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까, 안 쓸까 고민하다가.. 평가단 일정이 많이 늦어져서

그냥 멋대로 잡문 몇 자 끄적거려본다.

사실 개인적인 이야기는 다른 곳에다가 끄적거리거나 아예 안적는 편이라..

아마 여기서 쓰게 될 글은 모두 책에 관한 이야기들만 적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기두 하고..

 

엊그제 신년을 맞아서 서점에[..] 갔는데 눈길을 끄는 책 몇 권과 읽고 있는 책 몇 권.

 

 

 

 

다윈의 식탁.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좋은 책이다.

인기를 제법 끌고 있는 '나꼼수' 식으로 이 책을 평하자면

굴드의 깔때기와 도킨스의 이빨까기[...]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디스질.

서로에게 그레이트 빅엿을 먹이기 위한 이빨은 계속된다

...랄까..

책의 구성은 사실 심플하다. 해밀튼이라는 학자의 장례식에 모인 수많은 다윈의 후예들이 굴드의 편과 도킨스의 편으로 나뉘어서 이왕 모인김에 우리 한번 토론(을 빙자한 디스질)을 해봅시다, 라는 거다.

장대익은 저 토론장에서 서기 역할을 맡아서 기록을 남겼구..

다만 머릿말 부분, 장대익의 다른 석학들에 대한 칭찬은 나처럼 배배꼬인 사람에게는 역효과.. 나는 손발이 오그라들뻔했다구...

그러니깐 배배꼬인사람은 머릿말은 보지말구 바로 식탁에 앉기를.

 

 

 

통섭의 식탁.

 

앞에는 다윈의 식탁, 뒤에는 통섭의 식탁.. 장대익과 최재천이 사제관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묘한 제목이다... 너무 먹는 것 밝히는 것 아닌가? 이건 반농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 농담은 아니다. 최재천은 야심차게 통섭이라는 이름으로 인문과 자연과학을 섞어서 요리해서 독자들에게 보이겠다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자연과학자가 인문학 책을 권하면 그것이 통섭인가? 최재천 교수는 여기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독서일기를 생각한다면 읽을만 하다. 가끔씩 최재천 자신의 책을 추천도서로 넣어주는 센스는 애교. 너무 많이 먹으면 체한다.

 

 

 

난설헌.

추천하는 책이다.

옛날에 초등학교때 곤봉체조를 하는데 그 가사가 꼭 '허~ 난설헌' 이라고 하는 것 처럼 들린 적이 있었다. 아니 뭐, 그렇다구. 사실 내가 초등학교때 허난설헌이라는 이름을 알았다고 자랑하는 거다. 이런, 죄송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초등학교때 알고 있던 허난설헌에 대한 지식이나 거의 지금까지 알고 있던 허난설헌에 대한 지식이나 크게 차이가 없었다. 허균의 누이이자 여성으로서는 뛰어난 문재를 지니고 있었다, 라는 것 정도가 내가 알던 것의 전부.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허난설헌의 일생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다. 말하자면 정말 교과서적인 작법을 그대로 따라한 소설이랄까. 뒤의 다른 소설가들의 추천사가 전혀 무색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이 책의 저자의 나이.. 나이는 직접 찾아보시라...

 

 

 

신의 궤도.

음.. 내가 SF문학에는 사실 별로 조예가 깊지 않다...

다른 것에는 조예가 깊냐면 그저 머리를 긁적거릴수밖에 없지만

뭐 예전엔 과학기술 창작문예에 당선된 글과 그림을 읽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사라졌으니.. 게다가 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SF라면 역시나 아이작 아시모프[..] 정도 밖에 몰랐고(물론 이건 과장법이다. 난 아서 클라크도 안다) 우리나라의 SF작가로는 복거일과 듀나 정도만 알고 있었지. 그런데 이번에 배명훈이라는 작가를 추가해야겠다.

 

그리고 거기까지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하루키횽의 책은 거의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극성 하루키빠인 나에게는, 이 책이 나오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갔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그런데 높이 나는 새는 추락할 때 큰 소리를 낸댔던가, 아이쿠야!! 아이쿠야 내 어깨야!!!!!

 

뭐, 나처럼 극렬 극성 하루키빠라면 중간의 수상소감따위 근성으로 읽어줄 수 있다. 뭐, 나처럼 극렬 극성 하루키빠라면 뒤의 짤막한 단편소설들도 애정을 가지고 눈에 하트를 그리며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일본 소설가 중에는 하루키가 좋다.

하지만 하루키빠가 아닌 사람들을 위하여, 제 점수는요, 3.5점/5점.

