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국어 교과서 1 - 맞춤법 되기 전에 시리즈 4
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정호성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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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집에 맞춤법에 관한 책이 서너 권은 있지만 거의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너무 어렵기, 아니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의 대부분은 익숙하지 않은 문법 용어들로 이루어져 있고, 페이지 가득 들어 있는 깨알만한 글씨들을 보면 도통 읽을 맛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책은 많이 읽어도 문법 용어나 표준어 규정 같은 걸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맞춤법에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나도(이 책 읽으면서 꼬리를 확~ 내리긴 했지만) 이 지경인데 아이들은 어떨까 싶다.  

4학년이 된 우리 아들의 맞춤법 실력은 가히 놀랍다. 일기 몇 줄에 오자가 10개 정도 나온다고 하면 믿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슬프게도 사실이다. 대부분은 어원을 생각하지 않고 소리나는 대로 쓰는 데서 오는 오류다. 책을 읽거나 티비를 보고 있을 때도 오자가 눈에 들어오면 기어코 한마디 하고야 마는 이 엄마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지적을 거듭했지만 오히려 글쓰기를 거부하는 부작용만 키워 왔다. 그리고 우리 아들을 보면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맞춤법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음, 공부해야 된다는 얘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들에게 맞춤법의 필요성을 가르쳐줄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도서관에서 <초등 만화 맞춤법-재능교육> 시리즈를  발견하고는 오호라!를 외치며 빌려다 놓았다. 만화 보는 맛에 한두 권씩 읽던 아들, 약간의 반성하는 눈빛을 보이긴 했는데 그걸로 끝! 그 만화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초등생을 위한 맞춤법이었지만 사놓고 두고두고 보기에는 내용이 빈약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이 책... '국어 교과서'라는 전혀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제목 때문에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쓰인 "맞춤법"이라는 단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난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화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꼬박 이틀에 걸쳐 이 책를 읽었다. 대충 책장을 넘길 수 있는 만화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솔직히 초딩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다. 관심이 없다면 어른들도 쉽지 않을 문법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관심을 갖고 반복해서 읽으며 눈과 머릿속에 익혀 둔다면 누군든지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거실을 뒹굴어 다니면서 "토끼는 깡총깡총 뛸까? 깡충깡충 뛸까?"  "오늘 날씨는 꾸물꾸물할까? 끄물끄물할까?"  " 점심에 만두국 먹을까? 만둣국 먹을까?"  "방에 허접쓰레기가 아닌 허섭스레기 치워라!" 계속되는 나의 중얼거림에 관심을 갖고 덤벼들던 우리 아이들. 이쯤 되면 작전 성공!!! 결국 책을 끝까지 먼저 읽은 건 아이들이었으니까...  (빨간 글씨가 맞음) --.2012년 봄 허접쓰레기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었음.

이 책의 장점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덜 된다는 것. 우리가 생활에서 쓰는 쉬운 예문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 초등 고학년 수준에 맞췄기 때문에 설명이 쉽고 자세하다는 것,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과 도표를 써서 이해하기 쉽다는 것. 어려운 문법 용어도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한 번에 알 수 있다는 것. 앞에서 설명했던 것도 잊을 만하면 반복하면서 복습시켜 준다는 것. 그리고 '무조건 외워라'가 아니고 근본 원리를 가르쳐준다는 것....

 맞춤법이라~ 별로 땡기진 않지만 만화책이니 슬슬 읽어볼까 마음을 내기가 쉽다.  


만화로 설명해준 후 이렇게 글자 색깔을 달리한 단어 표를 그려 다시 반복해주니 머리에 쏙 들어온다.    

 

형태소라는 그 낯설고도 어려운 문법 용어도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바로 알겠다. '꽃'이나 '늙'처럼 더는 줄일 수 없는 말.

 

같은 '꽃'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 발음이 달라진다. 따라서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어원이 사라져서 무슨 말인지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어원을 살려 적어야 한다는 얘기.

 

우리말에도 표준 발음이 있다는 사실. '닭'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인 경우. 'ㄺ'은 모음 앞(닭+)에서는 '달글'('다글'이 아님)처럼 모두 발음하지만 자음 앞(닭+)에서는 'ㄹ'이 사라지고 'ㄱ'만 남아서 '닥또'로 발음. 가끔 아나운서들의 발음 중 어색하게 들렸던 단어들은 모두 표준 발음을 따르다 보니 생기는 일. 결국 내가 표준 발음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

 

나도 글을 쓸 때 '사이시옷'을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 적이 종종 있는데 '사이시옷' 부분을 읽으면서 몇 개의 규칙을 알고 나니 약간의 자신감이 생기기도. 

