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내내 제주에 가 있던 아들이 개학을 앞둔 주말에 돌아왔다. 아들을 마중하러 공항에 가는데 가슴이 다 설렜다. 그런데 공항 입구를 나오는 아들을 처음에 못 알아볼 뻔했다는...  

새까맣게 탄 얼굴에 머리는 밤송이~~  한동안 아들을 끌어안고는 눈물이 글썽글썽~~ 

아들은 다음 방학에 제주에 또 가라는 말에 "아니에요, 우리집이 좋아요"를 반복했다.  

할머니랑 큰엄마가 많이 신경 써주고 잘해줬는데도 집이 그립긴 했던가 보네. 제주에 있는 동안은 엄마랑 전화 통화도 잘 안 하려 했던 아들인데... 주말 내내 엄마에게 엉겨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엄마가 좋아~~~" 요러면서 말이다. 집을 떠나보니 집과 엄마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진 모양이었다.  

"아들아. 나도 네가 좋아. 네가 없으니 집이 적막강산이었단다." 

아무튼 엄마랑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견하고 기특하다.

     

       35일 만에 훌쩍 커서 돌아온 아들. 택견학당 아이들 틈에서 강제 삭발을 당했다며 넘 슬퍼했다.

 

***  큰엄마가 챙겨 보낸 활동 사진들.

   

                                 자전거 일주하던 날.

  

                                          야영을 떠나던 날

  

                                 무수천 계곡에서 다이빙하던 날.

   

                택견학당에서. 육지에서 온 친구가 두 명이나 더 있어서 덜 외로웠다나.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에서.

  

                          택견학당에서 마지막 날 강아지랑 헤어지는 게 젤 아쉬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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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1-08-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몰라보게 커버렸네요. 밤송이 머리도 정말 잘 어울리구요^^
지우가 건강해보여서 보기 좋습니다.

소나무집 2011-08-23 09:04   좋아요 0 | URL
머리 때문에 개학날 학교 못 갈 뻔했어요.ㅎㅎ 아이들이 놀릴까 봐 걱정된다고...
근데 무사히 넘겼네요. 아이들이 귀엽다고 했대요.^^

꿈꾸는섬 2011-08-2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한달여만에 쑥 자라서 돌아왔네요. 소나무집님 너무 좋으시겠어요.^^

소나무집 2011-08-23 09:06   좋아요 0 | URL
키도 4센티나 커서 왔더라구요. 요 4센티는 할머니랑 큰엄마가 키워준 키예요.
요랜만에 보니까 눈물나게 좋더라구요. 가끔 이렇게 떨어져 살아볼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8-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우리집이 좋아요"를 읽다가 저도 뭉클했어요.^^

소나무집 2011-08-23 09:08   좋아요 0 | URL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사촌들이랑 정도 듬뿍 들고, 할머니의 사랑도 듬뿍 받고 왔어요.^^

울보 2011-08-2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엽네요 헤어스타일,아들에게는 정말 뜻있는 여름방학이었을것 같아요,,아들이 돌아와서 좋으시지요,

소나무집 2011-08-23 09:09   좋아요 0 | URL
택견학당과 큰엄마의 엄격함 속에서 마음이 조금은 커서 온 것 같더라구요.^^

프레이야 2011-08-23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제삭발 당했군요.ㅎㅎㅎ
아이가 훌쩍 커서 돌아왔죠? 정말 많이 자랐네요.
부둥켜안고 우셨다니ㅋ

소나무집 2011-08-23 09:11   좋아요 0 | URL
네, 강제 삭발을 눈 뜨고 당했대요. 머리 짧은 것 넘 싫어하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할머니집에 와서 속상해서 집에도 몇 시간 동안 안 들어오고 맴돌았다네요.^^

BRINY 2011-08-2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도 저렇게 좋아서 웃고 있었는데...헤어지기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그래도 '우리집이 좋아'니까요!