 

 

 

 

Sixty nine.

사실 여기다가 이렇게 끄적거리는 최근에 읽은 책들과 옛날에 읽은 책들이 섞여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거리는 거다.

그러니깐 내맘대로지.

그러니깐 내맘대로 Sixty nine을 넣겠다.

여기서 이 육십구는 1969년을 가리킨다. 절대 남사스러운 69가 아니다.. 하지만 무라카미 류라면 그 남사스러운 69를 노리고 제목을 지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남자다.

 

1969년의 고등학생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여기다가 끄적거리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면 한 번 읽어보시라.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이건 그냥 강추.

사실 나도 아직 덜읽었지만, 저자의 종횡무진하는 지적 탐구의 여정에 같이 따라가는 게 정말 쏠쏠하고 재미있다. 안의 삽화는 특히 아련한 기분을 낼 때 매우 좋다. 꼭 역사 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아니 역사 여행이 맞구나.. 제목부터가 역사일테니... 다만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약간 헷갈릴 수도 있지만 뭐, 어떤가, 그럴때는 눈 한쪽을 감고 읽으면 된다. 아니면 사실 삽화만 봐도 좋지 않을까..

그러고보면 내가 대학교를 다닐때 생물학과 교수가 중요한 것은 그림이라고, 글을 읽는 것보다 그림을 서너개 눈에 바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읽으면서 자꾸 그 생각이 나서 킥킥거렸다. 다만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옛날 사람들 중에도 그림을 못그리는 사람이 있었구나, 동지여, 만세! (예전에 꽃을 찍기 위해서 사진기를 들고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내가 본 꽃과는 너무나 다른 그림이 있어서 놀랐다)

 

 

슬픈 열대.

억지로 마음을 다잡고 읽기는 다 읽었는데, 뭐랄까, 레비 스트로스는 글을 정말 잘 쓰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글은 참 잘 쓴다.

 

...

 

하지만 앞의 원주민들의 사진과 뒤의 여행기를 맞춰가면서 읽는다면 시간 때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에게 한 마디.

 

'카두베오, 므바야 족의 신화 부분은 꼭 읽어볼 것'

 

 

 

 러셀의 서양철학사.

이 책도 매우 비싸지만 위의 2천년 식물탐구의 역사, 와 마찬가지로 있으면 매우 괜찮은 책이다. 나는 추천한다. 연말 선물로 도서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을 받아서 사면 좋을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는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명상하듯이[..] 읽어가면 괜찮다. 그런데 이 책이 이런 류의 책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저자가 '버트런드 러셀' 이라는 거겠지. 러셀은 위의 레비 스트로스와 다른 의미로 정말 글을 잘 쓴다. 그냥 읽기만 하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왜 러셀이 만든 학교가 망했는지 잘 이해가 안갈 정도다.(뭐, 사실 러셀의 비콘힐 학교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요즘 종종 읽고 있는 책들 중 하나.

 

 

 

 

 

 

 

으아... 너무 길다...

또 새해가 밝았다... 그런데 사실 이번 새해는 특히나 별로 감흥이 없다.

집에서 만화와 게임을 열심히 해서 그런가...

이번 주는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서 웬만하면 평가단 책이 이번에 배송되면 좋겠는데

다들 바쁜 모양이다.

 

다음에 또 이런 걸 쓴다면 판타지와 무협같은 장르 소설에 대해서 끄적거려볼까...

나는 거의 전방위 도서가[...독서가가 아니다]라서 판타지면 판타지, 무협이면 무협,

라이트 노벨이면 라이트 노벨, 잡지, 소설, 인문, 과학.. 등 잡히면 다 읽는 편이라...

특히 초기 장르 문학에 대해서는 매우 조예가 깊다, 푸하하.

저렇게 써두니깐 뭔가 있어보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가즈나이트, 드래곤 라자를 많이 읽었다는 말이다.

생각없이 읽기에는 판타지 소설이 괜찮다.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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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3-09-27 01:49   좋아요 0 | URL
이것보다 앞에 있는 글에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가 있어서 읽어봤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사람들이 늘어나서... 얼마 전에는 다른 책을 보다가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떠올렸습니다 그 책에 실린 글 가운데 잡문집에 실린 것도 있는 것 같더군요

무라카미 류의 Sixty nine은 예전에 사두고 오랫동안 그냥 두었다가 어느 날 읽었는데 재미있더군요(지금은 거의 잊어버렸습니다) 무라카미 류의 다른 책은 별로였지만... 다른 것도 조금 읽어봤는데,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못 읽어봤습니다 지금은 아주 멀어졌군요 본래 친하지도 않았군요 어쩌면 지금은 다를지도...

