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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 -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명화 감상
이주헌 지음 / 보림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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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까운 곳에 미술관이 있는 덕분에 산책삼아 자주 갑니다. 엄마는 유명한 그림일수록 무슨 말을 해줘야 하나 망설이지만 아이들은 거침이 없습니다. 느낌이 금방 나오지요. 엄마는 머리로 뭔가 설명하려 하지만 아이들은 느낀 것을 바로 말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벌거벗고 있는 여인의 그림을 보고 아이는 "춥겠다. 어서 옷을 입혀줘야겠어." 이 한마디면 그림 감상 끝입니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정말 따뜻한 코트를 입은 여자 그림을 그리더군요.  뿌리기 그림 앞에서는 "에이, 시시해. 나도 뿌리기 해서 미술관에 걸어 달라고 해야겠다." 이런 식입니다.

이 책은 ' 어린이를 위한 명화 감상'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지만  머리로 어렵게 그림을 보려는 어른들을 위해서도 좋은 책입니다. 어찌나 술술 읽히는지 지하철 타고 왔다갔다 하는 왕복 두 시간 동안 다 읽었습니다.

초등 학교 1학년인 딸아이를 위해 고른 책인데 책을 받고는 아차 싶었네요. 글이 너무 많아서요. 그림이라도 보라고 방바닥에 늘어놓았더니 딸아이 집어들어 조금씩 읽어 보네요. 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초등 저학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초등 고학년과 엄마들은 꼭 읽어 보세요. 그림이 쉬워집니다. 미술관에 가면 할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표지가 바꼈네요. 바뀐 표지 느낌이 훨씬 좋아요. 흰색이 생각을 더 많이 하도록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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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맛있는 세계 여행
최향랑 글 그림 / 창비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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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서평을 읽었더니 도서관에 갈 때마다 눈에 띄더군요. 너무 두꺼운지라 몇 번 꺼내 들여다보기만 하고 빌리진 않았는데, 어느날 도서관에 함께 간 딸이 이 책을 쑥 뽑더라구요. 난 이제 죽었다 싶었죠. 그 긴 책을 어떻게 읽어주나 싶어서요. 딸아이가 1학년인데 엄마가 책 읽어주는 걸 더 좋아해서...

그런데 이 책 딱 한 번 읽어줬습니다. 책 반납하러 가는 날까지 혼자서 열심히 읽더군요. 그리고는 사달라고 졸라대는 통에 사주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지가 보고 싶은 곳만 봅니다.  어떤 날은 요리법만 보고 어떤 날은 나라 이야기만 보다가 어떤 날은 동화 부분만 보기도 합니다. 하루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집어들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기도 하더군요.

하나하나 쏙 빼먹는 쉬시 케밥, 매콤매콤 보들보들 마파 두부, 꼬들꼬들 향긋한 밥 빠에야, 달콤달콤 사르르르 크레쁘, 부드럽게 돌돌 발아  까르보나라, 야채, 고기 싸서 부리또, 뜨끈뜨끈 후룩후룩 쌀국수 등 아주 특별한 요리 이름에 딸아이는 폭 빠진 것 같아요. 엄마가 해주는 요리는 그저 평범한 된장찌개에 김치찌개 수준이 전부라서 말이죠. 이 책을 너무 열심히 보는 딸 때문에 요리에 별로 신경 안 쓰던 이 엄마 반성 좀 했습니다.

자꾸 여기 나오는 요리를 해보자고 하는 바람에 제일 쉬워 보이는 마파 두부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맛은 엄마의 정성을 빼고 나니 별로였지만 아이들과 시끌벅적 지지고 볶는 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한바탕 요리를 하고 난 우리 딸 다음엔 크레쁘를 만들어 보자네요.

요리 여행을 핑계삼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까지 맛보기로 가르쳐줍니다.  특히 화가가 꿈인 딸아이는 아는 화가 몇 명이 나오자 신나서 아는 척을 했답니다.

요즘 들어 문학 쪽의 책만 너무 읽는 것 같아 걱정스러웠는데 이 책 덕분에  잠깐 안심입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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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캐런 트래포드 지음, 제이드 오클리 그림, 이루리 옮김 / 현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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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네에는 유난히 지렁이가 많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아이들과 길을 걸아가기가 민망할 정도로 지렁이들이 많이 기어나와 돌아다니지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집을 찾아가지 못하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시체가 된 그들을 보며 또 한번 민망해하곤 했지요.

공룡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지렁이의 역사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와 만화체의 익살스런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지렁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우리 환경을 지켜내는 데 소중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지요. 쓰레기를 분해해서 아주 기름진 흙으로 바꿔줌으로써 흙에 생명을 주는 일 아무나 못합니다.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지요. 환경이 파괴되어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나쁜 환경으로 변해간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 환경 파괴를 막아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땅속에 살고 있는 지렁이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네요.  땅만 파헤치면 어디서나 지렁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생용 책이지만 유치부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정말 재미있어 합니다. 한번은 여섯 살 아들이 비오는 날 지렁이을 집안으로 들고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물론 엄마로서 당연히 그런 흉물을 집안으로 들였다고 소리소리 질렀죠. 이 책을 읽고는 많이 반성했습니다. 우리의 지구를 살려주는 아주 소중한 양반이었는데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랬으니 그때 그 지렁이에게 백배 사죄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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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누가 만들었나 뒹굴며 읽는 책 3
윌리엄 제스퍼슨 지음, 윤소영 옮김, 척 에카르트 그림 / 다산기획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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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까이 산이 있어 아이들(다섯 살, 일곱 살)과 자주 산책을 합니다. 산에 들어서면 이야기꺼리가 무궁무진하지요. 나무, 꽃, 새, 계절의 변화 등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면 한두 시간은 정말 후딱 지나가곤 한답니다. 그런데 <숲은 누가 만들었나>를 읽은 후 아이들과의 산책이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엄마, 저 작은 상수리나무도 이 숲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엄마, 이 숲에서도 소나무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애."

"엄마, 이 숲에도 여우가 살고 있을까?"

그동안은 숲의 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젠 숲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 합니다. 아이들은 지금 있는 이 숲이 예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50년, 100년 후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상상하며 즐거워합니다.

이 책을 맨처음 읽어주었을 때 딸아이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  눈물이 나오려고 해."

"왜?"

"몰라, 그냥 눈물이 나오려고 해."

아마 딸아이도 숲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들으면서 뭔가 알 수 없는 감동을 느꼈던가 봅니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을 때 숲은 더 숲다운 숲을 이루어갑니다. 많은 아이와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숲과 자연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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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2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집 가까이에 산책할 숲이 있는 것도, 그렇게 감수성 풍부한 딸아이를 둔 것도, 부럽기 그지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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