소나무집 2011-08-24 09:17   좋아요 0 | URL
큰엄마 말에 의하면 제주에 있는 동안 정말 재미있게 잘 살았다는데 그래도 집이 그립긴 했나 봐요.^^

희망찬샘 2011-08-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많이 컸네요. 너무나도 귀한 공부를 하고 돌아왔군요. 멋져요. 지우군!

소나무집 2011-08-24 09:18   좋아요 0 | URL
세상이 좀 살기 힘들다는 걸 알고 왔대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ㅎㅎ

순오기 2011-08-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지우가 훌쩍 커서 돌아왔군요.
엄마 품에 안기면서 얼마나 좋았을까~~~~~~ ^^
집이 좋아, 엄마가 좋아~~~~~~ 그럼요, 그럼요!!

소나무집 2011-08-24 09:20   좋아요 0 | URL
집에 온 게정말 좋았던 모양이에요. 며칠 동안 내내 엄마 허리를 휘감고 다녔어요.
밥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그러고... 부르면 대답도 척척 하고요.^^
 

아들이 없으면 딸과 더 많은 것들을 하며 신나게 지낼 줄 알았다. 평소에 티격태격하던 생각을 하면 말이지. 하지만 딸도 나도 아들이 없을 때보다 더 즐겁게 보내는 것 같지는 않다. 딸아이의 얼굴엔 지루함이 역력하다. 말로는 동생이 없어서 좋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동생이 올 날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딸은 함께 놀던 동생이 없는 덕분에 책은 더 많이 읽는 것 같다. 딸이 읽고 있는 책들을 정리해 보았다. 방학을 맞아 새로 사준 책도 있고, 책꽂이에서 잠자던 책 중 권장도서 목록에 들어 있던 책도 있다. 딸아이는 교과서에 실린 책이나 수업중에 선생님이 언급하는 책제목을 흘려듣지 않고 있다가 사달라고 했는데 방학하면서 몇 권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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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8-02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부터 딸이 혼자 밤에 집에 있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외할머니를 부르지 않고, 제가 밖에서 수업을 듣거나 일보는 동안 혼자 있는거죠.
첨에는 혼자 컴퓨터 실컷 하고 TV 볼 생각에 부풀더니,
정작 그날이 되니 심심하다고 할게 없다고 내내 투덜투덜 거리는거예요. ^^

소나무집 2011-08-05 08:3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혼자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혼자 있으면 즐겁지 않은가 보더라구요.
저도 이젠 슬슬 아들이 보고 싶네요.^^

꿈꾸는섬 2011-08-0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예쁘고 착실하네요. 이 책들을 방학동안 이렇게 많이 읽은거에요? 너무 예뻐요.^^

소나무집 2011-08-05 08:40   좋아요 0 | URL
다 읽은 거 아니구요. 읽는 중이에요. 좀 주제가 어려운 책은 안 읽을 수도 있어요. 울 딸 이야기책 종류만 좋아하거든요.^^

프레이야 2011-08-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욱 봐도 대단하네요. 데미안을 읽군요.
우리집 작은딸이랑 동학년이에요.
지금도 컴삼매경이랍니다.
그래도 읽긴 한데 제가 보기엔 많이 부족해요.
강요할수도 없고 싸우기 싫어 놔둬요 그냥.ㅎㅎ

소나무집 2011-08-05 08:45   좋아요 0 | URL
저 중에 삼분의 일은 교과서에 실리거나 수업중에 언급된 책이라고 해서 저도 놀랐어요. 중딩 독서수준이 참 높아야겠구나 싶어서요. 울 딸은 이야기책만 좋아해요. 데미안이나 토론학교,세계사 신문은 엄마의 욕심으로 사서 책상에 올려놓았어요. 읽을지는 모르겠어요. ^^

희망찬샘 2011-08-04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멋지고 근사하고... 좋은 방학을 보내고 있네요.