난설헌은 읽어봤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지나간 역사가 바뀌지 않는 것처럼 소설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래도 소설은 역사보다는 자유로운 편이죠 하지만 이런 소설은 역사를 바꿀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아주 다르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겠군요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명상하듯이 읽으면 좋군요 관심이 조금 가는데 이 책은 제가 다니는 도서관이 아닌 곳에 있어서... 그리고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와는 다르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올지 안 올지...


희선

가연 2013-10-03 21:08   좋아요 0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이었습니다. 저도 무라카미 하루키랑은 정말 친한데 무라카미 류와는 그다지 친하지 않네요.

지나간 역사는 바뀌지 않지만, 해석은 시대가 지나며 매순간 바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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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네요, 에휴. 

 

신간 평가단을 하면서 고민이 들 때가 있다면, 바로 이런 때입니다. 정말 가지고 싶은 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지금 구입해버리면 혹시나, 정말 혹시나, 이 책이 신간평가단의 리뷰 대상 도서로 뽑히면 어쩌나, 하는 그런 때이지요. 아니 그러면,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한 권을 덤으로 얻은 것이니.. 책 선물을 본의아니게 하게 되는, 하하, 일이 생기게 되버리지요. 욕심쟁이라면 분명 욕심쟁이겠습니다만, 언제나 책에 관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책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아마 저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도서광, 독서광이 아니라, 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인데, 이 책을 추천하기 위해서 한 달을 넘게 기다렸습니다. 풋. 물론 선정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단순히 선정되고 안선정되고를 떠나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그림 자료들과 중세 시대의 시를 읽는 듯한 유려한 문장, 거기에 역사적인 사실과 얽혀있는 구성은 충분히 구매할 만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가만히 제가 추천하는 책들을 스스로 돌이켜보면, 마치 양자역학에 한이 맺힌 것처럼 양자 역학에 관련된 도서들을 추천을 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이하는 책들이 인기를 얻는 것 처럼, 이런 어려운 양자 역학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념서가 눈에 띄면 이렇게 주저없이 추천을 하게 되네요. 사실 저자로 되어있는 히포패밀리, 라는 그룹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지만, 과학분야에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곽영직 교수가 이 책을 감수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내용이 틀이 잡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을 추천하는 길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생각할 때 책을 직접 읽은 후 장단점을 따져서 추천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요, 적어도 어느 정도 훑어본 후 저자의 다른 책들과 겹쳐서 생각을 전개하고는 추천하는 것이 중책이며, 그저 출판사의 소개글이나 다른 사람의 글에 혹하여 추천하는 것을 하책이라고 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소개글을 읽고 감명을 받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런 감명을 받는 것과 책을 추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지요. 사실 저도 저렇게 방법을 나누어놓으면 상책으로 추천한 경우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대개의 경우가 중책, 혹은 하책이었지요. 그러나 하책이라도 급이 있는데, 그 책의 저자를 어느 정도 알고 저자의 책을 읽어본 경우, 그 경험을 통하여 책을 추천하는 것은 하책에서도 상위의 급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이 책을 지금 추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 저자 정창권 교수는 '거상 김만덕'의 원저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그의 강의는 '스토리텔링' 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스토리텔링이 무엇인고 하니 말그대로 어느 사실을 전달할 때 그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유기적으로 전달되어져야만 한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러고보면 우리는 어떤 등장인물이 있고, 그 등장인물들이 얽혀서 줄거리를 이루는 그런 형식을 받아들이기 쉬우며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경험을 많이 해왔었습니다. 그 스토리텔링 기법을 약자들에게 적용시켜서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라고 짐작됩니다. 장애인들, 사회적 약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펼쳐나가는 역사가 정창권 교수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만나서 어떻게 우리에게 전달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나는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저 유명한 문구를 들어보지 못한 분은 그리 많이 않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무한도전에서 독후감 특집을 할 때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로 나왔던 바로 그 오펜하이머!) 맨하탄 계획에서 핵무기 개발을 성공한 후 후회감과 자괴감 등 여러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여 내뱉은 말로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저 문장은 본래 바로 마하바라타, 인도의 매우 유명한 경전에서 따온 말입니다. 현재에도 마하바라타는 라마야나와 함께 인도인들의 의식을 이루고 있는 주된 토대이지요. 이 마하바라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부분이 바로 바가바드 기타, 크리슈나가 아르쥬나를 전쟁에 나가도록 설득하는 부분이며, 이 부분은 인도 철학의 정수라고 일컫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가바드 기타를 읽으면 매우 불합리한 점이 많습니다. 바가바드 기타 뿐만이 아니라 마하바라타 전체를 읽으면 주인공보다는 도리어 주인공에 적대하는 세력이 훨씬 더 멋지고 안타까워보이기까지 하지요. 또한 신화가 신화일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대한 대극으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욕망은 이야기를 낳고 전설을 낳으며 신화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 신화는 집단의식을 통해서 다시금 사람들을 지배합니다. 이런 순환에서 신화를 어긋나게 해석하는 사람은 돌을 맞고 쫓겨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같은 방식으로만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같은 생각만 순환된다면 집단은 도태되고 광신적인 열기에 휩싸일 뿐이겠지요. 그래서 이 책은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자, 라고 제안하는 듯 합니다. 바가바드 기타의 후광을 과감히 벗겨버리고 그 속에 내재한 전복성에 현실성과 비판성이라는 두 무기를 가지고 접근하자고 말이지요. 그래서 저자는 과연 어떤 결론에 이르렀을까요, 저자가 택한 신화의 전복은 과연 저자의 의도대로 잘 이루어졌을까요? 

