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바로 시작할께요.

 

 

비평 이론의 모든 것.

개인적으로 이번에 나온 책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비록 조금 두껍긴 하지만 비평 이론에 대하여 평소 어느 정도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이겠지요. 어떤 작품에 대해서 비평하는 방법에는 정말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정신분석 비평, 마르크스주의 비평, 여성주의 비평, 신비평, 퀴어 비평 등 다양합니다. 이 많은 방법들을 이 책에서는 모두 총괄하여 그 내용을 설명하고, 실제로 이런 비평을 적용하는 예를 들어주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비평들의 예시를 들면서 오직 한 책 '위대한 개츠비'로만 철저하게 비평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실 여러 비평법을 다루다 보면 그 예시도 그 비평에 잘 들어맞는 작품을 고르기 쉽상인데, 이 책은 오직 한 작품만 고수함으로써 각 비평간의 차이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덤으로 개츠비 비평 이후에 나오는 일종의 예제 문제들, (책의 목차에서 심화학습, 기타문학작품에 대한 접근, 이라고 되어있는 부분)도 흥미롭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책의 뒷표지를 보면 저자의 말이 나오는데, 저자는 대략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데리다의 책을 읽고는 눈물이 흘렀다. 그 이유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저자이기에 이 책을 지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가자, 고전의 숲으로.

한길 그레이트 북스를 발간해왔던 한길사에서 그동안 나왔던 그레이트 북스들의 일종의 길잡이를 발간하였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 책이 나온 적이 있고, 이번에 출간된 것은 개정판인데, 현재 나온 그레이트 북스가 120권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그 내용들이 요약되고 축약되어있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단점을 상쇄시키기 위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취합니다. 먼저 책이 나오게 된 배경과 그 책을 쓴 저자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그 다음 책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췌하여 그대로 실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그레이트 북스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한 번역자 자신이 직접 내용에 대하여 정리를 합니다. 예를 들어,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책 '슬픈 열대' 라면, 이 가자, 고전의 숲으로, 에서는 먼저 슬픈 열대가 나오게 된 배경과 저자에 대하여 내용을 적어두고는 슬픈 열대, 의 핵심이 될 만한 부분인 원주민들의 생활사에 대하여 발췌를 하고는, 마지막으로 슬픈 열대, 의 번역가인 박옥줄 교수가 직접 정리를 해서 한 챕터를 마무리짓는 것이지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부족한 면이 있으리라 짐작되고, 무엇보다도 발췌를 했기에 독자가 직접 전문을 보고 판단하는 것과 거리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다양한 방면에 걸친 고전들에 대한 길잡이 역할로는 손색이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로마제국 쇠망사.

일전에 로마제국 쇠망사, 데릭 손더스 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책도 장점이 있었습니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물론 예전 소개페이퍼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했었지만 말입니다, 동로마 제국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었지요. 이 책은 비록 방대한 분량이긴 합니다만 6권짜리 로마제국 쇠망사를 그야말로 핵심만 뽑아서 축약한 책입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가 얼마나 훌륭한 책인가, 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지요. 하지만 그 많은 분량때문에 선뜻 읽으려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충실하게 기번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부담되지 않게 한 권으로 제책하였기에 그 효용이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앞서 소개한 데릭 손더스 판의 로마제국 쇠망사 축약본과 함께 읽는다면 그 시너지가 대단하겠지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에서 지리나 민속대형, 군사작전과 같은 부분을 축약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얼핏 훑어본 바로는 정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불친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런 부분, 그런 군사적이거나 지리적인 그리고 문화 풍습과 같은 세세한 부분이 로마 제국의 이미지를 그리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여기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이 책의 평역자가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중심되는 맥락을 그려내는 것에 있어서는 충분히 좋겠지요.

 

 

 

사물의 민낯.

추천하기가 좀 애매한 책입니다만, 일단 리스트에 넣어둡니다. 이 책이 애매한 이유는 그야말로 경계에 걸쳐있기때문입니다. 어떤 사물의 역사를 밝혀나가면서 인류에 대한 이해에 접근해보겠다, 라는 책의 의도는 좋지만 사실 책 내용 자체는 인류학적인 접근보다는 아무래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흥미 위주의 내용이 많기 때문이지요. 이런 류의 책이 지향해야 할 바는 헨리 페트로스키의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와 같은 책이어야 하겠습니다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무래도 아쉽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사실 어떤 사물에 대한 지식을 획득하고 싶다면 폴 임의 책속의 책, 과 같은 책들을 읽는 것이 더 나은 방편일 수도 있겠고 말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로 거칠게라도 인류와 접하고 있는 사물을 분류하여 이야기를 펼쳐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앞으로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드네요.

