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구멍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이혜리 그림, 허은미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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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 몸에 대해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시커먼 점 하나에 '아, 이게 뭐지?'라는 문장으로 첫 페이지가 시작되어

다음에 뭐가 나올지 무지무지 궁금합니다.

물 빠지는 구멍이랑 샤워기 구멍에 이어 터널까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 몸의 구멍이랑 무슨 상관이야 할 즈음

드디어 우리 몸의 구멍이 자자잔 나타납니다.

시커먼 점이 두 개, 바로 콧구멍이죠.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입이랑 가장 작은 땀구멍, 귀, 눈, 코에 이어 찌꺼기가 나오는 구멍까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아기가 나오는 구멍.

그리고 구멍은 구멍인데 막혀 있는 배꼽까지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등장합니다..

목욕할 때마다 "물 빠지는 구멍이다"를 외치는 아들과

피자를 먹을 때마다 "이 피자가 지금 좁다란 식도를 지나고 둥그런 위를 지나 꼬불꼬불 장을 지나...."를 한번씩 해야 직성이 풀리는 딸.

아이는 물론 엄마까지도 빠져들게 만드는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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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좋아요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9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4
유애로 글 그림 / 보림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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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집엔 두 권씩 있는 동화책이 몇 권 있답니다. 다른 동화책들은 이미 있는데 선물로 받아 어쩔 수 없이 두 권이 되었는데 바로 요 <갯벌이 좋아요>는 제 손으로 두 권을 살 수밖에 없었던 책이랍니다.  갯벌 책의 고전, 한 권으론 부족합니다. 

첫아이가 너무 열심히 보아서 너덜너덜해진 걸 테이프로 붙이고 붙이다 결국 둘째 키우면서 한 권 더 샀지요. 테이프 때문에 첫번째 책은 두께가 새 책의 세 배 정도는 됩니다. 새 책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여전히 코때 묻은 첫번째 책을 더 좋아하는 거 있죠!

고운 모래가 지천인 해수욕장은 많이들 가 보지만 사실 갯벌은 쉽게 찾아가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잖아요. 어디로 가야 갯벌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그런 초보 엄마 아빠와 아이들을 위한 책이 바로 <갯벌이 좋아요>인 것 같아요.

철없는 꽃발게랑 구름 잡는 여행 한번 다녀오면 갯지렁이, 따개비, 망둥이, 도요새, 조개, 소라게, 밤게, 말미잘, 해초, 쏨뱅이, 낙지 등 흔히 볼 수 있는 바다 생물은 다 만나볼 수 있지요.  언젠가 갯벌에 가면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제일 먼저 "저기 따개비다" 하고 소리칠 겁니다.

이 책의 매력은 유애로 선생님의 섬세하고 재미있는 그림에도 있지만 글에 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 적절한 의성어와 감탄사의 사용이죠.  아이들은 잠깐 딴짓을 하다가도 "하하하하, 깔깔깔깔, 푸하하하하, 헤헤헤" 등 다양한 웃음 소리와 "우와, 으악, 아유, 히야, 후유" 등의 감탄사, "퐁퐁퐁, 찰박찰박, 쏴아쏴아 조르르르르" 등의 의성어만 재미나게 읽어줘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덤벼듭니다.

덤으로 아주 쉽고 저렴하게 갯벌 체험 할 수 있는 방법 하나 알려 드릴께요. 바로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클릭해 보세요. 태안 해안 국립공원에 들어가면 갯벌 체험 예약 받거든요. 미리 예약해놓고 갯벌 체험도 하고 서해안 여행도 한번 해보세요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 정말 친절하게 땀 뻘뻘 흘리면서 설명해줍니다. 비용이 얼마나 드냐구요? 입장료만 내면 돼요. 운 좋으면 그것도 안 받을 때도 있구요. 순전히 예약만 하면 갯벌 체험 제대로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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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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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시골 학교에는 도서관이라는 게 없었답니다. 그러다 5학년이 되었는데 우리 반 교실 복도 한구석을 막아 책장 몇 개를 들여놓고 동화책이랑 그때 한참 유행하던 <어깨동무> 같은 잡지책들이 자리를 차지하더군요. 한번도 내 책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 한번도 그렇게 많은 책을 본 적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모릅니다.  책을 읽고 싶어도 교과서 외에는 읽을 책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챈 선생님은 그 작은 도서관의 열쇠를 제게 맡겼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권한을 주신 거지요. 거기서 저의 작은 꿈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로 제 가방 속에는 교과서 외에도 한두 권의 책이 꼭 들어 있었습니다. 학교를 오가며 그 작은 도서관의 책을 다 읽었지만 새로운 책은 그리 많이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읽은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2년을 보냈습니다. 내 인생에서 최초로 행복을 느낀 시기가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후 저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게 되었지요.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읽어주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작은 도서관이 생각났습니다. 아직도 그 도서관은 그렇게 작을까 궁금합니다. 설마 그렇지 않겠지요? 요즘은 읽을거리도 넘쳐나고, 지역마다 훌륭한 도서관도 아주 많아 책 몇 권에 가슴 떨리는 아이들은 없을 거예요. 