 

  

이 책을 추천할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넣게 되는군요. 사실 저는 제임스 조이스의 글은 '피네건의 경야' 앞부분 조금, (사실 이건 어디에 사는 어느 누구라도 앞부분 조금 이상을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하하.) '율리시스' 일부, 그 외에 단편들 몇 개 정도만 읽어보았고, 제가 읽은 것들로만 판단하건데 정말로 '율리시스' 가 20세기 최고의 역작인지, 저자인 제임스 조이스의 역량이 그렇게 뛰어난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단편들은 뛰어난 구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단편들이 다른 작가들에 비하여 아주 뛰어났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하네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만약 이 책이 제임스 조이스에 관한 평전이었다면 추천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본 순간 제 뇌리에 떠오른 것은, 니체의 곁에는 루 살로메가 있었고, 샤르트르의 곁에는 시몬 드 보부아르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다 보면 남성은 항상 여성이 옆에서 지지해주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성도 마찬가지겠지요. 이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둘을 묶어주며 둘을 둘 이상의 역량을 드러내게 해주는 것이겠지요. 물론 루 살로메나 시몬 드 보부아르가 각각 니체와 샤르트르를 사랑했었냐면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하. 적어도 이 책의 주인공인 노라도 조이스는 사랑으로 묶인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면 플라톤은 그 고대에 남자와 여자의 본성, 그리고 사랑의 기원에 대해서 '향연' 에 이런 말을 남겼다지요, '태초에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이었는데 반으로 나누어져 지상에 내려왔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반쪽을 갈구한다'

 

  

 

으아......... 그럼 좀 여유가 생기면 다시 찾아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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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학분야를 열심히 밀고 있는 가연입니다. 

 

여성이 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경우를 따져본다면 역시나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히파티아를 들 수 있겠군요. 아마 동명의 영화도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히파티아는 매우 아름다웠고 수학에서도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하지만 결국 기독교 광신도들에게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한 명 더 든다면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을 들 수 있겠습니다. 시인 바이런의 딸이었으며 최초의 여성 프로그래머로서 마찬가지로 매우 외모가 뛰어났으며, 미인에다가 머리도 좋았다고 하지요. 굳이 더 부연을 하자면 당시의 찰스 바비지의 해석기관의 원리를 이해한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녀 또한 도박에 미쳐서 말년에는 가산을 탕진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여기 다른 여성이 있습니다. 비록 화려하지도 않은 삶을 살았고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으나 그녀 나름의 존재감으로 천문학계에 영향을 미친 헨리에타 리비트가 바로 그녀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는 빛나는 별만 쳐다볼 뿐이지만 사실 그 별이 빛날 수 있는 이유는 주위에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지요. 그녀, 헨리에타 리비트는 진정 어둠과 같아서 주위의 빛이 더욱 더 눈에 잘 들어올 수 있게 도와준 삶을 살다가 갔지요. 그녀의 이야기를 고스란이 담은 이 책이 선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학 철학의 연원을 보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로부터 시작하여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거쳐서 정립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과학 철학의 역사적 배경에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쟁점을 논하며  과학 철학이 어떤 것이지, 그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일러줍니다.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과학 철학이라는 것이 중요할까요? 그것은 현대 과학의 너무나 빠른 발전때문입니다. 과학의 끝을 모르는 것 처럼 보이는 발전은 대중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거나 혹은 과학만능주의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 이 책이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여러 저자들이 썼기 때문에 문체와 논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그 또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 동시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면 넘어가 줄 수 있겠지요. 