 

 

 

현실, 그 가슴뛰는 마법.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 미신에 대해서 그리 좋지 못한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이지요. 그런 그의 성향으로 볼때, 그런 환상따위는 정말 멋진 현실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라는 내용을 설파할 만한 책이 이제야 출간되었다는 것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놀라운 부분이 있다면, 이전의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생물학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었다면, 이 책은 정말 다양한 과학적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놀랍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심화된 내용을 이야기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나 성인들에게 있어서 거의 사라져가는 과학적 관심을 멋진 일러스트와 그래픽 자료들과 함께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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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2012-05-06 23:20   좋아요 0 | URL
파트장님 존재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10기를 첨 진행하고 나니, 이제야 감이 잡히네요.ㅎㅎ
이번 기수는 좀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첫 파트장님! 화이팅이요~!!

가연 2012-05-08 02:29   좋아요 0 | URL
으하하ㅠㅠ 정말 감사합니다만, 저의 존재를 가까이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 댓글을 한 분씩 적은 건 아니구ㅠㅠ 10기 초반에 신간평가단 담당자님이 잠깐.. 각 페이퍼마다 댓글을 다신 적이 있잖아요, 확인하셨다고.. 처음에는 그냥 저도 지나가려다가, 알라딘 자체를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구.. 그 분들께만 댓글 다는 것도 이상하고 그래서, 풋, 이왕 확인하는 김에..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ㅎㅎ 물론 끝에 몇 분에게는 미처 댓글을 남기지 못했지만(한 번 지나가고 나니깐 남기기가 애매해지더라구요ㅠㅠ).. 그런 연유로 괜히 몇 자 남겼습니다. 더불어숲님과는 10기에서 함께 활동했었지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12-05-07 09:24   좋아요 0 | URL
우앗. 파트장님..멋지다. ㅎㅎ

가연 2012-05-08 02:39   좋아요 0 | URL
훗, 제가 멋진 것은 사실이지만, 파트장이라서 멋진 것은 아니지요, 하하. 어쩌다보니 이런 작업을, 아니 이것도 일종의 알바군요..ㅎㅎ 별로 스스로도 의식하지도 않으려구.. 그리고 다른 분들이 괜히 의식하지 않게 해야겠다, 싶기도 싶지만, 랄까 벌써 괜히 한 분씩 들러서 확인하였다고 끄적거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항상 후회는 늦지만..ㅎㅎ 이게.. 다른 부분이 후회되는 것보다도 더 후회되는게, 생각보다 댓글 남기는 것이 힘드네요ㅠㅠ 원래 다른 분들한테 댓글을 잘 안남기던 사람이기도 했지만..ㅎㅎ 신간평가단 담당자님이 지난 때 비록 잠깐 댓글을 남기셨다지만 괜스레 대단해보이는데요, 하하.

꽃도둑 2012-05-10 14:39   좋아요 0 | URL
우리의 파트장님,,,^^
[비평 이론의 모든 것] 가연님도 추천하셨네요..
선정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어요,점점..
11기 잘 부탁드려요~~^^

가연 2012-05-12 02:00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으하하.
 
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10기 마지막이네요.

 

 

 

1. 10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좋았던 책.

 

 

 

 

 

 

 

 

 

 

 

 

 

 

2. 10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베스트 5.

 

 

 

 

 

 

 

 

 

 

 


 

 

 

 

 

 

 

 

 

 

 

 

 

 

 

 

 

 

왠지 옆에 쓰는 말들이 사족같아서.. 표지만 이렇게 올립니다..

 

라고 했다가 왠지 너무 허전해서 몇 자 끄적거려야겠어요.

 

먼저 나는 가수다 이야기.

시즌 2가 시작되었던데.. 라인업들이 정말 쟁쟁하네요..

이수영, 이수영, 이수영, 이수영... 박완규...

풋, 사실 전 이수영 팬이었거든요, 비록 남자이지만[..] 노래방에서 이수영씨가 부른

휠릴리나 얼마나 좋을까, 를 부르는 만행을 저지른 적도 있구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이수영씨가 오래 출연했으면 좋겠지만.. 잘 모르겠네요

휠릴리 편곡도 많이 아쉬웠구.. 중요한 부분을 좀 짤라먹은 기분..

그래도 여전히 이쁘게 나와서 좋았답니다.

 

박완규씨도 정말 좋아하는데 천년의 사랑, 은 꼭 노래방 가면 부르고 시작하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임재범님께서[...]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ㅠㅠ

 

물론 김연우도, 김건모도 다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노래방을 다녀오고는 너무 기분이 좋았답니다.

정말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은 노래를 부르고 싶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요즘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서 괜스레 스트레스를 받는데

소리를 지르고 나면 맘이 좀 편해지고.. 합법적으로, 풋,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곳이

등산을 하거나 노래방 가는 거잖아요, 하하

먹는 것 가지고 스트레스 풀면 힘들기두 하고..

살도 찌고, 풋.

 

사실 예전에는 책 읽으며 음악 듣는 것으로도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예전이라고 해봤자 몇 개월 전이겠지만,

요즘은 받는 책들도 가벼운 책들은 별로 없고, 가볍게 읽히지도 않으니

사실 인문 서적을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이렇게 말을 끄적거린다고 해서 가벼운 책들을 추천하지는 않겠지요.