 

늘 헷갈리던 '부딪치다'와 '부딪히다'도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머릿속에 쏙~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정리' 부분은 반복 학습의 최대 효과~ 난 진짜로 정리하면서 읽었다. 말로 풀어 정리해주고 또 이렇게 표로도 정리해주니 정말 정말 친절하고 고맙고...  

문법 외에도 우리가 잘못 알고 쓰는 말이나 띄어쓰기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 익숙하게 잘못 썼던 단어들 때문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수도 없이 국어 사전을 찾아보았다. "이 책이 잘못된 거야!" 하면서. 하지만 깨갱... 모두 내가 잘못인 줄도 모르고 쓰는 단어들이었으니...  

아들딸과 함께 곁에 두고 마르고 닳도록 보아야만 할 책이다.  

*** 이 책의 저자인 고흥준 님의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cozoo/40110937290 

 

2012년에 새로 발표한 복수표준어 때문에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개정판이 나오면 구입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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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0-07-2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일찍 봤더라면 이 책도 샀을텐데 아쉽네요. 일단 보관함에 담아놨어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소나무집 2010-07-26 12:55   좋아요 0 | URL
다음 사서 보세요. 공부가 돼요.
 
전쟁은 왜 일어날까 세상을 배우는 작은 책 2
질 페로 지음, 세르쥬 블로슈 그림, 박동혁 옮김 / 다섯수레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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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때문에 정말 이러다 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싶어 공포감에 휩싸인 날이 있었다. 이미 통제당할 만큼 통제당한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든 나처럼 느꼈을 것이다. 현재의 평화를 원치 않는 그 사람들의 마음 이면에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욕심이 들어 있었다.  

한마디로 나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상관없다. 그것이 전쟁일지라도... 그렇다, 전쟁은 이렇게 지배자의 욕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들은 싸움을 붙여놓지만 손해를 보는 건 얼떨결에 싸움에 뛰어든 국민들이다.  

"지도자들은 두 군대를 서로 싸우게 만들면 되지만 사람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거예요."(31쪽)

아이들과 함께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춰서 전쟁에 대해 알려준다. 어려운 말은 단 한마디도 없다. 그냥 읽다 보면 저절로 전쟁이 왜 나쁜지 어떻게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알게 된다. 책이 얇고 작기 때문에 20~30분만 투자하면 전쟁의 심리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월드컵 축구 결승전이 끝나면 경기에 이긴 팀과 진 팀이 서로 악수를 나눕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수천 수백만의 주검을 땅 속에 묻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긴 하지만 악수를 할 수 없어요. 악수를 나눌 손들이 포탄에 잘려나가 전쟁터에서 뒹굴고 있기 때문이에요."(64쪽)

더구나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전쟁은 왜 시작되었는지, 1차 대전에서 독일 사람들이 왜 히들러에게 속아 전쟁을 하게 되었는지, 걸프전쟁을 들어 조국을 지킨다는 것과 그 전쟁의 이면에 대해, 베트남 전쟁을 들어 미국이 왜 나쁜지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가 있다. 아이들이 이끌어낸 생각 속에서 토론을 하지만 전쟁의 과거, 현재, 미래 등 할 이야기는 다 하고 있다.    

"전쟁은 해야 할까요? 전쟁은 흔히 어리석은 속임수 때문에 일어나요. 누군가 우리를 화나게 하면 자신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금방 화가 치밀어요. 싸움은 그렇게 시작돼요.(30쪽)

"자식이 굶어 죽어가는데 어떤 부모가 전쟁을 하지 않겠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전쟁을 해야겠지요. (.....)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무언가를 보내줘야 해요. 같은 민족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도와줘야 해요. 그들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어요.(55~56쪽)

"21세기는 전쟁광들과 어리석은 사람들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야 해요. 오래 전부터 인류가 바라고 기다려 온 평화는 바로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어요."(75쪽)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가장 큰 피해자인 아이들에게도 전쟁에 대해 알게해주자.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전쟁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면서 자란 아이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좀더 노력하지 않을까? 

이 책이 나온 지 좀 오래 되다 보니 유고슬라비아라든지 사담 후세인에 대한 이야기는 시의성이 좀 떨어진다. 이런 부분만 고쳐서 개정판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책의 내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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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 선사 주거지에 다녀오다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 - 신석기 시대 사계절 역사 일기 1
송호정.조호상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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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6학년인데 공부하는 걸 보니 사회가 처음부터 끝까지 국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는 역사 관련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어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는 게 많이 나오니 사회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6학년에서 한국통사를 한 번 훑은 후 중학교에 가면 훨씬 국사가 쉬워질 것 같기는 한데 역사책 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면 곤혹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걱정스런 마음에 처음부터 통사로 서술된 역사책을 읽으라고 하면 당연히 아이들은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에게 역사책을 읽히기 위해 저학년 때부터 공을 들였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주변머리 책, 즉 역사 속의 인물, 문화, 경제, 예술 등을 다룬 책을 먼저 읽힌 후 <한국사 편지> 같은 책을 읽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 역사에 관심이 많고 재미있어 한다.  