 

뉴턴은 과학동아나 과학소년[...]에 비하면 아무래도 좀 전문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독자를 그리 많이 배려하지 않는 듯한 딱딱한 내용(혹시나 뉴턴 관계자가 이 글을 보신다면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보기가 좀...)에 과학잡지라면 필수적으로 실어야 할 만화[...]조차도 없으며 과학잡지를 구매했을때 당연하게도 기대할 만한 과학고 진학 정보같은 것도 다루지 않고 오로지 순수 과학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적어도 이런 순수 과학면에서는 다른 잡지에서 따라올 수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자료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사진과 일러스트 비중이 높기에 천체 관련 기사를 다룰때는 그 자세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가끔씩 이렇게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는데, 단일 주제로 전문적인 내용을 수많은 일러스트들과 함께 파악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호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주제는 핫이슈인 양자론에 관한 내용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양자론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추천페이퍼에 써놓기는 합니다만, 사실 양자론을 아무렇게나 적용하려는 경우를 자주 보는 경우가 많아서, 이 책이 대중들에게 많이 읽혀서 양자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후 장례를 치를때 그 영정을 들고 거리를 걷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때 마치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가슴이 괜스레 찡하였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많이 하였었지요. 그 사건은 이 6월 항쟁의 시발점이 되었고 결국 책 소개에서 적힌 대로 세 번째 해방을 맞이하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책 서문을 보면 요즘 젊은 것들이.. 로 시작하는 푸념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노교수의 젊은이들에 대한 훈계와 푸념으로 그치지 않는 이유는 항쟁의 모든 부분이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하여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전두환 정권쪽의 자료도 함께 분석을 한 것은 특히 이 책을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 하고 몇 마디 덧붙인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만 아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팍팍하더라도 치명적인 불의와 어떤 기폭제가 있다면 그들은, 혹은 우리는(저도 젊은 세대라서) 저 6월 항쟁처럼 공동선을 위해서 일어설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책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예전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을까' 도 참 좋아했었고 말이지요. 물론 대중적 재미를 위해서 어느 정도 철학적인 면은 약간은 접어두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쉽게 읽힐 수 있다는 면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 됩니다. 이 책은 루소와 흄의 싸움을 재구성한 책인데, 사실 저는 루소의 '고백록' 그리고 루소 관련 평전을 읽어보았습니다만, 솔직하게 말한다면 루소가 무슨 소리를 해도 잘못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왜 잘못했느냐면.. 네, 그것은 책을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하하. 이 저자들의 전작인 '비트겐슈타인은 왜'는 사실 끝까지 읽지도 못했고 썩 좋아하지도 않았지만(저는 비트겐슈타인은 포퍼와의 부지깽이 논쟁에서 애초에 논쟁이라고 할 만한 것을 하지도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으며 도망치듯이 나갔다고도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마치 소설을 읽듯 펼쳐지는 유려한 문장과(이건 번역하시는 분께 감사드려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장치는 저를 첫 장면부터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이번에도 잘 발휘되리라 여겨져 이 책을추천합니다.  

 

 

 위에 있는 과학 관련 책이 한 권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지만 이번 달도 기대에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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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11-04 01:08   좋아요 0 | URL
와, 너무 좋은 책만 꼽아 주셨네요. 근데, 저 과학철학 책. 저자가 누구 인가요? 과학철학 타이틀을 달고 있는 책들이 한 10여권 됩니다만..일단 없는책이어서 찜해 놓습니다~

가연 2011-11-06 00:10   좋아요 0 | URL
으아.. 감사합니다ㅎㅎ 사실 고백하자면 뉴턴 하이라이트와 6월 항쟁은.. 직접 책을 못봐서 조마조마하네요[...] 보통 서점에서 한번쯤 훑어보는 편이라... 아니 조마조마할 것도 없는게 뽑힐지 안뽑힐지 모르니ㅎㅎㅎ 저 과학철학책은 각 챕터마다 저자들이 다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예전의 '좌우파 사전' 과 같은 책을 떠올리시면 될 듯 하네요. 그래서 저자가 너무 많아서ㅎㅎ 그런데 10권씩이나.. 괜스레 부럽네요ㅎ

다락방 2011-11-04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과학분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도 이 추천 페이퍼가 너무 흥미로워서 [리비트의 별]이 궁금해지네요. 정말 멋진 추천 페이퍼에요!

