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아이 김홍도 보림 창작 그림책
정하섭 지음, 유진희 그림 / 보림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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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천재 화가 김홍도의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습니다. 얼마전 간송 미술관에서 열린 김홍도 전시회에 갔다가 사 들고 온 만원짜리 영인본이지만 바라볼 때마다 아이들과 이야기꺼리가 되어 정말 즐겁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김홍도를 맨처음 가르쳐준 책이 바로 <그림 그리는 아이 김홍도>랍니다. 화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게 묘사되어 김홍도를 더 친근한 화가로 만들어주었지요. 말썽도 많이 피우면서 개구쟁이로 자란 김홍도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 그리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내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전시회에 가기 전 이 책을 읽을 땐 그저 개구쟁이 화가쯤으로 생각하던 아이들이 전시회에 다녀온 후 화가를 대하는 폼이 제법 의젓해졌답니다. 이런 개구쟁이가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지 궁금하대요.
그래요. 김홍도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잘 그리지는 못했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그리다 보니 훌륭한 화가가 될 수 있었겠죠.
김홍도 이야기를 읽으며 용기를 얻은 딸아이는 자신도 김홍도처럼 열심히 그림을 그려 훌륭한 화가가 되겠다는군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한 권의 책을 읽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그림이라고 하면 서양화, 화가 하면 피카소나 샤걀, 고흐 등 서양 화가만을 떠올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화가를 아주 친근하게 소개해줄 수 있어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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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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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이들과 서점  나들이를 갔다가 발견한 보물 같은 책이다. 처음 얼핏 표지만 보고 외국 작가의 그림책인 줄 알았다. 책을 들고 자세히 보니 <마고할미>의 그림을 그린 조선경 님이 직접 글까지 쓴 그림책이었다. 단숨에 읽고는  우리 책으로 만들어버렸다.

우리 작가가 쓴 작품이지만 주인공은 우리 나라 사람이 아니다.  작가가 외국 생활을 하면서 만난 평범한,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지하철역 청소부 모스의 이야기다.

청소부 모스는 지하철역에서 냄새가 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른 날보다 더 일찍 일터로 나와 터널 바닥과 벽을 깨끗이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땅 위로 통하는 환기구를 발견하고 그곳에 작은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저씨만의 지하 정원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터널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지하철 역 안에만 들어오면 찡그렸던 사람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 작은 나무가 땅 위로 살짝 가지를 내밀게 되었습니다. 지하철역 환기구에서 나무가 자란다고 한동안 북새통을 이루던 사람들도 모두 조용해졌지만 우리 모스 아저씨의 발걸음은 여전히 저벅저벅 .... 그리고 나무는 아저씨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하늘로 가지를 뻗어 나갔습니다.

나무를 알아보는 누군가 또 다른 나무를 심고 풀씨가 날아들고 도시 한복판에 어느새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풀 냄새 가득한 지하 정원이 있구요.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모스 아저씨는 오늘도 사다리와 청소 도구를 들고 지하 정원으로 갑니다.

소리 없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모스 아저씨와  많은 도시인들의 쉼터가 된 작은 나무 한 그루의 인생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작은 나무처럼, 모스 아저씨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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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우리시 그림책 2
주동민 지음, 조은수 그림 / 창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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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시 한 편이 예쁜 그림책으로 나왔네요. 요즘도 동생이 구구단 못 외운다고 오빠가 끌려가서 혼나는 일이 있을까 싶지만 정말 정겹고 예쁜 마음입니다.

2학년 꼬맹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들었으니 얼마나 창피했겠어요. 집에 와 보니 동생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다 잊어버리고 놀고 있네요.  구구단은 외울 생각도 안 하고 밥 먹고 자는 동생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오빠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아마  내일 또 끌려가서 혼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을 테지요. 그런데 오빠는 동생에겐 아무 말도 안 하고 구구단이 밉다고 말합니다.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 짧은 시 한 편에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정말 곁에 있다면 꼬옥 안아주고 싶은 오빠로군요.