언제나 추천할때는 욕심 아닌 욕심이 앞서니깐..

괜스레 무거운 책들을 읽어보고 싶으니깐, 풋

무엇보다도 읽고 나서 오픈된 공간에 리뷰를 써야 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만약에 혼자서 그냥 읽는 거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괜스레 작정하고 읽게 되고.. 그렇게 되네요

그래도 스트레스는 못풀어도, 푸하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하는 11기에도 아마 비슷한 마음이겠지요.

리뷰를 써야 한다는 책임감과 욕심과의 갈등

여전히 노래방에 가서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나 봅니다, 하하

그러나 무거운 책이라고 해서 뭐가 걱정이겠어요, 풋.

세 얼간이, 라는 영화에 알 이즈 웰All is well, 이 일종의 경구던가요,

이 끄적거림의 마무리를 제가 가진 경구로 짓도록 하지요.

 

Why worry? Rather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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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02 17:33   좋아요 0 | URL
에이...글이 없네요.....에이....(시무룩)

가연 2012-05-02 17:33   좋아요 0 | URL
ㅋㅋㅋ 뒤의 신간 추천에는 글을 썼어요ㅋㅋㅋ 너무 바빠서ㅠㅠㅠ 지금또 나가봐야 되요ㅠㅠㅠ 아놔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2-05-02 17:35   좋아요 0 | URL
어딜 그렇게 나가봐야 되는거에요. ㅠㅠ

가연 2012-05-02 17:37   좋아요 0 | URL
헉 실시간인데요ㅎㅎ 사실 반은 바쁜척하는거구ㅠㅠ 반은 진짜 바쁜거구ㅠㅠ 주말되면 좀 편해지고 그래요, 풋.ㅠㅠ 사실 위에 저렇게 댓글을 달았다가 좀 지우고 깔끔하게 쓰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덧글을 달아주셔서 수정도 못..

이진 2012-05-03 00:46   좋아요 0 | URL
카프카 평전 표지에 나온 잘생긴 남자에 눈이 더 가는군요.
어려운 인문 책을 척척 읽어내시는 가연님이 문득 부러워집니다.
저는 한국문학도 이해못해서 안달나 있는걸요.

가연 2012-05-03 01:39   좋아요 0 | URL
저 잘생긴 남자가 프란츠 카프카, 젊은 시절의 모습이겠지요. ㅎㅎ부러워하시다뇨,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다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니깐..ㅎㅎ 그리고 음.. 제가 인문 책을 읽는다고 해서 소설을 잘 이해못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 처럼, 풋, 부끄럽다, 어쨌든 소이진님이 소설을 읽으신다고 하셔도 충분히 인문 분야에서 책들을 이해하실 수 있을거에요. 이런 분야들은 뭐가 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범주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풋.

알라딘신간평가단 2012-05-21 22:34   좋아요 0 | URL
가연님. 11기도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늦은 댓글 달고 다니는 신간평가단지기입니다.

가연 2012-05-25 01:14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저도 잘 부탁드릴께요ㅋ
 

 

 

 

오랜만에 교보문고 나들이.. 날씨가 참 좋아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그나마 가까운 교보문고에 잠깐 들렀다왔다.

이제 정말 여름인가? 봄 같지도 않은 봄은 잠깐 흔적만 남겼을 뿐이다.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서점에서 보다가 키득거렸던 책. 뭔가 있어보이는 책 처럼 제목을 달았지만.. 살펴본 나로서는 그저 오타쿠 보고서다. 좀 더 정제해서 말하자면, 책에서도 저자가 밝혔다시피, 오타쿠의 눈으로 본 일본 문화들이다. 그 문화들은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나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으로 세분화되고, 또한 서로 경계를 넘나들며 융합하며 일본의 대중 문화의 흐름을 형성한다. 이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중요하다면 중요한 의미를 차지할 수 있겠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라이트노벨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이 많으니(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다.) 그 영향이 작다고는 여길 수 없으리라. 왜 시드노벨과 같은 출판사가 생겼겠는가? 그런데 이 책은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일종의 오타쿠 보고서라서, 안에 실려있는 예시들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평소에 애니나 라이트노벨을 많이 봤던 사람이라면 나처럼 키득거리면서 볼 수 있겠지만 어떤 비평서로 생각하고 집어든 사람들이 '쓰르라미 울적에'나 '월희' 등을 알겠는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또 어떻고? '부기팝' 이 뭔지 알겠는가. 그리고 우리 나라 사정에는 좀 안맞아 보이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이런 오타쿠 문화에 대해서 애니로라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동인지를 사기 위해서 왜 줄을 길게 서는지 등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왜 오타쿠가 일본 대중 문화에 있어서 한 흐름을 차지 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름 진지한 비평을 위해서 준비 작업을 많이 한 모습이 엿보이지만.. 글쎄, 예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고, 예시를 지나치게 잘 아는 사람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저런 제목을 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뭐랄까, 광고효과와 주제의 적절한 담합이라고 말해야 할까? 세상의 진보를 이끌어온 것은 폭력과 성, 그리고 먹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주제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책의 저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책의 첫 부분에서는 패리스 힐튼의 동영상[..]과 걸프전에서 이용된 무기를 연관시킴으로서 저자의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껏 기술을 주도한 것이 위의 세 개라면 자연스레 이는 이런 의문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앞의 세 개가 이끌어낼 미래의 기술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라는 의문말이다. 그런데.. 글쎄, 나로서는 상당히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만 들 뿐이다. 이런..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함으로써 섹스를 해결하고 실제로 영양은 수액으로 공급을 하고 맛은 그 맛을 자극하는 신경만 건드리며 사람들은 컴퓨터에 둘러싸여 다시금 전쟁 무기만 개발하는.. 해양 탐사나 우주 탐사와 같은 기술들은 모두 전쟁이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서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고 말야. 오, 신이시여.