소나무집 2011-08-05 08:48   좋아요 0 | URL
독서록 하나 안 쓰면서 보내는 방학인 걸요. 훼방꾼 아들이 없으니 그다지 멋지지 않아요. ^^
 

지금 우리 아들은 제주에 있다.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내려가서 안 올라왔다. 엄마랑 헤어진 지 열흘이 되었지만 아들은 전화도 안 하고, 어쩌다 할머니가 전화를 바꿔줘도 엄마가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안 한다. 괘씸하게시리. 그만큼 사촌 셋과 지내는 제주에서의 생활이 즐거운 모양이다.  

우리 어렸을 때는 방학이면 으레 고모네 이모네 삼촌네 집에 가서 살다 오는 걸 당연시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이런 저런 사정들로 인해 장기간 친척집에 머무는 일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보내라고 한 형님께 고맙고, 집에서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어머니께도 고맙다. 난 아들이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 한 달을 살면서 마음이 훌쩍 커서(불가능할까?)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할머니의 각별한 사랑도 받고 사촌들과의 끈끈함도 생겨 오기를...  

집에서는 몇 번씩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말도 징글징글 안 듣던 아들이 순한 양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아이구, 요것이 금방 환경에 적응할 줄은 알아가지고... 거기서까지 말을 안 들으면 밥도 못 얻어 먹을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나 보다.

요즘 아들은 사촌들과 함께 제주택견 전통 문화학교에 다니고 있다. 3년 전부터 형님네 아이들이 다니면서 알게 된 곳인데 택견보다는 아이들 정신 훈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게 하고, 힘들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도 하게 하고, 자연과 친밀하게 만들어주고,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 생활 예절은 기본이고, 배운 것은 반드시 실천하게 만든다.  

    

                                         제주택견 사부님

  

아들을 부탁하러 갔던 날 가자마자 그곳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아들(강아지를 쓰다듬으며 평상에 앉아 있는)의 친화력은 누굴 닮았나 몰라.

조카들이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한라산에 오르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밤에 야영을 하고, 계곡이나 바다에 다이빙을 하기도 한다. 실내에서는 운동도 하지만 요일별로 우리 역사, 천자문, 단소 가야금(별도의 교육비를 받음) 같은 것을 가르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그곳은 택견 학원이 아니라 종합 학교 같다. 몇 년 동안 그곳에 다닌 조카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리 아들에게도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방학에 내려 보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형님의 특별한 부탁 덕분에 우리 아들은 평일반과 주말반에 다 등록을 해서 하루 두 시간은 무조건 택견에 간다. 고집불통에 하는 일마다 얼렁뚱땅이라 고생도 좀 하고 사부님께 걸려서 왕창 혼이 날 줄 알았던 아들은 겁대가리가 없는 덕분에 오히려 칭찬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계속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그곳 생활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울 아들에게는 딱인 모양이다.  

엄마랑 처음 떨어져 봤는데 나름 잘 적응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할머니집에서 택견 다니는 것 외에 내가 아들에게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다. 매일 일기 쓸 것. 그 외에 것은 알아서 할 것.  

  

                         함덕해수욕장에서 사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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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7-2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경험하네요. 한달이면 부쩍 커서 오겠어요.
아이들은 친척집에 가면 희한하게도 순한 양이 되죠. ㅋ

소나무집 2011-07-29 11:18   좋아요 0 | URL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엄마 아빠가 이상한 거 아니냐고 그래요. 얘가 넘 착하다고..흑흑

울보 2011-07-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경험하고 있네요,
집떠나면 고생이라는데 아드님은 너무 행복한 이 여름을 보내고 있군요,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경험같기도 해요,,요즘 아이들 너무 작은 공간에 갇혀살잖아요,
저도 어릴적에는 홀로 이모님댁에 놀러가곤했는데,,
우리딸은 아직도 아기같이 행동하니 참,,

소나무집 2011-07-29 11:19   좋아요 0 | URL
걔가 별로 남 눈치 안 보고 지 하고픈 대로하면서 사는 얘라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아들도 아기 같은데 어머님이 사랑스런 눈으로 보니까 그럴 수도 있다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1-07-2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곁을 떨어지지 않으려는 우리 딸네미보다 정말 적응력이 훨씬 좋네요. ^^
택견은 건강이랑 정신에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제 딸네미는 운동이라면 질색팔색을 해대서, 진짜 한숨나오네요.