사계절에서 나온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는 역사 일기인데, 이런 책이 왜 이제야 나왔는지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일기는 부담없이 쓰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사 일기라고 해서 어려워할 것 하나도 없다. 시대와 공간적 배경만 달라졌을 뿐 지금 우리 아이들이 쓰는 일기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는 신석기 시대 곰 씨족의 사슴뿔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기원전 3000년 어느 해를 보내면서 쓴 일기이다. 그동안 열심히 외워야 할 지식으로 생각했던 빗살무늬토기, 석기, 사냥 도구, 농사 짓는 법, 불의 사용, 의식주 등등이 일기 속에 그대로 녹아 있어 신석기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며칠 전에 도낏자루로 쓸 나무를 깎다가 돌칼을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돌칼이 똑 부러졌다. 아버지한테 부탁하면 새로 만들어주겠지만 그러기 싫었다. 나도 이제 클 만큼 컸으니까 돌칼쯤은 내 손으로 만들어 써야 한다. (기원전 3000년 4월 11일 일기 중에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살던 강가의 모습.  


돌칼을 만들고 있는 사슴뿔이. 정도 많고 용감한 사슴뿔이가 일 년 동안 겪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어느새 역사 일기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역사 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도 든다. 

우리 딸 요즘 이 책을 읽은 후 사계절에서 주최하는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열심히 일기를 쓰는 중이다. 역사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신석기 시대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책을 보게 된다. 우리 딸 역사 일기를 쓰면서 신석기 시대 박사가 되어가고 있다. ㅋㅋ



요리를 하고 있는 사슴뿔이네 가족이다. 그림만 보아도 당시 빗살무늬토기, 불, 장신구 등을 사용했고, 개도 키웠음을 알 수 있다. 



일기 옆에 있는 날개 페이지에는 일기 내용과 관련해서 더 자세한 정보들을 실어두었다. 농사짓는 모습과 농사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보인다.


움집의 모습. 얼마 전 암사동 선사 유적지에서 보고 온 것과 같다. 이 책을 보고 암사동 유적지에 가 본다면 더 실감나게 신석기 시대의 생활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역사를 외워야 할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실감나는 생활 속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저학년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3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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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1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시리즈 두 권 다 봤는데 아직 리뷰를 못 썼어요.
참신한 기획이죠.
역사일기쓰기대회 선우가 참여했군요. 좋은 결과 나오기를...

소나무집 2010-05-17 09:07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 나오는 대로 다 구입해놓고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일기 쓰기는 뒤늦게 참여할 생각을 한데다 중간 고사 시험 기간이랑 겹쳐서 지지부진이에요.
 
왜 아플까? 과학과 친해지는 책 7
권재원 지음, 신손문 감수 / 창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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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아플 때만큼 겁나는 때도 없다. 그렇다 보니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조금만 아파도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가는 엄마였다. 일단 병원에 가서 의사 말을 듣고 약을 처방 받아다 놓아야 마음이 놓이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약을 안 먹어도 낫는다는 걸 터득한 지금은 병원과 그리 친하게 지내는 편은 아니다.  

아플 때 왜 아픈지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면 무조건 겁이 나거나 약에 의존하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몸이 왜 아픈지를 알고 있다면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나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아플까?>에는 아이들이 흔하게 앓는 아홉 가지 질병은 물론 스트레스와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몸이 아픈 이유와 아플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엄마와 아이들에게 질병에 대한 예방 주사와 같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아주 쉽다는 것이다. 장염, 구토, 변비 등 한자로 된 병이름 대신 설사 때문에 힘들어요, 토했어요, 똥이 안 나와요 등 우리가 실제로 생활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병이름으로 쓰고 있어서 아이들도 자신이 아팠던 경험을 떠올리며 병에 대해 배우고 대처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두번째 이 책의 좋은 점은 아플 때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가기보다 집에서 대처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들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간단한 병은 우리 몸 스스로 치유해낼 수 있는 자연 치유 능력이 있다는 것. 기침이 나는 것은 우리 몸에 더러운 것이 들어왔을 때 더 깊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몸 밖으로 밀어내려는 것이기 때문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수증기를 들이마시면서 쉬도록 한다는 식이다.  