가연 2011-11-06 00:13   좋아요 0 | URL
아.. 너무 흥미로워서 궁금해지셨다니!! 지금 입꼬리가 마구 올라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습니다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Estrella 2011-11-05 21:13   좋아요 0 | URL
저도 과학 분야를 밀고 싶은데ㅜㅜ 과학 분야 책이 원래 잘 선정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네요... 좋은 과학도서 하나 선정되었으면!

가연 2011-11-06 00:16   좋아요 0 | URL
저도 별로 오래하지를 않아서... 근데 지난번 경험으로 미뤄보면 거의 선정이 안되었지유.. 마지막에 파인만이 선정된 것 외에는 다 인문계통이었으니. 하지만 사실 위에 언급한 책들이 되면 좋지만 안되도 어쩔 수 없지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추천을 하다보면 괜스레.. 될 것 같은 책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밀게 되는 경향도 쫌 생기던데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추천해두면 나중에라도 보면서 읽어야겠다, 혹은 구매해야겠다 생각을 할 수 있으니 좋아요.

사티로스 2011-11-07 18:12   좋아요 0 | URL
과학철학이 됐으면 하네요..

가연 2011-11-07 21:51   좋아요 0 | URL
될지도 모르겠네요...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3   좋아요 0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가연 2011-11-09 20:4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9기 신간평가단 활동이 끝났습니다.  방금 9기의 마지막 도서였었던 직설의 리뷰를 올렸는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고, 다시금 기대가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늘 글을 쓰고 리뷰를 올리고 나면 이보다 더 잘 쓸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조금씩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다시 손을 못대던 경우가 참 많았던 것 같네요. 늘 바쁘다는 말을 여기다가 끄적거렸었는데.. 딱히 뭘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바쁘다, 라는 말의 뒤에 숨어서 자신의 실수나 모자란 부분을 무마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실 9기를 지원하게 된 동기는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한숨만 내쉬고 있을때 제가 돌아가게 된 것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책들을 손에 잡히는대로, 장르도 가리지 않고 소설이면 소설, 인문이면 인문.. 시나 잡지 그리고 신문 등 아무렇게나 목적 의식도 잡지 못하고 읽어나갔었지요. 적어도 읽는다는 그 행위 안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좋았으니깐요. 뭐, 개인적인 호감도이지만 이상하게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못하겠더군요. 잘 짜여진 소설을 하나 읽은 후에는 이틀을 그 소설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흥미로운 역사에 관한 책을 읽었을때도 이틀을 그 책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나갔고. 특히 신화에 관한 책들을 제법 읽게 되었지요. 그럴때는 신들의 계보나 이 신화나 저 신화에서 공통되는 점들을 찾아서 공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며 마치 현실도피하듯이 지냈었는데, 그래요, 그 날도 정말 그 전날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의미 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미 없는 서핑 중 그래도 의미가 있었던 것이 있다면 바로 '회색인' 에 대한 검색이었습니다. 그 때 제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최인훈씨의 '회색인' 이었는데 이 책을 저는 정말 어렸을때 읽었는데도 오래 기억에 남았었지요. 하지만 한동안 생각도 안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갑자기 과거의 기억들이 플래시백처럼 반짝 빛을 내는 경험을 모두 한 번쯤은 해보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때의 저한테는 아마도 이 회색인이 그렇게 물밀듯이 들어왔었습니다. 

회색인을 검색어로 치다가 보니깐 '독고준' 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종석씨가 최인훈씨의 회색인을 나름대로 완결시킨 작품이었는데, 뭐, 고백하자면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읽어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신문기사에서, 그리고 다른 서평들에서 읽은 줄거리를 보았는데 제가 바랬던 줄거리와는 방향이 달라서... 풋.. 누구나 상상을 해보지 않습니까, 이 책의 결말이,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저도 회색인에 대해서, 그리고 그 후속작인 구운몽 이후의 주인공의 삶에 대해서 나름 생각을 하였었는데 그게 확정지어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제가 바라는 방향이 아닌 방향으로 확정지어지는 것 같아서... 아마도 읽지 못하겠지요. 그런데 이 서평 외에도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바로 평가단, 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서평을 올린 분은 알라딘 평가단이셨고 거기서 책을 받아서 서평을 쓰신 것이었지요. 그걸 보니깐 갑자기 제 마음 한 구석이 저를 향해 울었습니다. 

