잘 섞어가며 축구의 맛을 더해주고 있다. 세부적인 부분들(경기장과 선수수와의 관계, 타 스포츠 보다 단순한 규칙들)은 왜 축구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 말해준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흔히 알고 있는 축구라는 것을 어려우면서도 쉽게 그리고 항상 머릿속에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데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다음에 축구를 본다면 이 책에 소개된 것(문자화)들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상징화)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축구의 참맛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딱딱할 것 같은 이 책의 부드러움에 빠져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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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공장 공장장 - 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5가지 법칙
노장오.장욱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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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5가지 법칙을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은 타 창의적 서적과는 다른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창의적이라고 표현되는 책들이 다 그렇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 생각조차 창의적이라는 표현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흔히 보여지는 창의적 서적에서는 생각을 위해서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것을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하고 하면 좋고 안하면 좋지 않은 특정한 일이 특별한 생각을 낳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생각에서 방법을 찾는 특이한 장치를 느낄 수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특별한 법칙 5가지속에 숨겨진 실생활과 관련한 구체적인 예시들은 다양한 생각들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 어떠한 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스스로 깨우치게 만들어준다.

흔히 들어온 [액츠], [초코파이], [생각대로T], [2080]등은 어떻게 개발되고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는가? 히트브랜드를 만들어온 노장오 저자는 그 개발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모두 5가지 법칙 내에 속해있으며 그 법칙들을 기업에서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에게 활용할 수 있는 생각들을 창출시키는데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 법칙은 바로 재정의, 패러다임, 다이어트, 패러독스, 팝콘의 법칙이다.

재정의의 법칙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들에서 고정되지 말고 새롭게 해석하면서 의미를 확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액츠의 경우, 기존의 가루세제에서 벗어나 액체세제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부담감 없이 적용시킬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데 [이제 세제는 가루가 아닙니다.->이제 세제는 액체입니다.->액체세제 액츠를 쓰세요.] 이처럼 가루가 가지고 있는 부분을 액체로 바꿀 때 생길 수 있는 거부감을 줄이고 액체라는 연상이 쉽도록 재정의 내리면서 사람들의 생각에 액체세제가 있다는 것을 각인 시켜준다. 또한 흔히 정으로 표현되는 초코파이도 [초코파이는 간식이다?->초코파이는 간식이 아니라 선물이다.->초코파이는 마음의 선물이다.->초코파이는 정을 전달하는 마음의 선물이다.->초코파이는 고마운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을 전달하는 마음의 선물이다.] 라는 식의 일반적인 먹거리라는 생각을 조금씩 벗어나 선물로 정의내리고 또 그 선물이 타인에게는 사람과의 정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초코파이를 재인식시켜주게 만들어준다. 여기서 알아야할 것은 주변에서 볼 수 있거나 들어본 것들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지 말고 자신의 생각대로 여러 표현을 동원하여 새롭게 정의내리는 것이 정말 생각지도 않은 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패러다임의 법칙에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한쪽만 볼 수 있는 부분외의 부분도 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 생각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 나타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군인의 입장에서 특정한 지역에 폭격하라는 명령에 불복함으로써 그 지역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문화재를 지켜낸 사건은 문화재를 군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폭격의 대상이 아닌 민간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켜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 것이다. 당연히라고 생각했던 것을 다른 부분에서 보는 생각의 발상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생각의 차이는 흥과 망을 표현할 정도로 강력한 것임을 알아야한다. 많은 기업에서는 이 점을 통해서 예상 밖의 실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는 예를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다이어트의 법칙은 뚱뚱함에서 날씬함으로 가는 것과 같이 필요없는 부분을 과감히 버리고 단순함을 추구하여 연상을 쉽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삐삐가 있던 때에 활용되었던 숫자용어들은 시대가 바뀐 지금까지도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깊은 연상을 심어 주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것을 활용한 것이 바로 [2080]같은 제품인데 단순히 숫자만 보면 무슨 제품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2080]의 실질적인 의미는 [20세의 치아를 80세까지 보존하자]라는 것이다. 이런 상징성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2080]은 치약이라 부분에서 단순하지만 강한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숫자를 이용하거나 그 외의 상징성을 부각시켜줄 단순한 기호나 글자 등을 이용해서 자신만의 특정한 브랜드를 창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네번째 패러독스의 법칙에서는  약점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강점화 시키자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별명을 활용해서 무한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유재석처럼 메뚜기라는 별명 속에서도 특별한 강점을 발견해서 자신을 유리하게 표현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붉은악마]라고 불리우는 축구응원단도 악마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축구라는 거친 승부에서는 타인을 이길 수 있다는 강한점을 보여주는데는 적합한 요소라고 판단하기에 아무도 붉은악마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부정을 가하지는 않는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디지털 브랜드와 의미를 포함한 아날로그 브랜드의 차이 또한 한쪽의 이미지로 인해 나름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합치는 것이 약점을 강점화 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T]라고만 하면 그 의미가 너무 상징적이지만 그 앞에 '생각대로'라는 아날로그를 합쳐주면 [생각대로 T]라는 상징성이상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마지막인 팝콘의 법칙은 창의적 생각은 확률적으로 많이 노력하는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수수가 팝콘이 되는 것은 여러가지 상황이나 시간이 적절하게 어울릴 때 될 수 있는 것처럼 노력 속에 성과가 나타나듯이 무언가를 적용해보고 시도해보는 것이 자신의 생각에 번쩍임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한편의 수업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많은 예시와 구체적인 상황은 한가지의 상황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의 다각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각 사례 속에 나왔던 것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선이 생겼고 비슷한 사례들을 앞서 말한 5가지 법칙을 통해 역해석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생각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5가지 법칙에서 보여준 것은 방법이 아닌 수단에 불과하지만 그 수단으로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제목에서처럼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공장에서 공장장이 되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적용하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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