 

 

 

마르크스, 아프냐고 묻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은 인문학을 섞는게 대세인 모양이다. 인문학의 위기, 위기 라고들 하지만 이렇게 인문학이 여러 곳에서 감초처럼 쓰이고 있는데 진짜 위기일까? 일단 이 책은 정말 읽기가 쉬운 책이다. 다양한 예시들, 영화나 매체들을 텍스트 안으로 끌어들어와서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데도 성공한 책이다. 그리고 적절하게 마르크스의 이야기도 함께 섞어놓았으니 이 책만 읽어도 뭔가 배부른 느낌이 들 것만 같다. 하지만 읽어보면 다른 수많은.. 이런 비슷한 류의 책들이 하는 이야기들과 크게 차이가 또 없는 것 같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라던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니 등등.. 그리고 소외에 관한 이야기까지.. 이는 그 옛날 중국 고전에서부터 나오는 이야기 아닌가?(물론 소외에 관한 이야기는 좀 논외일 수도 있겠다.) 인문학적인 사유를 섞을 생각이라면 끝까지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혹은 엄밀하게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야기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엄밀하게 그의 경제론과 사상을 풀어가는게 좋지 않았을까? 물론 전자를 택하면 그다지 특이한 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고, 후자를 택하면 선뜻 구매할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지만 두 개가 섞이고 나니 뭐랄까,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앞서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자면, 나는 여전히 인문학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섞이면 섞일수록 우리는 사유의 힘에서 조금씩 멀어질 것이며 감초처럼 곁들어진, 감정을 건드리는 인문학만을 인문학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척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현대물리학이 답하다.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도 제법 흥미로운 책이다. 사실 번역본의 제목은 정말 맘에 안들지만.. 원제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원제는 영원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From eternity to here' 인데,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번역본의 제목 처럼 '시간과 우주의 비밀' 이 답해지지는 않지 않을까. 시간과 우주의 비밀을 답했다면 이 책을 쓴 저자는 지금쯤 노벨 물리학상과 평화상 등 수많은 상을 탔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이 특히 신경 써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현대 물리학의 난제 중 하나인 '시간의 화살' 인데, 시간의 화살, 이라고 이야기하니 왠지 베르그송이 생각이 난다. 순수지속시간말이다. 이 시간의 화살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화살이다. 우리는 아직 미래로 건너 뛸 수 없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현재라는 화살 위에 실려서 미래로 향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 화살은 시간의 일방향성을 드러내주는 좋은 문구라고 하겠다. 그런데 왜 시간은 이렇게 한쪽으로만 흐를까? 그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면으로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뒤에는 초끈 이론 등도 다루고 있는 듯 하니.. 시간 들여서 읽어볼만하겠다. 그리고 사족 하나. 요즘 물리학자들은 정말 다양한 매체를 접하는 것 같다. 혹은 글을 잘 쓰는 것 같다.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역사적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현대적으로는 영화나 소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시를 들어오고 있다. 흥미롭다.

 

 

 

p. s. 늑대와 향신료, 가 읽고 싶다..ㅠㅠㅠㅠㅠㅠㅠ 도대체 완결까지 언제 나오는 거지?

        이 글을 쓰는 동안 들은 시드 사운드, 여래아, 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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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4-30 12:03   좋아요 0 | URL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는 저도 관심을 두고 있는 책이었는데요, 제가 다 읽을 수 있을지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구입은 미루고 있지만 말이죠.

그런데 저는 [늑대와 향신료]가 뭐지, 해서 부랴부랴 검색을 해봤지 뭡니까. 오, 이것은 만화책이네요. 울 정도로(ㅠㅠㅠㅠㅠ) 보고 싶은 만화라면, 그러니까 이 만화책은 정녕 엄청나게 재미있단 말입니까? 그래요?