저는 제주도에서 한달 정도 살고 싶어요. 더 긴 기간이면 더 좋구요.
시댁이 제주시라니... 너무너무 부러워요~

소나무집 2011-07-29 11:22   좋아요 0 | URL
사촌들이랑 이야기할 때 보면 간 지 며칠 안 되었는데 그 어려운 제주 사투리를 엄청 잘 쓰더라구요. 님도 따님 어렸을 때 한번 시도해보세요.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살긴가 뭐 그런 책도 나왔더라구요. 살아봐야 제주의 참맛을 알 것 같아요.

순오기 2011-07-2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우도 제 엄마에게 하듯 하면 안된다는 걸 아는 거죠.ㅋㅋㅋ
부모 품 떠나면 의젓하게 행동하는 범생이?^^
제주가 본가하는 특별한 조건에 할머니와 큰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멋진 방학을 보내는 선우가 부러워요.
역시 어린이집을 하는 분들은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받아주고...우리 형님도 그런 큰엄마에요.^^

소나무집 2011-07-29 11:40   좋아요 0 | URL
제가 바란 것도 바로 세상엔 엄마에게 하듯 하면 안 되는 더 많다는 걸 알아오는 거였어요.ㅋㅋㅋ
형님이 적극적으로 보내라고 안 했으면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형님에게 고마워요. 형님이 그러더라구요. 투자라구. 나중에 제주 아이들을 보낼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아들은 지우에요.

무스탕 2011-07-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지성정성은 죽어도 집 밖에선 혼자서 자려고를 안해요. 학교에서 수학여행가고 캠핑가고 그러는것도 아주 질색을해요. 동네 엄마들은 '엄마가 잘 해줘서 그런가보다' 그러지만 엄마가 잘해줘서 그러나요? 지들 놀고 싶은 꺼리들이 밖엔 없고 집에만 다 있으니 그런거죠 -_-++
저도 손위동서분 참 대단하다 싶네요. 그렇게 선뜻 애들 보내라고 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지우에겐 멋진 큰엄마랑 할머니가 계시네요 ^^ 제주도에서 돌아오면 뭔가 많이 자랐을거에요 :)

소나무집 2011-07-31 13:38   좋아요 0 | URL
울 얘들도 그런데 제주에는 또래 사촌들이 있어서 함께 놀 수 있으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잔소리만 하는 엄마보다 훌륭한 아주 고마운 큰엄마랑 할머니죠.^^

엘리자베스 2011-07-2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는 정말 좋겠어요. 방학을 아주 멋지게 보내고 있네요.
도은이가 옆에서 택견 사부님 사진을 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웃고 있지만 왠지 무서울 것 같다고...

소나무집 2011-07-31 13:39   좋아요 0 | URL
아이들 제압을 눈빛으로만 다 할 정도로 포스가 대단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도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확실한 스승이기도 하구요.

양철나무꾼 2011-07-29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택견 배우고 싶어요.
이크, 애크 하면서 연마하는 게 '좀' 매력적이더라구요~^^

그렇게 아들을 떼어놓을 수 있는 소나무집님도, 엄마와 떨어져 잘 지내는 아들도 멋집니다요~^^


소나무집 2011-07-31 13:41   좋아요 0 | URL
저곳에서는 한 일 년 동안은 택견 동작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대요. 정신 훈련이 되어야 택견도 배울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워낙 할머니랑 큰엄마빠가 잘해주니까 걱정도 되지 않고 그러네요.