그 후에는 일사천리였지요. 마침 제가 서핑하고 있던 때가 새롭게 신간 평가단 뽑기 2주전이었고,  평가단 지원 후 마음 졸이며 될까? 안될까? 하고 하루 하루를 보내며 지냈었지요. 그런데 저를 이렇게 신간평가단으로 이끈 것은 소설 분야의 '독고준' 이었습니다만 제가 정작 지원하게 된 것은 '인문/과학' 분야였습니다. 지나고 보면 좀 아이러니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의 저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인문과 과학 분야를 택했던 것 같습니다. 한참 인문 분야의 책을 읽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옳은 결정이라고 여기겠지요. 인문/과학 분야를 택하여 9기 평가단으로 여러 책들을 받으며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마무리하는 글을 이렇게 쓰게 되네요.  

 

신간 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바로 이 언어의 감옥에서, 입니다. 그러고보면 첫 활동할 3월달에는 제가 추천한 책이 한 권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만.. 그래서 반은 실망으로, 반은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었었는데, 아니 글쎄 논리가 어찌나 정연하고 아름다운지 깜짝 놀라고 말았지요. 그래서 리뷰를 쓸 때 조금 힘들긴 했었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가장 기억에도 남고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위에 든 이유와 동일하니 더 서술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적어두었던 것이 반은 맞추고 반은 틀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리비아 혁명을 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자비한 폭력때문에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끝내는 카다피의 죽음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죽음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은 좀 걸리지만.. 법의 심판이라는 것이 저런 상황에서는 워낙 자의적이기도 하고, 잔인한 이야기지만 살아있었다면 여러 제국들의 꼭두각시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다중의 혁명의 완성은 요원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다중이 이 혁명을 이기기 위해서는 제국의 힘을 빌리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맞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제 3의 길을 찾아야 한다, 라는 논지로 이야기를 꺼내었습니다만.. 힘든 책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정말 특이한 책이었습니다. 정말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책인데 이 책만큼 데리다를 잘 설명해주는 책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네요. 

 

 

 

 

    

최근에 나는 가수다에서 김경호와 김연우가 '사랑과 우정 사이' 편곡하여서 함께 부르던데 괜스레 사르트르와 카뮈가 생각났었습니다, 풋. 여기는 '우정과 투쟁 사이' 겠네요.  

 

 

 

  

 

 

 유일한 과학책.. 내맘대로 좋은 책이니 내맘대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파인만에 대한 책을 여기다가 놓아두겠습니다. 

 

 

 

 

 

 

그동안 9기 평가단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10기에도 더 좋은 활동 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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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4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6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3-10-31 00:21   좋아요 0 | URL
책을 보고 나서 그 책을 이틀 동안이나 생각하다니... 예전에도 그 말을 보고 그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봐도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책을 읽고 그런 시간을 갖는다면 더 오래 잊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어쩌다 가끔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인지도...^^


희선

가연 2013-10-31 08:3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때는 책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너무 힘들었으니깐 그랬었어요.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 변함 없이 바쁜, 혹은 바쁜 척 하는 가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최재천, 장대익, 이라는 지은이가 눈에 크게 들어와서 그렇습니다.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에서부터 최재천, 그리고 최재천의 제자인 장대익 교수.. 좀 비약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감히 말하건데 적어도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사제관계에 비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에드워드 윌슨과 최재천 교수는 개미연구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면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 본성에 관하여' 라는 책을 통하여 사회생물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최재천 교수도 마찬가지로 '개미제국의 발견' 과 같은 저작에서 스승의 논의를 조금씩 가져오기도 합니다. 장대익 교수의 경우 '다윈의 식탁' 과 같은 책을 통하여 대중들이 진화론에 대하여 바른 이해를 가지도록 노력해오고 있지요. 이 책은 인문계열과 과학계열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어서 논란이 많은 분야인 사회생물학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입문서가 되어주리라고 여겨집니다. 

  


 