내가  초등 학교 1학년 시절 나머지 공부를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내 오빠는 나머지 공부하는 동생이 너무 창피해서 1학년 교실 앞을 지나기가 너무 싫었다는데 정말 비교되네요. 여기 나오는 오빠는 6학년이고 내 오빠는 3학년밖에 안 된 어린이였으니 그랬겠지 하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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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괴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1
사라 파넬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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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괴물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괴물 같은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겨우 네 돌 지났네요. 이 책도 순전히 괴물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제목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구요.  다섯 살 아이가 그리스 신화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그런데 이 책을 손에서 놓질 않네요. 그리고 요즘은 그리스 신화에 대해 제법 아는 것처럼 떠들어댑니다.

눈이 백 개인 아르고스, 끔찍한 눈을 바라보면 돌로 변하고 마는 메두사, 뮤즈들이 타고 다니는 날개 달린 말 페가소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뱃사람을 홀리는 세이레네스, 목소리는 새되고 먹을 것만 밝히는 새 하르피이아이, 성질이 엄청 고약한 바다 괴물 스킬레, 외눈박이 키클로페스, 반은 남자, 반은 황소인 미노타우로스, 머리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 반은 남자, 반은 말인 켄타우로스, 반은 남자, 반은 염소인 사티로스, 머리 아홉 달린 괴물 히드라, 반은 여자, 반은 날개 달린 사자인 스핑크스, 스핑크스의 괴물 아이들.

이 많은 괴물 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괴물은 단연 눈이 백 개인 아르고스입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눈을 세느라 정신이 없지요. 그리고 가끔은 스케치북을 꺼내놓고 아르고스 괴물을 그리기도 합니다. 아무튼 눈만 무지하게 많이 그려놓습니다.  꼴라주 기법으로 괴물들 속에 들어간 눈을 보다 보면 그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아  너무나 끔찍한데 아이는 정말 좋아합니다. 구석에 숨어 있는 작은 신들까지 빠뜨리지 않고 찾아내지요. 어쩌다 건너뛰고 읽어주면 바로 지적당합니다.

책을 다 읽어주고 얼른 책을 덮으면 아이는 다시 펼칩니다. 맨 뒷장에 나오는 괴물 설명과 퀴즈까지 다 읽어야 한다나요. 거기까지 다 읽으면 끝이냐구요. 아닙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또 읽어야 된답니다. 새로운 괴물 책이 생길 때까지 한동안 제가 괴로울 것 같군요. 새로운 것에 푸욱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면 그래도 신이 나서 자꾸자꾸 책을 읽어주게 되네요.

좀더 자라 그리스 신화를 직접 읽을 수 있게 되면 어릴 적 읽었던 이 <신화 속 괴물> 이야기를 떠올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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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레이놀즈 시리즈 3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지효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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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리을 잘 그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모두모두 다 잘 그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에겐 친구도 선생님도 별로 관심을 주지 않아 눈에 띄지 않을 뿐입니다. 어쩌면 이런 아이들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어릴 적 미술 시간에 한번도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한번도 게시판에 작품이 붙어본 적이 없습니다.  점도 잘 그렸고 선도 잘 그렸고 나무도 잘 그렸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미술 시간이 싫었습니다.

이 책 속엔 아주 훌륭한 미술 선생님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못 그린 흰 도화지에서 '눈보라 속의 북극곰'을 찾아냅니다. 베티가 화가 나서 내려 찍은 점 하나를 아주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연필로 아무렇게나 찍은 점 하나가 이렇게 훌륭한 작품 대접을 받는데 그보다 더 멋진 점을, 그보다 더 멋진 뭔가를 그려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드디어 베티는 '점' 작품 전문가가 됩니다. 그리고 전시회도 엽니다. 베티를 부러워만 하는  한 아이에게 베티는 용기를 줍니다. 선생님이 자기에게 그랬던 것처럼. " 너도 할 수 있어." "한번 그려 봐." 하고 말이죠. 그후 베티를 부러워하던 아이는 또 어떤 그림의 전문가가 되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엄마도 선생님도 아이에게 자주 용기를 주고 한번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면 미술 수업이 있는 날 학교 가기가 더 신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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