가연 2012-04-30 13:39   좋아요 0 | URL
저도 끝까지 못읽어서ㅎㅎ 하지만 괜찮은 책이라 보여집니다. 사실 이 페이퍼는 이 책을 끄적거리려고 쓴 글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ㅎㅎ

쓰다보니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에 대해서 더 많이 끄적거렸는데 늑대와 향신료, 는 바로 저 게임적 리얼리즘, 에서 다루는 라이트 노벨로 나온 책이랍니다. 완전 재미있어요. 물론 애니로도 나오고 코믹으로도 나와있지만.. 원본은 역시 책이죠, 풋. 여자분들한테는 그다지 재미없.. 저같은 더, 덕..이 풍부한 사람들이라면 여주인공이 너무 예뻐서[..] 행동이 잔망스러워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
 

 

 

 

아.. 시간이 별로 없네여..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추천을 받은 책이라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내용이 상당히 충실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이 2007년에 발간된 점으로 미루어볼때, 5년이나 지난 지금(엄밀히 말하면 영문판은 더 이전에 발간되었을테니.. 약 1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내용이 개정된 부분도 분명있을것이다. 그러나 주제는 어떻게 중력을 다른 세가지 힘에 합치느냐, 이고..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지를 받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초끈이론과 고리양자중력이론이라는 점과, 초끈이론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계기가 1995년 에드워드 위튼이 M 이론으로 5가지 방향성을 하나로 묶은 점으로 미루어볼때, 중심되는 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이 발간된 시기도 1995년보다는 뒤에 발간되었으니..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1995년 이후에서 물리학적인 이론이 그리 많이 진보하지는 못했다, 라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다. 과연 TOE,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은 가능할까?

 

 

 

초끈이론의 진실.

이 책은 상당히 유명한 책인데, 나는 아직 읽어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제목이 좀..ㅋㅋ 당황스럽긴 하다. 초끈이론의 진실, 이라는 말은 초끈이론이 마치 거짓말이었다, 라고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하지만 원제의 뉘앙스는 한 층 더 심하다. Not even wrong, 너무 어이없고 기가차서 틀렸다고도 못하겠다, 라는 말이다. 그러고보면 리처드 파인만도 초끈이론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초끈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가 너무 크기도 하니.. 실험으로 뒷받침하기가 어려운 이론이라서 어떻게 보면 같은 이론이라도 이름난 교수가 말하면 '오오.. 그럴 수 있겠다' 가 되지만 학생이 말하면 '뭔 소설쓰는거냐' 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초끈이론을 다루는 곳이 있다면.. 서강대의 양자시공간연구센터나 이화여대의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정도를 들 수 있다고 하는데 잘 모른다. 

 

 

 

물리학의 끝은 어디인가.

이 책은 지금은 절판이겠지만 다시 나와주면 괜찮을 것 같다. 첫 발간이 1996년도이지만, 앞서도 말했지 않은가, 정말 큰 틀은 1995년 이후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그 당시의 이야기가 지금와서 읽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 책이 그 증인이 되어줄 수 있을 정도로 꼼꼼히 적혀있다. 위의 두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고 들어가면 괜찮을 듯 하지만.. 지금은 절판이라서.. 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는 수 밖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론의 다양함에 놀라고.. 모르는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물리학은 역시 아름다운 학문이다, 푸하하.

 

 

 

절대지식 세계고전.

반값 행사를 할때,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구입한 책이다. 정말 핵심만 뽑아서 기술한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여러 주제로 나뉘어 세계의 고전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다만 이 책을 읽고 '읽은 척'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먼저 느낀 것은 마치..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사회공부를 하는 기분이었달까. 뭐랄까 핵심 정리 참고서, 같은 기분이었다. 가리고 추려서 정말 옥석이 된 내용만 고르긴 했지만 책이 어떤 분위기인지는 도저히 이 책만 읽고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또 생각보다 읽기가 쉽지 않다. 서너장에 책 한 권의 내용을 모두 요약하려니.. 문장 하나 하나에 의미를 넣으려 노력해놓은 모습이 보이고.. 그 의미를 해석하려니 다시금 여러 번 읽게 만들어 놓았다. 책이 800쪽이라고 되어있는데, 생각보다 안두껍고 판형이 조그만해서 들고다니기는 좋다.

 

 

 

 

황금가지.

하지만 위의 책과 다르게 이 책은 크기도 크고 두껍다. 10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절대 읽기가 쉽지 않다. 물론 이 책도 원래 13권이나 되는 책을 줄이고 줄여서 만든 책을 번역한 것이긴 하다. 옥스퍼드판과 맥밀런 판이었나, 이렇게 축약본에도 두 판형이 있는데, 옥스퍼드판은 학자들이 모여서 줄인 책이고, 나머지 하나는 저자가 직접 줄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 두가지 판형을 적절히 조합을 해서 번역을 한 것 같은데.. 사실 난 내용을 보면서 어느 판형인지 잘 구분을 못하겠다. 두 판형을 모두 읽은 것도 아니고, 아니 애초에 끝까지 읽어보지를 못하였기에 말이다.. 그러나 기존에 이것 저것 발췌하면서 보았던 부분을 조금씩 통합하면서 읽어나가는 재미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사실 이렇게 충동구매하게 된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 물론 장식용으로 남기지 않으려면 많이 읽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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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입니다.