엄마가 책 욕심이 좀 있다 보니 아이들 책장이 해마다 늘어갑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다가 아이들이 좋아한다 싶으면 바로 사 주곤 하거든요. 처음엔 이 책들을 누구에게 준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내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읽혀야지 하는 생각까지 했지요. 그러다 <도서관>을 읽은 후로는 생각이 변했답니다. 엄마의 꿈을 키워준 그 시골 학교 작은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아이들과 약속을 했답니다.  이제 아이들은 책이 한권 한권 늘어갈 때마다 작은 도서관이 커진다며 기뻐합니다. 덕분에 아이들에게 나눔도 가르쳐줄 수 있었네요. 많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읽고 도서관이랑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왜 아이보다 엄마가 더 행복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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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1
김향금 지음, 이혜리 그림 / 보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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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젖병에 기저귀만 떼면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어린이집에 유치원 끝나면 피아노에 운동 하나는 기본으로 해야 되고, 영어에 학습지도 서너 가지씩은 합니다. 도대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이렇게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스케줄에 따라 하루를 살다 보면 어디 심심할 틈이나 있겠습니까? 그러니 뭐 말썽을 피울 시간도 없겠지요? 아마도 아이들은 꿈속에서 심심하고 싶다고 외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주인공 건이는 정말 심심한 아이입니다. 일하는 엄마 덕택에 외할머니댁으로 내려온 지 한 달이 되었지만 엄마는 오시지 않습니다. 오늘따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어딜 가셨는지 안 계시구요. 그러니 여기저기 다니며 일을 벌입니다. 장독도 깨뜨리고, 벽에 낙서도 해보고 멍석에 널어놓은 고추도 뿌려보고 널어놓은 빨래에 그림도 하나씩 그려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혼나면 어쩌지 걱정되어 숨어든 곳이 할아버지의 다락방입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재미있는 것이 더 많았네요. 조금 무섭게 생긴 탈들이며, 요강, 멍석, 병, 장고까지 다 처음 보는 것들입니다. 아이의 상상은 탈을 쓰면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 할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맨처음 고른 탈이 아주 무서워 보이는 네눈박이 탈이네요. 누구나 반기는 소탈도 써 보고, 점잔만 빼는 양반탈에, 말썽꾸러기 말뚝이탈, 엄마처럼 예쁜 각시탈까지 쓰고 엄마 흉내를 내는데 건이를 부르는 할머니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래서 이번엔 미얄할미탈을 쓰고 할머니 흉내를 내는데 "우리 건이 어디 있니?" 할머니의 목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들키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문을 열었는데 세상에나 할머니 할아버지에 엄마 아빠까지 모두 오셨네요. 건이는 이제 할아버지께 혼날 걱정 같은 것은 나지도 않습니다. 이젠 심심하지 않을 테니까요.


공부 안 했다고 혼나는 아이들보다 심심해서 말썽도 피우고 그러다가 혼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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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 시대 천재 소년 우가
레이먼드 브릭스 글 그림, 미루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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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간  딸아이가 엄마가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만화책을 너무나 열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 옆에 앉아 싫은 소리를 하려는 참인데 아이가 "엄마, 정말 재미있어요. 엄마도 한번 읽어 보세요." 하더군요. 그림이 어딘가 낯익어 표지를 보니 '레이몬드 브릭스' 작품.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다가 반납할 때가 되자 아이는 책을 사 달라고 졸랐지요. 동생과 함께 정말 재미있게 읽고 읽고 또 읽었던지라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사 주었습니다.

부드러운 것은 꿈도 꿀 수 없던 석기 시대, 부드러운 것과 동물 가죽으로 만든 바지, 익혀서 더 맛있는 고기,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우물, 물에 뜨는 배, 사냥을 나가지 않아도 되는 동물 우리,축축하고 어둡지 않고 따뜻한 야외 동굴, 데굴데굴 굴러가는 둥근 것, 좀더 편하면서 새로운 뭔가를 꿈꾸는 우가.

현재의 석기 시대에 만족하며 살라는 엄마와 그래도 우가의 말에 귀를 귀울여주는 아빠.  엄마처럼 현재의 모든 불편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다면 오늘날과 같은 인류의 발전은 없었겠지요? 그나마 늘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우가의 말에 귀 귀울여주는 아빠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 시대 정말 우가 같은 인간이 있었다면 미친 놈 취급을 받았을 거예요.

레이몬드 브릭스가 석기 시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현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도 우가처럼 늘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호기심을 키워 변화된 미래를  꿈꾸길 말입니다.  내 아이가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이 책 꼭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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