꿈꾸는섬 2011-07-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흘동안 엄마 품 떠나 잘 지내고 있다니 얼마나 대견스러울까요? ㅎㅎ 게다가 그곳이 제주이니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도 합니다. 택견을 배운다니 정말 좋겠어요. 몸도 마음도 훌쩍 커서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소나무집 2011-07-31 13:42   좋아요 0 | URL
떠나서도 잘 사는 걸 보면 대견스럽긴 해요. 너무 잘 살아서 섭하기도 하구요.^^ 몸도 마음도 훌쩍 커서 오길 저도 바라고 있어요.

프레이야 2011-07-3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택견 싸부님 한 포스하십니다 ㅎㅎ
친화력 있단 건 대단한 재산이에요, 아들^^

소나무집 2011-07-31 14:30   좋아요 0 | URL
한 포스 하죠? 평범한 분은 아니예요.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답니다. 강인한 정신을 가진 아이들이 훌륭한 인재가 된다고 생각하시구요. 친화력이 재산이긴 한데 울 아들 은 글쎄...

BRINY 2011-08-1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에 친척이 산다는 것도 참 복받은 일인걸요!
저 강아지도 복받았네요.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거 같아요.

소나무집 2011-08-24 09:11   좋아요 0 | URL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덕분에 제주에 자주 들락거릴 수 있으니 복 받은 것 같아요.
거기다가 무지하게 좋은 시어머니랑 교육관이 비슷한 형님도 있고요...^^

하늘바람 2011-08-1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경험이네요
제주도 여행가려는데 숙박부터 걱정인데 친척이 사신다니 부러워요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여행할 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가서 부딪히면 다 해결되더라구요.
너무 편하게 여행하려다 보니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방학을 며칠 앞둔 날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동안 몸상태가 안 좋아 주말마다 자식들이 번갈아 내려가 뵙긴 했는데 너무 갑작스레 떠나셨다. 일주일 전에 다녀온 남편이 다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던 중 공항에서 소식을 들었다. 나와 아이들은 다음 날 새벽 원주에서 김포로 가서 제주로 갔다. 부모님 상을 처음 당해서 어찌해야 할지 당황스러웠고, 심지어는 남편에게 건넬 위로의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4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던 아버님은 평생을 환자로 살았다. 어머님은 늘 삼남매가 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될까 봐 병수발에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삼남매 다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지금까지 살아주신 것만도 너무 감사하다고, 30년은 덤으로 사신 것 같다고 하셨다.  

정말 곁에서 지켜 보아도 어머님은 아버님께 지극 정성이셨고, 아버님 대신 생활 전선에 나서서 고생을 하셨으면서도 자식들 앞에서 그런 신세 한탄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버님을 모시고 온 날 밤에야 자식들 앞에서 옛날 힘들게 살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하며 목놓아 우셨다. 어머니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나도 눈물이 나왔다.

아버님은 아프기 전까지는 삼남매에게도 어머니보다 더 살갑게 챙기고 교육에도 신경을 쓰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삼남매 모두 공부를 잘했고, 착하게 성장했다. 며느리를 얻을 때도 어머니께 절대 시집살이 시키지 말라고 당부하신 아버님은 정말 자상하게 육지 며느리(제주 사람들은 육지 며느리를 선호하지 않음)인 나를 대해 주셨다.  

제주에 갈 때마다 며느리 이름을 마치 딸 부르듯 "은희야~"  다정하게 불러주셨던 아버님, 제주의 번거로운 경조사에도 육지 며느리인 나는 대부분 제외시켜 주었고, 말 많은 친척들의 울타리가 되어 주셨던 아버님, 마지막 가실 때까지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던  아버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둘째며느리가 기도합니다. "아버님, 안녕히 가세요."

 

     

년 1월 어머님 아버님 칠순 때 온가족이 모여서. 형님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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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7-2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당황되셨겠습니다. 시아버님도 더 좋은 곳에 계실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노아 2011-07-2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자상하신 시아버지셨어요. 두분이 서로 의지해서 긴 세월을 사셨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스탕 2011-07-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편안하게 지내실거라 믿습니다. 소나무집님도 애 많이 쓰셨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순오기 2011-07-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오래 고생하셨지만 가시는 길은 갑자기 떠나셨군요.
자식들의 애통함도 어머님의 오랜 고생과 정성에 눈물이 납니다.
떠나보내고도 많이 오랫동안 힘들던데~~ 님도 어머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래요.