 

가장 최근에 올린 신지님의 글(p.s.)을 보고 몇 자 끄적거립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여기고 있으며, 한사람님과의 관계로(물론 현실에서 무슨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서재 이웃에 정도며.. 에다가 요즘은 덧글 교류도 거의 없지만..) 인하여 저 스스로가 과연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는가, 에 대한 의문도 계속 가지게 되어 회의감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글이 마음에 걸려서 이 리뷰 말미에 첨언합니다. 원래라면 트랙백으로 혹은 댓글이라도 달아야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길게 적을 것도 아니고, 책의 리뷰글이라서 트랙백달기가 좀 어색했으며, 무엇보다도 사실 이런 문제로 계속 논란이 되고 시끄러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쩌면 이렇게 논쟁 혹은 비판이 오가는 것이 커뮤니티의 본질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옛날에 있었던 곳도 겉은 평화로웠지만 그 수면을 휘저어 끄집어내자 논쟁이 정말 많이 일어났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남과 좀 다투었다고 시끄러워지는가? 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는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정말 시끄러워지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계속 남네요. 서재를 보고 신지님과 한사람님의 글을 읽은 분들이 저마다 느낌을 받고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알라딘 서재의 상황은 분명 시끄러워진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신지님은 글에서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의견의 차이를 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딱딱하게 글을 쓰셨고 감정적이라거나 공격을 위한 글은 아니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신지님의 글을 보면 정말 그런가? 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특히나 느끼게 된 부분은 '어디 외국에서 왔는지.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피해의식' 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음.. 의견의 차이를 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저런 표현은 좀 과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 뿐만 아닙니다. '~그래서 비겁하다' 와 같은 문장도 있지요. 신지님의 글로만 판단하였을 때 한사람님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맥거핀님도 글을 몇 자 남겨주셨는데, 피해의식에 가득차고 (이전 신지님의 페이퍼까지 고려한다면) 남이 강한 척 할때는 수그리고 있다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달려들어 쥐어뜯는, 몰염치하고, 자신의 상처만 내세우는 분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진정으로 옳은가요? 현실에서도 이렇게 여기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정말 다양한 각도에서 판단했을때만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인터넷 공간에서 제한된 글로는..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좀 부당해보입니다. 제가 빵가게재습격님에게 글을 하나 썼었지요. 긴 글이지만 결과적으로 그 글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현에도 분명 어느 정도 선이 있지 않겠는가' 이지요. 신지님의 논리가 모두 옳은지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검토하기 위해서는 근거로 발췌한 한사람님의 글을 모두 다시 읽어야 되고, 왜 저런 말들을 하였나, 도 살펴야 되며, 신지님이 인용한 과거글, 그리고 고종석씨의 글을 찾아서 읽고 그 맥락까지도 판단해야 하는 작업을 거쳐야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논리 이전에 한사람님에 대한 이런 표현의 문제는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신지님께서는 한사람님에게 대화를 요청하시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저 불만만 토로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인가요?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에게 '대화'를 요청하셨고, 저는 그래서 대화를 하기 전에는 감정을 일단 안정시켜야 되지 않겠나, 그래야 발전적인 대화를 진행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만, 신지님의 글에서는 불만을 밝혀둔다고 명시적으로 되어있기에 빵가게재습격님에게 말씀드렸던 것을 그대로 다시 말씀드릴 수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대화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그저 불만만 이야기하시는 것이라고 하신다고 할 지라도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친 예이지만 회사에 컴플레인을 할때도 어느 정도 형식을 지켜서 글을 쓰는데.. 말이지요. 물론 신지님께서는 어쩌면 한사람님을 저렇게, 몰염치하고 상처를 내세우는 그런 사람으로 몰아붙일 생각은 안하시고 그저 순수하게 논리만 따지시려고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한사람님께서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셨다면.. 신지님의 모든 인터넷 공간에서 책임은 먼저 자신에게 있다는 말씀대로 먼저 표현을 좀 수정하셔서 정중하게 불만사항을 이야기하시는 것이 옳다고 여겨집니다.

이상입니다. 이 글은 물론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논리를 겨루자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사실 일종의 제안에 가까운 글이지요. 좀 더 정중한 방식으로 글을 쓸 수는 없었을까요, 라는. 음.. 제가 잘못 생각했거나, 혹은 제가 유별나게 감수성[..]이 예민해서, 저 정도 표현은 충분히 용납가능한 수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는 저런 표현의 정도는 지나치지 않은가, 라고 생각이 드네요. 진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자 한다면 한 발짝 물러서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으리라고 빵가게재습격님이 제언을 해주셨는데.. 저렇게 표현을 들었는데 어찌 한 발짝 물러서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괜한 글을 더하여 죄송합니다.