예전에도 한번 고백한 적이 있지만 저는 백과사전식으로 다양한 정보를 집적하고 있는 책에 끌리게 됩니다. 사실 집에는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있고, 미처 그 책도 다 보지 못했지만 다시금 이런 철학의 흐름에 대하여 다룬 책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여기서는 현상학에서부터 시작하여 구조주의로 흐르는 거대한 흐름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라, 그런데 차례를 잘 보면 보통 비평한다는 사람들이 잘 인용하는 롤랑 바르트라던가 발터 벤야민, 게오르그 루카치 등의 익숙한 이름들도 보이는군요. 표지가 읽고 싶은 욕구를 떨어뜨리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런 책을 통해서 한 번쯤 흐름을 정리해보면 '논객(?)' 들이 쓰는 벤야민이라던가 루카치 등 준거틀들을 좀 더 잘 이해해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이 그런 논객들의 단순한 준거틀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깨달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책의 부제는 타락인데, 이는 책의 제목인 자아폭발과 그 타락을 동일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제목을 보았을때는 이 책이 어떤 자아폭발이라는 현상에 대한 연작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만 저자들은 저와는 생각이 다른지 자아폭발이라는 것을 이미 타락이라는 것으로 규정해놓고 수많은 인류의 문제들의 원인으로 몰아세웁니다. 사실 이렇게 미리 규정해놓고 이야기를 하면 그 결론은 어느 정도 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아폭발로 인하여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우리는 반성을 안하고 있다. 이제 이 자아를 초월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이렇게 추천 도서로 올리는 이유는 인류 의식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가, 그리고 변화되어온 방향이 있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사료로 어떻게 뒷받침되는가, 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증명되지 못하는 가설은 끝내 가설로 남는 법이지요. 내용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수많은 고증 자료를 찾아서 그들의 근거를 뒷받침하는 저자들의 노력은 높이 사줄 만 합니다. 물론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짜여져있는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아야 알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최근에 루소에 관한 평전을 한 권 읽고 다윈에 관한 평전을 읽었습니다. 다윈에 관한 평전은 1500쪽이 넘는 책이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읽었었지요. 언제나 다른 사람에 관한 책들은 저를 매료시킵니다. 어쩌면 그것의 기반에는 타인의 삶을 엿본다는 그런.. 비밀스러운 느낌이 있을 것이고, 이는 제가 소설을 읽으며 쾌감을 느끼는 것과도 일맥상통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단 한 권의 책으로 여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일생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다만 걸리는 점이 있다면 6명을 500쪽 남짓에 다루는 터라 개개인에게 사실 별로 많은 페이지가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는 점, 그리고 사실 저 인물들 면면은 우리가 제법 잘 알고 있는, 혹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라는 점..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있는 여섯 명, 루터, 괴테, 훔볼트, 베토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은 몇 번이고 다시 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네요. 

 

 

 중국은 아무래도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사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중국역사에서는 자연스럽게 서로 자신이 잘났다고 앞을 다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춘추전국시대가 바로 그것인데, 물론 그 전국시대에서도 강한 나라, 약한 나라가 있었었지만 그들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지내왔었지요. 그런데 그 균형을 무너뜨리고 중국을 통일한 사람이 바로 이 진시황입니다. 어쩌면 통일된 진나라는 진시황이라는 예술가의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삶을 조용히 지켜보면 마치 이 나라를 세운 사람도 나이지만, 이 나라를 붕괴시킬수 있는 사람도 나다, 라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 거장이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하나 빚어내고는 죽음에 이르러 부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진시황에 대한 이야기는 진나라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며 그런 뜻에서 이 책은 엄밀히 따지면 진나라 이야기, 라고 보아도 무방하겠습니다. 중앙집권제를 만들었으나 불사에 대한 욕망에 빠져 이윽고 모두를 멸망시킨 그의 이야기를 읽고 싶습니다. 

 

 

 

 

 으아... 책만 읽으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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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로스 2011-10-07 23:10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저도 러셀, 힐쉬베르거, 렘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와 철학의 에스프레소 같은 여러명이 등장하는 책을 좋아해서 현대철학의 흐름을 읽고 싶지만.... 많은 사람이 추천한 책 2권에 선정되기는 힘들것 같네요.ㅠㅜ

가연 2011-10-08 05:49   좋아요 0 | URL
이렇게 페이퍼에 써놓으면 나중에 시간과 돈이 생기면 구입할 수 있으니...ㅎㅎ 음.. 제가 추천한 책이 되면 좋지만 막상 되어도 걱정이 앞서던데요ㅎ 내가 추천했는데 내가 만족조차 못하는 책이면 어쩌지, 하는... 게다가 내가 만족도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만족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서점에 가서 조금씩 읽고 추천을 하는데ㅠ 그것도 한계가 있어서 말이죠.. 대략 어떤 책들이 뽑힐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요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49   좋아요 0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연 2011-10-11 20:27   좋아요 0 | URL
이제 이렇게 체크해주시는건가요?

달사르 2011-10-12 15:33   좋아요 0 | URL
앗. 신간평가단 하시는군요!
저는 자아폭발이 기대됩니다. 저거 뽑혔으면 좋겠어요. ㅎㅎ

가연 2011-10-18 17:41   좋아요 0 | URL
네ㅎㅎ 하고 있습니다.. 그러게요, 그런데 뽑힐 책들이 벌써 윤곽이 나타나버렸네요.