프레이야 2011-07-2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자하고 품 넓은 분이셨네요.
편히 가셨길, 명복을 빕니다.

꿈꾸는섬 2011-07-26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일 치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그리고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시어머님이 너무 많이 외로우시겠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시겠지요.

소나무집 2011-07-2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고 명복을 빌어주신 분들 덕분에 아버님이 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 같네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희망찬샘 2011-08-04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부모님을 잃고나니 이런 일을 겪으신 다른 이들의 슬픔을 더 느끼게 되네요. 좋은 곳에 가시기를 빌겠습니다.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네, 고마워요.
 

중딩 딸아이의 기말고사가 끝난 시점에 이 책을 읽었다. 중간과 기말 두 번의 시험 결과 수학 때문에 아이보다도 엄마인 내가 더 좌절을 하던 참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사교육에 대해 무덤덤하게 잘 견뎌왔는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냐 초등 때는 성적순이 안 나왔고, 잘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에 가니 성적표에 과목별로 전교 등수가 나왔다. 과학이 한 문제 틀렸는데 350명 중에 56등이었다. 그렇다면 100점이 55명이라는 얘기? 국어도 두 문제 틀렸는데 68등인가 그랬다. 아이들이 공부를 너무 잘한다.  

우리 동네는 중학교 내신에 따라 고등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비평준화 지역이다. 사실 난 이 동네가 비평준화 지역인지도 모르고 이사 왔다는...ㅜ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에 가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특목고나 자사고를 위한 것도 아니고 동네 서열 1등인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그 학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부를 잘하는 아이일수록 더 빡쎈 학원에 다니는 듯하다. 딸아이가 자기 반에 수학 학원 안 다니는 아이는 자기 포함해서 두 명밖에 없다고 했다. 난 이사 와서 일 년 반을 살았으면서 아직까지 동네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 아이도 보내야겠구나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내가 불안해하고 갈등을 하니 아이는 나보다 더 불안해한다. 학원을 알아보는 엄마를 지켜보며 늘 하던 공부마저 등한시한다. 엄마가 학원에 의존하는 순간 아이도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잃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정말 아이의 공부 앞에서 초연할 수가 없으니 고민이다.  

이 책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시민단체에서 강연한 내용인데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사교육을 안 시키는 방법이 나와 있는 책이 아니라 왜 사교육을 시키면 안 되는지, 현재 우리의 교육 정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돈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사교육 시켜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흉내내다 결국 나가떨어지는 구조), 앞으로 교육이 어떻게 바껴야 좋은지(공교육 성공 사례), 아이들에게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 등이 실려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사교육을 시키더라도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해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인 송인수 샘의 강의가 가장 강력한데 사교육 걱정이 없는 세상이 꼭 온다고 누군가 목소리를 높이다 보면 듣는 사람들이 있고, 그게 옳다는 걸 알고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면 언젠가 정책도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분노도 했다가 힘이 불끈 솟았다가 정말 마음이 왔다갔다 했다. 다 옳은 말씀이라 끄덕끄덕 안 할 수가 없었다. 책장을 덮으며 굿바이 사교육을 해야 하는데 아이의 성적표가 눈앞에서 아른아른하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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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1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나무님의 심정에 대해서 너무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정말 부조리예요,,, 한숨나오는.

소나무집 2011-07-14 00:31   좋아요 0 | URL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의 핵심이 돈 있는 이들을 위한 거라는 걸 적나라하게 분석해놓고 있어요. 막 화가 나더라구요.

2011-07-13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4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4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4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07-21 19:51   좋아요 0 | URL
슬픈 현실이에요.ㅜㅜ

2011-07-16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07-21 19:53   좋아요 0 | URL
우리 동네도 사정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중간에 이사를 오니 적응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