 

...라는 글을 지난번 리뷰 말미에 적었다가.. 정말로 괜한 글을 더하는 듯 하여 지워버렸지요.

최근에 다시 한사람님께, 라는 글을 올리셨는데.. 이번에는 제가 한 번 한사람님과 신지님의 논쟁에 대해 조금 생각이 든 것이 있어 이렇게 글을 끄적거립니다. 한사람님에 대한 비판은 신지님이 해주셨으니.. (비판이 모두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부분은 맞기도 하고, 여러 분들이 비판이 초점을 잘 맞춘 것 같다고 댓글을 달아주셨으니 말을 더할 필요는 없을 듯 하네요.) 아무래도 이 글의 초점은 신지님에게 맞추어질 듯 합니다. 불쾌하실수도 있을 거라 여겨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신지님의 글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첫 문장부터이지요. '빵가게님이 거듭 사과하고 나서 님이 첨부하신 글을 봤는데' 라고 되어있지요. 그리고 그 후에는 발췌한 글이 나옵니다만.. 저는 처음에 글의 발췌한 부분에서 보라색으로 강조하신 부분이 빵가게님의 사과 후에 첨부된 문장으로 생각했었습니다만.. 다시 훑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발췌하신 부분에는 사과 전에 적힌 문장과 사과 후에 수정하여 덧붙인 문장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엄밀하게 한사람님을 비판하고 싶으시다면 사과 후의 문장과 사과 전의 문장을 구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그렇게 하셔야만 문장 말미에 적으신 '돌변하신' 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요. (물론 사과 전의 문장을 가지고도 잔인하다, 라는 평을 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나의 리뷰' 라는 글은 일단 한사람님과 빵가게재습격님의 논쟁에 대한 일종의 '책'을 읽고 쓴 독자 리뷰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과연 이런 논쟁이 신지님이 말씀하신 '독자 리뷰'에 바로 해당될 수 있는가, 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 듯 합니다. 사실 신지님 입장에서야 '난 책을 읽고 썼어' 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은 사실 살아있는 책이라서, 혹은 저자가 같은 공간에 위치한 책이지요. 단순히 우리가 비평글을 읽고 저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과는 다른 상황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제가 미흡하나 신간평가단을 하고 있는데, 이 신간평가단 도서 중에 '뿌리깊은 글쓰기' 라는 책이 채택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뿌리깊은 글쓰기'의 저자분께서도 이 알라딘에서 활동하고 계시지요. 그래서 솔직히 글을 쓰는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괜스레 비판을 하면서 죄송스러운 기분도 들었고 말이지요. 물론 맞는 말을 하는데(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왜 죄송스러워해야 되냐, 라고 여기실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그렇다면 정녕 하나도 죄송스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는 표현의 수위의 문제가 되겠지요. 제가 뿌리깊은 글쓰기, 를 리뷰하면서 '이건 말도 안돼' 라고 말하는 것과 '이 부분에서는 이러이러한 것이 낫지 않을까요?' 라고 글을 쓰는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날 듯 하니 말입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얼마나 상대방의 마음에 잘 전달될 수 있는가, 도 분명 이런 논쟁을 하는데 있어서 구성 요건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설령 저자가 안보더라도 표현을 과하게 하여 리뷰를 쓴 적은 없긴 합니다만.. 이는 위선이 아닌가? 저자가 안보면 멋대로 욕하고 저자가 보면 좋은 말로 포장하는가? 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습니다만, 이전 글에서 신지님이 언급하셨던가요, 우리는 모두 이 알라딘에서 '실체'를 가진 존재들이라고 말입니다. 이 '실체'가 언급된 부분은 악플러에 관한 이야기를 비판하시던 도중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이는 한편으로는 '실체'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는 신지님 본인도 인지하고 계시는 부분입니다. '알라딘에서 조금만 실례를 해도 미안해하곤 한다' 라고 말이지요.  비단 알라딘 뿐만 아닙니다. 다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겠지요. 설령 위선이라고 불릴지라도 당장 앞에 있는 '실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지요.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신지님은 자신의 글에 대해서 반박 혹은 무시, 또는 참고, 라는 세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사실 이 책이, 정말 '책' 이라면 충분히 옳으신 말씀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리뷰를 한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이는 .. 거친 비유를 용서하세요, 그러나 사람을 때린 다음에 '야, 너도 때려' 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그리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맞은 다음의 '실체'인 사람이 꼭 같이 때리는 방법만 택할 것 같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다른 방법인 참고를 하거나 무시를 하는 방법을 꼭 택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지요. 내가 이렇게 말했으면 너도 억울하면 반박해봐라, 라는 것..과 크게 차이점이 있을런지요. 반박을 안하겠다면 참고를 하던가 무시를 하던가.. 라는 말씀이신데, 알라딘 서재 메인에 걸려있는 글을 보며, 그리고 그 글의 늘어나는 추천수를 보면서 '실체'인 사람이 참고만 하거나 무시를 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럼 또 반박을 하고 싶은데, 반박을 하자니 또 마음이 내키지 않고..(혹은 반박을 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요)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무시하기는 어렵고.. 뭐, 그런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자, 여기서 표현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신지님은 표현의 자유는 어찌되었던 허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그 내용이 논리적으로 합당하다고 여겨진다면 표현의 수위는 아무래도 좋다, 적어도 나꼼수, 정도로 말을 해도 좋다, 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신지님 본인의 글이 나꼼수보다는 덜하다, 라고 여기시는 것으로 보아 그 상한선을 나꼼수로 여기고 계신다고 보았습니다.) 일단 제가 글에서 읽기로는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위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입장을 잘못 생각한 것이라면 신지님께서 댓글로 달아주셔도 무방합니다.) 사실 저는 고백하자면 나꼼수를 안듣습니다. 그래서 한사람님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7화까지만 듣고 더 들을 수가 없어서.. 네, 표현의 문제때문이었지요. 아무리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라도 이렇게까지 희화화를 해야 되는가, 라는 생각을 내심 품었던 터라 더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상황은 이정도로 밝혀두고, 하나씩 살펴보면, '나꼼수의 기반은 표현의 자유다', '한사람님은 나꼼수를 자주 옹호했다', '그러므로 한사람님은 나꼼수만큼의 표현을 참아내어야 한다' 라는 상황인 듯 합니다. 아래에 남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말라거나, 반론의 기회를 주자, 라는 말씀은 사실 그 내부에 표현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요. 너무나 당연한, 그야말로 정론이니깐요. 그런데 그 윗부분까지의 상황은 어쨌든 한사람님이 평소 말했던 것과 지금의 행동은 다르다, 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렇게 질문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평소에 나꼼수를 열심히 옹호했으니 나꼼수 정도의 표현으로 비판을 받아도 좋은가? 라고 말이지요. 저로서는.. 이 정도로 논쟁간에 표현이 허용되어야 할 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한사람님의 수정한 글을 제가 제 때 보았다면 (수정을 하셨을거라고 생각을 못했었기에 서재에 들르지 않았었습니다.) 분명 한사람님의 글에도 지금과 비슷한 이야기를 남겼겠지요.. 그리고 나꼼수와 지금 상황이 솔직히 같지는 않다고 여겨집니다. 나꼼수는 개인마다 정의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전에 직설, 이라는 책에서 읽었듯 고문을 받기 위하여 손과 발을 다 묶어놓았을 때, 정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침'이라도 뱉는..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집니다만, 신지님의 상황이 과연 손 발이 모두 묶여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사람님이 빵가게재습격님에게 그렇게 '나꼼수'처럼 비판을 했다고 해서 신지님이 한사람님을 '나꼼수'처럼 비판하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못하겠지요.