세번째 이 책의 좋은 점은 어려운 용어도 쉽게 풀어놓아 설명이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열에 대한 설명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열은 병원균을 비실비실하게 하려는 우리 몸의 작전이야. 병원균은 높은 온도에서는 잘 지내지 못하거든. 하지만 백혈구는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 활발히 움직이고 더 잘 싸울 수 있지." 어려운 의학 용어 하나 없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네번째 좋은 점은 우리 몸속이나 병균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재미난 그림들을 많이 곁들여서 그림만 보아도 어떤 과정을 통해 병이 생겼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는것이다. 전체 그림을 보여준 후 세세한 부분을 다시 확대해서 보여주므로 굳이 엄마의 설명이 없어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몸에 병이 났을 때 병균이 들어왔다는 신호를 알아채고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가 아픈 것에 대해 겁을 내면 아이들은 더 겁을 먹게 마련이다. 아이가 아플 때 "너의 몸이 병원균과 싸우느라 열이 나는 거야." 혹은 "네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위와 작은창자 윗부분이 심하게 늘어났는데 더이상 위가 상하지 않으려고 토하는 거야." 라고 말해주면 아이도 안심을 하지 않을까? 

하지만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할 때도 다는 걸 알려준다. 머리를 부딪혔을 때 아이가 토하거나 졸려 하거나 넘어지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우리 아들도 일곱 살 때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아이가 자꾸 잠을 자려고 해서 병원에 가 보니 소뇌에 소량의 출혈이 있었다. 이런 경우 우리 아들처럼 뇌출혈이 일어났을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서 CT 촬영을 해보아야 한다.

가정상비약과 함께 <왜 아플까?>를 준비해놓고 아프기 전에 미리 보아도 좋고 아플 때마다 꺼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와 초등 1학년부터 모두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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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5-06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매해서 두고두고 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5-07 11:20   좋아요 0 | URL
아이랑 같이 읽어보면 좋을 거예요. 쉬워서 좋아요.
 
알들아, 자연사박물관에 가자! 공룡엄마의 과학 수업 1
김성화.권수진 지음, 하민석 그림 / 창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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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자연사 박물관을 좋아해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도 두어 번 다녀왔고, 해남 공룡박물관은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 박물관에 가면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건 역시나 공룡... 자연사 하면 공룡이 떠오르고 나머지는 어쩐지 복잡하고 어려운 느낌이 드는 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보고 왔기 때문인 것 같다. 생명의 역사, 화석, 지구, 우주, 세포 등 너무 많은 자료들을 접한 때문인지 기억에 남은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창비에서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과학 수업 시리즈가 나왔는데 나처럼 자연사 박물관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엄마들을 위해 나온 책이 아닌가 싶다. 이름하야 공룡엄마의 과학 수업 시리즈. 그야말로 자연사를 복잡하게 생각하는 엄마를 대신해줄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엔 저학년용에도 지식 정보가 빡빡하게 들어 있는 과학책들이 많지만 그걸 꼼꼼하게 보는 아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엔 읽지 않고 건너뛰는 지식 정보 같은 것은 없다. 저학년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내용도 없다. 딱 저학년 수준에 맞춰서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고 호기심을 자극해줄 뿐이다.

오리부리공룡 엄마가 열두 마리 알을 데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오래된, 그래서 약간은 으스스한 자연사 박물관을 탐험한다. 공룡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술술 읽다 보면 어느새 지구가 태어나고 생물이 태어나서 진화해가는 과정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돌이 된 과학자 방에서는 찰스 다윈 동상을 만나 다윈이 진화론을 발견하게 된 이야기를, 화석방에서는 공룡의 역사를, 고생대 방에서는 삼엽충을 비롯한 바다 생물의 역사를, 사라진 동물들의 방에서는 도도새, 해변밍크, 앨버트로스 등 멸종해간 동물들의 이야기를, 화산 방에서는 화산 폭발의 원리와 바위와 광물의 역사를 들을 수 있다.   

공룡 엄마가 사람 엄마인 내가 부러울 정도로 똑똑하고 어찌나 유머가 풍부한지 공부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고 자연사 박물관에 가서 멋진 해설을 듣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책을 읽고 자연사박물관에 간다면 박물관 여행이 더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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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19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현준이도 공룡 좋아하는데 아직 자연사 박물관을 못 데려갔었네요. 언제 시간내서 다녀와야겠어요. 그리고 이 책 참 재미있겟어요.^^ 찜해두었다가 선물해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4-20 08:53   좋아요 0 | URL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엄마가 쉬엄쉬엄 읽어주면 유치원생도 괜찮을 듯해요. 울 아그들은 너무 어릴 때는 별 관심 없더니 요즘은 박물관 여행을 즐기더라구요. 자꾸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