 

저의 생각은 위의.. 리뷰 말미에 덧붙이려고 했던 말에서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사람님이 다 잘했다,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에 한사람님이 지금 신지님의 입장이라면 저는 지금보다 더 주저없이 한사람님에 대하여 이 부분은 그르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을 드리겠지요. 그리고 신지님의 글을 읽으며 한사람님에 대한 비판이 합당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여기기도 했었고 말입니다. 게다가 이후의 한사람님의 행보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지님이 한사람님에게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시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불만을 토로하는 것 뿐이라면 굳이 앞서 세 가지 방법인 반박, 무시, 참고, 를 제시하시지는 않았으리라고 여겨집니다.) 만약에 어떤 반응을 듣고 싶으신 거라면.. 좀 더 정중한 방법도 분명 택하실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한사람님이 신지님의 불만을 듣고 (단순히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바꾸기를 원하시는 거라면 좀 더 효율적인 수단이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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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2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2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3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3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지 2012-04-26 10:46   좋아요 0 | URL
가연님, 의견 주셨는데 답변이 늦어진 이유는, 말씀에 대해서 크게 불만스러운 부분이 없었고, 생각이 잘 이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뭔가 해명을 하고 대답을 하다보면 불필요하게 논란이 확산될 수 있어서 답변을 못 드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제와서 답변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잘못도 눈에 들어오고, 저로서도 이번 일이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어서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추천 하나는 접니다^^ 너무 성의있게 말씀해 주셔서요^^)

가연 2012-04-26 15:48   좋아요 0 | URL
음.. 사실 저는 이번 일이 일찍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되어서 안타깝습니다. 답변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드리고 싶었던 말들은 위 글에 다 적어놓았으니 굳이 더하지 않을 것이나, 다만 앞으로는 이런 논쟁이.. (사실 어느 정도는 논쟁이 불필요하게 과열된 부분이 있다고 보기에) 줄어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